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40화 조선의 무사 1“그게 너를 찾아온 이유이기도 하고.”미나는 양양의 말이 이해되지 않았다.“너, 똑바로 말 안 할래?”그때, 건너편에서 누가 걸어오는 게 보였다.“일단, 빨리 뜨자. 들키겠어.”미나가 황급히 속삭였다.양양과 금산이 영도를 부축하고는 스르르 빛으로 뭉치더니,공중으로 떠올라 사라져 버렸다.미나는, 쓰러져서는 꼼짝도 하지 않고 있는 네 양아치를 한 번씩 쳐다보고는,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느릿느릿 빠져나갔다.영도가 부스스 눈을 떴다.거실에 누운 영도를 둘러싸고 미나와 양양,금산이 걱정스러운 눈으로 지켜보고 있었다.영도의 몸에 나타났던 붉은 기운은 완전히 사라지고 평소 모습으로 돌아온 상태였다.집에 영도를 데려온 지 한 시간이 지나서였다.“아저씨, 괜찮아요?”미나가 눈을 뜬 영도를 보고는 밝은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표정은 밝았지만, 미나의 눈에는 한 방울 눈물이 맺혔다.영도는 눈을 뜬 채로 한참 멍하니 있다가, 일어나 앉았다.“도대체, 왜 그랬어요?왜 사람들 앞에 막 나타나고, 아무리 양아치들이지만, 막 죽이려 하고,왜 그렇게 죽을, 아니지, 사라질 것처럼 난리를 친 거냐고요?”밝은 표정은 잠시, 금세 화난 얼굴로 변한 미나가 속사포를 쏴댔다.영도는 말이 없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아저씨, 이제 미나도 알아야 할 때가 온 것 같아요.아저씨가 왜 그렇게 폭주했는지….”양양이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노망이 들어서 그렇지.”영도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했다.“아, 참, 노망이 맞긴 맞는 것 같다. 자기가 한 일을 모르는 모양이야.”미나가 핀잔을 줬다.“아저씨, 그러지 말고 이야기해 주세요.”그동안 말없이 지켜만 보았던 금산의 말에 영도가 금산을 돌아보았다.금산이 어른스러운 눈빛으로 영도를 바라보았다.영도가 한숨을 한번 쉬고는 다시 미나를 쳐다보았다.“저보고 마마, 마마 하던데, 그게 무슨 말이에요?”미나를 바라보는 영도가 고개를 숙이고 한숨을 쉬었다.“그게….”잠시 고민하던 영도가 천천히 입을 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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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9화 영도의 폭주그런데 그 손은 미나의 손이 아니었다.손의 주인공이 미나의 몸에서 스르르 빠져나왔다.손이 아팠는지, 양아치는 비명을 지르며 칼을 떨어뜨렸다.영도였다. 영도는 일그러진 표정으로 양아치를 노려보더니, 양아치의 목을 잡았다.그리고 다른 한 손으로 미나의 앞에 있던 양아치의 목도 잡았다.영도가 양손으로 두 양아치의 목을 잡은 것이다.“죽여버린다.”영도가 으르렁거리는 목소리로 외쳤다.두 양아치는, 흐물거리는 영상처럼 갑자기 나타난 괴물,아니 영도를 보고 놀라서 비명을 질렀다.영도가 이상한 소리를 내며, 양아치들을 들어 올렸다. 양아치들이 캑캑거렸다.“안 돼요.”미나가 급하게 소리를 질렀다.그때 미나의 몸에서 양양과 금산이 급하게 빠져나왔다.“아저씨.”양양도 미나처럼 급하게 소리쳤다.하지만 이미 폭주한 영도가 두 양아치를 들고는 빙빙 돌기 시작했다.미나와 양양, 금산은 당황한 표정으로 그 모습을 쳐다봤다.“왜 저래, 아저씨?”미나가 양양과 금산을 돌아보았지만, 둘도 어쩔 줄 모르는 표정만 짓고 있었다.“뭐 해? 저러다 진짜 죽이겠어. 말려!”그제야 양양과 금산이 뛰어올라 영도를 잡았다.하지만 영도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괴성을 지르며 두 양아치를 던져버렸다.붕 날아서 처박히는 두 양아치.그 바람에 양양과 금산도 떨어져 나갔다.양양과 금산은 재빨리 달려가 양아치들을 살폈다.“죽으면 안 돼.”미나가 소리 지르자, 양양과 금산이 손에서 빛을 쏟아내며 양아치들을 감쌌다.잠시 후 양양이 미나를 돌아봤다.“죽진 않을 것 같아.”그 모습을 지켜보던 미나가 화가 난 표정으로 영도를 돌아보았다.“아저씨. 도대체 왜 그래요? 이렇게 사람들 앞에 막 나타나면 어떡해요?그리고, 아무리 그래도 재들을 죽일 뻔했잖아요.”미나가 화를 냈지만, 영도는 허공만 바라보며 헐떡거리기만 했다.“천인공노할 놈들…, 열도 오랑캐 놈들…. 감히 마마를…. 내 죽어도 절대 눈을 못 감으리라.”이상한 소리를 하던 영도가 무릎을 털썩 꿇은 자세로 헐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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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8화 양아치들 2“난 수호. 수호가 바래다줘.”미나가 인상을 썼다.“저 기지배가 오늘따라 왜 저래?”지은이 술에 취한 얼굴로 교태를 부리고 있었다.“수호, 수호, 수호.”미나가 나름 결정을 했다.