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미친 남편 조련법

사랑에 미친 남편 조련법

Por:  묵묵연화Atualizado agora
Idioma: Korean
goodnovel4goodnovel
Classificações insuficientes
30Capítulos
29visualizações
Ler
Adicionar à biblioteca

Compartilhar:  

Denunciar
Visão geral
Catálogo
ESCANEIE O CÓDIGO PARA LER NO APP

잃어버렸던 청력을 되찾은 날. 원슬비는 자신이 사랑한 남자, 강성준이 자신을 배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쓰레기 같은 남자와 뻔뻔한 여자에게 차례로 따귀를 날린 뒤, 원슬비는 결혼식장에서 도망친 언니 대신 하씨 집안의 둘째 도련님에게 시집가겠다고 대답했다. 소문 속의 하이재. 오래 앓아 몸이 성치 않은 데다, 성정마저 음험하고 냉혹하다는 남자. 사람들은 모두 말했다. 그런 남자에게 시집가 봐야 살아 있는 과부가 되는 셈이라고. 하지만 신혼 첫날 밤. 하이재는 원슬비의 가는 허리를 움켜쥔 채 그녀를 통유리창 앞에 세워 눌렀다. “내가 별로라 생각했다며?” 그 뒤 사흘 동안. 다리에 힘이 풀린 원슬비는 제대로 서지도 못하고 나서야 깨달았다. 소문이란 것이 얼마나 허술한지... ... 어느 날, 화려한 연회장에서 그녀를 배신했던 전 남자친구가 눈시울을 붉히며 원슬비에게 매달렸다. 다시 시작하자고. 자신에게 돌아와 달라고. 하이재는 태연한 얼굴로 알약 몇 개를 입에 털어 넣더니, 이를 갈며 으드득 씹었다. “도우야, 칼 하나 가져와.” 그가 천천히 웃었다. “내 병이 지금 발작하려는 것 같거든. 병자니까 사람 하나 죽여도 봐줄지 모르잖아.” 모두가 하이재의 광기를 두려워했다. 다만 원슬비만은 알고 있었다. 그 무시무시한 폭풍 같은 분노 아래, 오직 자신에게만 향하는 뜨거운 집착과 사랑이 숨 쉬고 있다는 것을...

Ver mais

Último capítulo

Mais capítulos

Para os leitores

굿노벨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굿노벨에 등록하시면 우수한 웹소설을 찾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완벽한 세상을 모색하는 작가도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로맨스, 도시와 현실, 판타지, 현판 등을 비롯한 다양한 장르의 소설을 읽거나 창작할 수 있습니다. 독자로서 질이 좋은 작품을 볼 수 있고 작가로서 색다른 장르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어 더 나은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작성한 작품들은 굿노벨에서 더욱 많은 관심과 칭찬을 받을 수 있습니다.


Sem comentários
30 Capítulos
제1화
“형, 진짜 집에 있던 그 입양한 여동생을 데려왔어? 여친이 알면 가만 안 있을 텐데?”1년 동안 소리를 듣지 못하다가 마침내 청력을 되찾은 원슬비는 프라이빗 라운지 룸 문밖에 서 있었다. 입가에 걸려 있던 웃음이 그대로 굳어지면서, 온몸이 못이 박힌 듯 문 앞에서 멈췄다.‘강시연이 돌아왔다고?’“너희만 입 다물면 슬비는 아무것도 몰라.” 강성준의 목소리는 차갑고 감정이 없었다. “1년도 넘었잖아. 시연이도 집이 그리웠겠지.”“집이 그리운 게 아니라 형이 그리운 거겠지.”룸 안에서 뜻을 알아들은 웃음이 한꺼번에 터졌다.