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엘라는 테이블 앞에 앉아, 술잔을 손에 쥔 채 나를 바라봤다.
평소의 단정한 모습과는 달리, 머리는 흐트러져 있었고 얼굴은 술기운에 붉게 물들어 있었다. "너... 왜 안 자?" "그냥 목이 말라서 물 마시러 내려왔는데, 불빛이 보여서요." 거짓말이었지만, 엘라는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앉아." 나는 조심스럽게 그녀의 맞은편에 앉았다. 엘라는 내 앞에 빈 잔을 하나 내려 놓더니, 술을 가득 따라 주었다. "마실래?" "저는 술 잘 못 마셔요." "괜찮아. 오늘은 내가 혼자 마시기 싫어서 그래. 상대해 줘." 그녀의 목소리에는 외로움이 묻어 있었다. 나는 조용히 술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 그 술은 쓰고, 따갑고, 뜨거웠다. "켁...뭔 술이 이렇게 독해요?" "푸하하, 렌. 너 진짜 술 못 마시는구나." 엘라가 처음으로 웃었다. 하지만 그 웃음은 금방 사라졌다. "렌, 너 나이가 어떻게 돼?" "스물 여섯이요." "나는 올해 서른 둘이야." 엘라는 술잔을 한 번 더 비우며 한숨을 쉬었다. "서른 둘... 아직 결혼도 못 했어. 연애도 한 번 제대로 못 해봤고." "......" "마을 사람들은 나한테 친절하지. 좋은 여관 주인이라고, 착하다고, 부지런하다고 칭찬해. 근데 그 뿐이야." 그녀는 빈 잔을 테이블에 툭 내려놓았다. "아무도 나를... 여자로 안 봐." 나는 뭐라 대답해야 할지 몰라 그저 가만히 들었다. "렌, 너도 그렇지? 나 보면 그냥 여관 주인 누나, 밥 해주는 누나. 그렇지?" "글쎄요..." "괜찮아. 다들 그래." 엘라는 또 술잔을 비웠다. "나도 알아. 내가 뭐 특별히 예쁜 것도 아니고, 재미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평범한 여자라는 거." "아니에요." 나는 그녀의 말을 끊었다. "엘라 누나는 충분히 매력적이에요." "...뭐?" "누나는 얼굴이 동안이잖아요. 그리고 몸매도 20대 수준이고요." 엘라는 잠시 나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렌..." "그리고...누나 예뻐요." 그 말에 엘라의 얼굴이 더 붉어졌다. "...바보." 그녀는 고개를 돌리며 중얼거렸다. "그런 말... 처음 들어봐." "진심이에요." "렌... 고마워." 엘라는 촉촉해진 눈으로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쿵. 테이블 위에 고개를 떨구며 쓰러졌다. "엘라 누나?" 나는 황급히 일어나 그녀를 흔들었다. "쿨... 쿨..." 코 고는 소리가 들리고, 그녀는 완전히 잠들어 버렸다. "...에휴." 나는 그녀를 안아 들고 조심스럽게 침대에 눕혔다. "으음..." 그녀가 잠꼬대를 하며 몸을 뒤척이는 순간, 옷깃이 흐트러지며 그 젖꼭지가 살짝 드러났다. 나는 그 광경을 놓치지 않고 시선을 고정했다. 심장이 갑자기 두근두근 거리기 시작했다. '잠깐! 진정하자.' 나는 황급히 고개를 돌리고, 침대 옆에 있던 이불을 집어 들어 덮어 주었다. "...휴." 위험했다. 나는 깊게 숨을 내쉬며 방을 나왔다. 그리고 복도로 나오자, 띠ㅡ링! ━━━━━━━━━━━━━━━━━━ [퀘스트 완료!] ■ 엘라의 방에 방문하라! 보상: 경험치 500 [EXP 500 획득!] [하지만 엘라의 호감도가 하락했습니다!] [칭호 획득!] 칭호: 고자 착용 효과(패시브) • 신뢰도 상승(여성 한정) 설명: 절호의 기회를 스스로 놓친 자에게 주어지는 칭호. ━━━━━━━━━━━━━━━━━━ "......?" 나는 홀로그램을 보고 어이가 없었다. "고자? 그리고 호감도가 하락?" 칭호창을 열어보니 정말로 '고자'라는 칭호가 박혀 있었다. "이 시스템... 진짜..." 나는 한숨을 푹 쉬며 2층으로 올라갔다. 203호 방으로 돌아와 침대에 누웠다. "...그래도 엘라 누나는 기분이 좀 나아졌겠지." 그렇게 혼자 중얼거리며 눈을 감았다. 칭호가 뭐든, 엘라가 괜찮아졌다면 그걸로 충분하니까. ─── 다음날 아침, 따뜻한 아침 햇살이 1층 식당을 비스듬히 비추고 있었다. 나는 1층 식당에 앉아 조용히 빵을 뜯으며 생각을 정리하고 있었다. 어제 그 이상한 긴급 퀘스트. 그리고 오늘... 엘라는 미소를 보이지 않았다. 뭐지? 