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아침, 이서하는 일찍 잠에서 깼다.창밖은 막 밝아지기 시작했다.그녀는 욕실로 들어가 꼼꼼하게 세수를 하고 양치질을 한 뒤, 거울 앞에 서서 한참 동안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았다.거울 속 여자는 여전히 단정하고 수려한 이목구비를 지니고 있었다. 다만 예전보다 눈빛은 한결 흐릿해졌고, 감추기 힘든 피로가 얼굴에 묻어났다.그녀는 손을 들어 자신의 얼굴을 가만히 만져 보았다.자신을 이렇게 찬찬히 들여다본 게 언제였더라?이제는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이서하는 오랫동안 입지 않았던 원피스를 꺼냈다.짙은 와인색 원피스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디자인에 허리선이 날렵하게 잡혀 있었다. 부드럽게 떨어지는 원단은 몸선을 따라 자연스럽게 흘러내렸고, 별다른 장식이 없어도 그녀의 몸매를 한층 늘씬하게 돋보이게 했다.그녀는 촉감이 부드러운 숄도 하나 꺼냈다.원피스보다 옅은 색상의 숄을 어깨에 걸치자 전체적인 스타일에 자연스러운 입체감이 더해졌다. 동시에 어깨와 목 주변에 남은 흔적도 적당히 가릴 수 있었다.거울 앞에 선 그녀는 긴 머리를 정성스럽게 정리한 뒤, 선이 간결한 귀걸이를 골라 착용했다.화장도 일부러 진하게 하지 않았다.그저 눈썹과 눈매를 꼼꼼하게 다듬어, 피곤해 보이던 얼굴에 생기를 되찾아 주었다.마지막으로 립스틱을 들어 입술에 가볍게 발랐다.거울 속 여자는 처음에는 낯설게 느껴졌지만, 이내 조금씩 익숙해졌다.그녀는 남편의 마음에 들기 위해 꾸민 아내가 아니었다.그렇다고 집 안에 숨어 다른 사람들에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여자도 아니었다.한때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살아갔고, 자신만의 인생을 가졌던 여자였다.이서하는 거울 속 자신을 바라보다 천천히 입꼬리를 올렸다.이서하가 아래층으로 내려왔을 때, 김 이모는 거실에서 물건들을 정리하고 있었다.발소리가 들리자 무심코 고개를 들었던 그녀는 이서하를 보자마자 잠시 말을 잊었다.오늘 이서하의 모습은 예상 밖이었다.몸에 잘 맞는 원피스는 그녀의 늘씬한 몸매를 돋보이게 했고, 어깨에 걸
Last Updated : 2026-10-2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