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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on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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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ls by Yoonseul

나의 불행을 너에게

나의 불행을 너에게

사랑받던 꽃으로 피어났던 여자를 짓밟은 남편, 하지만 꺽인 꽃은 죽지 않았다. 더 아름답고 강하게 피어나 그에게 가장 처절한 후회를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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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14화
"와이프는 제대로 된 대학 졸업조차 못하게 막아두고, 다른 여자와 유학을 떠나셨지 않습니까. 돌아와서도 같은 프로젝트를 핑계로 버젓이 내연 관계를 유지하고…….“"……!“강윤이 정곡을 찌르며 파헤치자, 서진의 표정이 순식간에 일그러졌다. 강윤의 말을 단칼에 잘라버린 서진은 위협적인 보폭으로 다가와 그의 코앞에서 서늘하게 속삭였다."더 이상 선 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내가 참아주는 건 딱 여기까지니까.“치부라도 들킨 듯 분노로 가득 찬 서진의 눈빛이 오한이 끼칠 만큼 차갑게 식어 내렸다. 그는 설아를 품에 안아 감싸쥔 강윤을 멸시하듯 내려다보며 낮게 읊조렸다."이음 그리고 강서윤…… 둘이 무슨 관계인지는 모르겠으나 처신 잘 시키는 게 좋을 겁니다. 둘 다 지옥을 맛보고 싶지 않다면 말이지.“뼈 있는 경고와 비꼬는 투를 던진 서진은 묵직한 발걸음으로 뒤돌아 룸을 나가버렸다. 스르륵 닫히는 문을 보며 강윤은 기가 차다는 듯 나지막한 실소를 터뜨렸다."이렇게까지 밑바닥 인성일 줄이야…… 하. 누가 참고 있는 건지 한번 두고 봅시다, 유서진 씨.“서진의 그림자가 룸 밖으로 완전히 사라지자, 강윤은 지쳐 있는 설아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는 망설임 없이 그녀의 몸 아래로 팔을 넣어 단숨에 안아 들었다."흐읏…….“강윤의 품에 안긴 설아가 작은 신음을 뱉어내며 그의 목덜미에 붉어진 얼굴을 파묻었다. 술기운으로 뜨거워진 그녀의 숨결이 귓가에 그대로 와닿자, 강윤의 귀밑까지 화끈하게 달아올랐다.강윤은 열기로 달아오른 설아를 단단히 안아 든 채, 서둘러 식당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조심스러운 손길로 그녀를 차 조수석에 앉히고는 편히 누울 수 있도록 시트를 젖혀주었다.차 안의 정적 속에서도 설아는 여전히 힘겨운 듯 미간을 깊게 찌푸린 채 가쁜 숨을 내쉬고 있었다. 강윤은 안타까움과 넘쳐흐르는 감정이 섞인 눈빛으로 설아를 가만히 바라보며 조용히 운전석의 시동을 걸었다.한편, 룸 안으로 들어온 서진은 아무런 말 없이 수현의 옆자리에 털썩 앉았다.서진의 얼
Last Updated: 2026-08-14
Chapter: 113화