어제랑은 너무 다른데. 뭔가 뚱한 표정에, 접시를 내려놓는 손짓도 어딘가 빠른 듯했고, 목소리에는 미묘한 거리감이 느껴졌다. “여기. 먹고 가.” “아, 네. 고마워요.” 엘라의 딱딱한 말투에 괜히 가슴이 찌릿했다. ‘호감도 하락 효과가 진짜 있는 건가?’ 그때였다. 여관 문이 천천히 열렸다. 차가운 아침 공기가 먼저 스며들어 오고, 곧이어 한 사람이 문을 밀고 들어왔다. 순간, 식당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그녀가 한 발 내딛는 순간, 공기 자체가 바뀌었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숨을 멈췄다. 희고 긴 다리를 드러낸 마법사 로브, 고급스러운 지팡이, ‘평범한 마법사'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멀었다. 하늘빛에 긴 머리카락은 빛에 닿는 각도에 따라 은하처럼 은은하게 반짝였다. 그리고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눈동자였다. 왼쪽 눈은 하늘색, 오른쪽 눈은 황금 빛으로 처음 보는 오드아이 였다. 레벨은 안 보여도 느껴졌다. 압도적인 고레벨 포스. 나는 본능적으로 생각했다. ‘와, 대단한 사람이다.’ 딱 그 정도였다. 그 이상은 잘 모르겠다. 이 세계의 시스템을 아직 잘 모르고 있으니. 그녀가 여관 안을 들어선 순간부터, 다른 손님들은 그 여자에게 시선을 떼지 못했다. ...어서 오세요.” 엘라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목소리에 평소에 없던 긴장이 묻어났다. 여자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침 식사 되나요?”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어딘가 먹먹하게 울리는 힘이 있었다. “네. 메뉴는 간단한 식사밖에 없지만, 괜찮으시면 준비해 드릴게요.” 엘라는 평소보다 2~3초 늦게 대답했고, 그 여인은 부드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거나 주세요.” 그녀는 주변을 둘러보다가, 왜인지 모르게 내가 앉아 있는 테이블을 향해 다가왔다. 그리고 내 맞은편에 앉았다. 나는 깜짝 놀라 그 여자를 빤히 바라 보았다. 초보자 마을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오라가 그녀에게서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여자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이고 머리카락을 쓸어 넘겼다. 하늘빛 머리카락이 어깨를 타고 흘러내리며 로브 위에서 가만히 흔들렸다. 조용한 침묵이 이어졌지만 부담스럽지 않았다. 그저 무겁고 넓은 존재감이 주변을 채웠다. 엘라가 조심스레 아침 식사를 내려놓았다. “여기요. 식사 나왔습니다.” 나는 엉겁결에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아, 저는 거의 다 먹어서 자리 비켜 드릴게요.” 내 말에 여자는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아주 짧게, 그러나 분명하게 말했다. “괜찮아. 앉아 있어.” 나는 이유도 모르고 그대로 얼어붙었다. 엘라는 잠깐 나를 힐끔 보더니, 조용히 주방으로 돌아갔다. 그녀는 숟가락을 들었다가, 다시 내려놓고 조용히 내 쪽을 보았다. “렌.” "...예?" 내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는 마치 오랫동안 알고 지냈던 사람을 부르는 것처럼 낮고 확실했다. “저를 아세요?” 그녀는 한쪽 눈썹을 꿈틀거리더니, 차갑게 말했다. “...죽을래?”에드리안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럼 난 먼저 일어나겠네.”“아, 네.”“출발 전까지 필요한 것이 있다면 언제든 말하게.”에드리안은 마지막으로 나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웃었다.그리고 응접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철컥.문이 닫히자 응접실 안에는 나와 로제타, 단둘만 남게 되었다.그때였다.