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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2화

Author: 라오
연정훈이 표세연을 발견하고 의아하다는 듯 살짝 표정을 구겼다.

“여긴 어쩐 일이세요?”

“...”

‘내가 잘못 온 건가?’

이미 반쯤 비워진 한 차림을 보며 표세연은 가슴이 철렁했다.

연재혁이 표세연의 뒤를 따라 안으로 들어섰고 입을 열기도 전에 비워진 그릇부터 눈에 들어왔다.

“...”

양시연은 머쓱해져 빠르게 연정훈이 입가까지 가져온 고기를 마다하고 몰래 눈짓했다.

사실 두 사람은 그리 많이 먹은 편이 아니었다. 겨우 배를 채운 정도였으나 남산 저택의 출장 뷔페는 미슐랭처럼 그릇에 담긴 양이 아주 적은 요리였다. 그러다 보니 얼마 먹지 않아도 빈 그릇이 산더미처럼 쌓이게 되었다.

연정훈이 자리에서 일어나 표세연과 연재혁을 자리로 안내했다.

표세연은 넋이 나간 듯 멍한 얼굴이었다.

연재혁이 표세연의 어깨를 톡 건드리자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양시연은 빠르게 입가를 닦고 인사를 올렸다.

“이모, 삼촌, 안녕하세요.”

양시연은 평소대로 호칭했지만, 듣는 사람은 그 호칭이 귀에 거슬렸다.

표세연은 티가 나지 않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제 남편을 향해 눈짓했다.

‘호칭이 잘못된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내가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했잖아요!’

표세연은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두 사람 앞에서는 체면을 차려 덤덤하게 자리에 착석했다. 다시 요리를 주문하고 오늘 이 자리를 찾은 목적이 떠올랐다.

“혼인 신고서는 무사히 등록을 마친 거니?”

표세연의 질문에 연정훈은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신고서 작성은 모두 마쳤어요.”

“다행이구나!”

표세연도 기쁨을 숨기지 못했고 시선은 자연스럽게 양시연을 향했다.

양시연은 부끄러운 듯 옅은 미소를 지은 채로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표세연은 그제야 아차 싶었고 잠시 뜸을 들이다가 말했다.

“오늘은 내가 너무 급하게 오는 바람에 따로 챙긴 게 없구나. 이제 날 잡고 너희 엄마랑 같이 주얼리 보러 가자꾸나. 내가 두 세트 해주마.”

“그러실 필요 없으세요.”

자신과 거리를 두는 양시연의 태도에 표세연은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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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643화

    연호민은 대수롭지 않게 뱉은 말이었지만 양시연은 가슴이 철렁했다.이어 양홍두가 미소를 머금은 채로 말했다.“그런 말씀 마세요. 석진이 그 녀석은 속마음을 꽁꽁 숨기는 성격이라 얼마나 답답한데요.”연호민은 미소만 지을 뿐 말을 잇지 않았다.비즈니스계의 두 거물이 한자리에 모이고 두 사람은 먼저 예의를 갖춰 악수하더니 이어 가장 자리를 양보하는 ‘쟁탈’이 이어졌다.삽시에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결국 양홍두가 가장자리를 연호민에게 양보했다.“오늘같이 좋은 날 우리끼리 굳이 예의를 차릴 필요가 뭐 있나요?”“한 식구가 될 예정인데 누가 앉든 뭐가 중요하겠어요.”양홍두가 말을 이었다.오늘 이 자리의 주인공은 양시연과 연정훈이었지만 어느새 뒷전이 되었다.양시연은 몰래 가문 두 어르신을 살피고 있었다.그런데 참 웃기게도 방금까지 물잔을 들고 동동거리던 연정훈이 제 할아버지한테는 물 한 잔 따르지 않았다.연정훈은 두 어르신이 얘기를 주고받든 뭐든 양시연의 앞접시에 음식을 올려주느라 여념이 없었다.양시연은 밥을 먹는 내내 분위기를 조심스레 살폈다.연호민이 등장하고 식사 분위기가 조금 달라졌다. 양홍두는 부드러운 군주라 칭할 수 있었는데 젊었을 적 많은 풍파를 겪고 현재는 진중하고 다정한 사람이 되었다. 그러나 연호민은 달랐다. 아직도 세운시에서 중요한 위치에 놓인 실권자로 비록 자리에서 내려왔지만 그 세력은 아직 가시지 않고 있었다. 연호민은 말 한마디 한마디에 가시가 돋쳐 있었고 대체로 안하무인이었다.어느새 식사 자리는 연호민을 중심으로 흘러갔다.짧게 인사를 주고받은 뒤 연호민은 미소를 장착한 채로 양시연을 바라봤다.양시연은 양씨 가문으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연호민과 같은 거물을 직접 마주하는 건 처음이라 긴장되고 쉽게 입을 열 수가 없었다.“며칠 전 정훈이 할머니가 널 찾아갔다고 들었어,”갑자기 연호민이 그 일을 꺼냈다.다른 사람들도 바짝 긴장한 채로 연호민의 이어질 말을 기다렸다.연정훈도 경계 가득한 얼굴로 살피고 있었다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644화

