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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화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3-18 14:51:55

보험금이 그냥 2억이 아니었다. 특약이 있었던 것이다. 화재나 재해, 교통사고 등은 5억. 질병 또는 타살 등 기타 2억. 그렇다면 남편은 최소한 화재로 죽길 바랄 수도 있는 조건이었다. 느낌이 왔다.

하지만 그렇다고 남자친구가 의심쩍은 것은 변함이 없었다. 결국 두 사람을 다시 조사해야 했다. 박 형사는 강수를 다시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강수는 사무실 테이블을 정리하고 배달 음식을 펴기 시작했다.

그때 문이 열렸다. 여진이 무엇을 가득 들고 낑낑거리며 들어왔다. 강수가 얼른 짐을 받았다.

이게 다 뭐야?

그래도 생파인데 좀 있어 보여야 할 것 아냐.

그러더니 가져온 음식을 꺼내기 시작했다.

이건 우리 엄마 협찬. 지금 다 먹으라는 게 아니고 두고두고 먹어.

그러고는 커다란 종이를 폈다. 라고 적힌 플래카드였다.

뭘 이런 걸 다…. 쪽팔리게.

시끄럽고. 이걸 어디다 달까?

둘은 한쪽 벽에 플래카드를 달았다. 여진의 상자에선 그 외에도 고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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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수 철학관   55화

    확인된 사건 중에 5번 사건이 있습니다. 근데 이 사건은 유일하게 조승재 씨가 평소 알고 지냈던 피해자인데요. 그 여자분, 일부 자료에 의하면 사귀는 사이였다고 되어 있는데, 진짜인가요?조승재가 말없이 민 박사를 바라보았다. 눈빛이 차가워지고 있었다.일부 자료가 도대체 뭐야?아니, 당시 담당 형사가 조사한 결과를 보면, 두 사람이 만나는 것을 목격한 사람이 있다는 건데요. 그럼 그 사건은 충동적인 살인인가요, 아니면 계획적인 살인인가요? 물론 조승재 씨는 충동적이었고 잘 모르는 여자라고 말씀하셨지만.조승재의 표정이 더욱 싸늘해졌다.내가 그 얘기를 여기에서, 굳이 다시 해명해야 하나?조승재가 강하게 나왔다. 민 박사는 약간 당황했다. 오늘 면회의 중요 쟁점이 아닌 이상, 이걸로 조승재와의 대화가 벌써 끊어지면 안 되는 거였다.- 좋습니다. 자, 다른 얘기를 하죠. 그러면 비와 살인 충동이 관련이 있나요?비?네. 충동적 살인 5건 모두, 비 오는 날에 일어났는데.음…….조승재는 잠깐 뜸을 들였다.일부러 의식한 건 아닌데, 비가 오면…, 비 특유의 냄새가 있잖아. 비 냄새와 피 냄새는 비슷해. 비가 오면 이상하게 피가 당겼지.조승재가 하얀 이를 드러내며 또 웃었다.비옷을 입고?비옷?비옷, 그러니까 우비 같은 걸 입고 살인을 했는지 묻는 겁니다.조승재가 민 박사를 쳐다봤다. 비옷은 조서에 나오지 않은 내용이었다.그건 왜?그냥….기억이… 안 나는데.진짜 기억이 안 나는지 모른 척하는 건지 민 박사는 판단이 서지 않았다. 14번 사건의 현장에서 강수가 한 얘기가 생각나서 물어본 것이었다.알겠습니다. 또 다른 질문. 빨간 매직으로 숫자를 적은 이유는 그냥 기억하기 편해서 그렇다고 하셨는데 맞나요?그렇다고 해 두지.굳이 빨간 매직인 이유가 있었나요? 빨간색은 혹시 피 색깔과 같아서? 아니면 강렬한 효과를 얻기 위해서?…….과시하려는 의도도 있었나요? 내가 했다는, 그리고 내가 계속할 거라는? 일종의 예고?나 이제 지루해지기