띠링!━━━━━━━━━━━━━━━━━━[긴급 퀘스트 발견!]■ 검은 망토 조직 소탕!- 리벤델 마을을 위협하는 범죄 조직 검은 망토의 본거지로 추정되는 장소가 발견되었습니다.리벤델 경비대와 함께 검은 망토의 본거지를 습격하고 조직원을 소탕하세요.● 목표• 검은 망토 조직원 20명 소탕• 검은 망토 간부 5명 소탕난이도: ??보상: 에드리안의 호감도 대폭 상승, 로제타의 호감도 대폭 상승퀘스트 누락, 실패시: 에드리안의 호감도 하락, 로제타의 호감도 대폭 하락▶ YES / RUN AWAY━━━━━━━━━━━━━━━━━━“......”나는 아무 말 없이 시스템창을 바라봤다.그리고 천천히 눈을 감았다.‘...이 미친 시스템.’조직원 스무 명.간부 다섯 명.거기에 난이도가 ??라고?나는 인상을 찌푸렸다.이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위험한 퀘스트인건 분명하다.몬스터가 아닌 사람을 상대해야 하니까.솔직히 말하면 당장 거절하고 싶었다.하지만 눈 앞의 노란 드레스를 입은 아름다운 로제타의 얼굴을 보니 YES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무슨 일 있어요?”옆에서 로제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아, 아뇨. 아무것도 아닙니다.”로제타는 내 얼굴을 보더니 환하게 웃었다.“후후, 그럼 이제 렌씨를 제 파티에 초대할게요. 지금 가입 되어 있는 파티에서 탈퇴해 주세요.”“...알겠습니다.”분명 에르시에게 한소리 들을 것 같았지만, 나는 에르시의 파티를 탈퇴하고 새롭게 로제타의 파티에 가입했다.로제타는 내가 파티에 가입하자 자연스럽게 내 옆으로 더 다가왔다.그리고 나를 올려다보며 말했다."좋아요. 그럼
에드리안은 잠시 창밖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검은 망토라는 조직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알고 있나?”“아뇨. 잘 모릅니다.”나는 고개를 저었다.검은 망토에게 습격당한 적은 있었지만, 그들이 정확히 어떤 조직인지까지는 알지 못했다.여기 온 지 얼마 안됐으니까.에드리안은 천천히 몸을 돌려 나를 바라봤다.“검은 망토는 원래부터 존재하던 조직이 아니었네.”“네?”그는 다시 자리로 돌아와 소파에 앉았다.“처음에는 리벤델 마을 주변에서 활동하던 작은 범죄 조직에 불과했지.”나는 조용히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도박장을 운영하거나, 행인들의 돈을 빼앗고, 상인들에게 자릿세를 뜯어내는 정도였네. 당시에는 경비대가 조금만 움직여도 쉽게 정리할 수 있는 수준이었지. 그런데 어느 날부터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어.”에드리안의 표정이 조금씩 굳어졌다.“작은 조직들이 하나둘 사라지기 시작했네. 아니, 정확히 말하면 흡수된 거지.”“...흡수요?”“그래.”에드리안은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누군가 리벤델 주변에서 활동하던 범죄 조직들을 하나씩 정리하기 시작했네. 그리고 조직의 우두머리를 제거하거나, 협박하거나, 혹은 자신들의 편으로 끌어들였지. 그렇게 여러 조직이 하나로 합쳐졌고 조직 이름을 검은 망토로 바꾸더군.”“그 누군가가 설마... 꼬맹이?”내 질문에 에드리안의 고개를 끄덕이며 표정이 더욱 심각해졌다.“그래. 자네도 얼핏 봤다고 들었네.”“...그럼 그 꼬맹이만 잡으면 해결 되는거 아닌가요?”“검은 망토의 보스는 신원을 알 수 없네.”“예? 신원을 알 수 없다고요?”“그래. 이름도, 출신도, 나이도 아무것도 알려진 것이 없지.”에드리안은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가볍게 두드렸다.“확실하게 알려진 건 단 하나뿐일세.”“그게 뭔데요?”“키가 상당히 작다는 것.”“...예?”나는 순간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그게 끝이에요?”“그래.”에드리안은 내 황당한 표정을 본 것인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처음에는 우리도 크
