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준은 세미나장으로 향하는 복도를 걷고 있었다. 옆에서는 박지훈 부기장이 쉬지 않고 떠들고 있었다."기장님, 어제 어디 가셨습니까?""호텔에 있었는데.""아니, 호텔 어디요.""왜.""어제 바에서 갑자기 사라지셨잖아요."태준은 걸음을 멈췄다."내가 언제 갑자기 사라졌어?""제가 화장실 갔다 왔더니 안 계시던데요.""먼저 올라왔다.""혼자요?""박지훈.""네.""오늘따라 질문이 많네."지훈이 씩 웃었다."아니, 어제 윤 변호사님도 안 보이시길래."태준의 발걸음이 아주 미세하게 느려졌다."…그래서.""두 분 또 어디서 싸우시나 했죠.""안 싸웠다."지훈이 눈을 크게 떴다."그럼 화해하셨어요?"태준은 대답하지 않았다. 지훈은 그 침묵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와, 드디어. 두 분 화해하셨으면 진짜 다행입니다. 제가 두 분 사이에서 얼마나 눈치를 봤는데요."태준은 한숨을 쉬었다."박 부기장.""네.""오늘 회의 자료는 다 봤나?""네, 봤습니다.""그럼 그 얘기나 하자."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가 문득 물었다."근데 기장님.""또 뭐.""오늘 향수 바꾸셨어요?"태준이 멈칫했다."…뭐?""평소랑 향이 좀 다른데."태준의 표정이 굳었다. 순간. 어젯밤 자신의 셔츠에 얼굴을 묻던 윤서연이 떠올랐다. 그리고 아침에 샤워를 마친 뒤 객실을 나서던 그녀에게서 나던 향기까지. 태준은 무표정하게 대답했다."기분 탓이다."지훈이 고개를 갸웃했다."그런가."태준은 걸음을 재촉했다.'…진짜 미치겠네.‘***오전 11시 30분. 회의실 문이 열렸다. 서연은 노트북을 켜고 있었다. 항공사 운항 부문 관계자들이 하나둘 들어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태준이 들어왔다. 서연의 손끝이 멈췄다.'왔다.'태준도 그녀를 발견했다.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다. 정확히 삼 초. 서연이 먼저 고개를 숙였다."안녕하세요, 기장님."태준은 잠시 그녀를 바라봤다. 그리고 아주 정중하게 대답했다."안녕하십니까, 윤
Última actualización : 2026-11-04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