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윤은 흐르는 눈물을 손등으로 닦았다."나는 어제부터 한 번도 편한 적이 없어요. 결혼기념일에 당신이 다른 여자랑 약혼하는 걸 봤고, 밤새 기다렸는데 당신은 돌아오지 않았어요. 그런데 오늘은 그 여자를 집에 데려와서 나를 직원이라고 소개했잖아요."시혁은 그녀의 말을 끝까지 듣지 않았다."하윤아, 지금 네가 원하는 게 뭐야?"하윤은 그 질문을 듣고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정말 몰라서 묻는 것일까.삼 년 동안 자신을 사랑한다고 말했던 남자가, 이제는 아내가 무엇을 원하는지조차 모르고 있었다."적어도 당신이 나를 아내라고 인정해 주길 원해요."시혁은 고개를 저었다."그건 지금 할 수 없어."하윤은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그 말은 짧았지만, 삼 년 동안 붙잡고 있던 약속이 무너지는 소리처럼 들렸다.복도 저편에서 백유리의 목소리가 들렸다."시혁 오빠, 나 물 좀 마셔도 돼?"시혁은 곧바로 고개를 돌렸다."금방 갈게."그는 하윤과의 대화를 끝내지도 않은 채 거실로 돌아갔다.하윤은 복도에 홀로 남았다.눈물이 계속 흘렀지만, 남편은 한 번도 돌아보지 않았다.***백유리는 하윤이 거실로 돌아오자 반갑게 웃었다."하윤 씨, 혹시 제가 무례하게 굴었나요?"그녀는 귀국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한국 생활에 익숙하지 않다며 불편한 점이 있으면 말해 달라고 했다. 그러나 하윤이 눈물을 감추기 위해 고개를 숙이자 유리는 그 모습을 놓치지 않고 손수건을 내밀었다."어머, 울었어요?"하윤은 손수건을 받지 않았다.백유리는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제가 괜히 오빠한테 부탁을 많이 했나 봐요. 하윤 씨가 이렇게 힘들어하실 줄 몰랐어요."시혁은 유리의 말을 듣고 하윤을 바라보았다.그의 표정에는 걱정보다 불편함이 먼저 드러났다."하윤아, 괜찮아?"하윤은 남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어젯밤부터 처음 듣는 걱정이었다.그러나 그 질문은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백유리가 보고 있기 때문에 나온 말처럼 느껴졌다.하윤은 대답하지 않았다.백유리는 손수건
Última actualización : 2026-10-30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