리벤델 경비대원의 안내를 따라 도착한 곳은 마을 중심에 자리한 제법 큰 저택이었다. “......” 나는 저택 앞에 멈춰 서서 건물을 올려다봤다. 높게 솟은 3층짜리 석조 건물. 정문 앞에는 잘 정돈된 작은 정원이 있었고, 입구 주변에는 경비대원들이 서 있었다. 화려하다기보다는 깔끔하고 단정한 느낌의 저택이었다. 그래도 평소 내가 지내던 여관과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였다. ‘...여기가 리벤델 마을 영주님이 사는 곳인가.’ 나는 불안한 마음을 안고 경비대원의 뒤를 따라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 내부 역시 생각보다 화려하진 않았다. 깨끗하게 정리된 복도와 벽에 걸린 몇 장의 그림. 그리고 곳곳에 놓인 고급스러워 보이는 가구들. 평범한 사람의 집이라고 하기에는 확실히 규모가 컸지만, 그렇다고 내가 상상했던 것처럼 지나치게 화려한 곳은 아니었다. ‘...이런 집은 가격이 얼마야?' 나는 속으로 중얼거리며 경비대원을 따라 걸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는 한 응접실 앞에 멈춰 섰다. “여기서 잠시 기다려 주십시오.” “아, 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적당한 크기의 응접실이 모습을 드러냈다. 중앙에는 고풍스러운 나무 테이블과 푹신해 보이는 소파가 놓여 있었고, 벽에는 리벤델 가문의 문장으로 보이는 장식이 걸려 있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소파에 앉았다. “...음. 살짝 긴장되네.” 나는 두 손을 무릎 위에 올린 채 꼼짝도 하지 못했다. 그리고 얼마 후. 응접실의 문이 열리고 깔끔한 옷차림의 중년 남성이 천천히 안으로 들어왔다. 화려한 옷은 아니었지만, 단정한 모습과 고급스럽게 풍기는 분위기만으로도 평범한 사람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내 앞까지 다가오더니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네. 자네가 렌인가?” 나는 반사적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 “예, 안녕하십니까!” 남성은 그런 나를 잠시 바라보다가 손을 내밀었다. “내가 이곳 리벤델의 영주 에드리안 리벤델 남작일세.”
나는 방으로 돌아오자마자 침대에 몸을 던졌다.그리고 푹신한 침대에 몸을 이리저리 뒹굴며 절로 기쁨의 한숨이 새어 나왔다.'하아... 맨날 이렇게 뒹굴거리면 얼마나 좋을까?'잠시 행복한 기분을 만끽하던 나는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상태창을 띄웠다.“레벨 67?”그라우즈를 잡고 퀘스트를 완료한 보상으로 12레벨이 올라가 있었다.나는 망설임 없이 보너스 스탯 60을 전부 체력에 투자했다.━━━━━━━━━━━━━━━━━━[체력 : 515 ➡️ 575][HP : 5,150 ➡️ 5,750]━━━━━━━━━━━━━━━━━━“좋아. 이 정도면 탱커 해도 되겠는데? 물론 그런 미친 짓은 안 할 거지만. 하하핫!”나는 신나서 한바탕 웃은 다음, 스킬창을 열었다.━━━━━━━━━━━━━━━━━━ ◆ 스킬창이나엘의 축복(패시브): 30m 이내 아군의 물리, 마법 공격력이 180% 증가(Lv.36)이나엘의 가호(패시브): 30m 이내 아군의 방어력이 5% 증가(Lv.1)이나엘의 은총(패시브): 30m 이내 아군의 생명력과 마나가 55% 증가(Lv.11)이나엘의 숨결(패시브): 30m 이내 아군의 공격속도와 마법 시전 속도 2% 증가(Lv 1)이나엘의 구원(패시브): 30m 이내 아군의 상태 이상 저항력 5% 증가(Lv 100 필요)이나엘의 손길(패시브): 30m 이내 아군의 물리 치명타, 마법 치명타 2% 증가(Lv 150 필요)이나엘의 군단(액티브): 발키리 1명을 1시간 동안 소환(Lv 200 필요)사용 가능 스킬 포인트 : 12━━━━━━━━━━━━━━━━━━‘음...이건 일단 에르시한테 물어봐야겠다.’나는 스킬은 그대로 놔두고 다시 침대에 누웠다.‘어라? 잠깐만.’나는 천장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지금까지 아주 중요한 사실을 완전히 잊고 있었다.“이 버프 스킬들은...”나는 손가락으로 내 자신을 가리켰다.“왜 나한테는 적용이 안 되는거지?”스킬 설명을 보면 내 주변 아군의 능력치는 상승한다.
