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지구로 불시착한 고양이 왕국 공녀 샬롯은 유기묘가 되어 소심한 대학생 민우에게 입양된다. 민우의 짝사랑을 돕기 위해 마력을 회복한 샬롯이 비밀 연애 코치로 나서지만, 그가 다른 여자와 가까워질수록 질투심을 느끼기 시작한다. 착한 주인님과 고양이 공녀의 우당탕탕 달달한 로맨스 코미디.
View More그곳에는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다운 은발의 소녀가 팔짱을 낀 채, 오만한 눈빛으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베레모를 깊게 눌러썼지만, 사파이어와 에메랄드가 섞인 양색 눈동자는 도저히 지구인의 것으로 보이지 않았다.민우는 그 눈부신 자태에 숨을 헉 하고 참았다."누, 누구세요? 저를 아시나요?"민우가 당황하여 어버버 거리며 물었다.샬롯은 민우에게 다가가 우아한 손가락으로 민우의 턱을 싹 잡아 올렸다."나를 알아보지 못하는 것이냐?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나에게 참치 캔을 따주던 자를?""네? 참치 캔이라니요? 무슨 소리를 하시는 건가요?"민우가 눈을 한껏 크게 뜨며 되물었다.그 순간, 샬롯이 눌러쓰고 있던 베레모 사이로 하얗고 몽실몽실한 고양이 귀가 쫑긋하고 튀어나왔다. 귀 끝이 기분 좋게 씰룩거렸다.민우의 동공이 지진이라도 난 듯 격렬하게 흔들렸다."꼬... 꼬맹이? 눈송이?"샬롯은 냉소적인 미소를 지으며 민우의 뺨을 살짝 꼬집었다."눈송이가 아니라 샬롯이다, 미개한 가신아. 지금부터 똑똑히 들어라. 너의 그 한심한 짝사랑, 내가 직접 코칭해서 성공시켜 주마!"* 가신의 개조 프로젝트캠퍼스 구석진 벤치 위, 나뭇잎 사이로 내리쬐는 햇살 아래에서 강민우의 사고 회로는 완벽하게 정지해 있었다.자신의 눈앞에 서 있는 이는 방금 전까지 자취방에서 동글동글한 몸으로 캔 사료를 깨끗이 비우던 하얀 고양이 '눈송이'가 분명했다. 하지만 지금 그의 앞에는 허리까지 내려오는 은빛 머리카락과 사파이어, 에메랄드빛이 오묘하게 섞인 양색의 눈동자를 지닌 압도적인 아름다움의 소녀가 서 있었다.심지어 머리 위에는 하얗고 귀여운 고양이 귀가 쫑긋거리며 움직이고 있었다."내가... 내가 드디어 정신을 놓은 것인가? 충격이 너무 커서 환각이 보이는 건가?"민우가 자신의 뺨을 양손으로 가볍게 때리며 얼빠진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샬롯은 기가 차다는 듯 한쪽 눈썹을 찡그리며 혀를 차냈다. 그러고는 뻗어 있던 민우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가볍게 딱 소리가 나게 튕겼다
예리의 옆에 서 있던 잘생긴 복학생, 최태중이었다. 태중은 고급 브랜드의 옷을 차려입고 명품 시계를 찬 채, 민우를 비아냥거리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태중이 목소리를 높이자 주변에 있던 학생들의 시선이 일제히 민우에게 쏠렸다."민우야, 너 또 그 낡은 노란 체크 셔츠 입고 왔네? 과 사무실 청소하러 온 줄 알았잖아?"태중의 조롱 섞인 말에 주변에 있던 남학생들이 킥킥거리며 웃음을 터뜨렸다. 예리 역시 난처한 표정으로 민우를 바라보았다.민우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게 물들었다. 민우는 어쩔 줄 몰라 하며 가방끈을 쥐어짜듯 잡았다."아, 아니... 그냥 수업 들으러 온 건데...""그래? 근데 그 손에 든 저렴한 캔 커피는 뭐야? 설마 예리 주려고 사 온 거냐?"태중이 민우의 손에 든 캔 커피를 가리키며 비웃었다."하하, 민우야. 예리는 이런 길거리 자판기 캔 커피 안 마셔. 최소한 스벅스 신메뉴 정도는 사 와야지. 안 그래, 예리야?"태중이 예리의 어깨를 살짝 감싸 안으려 하며 말했다.민우는 캔 커피를 쥔 손을 덜덜 떨었다. 창피함과 수치심에 당장이라도 땅속으로 꺼져버리고 싶었다.예리는 태중의 손길을 슬쩍 피하며 난처한 듯 입을 열었다."태중 오빠, 그만해. 민우야, 마음은 고마운데 나 방금 커피 마셔서 괜찮아."예리의 거절은 정중했지만, 민우의 가슴에는 날카로운 비수처럼 꽂혔다. 민우는 죄를 지은 사람처럼 고개를 깊이 숙이며 걸음을 뒤로 물렸다."미, 미안해... 내가 눈치가 없었네. 수업 늦겠다, 먼저 갈게!"민우는 비틀거리며 도망치듯 자리를 떠났다. 주변에서는 여전히 킥킥거리는 웃음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나무 뒤에서 그 광경을 모두 지켜본 샬롯의 사파이어빛 눈동자에 차가운 살기가 서서히 감돌았다.'감히 내 가신을 능멸하고 조롱해? 저 무례하기 짝이 없는 하등 생물 놈이?'샬롯의 이마에 미세한 경련이 일어났다. 민우가 소심하고 청승맞은 것은 사실이었지만, 자신이 점지하고 수양 중인 가신을 타인이 함부로 짓밟고 웃음거리로