    양지원의 말에 연호민이 입꼬리를 올렸다.“아쉬울 게 뭐 있나요? 아무리 정인 그룹이라 해도 양씨 가문 아가씨를 맞기에는 아직 부족한걸요.”그 말에 양지원은 의아한 기분이 들었다.더구나 연호민은 양시연의 신분에 대해서는 묻지 않았고 대수롭지 않아 하는 것 같았다.연호민이 다시 입을 열었다.“하지만 외부에 소식이 알려진다면 주주들이 술렁일 테니 회사 인수는 조금 천천히 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한 번에 강행한다면 너무 눈에 튈 거예요.”그 말도 틀린 건 아니었지만 왠지 인수를 망설이는 기분이 들었다.양시연은 무슨 말을 하면 좋을지 몰랐다.연정훈이 입을 열려는데 양지원이 한발 앞섰다.“시간은 어느 정도로 생각하시는 걸까요?”“3, 4개월 정도면 충분할 것 같네요.”연호민이 잠시 고민하다가 말을 이었다.“세 번에 나누어 인수하는 겁니다. 그러는 편이 낫겠네요.”양시연은 의아한 기분이 들었다.고작 몇 개월이라니. 왠지 더 진실성 있게 느껴졌다.연호민이 연정훈에게 말했다.“넌 신인이 아니지만 모든 게 처음인 시연이가 그 자리를 안전하게 이어받으려면 조급해서는 안 된단다. 안 그러면 가시밭길로 내모는 꼴이 될 수 있어. 그러면 시연이에게도 좋을 바가 없어.”연정훈도 미리 생각을 해둔 게 있었고 덤덤하게 대답했다.“제가 더 많이 알아볼게요.”“그래.”그러자 분위가 한결 풀렸다. 이번 대화가 거의 끝나려 하자 연재혁이 자리에서 일어나 양홍두에게 술을 권했다.그렇게 다시 화기애애해진 분위기로 돌아가고 고개를 들면 활짝 웃고 있는 얼굴이 보였다. 마치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이 오랜 가족처럼 느껴졌다.표세연과 양지원이 미소를 지은 채로 얘기를 주고받는 모습이 이상할 정도로 화기애애했다.그런데 그때!행복한 순간에 정지 버튼이 눌러졌다.연호민이 양시연을 향해 이런 질문을 했다.“의료 보험 프로그램 일을 한다고 들었어.”“네. 맞습니다.”연호민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질문을 이었다.“자선 사업은 해본 적이 있는가?”그 질문에 연정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645화

    이씨 가문은 최상급 재벌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경인시에서는 몇 손가락 안으로 꼽히는 가문이었다. 남산 저택을 운영하는 이희영은 연호민 같은 레벨의 사람도 자주 만날 수 있었고 연호민이 왔다고 해서 직접 인사를 건네는 경우는 없었다.그래서 방금 연호민의 등장에도 모르는 척 넘어갔다.오늘 자리에 함께 한 모든 사람도 이희영을 알고 있었기에 갑자기 등장한 이희영을 보고 의아해했다.이희영은 우선 예의를 갖춰 인사를 건네고 표세연에게 말했다.“세연 언니, 온다고 미리 말하지 그랬어요. 그러면 제가 미리 준비해서 연 회장님을 잘 모셨을 텐데요.”“가족 모임이라 번거롭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뭐가 번거롭다고 그래요.”이희영은 난처하다는 표정을 지었으나 자연스럽게 정보를 흘렸다.“연 회장님도 오시고 의원님도 오시면 제가 보안에 더 힘을 주도록 미리 언질을 해야 해요.”의원님?양시연은 양석진이 왔음을 바로 눈치챘다.고개를 드니 양지원도 아주 기뻐하는 눈치였다.그러자 양시연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오늘같이 특별한 자리에 양석진이 함께하기를 바랐었다.양석진은 따로 볼일이 있어 아침 일찍부터 집을 나섰었다.그런데 저녁 시간을 맞춰 이렇게 돌아올 줄은 미처 몰랐다.양석진이 안으로 들어서기 전, 이희영이 분주하게 돌아다니며 빠르게 상황을 정돈했다. 이어 새로운 요리가 준비되었다.연호민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나 가만히 자리를 지키는 모습이 양석진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진정한 실권을 가지고 있는 양석진이라면 말이 달랐다.아무리 세상에 두려운 것 없어 보이는 연호민이라도 양석진의 앞에서는 주춤했다.그도 그럴 것이, 양석진은 연재혁보다도 몇 살이 어리지만 손에 쥔 권력을 놓고 보면 연재혁의 한참 위에 있었다.연재혁이 아직 젊어 미래 20년 동안 더 열심히 일을 한다고 해도 따라잡을 수 없는 위치였다.그래서 연호민은 연씨 가문의 희망을 연정훈에게 돌렸다.연씨 가문과 양씨 가문이 쌓아 올린 권력과 재력을 더한다면 연재혁과 같은 사람을 키우는 건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646화

    양석진은 자리에 앉자마자 입을 열었다.“늦게 와서 죄송해요. 방금까지 무슨 얘기를 하고 있었나요?”양지원은 냉큼 수저를 내려두고 고자질하려 했다.그러나 맞은편의 연정훈이 한 발 더 빨랐다.“제가 정인 그룹에 손을 떼기 전 14조 자금을 기부 단체에 처리해야 하는데 할아버지께서 시연이가 하길 바라십니다.”“...”표세연이 살짝 연정훈을 노려보았다.‘지금 네 할아버지의 고자질을 하는 거야?’양지원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웃기는 녀석이네.’연재혁은 머리가 지끈거렸고 양홍두는 몰래 미소를 지었다.그리고 연호민은 침묵을 유지했다.한참 주변을 힐끗거리던 양시연은 결국 연정훈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할아버지의 체면을 보기 좋게 구기는 모습에 이상할 정도로 속이 시원했다.양석진은 아주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자네는 어떻게 생각하는가?”연정훈은 대답에 망설임이 없었다.“자선 사업이 그러하듯 신경 써야 할 일이 많고 압력이 많다보니 시연이가 하기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해요.”연호민은 숨을 들이마시었다.양석진이 입꼬리를 올린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개인 자선 사업으로 보았을 때 결코 작은 숫자가 아니지.”자리는 순식간에 조용해졌다.양시연이 자선 사업의 의미를 잘 알지 못해도 양석진은 아니었다.양석진은 양지원의 앞접시에 고기를 올려두며 말했다.“하지만 압력이 있어야 성장을 하는 법이지. 네가 시연이를 많이 아끼는 건 나도, 지원이 이모도 잘 알고 있단다. 하지만 시연이는 평범한 여자아이가 아니야. 시연이도 이제 이런 사업에서 역량을 키우고 경험을 쌓아야 할 나이이지. 그동안은 기회가 없었지만 이런 기회가 생긴 이상 한번 해보는 것도 나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다른 사람들은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그러자 연호민의 표정이 살짝 풀렸다. 미소를 머금은 연호민이 양시연에게 말했다.“네 삼촌 말이 맞아. 좀 힘든 일이긴 해도 경험을 쌓는다고 생각하면 못 할 것도 없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 중요한 법이니까.”양시연은 양석진의 눈치를 살폈다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647화