"일단 점심부터 먹죠!! 제가 다 쏘겠습니다!! 음하하!!"“이 멍청아, 시끄러우니까 조용히 해!”에르시는 흥분한 나를 한대 쥐어박고 메뉴판을 들었다.“후후훗, 그럼 렌씨가 사는 걸로 알고 저도 주문할게요.”로제타도 웃으며 메뉴판을 들었다.잠시 후, 종업원을 불러 음식을 주문한 후 에르시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났다.“어디 가?”내가 묻자 에르시는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했다.“화장실.”“아, 미안.”에르시는 몇 걸음 옮기다가 갑자기 멈춰 섰다.그러더니 다시 내 쪽으로 돌아왔다.“렌.”“응?”에르시는 로제타 눈치를 슬쩍 살피더니 내 옆으로 다가왔다.그리고 내 귀에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 대고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없는 동안 입 조심해.”“입 조심? 뭘?”“니 스킬. 로제타가 물어봐도 모르는 척 하라고.”“알았어.”나는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에르시는 무서운 눈으로 나를 노려보다가 내 대답에 만족한 듯 몸을 돌렸다.“그럼 갔다 올게.”에르시는 그대로 화장실 쪽으로 사라졌다.그리고 테이블에는 나와 로제타만 남았다.“......”“......”갑자기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에르시가 없으니까 더럽게 어색하네.'나는 괜히 딴청을 피우며 주위만 두리번 거렸다.로제타는 아무 말 없이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그러다가 슬쩍 고개를 들어보니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아, 하하... 에르시가 좀 늦네요. 큰 거... 였나?”로제타는 잠시 망설이는 듯하더니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렌씨.”“...네, 넵?”로제타는 턱을 살짝 괴고 나를 바라봤다.“아까 그라우즈와 전투 중에 제 상태창을 봤어요. 제 공격력과 HP, 심지어 MP까지 올라가 있더라고요. 심지어 지금도 올라가 있군요.”“아, 그, 그랬나요? 저는 모, 모릅니다.”“이런 경우는 처음 보는데 혹시...”“......”나는 애써 로제타의 시선을 피했다.그런데 로제타가 의자를 내 옆으로 옮기며 조금 더 가까이 다가왔다.“정말 어떻게 된건지 모르
그라우즈가 완전히 쓰러진 뒤에도 한동안 아무도 움직이지 못했다. 에르시는 지팡이를 짚은 채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고, 로제타 역시 방패를 내려놓은 채 한쪽 무릎에 손을 짚고 숨을 고르고 있었다. “하아... 하아...” “후우...” 두 사람 모두 완전히 기진맥진한 모습이었다. 그런데 나는... 멀쩡했다. 숨도 차지 않았고, 땀도 거의 나지 않았다. 이번 전투에서 한 게 아무것도 없었으니까. 뒤에서 응원하고, 가끔 소리 지르고, 에르시 뒤에 있었을 뿐이었다. ‘...이렇게 생각하니까 좀 미안해지네.’ 나는 지쳐 있는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봤다. “저기... 두 분 괜찮아요?” 에르시가 숨을 고르며 대답했다. “조금 쉬면 돼.” “저도 괜찮습니다.” 로제타도 애써 웃었다. 하지만 둘 다 당장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지쳐 보였다. “그럼 여기서 조금 쉬었다가 돌아갈까요?” 내가 말하자 에르시와 로제타도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유적지 한쪽에 무너진 돌벽을 등지고 잠시 휴식을 취했다. 나는 멀쩡한 몸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괜히 두 사람의 눈치를 살폈다. 딱히 지치지도 않아서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조용히 기다리는 것뿐이었다. 얼마쯤 지났을까. 에르시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돌아가자.” “그러죠.” 로제타도 천천히 일어났다. 그렇게 우리는 리벤델 마을 여관 식당으로 돌아왔다. 우리는 적당한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에르시는 인벤토리를 열어 보상 아이템을 하나씩 확인했다. “일단 아이템 분배부터 정리하자.” 가장 먼저 나온 건 그라우즈의 판금 부츠였다. ━━━━━━━━━━━━━━━━━━ [그라우즈의 판금 부츠] 등급: 영웅 • 방어력 : +120 • 힘 : +63 • 체력 : +77 • 이동 속도 -6% [착용 조건] • 힘 180 이상 ━━━━━━━━━━━━━━━━━━ “이건 로제타씨 아이템이네요.” 에르시가 판금 부츠를 로제타에게 건넸다. “상당히 좋은 장비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