“그럼, 수호가 데려다주는데, 심애도 같이 가.”수호와 지은이 실망한 표정을 슬쩍 보였다.미나가 둘을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봤다.“오늘 너희 둘은 아무래도 이상해. 안 돼.”“근데 네가 왜 이래라저래라, 명령이야?”지은이 꼬인 말투로 따졌다.“시끄러워.”미나의 한마디에 상황이 정리되었다.세 사람이 택시 타는 걸 확인한 미나는 술도 깰 겸 밤거리를 걸었다.얼마쯤 갔을 때, 누가 앞을 막아섰다. 고개를 들어 쳐다보았다.한눈에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아까 그 술집 양아치. 앞장서서 설치던 그놈이었다.“어이 X년~. 혼자 어디 가니?”미나는 어이가 없는 표정으로 쳐다봤다.“근데, 그냥 조지기에는 너무 섹시해. 그렇지?”옆에서 들리는 목소리. 돌아보니 다른 두 남자가 미나를 둘러싸며 다가왔다.“이게 무슨 짓들이에요?”미나가 당당하게 대들었지만, 말이 끝나기도 무섭게 양아치들이 거칠게 미나를 당겼다.그때, 승합차가 한 대 멈춰서고, 미나는 그 차 안으로 끌려 들어갔다.미나가 악을 쓰며 발버둥 쳤지만, 양아치에게 입이 막힌 채 꼼짝할 수 없는 상태였다.미나가 끌려간 곳은, 인적이 전혀 없는 으슥한 공터.“XX년, 자, 어떡할래? 둘 중에 정해라. 1번 폭행, 2번 성폭행.”그렇게 말하며 목을 조여오는 양아치.옆에 서 있는 또 한 놈이 미나의 허벅지를 만졌다.“3번도 있다. 성폭행 후에 폭행. 크크크.”운전사를 포함한 나머지 두 양아치는 뒤에 서서 킥킥거리고 있었다.미나의 눈이 터질 것 같았다.그런데 겁에 질린 표정이라기보다는 분노의 표정이었다.미나가 무슨 말을 자꾸 하려 하자, 양아치가 물었다.“뭐라고? 안 들려? 아 결정했다고? 소리 안 치면 놔줄게.”미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양아치가 미나의 입을 막은 손을 살짝 치웠다.“내가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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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7화 양아치들 1수호를 흘겨보던 미나가 마침 옆을 지나가는 종업원을 불렀다.여자 종업원이 다가왔다.“저기, 저 사람들, 조금만 조용해 달라고 얘기해야 하지 않을까요? 너무 시끄러운데.”종업원이 자신 없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조심스럽게 옆자리로 갔다.종업원의 말이 잘 들리지는 않았지만,주위에서 힘들어하니 조금만 조용해달라고 하는 거 같았다.갑자기 한 남자가 벌떡 일어나더니 고함을 질렀다.아까 일어서서 파도타기를 주도하던 남자였다.“뭐? 이런 XX. 기분 잡치게. 왜 지랄이야, 지랄이.야, 사장 오라고 해. 어디서 알바 주제에!”부릅뜬 눈으로 고함을 지르자,주위 친구들은 재밌다고 웃어대고 종업원은 눈물을 찔끔 흘렸다.사장은 카운터에서 이 상황을 보고도 모른척했다.미나가 도저히 못 참았는지 벌떡 일어났다.심애가 미나의 소매를 당겼으나 소용없었다.“이보세요. 그렇게 시끄럽게 떠들려면 집에서 모이든지,어디 방을 잡든지 해야지. 여기 다른 사람들 생각은 안 해요?”종업원을 쥐잡듯 잡던 그 남자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미나를 쳐다봤다.“아, 너구나. 우리한테 조용해달라고 한 그 손님이. 아 손님이 아니고, 그 XX년이.”남자가 말을 거침없이 내뱉었다. 그 옆 남자들도 미나를 보고 욕을 해 댔다.“아이고, 고 년 맛있게 생긴 년이 겁도 없네.”“XX년 지랄하네.”“그러지 말고 여기 와서 한잔해. 오빠가 이뻐해 줄게.”별별 말을 다 하며 웃어댔다.미나는 폭발 직전이었다.벌떡 일어서서 앞으로 나갔다.“입들이 아주 심하게 더럽네요. 냄새가 여기까지 나네.애꿎은 종업원을 잡더니, 이제 나를 잡아 보려고? 쉽지 않을 텐데.”그러다가 카운터에서 눈치를 보고 있는 사장을 쳐다보았다.“사장님, 빨리 경찰 좀 불러줘요. 여기 고성방가에, 막말에,협박까지 하는 사람들 좀 잡아넣읍시다.”미나와 양아치들의 말싸움이 격해지자, 수호도 참지 못하고 일어섰다.“그 말들이 지나치네. 여성에게 너무 무례한 거 아니요?”수호뿐만 아니라, 이 싸움을 그냥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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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6화 지은의 생일파티이른 시간부터 술자리가 벌어졌다.생일 주인공인 여지은은 물론, 박미나, 한심애, 그리고 이수호가 둘러앉아 있었다.“자, 우리의 여신, 여지은 양의 생일을 맞아찾아주신 여러분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이수호가 함박웃음을 지으며 잔을 단숨에 비우고는 빈 잔을 머리 위로 털어 보였다.다들 웃었지만, 미나는 그런 수호를 째려보고 있었다.“야, 지은이 생일인데 네가 왜 오버야? 그리고 너는 왜 자꾸 우리 모임에 나오는 거야?”“미나야, 그냥 놔둬. 내가 불렀어.”여지은이 혀 꼬부라진 소리를 내며 웃었다.