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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9화

Penulis: 밥벌이요정
아파트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동건우는 자신이 함정에 빠졌음을 직감했다. 그때 문밖에서 검은 그림자가 순식간에 안으로 들이닥쳤다. 동건우는 침입자의 목을 움켜쥐었으나 오히려 업어치기를 당하며 바닥으로 메쳐졌다.

그는 상대의 얼굴을 확인한 순간 들고 있던 권총을 품속으로 집어넣었다.

“누구야? 왜 내 아내의 아파트에 있는 거지?”

고영훈이 동건우를 내려다보며 위협했다.

동건우는 바닥에서 일어나 고영훈을 훑어보았다.

“내가 알기로 여기는 심건모 부인의 아파트인데.”

그는 눈앞의 남자가 불륜을 저지르고도 뒤늦게 순애보인 척 구는 그 전남편이라는 사실을 단번에 알아차렸다.

“심건모가 아니잖아.”

동건우는 고영훈을 지나쳐 밖으로 나가려 했다.

고영훈이 즉시 그의 손목을 낚아챘다.

“똑바로 말하기 전엔 못 나가!”

고영훈은 송서윤의 정체를 알게 된 후 제이크로부터 최근 경원시에 수많은 해커가 들어왔다는 보고를 받았다. 다크웹의 한 정상급 해커가 큰 건을 위해 그들을 소집했다는 것이었다. 동건우가 경원시에 온 이유 역시 고영훈에게 고용된 것 외에도 그 작전에 참여해 다크웹에서 이름을 떨치기 위함이었다.

그 타겟이 송서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고영훈은 멀리서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그녀에게 조심하라고 알리고 곁을 지키고 싶어 달려온 참이었다.

“내가 왜 심건모 부인과 어떤 사이인지를 아무 관계도 없는 전남편한테 일일이 보고해야 하나?”

동건우가 비웃으며 고영훈의 손목을 역으로 움켜쥐었다.

“5년이나 사랑한 내연녀에다 딸까지 하나 있다며? 아내 눈을 속여가며 불륜을 저지를 정도로 사랑하면 그냥 계속 사랑이나 잘하시지 그래.”

그의 눈빛과 말투에는 대놓고 깔보는 기색이 가득했다.

“이제 와서 왜 미련을 못 버리고 질척거리는 거야?”

“너..!”

갑자기 나타나 뼈를 때리는 독설을 내뱉는 동건우의 앞에서 고영훈은 할 말을 잃었다.

동건우는 라이터를 꺼내 담배에 불을 붙였다. 연기를 길게 내뿜어 고영훈의 분노 섞인 얼굴에 흩뿌리자 경멸에 찬 시선 위로 침울한 그림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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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크릿 키가 다크웹에 나타나서 한 일은 딱 하나야. 심건모를 도와서 경원시로 입국하려던 해커들을 제거한 거지. 시크릿 키는 심건모의 사람이고 지금 경원시 심건모의 곁에 있어. 말해. 누구야?”“말만 하면 네가 원하는 건 뭐든 얻게 될 거야!”하은이 차갑게 비웃었다. “동건우 도련님, 아버지께 전해줘요. 이혼 합의서는 내가 어떻게든 해보겠지만 이혼 합의서 외의 일은 언급도 하지 말라고요.”하은은 전화를 끊어버렸다.그녀가 원하는 건 심건모와 송서윤을 갈라놓는 것이지 죽고 싶어 안달이 난 게 아니었다.그 시각, 고씨 가문의 빌딩.“시크릿 키가 어젯밤 다크웹에 나타났습니다.” 제이크가 이상하다는 듯 중얼거렸다.“대규모 작전에 참여하려고 입국장에 나타난 해커들을 싹 정리해 버렸더라고요.”“다행히 전 어젯밤에 접속 안 했거든요.” 제이크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도하더니 다시 의아해했다. “그런데 어젯밤에 시크릿 키가 나타나지 못하게 막았다고 하지 않으셨나요?”고영훈은 감시 카메라 화면 속 사무실에 나타난 송서윤을 음침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시크릿 키가 대표님의 말을 안 듣는 건가요?” 제이크는 겁이 없이 말을 이었다. “말 안 듣는 게 당연하죠. 대표님이랑은 이제 아무 사이도 아니잖아요.”“그나저나 다크웹 사람들도 이제 시크릿 키가 경원시에 있다는 걸 알게 됐으니 행방을 쫓아 경원시로 몰려드는 놈들이 더 많아지겠네요. 시크릿 키를 이기기만 하면 다크웹에서 단숨에 명성을 떨칠 수 있으니까요.” 제이크는 투덜거렸다. “사실 저도 한번 도전해보고 싶은데...”말이 끝나기도 전에 고영훈은 양복 재킷을 집어 들고 밖으로 나갔다.화면 속 송서윤은 이미 한발 앞서 사무실을 떠난 뒤였다.정부 입찰 현장.송서윤과 서준이 도착했다.“가격 면에서는 우리가 가장 낮을 겁니다.” 서준이 입찰 제안서를 살피며 말했다. “하지만 결국 실력이 관건이겠죠.”“다른 회사들은 직원 수나 장비 면에서 우리보다 훨씬 월등하니까요.” 서준이 근심 어린 표정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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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건모가 주차장으로 돌아왔다.차 문이 열리고 새벽빛이 안으로 쏟아졌다. 시트 위에서 몸을 웅크리고 있던 송서윤이 눈꺼풀을 살짝 들어 올리자 차 옆에 서서 그녀를 내려다보는 심건모와 눈이 마주쳤다.그녀가 시선을 아래로 내리자 튤립 다발이 보였다.송서윤이 몸을 일으키자 옆자리가 묵직하게 가라앉으며 심건모가 앉았다.심건모는 튤립을 집어 들더니 냄새를 맡고는 무심하게 말했다. “냄새가 좀 별로군. 버려야겠어.”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창밖으로 던지려 하자 송서윤은 차가운 손으로 그의 손을 꽉 붙잡았다. 심건모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의 몸이 얼마나 차가운지 느꼈다. 밤새 웅크리고 자느라 몸이 식은 모양이었다.심건모가 돌아보자 송서윤은 튤립을 뺏어 품에 꼭 안고는 킁킁거렸다. “전혀 아니거든요? 아주 좋기만 한데요.”심건모는 송서윤을 품에 끌어안으며 창밖으로 손짓했다. “담요.”특수경찰이 즉시 트렁크에서 담요를 꺼내 건넸다. 심건모는 담요를 펼쳐 송서윤의 몸을 꼼꼼히 감싸안았다. 송서윤의 화가 좀 풀린 듯 보이자 심건모는 입을 열었다. “배고파?”송서윤은 대답하지도, 그를 쳐다보지도 않았다.“넌 내 부하가 아니라 내 아내야.”“나를 위해 일할 필요는 없지만 네가 원한다면 나도 기꺼이 받아들이지.”심건모는 그녀에게 사과하고 싶었지만 아까의 무례함이 고영훈 때문이었다는 사실은 말하고 싶지 않았다. 고영훈 따위는 그들의 삶에 어떤 방식으로든 끼어들 가치조차 없는 존재니까.심건모가 여전히 뾰로통한 송서윤의 얼굴을 들어 올렸다. “고마워.”“대부분의 해커는 네가 찾아냈더군.”“내 기대대로 대단했어.”송서윤의 가슴에 맺혀 있던 응어리가 순식간에 녹아내렸다. 그녀는 심건모를 바라보며 말했다. “내 안전을 걱정해서 화를 낸 건 알지만 나도 내 몸 정도는 지킬 수 있어요. 어제 해커들도 내가 발견한 거라고요.”“그래.”심건모의 입술이 송서윤의 귓가에 닿았다. 목소리는 너무 낮아 마치 입 밖으로 내뱉어 지지 않은 듯 은밀하고 비밀스러웠다. 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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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장 가까운 배신   제423화

