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낮에는 완벽한 비서로, 밤에는 대표의 다정한 연인으로 살았던 지연. 3년의 연애 끝에 달콤한 청혼으로 영원할 줄 알았던 두 사람의 미래는, 지연의 목을 죄어오는 가정의 거대한 빚과 족쇄 앞에 무참히 부서진다. 하성을 지키기 위해 지연이 선택한 방법은 단 하나. '사랑하지 않는 여자'인 척, 차갑게 돌아서는 것. "저.. 사직서 내겠습니다." "지연아, 도대체 왜 그러는 건데? 혹시… 나랑 결혼하는 게 부담스러운 거야?" "대표님, 공과 사는 구분해 주세요." "……대표로서도 허락 못 해." 하성은 지연의 갑작스러운 변심 뒤에 뭔가 숨겨진 사연이 있음을 직감한다. 냉정하게 철벽을 치는 지연과, 제를 밀어내려는 이유를 기어코 찾아내어 그녀를 제 품에 붙잡아두려는 하성의 숨 막히는 추격전이 시작되는데….
View More문을 열고 들어서며 크게 이름을 부르는 하성의 목소리에 집 안 전체가 온기로 가득 찼다. "지아야, 지수야!" 기다렸다는 듯 울음을 터트린 지수가 아장아장 걸어 하성에게 향했다. 몇 걸음 못 가 쿵 넘어지며 울음소리가 배로 커졌지만, 지연은 푹 한숨을 쉬면서도 입꼬리를 올린 채 지수를 일으켜 안아주었다. "오빠 왔어?" "응, 많이 기다렸어?" "그치. 혼자 두 애 보느라 힘들어 죽는 줄 알았다니까." "그랬어? 휴가라도 좀 낼까?" "휴가는 무슨. 일 열심히 해서 매출이나 올려야지." 지연은 장난스레 씨익 웃으며 하성의 콧등을 톡톡 쳤다. 하성은 그 다정한 손길에 쑥스러운 듯 배시시 웃더니, 옷 속에 숨겨두었던 작은 꽃다발 하나를 꺼내 밀어밀었다. "선물." "엥? 뭐야. 오빠 요즘 용돈도 없다며." "그렇긴 하지. 애들 간식 사느라 털렸어. 그래도 길 가다 너 생각나는데 안 살 수가 있어야지." 머쩍게 웃던 하성은 지연의 품으로 쏙 들어와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지연은 하성의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쓸어넘겨 주었지만, 이내 그를 살짝 밀어낼 수밖에 없었다. 구석에서 또 다른 작은 눈동자가 찌릿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아 또 질투한다. 오빠 삐치는 거 진짜 똑 닮았다니까." "아니거든. 이건 완벽하게 이지연 너 닮은 거야." 티격태격 웃음을 터트린 두 사람은 칭얼거리는 아이들을 하나씩 품에 안고 포근한 이불 위에 눕혔다. 지아와 지수는 아직 더 놀고 싶은지 조그만 발로 이불을 펑펑 찼지만, 이내 집 안을 채우는 지연의 나지막한 자장가 소리에 잔물결처럼 조용해졌다. 긴 속눈썹이 내려앉고 조용한 숨소리가 방 안을 채우자, 두 사람은 까치발로 방을 빠져나왔다. 서로의 손을 꼭 쥔 채 들어선 시원한 베란다. 창밖 짙은 밤하늘에는 은가루를 뿌려놓은 듯한 별들과 커다란 둥근 달이 떠 있었다. 환한 달빛이 쏟아져 내려 베란다에 서 있는 두 사람의 그림자를 길게 늘려놓았다. "달이 오늘따라 진짜 크네." "그러게... 지
지연의 가쁜 신음 소리가 조용한 방 안을 채우기 시작하자, 그녀를 품에 안은 하성의 몸도 붉은 열기로 조금씩 뜨겁게 달아올랐다. 서로의 숨결이 얽히고설키며 만들어내는 열기는 순식간에 두 사람만을 위한 방 안을 가득 채워나갔다. "오빠..." "왜 불러, 강아지?" "아니! 그렇게 부르지 말라니까..." "싫은 척하면서 얼굴은 왜 이렇게 빨개지는데?" "...몰라, 진짜." 지연은 부끄러움을 참지 못하고 두 손으로 붉어진 얼굴을 감싸 쥐었다. 하지만 하성은 그녀의 발버둥이 다정하다는 듯 피식 웃으며, 지연의 두 손목을 가볍게 잡아당겨 아래로 내렸다. 결국 그녀는 하성의 깊은 눈빛을 온전히 받아낼 수밖에 없었다. "씁. 이렇게 예쁜 얼굴 가리면 못 쓰지." "우응... 진짜 부끄럽단 말이야..." "내 눈엔 세상에서 제일 예쁜데 왜." 하성은 짓궂은 미소를 지으며 검지 손가락 끝으로 지연의 턱을 살짝 들어 올렸다. 그리고 가쁘게 숨을 헐떡이는 그녀의 촉촉한 입술 위로 망설임 없이 자신의 입술을 겹쳐 눌렀다. 짙게 이어지는 키스 소리와 함께 몸무게를 실어 흔들리는 침대의 삐걱거림이 두 사람의 체온을 한층 더 뜨겁게 달구었다. 그날 밤은 서로를 향한 갈증으로 가득 찬 밤이었다. . . . "지아야~ 지수야~ 엄마한테 와보세요!" "우브브...! 엄마!" 이제 막 걸음마를 떼기 시작해 아장아장 발걸음을 옮기는 쌍둥이 지아와 지수가 지연이 부르는 소리에 반갑게 달려왔다. 지연은 두 팔을 넓게 벌려 조그만 아이 둘을 한 품에 꽉 안아주며 씨익 미소를 지었다. "아이구, 우리 강아지들! 엄마가 그렇게 좋아?" 첫째 지아는 앙증맞은 두 손으로 짝짝이 박수를 치며 헤실헤실 예쁘게 웃었다. 그러나 둘째 지수는 엄마 품에 안겨서도 무언가 아쉬운 듯 연신 현관문 쪽을 두리번거리며 아빠를 찾는 눈치였다. 확실히 한날한시에 태어난 쌍둥이라도 얼굴만 판박이처럼 닮았을 뿐 성격은 완전히 딴판이었다. 지아는 울거나 떼를 쓰면 바로 달래주고 원