“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나는 시연이를 동생으로만 봐.”“형, 방금 그 여동생이 형한테 입 맞추는 거 내가 봤는데? 무슨 동생이야. 여동생이 아니라 애인 같은 동생 아니고?”성준의 미간이 살짝 접혔다.“내가 딴생각하는 사이에 갑자기 다가온 거야. 피하지 못했을 뿐이고. 아직 애가 철이 없는데 내가 뭘 따지겠어.”성준은 뭔가 떠올린 듯 조용히 경고했다.“이 일은 전부 덮어. 곧 슬비가 올 텐데 누구도 말 꺼내지 마. 말실수도 하지 말고.”그때 누군가 헛기침을 하며 분위기를 바로잡았다.“그리고, 내가 진심으로 묻는 건데... 예전에 시연이가 사람 시켜서 형 여친을 차로 치게 한 일, 형은 정말 그냥 넘긴 거야?” “그 사고로 형 여친은 거의 죽을 뻔했고, 지금까지 소리도 못 듣잖아.”성준은 담담하게 말했다.“시연이 그때 겨우 19살이었어. 철이 없어서 제멋대로 굴었던 것뿐이지.” “게다가 타지에서 1년이나 고생해서 지금은 훨씬 철이 들었어. 언제까지 그 일을 붙들고 있을 필요 없잖아.”‘제멋대로 굴었던 것뿐?’슬비는 머릿속에서 무언가가 터져 나가는 것 같았다.세상이 발 밑에서부터 무너져 내리는 듯한 충격이었다.터무니없는 허탈감이 사방에서 밀려와 슬비를 집어삼킬 듯했다....1년 전, 성준의 집에 입양된 여동생 시연은 성준을 미친 듯이 좋아했다. 심지어 거절당하자, 정신이 나간 시연은 사람을 시켜
Ler mais
제2화
시연의 뺨에 빠르게 다섯 손가락 자국이 떠올랐다.시연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크게 뜨면서 화끈거리는 뺨을 감쌌다. 한참 뒤에야 겨우 반응했다.“감... 감히 나를 때려?”시연이 손을 들어 되받아치려고 하자, 슬비가 더 빠르게 손목을 잡았다.다음 순간, 슬비가 다시 손을 휘둘렀다.짝!시연의 고개가 돌아갔다. 정성 들여 만 머리카락이 흐트러지면서 뺨에 달라붙었다.시연은 두 눈을 부릅떴다. 자신이 연달아 두 대나 맞았다는 사실을 아직 받아들이지 못한 듯했다.룸 안은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모든 시선이 두 여자에게 꽂혔다.가장 먼저 정신을 차린 성준조차 그 자리에서 그대로 얼어붙었다.그의 눈동자가 믿을 수 없다는 듯 가늘게 떨렸다.‘슬비가 들을 수 있게 됐나?’성준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무심코 옆으로 시선을 돌렸을 때, 맞은편의 술 진열장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짙은 거울 장식의 문이 따뜻한 벽 등의 불빛을 반사하고 있었다.‘아, 거울을 보고 있었구나.’성준은 속으로 한숨을 돌렸다. 어딘가 이상한 느낌을 더 생각할 새도 없었다. 시연이 분노에 찬 목소리로 소리쳤다.“이 더러운 년! 얼굴을 찢어 버릴 거야!”시연은 슬비에게 달려들었다. 길게 세운 손톱이 곧장 얼굴을 향했다.두 사람의 손이 공중에서 뒤엉켰다.슬비는 빠르게 시연의 긴 머리카락을 움켜쥐었다. 시연은 아파서 비명을 질렀다.“그만해!”성준이 성난 소리와 함께 앞으로 나섰다. 두 사람을 억지로 떼어 놓고 팔을 사이에 넣더니, 그대로 슬비의 손목을 붙잡았다.“너희 둘 다 이제 그만해.”그 틈을 타 시연이 다시 손을 들어 올렸다.슬비는 가슴이 조여들면서 성준의 손아귀를 뿌리치려고 했다.하지만 손목이 너무나 단단히 잡혀 있었다. 아무리 힘을 줘도 빠져나오지 못했다.슬비는 입술을 벌려 놓으라고 말하려고 했다. 그러나 목에서 나온 것은 갈라진 숨소리뿐이었다.청력은 돌아왔지만, 전날 밤 심한 열이 나면서 목이 꽉 잠겨 버렸다. 제대로 된 소리를 낼 수 없었다.