“그래, 오늘은 지은이가 주인공이야.그리고 나, 지은이에게 정식으로 초대받고 온 사람이야. 그리고 너….”수호가 미나에게 묘한 웃음을 지으며 손가락으로 가리켰다.“너 혹시, 내가 아직 너에게 뭔 미련이 있어서 이런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이제 아니거든. 오늘부터 너의 수호신은 끝낼 거야.”“오, 듣는 중 반가운 소리네. 고마워.”미나가 비꼬듯 말을 받았다. 수호가 손가락을 돌려 지은을 가리켰다.“이제부터 나는 지은이 수호신이 되기로 했어.”수호가 지은을 보고 느끼하게 웃었다.“저런, 미친….”미나가 막말을 하려다가 멈추었다.분명 지은이가 주먹을 날리거나 화를 내야 정상인데 그냥 수줍게 웃는 게 아닌가.안 그래도 저번 카페에서 만났을 때,수호가 지은의 음료수를 마시는데 지은이 반응을 안 할 때부터 이상하긴 했다.“야, 여지은, 너 그 반응 뭐야?”“뭐? 내가 뭘?”지은이가 뒤늦게 반응했지만, 미나는 느낌이 싸했다.“너, 혹시 얘가 정상이라거나, 뭐 남자쯤으로 보이면…”한심애가 미나의 손목을 당겼다.그러지 말라는 눈짓까지 하는 심애를 보고 미나는 의심이 더욱더 불타올랐다.하지만 심애가 먼저 나섰다.“지은아, 너 낼 아침 생방송 아니니? 이렇게 마셔도 돼?이제 자제해야 할 거 같은데.”“괜찮아, 1차만 하면 문제없어. 자 한 잔 더!”네 사람이 잔을 부딪치는 데 갑자기 휴대전화 진동이 울렸다.한심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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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5. 또 다른 예고 살인“아, 씨. 하필 이때?”그러다가 고개를 들어 형사들을 돌아봤다. 몇몇은 문자를 보는 중이었다.“예고 살인 문자야. 이거 어떻게 된 거지?”“그럼, 박인식이 범인이 아니라는 건가요?”최우영 형사가 당황한 표정으로 서현덕 형사를 바라보았다.잠시 생각에 잠겨있던 서 형사가 고개를 들었다.“범인이, 하나가 아니라는 얘기겠지.”서현덕은 혼란스러웠다.지금까지 예고 살인을 모두 박인식이 저질렀다는 증거는 없었다.하지만 수사본부는 일단 박인식을 범인으로 특정하고 수사에 집중했다.그런데, 박인식이 지금 죽은 마당에 또 다른 예고 살인 문자가 왔다는 것은,모방범죄가 아니라는 전제하에, 조직적인 범죄라는 말이고,수사본부가 추격해야 할 상대가 한 명이 아니라는 얘기였다.“네, 지금 박인식이 갑자기 3층에서 뛰어내렸습니다.네, 스스로 그냥 뛰었어요. 즉사한 것 같고요.그런데 문자 보셨죠? 예고 문자. 그가 죽자마자 날라왔어요.네, 네? 알겠습니다. 박인식 건을 일단 마무리하겠습니다.”서 형사는 아래층으로 뛰어 내려가면서 즉시 수사본부에 상황을 보고했다.박인식의 처참한 시신이 눈앞에 보였다.길을 지나가던 몇몇 사람들이 비명을 질렀다.형사들이 일단 몸으로 바리케이드를 쳤다.“일단, 여기 정리부터 하자고.”곧바로 119와 경찰차가 도착했다.서 형사가 현장 정리에 정신이 없을 때 뒤에서 누가 불렀다.“잠깐만.”돌아보니 최정일이 어두운 표정으로 다가왔다.“아니 왜? 넌 지금, 이 상황이 안 보여?”서현덕이 짜증스러운 얼굴로 말했다.“그게 아니고….”최정일이 장민석과 함께 다가왔다.장민석은 애써 시체를 피하려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예고 살인 문자 말이야. 그것도 급한 거잖아.”“그래서?”최정일은 장민석을 슬쩍 돌아보고는 다시 서현덕 형사를 쳐다보았다.“그 문자를 봐봐. 별 고개 두 바위…. 너희들, 그곳이 어딘지 아니?”서 형사는 문자를 다시 들여다보며 한숨을 쉬었다.통상 문자가 날아오고 1시간 안에 사건이 일어났다.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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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40화 그녀가 사라졌다 6민사라가 인터넷으로 바로 검색되지는 않았지만피클 등 주변 검색을 통해 사라의 과거에 대한 윤곽이 대강 잡혔다.사라의 말대로 12년 전 6명으로 데뷔한 피클.이리저리 찾아보니 사라가 얘기한 ‘제2의 핑클’어쩌고 한 유치한 기사가 진짜 있었다.총 4집까지 음반이 나온 것도 맞았고멤버 이름도 세나, 희진, 사라. 3명은 확인되었다.4집이 나온 이후에는 아무것도 검색되지 않았다.이미지 검색을 통해 데뷔 초,지금보다 훨씬 풋풋한 사라의 모습도 발견했다.천진난만하게 활짝 웃는 사라의 미소. 다시 가슴이 아팠다.군부대에서 군인들과 찍은 사진,어디 지역축제 안내 사이트에 실려 있는 멤버들의 무대 사진.어렵게 찾긴 했지만, 그녀의 행적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서다행이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다.무엇보다 중요한 단서는 일단 ‘허니 엔터테인먼트’의 발견,그리고 그 대표 이름이 ‘김현’이라는 것이다.회사의 연락처와 위치도 파악이 되었다.그래도 꽤 알려진 가수들도 한때 그 회사 소속이었다.“일단 내일 이 회사로 찾아가 봐야겠다. 