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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3화

مؤلف: 은지아
곽지민은 타격이 없다는 듯 오지훈을 보며 농담조로 대꾸했다.

“나도 연애하고 싶지. 보라 정도면 아주 괜찮잖아. 나랑 어릴 때 친분도 좀 있어서 당연히 나한테 우선권이 있을 줄 알았는데, 네 녀석이 눈 깜짝할 사이에 채 가버릴 줄 누가 알았겠냐.”

오지훈이 곽지민을 매섭게 쏘아보았다.

“내 여자는 꿈도 꾸지 마라. 정훈이가 쓰는 혹독한 방법으로 널 상대하게 만들지 말고.”

두 사람은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으며 마주 보고 미소를 지었다.

...

식사를 마친 후, 천남현이 가벼운 산책을 제안했다.

“서경 도심은 너무 시끄럽고 복잡하잖아요. 이런 외곽은 좀 한적하긴 해도 나무가 많고 공기가 좋으니 같이 걸어보는 건 어때요?”

송남지는 기꺼이 동의했다.

예술 전시관 일도 잘 해결되었으니 마음속을 무겁게 짓누르던 짐을 잠시 내려놓은 참이었다.

다만 자리에서 일어날 때 아랫배에서 느껴진 미미한 통증이 최근 건강 상태가 그리 좋지 못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워 주었다.

한적한 교외의 인도 위를 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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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면을 쓴 남편   제954화

    송남지는 멍한 얼굴로 고개를 가로저었다.“정말 몰랐어요. 아무도 나한테 말해준 적 없고 정훈 씨조차 한 번도 얘기하지 않았으니까요.”서경의 여름은 서서히 뜨거워지고 있어 스쳐 지나가는 바람조차 후텁지근한 열기를 품고 있어 마음을 어수선하게 만들었다.송남지의 가슴속 깊은 곳 역시 개미 떼가 기어 다니는 것처럼 간지럽고 안절부절못하는 마음이 일었다.천남현은 앞을 향해 곧게 뻗은 길을 바라보며 입가에 미미한 미소를 띠었다. 아무도 송남지에게 말해주지 않았다면 자신 역시 입을 다무는 것이 옳다는 걸 알고 있었다.만약 사실을 고백한다면, 자신과 송남지 사이의 거리는 영영 좁혀지지 않을 테니까.하지만 주변 이들이 모두 정정당당하게 행동하는데 홀로 비겁한 소인이 되고 싶지는 않았다.마침 공원 안에서 아이들이 재잘거리며 뛰어놀고 있었고 천남현은 공원 한구석에 있는 그네를 가리켰다.“커피 한 잔 사 들고 저기 가서 좀 쉴까요?”나무가 울창한 공원은 해 질 녘이 되자 바깥보다 훨씬 선선하고 쾌적했다.송남지는 아이스커피를 손에 쥔 채 그네에 앉았지만, 머릿속은 온통 조금 전 천남현이 흘린 말에 사로잡혀 있었다.‘하정훈에게 어떤 고통이 있었던 걸까.’성은 그룹의 유일한 후계자인 하정훈은 태어난 순간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을 겪어본 적이 없었을 터였다.그러니 천남현이 말한 고통이 대체 무엇인지 송남지로서는 도무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발끝으로 가볍게 땅을 구르자 그네가 완만한 호를 그리며 흔들리기 시작했다.한 모금 들이켠 차가운 아이스커피가 오늘따라 유독 쓰디쓰게 느껴졌다.그때 곁에 앉아 있던 천남현이 나직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꺼냈다.“하정훈이라는 사람에게 처음으로 강렬한 인상을 받았던 날이 기억나네요. 아마 우리 집안에서 주최한 만찬회였을 겁니다. 그날 파티는 서경의 내로라하는 명사들이 모두 모여 무척이나 북적였죠. 그때 하정훈은 막 해외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참이었는데, 수려한 외모에 귀티가 흐르는 분위기, 게다가 성은 그

