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열의 일이 점점 복잡해지고 있는 것 같았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녀가 납치된 것이 나태웅이나 나씨 가문과는 전혀 무관해 보이지만 자세히 생각해 보면 안열은 나씨 가문 때문에 납치된 것이었다.
“정말 그 로먼 가문이랑 아무 연관이 없는 거야?”
나태웅이 포기하지 않고 물었다. 어쩌면 안열의 실종이 자신과 관련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었을지도 모른다.
그는 본능적으로 이 일이 자신과 관련되기를 바라지 않았다. 안열의 실종이 정말 그의 탓이라면 마음이 너무 무거울 것 같았다.
그 무거운 마음의 짐을 짊어지고 싶지 않았다.
“무슨 뜻이야?”
나태웅의 말에 장선명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당신네 장씨 가문이 어떤지는 내가 굳이 말 안 해도 잘 알 거 아니야?”
“책임 지기 싫으면 솔직히 말해. 이제부터라도 안열의 일에 관여하지 않아도 되니까.”
나태웅의 속내를 알아차린 장선명의 말투는 싸늘하기만 했다.
남자가 되어서 책임을 이렇게 떠넘기다니... 무슨 인간이 이런지...
그 순간, 안색이 어두워진 나태웅은 음산한 눈빛으로 장선명을 쳐다보았다.
눈빛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현재 나태웅의 눈빛은 장선명을 죽이고도 남을 것이다.
이때, 장선명이 차갑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사실 당신이 감당할 수 있는 일도 아니지.”
“안열이 정말 나씨 가문 때문에 누군가에게 납치를 당했다고 해도 당신이 이 일에 간섭하는 걸 당신 아버지가 허락할까?”
장선명의 말투에는 비웃음이 가득했다.
직접적으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나태웅이 아버지의 말이라면 앞뒤 안 가리고 뭐든 다 듣는 사람이라고 비꼬는 것이었다.
한편, 장선명의 비꼬는 말을 나태웅도 눈치챌 수 있었다. 그의 안색은 점점 더 어두워졌다.
“말이 너무 지나치네.”
“내가 지나친 거야? 당신도 본능적으로 안열의 실종이 당신과 관련되기를 바라지 않고 있잖아.”
속내가 들통나자 그의 안색이 순간 다시 하얗게 질렸다.
그가 장선명을 빤히 노려보았다.
“이만 돌아가. 안열의 일은 더 이상 상관하지 말고.”
거실의 분위기는 순식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