한편, 밖을 샅샅이 뒤지고 돌아온 강윤의 꼴은 엉망이었다.이마를 타고 흘러내린 땀방울에 머리카락은 푹 젖어 있었고, 거칠어진 숨소리가 턱끝까지 차올라 있었다. 식당 안으로 들어선 그가 급히 지나가던 직원의 소매를 잡아챘다."저기요, 실례지만…… 혹시 아까 저쪽 룸에서 나온 여자분 못 보셨어요? 피부가 새하얗고, 하얀색 원피스를 입고 계셨는데…….“강윤은 간절한 눈빛으로 설아의 인상착의를 하나하나 설명했다. 하지만 직원은 난처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렸다."글쎄요…… 워낙 손님이 많이 들락거리는 날이라서요. 무슨 일 때문에 그러시죠?“"술에 취해서 나갔다고 들었는데 연락이 전혀 안 돼서요...“"잠시만요. 사장님한테 말씀드려 볼게요.“직원이 귀에 꽂은 무전으로 상황을 전하자, 곧 카운터 뒤에서 묵직한 인상의 사장이 걸어 나왔다. 사장은 강윤의 걱정 가득한 눈빛을 금세 읽어냈다."손님, CCTV 확인해 드릴 테니 따라오시죠. 룸 안이야 개인정보 때문에 안 찍히지만, 복도는 찍힙니다. 일단 매장 밖으로 나가셨는지부터 확인해 드리면 되는 거죠?“"네, 네! 정말 감사합니다!“강윤은 연신 숙이며 감사 인사를 건넸다.화면 속, 설아가 룸을 나선 시각부터 CCTV 영상을 꼼꼼히 살피던 강윤의 눈동자가 순식간에 커졌다.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차가운 벽을 겨우 짚고 힘겹게 걸어 나오는 설아의 모습이 모니터에 찍혀 있었다."아, 사장님! 이 사람이에요!“사장은 녹화 영상을 조금 더 뒤로 되돌렸다.설아가 식당 복도를 한 걸음 한 걸음 힘겹게 발걸음을 옮기며 화장실 방향으로 가고 있던 바로 그때 설아의 그 뒤를 따라 유서진이 화면에 나타났다.그리고 주저 없이 설아의 허리를 강하게 잡아채더니, 복도 구석에 위치한 룸 안으로 그녀를 끌고 들어가는 장면이 또렷하게 찍혀 있었다. 그 이후로 두 사람이 룸 밖으로 나오는 영상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그 순간, 강윤의 눈빛이 차갑고 서늘하게 식어 내렸다."감사합니다!“강윤은 사장에게 급하게 목인사를 건네자마자,
Last Updated: 2026-08-12
Chapter: 112화
생각해보면 자신과 함께했던 결혼 생활 동안, 설아는 잔뜩 시든 꽃처럼 매일 생기를 잃어가고 있었다.하지만 지금의 그녀는 달랐다. 생기가 만연하게 감도는 얼굴, 당당하고 또렷한 눈빛. 마치 대학 시절, 서진이 처음 반했던 바로 그 시절의 모습이었다. 누구에게도 휩쓸리지 않고 독보적인 아우라를 풍기던 그 반짝이던 이설아로 되돌아간 것만 같았다.넋을 놓은 채 한참 동안 설아의 얼굴을 내려다보던 서진은, 그녀가 술기운과 어지러움에 힘겨워하며 찌푸리는 순간 퍼뜩 정신을 차렸다.'내가 왜 이러지.‘그렇게 못할 짓을 해놓고 쫓아내듯 이혼해 놓고, 왜 아직도 이설아에게 온 신경이 쏠리는 건지.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집착하는 건지. 끊임없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질문들이 서진의 머릿속을 사정없이 어지럽혔다.강윤과 강서윤, 그리고 이설아. 세 사람을 둘러싼 알 수 없는 관계. 그리고…… 혹시 이설아가 정말로 강윤 그 자식을 마음에 품기라도 한 건지.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가슴 밑바닥에서 뜨거운 열감이 치밀어 올랐다. 서진은 머리가 깨질 듯 아파오는 걸 느끼며 커다란 손으로 마른세수를 하고는, 신경질 적으로 머리를 쓸어 넘겼다.한편, 그 시각.강윤은 급하게 차를 몰아 식당 앞에 도착했다. 금요일 저녁 퇴근길의 꽉 막힌 도로를 뚫느라 예정보다 시간이 훌쩍 늦어버린 뒤였다.'설아 씨 혼자 불편할 텐데... 혼자 너무 오래 있게 해서 어쩌나.‘마음이 급해진 강윤이 다급한 걸음으로 룸 안으로 들어섰다. 문이 열리자마자 이미 얼큰하게 술기운이 오른 기업인들이 일제히 환호하며 강윤을 애워쌌다."아니, 오늘의 주인공이신 이음의 강윤 대표 아니야! 왜 이렇게 늦었어, 자, 일단 앉아서 한 잔 받아!“"죄송합니다. 오 오는 길에 갑자기 일이 좀 생겨서 늦었습니다.“강윤은 예의 바르게 허리를 숙여 사과하며 룸 안으로 들어섰다. 하지만 건네는 술잔을 받아들면서도 그의 시선은 재빨리 룸 안을 훑었다.'……어?‘하지만 어디에도 설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간단한 인사치레를
