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log in복수를 위해 5번째 살고 있다. 그런데 엘프와 사고쳤더니 능력이 폭발했잖아? 이왕 이렇게 되었으니 즐겨볼 수밖에. ==================== 본 작품은 본 작가가 집필한 [폐급 대공과 사고치고 인간계 쌉탈출] 스핀오프 작품입니다. [Image by Power10044]
view more20XX년 4월 1일 오전.
네 번째 삶을 살아가는 공군 소령 강철신에게 오늘이라는 날짜는 너무도 익숙했다. 그리고 예상대로, 적국기 등장에 따른 비상 출격 명령이 떨어졌다.
스텔스 전투기에 정밀유도폭탄까지 가득 무장한 채 출격한 지 단 30분. 강철신은 또다시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 섰다.
저 적국 전투기에 타고 있는 자는 분명 전생의 숙적이자 라이벌, 아쳐 소령일 터였다. 녀석은 이번 생에서도 어김없이 대한민국 영공을 더럽히며 서울 한복판에 미사일을 퍼붓기 위해 북방한계선을 넘어서고 있었다.
“이번에야말로 이 질긴 악연 끝낸다! 내 나라를 망하게 한 이 원흉!”
이번에도 먼저 죽을 수는 없었다.
네 번의 반복된 삶 동안 단 한 번도 빠짐없이 아쳐 때문에 목숨을 잃었던 비운이었다.
하지만 신이 준 유일한 치트키, 바로 전생의 기억이 그에게 있었다. 녀석의 비행 궤적과 독특한 고고도 배면 비행 솜씨는 이미 강철신의 머릿속에 완벽히 새겨져 있었다.
하늘 위에서 교차하는 미사일과 붉은 화염.
날개가 깎여 나가고 전투기 꼬리가 날아가는 처절한 교전 끝에, 강철신은 마침내 인천 앞바다 쪽으로 불을 뿜으며 추락하는 아쳐의 전투기를 눈에 담았다.
‘성공이다.’
다섯 번의 삶을 통틀어 녀석을 먼저 추락시킨 건 이번이 최초였다.
물론 그 대가로 강철신의 기체 역시 엔진이 화염에 휩싸이며 빠르게 추락하고 있었지만, 도심 한가운데로 떨어지는 기체를 어떻게든 바다 쪽으로 돌려놓은 그는 조용히 조종간을 잡은 채 눈을 감았다.
짝사랑하던 이신 대위에게 고백 한 자락 못 해본 게 아주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이번엔 자신의 사람들과 조국을 지켜내고 죽는 영광스러운 하직이었다.
‘이 정도면······ 제법 근사하게 눈감는 거겠지.’
귀를 찢는 엔진 폭발음과 함께, 강철신의 서른네 번째 청춘이 뜨거운 바닷속으로 꺼져 들어갔다.
*** ······라고 생각했었는데.원한을 풀었으면 이제 편하게 저승길로 직행해야 정상 아닌가?
“컥! 컥! 앗, 뜨거!”
거짓말처럼 X 같은 하루는 끝나지 않았다.
매캐한 탄내와 함께 온몸을 구워버릴 듯한 뜨거운 열기가 눈, 코, 입을 사정없이 공격해 왔다. 대자로 누워 있다가 비틀거리며 일어난 강철신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하얀 제복 상의에 초록색 망토, 그리고 눈앞에 펼쳐진 활활 타오르는 목재 건물과 날뛰는 말들.
‘이거 레투카 아카데미 제복이잖아? 이번엔 또 이 세계관이야?!’
오른쪽 검지 손가락에 끼워진 검은 대공가의 가주 반지.
황가에게 찍혀 망해버린 가르나르 영지의 비운의 가주, 스틸 반 가드 캔도르.
원래대로라면 으스스하고 낡은 대공가 폐허에서 눈을 떠야 하거늘, 이번 회귀는 이상하게 뒤틀려 불타는 마구간 한가운데에서 시작하고 있었다.
“미치겠네! 회귀하자마자 타 죽으라고?”
전생에 나라도 구하고, 아쳐에게 복수도 했는데.
자신의 원혼은 아직 덜 풀린 건가.
일단 화재의 열기 속에서 불을 끌 수단부터 찾아야 했다. 주변을 헐떡거리며 둘러보던 스틸의 눈에 구유통이 들어왔다.
물이라도 뒤집어쓰려고 달려간 순간, 물웅덩이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고 그는 억 소리를 내며 제자리에 굳어버렸다.
“어······? 잠깐만, 이 못난이는 뭐야?”
이목구비가 사방으로 자유분방하게 흩어져 있는 지독한 비주얼이었다. 전생이나 전전생은 평범하기라도 했건만, 이 정도로 생태계를 위협하는 얼굴은 아니었다.