Ler mais
제3화
‘부탁받은 일?’‘강성준인가?’슬비의 펜끝이 잠시 멈췄다.지난 1년 동안 슬비는 성준이 자신을 위해 사방으로 뛰어다니며 의사를 찾는 모습을 직접 봤다. 하지만 별 효과는 없었다.그러다 반년 전 주치의가 희천으로 바뀐 뒤, 슬비의 청력은 조금씩 좋아졌다.그런데 왠지 마음 한쪽이 석연치 않았다.‘강성준과 유 선생님은 그렇게 가까운 사이였나?’‘하지만 평소 검사 받으러 올 때마다 유 선생님은 강성준에게 좋은 표정을 보인 적이 거의 없었는데...’고개를 들고 희천을 보는 슬비의 눈에는 의문이 가득했다.희천은 더 말하지 않았다.“쉬는 데 방해하지 않을게요. 잘 회복하세요.”“감사합니다, 선생님.”문이 닫혔다.병실에는 다시 정적이 내려앉았다.베개 옆 핸드폰이 몇 번 진동했다.슬비가 핸드폰을 들어 훑어보니 대부분은 정여진이 보낸 메시지였다. 비행기 표를 끊었는지, 언제 호강시로 돌아오는지를 묻는 내용뿐이었다.슬비는 시간을 확인했다. 새벽 3시에 보낸 메시지가 있었고, 가장 최근 것은 아침 7시였다.곧장 답장을 입력했다.[엄마, 이쪽에서 갑자기 일이 생겼어. 이틀 뒤에 갈게.]전송하자마자 핸드폰이 다시 울렸다.가장 아래에 있던 메시지는 성준의 메신저였다.[어젯밤 많이 다쳤어? 조금 있다가 보러 갈게. 먹고 싶은 거 있으면 사 갈게.]슬비는 그 문자를 보며 차갑게 웃었다.고개를 숙여 대화창을 열고 딱 한 줄을 입력했다.[오지 마, 우리 그냥 헤어져.]전송한 뒤 곧장 번호를 차단하고 삭제했다. 모든 과정이 한 번에 끝났다.슬비는 핸드폰을 침대 위에 엎어 놓고 눈을 감았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사람처럼 표정은 담담했다....같은 시각, 출근길 차량 흐름 속에서 검은 세단 한 대가 앞차를 따라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띵-중앙 콘솔 위에 놓인 핸드폰이 울렸다.성준은 운전석에 앉아 한 손을 운전대에 걸고 있었다. 다른 손으로 핸드폰을 집어 화면을 확인한 뒤 미간을 찌푸렸다.잠시 한눈을 판 사이, 앞차의 브레이크등이 갑자기
Ler mais
제4화
이틀 뒤, 슬비의 몸에 난 상처는 대부분 가라앉았고 목소리도 돌아왔다.그동안 성준은 단 한 번도 병문안을 오지 않았다.대신 정여진이 호강시에서 보낸 택배가 도착했다.그 안에는 원지민의 주민등록증이 들어 있었다.슬비는 병실 창가에 서서 아래 도로의 차들을 바라봤다. 입가에는 아주 옅은 미소가 걸렸다.조롱 같기도 했고 체념 같기도 했다.그때 문이 열렸다.희천이 들어왔다. 오늘은 하얀 가운을 입지 않았다. 짙은 회색 셔츠 소매를 팔뚝까지 걷어 올린 모습은 평소보다 차가움이 조금 덜하고 사람 냄새가 났다.“퇴원 절차 끝났습니다.” 희천은 서류를 건넸다. “가도 됩니다.”슬비는 서류를 받아 내려다보고 낮게 말했다.“감사합니다, 선생님.”희천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슬비의 얼굴을 보며 뭔가 말을 고르는 듯했다.“선생님, 왜 그러세요? 다른 일이라도 있나요?”“오늘 호강시로 돌아가요?”슬비는 고개를 끄덕였다.희천은 드물게 이를 드러내며 활짝 웃었다.“잘됐네요!”“네?”슬비는 왜 희천이 그렇게 기뻐하는지 알 수가 없어 의아했다.‘호강시로 돌아가는 것뿐인데, 뭐가 잘됐다는 걸까?’슬비의 의문 어린 시선을 본 희천은 손가락으로 콧등을 살짝 문지르며 헛기침했다.“아, 그러니까... 얼른 가서 짐 챙기세요. 비행기 놓치면 안 되잖아요.”“감사합니다.”희천은 나간 뒤, 슬비는 짐을 정리하기 시작했다.사실 정리할 것도 많지 않았다.침대 옆 서랍을 열자 벨벳 케이스 하나만 놓여 있었다.뚜껑을 열자 남자 반지가 들어 있었다. 은색의 단순한 디자인, 안쪽에는 ‘준·비’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뚜껑을 닫은 슬비는 표정 하나 바꾸지 않은 채 침대 옆 쓰레기통에 던졌다....슬비가 집에 돌아왔을 때, 하늘은 완전히 개어 있었다.햇빛이 창문으로 들어와 거실 바닥 위에 내려앉았다. 공기 중에 떠다니는 먼지가 빛 속에서 어른거렸다.슬비는 문가에 서서 지난 2년 동안 살았던 공간을 바라봤다.거실 테이블에는 성준이 마시다 만 커피가 놓여
