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166화

Author: 김원호
말을 마친 꼬마 스님은 고개를 돌려 도망쳤고 토끼보다 더 빨리 달리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밤의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도망쳤다!

빠르게 도망가는 꼬마 스님 수이를 보며 모두 깜짝 놀랐다.

한참 후 정신을 차린 정태웅이 손에 칼을 들고 있던 남궁서준을 가리켰다.

“겁에 질려 도망친 저 대머리가 대단한 절정이라고? 꼬맹이, 너 미쳤어? 젠장, 방금 칼을 제때 치워서 다행이지 안 그랬으면 넌 오늘 칼 한 자루로 쟤를 죽일 뻔했어!”

“난 칼을 치우지 않았어요!”

꼬맹이가 싸늘하게 대꾸했다.

“뭐야, 칼을 안 치웠다고? 칼을 거두지도 않았는데 왜 갑자기 검기가 사라진 거야?”

어리둥절한 정태웅은 아직도 상황 파악을 하지 못했고 꼬맹이는 정태웅에게 설명할 필요도 없다는 듯이 돌아서서 유용검을 다시 칼집에 넣고는 더 이상 정태웅과 말을 섞지 않았다.

“이봐, 꼬맹이, 말 좀 해봐. 무슨 뜻인데?”

정태웅이 꼬맹이를 끌어당겨 물으려는 순간 민규현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닥쳐, 이 멍청아!”

“형님, 왜 그래요, 내가 뭐 잘못 말했어요? 이 꼬맹이가 조금 전에 저 꼬마 스님을 칼로 죽일 뻔했는데 내가 한마디 할 수 있는 거 아니에요? 저하는 무고한 사람을 무차별적으로 죽이지 말라고 늘 가르치셨잖아요!”

정태웅이 반박했다.

“네가 뭘 알아! 방금 그 꼬마 스님 절정 중의 절정일지도 몰라!”

뭐?

“놀라서 도망간 대머리가 어떻게 절정이에요, 지금 나 놀리는 거죠?”

정태웅은 믿지 않는 얼굴이었고 천현수, 철영, 용민 일행도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들 역시 마음속으로는 도망친 꼬마 스님이 아무리 봐도 절정 강자 같지 않았다.

민규현은 도망가는 꼬마 스님 수이의 뒷모습을 보며 말했다.

“조금 전에 저 칼은 서준이가 거둔 게 아니라 상대의 무서운 기운에 녹아내린 거였어!”

뭐라고?

“진짜예요, 형님? 저 놀라게 하지 마세요!”

이 말을 들은 정태웅의 얼굴이 확 변했고 민규현은 정태웅을 노려보더니 말했다.

“꼬맹이의 검술은 다들 알다시피 절정을 베기 충분해! 그런데 방금 그 칼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구주, 왕의 귀환   제1167화