심지어 매일 아침 단련했던 근육은 어디 가고 나무젓가락 같은 팔다리만 앙상하게 남아 있다니.
‘환장하겠네, 진짜······.’
절망도 잠시, 불길은 점점 스틸의 턱밑까지 차오르고 있었다.
어떻게든 탈출하려 발을 디디려는데, 잿더미가 된 바닥 구석에서 반짝이는 금빛 무언가가 눈에 들어왔다.
순금 24K의 오라를 뿜어내는 금목걸이. 목걸이 펜던트는 정교하게 세공된 조그마한 기름 램프 모양이었다.
스틸이 흙먼지가 자욱한 램프 펜던트를 손으로 대충 쓱쓱 문질러 털어낸 그 순간.
화아아아!
마구간을 채우던 붉은 불길과 검은 연기가 일순간 멈춰 섰다.
펜던트 끝에서 눈부신 황금빛 연기가 공간을 가르며 피어오르더니, 그 안에서 아스라한 형태의 잔상이 떠올랐다.
“······아, 드디어!”
연기 속에서 흘러나온 것은 꿈결처럼 투명하고 고운 목소리였다.
흩어지는 금빛 연기 사이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믿기지 않을 만큼 압도적인 미모를 가진 여인이었다.
눈처럼 깨끗하고 하얀 피부, 햇살을 머금은 듯 찬란하게 휘날리는 금빛 머리카락.
하얀 나신에 완벽한 몸매까지.
그녀의 투명한 갈색 동공이 호기심으로 반짝이며 스틸을 향했다.
“반가워, 나의 새로운 주인님!”
환한 미소와 함께 부드럽게 말을 건네는 여자는 타오르는 화염을 배경으로 스틸을 향해 사뿐히 다가서며 눈부시게 웃고 있었다.
스틸은 멍하니 눈을 벅벅 비볐다.
‘내가 연기를 너무 많이 마셔서 미친 건가?’
망해버린 대공가의 거지 가주, 세상에서 제일 못생긴 얼굴을 한 자신 앞에 빛나는 여인이 주인이라 부르다니.
확실히 자신은 머리가 어떻게 된 것이 분명하다 여기며 바로 몸을 돌려 버렸다.
다음 날, 일요일의 첫 햇살이 창문을 타고 흘러들어왔다.어제의 치열한 전투로 만신창이가 되었던 스틸의 몸은 지니의 요정력 덕분에 말끔히 회복되어 가벼운 기운을 되찾았다. 그의 숨결은 안정되었고, 눈동자에는 다시 생기가 돌았다.지니는 자신의 모든 마력을 쏟아부어 스틸의 상처를 치유해 주었다. 그녀의 손끝에서 피어난 황금빛 빛줄기가 스틸의 피부를 타고 스며들 때마다, 그의 근육과 뼈는 서서히 제자리를 찾아갔다.스틸의 인벤토리에는 수많은 꽃이 가득했지만, 그의 몸을 완전히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지니의 요정력이 더 필요해 보였다.그녀는 오늘도 요정력을 과도하게 쏟아부은 탓에 램프 안에서 휴식을 취하게 되었고, 그 옆에서는 스펙터와 하데스가 보낸 수많은 데스 나이트들이 은밀한 빛을 발하며 경계를 서고 있었다.“나는 개운한데, 지니가 아직도 잠들어 있네.”-네 마력의 그릇이 대단해졌으니, 그것을 채우는 일 역시 버거운 법이다.자신이 성장하면 소유한 엘프 역시 함께 발전한다는 것.처음 지니를 주웠을 때는 요정력을 발휘하는 정도가 미미했으나 지금은 그녀도 대단해졌을 터였다. 그럼에도 스틸을 회복시키는 데 저토록 힘들어하는 것을 보니 어제 어지간히도 너덜거렸던 모양이다.“자, 일단 세시르 영지에 좌표부터 잡아야겠군.”그렇게 생각하려던 찰나, 갑자기 시에라가 그를 찾아왔다.“대공 전하, 미리 선약한 바는 없지만 중요한 손님이 찾아오셨어요.”일요일 아침 이 시각에 손님이 오다니.그동안 수많은 소식지 기자들과 꽃에 대해 문의하는 귀족가의 집사들이 방문하긴 했었다.하지만 그런 이들은 시에라가 알아서 선별해 냈고, 마티스나 마티어스, 혹은 리나라면 마도구로 먼저 연락했을 터였다.“누구지