대표도 만나보고”“그런다고 뭐가 나올까요? 대표가 뭔 대답을 해줄까요?”“우려가 없는 건 아니지만일단 그쪽으로 가보는 게 현재로선 최선일 것 같아. 다만.”“다만?”“김현이라는 작자가 사라의 납치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을 수 있다는 거.사라의 이야기로 봐서는 이 자가 악역일 가능성이 커.”“저도 그게 걸리네요.”“아, 그리고 이게 사라가 내게 준 그 USB야.복구가 가능할까?침수가 된 데다 여기 모퉁이가 찌그러져 있는데.”“제가 이쪽으론 전문가인 친구를 알고 있거든요.그리고 CCTV 쪽도 제가 형사님,정확하게 말하면 전직 형사님도 알고 있으니 도움을 요청해 볼게요.”인명은 진구에게 털어놓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보면 볼수록 든든한 친구였다.진구는 아침 일찍 눈을 떴다. 어제 일이 생각났다.안인명이라는 아저씨.처음 편의점 앞에서 봤을 때는 좀 한심한 어른 같았지만. 왠지 정이 갔다.좋았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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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9화 그녀가 사라졌다 5그래 이 차다. 인명이 다시 화면을 돌려봤다.가장 중요한 단서. 차량번호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앵글도 좋지 않고 거리도 멀고 화질도 흐려서육안으로는 도저히 알 수가 없다.수십 번을 돌려봤지만 그로서는 알 도리가 없었다.결국 CCTV인가? 난감하다.일단 블랙박스 SD카드의 파일을 노트북에 옮겨놓고 주인에게 돌려주었다.인명은 잠시 생각을 정리한 다음 밖으로 나와 편의점으로 향했다.인명은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대뜸.“진구야, 근무 끝났니? 야간 근무도 계속해서 하니?”진구는 황당하다는 표정을 짓다가 순순히 대답을 해줬다.“근무는 곧 끝나요. 오늘은 오후 근무만 해요.야간에는 사장님이 오실 거예요.”“너 저녁 먹어야지?”“예? 뭐 때는 되긴 했지만”의아해하는 진구를 데리고 근처 식당으로 갔다.진구는 순순히 따라왔다.벌써 저녁 시간이었다.그러고 보니 인명은 눈뜨고 아직 한 끼도 못 먹었다.“아까 말씀하신 검은색 차량은 찾으셨어요?근데 왜 그 차를 찾으세요?”“못 찾았다. 아직은. 그 차를 찾고 싶어.꼭 찾아야 해. 그러려면 네가 좀 도와줘야 해.”“제가요? 어떻게?”왜 진구가 그 차를 찾고, 사라를 찾는 데 함께 해야 하는지간단명료하게 대답할 수가 없었다.“내 이야기가 좀 긴데.그리고 좀 놀라운 얘기일 수도 있고,왜 너에게 이런 얘기를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지만.”“뜸 들이지 마시고 일단 얘기해 보세요.”진구는 뭔가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는 것 같았다.오늘 하루 인명의 언행이 수상쩍었고,진구는 그 이유를 확인하고 싶었다.인명은 최대한 간단명료하게,그러나 중요한 내용은 빠뜨리지 않으려 노력하면서자초지종을 진구에게 설명했다.자신이 처한 어려움. 그래서 사실 자살하려 했다는 것.어젯밤 한강에서 사라를 만난 상황,세 남자. 사라를 집에 데려온 것.밤새며 들은 그녀의 과거. 오늘 낮 그녀가 사라진 것.검은색 차량에 관한 이야기. 블랙박스를 확인한 이야기까지.“이 이야기 리얼인가요? 헐~.”이야기가 끝나고
Last Updated: 2026-03-02
Chapter: 38화 그녀가 사라졌다 4인명은 밖으로 나와 길을 샅샅이 살폈다.집에서 1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CCTV가 보였다.그리고 큰 도로에 접어들기 전까지 총 4개 정도의 CCTV가 보였다.관할이 지역 경찰서로 되어있었다.그렇다면 CCTV를 확인하려면 경찰서를 찾아가야 한다.사정을 이야기하면 보여줄까?무슨 일로 그러느냐고 묻는다면?구구절절 이야기해야 하나?자신이 죽으러 한강에 갔다가 투신하는 여자를 발견하고같이 투신하고 어찌어찌 살아나서 집에 데려왔는데괴한들이 숨어있다가 여자를 납치해 갔다고 하면?그 여자 이름은 알지만 그 외에는 아무것도 모르는,전직 아이돌 출신이라는 것밖에 모른다고 하면?참 난감하다. 그리고 그런 사실을 다 얘기하는 게 맞을까?그녀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그녀가 어떤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지도 모르는데.무엇인가 생각난 인명은 다시 집 쪽으로 올라왔다.집 앞 건너편 쪽에 거주자 우선 주차 공간이 있다.차들이 몇 대 주차되어 있었다.사건이 일어난 자기가 두 시간 전 정도 흘렀다.차들은 그보다는 오래 주차되어 있었을 것이다.주차 각도상, 집 쪽이 잘 보일 것 같은 차를 4대를 선택하고차에 적힌 전화번호로 전화했다.통화가 된 3대, 중에 1대는 블랙박스가 없었다.2대 중 1대는 시동을 걸어야 블랙박스가 켜진다고 했다.이제 1대밖에 없다.차 주인은 자기 차는 블랙박스가 24시간 돌아간다고 친절하게 알려줬다.차 주인에게 블랙박스를 보여 달라고 사정사정했다.놀러온 여조카가 그 앞에서 사라졌다고.연락이 안 되니 꼭 보여 달라고 했다.“제가요. 걔를 못 찾으면 형님에게 맞아 죽습니다.그 애가 약간 지능이 떨어져서요, 꼭 찾아야 합니다.저 좀 살려 주세요, 흑흑.”울다시피 해서 차 주인을 불러냈다.머리가 희끗 벗겨진 또래의 차 주인은 전화 내용에 놀랐는지화도 내지 않고 순순히 차 문을 열고 블랙박스에서 SD카드를 꺼내 줬다.인명은 자신의 집을 가리키며자기가 집에 가서 차분히 보고 돌려주겠다고 했다.댁이 어디냐고 물