    그렇게 말한 뒤 세 사람은 휙 잔영을 보이며 마당 바깥으로 쏜살같이 빠져나갔다!민규현은 어두운 밤을 바라보며 아득한 눈빛으로 중얼거렸다.“절정 강자가 드디어 한 명씩 나타나네!”...깊은 어둠 속에서 번쩍이는 머리를 자랑하는 실루엣이 앞으로 나아가며 입으로 중얼거렸다.“윤구주가 여기 있다고 하지 않았나? 왜 없지?”그렇게 말하면서 꼬마 스님은 고개를 저었다.“그래그래, 힘들게 한번 나왔는데 먼저 다른 곳에서 놀다 가지 뭐!”꼬마 스님은 시선을 들어 저 멀리 환하게 빛나는 서울 시내를 바라보며 말했다!“와우! 대도시는 정말 멋지네! 그 지옥 같은 곤륜 지역에서 오랜 세월을 단식하고 부처님 이름만 염불하다가 이제야 고기를 맛볼 수 있게 되었구나!”그렇게 말한 후 그의 두 다리가 튀어 오르더니 순식간에 깊은 어둠 속으로 귀신처럼 휙 사라졌다....꼬마 스님이 가고 10분 정도 지나자 어둠 속에서 두 인물이 나타났다.“형님, 저 꼬마 스님의 내공은 나조차 알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해요!”달빛 아래 말을 꺼낸 사람은 다름 아닌 윤씨 일가 3 대장 중 한 명인 윤창현이었다!꼬마 스님이 떠난 방향을 바라보던 그의 눈빛이 짙어지며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네가 짐작한 대로 저 꼬마 녀석의 내공은 오악을 능가할 것 같네.”은빛 달 아래서 입을 연 사람은 윤씨 가문의 가주 윤신우였고 달빛이 그의 잘생긴 얼굴에 드리웠다.그는 눈도 깜박이지 않은 채 떠나는 꼬마 스님의 모습을 바라보았다.“오악 절정? 정말 그 정도로 강해요?”윤창현은 충격에 휩싸여 말하자 윤신우는 고개를 끄덕였다.“게다가 그 경지를 뛰어넘었어!”윤창현은 다시 한번 가슴이 심하게 떨렸다.“그럼 우리 조카와 싸우러 온 걸까요? 구주의 적이면 어쩌죠?”윤창현이 서둘러 물었다.“그렇게 보이진 않아. 처음 나타난 순간부터 온몸에 살기 어린 기운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어! 구주 쪽 애들과 마주했을 때도 손을 대지 않았지... 내 아들의 적으로 찾아온 건 아닌 것 같아.”윤신우가 천천히

  • 구주, 왕의 귀환   제1168화

    윤구주가 돌아왔을 때는 이미 이른 새벽이었다.안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밖에서 소리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멈춰!”철영의 몸이 번쩍하며 어두운 밤 속에서 나타났고 그의 뒤에는 보초를 서던 재이와 용민이 있었다!“엇? 저하, 돌아오셨네요! 저하를 뵙습니다!”철영은 윤구주의 모습을 보자마자 바로 절을 했다.“자네들은 왜 안에 있지 않고 왜 밖으로 뛰쳐나왔나?”윤구주는 세 사람이 나타난 것을 보고 이렇게 물었다.“저희는 지휘사님의 명령을 받고 오늘 밤 특별히 밖에서 보초를 서고 있었습니다.”철영이 대답했다.“그래? 밤에 무슨 일 있었어?”영리한 윤구주는 밖에서 보초를 서라는 명령을 내린 사람이 민규현이라는 말을 듣고는 오늘 밤 무슨 일이 있었을 거라고 짐작했다.“역시 전하십니다! 한 시간 전에 의문의 남자가 찾아와서 저하를 만나겠다고 말썽을 일으켰는데...” 이때 용민이 나서서 말했고 의문의 사람이 말썽을 일으키러 왔다는 말을 들은 윤구주가 물었다.“누구지?”“꼬마 스님이었어요!”스님?윤구주는 얼굴을 찡그렸다.“네. 20대로 보이는 꼬마 스님인데 이목구비가 뚜렷했습니다. 여기 와서 다짜고짜 저하를 만나겠다며 저하께 따질 일이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서준 도련님의 검에 겁을 먹고 도망쳤습니다.”용민은 당시 상황을 사실대로 이야기했고 그 말을 듣는 순간 윤구주의 머릿속에는 곤륜 지역에서 하루 종일 자신을 따라다니던 대머리가 떠올라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슬며시 흘러나왔다.“그놈도 곤륜 지역에서 뛰쳐나왔구나.”중얼거리던 윤구주가 고개를 들어 물었다. “그놈은 지금 어디 있지?”“서준 도련님의 칼에 겁을 먹고 바로 뒤돌아 도망쳤습니다. 하지만 가기 전에 저하께 옛일에 대해 따질 게 있다는 말을 남겼습니다.”하하하하!윤구주는 그의 말에 큰 소리로 웃었다!“좋아, 그 자식을 기다리지.”그렇게 말하며 윤구주는 성큼성큼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안에서 민규현, 정태웅, 천현수, 남궁서준은 윤구주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일제히 그를 부르며