지구의 희박한 마력 환경이었지만, 샬롯은 제국 최고 수준의 마법적 재능을 지닌 공녀였다. 그녀는 천천히 숨을 고르며 체내의 미세한 마력을 순환시키기 시작했다.'지구의 마력은 비록 보잘것없이 약하지만, 영양분과 태양의 기운을 흡수하니 변신술 정도는 운용할 수 있겠군.'스스스-!샬롯의 하얀 몸 주변으로 은은한 핑크빛 마력이 연기처럼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방 안의 공기가 기분 좋게 진동하며 빛의 입자들이 샬롯의 신체를 감쌌다. 빛이 점차 거세지더니, 이내 커다란 빛의 고치가 형성되었다가 천천히 스러졌다.그곳에는 작은 고양이의 모습 대신, 긴 은발 머리카락을 허리까지 늘어뜨린 압도적으로 아름다운 소녀의 형상이 서 있었다.체내의 마력이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탓에 본래의 완벽한 성인의 자태는 아니었고, 은발 머리 사이로 하얗고 귀여운 고양이 귀가 쫑긋하게 솟아있었으나, 오묘한 사파이어와 에메랄드빛 양색 눈동자는 자애로우면서도 범접할 수 없는 고귀함을 내뿜고 있었다.샬롯은 자신의 손가락을 살짝 움직여 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완벽한 본래의 형상까지는 마력이 부족하군. 하지만 잠시 동안 인간의 형상을 유지하며 활동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샬롯은 손짓 한번으로 환영 마법을 발동시켰다. 캣 킹덤의 드레스 대신, 지구의 대학교 캠퍼스에 어울리는 현대적인 사복 차림으로 옷을 바꾸었다.단정하고 깔끔한 흰색 블라우스와 우아한 체크무늬 스커트. 그리고 머리 위에 솟은 고양이 귀를 감추기 위해 푹신한 베레모를 깊게 눌러썼다.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자태를 확인한 샬롯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미개한 지구인들에게 진정한 귀족의 품격이 무엇인지 보여주도록 하지. 그나저나 가신의 연애를 코칭하기 위해 제국의 공녀가 직접 친정을 나가야 하다니? 참으로 기가 막힌 상황이로군.'샬롯은 창문을 살짝 열었다. 3층 높이의 원룸 건물이었지만, 공녀로서의 뛰어난 신체 감각과 마력을 이용해 공중에서 사뿐히 뛰어내렸다. 바람을 가르며 지면에 가볍게 착지한 샬롯은, 공기 중에
* 연애 코치의 비밀 수업아침 햇살이 창문 틈새를 뚫고 들어와 강민우의 작고 아늑한 원룸 안을 따스하게 비추었다. 서늘했던 밤공기가 물러가고 방 안에는 평화로운 온기가 감돌고 있었다. 알람 소리가 기분 좋게 귓가를 울리자, 침대 위에서 자고 있던 민우가 부스스 눈을 떴다.민우는 눈을 비비며 자신의 옆자리를 살폈다. 그곳에는 하얀 솜사탕 같은 털을 가진 샬롯이 가지런히 앞발을 모으고 앉아 고결한 자태로 세수를 하고 있었다.민우는 샬롯의 귀여운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잘 잤어, 꼬맹아? 오늘 날씨가 참 좋다."민우가 손을 뻗어 샬롯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며 인사를 건넸다.샬롯은 속으로 코웃음을 치며 속으로 중얼거렸다.'감히 제국의 공녀에게 꼬맹이라니? 미개한 가신 주제에 무례하기 짝이 없군.'그러나 샬롯은 민우의 손길을 굳이 거부하지 않았다. 따스한 손가락이 귀 뒤쪽을 간질여오자 온몸의 긴장이 느슨해지며 기분 좋은 나른함이 밀려왔기 때문이었다. 샬롯은 짐짓 차가운 눈빛을 유지하려 애쓰며 눈을 감았다.민우는 침대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켜더니, 곧바로 주방으로 걸어갔다. 그러고는 찬장에서 전날 거금을 주고 구입한 프리미엄 참치 캔을 꺼냈다. 뚜껑을 따자 알싸하고 고소한 참치 향이 원룸 안 전체로 부드럽게 퍼져나갔다.민우는 샬롯의 전용 그릇에 사료를 정성스럽게 담아 캣타워 밑에 놓아주었다."아침밥 먹자. 입맛에 맞아야 할 텐데."민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샬롯은 캣타워에서 사뿐히 내려왔다. 샬롯은 품위를 잃지 않으려 천천히 걸어가 그릇 앞에 멈춰 섰다. 그러고는 혀를 내밀어 참치 조각을 살짝 맛보았다.입안 가득 터지는 진한 감칠맛과 담백한 풍미에 샬롯의 사파이어빛 눈동자가 순식간에 커졌다.'음, 연어에 이어 참치라니? 지구인들의 사료 조리 기술은 제법 높게 평가할 만하군. 이 정도의 성의라면 가신으로서의 임무를 훌륭히 수행하고 있다고 인정해주지.'샬롯은 저도 모르게 꼬리를 기분 좋게 살랑거리며 그릇을 깨끗하게 비워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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