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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와서 매달리지 마, 난 유부녀야
이제 와서 매달리지 마, 난 유부녀야
작가: 스타

제1화

작가: 스타
나와 결혼을 약속했던 구도현은 첫사랑을 위해 경매장에서 수억 원을 쏟아부으면서도, 정작 내게는 마트 포인트로 교환한 고무장갑 한 켤레를 선물했다.

...

국내 최대 규모의 개인 소유 휴양 섬에서는 자선 만찬이 한창 열리고 있었다.

구도현이 명품 브랜드의 최신 드레스로 화려하게 차려입은 공민정과 팔짱을 낀 채 전용기에서 내리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앞다퉈 다가왔다.

“구 대표님도 이번 자선 만찬에 참석하실 줄은 몰랐습니다. 회사를 맡으신 지 불과 5년 만에 동종 업계 기업 수십 곳을 제치셨다면서요? 젊은 나이에 정말 대단하십니다.”

구도현이 가볍게 웃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만 자선 만찬은 명목일 뿐이죠. 여기 계신 분들도 결국 이번 행사를 주최한 투자자와 인연을 맺으려고 오신 것 아니겠습니까?”

사람들은 저마다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자선 만찬을 주최한 섬의 주인은 평소 만나기 어려운 거물 투자자였으니까.

그때 누군가 공민정에게 시선을 돌리며 말을 건넸다.

“옆에 계신 분이 사모님이시군요. 정말 아름다우십니다. 구 대표님은 복도 많으십니다.”

공민정은 구도현의 팔을 더욱 꼭 끌어안으며 입을 가리고 웃었다.

“아직 결혼식은 안 올렸어요. 이번 프로젝트만 성공하면 결혼식을 올리기로 했거든요. 그때는 정말 성대하게 치를 생각이에요.”

순간 구도현의 눈빛에 근심이 스쳤다. 하지만 이내 표정을 가다듬고 웃으며 대답했다.

“결혼식이든 혼인신고든 결국 형식적인 절차 아니겠습니까. 서로 마음만 변하지 않으면 그걸로 충분하죠.”

그 말을 듣고 나는 조금 의아했다.

5년 전, 나와 헤어진 구도현은 곧바로 공민정에게 청혼했다. 이튿날에는 각종 언론 매체에 약혼 소식을 대대적으로 알리고 기자회견까지 열었다.

당시 두 사람은 누구나 부러워할 만큼 다정한 커플로 화제를 모았다. 그런데 어째서 결혼식은 5년이나 미뤄진 걸까?

그런 생각을 하던 중, 행사에 임시로 고용된 직원 한 명이 굳은 표정으로 내게 다가왔다.

직원은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노골적으로 못마땅한 기색을 드러냈다.

“죄송하지만 지금 이곳에서는 연회가 진행 중입니다. 청소는 행사가 끝난 뒤에 해 주세요.”

나는 아들 다훈이와 온종일 해변을 청소하려고 창고에서 꺼낸 낡고 해진 작업복을 입고 있었다.

화려한 보석과 값비싼 옷으로 치장한 하객들 사이에서 내 모습은 누가 봐도 초대받은 손님과는 거리가 멀었다.

나는 서둘러 해명했다.

“그런 게 아니라, 이 해변은 제 소유예요. 제가 여기 온 건...”

하지만 직원은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

“농담도 참 잘하시네요. 부잣집에서 청소 일을 한다고 여기가 정말 본인 집이라도 된 것 같아요?”

직원은 비웃음을 거두고 단호하게 말했다.

“어서 나가 주세요. 계속 이러시면 경호원을 부를 수밖에 없습니다.”

직원의 큰 목소리에 주변 사람들의 이목이 쏠렸다. 수많은 시선이 내게 향했고, 사람들은 하나같이 경멸 어린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그중에는 다른 사람들과 한창 이야기를 나누던 구도현도 있었다.

나와 눈이 마주친 순간, 구도현이 눈에 띄게 흠칫했다.

“서채원?”

직원은 놀란 눈으로 구도현을 바라봤다.

“구 대표님, 혹시 아시는 분입니까?”

구도현은 이내 놀란 기색을 감추고 대답했다.

“안다고 하기도 뭣한 사이죠. 굳이 말하자면... 돈 많은 남자라면 누구에게든 달라붙는 여자라는 것 정도?”

구도현은 나를 경멸스럽게 훑어보더니 더는 관심을 두지 않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이어갔다.

나와 실랑이를 벌이던 직원은 더는 상대할 가치도 없다는 듯 나를 거칠게 밀쳐 댔다.

“빨리 나가세요! 여기 계신 분들은 재력가일 뿐만 아니라 사회적 지위도 높은 분들이에요. 벼락부자한테 빌붙고 싶으면 차라리 유흥업소에나 가시라고요!”

갈수록 도를 넘는 막말에 나는 나를 밀치던 직원의 손목을 붙잡고 차갑게 말했다.

“저는 아이와 함께 체험학습을 하러 온 거예요. 해변 청소만 마치면 바로 집으로 돌아갈 겁니다. 혹시라도 행사 진행에 지장을 준다면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그러자 직원이 코웃음을 쳤다.

“여기 있는 물건들이 얼마나 비싼지 알아요? 와인잔 하나만 깨뜨려도 쓰레기나 주워서는 평생 못 갚을걸요?”

내가 다시 해명하려던 찰나, 구도현이 갑자기 돌아왔다.

“서채원, 나 때문에 여기까지 온 거 알아. 하지만 우리 사이는 이미 끝났어. 어떻게든 내 관심을 끌고 싶겠지만 소용없어. 난 이제 너한테 관심 없으니까.”

구도현이 말을 이었다.

“1억 원 줄 테니까 그 돈으로 번듯한 직장이나 구해. 더는 쓰레기나 줍고 다니지 말고.”

나는 헛웃음을 흘린 뒤 구도현을 무시하고 다시 쓰레기를 줍기 시작했다.

대놓고 무시당하자 자존심이 상했는지, 구도현은 손을 뻗어 내 작업복을 거칠게 잡아당겼다.

옷감이 찢어지는 소리와 함께 목에 걸고 있던 진주 목걸이까지 끊어졌다. 줄에서 빠져나온 진주알들이 바닥에 우수수 쏟아졌다.

바로 그때, 그 모습을 지켜보던 공민정이 입을 틀어막으며 놀란 목소리로 외쳤다.

“세상에! 설마 유부남한테 들러붙은 거예요?”

나는 곧바로 따져 물었다.

“지금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예요?”

하지만 공민정은 오히려 진지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

“제가 잘못 봤을 리 없어요. 방금 서채원 씨가 걸고 있던 목걸이, 저도 본 적 있거든요. 작년에 열린 경매에서 아이를 데리고 온 정체불명의 재력가가 낙찰받은 목걸이잖아요.”

“분명히 기억해요. 그런데 그게 왜 서채원 씨한테 있는 거죠? 아이까지 있는 유부남한테 선물 받은 거라면 불륜이 맞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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