  • 구주, 왕의 귀환   제1169화

    유명전에 대한 질문에 남궁서준을 비롯한 민규현, 천현수 역시 유명전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만큼 그들의 시선이 모두 윤구주에게 쏠렸다!“이 조직에 대해서는 나도 과거 스승님께 들었어.”고개를 든 윤구주의 두 눈에 어렴풋이 과거에 대한 추억이 담겼다.“사부님 말씀에 의하면 유명전의 역사는 천 년 이상 거슬러 올라간다고 하셨어!”“네? 그렇게 오래되었다고요?” 정태웅과 민규현을 비롯한 모두의 얼굴에 놀라움이 번졌다.“그래, 소문에 의하면 유명전을 세운 사람도 곤륜 지역에서 온 절세 강자였다고 해. 다만 마음이 올곧지 않아 나중에 배신하고 곤륜 지역을 떠난 이후 스스로 유명전을 세운 거지. 유명전이 나타난 이후 전 세계의 고수들이 그곳으로 모이면서 힘을 키웠어. 그들은 아홉 대전의 염라를 두고 4대 명부까지 세웠어. 소문에 따르면 4대 명부에는 고수들로 가득 차 있는데 그중에는 수백 년 동안 살아남은 절정 노마도 있다고 해. 가장 낮은 명부부터 높은 명부까지 순서대로 나사 명부, 무간 명부, 범유 명부, 윤전 명부라고 하는데 이들은 천 년 동안 꽤 많은 절정 노마를 포섭했어. 특히 제1순위 윤전 명부에는 구오 지존 절정까지 있어.”세상에!“전설 속 구오 지존 절정이 유명전에 있다니 그렇게 무서운 존재예요?”정태웅은 놀라서 외쳤다.절정의 힘은 이미 세계 금기로 분류되어 있었다!더군다나 당시 곤륜 지역에서 직접 금기령을 내리면서 바깥세상으로 나올 수가 없었다.그런데 윤구주가 지금 유명전에 절대 절정뿐만 아니라 구오 지존 같은 강자까지 있다고 하니 그들이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그래, 백 년 전에 유명전은 국외 10개국과 결탁했고 곤륜 지역에서 유명전을 도살하라는 명령을 내렸지. 다만 사라진 지 백 년이 넘은 유명전이 지금 이 순간에 다시 나타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한 거야.”말을 하는 윤구주의 살기가 주위를 싸늘하게 만들었다.“빌어먹을, 인간도 귀신도 아닌 것들이 이렇게 무서웠다니!”정태웅이 욕설을 퍼붓는데 윤구주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 구주, 왕의 귀환   제1170화

    유명전에 대한 이야기를 마친 윤구주는 방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하려 했다.“저하, 잠깐만요! 오늘 깜빡하고 못 한 얘기가 있어요!”정태웅이 갑자기 윤구주를 불렀다.“뭔데?” 윤구주는 걸음을 멈췄다.“한 시간 전에 밖에 꼬마 스님이 찾아왔었어요! 말끝마다 저하께 따질 게 있다고 하던데... 젠장, 어디서 나타났는지도 모를 그 대머리는 자기가 수이래요. 형님 말로는 대머리가 자기보다 더 대단하다고 하던데 전 아무리 봐도 믿기지 않아요.”정태웅의 말을 듣고 윤구주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그 자식 일은 알고 있어.”엥?“저하는 그 대머리를 아세요?”그렇게까지 멍청하지는 않았던 정태웅이 윤구주의 말을 듣고 황급히 물었다.“아는 것뿐이겠어? 전에 내가 자주 떄렸지.”뭐?윤구주가 그 꼬마 스님을 자주 때렸다는 말을 들은 정태웅은 순간 깜짝 놀랐다.“됐어, 너희들은 이 일에 대해 신경 쓸 필요 없어! 때가 되면 내가 찾아낼 테니까!”윤구주는 말을 마치고 돌아서서 방으로 돌아갔다.조용한 방 안에서 윤구주의 머릿속에는 그 꼬마 스님의 모습이 떠올랐다.“이 자식, 감히 몰래 곤륜 지역을 빠져나온 거야?”말하며 그의 입꼬리가 씩 올라갔다.수년 전 꼬마 녀석이 줄곧 자기 뒤를 졸졸 따라다니던 모습을 떠올리니 윤구주의 마음속에 온기가 감돌았다.“그 자식이 정말로 곤륜 지역을 떠났다면 내가 찾아야지.”말을 마친 윤구주가 눈을 가늘게 떴다....화진 제일의 국제 대도시 서울, 바깥세상은 혼란스러웠지만 오색 불빛이 화려한 대도시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 같았다.어두운 밤 속 높게 솟은 초고층 빌딩들은 구름 사이 자리 잡은 괴물 같았다.이미 이른 새벽이 된 서울 거리는 여전히 교통체증과 인파로 가득했다!그리고 이 순간 이 북적이는 도시 거리에는 낡은 가방을 멘 채 대머리를 한 꼬마 스님이 유유자적하게 길을 걷고 있었다.꼬마 스님은 이목구비가 뚜렷해서 아주 잘생겼는데 번뜩이는 두 눈 속에 갈래갈래 보이는 금빛 기운은 올챙이처럼 꿈틀거리고