Last Updated: 2026-03-02
Chapter: 37화 그녀가 사라졌다 3갑자기 그녀의 모습들이 떠올랐다.비를 맞고 산발한 채 웅크리고 있던 그 표정.차가운 한강 물속에서 본, 생과 사를 초월한 그 편안한 표정.다시 살아난 것에 대한 실망으로 울부짖던 그 얼굴.지난밤 소주를 마시며 과거를 얘기하던 그 애잔한 눈빛.그에게 기대어 온몸을 떨며 울던 그 느낌.그리고 오늘, 밝게 웃던 그 마지막 미소까지.도대체 어디 간 거지?어떻게 된 걸까? 분명 스스로 나간 건 아닌데.그 남자들은 누굴까?아! 24시간이 걸리더라도 그녀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야 했는데.사라가 졸면 뺨을 때려서라도 들어야 했는데.왜 그냥 자라고 하면서 얘기를 끊었을까?이제 겨우 말도 놓기 시작했는데.배달 음식이나 시켜 먹지.뭐 잘났다고 혼자 놔두고 나가서 이 꼴을.그러다가 뭔가 갑자기 생각났다.아차! 왜 그것을 까맣게 잊고 있었을까?그녀가 준 그 USB. 후다닥 책상 서랍을 봤다.열린 채 있었다. 이리저리 뒤져 봤지만 없었다.큰일 났다. 책상 주위를 다 뒤졌다.분명히 어제 받아서 서랍에 넣어뒀는데.아무리 취중이고 잠이 쏟아졌어도분명히 서랍에 넣어둔 기억이 나는데.그럼, 그것까지 뒤져갔단 말인가?어쩌면 그 USB가 사라 만큼 그들이 찾던 것이었는지 모른다.그런데 그것마저.망연자실하다가 우연히 쓰레기통을 쳐다봤다.혹시? 쓰레기통을 뒤져보니 그 USB가 있었다.‘이게 왜 여기 있지? 내가 여기에?아니면 사라가 머리를 써서 여기 버린, 아니 숨겨둔 건가?’어쨌든 일단 찾았다. 급히 노트북을 켰다.오래 사용하지 않다 보니 부팅이 더뎠다.마음이 급했다. 화면이 들어오고 부랴부랴 USB를 꽂았다.아뿔싸, 에러가 발생했다. USB가 열리지 않는다.아무리 해도 안 된다.USB를 빼서 만져보니 아직 습기가 느껴졌다.침수로 인한 에러 같았다.그리고 어제는 미처 발견 못 했는데 한쪽 귀퉁이가 찌그러져 있었다.원래 그런 건지, 아니면 어제 사라가 한강에 뛰어들고뭍으로 올라오고 하는 과정에서 손상된 건지 알 수가 없었다.과
Last Updated: 2026-03-02
Chapter: 36화 그녀가 사라졌다 2“어르신! 혹시 위층 제 방에서 나오는 젊은 여자 못 보셨어요?”“뭐라고~? 젊은 여자? 그게 누군데?”“아니, 예쁘고 젊은 여자가 있었는데.”“뭐라고~? 자네 혼자 사는 거 아닌가?언제 젊은 여자가…….”“아니 그게 아니고요.그럼,. 남자들 들어오는 건?아니 나가는 건 못 보셨어요?젊은 여자하고?”“……?”“그럼, 위에서 쿵쾅거리거나 하는 소리.꽤 시끄러웠을 텐데.”“뭐라고~? 시끄럽다고? 내가?”하기야 주인 할아버지는 귀가 잘 들리지 않는다.지금도 인명이 거의 괴성을 지르다시피 해야 알아들으니.예전에는 이런 사실이 참 편했는데.너무 치명적인 약점을 지닌 증인이다.다시 계단을 뛰어올라 집으로 올라온 인명은최대한 냉정하게 다시 집안을 살폈다.안방은 자신이 떠난 그대로이고거실 겸 주방은 약간의 어지럽혀진 흔적,이를테면 현관 매트가 밀려 있었고,조그마한 1인용 소파에 있던 쿠션이 엎어져 있고,그녀가 덮고 잤던 이불이 어지럽혀져 있다.책상의 물건들이 일부 떨어져 있고, 서랍이 열려있다.일단 그녀의 옷가지는 없다.그가 일어날 때부터 그녀는 자신의 옷을 입고 있었다.그리고 그 손가방. 그 가방도 없어졌다.그 외에는 그녀의 물건은 애초에 없었다.일단 냉정을 되찾으려 애쓰며 생각에 잠겼다.첫 번째 가정. 그녀가 스스로 나갔다?어제 그녀는 죽으려 했다가, 자신에 의해 목숨을 건졌다.처음에는 그를 원망했지만, 마음이 안정되면서 그를 믿기 시작했다.다시 살아 보려 했다.그리고 지나온 얘기들, 망한 걸 그룹 멤버이야기.다 듣지는 못했지만, 점점 꼬여가는그녀의 인생 이야기를 털어놓지 않았던가?그리고 결정적인 것은 자기는 갈 데가 없다고 했다.분명히 쫓기고 있었다.그리고 오늘은 또 뭐라고 했던가?“어제는 아저씨를 원망도 했지만,지금은 이것도 운명이라고 생각해요.이렇게 살아난 것은 또 다른 운명의 시작일 수 있다는 생각했고요.아저씨 말대로 그냥 죽기보단뭔가 발버둥이라도 치거나 최소한 살 때까지는살아봐야겠
Last Updated: 2026-03-02
