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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화

Author: 쌍춘
last update Petsa ng paglalathala: 2026-08-12 00:16:12

순간, 머릿속 깊숙한 곳에서

아주 오래된 기억들이 물결처럼 올라왔다.

작은 마을,

그리고 어릴때 함께 뛰어 놀던 오드아이 소녀.

“설마, 에르시?”

그녀는 아주 천천히 눈을 깜박였다.

“기억하는데 오래 걸리네.”

기분탓인지 몰라도,

약간 삐져 있는 느낌이었다.

나는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 미안. 너무 오랜만이라.”

그녀는 나를 위아래로 한 번 훑더니,

한숨을 조용히 내쉬었다.

“그래서, 잘 지냈지? 레벨은 얼마야?”

“음...십.”

그녀의 눈이 확 좁혀졌다.

“십?”

“응.”

“너...성인 되고 몇 년인데? 도대체 지금까지 뭐 했길래 레벨이 겨우 10이야?”

나는 어색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하하, 그러게.”

“웃음이 나와? 그리고 넌 마법사잖아. 아무리 재능이 없어도, 레벨 10은 너무한 거 아니야?”

“그건 사정이...”

“설마 지금도 F랭크 퀘스트 같은 거 하고 다니는 건 아니겠지?”

나는 잠깐 고민하다가 솔직하게 말했다.

“오늘 하려고 했는데...”

“하~아.”

에르시의 깊은 한숨만으로 눈 앞의 그녀가 얼마나 답답해 하는지 알수 있었다.

“너는 예전부터...아니, 됐다.”

그녀는 시선을 돌리며 중얼거렸다.

“밥은... 잘 챙겨 먹고 다니는 건지...”

“응? 뭐라고?”

“닥쳐.”

곧 엘라가 식사를 가져다 놓자,

에르시는 짧게 고개만 끄덕였다.

나는 그냥 멍하니 그녀를 보았다.

어색한 침묵이 흐르는 가운데, 음식을 거의 다 먹은 에르시는 의자를 밀고 일어섰다.

“일어나.”

“어? 갑자기 왜?”

“오늘, 니가 무슨 퀘스트 고르는지 보러 갈 거니까.”

“...예?”

“입 닫고 빨리 따라와. 오늘 고정 파티 휴일이라 시간내서 온 거니까.”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 먼저 걸어 나갔다.

---

벨른 지부 조합장 안.

“야. 너 지금 F랭크 고를 생각 하지?”

“내가 할수 있는게 F랭크 뿐인데.”

“다시 골라. E랭크로.”

나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E랭크 퀘스트 종이에 손을 가져다 댔다.

━━━━━━━━━━━━━━━━━━

[퀘스트 발견!]

■ 고블린 소굴

-벨른 마을 북동쪽 숲에 숨어 사는 고블린 10마리를 토벌 하세요.

난이도: E

보상: 50골드, 경험치 100

퀘스트를 수락하시겠습니까?

▶ YES / NO

━━━━━━━━━━━━━━━━━━

"오, 그거 괜찮네. 수락해."

“잠깐만! 나 이거 못해!”

“일단 받아. 옆에서 봐줄 테니까.”

띠ㅡ링!

그리고 그 순간, 파티 초대 메세지의 홀로그램이 눈 앞에 나타났다.

━━━━━━━━━━━━━━━━━━

[파티 초대]

파티장: 에르시(Lv. 87 마법사)

파티원: 없음

파티에 참여하시겠습니까?

▶ YES / NO

━━━━━━━━━━━━━━━━━━

“파티?”

“...싫음 말던가.”

그 한마디에 나는 아무 말도 못하고 YES를 눌렀다.

---

고블린 소굴은 마을에서 북동쪽으로 30분 정도 걸어야 하는 곳에 있었다.

에르시는 앞장서며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고, 나는 그녀의 뒤를 따라 허겁지겁 뛰었다.

"에르시, 좀 천천히 가면 안 돼?"

"안 돼. 시간 아까워."

"......"

그녀는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앞만 보고 걸었다.

하지만 가끔씩 뒤를 돌아보며 내가 잘 따라오는지 확인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렇게 30분을 걷자, 드디어 고블린 소굴이 보였다.

작은 동굴 입구 앞에는 고블린 두 마리가 창을 들고 서 있었다.

━━━━━━━━━━━━━━━━━━

[고블린 정찰병]

레벨: 8

━━━━━━━━━━━━━━━━━━

"저기 봐. 고블린 두 마리야."

에르시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저거 잡아봐."

"...예?"

"저거 잡아보라고."

나는 에르시를 멍하니 바라봤다.

"내가 저걸?"

"그래, 너. 레벨 8짜리 고블린이면 레벨 10인 네가 충분히 잡을 수 있어."

"그래도... 나는 전투 스킬이 없어서 절대 못해."

"이 답답아! 마법을 쓰면 되잖아."

"마법을 못쓴다니까..."

나는 답답해서 입술을 깨물었다.

하지만 에르시의 날카로운 눈빛에 말이 나오지 않았다.

"빨리 안 가?"

"...알았어."

나는 한숨을 쉬며 낡은 지팡이를 꺼내 들었다.

━━━━━━━━━━━━━━━━━━

[낡은 지팡이(노멀)]

마법 공격력: +1

━━━━━━━━━━━━━━━━━━

'이걸로... 저걸 잡으라고?'