  • 가면을 쓴 남편   제953화

    곽지민은 타격이 없다는 듯 오지훈을 보며 농담조로 대꾸했다.“나도 연애하고 싶지. 보라 정도면 아주 괜찮잖아. 나랑 어릴 때 친분도 좀 있어서 당연히 나한테 우선권이 있을 줄 알았는데, 네 녀석이 눈 깜짝할 사이에 채 가버릴 줄 누가 알았겠냐.”오지훈이 곽지민을 매섭게 쏘아보았다.“내 여자는 꿈도 꾸지 마라. 정훈이가 쓰는 혹독한 방법으로 널 상대하게 만들지 말고.”두 사람은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으며 마주 보고 미소를 지었다....식사를 마친 후, 천남현이 가벼운 산책을 제안했다.“서경 도심은 너무 시끄럽고 복잡하잖아요. 이런 외곽은 좀 한적하긴 해도 나무가 많고 공기가 좋으니 같이 걸어보는 건 어때요?”송남지는 기꺼이 동의했다.예술 전시관 일도 잘 해결되었으니 마음속을 무겁게 짓누르던 짐을 잠시 내려놓은 참이었다.다만 자리에서 일어날 때 아랫배에서 느껴진 미미한 통증이 최근 건강 상태가 그리 좋지 못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워 주었다.한적한 교외의 인도 위를 느릿하게 걸으며 송남지는 머릿속을 비우고 아무 생각도 하지 않으려 애썼다.하지만 눈치 없게도 천남현이 대화거리를 찾아 말을 걸어왔다.그리고 대화는 자연스럽게 하정훈의 이야기로 흘러갔다.“이번 예술 전시관 일은 하정훈이 나설 줄 알았는데 그렇게 단호하게 선을 그을 줄은 몰랐네요. 아주 독하게 마음먹고 남지 씨와 관계를 정리하려나 봅니다.”송남지는 고개를 숙인 채 미소 지었다.“그러게요, 원래 남자들이 가장 매정한 법이니까요.”천남현은 진지한 눈빛으로 송남지를 몇 초간 응시하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남지 씨, 하정훈이 그렇게 행동하는 게 다 남지 씨를 위해서라는 생각은 안 해봤어요?”송남지는 걸음을 멈추고 다소 당혹스러운 기색으로 천남현을 바라보았고 얼굴에는 의문이 가득 서렸다.천남현은 부드럽게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하정훈의 병에 대해 알게 됐거든요. 내가 성은 그룹과 협력해서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몇 개 있잖아요. 하정훈이 병세를 철저히 비밀에 부쳤다지만, 이해관계자

  • 가면을 쓴 남편   제952화

    하정훈의 눈매가 한층 더 매섭게 가라앉았다.오지훈이 호기심 어린 얼굴로 다가왔다.“뭘 그렇게 열심히 봐?”오지훈은 단 한 번의 눈길로 사진을 알아보았고 작게 축소된 화면 너머 발신인이 천남현인 것을 확인하자 안색이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곽지민이 눈을 가늘게 뜨며 흥미를 보였다.“표정이 왜 그래? 무슨 귀신이라도 봤냐? 대체 뭔데?”곽지민이 몸을 숙여 화면을 들여다보았고 사진을 확실히 확인하고 나서야 멍하니 상황을 파악했다.곽지민이 멋쩍은 듯 툭 내뱉었다.“남지 새 남자친구?”말을 마치고 나서야 하정훈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는 걸 깨달았다.마침 종업원이 음식을 서빙하자, 오지훈이 황급히 화제를 돌렸다.“자, 일단 먹자. 여기가 제일 유명한 게 서경 토속 음식인데 먹어보면 입이 떡 벌어질 거야.”오지훈은 하정훈의 앞으로 접시를 밀어주었다.하정훈은 미간을 찌푸린 채 머릿속으로 방금 본 사진을 끊임없이 되감기하고 있었다.‘둘이 같이 밥을 먹은 걸까. 그것도 이런 허름한 골목 식당에서.’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하정훈은 숨이 가빠왔다.‘송남지가 천남현을 데려간 걸까, 아니면 천남현이 송남지를 데려간 걸까.’누가 먼저였든 간에 결국 두 사람 중 한 명이 상대방과 더 가까워지고 싶어 했다는 뜻이었다.하정훈의 미간이 점점 더 깊게 찌푸려졌다.그 서슬 퍼런 기색에 오지훈과 곽지민은 함부로 입을 열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하필이면 오늘 나온 요리 중에 방금 전 사진 속 메뉴와 겹치는 음식이 있었다. 둘 다 서경의 유명한 토속 음식이었다.눈치를 보던 곽지민이 직원을 불렀다.“이거 단맛이 너무 강하네요, 치워 주세요. 안 먹을 겁니다.”직원은 군말 없이 접시를 들고 빠르게 자리를 피했다.하정훈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갑자기 귀를 때리는 음악 소리가 소음처럼 거슬렸고 도저히 밥을 삼킬 기분이 아니었던 것이다.“먼저 간다, 너희끼리 먹어.”오지훈은 붙잡으려다 말고 이내 생각을 접었다. 워낙 남의 말을 듣지 않는 성격이니 가겠다는 사람을 말려봐야