Last Updated: 2026-08-12
Chapter: 111화
독한 술이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자, 투명하게 새하얗던 그녀의 얼굴 위로 발그레한 열기가 번져갔다. 설아는 한순간이라도 흐트러지지 않으려 입술을 지그시 깨물며 간신히 정신줄을 붙잡고 있었다.그 모습을 멀찍이서 지켜보던 유서진은 슬쩍 술잔을 기울이며 비틀린 미소를 흘렸다. 곁에 앉은 박수현은 이미 분위기에 취해 옆자리 사람과 신나게 떠들어대고 있는 중이었다.서진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설아의 비어 있는 맞은편 자리로 걸음을 옮겼다.유씨 그룹의 수장이 직접 자리를 옮겨 앉자, 주변에 있던 기업인들의 시선이 순식간에 서진에게로 쏠렸다. 반가운 표정의 한 대표가 냉큼 서진에게 잔을 건넸다."아, 유서진 대표! 왜 이렇게 요즘 얼굴 보기가 힘들어요? 모임에도 얼굴을 잘 안 비추고 말이야.“"아, 최근에 조금 바쁜 일이 있었습니다. 이젠 거의 정리되었으니 언제든 불러주세요.“서진은 여유롭고 능숙한 태도로 응대하며 단숨에 술잔을 비워 냈다.빈 잔을 내려놓은 서진의 서늘한 시선이 설아에게로 똑바로 꽂혔다. 그는 묵직한 병을 들어 설아의 잔에 술을 채우며 나지막하게 입을 열었다."축하드립니다, 이음의 이설아 씨. 한 잔 받으시죠.“예상치 못한 서진의 접근에 설아는 순간 굳어졌지만, 수많은 눈이 보고 있는 자리였기에 차마 거절하지 못하고 떨리는 손으로 잔을 받아들었다."자, 이음의 성과를 위해 다 같이 한 잔 하시죠.“서진의 주도 아래 또다시 독한 술잔이 오갔다. 안 그래도 한계에 다다랐던 설아는 핑 돌며 밀려오는 어지러움에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는 것을 직감했다.설아는 테이블 아래로 두 손을 꼭 쥐어 짜며 떨림을 참아냈다. 그리고는 아무렇지 않은 척, 온 힘을 다해 가라앉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잠시 실례 좀 하겠습니다.“정중하게 고개를 숙인 설아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흐트러지지 않으려 발끝에 바짝 힘을 주고 걸었지만, 미세하게 흔들리는 어깨와 지탱하듯 테이블 끝을 살짝 짚는 손끝까지 숨길 수는 없었다.3년의 결혼생활 동안 그녀의 모든 행
Last Updated: 2026-08-11
Chapter: 110화
거래처가 다 막혀 아무것도 진척시키지 못한 채, 죽상을 하고 나타날 그의 꼴이 머릿속에 그려지자 서진의 한쪽 입꼬리가 올라갔다.마침내 만찬회 당일.강윤과 설아는 함께 일을 마치고 조금 일찍 회사를 나섰다. 금요일 저녁의 빽빽한 도로를 뚫고, 약속된 식당으로 향하던 그때 운전대를 잡고 있던 강윤이 컵 홀더에 놓인 커피를 집어 들었다.그 순간, 앞차가 갑자기 급브레이크를 밟았다!"읏……!“강윤 역시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고, 콰쾅 소리와 함께 몸이 앞으로 쏠리며 컵 홀더에 있던 커피가 그의 셔츠와 재킷 위로 왈칵 쏟아져 내렸다."강윤 씨! 괜찮아요?“설아가 깜짝 놀라 얼른 손수건을 꺼내며 묻자, 정작 강윤은 쏟아진 커피보다 설아의 상태를 먼저 살피며 다정한 목소리로 물었다."설아 씨는 괜찮아요? 