    식사하는 내내 가장 마음이 불편해진 건 표세연이었다.어린 시절부터 양지원과 오랜 친구 사이였던 표세연은 양지원과 양석진의 사이를 의심해 본 적이 없던 게 아니었다.하지만 양지원이 결혼을 하고 양석진이 독신으로 지내는 걸 보며 차츰 생각을 접었었다.그러나 방금 양석진의 행동에 머리가 펑 하고 터지는 것만 같았다.표세연이 몰래 남편 연재혁에게 눈짓했다.‘방금 봤어요?’연재혁은 표세연의 앞접시에 요리를 올리며 말했다.“이게 맛이 좋네요. 먹어봐요.”‘조용히 해!’어쩔 수 없이 표세연은 아들 연정훈에게로 고개를 돌렸다.‘아들, 봤어?’연정훈은 무표정으로 표세연의 앞접시에 음식을 올렸다.“엄마, 이것도 맛이 참 좋아요.”‘묻지 마세요.’“...”심호흡하던 표세연은 양시연과 시선이 마주쳤다.양시연은 눈을 깜빡이다가 빠르게 고개를 숙여 고기를 입에 넣었다.‘저한테도 묻지 마세요.’그러자 표세연은 심장이 벌렁거렸다.드디어 길고 긴 저녁 식사가 끝나고 두 가문은 긴 인사를 뒤로하고 각자 헤어지기로 했다. 표세연은 바로 연정훈에게서 ‘내부 소식’을 듣고 싶었지만 연정훈은 장모님 챙기기에 바빴다.이희영은 빠르게 다른 손님을 다른 곳으로 이동시켰다. 그래서 양시연 일행이 있는 부근에는 인적이 뚝 끊기고 오가는 차량 하나 없었다.양홍두와 양씨 가문 가족을 배웅하고 양시연도 따라 차에 오르려 하자 연정훈이 양시연의 손목을 잡았다.“왜요?”양시연이 고개를 돌렸다.‘뭐야?’연정훈이 입을 열기도 전에 반대 편의 차량 문이 벌컥 열렸다.양지원과 양석진이 차 안에 앉아 조용히 두 사람을 지켜보고 있었다.“...”연정훈은 한참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오늘 일찍 쉬어.”양시연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걱정하지 마요. 정훈 씨도 일찍 쉬어요.”그리고 양시연은 망설임 없이 잡힌 손을 빼내고 빠르게 차에 올랐다.그 자리에 덩그러니 남겨진 연정훈은 어쩔 수 없이 양석진과 양지원에게도 고개 숙여 인사를 올렸다. 커다란 몸집의 연정훈이 오늘따라 작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648화

    혼인 신고를 마쳤다고 해도 양시연과 연정훈은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연정훈은 불만이 가득했지만 참을 수밖에 없었다.결혼 준비는 계속 이어지고 초반에는 양시연도 무리 없이 출근과 결혼 준비를 같이 준비했지만, 후반에는 신경 쓸 게 너무 많아 모든 정신을 결혼 준비에 쏟았다.결혼식은 아주 심플한 야외 결혼식을 선택했다. 거기에 양가 부모님의 말씀 같은 모든 절차는 생략되었다.“양가 부모님에게 인사를 드리고 말씀을 듣는 과정에서 정훈 씨 할머니를 뵈어야 하는데 한 번뿐인 결혼식에서 기분을 잡치고 싶지 않아요.”양시연의 말에 양지원은 당연히 동의했다.웨딩드레스는 빠르게 경인시로 배송이 되었다. 맞춤 제작은 1년 6개월이 넘는 시간이 소요되었고 기다리고 싶지 않았던 양시연은 차라리 작지 않은 금액의 드레스를 선택해 자신의 몸에 맞도록 2차 수선을 하기로 했다.이번 결혼식의 묘미는 식전까지 신랑은 드레스를 입은 신부를 만나지 못하는 것이었다.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를 처음 보는 신랑의 벅찬 마음을 위한 이벤트라 할 수 있었다.그래서 웨딩드레스는 양씨 저택으로 배송을 받았다.양시연은 디자인이 꽤 마음에 들었다.양지원은 여러 드레스 모델을 직접 살피고 있었다. 양시연보다 디테일에 더 신경을 쓰는 양지원도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정훈이가 신경 많이 썼나 보네. 짧은 시간 안으로 이렇게 좋은 퀄리티 드레스를 찾은 걸 보면.”양시연은 창가에 자리를 잡고 메이크업을 받을 준비를 했다.솔직히 말한다면 양시연도 조금 감동을 받았다.연정훈이 결혼 준비에 많은 신경을 쏟은 게 곳곳에서 티가 났다. 많은 디테일은 양시연의 상상을 초월했다.사실 그동안 양시연은 우리가 결혼하게 된다면 정말 잘 살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품고 있었다. 연정훈을 향한 마음은 예전처럼 불타오르지 않는데 연정훈은 아직도 뜨거운 사랑을 하고 있었다.그리고 현재 연정훈의 정성을 보면 조금 불만이 동반되기도 했다. 왠지 몇 년 전에 소홀했던 부분을 채워주려 노력하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649화