  • 가면을 쓴 남편   제951화

    화려한 불빛이 번쩍이는 바 앞에 차가 멈춰 서고 발레파킹 직원이 다가오자, 하정훈은 나지막이 투덜거렸다.“이젠 밥 먹을 때도 자극적인 춤판을 곁들여야 하는 거야?”“남자가 미녀들 춤추는 거 좀 보겠다는데 뭐가 어때서? 이따 지민이 오면 물어봐, 백 퍼센트 좋다고 할 테니까.”오지훈은 하정훈의 말을 크게 개의치 않았다.그도 그럴 것이, 하정훈이 요즘 줄줄이 안 좋은 소식만 들었던 터라 기분이 가라앉아 말이 까칠해진 것임을 알기에 나름 배려해 준 것이었다.오지훈이 미리 귀띔을 해두었는지 바 사장이 직접 나와 맞이하며 가장 좋은 자리로 안내했다. 창가 쪽이면서도 아늑하고 전망이 좋은 곳이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곽지민이 허겁지겁 도착했다. 자리에 앉기 무섭게 곽지민이 오지훈을 놀려댔다.“역시 노는 데는 네가 일가견이 있네. 미녀들 춤 구경하면서 밥을 먹을 줄은 상상도 못 했어.”곽지민은 오지훈의 준비가 매우 만족한 듯 신기해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오지훈은 하정훈에게 보란 듯이 눈짓을 보냈다.‘거봐, 남자라면 다 똑같아. 유별난 건 너 하나뿐이니까 자신을 돌아보라'는 뜻이었다.하정훈은 앞에 놓인 무알코올 칵테일 잔을 들어 두 사람을 번갈아 보며 입꼬리를 끌어올렸다.“끼리끼리 노네, 아주.”주문을 마치자 바의 음악 소리가 한층 더 커졌다.하정훈은 이런 어수선한 분위기에서의 식사가 영 불편했는지 내내 미간을 찌푸린 채였다.급기야 하정훈은 깊은 한숨을 쉬며 오지훈을 경고하듯 바라보았다.“최보라가 너 이런 데서 밥 먹는 거 알아?”오지훈이 아무 말도 못 하자, 곽지민이 배를 잡고 웃으며 끼어들었다.“안 그래도 저번에 보라가 나한테 투덜대더라고. 오지훈 숏폼 앱만 열면 온통 미녀들이 야한 춤추는 영상뿐이래. 보라가 얘 본성을 모를 것 같냐? 그냥 모른 척 내버려 두는 거지.”“쯧쯧.”하정훈은 한심하다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오지훈은 아무 소용 없는 변명을 늘어놓았다.“그건 알고리즘이 멋대로 추천해 준 거야. 나 평소엔 그런 거 안 봐

