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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읽은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에서 현혹의 기술이 어떻게 독자를 속이는지 분석해보는 재미가 쏠쏠했어요. 각 등장인물의 과거가 드러날 때마다 진범에 대한 추측이 계속 바뀌는 구조는 정말 뛰어난 연출이었습니다. 아가타 크리스티는 독자의 마음을 흔들기에 능한 작가라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었죠.
미스테리 소설을 좋아하다 보면 현혹이라는 요소가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하게 돼요. '셜록 홈姆斯' 시리즈 중 '주홍색 연구'를 읽을 때면, 범인이 고의로 남긴 흔적들이 독자를 현혹시키는 장치로 작용한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코난 도일은 독자의 사고를 일부러 다른 길로 이끌어 놓는 데 천재적이었죠.
히가시노 게이고의 '백야행'은 현혹의 미학을 보여주는 교본 같은 작품이에요. 두 주인공의 시점이 교차되면서 서로를 감추고 속이는 과정이 마치 정교한 퍼즐 같아요. 독자는 결말까지 캐릭터들의 진짜 의도를 알 수 없는데, 이런 불확실성 자체가 현혹의 힘이라고 생각해요.
추리 소설 장르에서 '현혹'은 미스터리와 심리적 긴장을 조성하는 데 자주 사용되는 주제죠. 특히 아가타 크리스티의 '오리엔트 특급 살인'은 현혹의 요소가 강한 작품으로 꼽힙니다. 여행자들이 서로를 의심하는 과정에서 독자 역시 진실과 거짓 사이에서 갈등하게 만드는 묘사가 압권이에요.
한편, 일본 추리 소설에서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용의자 X의 헌신'이 현혹의 테크닉을 교묘히 활용한 작품입니다. 등장인물들의 감정 조작과 반전이 현혹의 정점을 보여주죠. 이런 작품들은 독자에게 단순한 추리 이상의 심리적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추리 소설에서 현혹은 작가와 독자 사이의 고급 심리 게임 같은 거예요. 에드 거의 'Y의 비극'을 읽으면서 가장 놀랐던 건, 평범해 보이는 증언들이 사실은 모두 거대한 현혹의 일부였다는 사실이었어요.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작가는 독자를 완벽하게 속인다는 걸 깨닫는 순간의 짜릿함은 다른 장르에서는 느끼기 힘든 매력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