많이 놀랐죠?“"전 멀쩡해요! 저는 괜찮은데…… 어떡해요, 옷이 커피로 다 젖어버려서…….“짙은 아메리카노 물이 들어버린 옷을 보며 설아가 울상이 되자, 강윤은 그녀가 너무 걱정할까 봐 일부러 대수롭지 않다는 듯 기분 좋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옷이야 다시 빨거나 갈아입으면 되죠, 설아씨가 안 다쳤으니 다행이에요."하지만 당장 갈아입을 여분의 옷이 없는 상태였기에, 엉망이 된 재킷을 내려다보던 강윤의 눈빛에 곤란한 기색이 스쳤다. 시계를 확인한 그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이내 결단을 내린 듯 설아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설아 씨, 시간이 거의 다 됐는데…… 좀 불편하겠지만 설아 씨가 먼저 들어가 있을래요? 난 집에 들러서 옷만 갈아입고 금방 갈게요. 진짜 오래 안 걸릴 테니까.“"네, 걱정 말고 다녀오세요. 운전 조심하시구요.“"금방 갈 테니 먼저 들어가 있어요.“강윤은 만찬회장 입구에 설아를 먼저 내려준 뒤, 옷을 갈아입기 위해 곧장 차를 돌려 집으로 향했다.설아는 묵직한 목재 문 앞에서 얇게 한숨을 내쉬며 심호흡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천천히 예약된 단독 룸의 문을 열고 들어섰다.달칵—문이 열림과 동시에, 이미 도착해 담소를 나누던
Last Updated: 2026-08-11
Chapter: 109화
끝까지 우아함을 잃지 않은 채 대놓고 서진을 무시하는 그녀의 태도에, 서진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 앉았다.서진이 차갑게 돌아서려던 찰나, 그녀의 고급스러운 원목 책상 위에 놓인 자그마한 명패로 시선이 꽂혔다.[ 대표 강서윤 ]'강서윤…….‘숍을 나와 차에 올라탄 서진은 핸들을 쥔 채 미간을 찌푸렸다. 명패의 이름도 이름이었지만, 방금 전 자신을 쏘아보던 그녀의 눈빛과 분위기가 묘하게 누군가를 떠올리게 했다.'어디서 본 적이 있었나?‘생각을 더듬던 서진의 머릿속에 순간 떠오르지 말아야 할, 가장 불쾌한 얼굴 하나가 겹쳐졌다. 그와 동시에 그의 눈이 번뜩였다.강윤. 그리고 강서윤.서늘한 눈매와 상대를 압도하는 특유의 오만한 분위기.'그래…… 저번에 수현이가 숍 에서 이설아를 봤다고 했었지.‘뇌릿속에서 흩어져 있던 퍼즐 조각들이 소름 끼칠 정도로 딱딱 맞아떨어지기 시작했다. 서진의 입가에서 기가 차다는 듯 헛웃음이 새어 나왔다.그리고 조금 전, 그 맹랑한 대표가 자신을 향해 쏘아붙였던 말이 환청처럼 귓가를 울렸다.'손님의 개인정보라 성함을 직접 말씀드릴 수는 없네요. 하지만…… 어머님과 그쪽 친구분께서 누구보다 아주 잘 알고 계시지 않겠어요?‘"하……이것들 봐라.“서진의 입꼬리가 비틀려 올라갔다. 차가운 분노가 눈동자 깊은 곳에서 피어올랐다."기분 상하게 만들었다는 그 대단한 손님이…… 이설아였어?“서진은 곧장 차를 거칠게 몰아 회사로 향했다.대표실 문을 거칠게 열고 들어선 서진은 자리에 앉기도 전에 곧바로 전화기를 들었다. 수화기 너머로 이사의 정중한 인사가 채 끝나기도 전에, 서진의 차가운 목소리가 상대를 몰아붙였다."강윤 회사의 거래처들, 확실하게 끊어버린 거 맞습니까?“갑작스러운 서진의 날 선 태도에 수화기 너머의 이사가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침착하게 답했다."네, 대표님. 현재 그만한 물량을 감당해 줄 만한 대체 거래처를 찾기도 힘든 상황이라 아마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을 겁니다.“"다시 한번 확실하게 단속하세요.”"