  • 가면을 쓴 남편   제950화

    장난기가 발동한 오지훈이 깐족거리기 시작했다.“내가 보기엔 천남현 이 자식 엄청 잘생겼는데, 뭐가 못생겼다는 거야? 네가 눈이 침침해서 잘못 본 거 아니야?”오지훈은 휴대폰을 다시 하정훈의 눈앞으로 들이밀었다.하정훈은 눈을 치켜뜨고 오지훈을 매섭게 쏘아보았다.“방금 전 회의실에서 나간 임원들 다시 소집해서 재심의 한 번 해볼까? 이번엔 내가 기필코 반대표를 던져줄 테니까.”오지훈은 그 자리에서 바로 무릎을 꿇었고 너무 놀란 나머지 휴대폰마저 바닥에 떨어뜨릴 뻔했다.그는 넉살 좋게 웃으며 황급히 말을 바꿨다.“아이고, 우리 형제 사이에 왜 이래. 다시 자세히 보니까 천남현 이 자식 진짜 못 봐주겠네. 우리 남지 씨가 왜 그런 얼굴을 화폭에 담아줘서 손을 더럽혔나 몰라, 완전 재능 낭비지!”하정훈은 그제야 분이 풀린 듯한 표정을 지었고 임원들을 소집해 결재안을 엎어버리겠다는 협박은 그렇게 무마되었다.“가자.”오지훈은 어리둥절한 채 뒤따라갔다.“어디 가는데?”하정훈이 돌아보며 대답했다.“아까 밥 산다고 했던 건 그냥 예의상 던진 빈말이었냐?”오지훈은 그제야 생각났다는 듯 다급히 발걸음을 맞춰 나란히 걸었다.“내가 너한테 무슨 빈말을 하겠냐? 그냥 네가 진짜로 오케이 할 줄 몰랐던 거지.”하정훈의 눈빛이 깊게 가라앉았다. 사실 하씨 저택으로 너무 일찍 들어가고 싶지 않았을 뿐이었다. 안주인이 사라지고 차가운 의료진만이 대기하고 있는 그 거대한 저택은, 들어설 때마다 언제나 무언가 결여된 듯한 쓸쓸함을 안겨주었다.오지훈은 가는 길에 곽지민과 유경태에게도 연락을 돌렸다. 유경태는 오늘 밤 수술이 잡혀 있어 긴급 휴식을 취해야 한다며 사양했다.“불쌍한 자식, 먹을 복도 지지리 없네.”오지훈이 한쪽 눈썹을 으쓱이며 너스레를 떨었다.“거기다 눈요기할 기회도 버렸어. 우리 오늘 서경에서 제일 트렌디한 핫플레이스 펍 갈 거거든. 거기 주말 한정으로 비주얼 대박인 댄서들이 쇼도 보여준다고.”전화기 너머에서 유경태가 코웃음을 쳤다.“클럽 댄서

  • 가면을 쓴 남편   제949화

    회의실을 나와 십여 미터쯤 걸었을 때, 오지훈이 하정훈의 어깨에 팔을 올리며 친한 척을 해왔다.“이따 내가 저녁 살게. 아까 찬성표 던질 때 거수하는 자태가 아주 예술이더라.”하정훈은 미간을 찌푸린 채 제 어깨에 얹힌 오지훈의 손을 힐끗 보았다.오지훈은 기가 막히게 눈치를 채고 냉큼 손을 거두었다.그러고는 멋쩍은 듯 말했다.“알았어, 인마. 네 몸에 손대는 거 아주 칠색 팔색하는 거 잘 안다고.”대답을 마친 오지훈의 머릿속에 뜬금없는 호기심이 발동했다. 스킨십이라면 치를 떠는 하정훈이, 과연 송남지와의 접촉마저 그렇게 혐오할지 문득 궁금해진 것이다.송남지의 이름이 떠오르자 오지훈이 무심코 툭 내뱉었다.“남지 씨도 은근히 잔머리가 좋다니까. 세상에, 그림 한 장으로 천남현을 단번에 구워삶을 줄이야.”순간 하정훈의 발걸음이 우뚝 멈추어 섰다.뒤따라 걷다가 미처 대처하지 못한 오지훈은 하정훈의 등 뒤로 하마터면 들이받을 뻔했으나, 다행히 순발력 있게 몸을 멈췄다.“왜 그래? 어디 아파?”이삼 초가 흐른 뒤에야 하정훈은 다시 무거운 발걸음을 떼어 대표이사 사무실로 향했다.“어, 몸이 좀 안 좋네.”오지훈의 얼굴에 걱정스러운 기색이 가득했다.“망할, 몸도 안 좋으면서 회의에는 왜 참석한 거야? 사무실은 또 왜 가고? 지금 당장 하씨 저택으로 데려다줄게.”오지훈은 당장이라도 하정훈이 쓰러지기라도 할까 봐 겁먹은 사람처럼 하정훈의 팔을 거세게 붙잡고 이끌었다.하정훈은 짜증스럽게 오지훈을 밀쳐냈다.“안 죽으니까 호들갑 떨지 마. 내 몸뚱이 상태는 내가 제일 잘 알아.”오지훈은 투덜거리면서도 하정훈의 발걸음에 맞춰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그렇게 미련하게 버티다가 하루아침에 꼴깍 넘어가는 수가 있다니까...”불길한 말이 입 밖으로 나오자 오지훈은 황급히 바닥에 대고 퉤퉤퉤 세 번 침을 뱉어 액땜을 했다.“됐어, 넌 팔자가 워낙 세서 장수할 팔자야.”하정훈이 멈칫하며 물었다.“내가 장수한다고?”“당연하지! 네 팔자면 옛날 같았으면 세

