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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화

Author: 손이영
벨트 위에 있던 금속이 온다연의 피부에 닿았을 때 몸이 저도 모르게 흠칫 떨려왔다. 금속은 분명 아주 차가웠지만 이상하게도 몸이 뜨거워지며 두려움이 느껴졌다.

손은 남자에게 잡혀 억지로 벨트에 가져다 댄 상태였다.

달칵! 벨트가 풀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너무도 가까이 있었던지라 온다연은 놀라게 되었고 손은 끊임없이 덜덜 떨리고 있었다.

고개를 들어 애원하는 눈으로 그를 보았다.

“전, 전 못해요...”

여기서 그만하고 싶었다.

그녀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 건지 유강후는 그녀의 손을 놓아주었다. 하지만 입에서 흘러나온 말은 잔혹했다.

“이번엔 지퍼를 내려봐.”

순간 그녀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숨 쉬는 법도 잊어버린 것 같았다.

까만 눈동자는 점점 더 커지고 목소리마저 떨려왔다.

“싫...”

유강후는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으면서 쌀쌀한 목소리로 말했다.

“네 남자인데 잘 모셔야하지 않겠어? 이건 네가 언젠가 해야하는 일이야. 미리 배워서 나쁠 것 없지.”

온다연은 눈물이 날것 같았다.

“싫, 싫어요...”

유강후는 그녀의 턱을 잡아 올렸다.

“나한테 울면서 빌어도 소용없어. 절대 봐줄 생각 없으니까.”

“지금, 당장 내려.”

온다연은 세차게 머리를 저었다.

“싫어요!”

유강후는 눈을 가늘게 접었다. 입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는 한없이 차가워졌다.

“그래, 그럼 이 과정은 뛰어넘고 더 중요한 걸 하지.”

말을 마친 뒤 그녀의 손을 잡아 자신의 품으로 끌어 당겼다.

옷 안에 있던 물건은 이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고 엄청난 크기에 온다연의 안색이 창백해져 울먹거렸다.

“안 돼요, 싫어요. 지퍼, 지퍼 내릴 게요...”

유강후는 그녀의 손을 놓아주었다. 숨을 크게 몇번 들이쉬더니 이내 다시 평정심을 되찾았다.

온다연은 하얗게 질린 채 눈을 감고 덜덜 떨려오는 손으로 지퍼를 잡았다.

아주 간단한 일이었지만 그녀에게는 지옥처럼 느껴졌다.

다행히 지퍼를 내린 뒤 유강후는 더는 그녀를 힘들게 하지 않았다. 손을 들어 그녀의 뒤에 있던 침대를 가리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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