Chapter: 35화 그녀가 사라졌다 1포장을 부탁한 식당에 들러 음식을 받아 나오던 인명은건너편 보도에 서서 웃고 떠드는 젊은이 둘을 보았다.자신의 몸에 아직 남아있는 생채기를 만들어준‘여자 친구 패는 애’들이었다.인명은 그 애들을 유심히 바라봤다.자신이 할 일이 또 생겼다.해결할 일들이 앞으로도 계속 생겨날 것 같았다.우선 사라의 일부터 정리한 다음, 하나씩 정리하기로 했다.이제부터 하루하루가 바쁠 것 같았다.집 앞 골목을 꺾어 도는데 갑자기 검은 차가 속력을 내며 지나갔다.하마터면 음식이 든 쇼핑백을 엎을 뻔했다.‘아니 이런 골목에서 저런 속도를 내다니. 미친…….’차가 사라진 길을 쳐다보며 투덜대다가,갑자기 뒷골의 힘줄이 당겨지는 느낌을 받았다.집을 쳐다봤다.그리고 고개를 돌려 그 차가 간 곳을 다시 봤다.차는 어느새 사라졌다.다시 고개를 돌려 집을 봤다.가슴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한번 심호흡을 했다.그리고 집으로 뛰어 들어갔다.자신이 기거하는 2층으로 연결되는 쪽문이 열려있었다.계단을 뛰어 올라갔다.현관문이 살짝 열려있다.분명 사라에게 안쪽에서 잠그라고 했는데.다시 한번 심호흡을 하고 문을 열었다.집안이 어지럽혀져 있다.“사라! 사라! 사라 어디 있니?”심장이 심하게 뛰었다.박동 소리가 밖까지 들리는 것 같았다.안방이며 화장실이며 아무리 찾아봐도 사라가 없다.집이 좁아서 오래 찾을 데도 없다.숨을 데도 없다.괜히 사라를 부르며 옷장까지 열어봤다. 없다.‘그래 그 차. 그 차다.’인명은 집을 나와 그 차가 간 방향으로 전력 질주를 했다.보일 리가 만무했지만, 큰 거리까지 달려 나와 이리저리 살펴봤다.분명 검은색 차량인데 차종이 뭐였지?이런 바보. 차 번호는 고사하고 차종도 생각이 안 나다니.SUV 같았는데. 이런 주의력으로 어떻게 큰일을 하겠다고.바보, 병신. 스스로를 자책하며 한 삼십 분을 돌아다녀 봤지만,당연히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다시 집 방향으로 뛰었다.길거리 쌀집 앞 평상에 앉아 있던 노인에게 매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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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40화 미주의 집 3김별은 실망스러웠지만 어쩔 수 없었다.그리고 혼자 살았다고? 그러면 미주는 끝내…?“아, 네 알겠습니다.”김별은 계속 말을 걸려는 아주머니에게 인사를 하고 돌아섰다.발걸음이 무거웠다.실망한 김별이 길거리 공원 벤치에 털썩 앉았다.“내가 찾아줄게.”김별이 놀라 태웅을 돌아보았다.“정확히는 내가 아니고, 명우 형이 찾아줄 수 있어.”“그, 그래? 어떻게?”“우리가 흥신소에서 만났다고 했잖아.명우 형은 줄이 여기저기 많아.”김별은 도우미들이 가까이 있다는 것을,미처 생각하지 못했다.“이름이 한미주? 생일을 알아?생년월일, 주소는 아까 그 집으로 일단 찾아보고.”김별이 벌떡 일어났다.“한미주 맞고. 생일이…그래, 1975년 7월 20일.”김별은 다행히 미주의 생일을 기억하고 있었다.김태웅은 이명우에게 당장 전화했다.“형님. 호걸이 형과 함께 있는데. 호걸이 형이 누굴 찾더라고.이름하고 생년월일,그리고 한때 살던 집 주소는 있어요.찾아줄 수 있죠?”주차장에서 걸어 나오던 이명우는전화를 받으며 인상을 찡그렸다.김별이 어디 돌아다니는지 태웅에게서 문자로 받고 있었다.도대체 뭘 하는 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호걸이 바꿔 봐.”“형, 저예요. 호걸이.”“사람은 왜 찾아? 갑자기?”“그, 그건 다음에 말씀드릴게요.형님이 좀 찾아봐 주세요.”이명우가 한숨을 쉬더니 수첩을 꺼냈다.김별이 불러주는 한미주의 신상을 메모하다가 고개를 갸웃했다.“한미주? 어디서 들어본 거 같은데….가만, 한미주? 저번에 네가 최 기자보고한미주라고 했던 거 같은데?”이명우는 병실에서 김별이 최원정을한미주라고 부른 것을 기억해 내었다.“아, 그게…. 하여튼 부탁합니다.”김별이 얼버무렸다.김별이 불러준 내용을 적고메모를 확인하던 이명우가 인상을 썼다.“1975년생? 근데 최 기자하고 헷갈렸다고?너 도대체 뭐 하고 다니는 거냐?”이명우의 목소리가 높아졌다.김별은 침묵했다.이명우는 뭔가 이상했지만 그걸 따질 때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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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9화 미주의 집 2김별은 미주에게 끌려 집으로 들어갔다.미주는 홀어머니와 살았다.아버지는 돌아가시고,친오빠가 하나 있는데 미국에 가서 산다고 했다.아빠가 없는 미주, 엄마가 없는 김별.그래서 더 동질감을 느꼈다.“엄마, 별이 오빠 왔어.”거실에 있던 미주의 어머니가 당황한 표정으로두 사람을 쳐다보았다.“어? 어….”“놀랐어?”“응… 아니야. 어서 와요.”미주의 어머니는 애써 웃으며 김별을 반겼다.김별은 공손히 고개를 숙였다.미주의 어머니가 갑자기 미주의 등을 쳤다.“아야.”“너는 같이 오면 온다고 알려줘야지.뭐 준비한 것도 없는데.”미주의 어머니가 미주에게 눈을 흘겼다. 미주가 웃었다.“준비는 무슨, 잠깐 인사하러 온 건데.오빠, 우리 엄마 이쁘지?”김별이 순간 당황했지만, 나름 슬기롭게 대처했다.“응. 미주가 어머니 닮아서 이쁜 거였네요.”그러고는 어설프게 웃었다.미주와 미주 어머니도 따라 웃었다.“우리 오빠, 잘 생겼지?”미주가 이번에는 어머니에게 짓궂게 물었다.김별의 얼굴이 붉어졌다.“그래, 잘 생겼네. 착해 보이고.”미주의 어머니가 환하게 웃었다.김별은 밝게 웃던 미주와 미주 어머니가 떠올랐다.저 문을 열면 미주와 미주 어머니가 나올 것 같았다.