    양지원의 말이 끝나자마자 연정훈이 전화를 걸어왔다.“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우리가 제 흉을 보고 있는 건 어떻게 알았지?”양지원의 농담 섞인 말투에 양시연이 웃음을 터뜨렸다.“아마도 웨딩드레스가 마음에 드는지 물어보려고 하는 것 같아요.”“그래. 그럼 천천히 얘기 나누고 있어. 엄마는 아래층에 내려가 있을게.”“네.”양지원이 떠나고 핸드폰 배터리가 바닥난 양시연은 패드로 바꿔 보이스 톡을 진행했다.그리고 소리를 키우고 도우미를 불러 웨딩드레스를 벗으며 대화를 이어갔다.연정훈이 물었다.“마음에 드는 드레스는 있어?”“네. 있어요.”양시연이 말을 이었다.“그럼 정훈 씨는 결정했어요?”“나야 뭐 기본 정장이지.”“신경 쓸 게 많지 않아 좋겠네요.”“그래. 너만 예쁘면 돼.”두 사람은 왠지 노부부같이 심심한 대화를 이어갔다.도우미들이 바쁘게 움직였다.드디어 웨딩드레스를 벗은 양시연은 편하게 자리에 앉아 국수를 한 입 넣으며 연정훈과 대화를 이어갔다.“배고파? 뭘 그렇게 급하게 먹는 거야?”양시연이 참지 못하고 톡 쐈다.“웨딩드레스 환복하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 줄 알아요? 거의 갑옷이 따로 없어요. 얼마나 무거운지 여러 사람이 도와주지 않으면 절대 시도도 못 해요.”연정훈이 입꼬리를 올렸다.“그래?”“네! 정장만 고르면 되는 정훈 씨가 참 부럽네요. 뭘 입어도 잘 어울릴 테니까요. 그냥 전날 밤 잠만 푹 자면 컨디션 최상이 되고 헤어만 손질하면 완성이잖아요.”양시연은 갑자기 연정훈의 칭찬을 늘려놨고 연정훈은 기분이 퍽 좋아졌다.“이건 어쩔 수가 없어. 내가 대신해 줄 수도 없고 그렇다고 드레스를 포기할 수도 없잖아.”“에이 됐어요. 어떻게 힘든 일은 하나도 손에 대지 않을 수가 있겠어요? 몇십억이 되는 웨딩드레스인데 한 번만 참아보죠.”양시연은 농담으로 한 소리였는데 연정훈은 인상을 팍 찌푸렸다.“몇십억이라고?”“네...”“왜 그렇게 싼 걸 골랐어?”“...”연정훈은 생각보다도 더 진심이었다.“클래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650화

    양시연과 연정훈이 결혼한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뒤로 양혁수는 자주 집을 비웠다. 차라리 사무실에서 잠을 자거나 출장을 다녔다.양지원을 비롯한 다른 가족 성원들도 무슨 이유인지 잘 알고 있었기에 모르는 척 넘어가 주었다.하지만 양시연은 그 뒤로 양혁수와 제대로 대화하지 못한 게 마음에 걸렸다.그러나 결혼을 앞두고 양혁수가 자신을 찾아올 줄은 몰랐다.문밖의 양혁수는 반팔에 롱 팬츠를 매치했고 아주 편한 옷차림이었다.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은 양혁수가 물었다.“웨딩드레스 고르는 거야?”양시연은 조금 민망한 기분이 들었다.“맞아...”“이미 골랐어?”“응.”그리고 몸을 돌려 중간의 웨딩드레스를 가리켰다.양혁수의 시선이 새하얗고 화려한 웨딩드레스에 멈춰 섰다. 시선을 돌린 양혁수가 대수롭지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나쁘지 않네.”양시연은 입을 꾹 다물었다.짧은 침묵이 찾아오고 양혁수가 다시 입을 열었다.“해외 지사에 문제가 생겨서 직접 다녀와야 할 것 같아. 그래서 결혼식은 아마 참석하지 못할 것 같아.”양시연은 마음이 복잡했다.양혁수와 진정한 가족이 되고 싶었지만, 결혼식에 양혁수가 온다면 왠지 마음이 불편할 것 같았다.양혁수가 자진해서 참석하지 않는다고 말해주는 건 어쩌면 좋은 일일 수도 있었다.“얼마나 걸리는지 엄마한테는 말했어?”“뭘 그런 것까지 말하겠어. 내가 어린애도 아니고. 난 너랑 다르게 해외에서도 한몫 톡톡히 하고 있으니까 걱정할 필요 없어.”양시연이 웃음을 터뜨렸다.“넌 하나도 걱정되지 않지만 엄마가 걱정돼서 그래. 네가 인사도 없이 떠나면 엄마가 보고 싶어 할 거야.”“그건 일리가 있네.”양혁수가 혀를 '쯧' 하고 차더니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 조금 있다가 얘기 잘할게.”“그래...”대화가 중단되고 양혁수는 양시연를 안아주고 싶어 망설였다.그때.쨍그랑 소리가 들려왔다.유리컵이 바닥에 떨어져 부서지는 소리가 양시연의 뒤로 들려왔다.몸을 돌려 확인했으나 등 뒤로 사람이 없었고 패드의 화면을 확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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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216화

