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말을 하겠어. 예전이랑 똑같지 뭐.”
“무슨 일이 있어도 자기 잘못은 아니라고 우기는 거지.”
...
참 사람이 어찌도 이리 한결같은 건지.
방금 나태웅의 마지막 말은 분명 그가 예전처럼 안열의 실종을 장선명 탓으로 돌리려는 것이었다.
그 당시 나태범의 일에 분명 그도 일부 책임이 있었는데... 나태웅은 그걸 결코 인정하지 않았다.
도대체 얼마나 뻔뻔스러워야 이렇게까지 부인할 수 있는 건지...
보통 사람이라면 절대 하지 못할 행동들이었다. 그러나 나태웅은 아주 당당하게 부인하고 있었다.
“됐어요, 화 풀어요.”
안지영이 다가가 장선명의 손을 잡았다.
“역겨워.”
“당신 말이 맞아요.”
나태웅의 행동을 보면 역겹다는 말이 딱 맞았다. 자세히 돌이켜보니 당시 나태웅의 말을 들을 때 느낀 감정은 역겨움이었다.
식탁에서 장선명은 화가 많이 났지만 여전히 안지영을 세심히 돌봤다.
생선 가시를 조심스럽게 발라 안지영의 작은 밥공기에 담아줬다.
“당신도 얼른 먹어요.”
자신을 그렇게 세심히 돌봐줄 필요 없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동안 아버지 밑에서 거칠게 자라서 이미 익숙해진 그녀였다. 여자아이긴 하지만 그녀의 아버지는 응석받이로 그녀를 키우지 않았다.
어쩌면 하나뿐인 딸이라서 강하게 키웠을지도 모른다.
“레드 와인이 풍미가 아주 좋아. 당신도 한번 마셔봐.”
안지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와인글라스를 들어 한 모금 마셨다. 감미롭고 순수한 맛이 그녀는 무척 마음에 들었다.
안지영은 원래 술에 대해 깊은 연구가 없었지만 장선명과 함께한 후로 예전에 시도해 보지 않았던 것들을 많이 경험하고 있었다.
“여보, 안열 씨가 실종된 게 좀 이상하지 않아요?”
그가 젓가락을 들고 있던 손을 멈추며 안지영을 바라봤다.
“당신도 느꼈어?”
이상한 수준이 아니라 너무 심상치 않은 일이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태웅이 허영지와 결혼하기 직전인데 안열 씨가 임신했어요.”
그 말에 장선명은 미간을 찌푸렸다.
“당신 말은 안열의 실종이 허씨 가문과 관련 있을 수도 있다는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