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하제나는 남편 차경후를 누구보다 깊이 사랑했다. 하지만, 제나의 생일날, 사랑하는 남편은 다른 여자와 함께 촛불이 반짝이는 식탁에서 저녁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그리고 차갑고 무정한 경후는 제나의 마음을 짓밟고 무자비하게 이혼을 요구했다. 알고 보니, 지난 3년간의 결혼 생활은 단지 제나에 대한 차경후의 복수극에 불과했다. 그런데, 뜻밖의 사고로 기억을 잃은 하제나는 더 이상 남편에게 맹목적으로 매달리는 여자가 아니었다. 180도 달라진 제나의 태도에, 흔들리기 시작한 건 오히려 강후였다. “기억 잃은 척한다고 내 마음이 돌아설 줄 알아? 이혼은 꼭 할 거야.” 그의 냉담한 선언에도 제나는 흔들림 없었다. “그래, 미룰 것 없지. 당장 내일 해. 누가 먼저 안 나오는지 두고 보자. 내일 안 나오면, 사람도 아니야. 개야, 개.” 그리고 다음 날, 당당히 그의 문을 두드리는 제나. “차 대표님, 이혼하러 가시죠.” “...멍.” 경후는 말 대신, 조용히 개소리를 냈다. ... 남들이 다 알고 있었다. 하제나가 차경후를 미치도록 사랑했다는 걸. 그러나 정작 차경후만은, 모두가 아는 그 사랑을 너무 늦게야 깨닫게 된다. 이미 그는 ‘하제나’라는 여자에게 중독되어 있었다.
View More제나가 낮게 말했다.“양옆에 여자들 끼고, 예쁜 여자들한테 둘러싸여 있는 거야?”“제나야, 그렇게 심한 건 아니야.”“사실 네가 말하지 않아도 알아.”제나는 눈을 들어 하성을 바라보았다.“잊었어? 나 기억 다 돌아왔어. 차경후가 예전에 어떤 태도였는지는 네가 아니라 내가 더 잘 알아.”‘그 남자... 사실 한 번도 변한 적이 없었던 거야. 변한 건 나였어.’방금 경후가 말한 것처럼 그에게는 아무 문제도 없었다.두 사람이 막 결혼했을 때와 비교하면, 지난 4년의 결혼 생활과 비교하면, 경후는 이미 넘치도록 많은 것을 해
남편으로서 경후는 제나가 위험에 처했을 때, 심지어 경후의 가족에게 상처받았을 때도 나서 줄 수 있었다.제나를 대신해 억울함을 풀어주고, 제나가 받아야 할 사과와 책임을 나서서 받게 도울 수도 있었다.경후는 제나에게 이미 충분히 많은 것을 해 주었다.제나는 더 욕심내면 안 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제나는 한 치도 눈을 떼지 않고 경후를 바라보았다.“내가 그래도 욕심내겠다면?”경후는 몇 초 동안 말이 없었다.“우리 당분간 떨어져 지내는 게 좋겠어.”“떨어져 지내자는 게... 무슨 뜻이야?”“당신은 지금 감정이 혼란스럽
‘예전...’제나는 잠시 멍해졌다.예전에 제나와 경후의 사이는 좋지 않았다.결혼 생활을 이어 가던 몇 년 동안, 경후는 집에 들어오는 날이 드물었다. 반면 여자들과의 소문은 끊이지 않았다.결혼 초반, 경후가 집에 돌아올 때면 늘 술에 취해 있거나, 몸에 낯선 향수 냄새가 배어 있었다.제나는 한때 경후와 여자들 사이에 떠도는 소문에 대해 경후에게 직접 따져 묻기도 했다.하지만 경후는 단 한마디로 제나의 모든 말을 막아 버렸다.“어떤 삶을 살지는 당신이 선택한 거야. 하제나, 당신한테는 나한테 따져 물을 자격 없어.”그
제나가 말했다.“이제 말해 줄 수 있어?”“뭘 알고 싶은데?”경후의 말을 듣자 제나는 믿기 어렵다는 생각과 함께 헛웃음이 났다.“꼭 내가 물어봐야 해?”“묻지 않으면 내가 어떻게 알아?”“정말로 스스로 잘못한 게 없다고 생각하는 거야?”경후는 여전히 아무렇지 않다는 태도였다.“말하고 싶은 게 그 여자들에 관한 거라면, 내 대답은 하나야. 그건 사업상 어쩔 수 없이 맞춰 주는 자리였을 뿐이야. 나와 그 여자들 사이에는 아무 일도 없었어.”“맞춰 주는 자리?”제나는 참지 못하고 웃었다. 하지만 눈가에는 차가운 기운이
“10억, 하나.”사회자의 말이 끝나자마자 또다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V001번 룸, 16억!”순간, 장내가 술렁였다.여인을 기쁘게 하려는 선물이라면 10억 선이 한계일 터였다.그런데 누군가가 16억을 던지다니, 이미 팔찌의 본래 가치를 한참 넘어선 가격이었다.그때까지 묵묵히 앉아 있던 태진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옆에 서 있던 직원을 향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20억.”직원이 잠시 굳어 있다가, 황급히 마이크를 잡았다.“V003번 룸, 20억!”연주는 얼이 빠진 듯 태진을 바라보았다.태진은 옅은 미소를 머
침대 머리맡에 여자를 묶어 둔 수갑이 눈에 들어오자, 경후의 시선이 차갑게 가라앉았다.경후는 그 수갑을 움켜쥐었다. 손에 힘이 들어가자 금속이 버티지 못하고 그대로 두 동강이 났다.경후는 자신의 외투를 벗어 제나의 몸에 덮어주었다.제나가 입고 있던 옷은 이미 채찍에 찢겨 제대로 된 형태를 알아보기 어려웠다.남자의 체온이 남아 있는 외투가 어깨를 감싸자마자 제나를 둘러싼 한기가 가로막혔다.이 순간의 경후는 제나에게 마치 구원자처럼 느껴졌다.제나는 이렇게까지 경후가 반가웠던 적이 없었다.절망 속에 눌러 두었던 감정이 한꺼번
지난번과 비교하면 이번 경후의 키스는 훨씬 능숙했다.이전처럼 서툴게 다가오는 느낌은 아니었다.제나는 경후가 갑자기 입을 맞출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해, 먼저 멈칫했다.정신을 차리고 피하려 했을 때는 이미 늦었다.경후는 주저함 없이 깊숙이 다가왔고, 제나는 점점 숨이 막혔다.머릿속이 서서히 비어 가는 느낌이었다.마치 물에 빠진 사람이 마지막으로 붙잡을 무언가를 찾듯,제나는 무의식적으로 경후에게 매달렸다.그의 키스가 싫지는 않았다.하지만 남자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남아 있었고, 몸은 저절로 떨렸다.그럼에도 제나는
“왜... 왜 이렇게 봐?”경후는 여전히 제나를 소름 끼치는 시선으로 내려다보고 있었다.제나의 눈에 떠오른 의문을 읽기라도 한 듯, 경후의 입가가 알 수 없는 모양으로 휘었다.“내 보살핌을 헛되게 만들지 않는다?”경후가 낮게 물었다.“그럼 요 며칠, 그 많은 키스도... 전부 제나 씨가 주는 보상인 거야?”제나는 멍하니 고개를 끄덕였다.“네...”말이 끝나기도 전에 경후가 낮게 웃음을 흘렸다. 웃고는 있었지만, 그 웃음은 눈까지 닿지 않았다. 남자의 검은 눈동자에는 차가운 물기 같은 기운이 깔려 있었고, 조롱이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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