    침대 시트를 교체하지 않아 방안에는 아직도 그 향이 가시지 않았다. 양혁수는 단팥죽이 끓는 동안 서둘러 시트를 교체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단팥죽의 단 향이 코를 자극했다.양혁수는 한 그릇 따라 변여름에게 건넸고 변여름은 소파에 나른하게 누워 양혁수가 한입씩 떠먹여 주는 걸 삼켰다.그렇게 천천히 기운을 되찾은 변여름은 또다시 장난기가 발동했다.양혁수의 품에 안겨 양혁수의 핸드폰을 뒤적이던 변여름이 고개를 들어 시선을 마주했다.양혁수는 변여름의 두 볼을 쭉 잡아당기며 이 순간의 행복을 즐겼다.그런데 변여름이 꽤 진지한 얼굴로 이런 질문을 하는 게 아니겠는가?“오빠, 정말 무슨 약이라도 먹은 거 아니에요?”양혁수는 인상을 팍 찌푸리다가 시간을 확인하고는 바로 무슨 의미인지 알아차렸다.싸늘해진 양혁수의 시선에 변여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약을 따로 챙겨 먹지 않은 거면 너무 오랫동안 금욕해서 그런 거 아니에요?”“...”양혁수는 변여름이 이어서 어떤 질문을 할지 눈에 뻔했고 미리 준비해 둔 떡을 집어 냉큼 변여름의 입에 넣었다.변여름은 입안 가득 우물거렸고 반쯤 남긴 떡은 양혁수가 처리했다.“계속 까불면 너 이거 다 먹일 거야.”변여름이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이 떡 전부요?”“...”역시 못 말리는 변여름이라 생각하며 양혁수는 입안 가득 떡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입술 도장을 꾹 찍었다.어느새 해가 뜰 시간이 되었지만 두 사람은 하나도 졸리지 않았다.한참 꼭 붙어 있다 보니 또 어느새 애매모호한 분위기가 흘러나왔다.양혁수는 변여름을 위해서라도 관심사를 다른 곳으로 돌렸다.변여름이 핸드폰을 뒤적이며 말했다.“시연 언니가 아직 새해 인사를 보내지 않았네요?”질투하는 듯한 변여름의 말투가 오늘따라 더 귀엽게 느껴졌다.하지만 지금 말을 잘못하면 변여름이 삐질 게 뻔했으니 양혁수는 말을 가려서 하기로 했다. 그래서 한참 말을 골라 입을 열었다.“시연이는 새해 당일에 인사를 보내는 편이야. 우리 가족들도 대부분 그렇게 하거든. 너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215화

    거사를 치르기 전에 변여름도 나름 많은 조사를 걸쳐 충분히 준비를 마쳤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직접 겪어보니 실전과 이론은 큰 차이가 있음을 알게 된다.변여름은 자신이 주동권을 잡으려 노력했지만 모두 가볍게 양혁수에게 들통이 나 물거품이 되었다.양혁수는 변여름의 두 손을 잡아 머리 위로 고정시켰고 변여름이 점차 반항할 생각도 하지 못할 때까지 꼭 붙잡아줬다.변여름의 머릿속에는 양혁수가 거친 숨을 내쉬며 귓가에 뱉은 말뿐이었다.“긴장하지 말고 힘 풀어.”긴장을 풀자 바로 쾌감이 이어졌다.처음 사과를 베어 문 에덴에 이런 기분이었을까, 변여름은 눈앞이 흐릿해지고 이 세상과는 단절된 쾌감만 느껴졌다.변여름은 나른하게 침대에 누웠고 잠시 의식을 되찾고 양혁수와 시선을 마주했다.양혁수는 변여름 이마의 땀을 닦아주고 또 달래듯 입술에 키스했다.금방 지나갈 소나기같았지만 또 벼락이 치고 폭우가 쏟아졌다.양혁수도 쾌감에 절여 절로 미소가 나갔지만 자꾸 변여름을 놀렸다.그러자 변여름이 바로 양혁수의 입술을 깨물었다.양혁수는 전혀 당황하지 않고 두 사람의 자세를 바꿔 또 새로운 쾌감을 찾았다.변여름은 촉촉해진 눈가로 양혁수를 바라봤고 마치 처음 치즈를 선물 받은 고양이가 어디서부터 손을 대면 좋을지 몰라 망설이는 것 같았다.“네가 자세 바꾸고 싶다며?”양혁수는 손을 뻗어 변여름의 머리를 쓸어내리며 나른한 시선으로 유혹했다.“자, 네가 원하는 대로 해봐.”변여름은 흥 하고 콧방귀를 뀌었다. 아까도 변여름에게 기회를 줄 것처럼 굴다가 또 선수를 빼앗아 본인이 흐름을 주도했었다. 그렇게 반복되는 농락에 변여름은 이제 그럴 마음도 사라졌다.하지만 양혁수가 얌전히 누워주니 변여름은 또 덮칠 마음이 스멀스멀 생겼다.‘내가 잡아먹어야지!’서로를 탐닉하고 뜨거운 숨을 몰아 내쉬기를 반복했고 어느샌가 이불도 바닥 위로 떨어져 있었다.변여름은 저도 모르게 신음 소리가 새어 나왔고 입술을 막아도 걷잡을 수 없었다.결국 변여름은 이불에 얼굴을 묻어버렸고 지금 본인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214화