Last Updated: 2026-08-11
돌이킬수 없는

돌이킬수 없는

가장 밑바닥에 처한 여주인공이 두 남자의 세계를 흔들어 놓으며 벌어지는 치명적인 로맨스. 구원인 줄 알았던 사랑이 집착이 되고, 원수인 줄 알았던 남자가 유일한 탈출구가 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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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73화
유라의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도진이 서늘한 음성으로 단호하게 말을 끊어냈다.“너를 이렇게 망가뜨린 그 자식을 지금 용서하겠다는 거야? 이유라, 너 자칫하면 정말 죽을 수도 있었어. 그런데 용서라니?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도진의 목소리가 참을 수 없는 분노에 젖어 거칠게 튀어나왔다. 그의 핏발 선 눈동자에는 유라를 향한 걱정과 억눌린 감정이 아슬아슬하게 부딪히고 있었다.유라는 차분하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하지만…… 도현 오빠 아버님도 그렇고, 도현 오빠도 제 학창 시절엔 분명 고마운 분들이었던 건 사실이에요. 그분들이 완전히 망가지는 건 저도 원치 않고…… 무엇보다 다시는 제 눈앞에 나타나지 않겠다는 확실한 약속도 받았어요.”유라는 굳어진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도진의 손등 위에 조용히 제 손을 포갰다.“그리고 제가 경찰 조사를 받기 시작하면, 어쨌든 오빠 에게까지 수사가 미치게 될 거예요.”유라는 도진의 손을 꼭 쥐며 나지막하지만 단단한 어조로 이어 말했다.“가뜩이나 연이어 터진 안 좋은 기사들 때문에 힘든데 저 때문에 또다시 곤욕을 치르고 힘들어하는 모습…… 저, 더 이상은 정말 보기 싫고 힘들어요.....”“난 내가 가진 거 다 잃어도 상관없어. 그러니까 그런 거 신경 쓰지 마.”도진의 눈빛에 짙은 분노가 아른거렸다,“너를 이 지경으로 만든 이도현 그 자식은 물론이고, 옆에서 도운 놈들까지…… 난 절대로 그냥 안 둬. 전부 다 빠짐없이 대가 치르게 만들 거야.”도진의 단호한 태도와 눈빛을 확인한 유라는 결국 한 걸음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설득하고 달래 보아도, 한 번 뜻을 굳힌 도진이 절대 물러서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그 뒤로도 유라가 몇 번이고 그를 설득하려 애썼지만, 도진의 뜻은 굳건했다.그렇게 도진은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기획사 대표와의 약속대로 남아 있던 모든 스케줄을 차질 없이 완벽하게 소화하고 마무리 지었다.그 끝을 향해 달리는 동안, 도진의 마음
Last Updated: 2026-07-29
Chapter: 172화
“유라 학생……?”보육원 시절, 아이들과 자신에게 가식 없는 미소로 따뜻한 조언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인자한 목소리. 국내 최고 대형 병원의 병원장이이자, 이도현의 아버지인 그의 목소리였다.전혀 예상치 못한 인물의 연락에 유라는 당황스러움으로 굳어버려 선뜻 아무 말도 꺼내지 못했다. 수화기를 쥔 손끝이 미세하게 떨려왔다.그 묵직한 정적을 깨고 다시 한번 도현 아버지의 목소리가 이어졌다.“유라 학생, 나 도현이 아빠예요. 듣고 있나요?”