Ler mais
제5화
그때 슬비는 막 북명국제공항에 도착한 참이었다. 슬비의 핸드폰이 울렸다.“네, 선배.”전화 너머에서 주현석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렸다. 어딘가 난감한 웃음이 섞여 있었다. [슬비야, 방금 강명그룹 계열사 새별엔터에서 연락이 왔어. 대표 자리는 진조운으로 확정됐대.]슬비는 걸음을 잠깐 멈췄다가 다시 캐리어를 끌고 앞으로 걸었다.“그래요?”현석은 슬비의 반응이 너무 담담해서 놀란 듯했다. 잠시 후 장난스러운 말투로 물었다.[뭐야? 내 편 들어주는 말도 한마디 안 해? 네가 추천한 사람이 이렇게 밀려났는데도 화도 안 나?]슬비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선배, 이 일로 저한테 따지려고 전화한 거예요?”[내가 그렇게 한가하진 않아.]현석의 웃음이 사라지고 말투가 진지해졌다. [강성준에게 알려주라고 전화한 거야. 진조운은 좋은 사람이 아니야.]슬비의 발걸음이 다시 느려졌다.[예전 회사에서 자기 밑에 있던 신인 여배우를 괴롭혔다는 소문이 있었어. 그 여배우는 데뷔한 지 얼마 안 됐고 배경도 없어서 당하고도 아무 말도 못했지.][결국 그 여배우는 우울증이 심해져서 스스로 투신했어.]현석의 목소리는 낮았다. 혐오가 섞인 말투였다.[평소 같았으면 진조운 같은 쓰레기는 내 귀에 들어올 자격도 없었어. 후배 체면을 세워주려고 같이 이름을 올렸을 뿐인데, 네 남친이 이런 선택을 할 줄은 몰랐네.]슬비는 눈을 내리깔았다. 진조운에 관한 일은 슬비도 들은 적이 있었다. 성준에게도 말한 적이 있었다.그런데도 성준은 진조운을 골랐다.슬비는 잠시 조용히 있다가 말했다.“알았어요, 선배.”현석은 슬비의 말투가 평소와 다르다는 걸 느꼈다.[왜 그래? 너랑 강성준...]“헤어졌어요.”전화기 너머가 잠시 조용해졌다.곧 현석이 웃었다.[잘했어.]슬비는 잠시 멈칫했다.[강성준은 너한테 어울리지 않아. 넌 좋은 남자를 만나야지.]슬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때 머리 위로 공항 안내 방송이 울렸다. 탑승객에게 게이트로 이동하라는 안내였다.[공
Ler mais
제6화
슬비가 불안해하는 사이, 하이재는 시선을 거두고 가죽 시트에 몸을 깊게 기댔다. 목젖이 천천히 움직였다.“타.”슬비는 조금 안도하며 허리를 숙여 차 안으로 들어갔다.차문을 닫자 습하고 더운 호강시의 오후 공기도 차단됐다.검은 세단은 부드럽게 출발해서 공항 고속도로 흐름에 합류했다. 창밖으로 표지판이 빠르게 지나갔다.원씨 저택으로 가는 방향도 아니고, 하씨 집안 본가로 향하는 길도 아니었다.슬비는 2년 동안 호강시에 오지 않았지만 이 큰길의 방향은 아직 기억하고 있었다.슬비는 옆자리에 앉은 남자를 바라봤다.하이재는 눈을 감고 기대어 있었다. 스쳐 지나는 빛과 그림자 속에서 옆모습은 더 날카롭게 보였다. 숨을 내쉴 때마다 실크 셔츠의 깃이 살짝 오르내렸고, 깊게 파인 쇄골 안쪽으로 아주 살짝 흉터가 보일 듯 말 듯했다.“회장님...” 슬비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지금 어디로 가는 건가요?”이재가 천천히 눈을 떴다.