    변여름은 낮에 물건을 뒤적이다가 양혁수가 서랍에 새로 준비해 둔 걸 발견했었다.양혁수가 참 보수적이라 생각했지만 변여름은 그런 점도 귀엽게 느껴져 눈치껏 본인이 준비한 물건은 서랍에 넣어두지 않았다. 뭐든지 차근차근 순서를 밟는 게 좋을 것 같았다.그러나 갑자기 자신을 안아 들고 위층으로 향하는 양혁수를 보며 변여름은 의아해졌다.‘오늘 밤엔 순정남이 아닌 건가? 아, 벌써 기대돼.’그러나 위층으로 올라가서 키스도 한참 했지만 시작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변여름이 양혁수의 품 안에서 기어 나오며 말했다.“오빠, 먼저 샤워나 할래요?”“...”‘이 흐름이 아닌데.’양혁수는 쯧 하고 혀를 차다가 변여름을 잡고 다시 아래에 깔았다.또 쉴 틈 없는 키스가 이어지고 변여름은 온몸이 나른해졌으며 입가가 얼얼해질 무렵, 양혁수가 마지막으로 입가에 뽀뽀하고 욕실로 향했다.변여름은 몰래 한숨을 푹 내쉬었다.‘그래. 내가 기다리지 뭐.’얌전히 침대에 누운 변여름은 다리를 달달 떨며 시간을 보냈다.그때, 양혁수가 준비해 둔 옷으로 갈아입고 걸어왔다.바로 변여름에게 다가간 양혁수는 순식간에 변여름을 이불 안에서 꺼내 안아 들었다.‘뭐야 샤워하러 간 거 아니었어? 또 준비한 게 있나 보네?’의아해하는 변여름의 생각을 읽고 양혁수는 입술에 도장을 꾹 찍고 욕실로 향했다.“같이 씻자.”변여름은 깜짝 놀라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욕실 안에는 뜨거운 김이 가득해 시야가 흐릿했다.양혁수는 어제 무슨 이유인지 안방에 새로 가구를 배송받았었다. 목재로 된 흔들의자였는데 하나는 안방에 두었고 특수 코팅을 거친 의자는 욕실에 두었다. 변여름은 안방에 둔 흔들의자에 누워 햇살을 느껴봤는데 그 기분이 아주 좋았다. 그러나 욕실에 둔 의자에 누우면 마치 발가벗겨진 생쥐 꼴이 되는 기분이 들었다.변여름은 욕실로 향하는 내내 별 별 난 생각이 다 들었지만 양혁수를 상대로 그런 음흉한 상상을 하면 안 된다고 자신을 채찍질했다.그러나, 변여름은 곧 자신의 상상이 틀리지 않았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213화

    누가 감히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고양이 하나 때문에 그렇게 혼을 내던 오빠 친구가 오늘엔 제 옆에 앉아 평범한 여느 연인들처럼 자신을 잘 부탁한다고 인사하는 것을.변여름은 다른 사람에겐 흥미를 잃었고 오직 양혁수만 눈에 보였다. 그리고 너무 기분이 좋은 나머지 술이 술술 넘어갔다.회식을 끝내고 근처를 걸으니 거리에서 새해 느낌이 물씬 났다. 변여름은 양혁수의 손을 잡고 길을 걸으며 노래를 흥얼거렸다.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침대에 털썩 누워서도 양혁수의 이름을 불러댔다.“양혁수... 혁수 오빠...”대체 뭘 어떻게 더 해야 이렇게 커진 제 마음을 다 표현할 수 있을지 모른다. 변여름은 정말 하늘만큼, 땅만큼 양혁수가 좋았다.올해는 양혁수가 근 10년 동안 가장 기대되는 새해라고 할 수 있다.새해에 맞춰 양홍두도 세운시로 향해 양지원과 함께 새해를 보내기로 했다.그리고 양혁수는 양지원에게 곧 변여름과 함께 세운시를 찾아 정식으로 인사를 드리겠다고 말했다.새해 전날, 집사는 양혁수의 기분이 퍽 좋은 걸 발견하고 다 같이 만두도 빚고 송편도 빚을 것을 제안했다.변여름도 아침 일찍 양씨 가문을 찾아 일을 거들었다.양혁수는 집 안팎을 돌아다니며 새해 분위기가 물씬 나는 조명이나 인테리어를 세팅했다.“조명을 켜기엔 아직 일러요. 조명은 오후부터 켜야 한다고 했어요.”변여름은 어디에서 들은 정보를 한 손에 만두를 쥔 채로 양혁수에게 말했다.양혁수는 사다리 위에 서서 말했다.“누가 그래? 우린 우리만의 법을 따르는 거야.”양혁수는 변여름을 달래듯 말했다.“꼬맹이는 얼른 가서 만두 빚고 있어. 예쁘게 빚으면 내가 새해 용돈도 챙겨줄게.”집사는 괜히 큰소리하는 양혁수를 보며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양씨 가문 남자들, 누구 하나 큰소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을 텐데.’그러나 변여름은 고개를 끄덕였고 또 양혁수를 향해 손을 휘휘 저었다.사다리 아래까지 내려온 양혁수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왜?”변여름은 바로 이때다 싶어 양혁수의 두 볼에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212화