유라는 떨리는 목소리를 간신히 가다듬으며 나지막하게 대답을 건넸다.“네…… 안녕하세요.”수화기 넘어 유라의 떨리는 목소리를 들은 도현의 아버지는 깊은 한숨을 내쉬더니, 이내 정중하고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어갔다.“오랜만에 목소리를 들으니 반갑기도 하고, 마음이 무겁기도 하구나…… 다름 아니라, 우리 도현이가 유라 학생에게 큰 실수를 했다고 들었어요...”여전히 기억 속 모습 그대로 자상하고 신사적인 말투였다.“아비 된 마음으로 우리 도현이의 잘못된 행동은 내가 엄하게 꾸짖고, 다시는 유라 학생 앞에 나타나지 못하도록 확실히 조치 할테니. 그러니 부디 이번 한 번만 우리 도현이를 용서해 줄 수 없겠어요?”유라는 순간 가슴이 먹먹해졌다. 도현의 아버지에게는 사실 감사한 마음이 컸던 탓이다. 과거 보육원 봉사활동을 오며 시설에 아낌없는 금전적 지원을
Last Updated: 2026-07-28
Chapter: 171화
게다가 사건은 끝난 게 아닌, 여전히 진행 중이었다. 그저 유라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조사가 잠시 지연되고 있었을 뿐. 만약 조사 과정에서 유라의 입을 통해 이상한 말이라도 터져 나오는 날엔, 제 아들이 쌓아 올린 커리어와 가문의 명예는 그야말로 나락으로 처박힐 게 뻔했다.도현의 부모는 식은땀이 흐르는 손을 쥐어짜며 깊은 초조함에 휩싸였다. 이대로 가만히 앉아서 아들이 망가지는 걸 지켜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도현의 아버지가 도현의 집 문을 열고 들어섰다.두꺼운 암막 커튼마저 치지 않아 어둠이 짙게 깔린 집안, 거실 한복판에는 도현이 술에 취해 쓰러지듯 잠들어 있었다. 며칠 새 살이 쏙 빠진 그의 차가운 인상은 더욱 날카로워 보였다.‘철컥-’아버지가 거칠게 커튼을 젖히자, 창문 너머로 쏟아져 들어온 눈부신 햇살에 도현이 미간을 찌푸리며 천천히 눈을 떴다. 붉게 충혈된 눈에 차가운 표정의 아버지가 담기자, 도현은 느릿하게 몸을 일으켜 소파에 기대앉았다.“……왜 오셨어요.”“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니? 너 도대체 밖에서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 거야!”아버지는 참아왔던 분통을 터뜨리며 고함을 질렀다. 하지만 도현은 초점 없는 눈으로 초라한 술병들을 바라볼 뿐이었다.“아버지가 신경 쓰실 일 아니에요.”“뭐? 신경 쓸 일이 아니라고?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너 지금 이 얘기가 조금이라도 밖으로 새어 나가서 잘못된 기사라도 터지면, 우리 병원 이미지 나락 가는 건 한순간이야! 네 인생도 끝이고!”병원과 가문의 명예를 먼저 들먹이는 아버지의 호통에 도현의 눈매가 차갑게 일그러졌다. 그는 비틀거리는 몸을 추스르며 낮게 읊조렸다.“……제 뒤 캐셨어요?”“지금 그게 중요해?! 이도현, 너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망가진 거야! 대체 뭣 때문에…… 그깟 여자애 하나 때문에 이 미친 짓을 벌인 거냐고!”“....”“내가 너를 보육원 봉사활동에 데려가는 게 아니었는데…….”도현의 아버지 입에서 짙은 후회가 섞인 한숨이 털썩 새어 나왔다.“처음부터 그
Last Updated: 2026-07-27
Chapter: 170화