“시청 민원실.”슬비는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았다.“네?”“혼인신고 하러.” 이재는 두 사람 사이에 놓인 가운데 팔걸이에 팔을 느슨하게 올렸다.셔츠 소매를 팔꿈치까지 걷었고, 드러난 손목에는 뼈마디가 선명하게 도드라져 있었다.서늘할 정도로 흰 피부 아래로 푸른 혈관이 희미하게 비쳤다.“부모님이 말 안 했어?” 이재의 말투는 평평했다. “하씨 집안과 원씨 집안의 결혼은 이달 말로 잡혀 있고, 혼인신고 서류도 미리 준비돼 있어. 오늘 가서 서명만 하면 돼.”슬비는 입을 열었지만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이 대리 결혼은 이틀 전 갑자기 정한 일이었다. 떠밀리듯 온 터라 세부 사항을 알 리 없었다.하지만 호강시에 내리자마자 시청으로 끌려갈 줄은 정말 몰랐다.숨 돌릴 틈조차 없었다.“하지만...” 슬비는 이유를 찾아보려고 했다. “저는 막 비행기에서 내렸는데...”“원하지 않는다는 건 알아.” 이재의 어둡고 깊은 시선이 슬비에게 머물렀다. 남자가 입술을 열었다. “그래서 우리 그냥 계약결혼이야.
Ler mais
제7화
슬비는 이재를 따라 시청 별관을 나섰다.호강시의 오후 햇빛은 눈이 시릴 만큼 환했다. 공기에는 습한 열기가 떠다녔고, 찬 기운이 가득했던 실내와 전혀 다른 세상 같았다.검은 세단은 길가 나무 그늘 아래 조용히 서 있었다.이재는 뒷좌석 문을 열고 옆에서 기다렸다.나뭇잎 사이로 샌 햇빛이 눈가에 잘게 내려앉았다. 그 자리에 선 이재는 마치 칼집에 들어 있는 칼과도 같았다. 차분했지만 언제든 빠져나와서 누군가를 베어 버릴 것 같았다.슬비가 몸을 숙여 차에 오를 때, 이재의 시선이 자신에게 머물고 있다는 걸 느꼈다.무겁게 압박하진 않았지만 존재감은 강했다.“먼저 본가로 가자. 할머니께서 기다리고 계셔.”이재도 따라 차에 올랐다. 차문이 닫히자, 묵직한 소리와 함께 바깥의 더위도 끊어졌다.고개를 끄덕인 슬비가 뭔가 말을 꺼내려고 했다. 그때 가방 속 핸드폰이 갑자기 울렸다.북명시에서 걸려 온 낯선 번호였다.슬비는 멈칫하면서, 좋지 않은 예감이 마음을 찔렀다. ‘하필 이런 때...’이재의 시선이 가볍게 스쳤다.슬비는 생각할 것도 없이 곧바로 전화를 끊었다.하지만 몇 초도 지나지 않아서 같은 번호가 다시 전화가 걸려 왔다.슬비는 입술을 꽉 깨문 뒤 손끝으로 통화 버튼을 눌렀다.[슬비야!]받자마자 성준의 초조한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며칠 동안 억눌린 분노가 그대로 묻어 있었다.[퇴원했는데 왜 집에 안 와? 어디 갔어? 내가 전화를 몇 통이나 했는지 알아?]슬비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면서 반사적으로 옆을 봤다.이재는 언제 시선을 거뒀는지, 고개를 숙인 채 손 안의 라이터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이재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저 조용히 앉아 있었고, 슬비를 보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그 잔잔한 존재감 때문에 슬비는 왠지 압박감을 느꼈다.슬비는 바로 핸드폰을 조금 멀리 떼면서 목소리를 낮췄다.“무슨 일이야?”[무슨 일이냐고? 슬비야, 성질부리는 것도 정도껏 해!]성준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날 일은 내가 잘못했어. 하지만
Ler mais
제8화