  • 가면을 쓴 남편   제513화

    하정훈은 걱정이 앞섰지만 차마 그녀를 새장 속에 가두어 키울 수는 없었다.“알았어. 데려다줄 테니 난 밖에서 기다릴게.”말을 마친 하정훈은 가속 페달을 밟았다.박재용이 지정한 장소는 서경의 유명한 라인국 전문 식당으로 실력 있는 남양 셰프 덕분에 예약 전쟁이 치열하기로 유명한 곳이었다.예약제 식당이라 그런지 드넓은 주차장은 한산했고 차 몇 대만이 띄엄띄엄 서 있었다.송남지는 그중 박재용의 차를 단번에 알아차렸다.그가 먼저 도착한 모양이었다.아까 레투알 레스토랑에 갈 때 자신이 만나자고 해놓고 정작 운전은 박재용이 하게

  • 가면을 쓴 남편   제459화

    박재용은 누가 봐도 비아냥거리는 투로 말을 이었다.“딱 보니 일밖에 모르는 독종 스타일인데, 평소에 일에만 매달리느라 가족들이랑 사이가 소원해진 거 아닙니까? 지금 이 꼴로 돌봐줄 사람 하나 없는 걸 보니 자업자득이네요.”그 말을 듣는 송남지의 눈빛이 순식간에 흐릿하게 가라앉았다.하정훈과 결혼한 뒤 그녀에게 제1순위 가족은 당연히 하정훈이었지만, 그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표정은 금세 어두워졌다.“정말 말씀대로 제가 가족 관계를 잘 못 풀었나 봐요.”처음 다쳐서 퇴원하고 다시 입원하는 이 소동 속에서도 그는 고작 한 번 얼굴

  • 가면을 쓴 남편   제40화

    최미경의 눈에 비친 송남지는 아직 스물네다섯밖에 안 된 어린 딸이었다. 그런 송남지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벅찬 일이었다.하지만 송남지는 최미경의 걱정보다 훨씬 단단했다. 송남지는 최미경의 베개를 바로 잡아주고 이불을 정성스럽게 덮어주며 나직하게 말했다.“엄마, 조금만 더 쉬세요. 저는 혼자 가도 괜찮아요.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집에서 기다려 주시면 돼요.”그 시각, 하씨 저택.하정훈 옆에는 따뜻한 차 한 잔이 놓여 있었고 하인들은 분주히 저녁 식사 음식을 내오고 있었다. 오가은은 휴대폰을 탁 내려놓으며 못마땅하다는 듯 말했다.

  • 가면을 쓴 남편   제41화

    하정훈은 송남지의 눈빛에서 흔들림 없는 단단함을 보았다.‘참 고집 센 아이군.’그는 더는 억지로 설득하지 않고 한발 물러서듯 말했다.“그럼 앉아서 얘기하는 건 괜찮지?”다들 앉아 있는데 혼자 서 있으니 송남지도 조금은 어색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 앉았고 하정훈은 의자를 안쪽으로 밀어주며 세심하게 배려했다.자리에 앉고 나서야 송남지는 하종현 부부와 하정훈의 시선이 모두 자신에게 향해 있다는 걸 깨달았고 설명하기 어려운 낯선 기분이 밀려왔다.윤씨 가문에 있을 때는 늘 말해도 아무도 제대로 들어주지 않았고 각자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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