김별은 어렵게 발걸음을 뗐다.대문 앞에서 안을 들여다보았다.인적이 느껴지지 않았다.뒤를 돌아보았다.김태웅이 궁금해 죽겠다는 표정으로 김별을 쳐다보고 있었다.하지만, 묻지 않았다.김별이 대문의 벨을 눌렀다.반응이 없었다. 다시 벨을 눌렀다.문이 열리면서 누군가 나왔다.나이가 지긋한 아주머니.김별의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아주머니가 다가왔다.‘아, 아니네.’김별이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역시 미주의 어머니는 아니었다.“누구세요?”대문으로 걸어온 아주머니가 문틈으로 김별을 쳐다보았다.김별은 그냥 돌아갈 수는 없었다.“저 죄송한데요. 뭐 좀 물어볼 게 있어서요.”“뭘요?”“혹시 여기 살던, 그러니까 오래되었는데,1999년에 살던 분들을 찾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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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8화 미주의 집 1“김 이사님. 이 곡 우리 회사가 저작권 가지고 있다고요?”김수한이 대표를 쳐다보았다.“네. 그렇습니다. 김별의 노래는 우리가 다 가지고 있습니다.”“김별의 나머지 곡들도?”“네.”김수한이 고개를 끄덕였다.한 임원이 밝게 웃으며 끼어들었다.“김 이사님 덕분에 이런 예상도 못 한 일이 생겼네요.저작권 수익이 꽤 클 거 같습니다.역시 우리 김 이사님.”다른 임원들도 동의하는 표정이었다.김수한의 미소가 어색했다.“김 이사님. 제가 없을 때라 잘 모르는데.김별 노래들을 어떻게 우리가 소유하게 된 거죠?”대표의 질문에 김수한이 순간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그게….”대표가 머뭇거리는 김수한을 쳐다보았다.“이야기가 좀 길어서요. 오래된 이야기이고….”김수한이 둘러대니 대표도 뭔가 느꼈는지 화제를 바꾸었다.“네 알겠습니다. 박 본부장님.신들의 전쟁에 우리도 투자했죠?”“네.”박 본부장이라는 임원이 대답했다.“정호걸, 이놈 계속 클 거 같죠?”“네. 그렇게 보입니다.”박 본부장이 동의했다.“정호걸 소속사가 어디예요?”박 본부장이 노트북을 쳐다보며 대답했다.“사나이 엔터라는 회사인데요.대표가 이명우라는 사람입니다.소속 가수가 정호걸 한 명인 개인 기획사입니다.”대표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김수한을 쳐다보았다.“김 이사님.”김수한이 대표를 쳐다보았다.“지금 신들의 전쟁 심사 위원장도 맡고 계시니김 이사님이 한번 정호걸과 접촉해 보세요.”“네?”김수한의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정호걸을 우리 회사로 데리고 오자고요.그럴 가치가 있어 보이는데 김 이사님 생각은 어때요?”잠시 머뭇거리던 김수한이 대답했다.“물론, 데리고 오면 좋을 것 같습니다만.근데 방송이 끝날 때까지 심사 위원장이서바이벌 중인 가수를 만난다는 게….”대표가 피식 웃었다.“아니 천하의 김 이사님이 왜 이러셔?갑자기 순진한 척, 하시네.”김수한은 반응하지 않았다.“아버지가 그러시더라고요.김수한은 안 하는 척하면서 모든 걸 다 해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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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7화 아버지 2예상은 했지만, 김별은 다리에 힘이 빠졌다.아무도 없는 행불자.아무도 지켜보는 사람 없이 돌아가셨을 아버지.아들이 죽은 것도 모르고 얼마나 외로웠을까.얼마나 나를 원망했을까.비록 고의는 아니지만,평생 씻지 못할 불효자가 된 것이다.“혹시, 시신은 어떻게 되었을까요?화장 후에?”김별이 무거운 목소리로 직원에게 물었다.“아, 여기 병원 별관에 봉안당이 있어요.거기에 보관되어 있네요.”“아, 네. 혹시 병원에 지불해야 할 비용이 있을까요?제가 대신 내겠습니다.”“의료 공단 비용으로 처리해서 없는 것 같습니다.”“네.”김별은 봉안당으로 갔다.흔히 보는 추모 공원이 아니었다.창고에 방치된 느낌이었다.거기서 아버지 이름을 발견했다.김별은 결국 울음을 참지 못했다.“아버지, 제가 곧 좋은 데로 모실게요. 죄송합니다.”김별이 중얼거렸다.김태웅은 멀찍이서 그런 김별을 쳐다보고 있었다.무슨 사연인지 모르겠지만,물어보기도 힘든 분위기였다.눈물을 닦으며 봉안당을 나온 김별이 김태웅을 쳐다보았다.“이제 서울로, 다음 목적지로 가자.”그 시간, 최원정도 경기도 외곽의한 추모 공원에 어머니와 함께 있었다.최원정은 한 유골함 앞에 꽃을 놓은 뒤, 고개를 숙였다.최원정의 어머니가 유골함을 어루만졌다.“여보, 우리 왔어요. 잘 지내고 있죠?”어머니의 눈이 젖어 들었다.그러더니 손을 모으고 말했다.“기도하자.”원정은 어머니를 따라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였다.잠시 후 고개를 들었다.눈이 충혈되어 있었지만 울지는 않았다.어머니의 기도가 끝나자,원정은 그냥 가기 아쉬운 듯 유골함으로 다가갔다.한참 유골함을 쳐다보았다.‘최상호 바오로. 