‘예담만’ 단독주택 단지, 하씨 집안 본가.하씨 집안의 본가는 차분하면서도 위엄 있는 저택이었다.흰 외벽 아래로 아치형 기둥이 이어진 현관이 자리했고, 넓은 마당에는 키 큰 소나무와 잘 다듬어진 조경수들이 가득했다. 멀리서는 개인 수영장의 물결이 햇빛을 받아 반짝이고 있었다.아치형 기둥이 이어진 현관 복도를 지나자 본가의 메인 응접실이 모습을 드러냈다.크리스털 샹들리에가 실내를 대낮처럼 밝히고 있었고, 검은 가죽 소파에 몇 사람이 앉아 있었다.상석에는 하씨 집안의 최고 어른인 민혜숙이 자리하고 있었다.민혜숙의 입가에는 옅은 미소가 걸려 있었지만, 눈빛만큼은 흐트러짐 없이 또렷했다. 말없이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묵직한 위엄이 느껴졌다.그 옆에는 주예원과 딸 하정인이 자리하고 있었다.이재가 슬비의 손을 잡고 들어서자, 모든 시선이 두 사람에게 향했다.“이 녀석아, 올 거면 미리 말이라도 하지.”민혜숙이 짐짓 나무라듯 웃었다. 그러다 시선이 슬비에게 닿자 눈매가 한층 부드러워졌다.“이 아이가 원씨 집안 아가씨구나? 이리 와 봐라. 할미가 얼굴 좀 보자.”슬비가 몇 걸음 앞으로 나가자, 민혜숙이 손을 잡았다. 민혜숙은 슬비를 천천히 살피더니 눈이 휘어질 정도로 활짝 웃었다. 손주 사랑은 원래 남다르다. 더구나 손주들 중 가장 뛰어난 이재가 이렇게 고운 아가씨를 데려왔으니 기뻐하지 않을 수 없었다.슬비는 진땀을 흘리면서 고개를 숙였다.“안녕하세요. 원지민입니다.”옆에 앉은 주예원의 시선이 슬비를 슬쩍 훑었다.흰 원피스는 절제된 디자인이었지만, 슬비의 균형 잡힌 몸매를 과하지 않게 드러내고 있었다.가는 허리에 치맛자락 아래로 드러난 발목도 희고 가늘었다.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얼굴이었다.하얀 피부에 고운 붓끝으로 그려 낸 듯한 이목구비, 살구빛이 은은하게 도는 맑은 눈매.눈꼬리는 자연스럽게 살짝 올라가 있었고, 시선이 움직일 때마다 본인도 모르는 사랑스러움이 묻어났다.“정말 예쁘네.”주예원이 웃으며 말했다. 말투에는 묘한 뉘
Ler mais
제9화
민혜숙은 다시 슬비에게 물었다.“새아가, 계속 바깥에서 공부했다지? 어디였더라?”“런던이요.” 슬비는 빠르게 대답했다.원지민은 지난 몇 년 동안 영국 런던에 있는 대학교에서 공부했다. 이달 초에야 호강시로 돌아왔으니, 주변에서 원지민을 알아보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 슬비가 지민 대신 시집가겠다고 감히 답한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민혜숙이 웃으며 물었다.“무슨 공부를 했니?”“예술경영이에요.”민혜숙은 고개를 끄덕였다.“어쩐지 분위기가 좋더라.”슬비가 겨우 숨을 놓으려던 때, 옆의 주예원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어머님, 그러고 보니 며칠 전 정인이가 무슨 자선 만찬에 갔다가... 지민 씨를 본 것 같은데요?”슬비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옆에서 핸드폰을 보던 정인이 고개를 들었다. 눈꼬리가 휘어지면서, 얼굴에는 의미심장한 웃음이 떠 있었다.“맞아요. 그날 새언니가 아주 눈에 띄었죠.”슬비의 등에 식은땀이 배었다.슬비는 무슨 자선 만찬인지 전혀 알지 못했다.“그날은... 사람이 너무 많아서요.” 슬비는 억지로 침착한 목소리를 냈다. “아가씨를 미처 못 봤나 봐요.”정인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그날 재미있는 일도 조금 있었는데, 기억하시죠?”슬비는 목이 타는 걸 느꼈다. 그래도 최대한 자연스럽게 들리도록 말했다.“그날... 