  • 구주, 왕의 귀환   제1171화

    걷다가 자신도 모르게 서울에서 가장 핫한 술집 거리에 도착한 스님!이 거리는 서울의 유명한 밤거리로 양측에 클럽과 술집이 즐비했다.술과 노래가 있는 곳이면 예쁜 여자들이 당연히 빠질 수 없었다.밤이 되자 섹시한 짧은 치마 차림에 화려하게 꾸민 여자들이 여러 명씩 무리를 지어 클럽이나 바에 들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이 장면을 보면서 스님은 즉시 흥분했다!“와! 여기 예쁜 여자들이 너무 많아. 이 수이가 그렇게 오랫동안 절에 갇혀 지냈는데 오늘 제대로 눈 좀 떠보자고.”말을 마친 스님은 그렇게 큰 나이트클럽 중 한 곳으로 향했고 유명한 나이트클럽의 이름은 제로 나이트였다.스님은 다리가 긴 미녀들이 제로 나이트에 입장하는 것을 보고 흥분했다!누구든 상관없이 오늘 반드시 꼬시고 말 거다!그렇지 않으면 어렵사리 도망쳐 나온 게 아깝지 않겠나?그러면서 곧장 스님은 성큼성큼 제로 나이트로 걸어 들어갔다.밝은 조명이 켜진 나이트클럽 입구에는 정장 차림의 경비원 네 명만 서 있었고 나이트클럽 입구로 스님이 오는 것을 보자 하나둘 호기심이 생겼다.“그쪽은?”정장 차림의 경비원은 이때 스님을 바라보며 묻지 않을 수 없었다.“당연히 돈을 쓰려고 왔죠! 들어가면 안 돼요?” 스님은 초롱초롱한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돈을 쓴다고요? 당연히 되죠! 이쪽으로 오세요!”스님이 돈을 쓰러 왔다고 하자 당연히 경비원은 막을 수 없어서 그를 안으로 안내했다!안으로 들어온 스님은 두 눈이 번쩍 뜨였다.하하하, 아름다운 여자! 화려한 옷! 섹시한 스타킹!별별 것들이 다 있었다.줄줄이 늘어선 미녀들이 스님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어서 오세요, 제로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스님은 서둘러 그들의 인사에 화답했다.“여신님들 안녕하세요!”스님에게서 이런 말을 들어본 적이 없던 주변의 나이트클럽 아가씨들은 이 순간 더욱 환하게 웃었는데 덩달아 흔들리는 그들의 가슴이 정신을 아찔하게 만들었다.“이 오빠 진짜 스님이네!”“하하! 너무 재밌