금요일 밤.스틸은 하데스와 다시 대결을 하러 미궁을 찾았다.챙챙 챙챙챙하데스가 머무는 던전 한가운데는 어쩌다 보니 스틸의 훈련 장소가 된 듯 보였다.‘지니 지루하지 않아?’이제 스틸은 검을 맞대는 순간에도 여유가 생겼는지 지니를 신경 쓰면서 검을 휘둘렀다.-그냥 주인님하고 떨어져 있기 싫어서.조금은 스틸의 속도가 빨라졌고, 동체 시력이 발달되었는지 하데스의 검기도 좀 더 잘 보였다.“스틸, 너도 좀 즐기는 것 같은데?”하데스의 말에 지니 역시 스틸의 몸놀림에 여유가 생겨 그렇게 보여 신기했다.스틸은 현생에서 검술을 익히지 않았다. 그저 하데스와 맞댄 것이 전부였을 텐데 기타 능력과 더불어 스틸의 몸은 기초 체력이 좋아서인지 금방 발전했다.“그냥, 대공가 가주인데 일반 귀족들 정도는 되어야 할 것 같아서. 하다 보니 즐겁네.”“루카스크 대공가를 의식하는 건 아니고?”“그것도 맞아.”하데스는 정곡을 콕! 잘도 찔러 댔다.그동안 우물 안에 개구리처럼 스틸은 놀라운 발전 속도를 보였다.하지만 늘 그건 더 대단한 누군가를 보지 못한 것이 아닐까 하는 겸손이 스틸에게도 생겨난 요즘이었다.오스카는 대단한 경영 능력을 지닌 자였고, 루카스크 대공가는 엄청난 저력이 있는 가문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자 깨닫는 것이 많아진 것도 사실이었다.그 가문이 캔도르 대공가에 힘을 실어 주면 좋겠지만, 그 반대라면 레투카 황실보다 더 상대하기 힘들다는 생각도 들었다.“스틸, 여유 있군. 날 상대하면서 딴생각에 빠지다니.”“윽!”
보통 강의가 이뤄지는 곳이 사우스 에어리어였고 교수동이나 넓은 공터가 있는 곳이 웨스트 에어리어다.그리고 운동장이나 말을 훈련시키고 기사단이 있는 곳이 이스트 에어리어이며, 기숙사나 교수들의 저택이 있는 곳이 노스트 에어리어다.마지리안은 터덜터덜 교수들을 위해 아카데미가 제공한 사택으로 향했다.그녀는 노스트 에어리어에 접어들기 전 벤치에 앉아 잠시 머리를 식혔다.어린 시절은 성공을 위해 제 오라버니인 마지션은 마법력을 높이기 위해 목숨을 걸고 노력했다. 부모를 일찍 여의어 쌍둥이지만 보호자 노릇까지 하면서 온갖 고생을 다 한 마지션인데, 마지리안은 지금 제대로 살고 있는지 고민이 밀려왔다.마지션은 제논의 먹잇감이 되어 고통 속에서 1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고문만 당했다고 했다.그리고 확실히 아쳐는 제 오라버니를 데리고 와 주었지만, 자신은 어느새 여자가 되어 그에게 너무 큰 기대를 했다는 후회가 밀려왔다.그는 이 나라의 황태자이니 어찌할 수 없이 정략결혼을 할 거라 막연히 생각했는데 어떻게 남에 여자인 지니를 그토록 탐내고 있는 걸까.‘너무 충격이야. 그럼 나는······ 그에게 뭐였을까?’천하에 나쁜 놈은 아쳐가 맞았고, 이 여자 저 여자 좋아해도 그렇지 스틸이랑 만나고 있는 지니를 뺏으려는 건 용서가 안 되었다.그저 눈물이 뚝뚝 떨어져 한숨만 내어 쉬자 그때 은빛을 담은 검은 연기가 활활 피워 올려졌다.“뭐 하는 거야?”누구인지 알 것 같아 마지리안은 손으로 눈물을 훔치며 고개만 숙였다.***훌쩍거린 마지리안은 차마 속내를 드러내지 못한 채 말만 더듬으며 눈가를 훔쳐 내었다.
