그 말이 떨어지자, 해변은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조금 전까지 소란스럽던 사람들마저 숨을 죽였다.이혁민은 다시 내게 시선을 돌렸다.“이씨 가문 안주인이라는 이유로 특별 대우받는 게 싫다는 건 알아.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한테나 이런 취급을 당할 필요는 없잖아. 앞으로 이런 일 생기면 내 이름부터 대. 당신 뒤에는 내가 있으니까.”나는 긴장한 채 침을 삼켰다. 그런데 뜻밖에도 서러움이 북받쳐 올랐다.도둑으로 몰렸을 때도, 전 남자 친구에게 온갖 모욕을 당할 때도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다.그런데 이혁민이 내 편이 되어 주겠다고 말하는 순간, 애써 참아 왔던 눈물이 쏟아졌다.내가 울기 시작하자 이혁민은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황급히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달랬다.“울지 마, 응? 내가 말이 너무 심했어? 혼내는 것처럼 들렸어?”평소 어떤 상황에서도 침착하던 이혁민이었지만, 내 눈물 앞에서는 어쩔 줄 몰라 했다.이혁민이 내 눈물을 닦아 주는 사이, 주변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도대체 직원이랑 경호원을 어디서 고용한 거야? 일 처리가 저게 뭐야?”“이씨 가문 사모님도 못 알아보다니. 자기 집 마당에서 아이 체험학습 과제를 도와주고 계셨던 건데, 청소부 취급을 했다는 거잖아.”경호원 한 명이 땀에 젖은 손바닥을 연신 비비다가 마지못해 앞으로 나섰다. 억지로 웃음을 지으며 이혁민에게 말을 건넸다.“이 대표님, 전부 오해였습니다. 이분이 사모님이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저희는 그저...”“그저 제 아내를 도둑이라고 생각했다는 겁니까?”이혁민이 천천히 주먹을 움켜쥐었다.경호원은 말문이 막힌 채 연신 고개를 숙였다.“이 대표님, 이번 일은 저희 잘못입니다. 부디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용서라...”이혁민이 경호원을 바라봤다.“제가 그렇게 너그러운 사람으로 보이십니까?”경호원은 이번에는 내게 애원하는 눈빛을 보냈다.“사모님, 저희가 잘못했습니다. 사모님도 몰라뵙고 큰 실례를 저질렀습니다. 제발 이 대표님께 잘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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