  • 구주, 왕의 귀환   제1172화

    마셔라 부어라!큰 룸 안에서 스님은 다섯 명의 미녀와 함께 먹고 마셨다.“매니저님, 저 스님 벌써 4400만원 쓰셨어요! 가서 말해야 할까요?”룸 앞에서 한 웨이터가 유리창 너머로 룸 안에서 여자를 껴안고 있는 스님을 바라보며 계산서를 든 채 방금 온 당직 매니저에게 말했다.담당 매니저는 매서운 눈빛을 가진 뚱뚱한 남자였고 계산서를 살펴본 후 그의 삼각 눈 눈동자에 적대감을 드러냈다.“그렇게 많이?”“네! 매니저님, 저 스님한테 물어봐야 하지 않을까요? 이러다 나중에 돈이 없으면 안 되니까요!” 웨이터가 말했다.“쳇! 내가 있는 한 제로에서 공짜로 먹고 노는 사람은 없었어. 걱정하지 마!”“네, 매니저님. 알겠어요.”이어지는 시간 동안 스님은 계속해서 술을 주문해 먹고 마셨고 새벽 3, 4시까지 놀고 나서야 만족했다.얼굴엔 온통 빨간 입술 자국으로 덮여 있었고 목까지 입술 자국이 이어져 있었다.대형 크리스털 테이블에는 개봉한 고급 양주병이 흩어져 있었다.술도 실컷 먹고 기분도 좋았다.스님은 술에 취해 여전히 소리쳤다. 술 내놔... 술 내놔...이때 밖에서 웨이터가 들어왔다.“안녕하세요, 손님. 곧 가게 문 닫을 시간이라 먼저 계산부터 해주세요.”웨이터가 계산서를 받아 스님에게 건네며 말했다.“엇, 이렇게 빨리 닫는 거야? 내 여신님들은?”스님은 술에 취한 눈을 깜빡이며 텅 빈 룸을 훑어보더니 그곳의 미녀들에게 물었다.“죄송합니다, 아가씨들은 전부 퇴근했어요!”스님은 그 말을 들으며 미간을 찌푸렸다.“이렇게 일찍 퇴근한다고? 아쉽네!”웨이터는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손님, 먼저 계산부터 하죠! 더 놀고 싶으시면 계산 다 하고 제가 또 데리고 올게요.”그렇게 말하면서 웨이터는 카드 결제기와 결제 코드를 스님에게 건네주었다!“이게 뭐야?”어릴 적부터 절에 살면서 이런 기계나 코드를 본 적이 있겠나, 스님은 곧바로 호기심이 들었다.“계산하셔야죠, 손님!” 웨이터의 얼굴은 이미 다소 상기된 상태였다!“결제?”“네

  • 구주, 왕의 귀환   제1173화

    스님은 밖으로 꺼낸 작은 배원단을 웨이터에게 건네며 말했고 스님이 건네준 단약을 바라보던 웨이터는 그 순간 얼굴이 어두워졌다!“스님, 돈 안 내시려고요?”“안내긴 누가? 지금 돈 줬잖아!”스님이 자신의 주장을 펼쳤다!“쳇, 내가 당신 돈 없을 줄 알았어! 감히 우리한테 억지를 부려? 매니저님, 얼른 오세요. 이 스님이 돈을 안 내요!”웨이터의 고함과 함께 룸 문이 쾅 열리면서 손에 쇠 파이프를 든 사나운 덩치 네다섯명이 한꺼번에 룸에 나타났다.앞장선 사람은 삼각 눈을 가진 사나운 당직 매니저였다!“매니저님, 이 스님이 돈이 없다고 하네요! 그리고 손에 들고 있는 엉터리 약으로 계산하겠대요!”웨이터가 매니저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바로 스님을 가리켰다.삼각 눈의 매니저는 스님의 손에 쥐어진 배원단을 차가운 눈빛으로 바라보다가 피식 웃었다.“이 자식이 감히 우리 제로에서 공짜로 놀려고 했어? 죽고 싶어?”스님은 황급히 손을 흔들며 말했다.“아니아니, 난 공짜로 놀지 않았어! 돈 낸다고!”“돈? 뭐로 결제할 건데?”“이거!”스님은 엄지손톱만 한 크기의 작은 배원단을 하나 더 꺼냈다!“젠장, 네 손에 들린 그깟 알약이 5천만원이라고? 내가 멍청이로 보여?”삼각 눈 매니저가 소리를 질렀다.“어휴, 진짜 당신들 보는 눈이 없네! 내 이 보물은 한 알에 천금만금이라고. 5천만원이 아니라 2억도 충분해!”스님은 진지하게 말했다.“젠장, 우리가 정말 멍청한 줄 알아? 이까짓게 2억이라니, 죽고 싶어?”사나운 매니저가 화를 내며 말했다.이 사람들이 보물을 전혀 믿지 않는 것을 보고 스님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렇게 믿지 못하겠다면 어떻게 하고 싶은데?”“쳇, 감히 제로에서 공짜로 놀고 싶으면 최소한 오늘 네 손 하나는 잘라야 할 거야!”당직 매니저가 매서운 눈빛으로 말했다.엥?“내 손을 자르고 싶어? 그래, 할 수만 있다면 그렇게 해!”스님은 말하며 소매를 걷어 올리고 고운 피부의 팔을 쭉 뻗었다!손을 자른다고 하면 스님이 겁

