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은 떠들썩했다.이서하는 주방에서 마지막 요리를 준비하고 있었다. 손에는 아직 물기가 남아 있었다. 요리를 마저 끝내고 손님들을 맞이할 생각이었지만, 거실에서 들려오는 대화 소리가 점점 커졌다.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데도 이야기가 또렷하게 들릴 정도였다.“신혁 오빠, 이 집 인테리어랑 소품들까지…… 설마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던 거야?”권나영의 목소리였다.놀란 듯한 말투였지만, 그 안에는 감추지 못한 기쁨과 은근한 자랑스러움이 묻어 있었다.권나영은 이내 웃음을 터뜨렸다.마치 오래전 추억을 자연스럽게 떠올리는 것처럼 말을 이었다.“오빠, 기억나? 예전에 우리 나중에 집을 마련하면 꼭 거실을 넓게 만들자고 했잖아. 주말마다 친구들을 불러서 같이 밥도 먹고 수다도 떨고 싶다고. 소파도 커다란 걸로 놓아서 다 같이 둘러앉을 수 있게 하자고 했었잖아.”그녀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웃음기 어린 목소리로 덧붙였다.“그리고 통창도 꼭 있어야 한다고 했지. 햇살이 집 안으로 가득 들어오면 얼마나 따뜻하겠냐면서.”곧바로 누군가 맞장구를 쳤다.“신혁이 이 녀석, 진짜 한결같네.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그런 것까지 기억하고 있었어? 그러면서 우리 나영이를 안 좋아한다고?”사람들이 웃으며 강신혁을 놀렸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권나영은 입으로는 그렇게 말했지만, 별로 기분 나빠하는 기색은 아니었다.“다 옛날 일인데 누가 그런 걸 아직까지 기억하겠어.”“우리 신혁 형님이 기억하시겠지!”누군가 일부러 말을 길게 늘이며 장난스럽게 외쳤다.거실에 다시 웃음소리가 퍼졌다.주방에서 프라이팬을 젓던 이서하의 손이 멈췄다.그녀는 더 이상 요리를 뒤적이지 않고, 그저 조용히 대화를 들었다.이 집의 인테리어가 두 사람이 예전에 함께 꿈꾸던 모습이었다니.넓고 환한 거실, 푹신한 소파, 햇살이 가득 들어오는 커다란 통창.어쩐지 처음 이 집에 들어왔을 때 강신혁이 자신에게 마음에 드느냐고 물었던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았다.그때 그녀는 그가 자
Última actualización : 2026-10-29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