“……알겠어요.”피해를 최소한의 방식으로 해결하자는 대표의 지극히 현실적인 설득에 도진도 마침내 나지막이 응했다.어쨌든 자신의 선택으로 자신을 위해 일하고 있는 직원들의 생계와 노력을 한순간에 잿더미로 만들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전화를 끊은 도진은 낮게 한숨을 내쉬며 핸드폰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그리고는 소파 한쪽 구석에 안절부절못하고 불안해하는 유라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자신과 진심으로 사랑해서 품게 된 소중한 생명이었건만, 유라는 마치 커다란 잘못이라도 저지른 사람처럼 온통 죄책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 위축된 모습이 도진의 가슴을 또 한 번 시리게 만들었다.도진은 유라의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시선을 맞추었다.“이유라.”유라를 담아내는 그의 눈동자에는 오직 깊고 다정한 온기만이 남아 있었다.“네가 죄인처럼 굴 이유 단 하나도 없어. 이건 우리가 사랑해서 생긴 가장 축복받아야 할 일이야. 내가 다 해결할 테니까 아무 걱정 하지 마.”“하지만…… 이 시기에……”유라가 여전히 근심 어린 얼굴로 입을 열려 하자, 도진은 그녀의 말을 부드럽게 잘라내며 나지막이 말을 이었다.“그건 네가 걱정할 일 아니야. 온전히 내 몫이지.”도진의 커다란 손이 유라의 뺨을 다정하게 감싸 쥐었다.“뱃속에 있는 아이, 내 아이기도 해. 내가 전부 감내해야 할 일이야.”단 한 치의 흔들림도 없는 도진의 눈빛에는 유라를 향한 깊은 미안함과 단단한 책임감이 서려 있었다.“밥 먹자.”도진은 무거워진 분위기를 돌리려는 듯 자연스럽게 말을 바꾸며 자리에서 일어났다.“오늘 계속 토하느라 빈속이잖아. 먹고 싶은 거 없어?”유라가 여전히 입맛도, 마음의 여유도 없어 가만히 고개를 저어 보이자, 도진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지며 말을 이어갔다.“생각 없어도 먹어야지. 아까 병원에서 선생님 이야기 못 들었어? 영양 불균형이 심하다고 했잖아.“너를 위해서, 그리고 뱃속의 아이를 위해서라도 조금은 먹어야 해.”말을 마친 도진은 주방으로 향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김이
Last Updated: 2026-07-26
Chapter: 169화
주치의의 긴 설명이 끝나고 진료실을 나서는 순간까지도 도진은 단 한마디 입을 열지 않았다.슬픔과 미안함에 눈앞이 뿌옇게 흐려지고 당장이라도 눈물이 터져 나올 것 같았지만, 유라는 꾹 눌러 참았다. 차마 도진의 얼굴을 마주할 용기조차 나지 않아, 유라는 병원을 나서는 내내 숙인 고개를 끝내 들지 못했다.차에 올라탄 도진의 반응은 무서울 정도로 차가웠다.집으로 향하는 내내 차 안에는 숨 막히는 정적만이 감돌았다.도진은 깊은 생각에 잠긴 듯 단 한마디도 건네지 않았다. 무겁게 가라앉은 그의 차가운 옆모습은 낯설다 못해 무섭기까지 했다.도진의 차가운 옆모습에 유라는 가녀린 몸을 더욱 말아 웅크렸다. 스쳐 지나가는 창밖의 어두운 풍경을 멍하니 바라보는 유라의 손가락 끝이 불안하게 마구 짓눌렸다.차 안을 짓눌러 오는 이 무거운 침묵이 마치 마지막을 말해주는 것만 같았다.펜트하우스에 도착하자마자 도진은 유라를 돌아보지도 않은 채 곧장 부엌으로 향했다. 그는 거친 숨을 내쉬며 냉수를 컵 가득 따라 한 번에 들이켰다.차갑게 굳어 있는 그의 등 뒤에서, 유라는 떨리는 손으로 옷자락을 꼭 쥔 채 참아왔던 목소리를 내어놓았다.“…… 이 아이로 발목 잡을 생각 전혀 없어요.”차가운 정적 속에서 유라의 떨리는 음성이 서글프게 울려 퍼졌다.