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뭐야?”
여자가 서둘러 물었다.
“저 흰 가운 입고 있잖아요. 제가 누구겠어요?”
윤태호는 표정이 굳은 채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병실에서 시끄럽게 떠드는 건 예의에 어긋나는 일입니다.”
여자는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다. 그녀의 두 눈에서 불이 뿜어져 나올 것만 같았다. 일개 의사 따위가 어찌 감히 그녀를 가르치려고 든단 말인가?
“너 내가 누군지 알아?”
여자는 그렇게 말한 순간 스스로가 한심하게 느껴졌다. 만약 윤태호가 그녀의 신분을 알았더라면 절대 지금처럼 굴지 못했을 테니 말이다.
“난 말이야...”
“그쪽이 누구든 병실 안에서 소란을 피우면 안 됩니다. 제 환자를 상처입히는 것도 안 돼요.”
윤태호는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
“너...”
“이만 나가주세요.”
“지금 날 쫓아내는 거야?”
여자는 마치 괴물을 바라보는 듯한 눈빛으로 윤태호를 바라보며 눈을 부릅떴다. 그녀는 한낱 의사가 감히 자신을 내쫓을 줄은 몰랐다.
“이곳은 VIP 병실이에요. 병원 규정에 따르면 의료진과 보호자 외 다른 사람들은 VIP 병실에 들어올 수 없어요. 이 병실에 어떻게 들어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병원의 의사로서 저는 그쪽을 내쫓을 수 있어요.”
윤태호가 말했다.
“지금 당장 나가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경비원을 불러서 내쫓을 겁니다.”
여자는 화가 나서 미칠 것만 같았다. 그녀는 윤태호를 손가락질하며 그를 욕했다.
“한낱 의사 따위가 감히 내게 이래라저래라 하는 거야? 넌 오늘 나한테 잘못 걸렸어. 넌 완전 끝장났다고! 민석아, 지운아, 지금 당장 들어와.”
여자는 문밖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예전에는 문제가 생기면 두 경호원이 바로 나타나서 그녀를 대신하여 문제를 해결해 주었으나 오늘 의사가 그녀를 내쫓는데도 두 경호원은 나타나지 않았다.
설마 어제 일로 아직 체력을 회복하지 못한 것일까?
여자는 매우 언짢았다.
“혹시 밖에 있던 경호원 두 명을 찾으시는 건가요? 만약 그 사람들을 찾는 거라면 아마 들어오지 못할 거예요.”
윤태호가 말했다.
“그게 무슨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