  • 강수 철학관   54화

    모자를 깊숙이 눌러선 젊은 교도관이 잠시 머뭇거리더니 조승재를 한번 쳐다보고는 문을 열고 나갔다.오랜만입니다. 면회 허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조승재가 싱긋 웃었다.민 박사 같은 미인께서 보자는데 나 같은 할 일 없는 죄수야 땡큐지. 당분간은 밤마다 민 박사 생각이 나겠는데. 흐흐흐.조승재가 징그럽게 웃더니 강수를 의식했는지 웃음을 그쳤다.아이고, 미성년자 같은데. 이런 농담을 해서 죄송.아, 이 친구는 저의 일을 도와주는 친구입니다. 어리긴 하지만 능력자죠.강수가 말없이 목례를 했다.능력자라. 도대체 무슨 능력이 있을까?조승재가 강수를 쳐다보더니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강수는 굳은 얼굴로 조승재를 바라보았다.그건 차차 아시게 될 거고.민 박사가 본론으로 들어갔다.저희와의 대화는 수사에 참고자료로 쓰일 예정이고, 그래서 카메라로 녹화할 거라는 얘기는 들으셨죠?들었지. 근데 내 이야기가 도움이 될까? 알다시피 국내에서 보기 드문 또라이인데.그러고는 강수를 노골적으로 쳐다보며 웃었다. 강수는 담담하게, 하지만 집중해서 조승재의 얼굴을 응시했다. 조승재는 강수의 눈빛을 보고는 웃음을 멈추었다.크게 도움이 될 겁니다. 승낙해주셔서 감사하고요. 지금부터 녹화 시작합니다.민 박사는 미리 세워놓은 카메라를 켰다. 그러고는 조승재의 사건 개요와 피해자의 상황을 읽어 내려가며 중간중간 사실이 맞는지 확인했다. 조승재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확인을 해줬다.조승재 씨는 현재 7건의 살인사건의 피의자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여기 복역 중입니다. 일명 빨간 매직 살인사건이죠. 살인 후에 피해자의 신체에 번호를 매긴 사건입니다.그렇게 말하고는 조승재를 바라보았다. 조승재의 얼굴에 표정이 느껴지지 않았다.- 번호로 나열하면, 4, 5, 7, 8, 9, 10, 11. 이렇게 총 7건의 살인사건이 있었습니다. 여기에서 빠진 숫자는 1, 2, 3, 6, 이렇게 4개가 있는데 그냥 숫자가 비었는지, 그 번호에 해당하는 사건 자체가 아예 없었는지, 아니면

  • 강수 철학관   53화

    강수는 다음날, 아침 일찍 눈을 떴다. 조승재를 만난다고 생각하니 잠을 설쳤다. 두려움과 함께 이상한 흥분이 동시에 몰려왔다. 처음으로 직접 보는 사이코패스, 연쇄 살인마, 빨간 매직의 장본인.민 박사를 만나러 가기 전, 강수는 잠시 짬을 내어 인근 카페 골목으로 향했다. 민 박사가 준 주소를 보면서. 죽은 사람의 사진을 보내온 이순재라는 사람을 확인해 보기 위해서였다. 그냥 무시하기엔 너무 찜찜했다.주소를 보고 찾아간 곳은 작은 카페였다. 강수의 집에서 불과 1킬로미터 떨어진 가까운 곳이었다. 낡은 주택의 한쪽을 개조한 아담한 카페. 강수는 창을 통해 안을 들여다보았다. 한 남자가 주방에서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뒷모습만 보여서 확인할 수가 없었다. 그냥 갈까 어쩔까 잠시 망설이다가, 카페 문을 열고 들어갔다.어서 오세요.남자가 돌아다보았다.헉! 그 남자였다. 사진 속 남자. 분명히 죽은 사람이었는데. 그런데 이렇게 살아있다니. 이게 도대체 어떻게…….강수는 혼란스러웠다.뭐 드릴까요?남자가 공손하게 강수를 바라보았다.아…, 버블티 한 잔이요.얼떨결에 주문을 하고는 남자를 다시 힐끗거렸다. 능숙한 솜씨로 티를 만들어 강수 앞으로 내밀었다.여기 버블티요.카운터에서 버블티를 받으면서 다시 한번 확인했다.뭐지? 분명히 사진과 같은 사람인데 뭔가 좀 다른 이 느낌은?계산을 하고 나가려다가 돌아섰다. 그냥 가기에는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저기, 아저씨. 혹시 강수철학관이라는 데로 문자 보내신 적 없으신가요?남자가 서늘한 눈빛으로 강수를 쳐다보았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강수 뭐요? 철학관? 그게 뭔데요?아, 그래요? 그럼 혹시…….강수는 자신의 휴대전화를 열어 문자를 찾았다. 그리고 휴대전화를 남자에게 내밀었다.이 번호, 아저씨 꺼 아니신가요? 저에게 사진 보내셨는데…….남자가 잠시 멈칫했다. 한참 휴대전화를 바라보다가 강수를 바라보았다. 흔들리는 눈빛을 강수는 놓치지 않았다.제 번호… 맞긴… 한데요.남자의 목소리가 미세