  • 구주, 왕의 귀환   제1174화

    삼각 눈의 매니저는 마체테를 받은 후 스님을 독기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았다.“마지막으로 말하는데, 돈 낼 거야 말 거야?”스님은 억울한 표정으로 말했다.“줘도 당신들이 원하지 않는데 내가 뭘 어떡해?”“좋아! 너 이 자식, 굳이 공짜로 놀겠다면 오늘 손 하나 내놓고 가!”삼각 눈 매니저의 말이 끝나자마자 손에 쥔 마체테가 스님의 팔을 향해 날아갔다!누구라도 이 스님의 팔이 바로 칼에 잘릴 거라 생각했지만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쾅! 소리와 함께 마체테가 스님의 하얀 팔에 떨어지자 갑자기 맨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금색 빛이 스님의 팔에 나타났다.그 금빛은 피부 표면을 덮고 있는 비늘 갑옷과 같아서 칼이 팔 위에 닿자 댕강 소리가 나면서 바로 구멍이 뚫리고 갈라졌다...스님을 다시 보니 그의 하얀 팔은 온전했다...베인 후 흉터 자국조차 없다는 것이 놀라웠다!“젠장... 이게 뭐야?”칼로 베어도 스님의 팔이 무사한 걸 본 매니저는 귀신이라도 본 것 같은 표정으로 소리를 질렀고 뒤에 있던 부하들도 눈앞에 벌어진 것이 현실이 맞는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눈을 비비고 있었다.분명 모두가 매니저의 칼이 그곳으로 향하는 걸 봤는데 말이다.“히히, 내 손 못 베겠지?”스님의 놀리는 목소리가 모두의 귀에 들렸다.“젠장, 귀신인가! 이대로 넘어갈 수 없어!”매니저 또한 독한 사람이라 조금 전 자신이 휘두른 칼이 쓸모없다고 생각한 그는 손을 들어 두 번째 칼을 무섭게 내리쳤다!이번엔 전보다 더 바짝 힘이 들어갔고 철판을 자른다고 해도 잘라낼 수 있을 기세였다!하지만 또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댕강-칼이 떨어지며 곧바로 부러졌고 스님의 팔을 다시 보니 여전히 멀쩡했다.“세상에, 정말 귀신이야?”매니저는 부러진 마체테를 바라보며 순간 얼굴이 하얗게 질려버렸고 부하들도 하나같이 멍청하게 굳어있었다.이 사람 대체 뭐지?마체테가 팔에 맞아 부러진다고? 상대의 팔엔 상처 하나 없고?“좋아, 자르고 베었으니 이제 돈은 낸 거지?”스님이 팔을 거두며