하성은 빵집에 들려 딸기 케이크를 사서는 곧장 집으로 향했다. 현관문을 열자마자 집 안은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웃음소리로 가득 차 있었다. "나 왔어." "오빠 왔어?" 지연은 엉망이 된 머리칼과 풀린 눈을 한 채로 하성을 맞이했다. 고된 육아의 흔적이 역력한 그녀의 모습에 하성은 말없이 다가가 지연을 품에 꼭 안아주었다. "딸기 케이크 사왔어. 일단 이거부터 먹고 조금 자." "진짜? 고마워~ 역시 오빠밖에 없다니깐." 지연은 피곤 속에서도 환하게 웃으며 케이크 상자를 열어 식탁에 앉았다. 아이들을 돌보느라 점심조차 거른 탓이었다. 그 사이, 지수와 지아가 손을 휘적이며 엄마를 찾자 하성은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작은 손을 맞잡아주었다. "아빠 왔어~" "아바바... 아바." 지수는 활짝 웃으며 하성을 반겼지만, 지아는 엄마를 찾느라 잠시 뾰족하게 표정을 굳혔다. "이 녀석, 아빠가 아직 어색한 거야? 속상하네. 아빠도 일 끝나자마자 부스스 달려온 건데." "아맞다. 오늘 회사 일은 잘 되고 있는 거야?" "응, 걱정하지 마. 팀원들이 워낙 손발이 잘 맞잖아." "휴, 다행이네." 얼마 지나지 않아 케이크를 비운 지연은 하성의 곁으로 다가와 그의 어깨에 지친 머리를 살짝 기대었다. 하성은 다정한 손길로 지연의 헝클어진 머리칼을 쓸어넘겨 주었다. 마침 지연이 고개를 들어 눈이 마주치자, 하성은 장난스럽고도 애틋한 눈빛으로 그녀의 이마와 코끝을 거쳐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쓰읍. 오빠, 아시죠? 아직 수술한 지 일주일밖에 안 됐어. 한 달 동안은 절대 안 되는 거 알면서 왜 이래~" 쌍둥이를 낳고 고민 끝에 정관수술을 한 지 이제 막 일주일째였다. 하성에게는 하루하루가 고역이었지만, 다시는 지연을 고생시키지 않기 위해 꾹 참고 있던 참이었다. 하지만 눈앞에 있는 그녀를 볼 때마다 밀려드는 설렘은 통제하기가 힘들었다. "……이렇게 이쁜데 내가 어떻게 참아." "못살아 진짜. 아, 저기 봐. 애들 눈 감기 시작
동시에 울리는 쌍둥이의 울음소리. 일란성 쌍둥이 지아와 지수의 앙증맞은 울음소리가 집 안을 가득 채웠다. 첫눈에 봐도 엄마인 지연을 꼭 빼닮은 외모였다. 동그랗고 맑은 눈망울에 오뚝한 코까지, 닮지 않은 구석을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비록 고집스럽고 달콤한 성격은 아빠인 하성을 더 닮았지만 말이다. 지아와 지수 모두 지연의 시선이 조금이라도 다른 곳으로 향하면 서러운 듯 옹알이를 터뜨리곤 했다. 그래서 하성이 출근하고 나면 혼자 남아 쌍둥이를 다독여 재우는 일이 지연에게는 매일 치르는 사랑스러운 전쟁이었다. 퇴근하자마자 옷도 갈아입지 않고 육아에 합류한 하성 덕분에, 마침내 두 아이가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하아… 겨우 재웠네." 지연이 지친 기색으로 숨을 내쉬자, 하성이 부드러운 눈빛으로 지연의 머리를 어루만졌다. "그러게. 지연아, 고생했어. 먼저 들어가서 자고 있어. 난 애들 조금만 더 보다가 들어갈게." "정말? 고마워." 지연은 피로가 녹아내리는 표정으로 활짝 웃으며 하성의 뺨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하성의 단단한 품에 살짝 앵겼다 떨어진 지연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침실로 향했다. 하성은 요즘 밤낮없는 수유 때문에 밤잠을 설치는 지연이 내심 늘 마음에 걸렸다. 어떻게든 아내의 짐을 덜어주려 시간이 날 때마다 아이들을 살뜰히 돌보았다. 아빠의 깊은 애정을 알아챘는지, 첫째 지아는 벌써 엄마보다 아빠 품을 더 찾는 지경에 이르렀다. 잠든 아가들의 이마에 차례로 밤인사를 건넨 하성이 침실 문을 열고 들어섰다. "우리 공주님들 잘 자네… 나도 내 진짜 공주님 곁으로 가야겠다." 하성은 이미 옅은 숨소리를 내며 잠든 지연의 곁으로 조심스럽게 누웠다. 지연이 잠결에 온기를 느끼고는 자연스럽게 하성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하성은 지연의 작은 몸을 다정하게 끌어안고, 그녀의 이마에 오랫동안 입술을 묻었다. 은은한 샴푸 향과 아기 냄새가 섞인 달콤한 공기 속에서 두 사람은 서로를 꼭 안은 채 아늑한 잠에 빠져들었다.. ..
revi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