  • 강수 철학관   52화

    얼굴은 못 봤어. 사실 얼굴을 본 적도 없지. 하지만 그놈인 것 같았어. 기운이 그랬어. 저번에도 몇 번, 집 주위에 나타났던 그놈 같아.뭐? 저번에도 왔었다고? 근데 왜 얘길 안 했어?그때는 그냥 지나가며 본 거라…….- 안 되겠다.- 뭐가?내가 월세 낼 테니 이 집으로 이사 와야겠다. 빈방 있지? 마침 지금 살고 있는 방도 빼야 하는 상황이라.빈방이야….너 잊었냐? 나의 임무를? 그 사람들이 나보고도 경찰 시켜주겠다고 하는 이유? 내가 매일 죽으라고 운동하는 이유?대산이 강수를 무서운 눈으로 쏘아보았다. 강수는 대산에게 뭐라고 대꾸할 수가 없었다.다음날 아침, 박 형사와 민 박사가 부리나케 달려왔다. 대산이 바로 보고한 모양이었다. 강수가 대산을 쳐다봤다. 대산의 표정이 단호했다. 당연한 일을 했다는 것이다. 바로 조사가 시작되었다.대략 키와 몸무게는?한 180cm 정도, 몸무게는 글쎄요, 마른 편인데 70kg이 안 될 것 같은데.날렵한 몸매다…. 검은 모자, 검은 마스크, 검은 옷. 옷 종류는?패딩은 아니고 코트 같은데. 롱코트요. 목도리도 검었고.맞아?박 형사가 대산에게 확인을 구했다. 대산이 고개를 끄덕였다.아, 장갑도 끼고 있었어요. 그것도 검정색.검정색 매니아인가? 하기야 요즘 같은 겨울철에는 별난 것도 아니지. 온통 까만 옷 천지니. 우리나라 사람들 까만 옷 되게 좋아해.검정 패딩을 입은 박 형사가 이것저것 꼬치꼬치 물으며 수첩에 적었다.너희 아버지 죽인 놈 같다는 건 그냥 느낌이야? 얼굴을 못 봤다며?옆에서 두 사람의 이야기를 조용히 듣고 있는 민 박사가 물었다.얼굴은 못 봤는데 느낌이 그랬어요. 사실 얼굴도 모르지만. 뭔가 어둡고 차가운 느낌. 강렬한 뻗어 나오는 어떤 기운…. 아버지 돌아가시던 그 날, 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 그리고 아버지를 일으켜 세울 때 그 느낌….민 박사는 심각한 표정으로 강수를 바라보았다.박 형사님께 얘기 다 들었어. 자료도 다 검토했고. 아버님의 특이한 죽음도….그러다가