황실 동관 깊숙이 자리한 황태자의 침실.마지리안은 제 오라버니인 마지션의 감시를 피해 은밀히 발걸음을 옮겼다. 그녀의 이제 은발 여인의 모습으로 드레스를 입고 대리석 바닥에 옷자락이 스치는 소리마저 죽인 채 방문했다.아쳐는 창가에 기대어 서서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리노가 공개한 영상으로 인해 궁정 안팎이 떠들썩했지만, 그의 표정은 놀랍도록 차분했다.황제 골타르의 비호가 그를 보호막처럼 감싸고 있다는 소문이 사실인 듯했다.황제와 황태자가 핏줄이라는 마르바스의 증언은 대단했다.그 뒤로 아쳐는 더 많은 호위 기사를 거느리게 되었고, 정무 대신들도 아쳐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져 있었다. 아쳐가 마지리안을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마지리안, 내가 황제의 핏줄이라는 게 밝혀지면서, 모든 게 달라졌습니다.”문이 살짝 삐걱거리자 마지리안은 반사적으로 몸을 돌렸다. 호위 기사들이 문 앞에 도열해 있었지만, 그들의 시선은 그녀에게 닿지 않았다.“당연히 황태자 전하는 황제가 되셔야죠. 제가 새로운 포션을 만들어 갖고 왔습니다. 전하께 발라 드리고 싶네요.”아쳐의 손이 그녀의 팔목을 잡는 순간, 침실 안의 공기가 무거워졌다.“고맙습니다.”황태자는 그리 말하며 사양 없이 가면을 벗고 침대에 누웠다. 그 잘난 얼굴은 나아질 기미가 없었다. 그녀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치유 포션을 퍼붓고 또 퍼부어 주었다.마지리안은 자신이 왜 이리 바보처럼 구는지 알 수가 없었다.아쳐는 자신에게 마음 따위는 주지 않고 이용만 하는데, 첫정이 이리 무섭나. 자신은 마지션에게 들키면 호통을 들을 각오로 이곳에 오게 된 것이었다.아쳐의 몸은 실로 지독했다.타바뿐만이 아니라 흑마법의
30대 중반의 노련한 호위 기사단장, 세도르는 한쪽 눈을 가린 검은 안대를 거칠게 휘감은 채 말을 달리던 중이었다. 묵직한 말발굽 소리를 뚫고 은발의 젊은 부하 기사가 다급하게 다가와 앞을 가로막자, 그는 인상을 찌푸리며 말고삐를 홱 잡아챘다. “세도르 단장님! 방금 이스트 마구간에 화재가 발생했습니다!”이런 황당할 데가. 세도르는 황망함에 굵은 어깨를 움찔거렸다. 황실의 심장부나 다름없는 아카데미 안에서 화재라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이버 경, 지금 뭐라고 했나?” “진화는 방금 완료되었다고 합니다! 다행히 인명 피
자신이 알고 있는 ‘소원을 말해 봐!’라고 하는 램프의 요정이 그건가? 하지만 그럴 리가 없다. 어서 빨리 이 소녀를 전문가에게 보여줘야 하는데.“어이, 내가 나이가 많아 보이니 말은 좀 편히 할게. 엘프야, 일단 내가 눈 떠보니 다른 세상에 소환되어 환생한 것 같아서 얼른 적응해야 하거든? 그러니 그쪽도 정신 차려.”넋두리하듯 그리 스틸이 말을 내뱉고 몸을 돌리라 하자, 엘프는 제 두 어깨를 꼭 부여잡더니 밝은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어머! 시간과 공간을 넘나든 초월자인가? 나 횡재했잖아? 초월자를 주인님으로 맞이하다니!”
주인님은 무슨. 불이 난 연기 때문에 제정신이 아닌 스틸은 우선 잠시 목걸이를 들여다보았다.3초 잠깐 고민한 그였다. 누가 봤나? 참 CCTV는 없는 세상이지? 하지만 목숨까지 내던지며 대한민국 영공을 지키던 천하의 파일럿 강철신이 이런 목걸이 하나의 움찔하다니.게다가 망한 영지기는 해도 고위 귀족 대공 인생에 뭘 주워서 넙죽- 꿀꺽할 수 없는 법.일단 이 화재부터 진압하고 주인이나 찾아줘야겠다 싶어 주변을 훑었다.강철신은 일단 구유통이 아닌 우물을 찾기 위해 시선을 돌렸다.불길에 쫓겨 물을 찾던 그의 눈에 목걸이가 들어
한 달 전, 20XX년 4월 1일 오전. 인생 2번째라 공군 소령 강철신은 오늘이 당연히 올 줄 알았다. 그리고 당연히 적국기 등장으로 출격 명령을 받았다. 전생의 기억이 혈관 속을 맴돌았다. 오늘, 그는 죽을 각오로 전투기에 올라가야 하는 날이다. 분명 적국의 전투기에는 망할 아쳐가 타고 있을 터.정밀유도폭탄(SDB)까지 무장하고 스텔스 전투기로 출격 30분 만에, 지금 그는 사선을 넘나들게 되었다. 여전히 그는 대한민국 영공을 휘저어 놓았고, 심지어 서울 한복판에 미사일을 터트릴 요량으로 북방 한계선을 넘었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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