Latest chapter

  • 구주, 왕의 귀환   제2032화

    “저하, 그렇다면 대체 어떻게 그를 죽여야 합니까? 저자의 기운이 이토록 흉악한데 성수의 혈기로 진압할 순 없습니까?” 백호는 이미 싸우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 차 있었다.“안 된다. 너희 네 명이 함께라면 잠시나마 억누를 수는 있겠지만, 너희는 그저 성수의 정혈을 가졌을 뿐이니 마인을 완전히 없애려면 성수가 직접 나타나야 한다. 지금 이 세상에 성수가 존재하는지조차 의문스럽다.”윤구주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말을 마친 윤구주는 곧장 진요탑 쪽으로 향했다.백호와 임정설, 청해가 함께 가서 돕고자 했으나 장인 대진인이 그들을 가로막았다.“이 마인은 오직 구주만이 상대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다른 중요한 임무가 있습니다. 국주님, 곧 전투가 시작될 터인데 서요산의 진법을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이 호법의 중임을 몇 분께 맡기겠습니다.”장인 대진인이 임정설에게 경건하게 예를 갖추며 말했다.“좋다. 오늘 이 자리에서 목숨을 바친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저 마인을 죽이고야 말겠다.” 임정설은 단호한 표정을 지으며 황자의 위엄을 한껏 드높였다.화진의 존망이 걸린 일이라면 임정설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다.하지만 마기가 몰려와 서요산 전체를 뒤덮고 세상이 오직 흑백 두 가지 색깔만으로 변해버리며 그 끔찍한 살기가 강림했을 때 임정설마저 온몸에 소름이 돋으며 떨렸다.“이 마인의 기운이 이렇게까지 무서울 줄이야.” 임정설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늘은 마기로 가득 찼고 윤구주마저 그 기세에 눌리고 있었다.진요탑에서 흘러나온 마기는 실체가 되어 넘쳐흘렀다. 마기가 나타나자 서요산을 지키는 모든 검종 제자의 얼굴이 어두워졌고 어떤 제자는 순간적으로 십여 년을 늙어버렸다.수련이 부족하면 수명으로라도 채워야 하는 참혹한 상황이었다.웅웅.하늘에는 먹구름이 밀집했고 그 안에서 요괴의 번개가 끊임없이 터졌다.“이젠 영기조차 요기로 변하고 있다. 풍수 비술로 보건대 머지않아 이곳에서 요마가 출현하겠구나.” 임정설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서요산 외부에서 짙은 요기

  • 구주, 왕의 귀환   제2031화

    도가는 인연이라는 두 글자를 대단히 중히 여긴다.그의 한 번의 인연, 한 번의 생각은 곧 만백성의 생사를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윤구주가 정상에 오르자 앞서 온 다른 이들과는 달리 서요산 검종의 모든 이들이 일제히 허리를 숙여 깊은 존경을 표했다. 그들이 경배한 대상은 단순한 한 인간이 아니라 구주의 저하, 화진의 인황, 오방 천지의 주재자였다.“모두 일어나십시오. 제가 오늘 서요산에 온 이유는 오직 진요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입니다. 진요탑 안의 마인을 제거하지 않는 한 문 씨 세가의 역심은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오직 마인을 죽여야만 문 씨 세가의 야심도 함께 근절할 수 있습니다.”윤구주는 서요산 검종의 모든 제자를 향해 엄숙하게 말했다.이번 서요산 행차의 목적은 바로 문 씨 세가의 역심을 뿌리째 뽑는 것이었다.검종 제자들이 앞장서 일행을 이끌었고 모두가 금정을 지나 뒷산으로 향했다.뒷산에 막 들어서자마자 음산한 기운이 얼굴을 스쳤다.후산 중앙에는 높이 오백 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산이 서 있었는데 그 산은 무려 구백구십구 개의 쇠사슬로 단단히 봉인되어 있었다.이 쇠사슬은 그저 평범한 사슬이 아니었다. 절반은 땅속의 지맥과 연결되어 있었고 나머지 절반은 하늘 높이 떠올라 천지의 영기를 끌어모으고 있었다.이런 수준의 봉인이라면 설령 윤구주 자신이 여기에 갇혀 있다고 해도 빠져나가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이처럼 견고한 고진마저 지금은 마인의 사기로 조금씩 부식되어 가고 있었다. 본래는 영기가 흘러넘치는 명산이었으나 지금은 온 서요산이 마인의 기운에 물들어 음침하고 괴이한 분위기를 자아냈다.이 강렬한 악기운을 바라보며 서요산 검종의 제자들은 모두 얼굴을 찌푸렸다.솟구치는 사기를 바라보며 서요산 검종의 검객들은 하나같이 얼굴을 찌푸렸다.최근 몇 대에 걸쳐 입종한 서요산의 제자들은 이런 마인의 사기와 요마의 위협 속에서 수련해야 했다.천지의 영기조차 마인의 기운에 오염되어 수련에 큰 지장을 주었지만 그럼에도 끝까지 남은 현