아무리 봐도 이걸로 뭘 때린다고 죽을 것 같지가 않은데.

나는 천천히 고블린 쪽으로 다가갔다.

고블린 두 마리는 아직 나를 발견하지 못했다.

'일단... 기습 공격?'

나는 지팡이를 들어 올려 고블린의 머리를 향해 내리쳤다.

탁!

"끼이이익?"

고블린이 화들짝 놀라더니, 나와 눈이 마주쳤다.

"어... 안녕?"

당황한 내 인사와 함께,

"끼야아악!!"

고블린이 창을 들어 올리며 나를 향해 돌진했다.

"우와아아!"

나는 황급히 뒤로 물러났다.

"렌! 뭐 해? 마법을 쓰라고!"

에르시가 뒤에서 소리쳤다.

"마법이 없다니까!"

그 순간, 옆에 있던 다른 고블린까지 나를 발견하고 쫓아오기 시작했다.

"끼이익!"

"끼이이익!"

"으아아아! 두 마리야!"

나는 동굴 주변을 빙글빙글 돌며 도망쳤다.

에르시는 팔짱을 끼고 내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만 보고 있었다.

"...뭐하는 거야."

"야! 나 진짜 죽을거 같다고!"

어느새 내 뒤를 바짝 따라온 고블린 두마리가 위협적으로 창을 휘둘렀다.

[HP: 86]

[HP: 72]

[HP: 58]

......

[HP: 6]

아, 이제 스쳐도 죽는다.

더 이상 도망갈 힘도 없어서 나는 그대로 주저 앉았다.

"저 망할년 때문에 여기서 죽는구나."

'환생한지 하루만에 죽나?'

'죽으면 다시 그 천사한테 가는건가?'

'선행 포인트는 어떻게 되는거지?'

이런 생각이 머릿속을 헤집고 있었다.

마침내 고블린 한마리가 창을 들어 올려 내리치려는 순간,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그때,

파지직—!

번개가 번쩍이며 고블린 두마리를 동시에 강타했다.

━━━━━━━━━━━━━━━━━━

[고블린 정찰병 처치!]

[EXP 10 획득!]

━━━━━━━━━━━━━━━━━━

━━━━━━━━━━━━━━━━━━

[고블린 정찰병 처치!]

[EXP 10 획득!]

━━━━━━━━━━━━━━━━━━

간발의 차이로 살았다.

눈을 떠보니 내 뒤에 있던 에르시가 지팡이를 들어 올리며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너... 지금 뭐라고 했어?"

"...에? 아무 말도 안했는데..."

"망할년?"

"...아?"

생각만 한다는게 말로 튀어 나왔나?

에르시는 잠시 나를 물끄러미 노려보더니, 갑자기 다가와 내 멱살을 잡았다.

"나한테 한 소리지? 죽고 싶어?"

"아니, 그게 그러니까..."

나는 뭐라 변명할지 머리를 굴리다가 그만 두었다.

애초에 내가 절대 못한다고 분명히 말했다.

진짜 죽을뻔 했던 공포가 떠오르며,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래! 이 미친년아! 너 때문에 죽을뻔 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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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점심부터 먹죠!! 제가 다 쏘겠습니다!! 음하하!!"“이 멍청아, 시끄러우니까 조용히 해!”에르시는 흥분한 나를 한대 쥐어박고 메뉴판을 들었다.“후후훗, 그럼 렌씨가 사는 걸로 알고 저도 주문할게요.”로제타도 웃으며 메뉴판을 들었다.잠시 후, 종업원을 불러 음식을 주문한 후 에르시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났다.“어디 가?”내가 묻자 에르시는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했다.“화장실.”“아, 미안.”에르시는 몇 걸음 옮기다가 갑자기 멈춰 섰다.그러더니 다시 내 쪽으로 돌아왔다.“렌.”“응?”에르시는 로제타 눈치를 슬쩍 살피더니 내 옆으로 다가왔다.그리고 내 귀에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 대고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없는 동안 입 조심해.”“입 조심? 뭘?”“니 스킬. 로제타가 물어봐도 모르는 척 하라고.”“알았어.”나는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에르시는 무서운 눈으로 나를 노려보다가 내 대답에 만족한 듯 몸을 돌렸다.“그럼 갔다 올게.”에르시는 그대로 화장실 쪽으로 사라졌다.그리고 테이블에는 나와 로제타만 남았다.“......”“......”갑자기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에르시가 없으니까 더럽게 어색하네.'나는 괜히 딴청을 피우며 주위만 두리번 거렸다.로제타는 아무 말 없이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그러다가 슬쩍 고개를 들어보니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아, 하하... 에르시가 좀 늦네요. 큰 거... 였나?”로제타는 잠시 망설이는 듯하더니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렌씨.”“...네, 넵?”로제타는 턱을 살짝 괴고 나를 바라봤다.“아까 그라우즈와 전투 중에 제 상태창을 봤어요. 제 공격력과 HP, 심지어 MP까지 올라가 있더라고요. 심지어 지금도 올라가 있군요.”“아, 그, 그랬나요? 저는 모, 모릅니다.”“이런 경우는 처음 보는데 혹시...”“......”나는 애써 로제타의 시선을 피했다.그런데 로제타가 의자를 내 옆으로 옮기며 조금 더 가까이 다가왔다.“정말 어떻게 된건지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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