사망 2010년 5월 20일.’벌써 15년이 지났다.하지만 최원정은 그냥 잊을 수는 없었다.“아빠, 내가 아빠 한을 풀어 줄게.그냥은 안 넘어가. 아빠 속 편안하게….”마침내 최원정의 목이 메어왔다.“편안하게 잠들 수 있게 내가 해줄게.”최원정이 중얼거리는 소리를 듣던 어머니가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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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6화 아버지 1며칠 후, 김수한이 직접 김별의 자작곡 중 총 7곡을 선정했다.‘비’, ‘옥탑방’, ‘행복’ 등이 선정되었다.김별도 곡 선정에 찬성했다.“근데 앨범 제목을 뭐로 하지?”“제가 생각해 놓은 게 있는데.”“뭐?”“단어의 진상.”“뭐? 단어의 진상? 좀 이상한데.”“제가 그렇게 콘셉트를 잡고 작업을 해 왔거든요….김별이 어색하게 웃었다. 김수한이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 그리고 일단 날 따라와 봐.”김수한이 곡 선정을 끝내고김별을 데리고 위층으로 갔다. 대표 사무실이었다.“일단 우리와 일하기로 했으니,대표님께 인사는 드려야지.”김별을 긴장한 채 사무실로 들어갔다.눈빛이 매서운 40대 정도의 대표가자리에 있다가 김별을 쳐다보았다.“대표님, 이번에 새로 음반을 내게 된 김별입니다.”대표가 천천히 일어나 손을 내밀었다.김별이 얼른 뛰어가 대표의 손을 잡았다.“잘 부탁해. 나 이한일이라고 해.”“네. 열심히 하겠습니다.”이한일 대표가 김별을 지그시 쳐다보았다.“자작곡이 많다며?”“아. 네. 그게….”김별이 더듬거리자, 김수한이 대신 대답했다.“보니까 50곡 정도 습작이 있더라고요.”대표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시 자리에 앉았다.김수한이 김별을 끌고 사무실을 나왔다.나오자마자 김별은 이마에 땀을 닦았다.뭔가 어두운 기운에 씐 것처럼 몸이 무거웠다.“제가 실수한 건 없죠?”김별이 복도를 걸으며 김수한을 쳐다보았다.“가서 일이나 하자.”“네.”김별은 그날이 생생하게 떠올랐다.그렇다면 자신의 모든 곡이 김수한의 손에,HP 엔터의 손에 있을 수도 있었다.김별이 차장 밖을 보며 숨을 고르다가 이명우를 돌아보았다.“형, 근데 한 이틀 정도나 혼자 시간을 가져도 되지?”“뭐 하려고?”“아, 그냥 좀 돌아볼 데가 있어서.”김별은 할 일이 있었다.그동안 시간이 없어서 못 했던 것들이 있었다.김별과 한미주의 흔적을 찾아봐야 했다.“너 혼자? 안 돼.”“왜?.”“너 기억도 잘 안 나는 놈이.그리고 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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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5화 빼앗긴 노래김별은 하루 종일 바빴다.세 번의 기자회견을 치러야 했다.각각 인터뷰하기에는 요청하는 데가 너무 많아단체 기자회견을 한 것이다.마지막 기자회견은 KBC 신들의 전쟁 스튜디오에서 열렸다.KBC가 중심이 된 기자회견이었다.기자회견이 끝나고 김별은 예능국장실을 찾았다.이명우도 따라 들어갔다.“어서 와요. 정호걸 씨.”예능국장의 입이 찢어졌다.김기웅 부장과 이은영 팀장도 활짝 웃고 있었다.“감사합니다. 국장님, 부장님, 팀장님.이게 모두 신들의 전쟁 덕분입니다.”김별도 환하게 웃었다.“우리 프로가 이렇게 화제가 된 건 처음이에요.정호걸 씨가 너무 잘해주었어요.우리 KBC 전체가 난리 났어요. 하하하.”사장님이 임원 회의에서 신들의 전쟁과 정호걸을 극찬했으며,신들의 전쟁이 OTT 순위에서 1위를 하고,동영상 조회수도 폭발적이라는 이야기가 이어졌다.“호걸 씨가 부른 ‘비’ 음원을 정식으로 발매하려고 합니다.물론 소속사인 ‘사나이 엔터’와 함께요. 괜찮겠죠?”‘사나이 엔터’는 이명우의 법인명이었다.이명우가 밝은 표정으로 대답했다.“네. 저희야 좋죠.”김별도 고개를 끄덕였다. 국장이 부장을 쳐다보았다.“그것 좀 이야기해 줘. 저작권.”그러자, 김기웅 부장이 수첩을 쳐다보며 말했다.“아, 제가 알아보니. ‘비’라는 노래는 김별 작곡 작사지만,본인이 죽고, 가족이 아무도 없어서,김별 소속사였던 HP 엔터테인먼트에 저작권이 있더라고요.”김별의 눈이 커졌다.“그래서 HP 엔터에 물어봤고, 일단 허락했습니다.”아무것도 모르는 이명우는 밝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지만,김별의 표정은 굳어졌다.경황이 없어서 저작권까지는 생각해 보지 못했다.그런데 자신의 노래가 HP 엔터 재산이라니.하지만, 지금 이의를 제기할 수도 없었다.“근데…, 김별 님이 가족이 없었나요?제가 알기로는 돌아가실 때 아버지가 살아계셨다고 들었는데요.”김별은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던 아버지가 생각났다.물론 의식이 없는 상태였지만,“글쎄요. 그런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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