    양지원은 바로 세운시로 돌아갔다.양씨 가문에는 오직 변여름과 양혁수만 남겨졌고 그날 밤부터 변여름은 아주 자연스레 양혁수의 방을 드나들었다.며칠 뒤면 새해인지라 연구실도 곧 휴가가 시작될 것이다. 변여름은 하루 시간을 내어 선물을 들고 연구실을 찾았다.선배들은 변여름이 영영 돌아오지 않을 줄만 알았는데 돌아온 변여름을 보며 아주 기뻐했고 선물을 받으며 어디에 다녀왔는지, 무엇을 했는지 물었다.“연애하고 왔어요.”솔직한 변여름의 대답에 사람들은 조금 당황했고 과거에 변여름에게 고백했었던 선배는 마음이 부서졌다.교수님은 변여름의 교제 상대가 누구인지 궁금해했다.“저희 오빠 친구예요.”‘그래. 오래 붙어있을수록 정분이 나는 법이지.’사람들은 변여름의 옆자리를 차지한 그 상대가 궁금했고 교수님도 한번 만나보고 싶다고 말했다.변여름은 바로 고개를 끄덕였고 점심시간이 되자 도시락을 들고 양혁수를 찾아갔다.“회식?”양혁수는 변여름이 연구실 사람들한테 인기가 많은 게 의외라는 생각을 했다.하지만 좀 더 생각을 해보니 고작 며칠 사이에 얼굴도 보지 못한 제 비서와 사이좋게 지내는 걸 보며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변여름이 말했다.“남자 친구 생겼다고 말했거든요.”그러자 양혁수는 변여름이 자랑하고 싶어 하는 걸 바로 눈치챘다.그리고 불현듯 과거에 변여름이 연구실 선배한테 고백을 받았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변여름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한두 사람이 아니었는걸요.”어깨를 으쓱거리는 변여름을 보며 양혁수가 인상을 살짝 찌푸렸다.“한두 사람이 아니었다?”“네!”“어떤 사람이었는데? 다들 똑똑할 거고, 뭐 잘생겼어?”“똑똑하기도 하고 잘생기기도 했죠.”옆에서 문서를 정리하던 비서가 그 말을 듣고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대표님, 예쁘고 요리도 잘하시는 여름 씨가 얼마나 인기가 많겠어요. 대표님이 조심하셔야겠네요.”변여름이 양혁수를 힐끔 훔쳐보자 양혁수가 바로 연기를 이어갔다.“그러게. 갑자기 짜증이 나서 입맛이 하나도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211화

    새벽이 되도록 양혁수의 방에는 열기가 뜨거웠다.딸깍.헤드 등을 켜고 변여름이 이불 안에서 고개를 빼꼼 내밀고 주변을 살폈다.얼마 지나지 않아 양혁수가 화장실에서 돌아와 자연스레 변여름의 몸을 닦아줬다.변여름은 자꾸 양혁수를 훔쳐봤고 양혁수는 손을 뻗어 이런 변여름의 머리를 꾹 눌렀다.그러자 변여름은 양혁수의 베개에 얼굴을 묻고 비비며 입꼬리를 올렸다.이어 욕실에서 샤워 소리가 들려오자 왠지 양혁수가 만족하지 못해 홀로 해결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그런 생각을 하며 침대 옆 서랍을 열어보니 손목시계 따위만 있을 뿐 남은 콘돔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양혁수가 많이 자제한 것 같았다.‘이럴 줄 알았으면 집에 있는 걸 통째로 갖고 오는 건데.’그리고 그때 욕실 문이 열리고 양혁수가 돌아왔다.변여름은 얌전히 누워있다가 양혁수의 품에 꼭 안겼다.양혁수의 체향을 느끼며 변여름은 두 눈을 감고 얼굴을 비볐고 목 언저리에 뽀뽀하려 했다.그러나 양혁수가 변여름을 제지했다.“지금 뭐 해?”“왜요?”양혁수는 제 목에 있는 흔적을 가리켰고 새길 때는 몰랐지만 샤워하고 나니 따끔거리는 게 느껴졌다.변여름이 지난번처럼 또 정도 없이 세게 흔적을 남긴 모양이었다.하지만 이번 모양과 색깔이 너무 마음에 들어 변여름은 미안한 마음이 하나도 들지 않았다.“오빠 다음엔 반대편도 해줄게요.”“...”양혁수가 떨떠름한 표정을 하고 있는데 변여름이 취조하듯 방금 잠자리가 만족스러웠냐고 물었다.“오빠, 나 다른 것도 배웠는데 오빠만 좋다면... 읍!”양혁수는 바로 변여름의 입을 막았다.“...”‘풉. 부끄러워하긴.’양혁수는 본인이 오빠로서 리드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이 꼬맹이한테 놀아나고 있는 것 같았다.“잠이나 자!”그래서 고작 이런 일로 무게를 잡을 수밖에 없었다.‘흥. 오늘은 이만 물러선다.’변여름은 얌전히 몸을 돌렸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자꾸 치근덕거렸다.“오빠가 많이 보수적이라는 걸 알고 있는데요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210화

    변여름은 말재주가 뛰어났고 그대로 두면 분명 더 큰 소동을 일으킬 기세였다.양혁수는 그녀를 다잡아보려 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변여름은 밀고 당기기에 능했고 결국 늘 그가 그녀를 달래는 쪽이었다. 변여름을 제압하려면 그가 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녀를 유혹하는 것뿐이었다.하지만 서로가 진심을 담기 시작하면 결국 누가 누구를 먼저 유혹한 건지조차 흐려진다.어느새 그녀는 그에게 기대어 그를 천천히 침대로 이끌었다.양혁수는 조용히 누워 있었고 변여름은 이불 속에서 조심스레 머리를 내밀었다. 표정은 잔잔했지만 눈동자에는 설렘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그가 움직이기도 전에 그녀는 익숙한 듯 그의 팔을 벌리고 조용히 품속으로 파고들었다. 이내 그의 온기를 안은 채 잠이 들었다.양혁수는 차갑게 굴어보려 했지만 몸은 정직하게 그녀의 이마에 키스했다.키스가 끝나자 그는 스스로의 입을 때리고 싶을 만큼 후회가 밀려왔다.저녁이 되면 변여름은 양혁수 곁에서 말이 많아졌다. 그녀는 그와 감정을 나누고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부터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까지 전부 들려주었다. 작은 머릿속은 놀라울 만큼 명확했고 양혁수가 확신하지 못하던 일들을 종종 먼저 짚어내곤 했다.그러다 보면 두 사람의 입술은 자석처럼 끌려붙었고 전에는 양혁수가 불씨를 조심스럽게 다룰 수 있었지만 지금은 더 이상 그럴 수 없었다.변여름을 집에 데려온 첫날 밤 양지원을 마주친 이후의 느낌은 이전과는 달랐다. 그녀를 몸 아래에 눕히고 얼굴을 감싸안은 채 키스하자 변여름은 그의 몸에 다리를 스치듯 비볐고 그는 순간적으로 치솟는 충동을 느꼈다.자신의 반응을 깨달은 그는 재빨리 움직임을 멈췄다.변여름에게 들킬까 봐 그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조명의 밝기를 낮추며 태연한 표정을 지었다.하지만 막 눕자마자 변여름의 부드러운 몸이 다시 양혁수의 품에 파고들었고 변여름은 그의 어깨에 기대어 그를 바라보았다.양혁수는 고개를 돌려 그녀의 시선을 마주했으며 단 한 번의 눈 맞춤으로 그녀가 이미 모든 것을 알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209화