  • 강수 철학관   51화

    강수는 심장이 멎을 것 같았다. 어둠의 기운이 뿜어져 나오는 느낌이었다. 남자의 얼굴이 보이지는 않았지만, 분명 본 적이 있는 남자였다. 집 밖을 서성이던 그 검은 그림자였다.강수와 남자는 말없이 그렇게 서서 서로를 한참 바라보았다.관상을 보러 왔는데…….목소리가 쇳소리처럼 긁히면서도 낮게 방안을 울렸다. 강수는 온몸의 기운이 빠져나가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도 강수는 침착하려고 애썼다.미리… 예약을 하셔야 하는데요.예약?남자가 꼼짝도 하지 않고 서서 무심하게 말했다. 열린 문밖에서 차가운 겨울 한기가 밀려왔다. 강수는 순간 아버지의 얼굴이 스쳐 지나가는 느낌을 받았다. 몸이 떨리는 것을 느꼈다.강수는 겁이 나긴 하지만, 한편으로 이 남자의 얼굴이 보고 싶었다. 반드시 봐야 할 것 같았다.이왕 오셨으니…. 관상을 보려면 그 마스크를 좀 벗어…주실래요?그러자 남자가 안쪽으로 천천히 몇 발짝 들어왔다. 강수는 저도 모르게 뒷걸음을 쳤다. 남자는 어느새 사무실 책상 옆에 섰다. 동작은 조용하고 느렸지만 날렵해 보였다. 그러더니 강수를 한참 응시했다. 몇 초였지만 너무나 긴 시간이었다. 강수는 기가 꺾이지 않으려 무진 애를 썼다.받았네. 아주 세게.네?또다시 남자가 말없이 강수를 쳐다보았다. 이리저리 훑어보는 것 같았다. 또 시간이 흘렀다.특이한데.무슨 말씀이신지?내게서 뭐가 보이지?무슨 말씀을 하시는 지 이해가….말을 그렇게 했지만 강수는 이 남자가 자신의 능력을 단번에 알아챘다는 것에 놀랐다. 남자의 숨겨진 눈에서 엄청난 기운이 쏟아져 나오는 것을 느꼈다.- 오히려 잘된 일인가….남자가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렸다.자신 있어?네?내 얼굴을 볼 자신이 있냐고.남자가 웃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더니 손을 마스크에 가져다 대었다. 강수의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그때였다.강수야, 나 왔다!문을 벌컥 열리고 대산이 성큼 들어왔다.어? 손님이 계셨네.남자가 뒤를 돌아보지 않은 채 마스크에 가져갔던 손을 천천히 내렸다. 대산은

  • 강수 철학관   50화

    CCTV를 다시 뒤져야겠어. 비옷 입은 사람이 있는지.군인도 있나 봐주세요.난데없는 말에 박 형사가 강수를 돌아봤다. 강수는 소파에서 현관 쪽으로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다.뭐라고?비옷 입은 사람 중에 군인이 있나 확인해 달라는 겁니다.강수가 현관문을 열고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범인이 달아나는 것을 보는 것 같았다.아니 군인은 왜?그제야 강수가 박 형사를 쳐다봤다.군인들 비옷 있잖아요. 검정색 레인코트 같은.군인이 보였어?민 박사가 벌떡 일어나서 강수를 쳐다봤다. 강수가 민 박사를 바라보았다.비. 그리고 이상한 옷이 보였는데, 비옷, 일반 비옷이 아니라 뭔가 제복 같은 비옷…….박 형사가 강수와 민 박사를 번갈아 보았다. 대산은 긴장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일반 비옷과는 좀 다르긴 하지. 군인, 그래 군인…, 참!박 형사의 표정이 굳어졌다.왜요?그런 비옷 말이야. 사실 경찰도 그런 걸 입거든.박 형사가 뒷머리를 긁어댔다. 강수가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을 이었다.그럴 수도 있겠네요.옆에서 조용히 듣고만 있던 대산이 입을 열었다.저, 질문이 있는데요,박 형사와 민 박사가 무슨 질문이라도 괜찮다며 대산을 응시했다.저기, 모방범죄라고 했잖아요. 그런데 빨간 매직을 쓴 거나, 살해형태는 모방할 수 있겠지만 어떻게 비오는 날 범죄를 저지르는 것까지 베꼈을까요?- 뭐라고?- 비 오는 날 저질렀다는 게 언론에 공개되었었나요?- 아니. 그건 관계자, 그러니까 경찰들만 아는 사실인데.민 박사가 심각한 얼굴을 대답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정말…, 그러네. 이런 것까지 어떻게 알았지? 대산이 말이 맞네.민 박사가 놀란 얼굴로 대산을 바라보았다.오, 대산이 큰 건 했는데.박 형사가 대견하다는 듯 엄지손가락을 올렸다.- 그렇다면 조승재와 아는 사이 아닐까요? 최소한 서로 만난 적이 있거나…….강수가 셋을 둘러보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럴 수도….민 박사가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강수와 친구들은 가끔 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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