제가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나 봐요. 기억이 잘 안 나네요.”“기억이 잘 안 난다?” 주예원은 찻잔을 들어 느긋하게 한 모금 마셨다. 시선이 슬비의 얼굴을 스치면서, 웃는 듯 마는 듯이 말했다. “보름도 안 된 일인데, 지민 씨는 기억력이 썩 좋진 않나 봐요.”공기가 미묘하게 굳어졌다.머리카락이 쭈뼛거리면서 슬비가 다시 설명하려고 할 때.이재의 라이터가 탁 소리를 내며 닫혔다.이재는 눈을 들어 주예원을 봤다. 그 눈빛은 담백했지만 찻잔을 든 주예원의 손을 멈추게 만들 만큼 차가웠다.“작은어머님은 기억력이 좋으시네요.” 이재의 목소리는 조용하면서도 평온했다. “지난해 저희 집에서 닭
Ler mais
제10화
검은 세단이 ‘예담만’ 단독주택 단지를 떠났을 때는 이미 하늘이 어둑해진 뒤였다.강변을 따라 늘어선 빌딩과 다리의 불빛이 긴 띠처럼 이어져서 물 위에 비쳤고, 잘게 부서진 별빛처럼 흔들렸다.슬비는 차창 옆에 앉아 차창에 비친 흐릿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러다 곧 옆자리에 앉은 이재를 몰래 훔쳐보았다.남자는 시트에 몸을 기댄 채 눈을 감고 있었다.창밖에서 스며든 빛이 그의 옆얼굴을 반으로 가르면서 윤곽을 더욱 또렷하게 만들었다.마치 검은 나비가 잠시 내려앉은 듯, 긴 속눈썹이 눈가에 희미한 그림자를 드리웠다.겉으로 보기에는... 액막이 결혼이 필요할 만큼 병색이 짙은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하지만 조금 전, 아무렇지 않게 알약을 사탕처럼 씹어 삼키던 모습이 다시 떠올랐다.‘그러니까... 대체 무슨 병이지?’“무슨 생각해?”슬비가 엉뚱한 생각에 빠져 있던 그때, 착 가라앉은 따뜻한 음성이 울렸다.반사적으로 눈을 든 그녀는 맑고 검은 눈동자와 마주쳤다.“아무 생각도 안 했어요.” 차가 멈춘 것을 느낀 슬비는 급히 시선을 거두고 창밖을 봤다. “여긴 어디예요?”이재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더니, 붉어진 슬비의 귓가를 슬쩍 보면서 말했다.“집에 도착했어. 내려.”도우가 먼저 내려서 문을 열면서, 슬비에게 뭔가 알려 주려고 했다. 하지만 이재가 이미 슬비의 손을 잡고 안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저택은 압도적일 만큼 웅장했다.군더더기 없이 절제된 구조와 넓은 통유리창, 마당의 조경등과 개인 수영장이 어우러져 차갑고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그 순간, 정원 깊은 곳에서 개 짖는 소리가 연달아 터져 나왔다.도우의 표정이 확 변했다.“사모님, 조심...”말이 끝나기도 전에 덤불 속에서 검은 그림자 하나가 튀어나왔다.체구가 어마어마한 셰퍼드였다. 어깨 높이가 거의 슬비의 허리에 닿을 정도였다. 근육은 탄탄했고 털에는 윤기가 흘렀다. 눈빛이 야생의 늑대처럼 사나워서 보고만 있어도 가슴이 조여들었다.슬비는 비명을 삼키면서
Ler mais
Explore e leia bons romances gratuitamente
Acesso gratuito a um vasto número de bons romances no app GoodNovel. Baixe os livros que você gosta e leia em qualquer lugar e a qualquer hora.
Leia livros gratuitamente no app
ESCANEIE O CÓDIGO PARA LER NO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