    양혁수의 ‘착하지’라는 한마디에 변여름의 입꼬리는 하늘까지 닿을 듯 환하게 올라갔다.그녀는 사람의 마음을 꿰뚫는 데 능했고 사실 그가 자신을 놀리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특히 밤 11시 30분이 넘도록 그가 나타나지 않자 아마도 자신이 먼저 찾아오기를 기대하며 방에서 기다리고 있을 거로 생각했다.‘아이고.’변여름은 그의 장난에 넘어가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간질이는 마음을 안고 그녀는 문가에 서서 발끝을 들어 여러 번 밖을 내다보았다.밤이 깊어 12시가 다 되어도 그의 그림자가 보이지 않자 그녀는 조용히 한숨을 내쉬고 외투를 걸쳐 입은 채 문을 열고 나섰다.양씨 가문의 저택은 워낙 넓어서 그녀가 양혁수의 방에 닿기 위해선 한 층 아래로 내려가 길게 이어진 복도를 걸어야 했다.몰래 발걸음을 옮겨 문 앞에 선 그녀는 익숙한 손놀림으로 문고리를 돌렸다. 예상대로 잠겨 있지 않았다.문을 열고 들어선 방 안은 숨 막힐 듯 어두웠다.침실은 더 깊은 어둠에 잠겨 있었고 그녀는 익숙한 감각과 뛰어난 시력에 의지해 침대를 더듬어 앉았지만 그 위에는 아무도 없었다.‘?’변여름은 숨을 죽인 채 주변을 감지했고 방 안에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혹시 오빠가 나를 찾으러 간 걸까?’그렇게 생각하며 조용히 침대에서 내려왔다.작은 거실로 발걸음을 옮기던 중 무언가가 벽에 부딪히는 소리가 두 번 울렸다. 그녀는 즉시 멈춰 섰다.달빛이 비추는 거실 그 한쪽 소파 팔걸이에 몸을 기댄 양혁수가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다.그는 침실 문을 빠져나온 그녀가 멈추는 순간까지 눈을 떼지 않았고 입가에 짙은 미소가 번졌다.그의 손에는 라이터가 들려 있었고 그는 그것을 가볍게 던지며 조용히 그녀에게 다가갔다.변여름은 품에 안긴 이가 양혁수라는 걸 분명히 알고 있었지만 그가 갑작스레 뒤에서 안아오는 순간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이어진 그의 키스가 그녀의 옆얼굴에 가볍게 닿자 그녀는 본능적으로 숨을 멈췄다.양혁수는 평소 그녀가 마음껏 표현하게 두었지만 자신이 먼저 유혹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208화

    식사가 끝나자 양지원의 마음속에는 여러 감정이 스쳐 지나갔지만 이제야 비로소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식사 후 그녀는 아래층 소파에 편히 앉아 야경을 바라보며 시간을 재어 양석진에게 전화를 걸었다.위층에서는 양혁수와 변여름 사이에 또다시 작은 충돌의 기운이 맴돌기 시작했다.양지원이 집에 머무는 동안 양혁수는 변여름과 같은 방에 머무를 수 없었다.변여름은 몹시 언짢은 기분이었다. 그가 샤워를 마치고 나왔을 때 휴대전화에는 세 글자의 짧은 메시지가 도착해 있었다.[양혁수.]그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끝내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꽤 화가 난 모양이네. 성까지 붙여 부르다니.’풀네임으로 불린 건 처음이라 문득 그것도 꽤 재미있었다.수건을 툭 던지고 침대에 앉은 그는 변여름에게 메시지를 보냈다.[화났어?]잠시 후 변여름에게서 한 장의 사진이 도착했다.사진 속에는 줄에 매달린 막대 인형이 있었고 그 옆에서 날아온 주먹이 인형의 배를 강하게 가격하고 있었다. 인형 옆 상자에는 화살표가 가리키고 있었고 상자 안에는 ‘양혁수’라는 이름이 또렷이 적혀 있었다.양혁수는 순간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어디서 배운 거야? 너희 천재들은 이런 것도 다 할 줄 아는 거야?]예전에 변여름은 허예나의 이름으로 그와 채팅할 때 일부러 평범한 여고생처럼 꾸미며 어색하고 오래된 이모티콘을 보내곤 했었다.하지만 지금은 달랐다.그녀는 모든 걸 이해했고 재치 넘치고 독특한 이모티콘으로 그의 휴대폰을 장악했다.[이런 게 아주 유용하죠.]변여름이 말했다.[그러니까. 이제는 원격으로도 때릴 수 있지.]양혁수가 답장을 보냈다.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영상 통화가 걸려왔다.양혁수는 전화를 받았다.화면 속 변여름은 침대 머리맡에 기대 앉아 있었고 아마 두 손으로 휴대전화를 들고 있었는지 아래에서 위로 비추는 각도는 썩 좋지 않았다.양혁수가 웃으며 말했다.“집에 재밌는 공간 많잖아. 잠 안 오면 나가서 산책이라도 해.”“나가기 싫어요.”변여름은 기운 없이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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