“제가…… 제가 떠날게요.”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물컵을 내려놓는 도진의 손끝이 미세하게 떨렸다. 식탁 위에 '탁' 소리를 내며 놓인 유리컵 주변으로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이유라.”낮게 가라앉은 도진의 목소리가 펜트하우스의 차가운 공기를 갈랐다. 천천히 몸을 돌려 유라를 바라보는 그의 눈에는 참아왔던 감정이 일렁이고 있었다.“넌 정말…… 나한테 비밀 같은 건 없었으면 좋겠다고 했잖아. 무슨 일이 생기면 제일 먼저 이야기하기로 했잖아!”억눌렸던 도진의 소리가 결국 거칠게 터져 나왔다. 화가 잔뜩 난 그의 목소리에는 서운함과 울분, 그리고 속을 태우던 애타는 심정이 고스란히 묻어났다.“도대체 이렇게 큰 일을 나한테
Last Updated: 2026-07-25
Chapter: 168화
얼마 지나지 않아 적막을 깨고 벨 소리가 울렸다. 문을 열자 숨을 헐떡이는 매니저가 서 있었다. 도진의 성화에 못 이겨 겨우 외투를 걸친 유라는 차마 떼어지지 않는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차는 도로를 내달려 순식간에 병원 앞에 도착했다. 도진의 전담 주치의가 기다리고 있는 프라이빗 진료실로 안내받은 유라는 긴장으로 바짝 마른 입술을 짓씹으며 검사실로 들어섰다.하지만 첫 검사부터 커다란 난관이 찾아왔다.기본 검사를 마친 뒤 흉부 엑스레이 촬영을 준비하던 방사선사가 유라를 향해 무심하게 물었다.“이유라 씨, 혹시 임신 가능성 있으신가요?”갑작스러운 질문에 유라는 온몸의 피가 빠져나가는 듯 굳어버렸다. 입술만 벙긋거릴 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는 유라를 보며, 옆에 서 있던 간호사가 친절하게 설명을 덧붙였다.“혹시라도 임신 가능성이 있으시면 배를 가리고 촬영해야 해서요.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으실까요?”“네……”유라의 입술 사이로 들릴 듯 말 듯한 대답이 새어 나왔다. 자신 때문에 혹시라도 아이에게 나쁜 영향이 갈까 차마 거짓말을 할 수는 없었다. 간호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준비하는 동안, 유라는 떨리는 손으로 옷자락을 꼭 쥐며 나지막이 물었다.“저기…… 혹시 제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보호자에게 비밀로 해주실 수 있나요?”갑작스러운 부탁에 간호사는 의아한 눈빛으로 유라를 바라보았다. 밖에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는 유명 연예인 도진과 어떤 관계인지 어렴풋이 눈치채고 있는 듯했지만, 이내 난처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며 나지막하게 답했다.“음, 그건 저희 쪽에서 임의로 숨겨드리기는 어려워요. 검사가 다 끝나고 담당 의사 선생님과 상담하실 때 직접 말씀해보셔야 할 것 같아요.”".........."“자, 찍습니다. 숨 크게 들이마시고 참으세요.”찰칵하는 소리와 함께 흉부 엑스레이 촬영은 금세 끝이 났다. 이어 피검사를 비롯해 각종 검사를 차례로 마친 유라는 옷을 갈아입고 검사실 밖으로 나왔다.아침부터 빈속이었던 데다 긴장 속에 여러 검사를 치르
Last Updated: 2026-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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