    그때 고영훈은 이혜정에게 물었었다.“회사는 서윤에게 남겨주셔야 하는 것 아닌가요? 서윤이를 해외로 유학 보내서 컴퓨터 공부를 계속하게 해주고 싶다고 하셨잖아요.”“남겨줄 필요 없어. 서윤에겐 필요 없어.”“서윤이가 네 곁으로 돌아가게 되면 다시는 컴퓨터를 접하지 못하게 하렴.”송서윤이 들은 내용은 여기까지였다. 하지만 그다음 이어지는 말은 그녀가 듣지 못한 부분이었다.“서윤이가 돌아온다고 해도 내가 없는 이상 더는 컴퓨터를 할 필요가 없으니까...”이혜정은 쓸쓸하게 이 말을 내뱉었지만 곧 무언가 떠오른 듯 표정이 환해졌다. 마치 한 줄기 빛을 발견한 사람 같았다.이혜정은 당시의 고영훈으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을 늘어놓았다.이혜정은 고영훈의 손을 붙잡았다. “우리 서윤이를 위해 내가 준비한 게 이미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서윤이는 스스로 더 좋은 길을 찾아냈더구나.”“서윤이가 찾은 사람은 아주 훌륭한 사람이 되었어.”“영훈아, 만약 언젠가 너와 서윤이의 인연이 다한다면 서윤이를 보내주거라.”“만약 서윤이가 돌아오지 않는다면 찾으러 가지 말아라.”고영훈이 송서윤에게 준 것 중 진짜인 것은 그 유언장뿐이었다.송서윤이 상속받은 회사의 지분 80%는 고영훈의 소유였고 상속받은 아파트는 그의 빌딩 안에 있었다.심지어 거액의 사망 보험금조차도 당시 고훈이 고씨 가문의 돈을 빼돌렸을 때 송서윤이 고씨 가문을 감당하지 못할까 봐 고영훈이 마련해 둔 안전장치였다.이혜정이 가입했던 사망 보험에서 그렇게 큰 금액이 나올 리 없었으며 애초에 손해가 뻔한 보험 계약을 받아줄 보험사도 없었다.이혜정은 결국 심장병이 도져 여러 합병증을 일으킨 끝에 수술대 위에서 숨을 거두었다.이혜정이 떠나기 전 남긴 말들은 고영훈을 완전히 당황하게 했다.하지만 고영훈은 송서윤을 떠나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유학을 보내는 것은 이혜정의 유언이었고 당시 송서윤의 삶을 지탱해 줄 유일한 희망이었기 때문이다.지금 와서 돌이켜보니 이혜정이 말했던 훌륭한 사람은 어쩌면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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