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부터 마음속 어딘가 깊은 곳에서 막연하게 떠오르던 단어가 있었다.윤회, 환생, 다음 삶.설마, 진짜로?천사는 홀로그램을 확대하더니, 내 쪽으로 슥 밀어 보여줬다.투명한 패널 위에는 여러 개의 원이 떠 있었고, 각 원마다 별 모양 아이콘과 숫자, 이상한 글자로 쓰인 세계 이름 같은 것들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자, 이번부터는 설명 잘 들으셔야 합니다.”천사가 눈을 살짝 가늘게 뜨며 말했다.“호구님께서는 현재, 선행 포인트가 100만이 넘으셨기 때문에, 차기 생을 선택할 수 있는 조건을 충족하셨습니다. 다시 말해, 어느 행성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할지 직접 고를 수 있다는 뜻이죠.”“어느 행성에서 살지 고르라구요?”“네. 사후 관리 시스템에서는 수많은 세계, 수많은 행성에 영혼을 배치합니다. 대다수는 자동 배정이지만, 이렇게 선행 점수가 일정 기준 이상이신 분들은 ‘본인이 원하는 곳’을 고를 수 있는 특전이 있어요.”와, 이거 진짜 게임같네.마치 옛날에 했던 게임속 서버 선택 화면 앞에 서 있는 느낌이었다.“그럼, 여기 뜬 것 중에서 하나 고르면 되는 건가요?”“맞아요, 설명 읽어 보시고 직접 고르시면 됩니다. 각 행성을 눌러 보시면 자세하게 나올거에요.”천사는 살짝 어깨를 으쓱였다.“포인트가 비쌀수록, 살기 좋은 행성이랍니다. 정확히는 선행 포인트를 소모하는 개념이죠."그녀가 다시 화면을 손가락으로 톡톡 치자, 한 구석에 포인트 표가 떠올랐다.[자동 배정: 무료][일반 행성: 10,000점 ~ 500,000점][상위 행성: 500,000점 ~ 1,000,000점][특수 행성: 1,000,000점 이상]“어디서 많이 보던 과금표 같은데요...”“후훗, 현실이든 사후든, 시스템 유지에는 비용이 드는 법이랍니다.”천사가 태연하게 웃었다.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만약에 다시 살 수 있다면...”천사의 시선이 내게로 또렷이 향했다.“지구에서 다시 살고 싶어요.”그 말은 생각보다 훨씬 쉽게 입 밖으로 나왔다
Huling Na-update : 2026-08-07 Magbasa 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