  • 구주, 왕의 귀환   제2030화

    이 말을 듣자 모든 이들은 천 년 전 마지막으로 나타난 그 성인이 바로 서요산 검종에서 나왔음을 깨달았다.“짐은 서요산 검종의 선대 종주께서 우화등선하셨다고만 들었는데 그저 떠도는 신화 속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더니 은 성인의 경지에 이르신 것이었군.” 임정설이 깊은 감탄과 함께 말했다.구백 계단 윤구주는 이미 전설을 써 내려가고 있었다.하지만 그 전설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구백삼십 계단 사십 계단을 오르면서 윤구주의 발걸음은 오히려 더욱 가벼워졌고 그가 세우는 기록은 사람들의 상식을 계속해서 뒤흔들었다.구백팔십 계단을 지나 정상까지 겨우 십여 계단만 남은 그 순간 윤구주의 발걸음이 점점 느려지기 시작했다.구백구십구 계단에 이르러 결국 완전히 멈추었다.드디어 한계에 도달한 것인가?모두가 숨을 죽이고 윤구주를 지켜봤다. 이 마지막 한 걸음은 분명 지금까지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힘든 시험일 터였다.윤구주는 미간을 찌푸린 채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십여 분을 견뎌냈다. 사람들은 그가 언제 다시 계단을 오를지 초조하게 기다렸다.마침내 윤구주는 길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됐습니다. 이 마지막 한 걸음은 넘지 않겠습니다. 여기서 시험을 포기하지요.”말을 마치고 계단에서 내려서는 순간 청석 계단 아래에서 강력한 영기가 하늘을 찌를 듯 솟구쳤고 곧바로 서요산을 감싸던 어둠의 기운을 깨끗이 몰아냈다.오랫동안 음울했던 서요산 상공은 순식간에 환해졌고 수백 킬로미터에 걸쳐 맑은 하늘이 펼쳐졌다.서요산의 모든 이들은 충격에 빠져 넋을 잃었다.그제야 그들은 윤구주가 왜 그토록 여유롭게 올라올 수 있었는지 알게 되었다. 그는 처음부터 서요산의 청석 계단이 가진 진법의 힘을 계속해서 억누르고 있었다.“참으로 대단하신 신위군요! 우리 서요산의 청석 진법마저 제압하셨다니! 마지막 한 걸음을 분명 넘으실 수 있었을 텐데 혹시 강제로 넘었다가 진법이 견디지 못해 영기가 새 나가고 진법이 무너져 진요탑까지 영향을 미칠지 걱정하신 건 아닌가요?” 장인 대진인이

  • 구주, 왕의 귀환   제2029화

    도법의 깊이는 워낙 심오해서 임정설조차 제대로 가늠할 수 없었다.“쉽게 말씀드리자면 구주는 천지의 운기를 완전히 장악한 데다가 하늘이 직접 영광을 내리신 거죠.” 장인 대진인이 말했다.임정설은 이 말을 듣고 비로소 이해한 듯 말했다.“대진인의 말은 윤구주가 바로 하늘이 점지한 사람이라는 뜻인가?”“맞습니다. 우리 화진 사람들은 운명의 갈림길에 서면 본심에 따라 도법을 선택하고 나머지는 하늘에 맡깁니다. 이것이 바로 '인간사는 다하고 하늘의 뜻을 따르라는 말의 의미입니다. 윤구주는 분명 큰 복을 타고났지만 그 엄청난 복을 감당할 힘도 필요합니다.”대진인이 설명했다.말이 끝날 무렵 윤구주는 이미 육백삼십 계단을 거뜬히 올라와 있었다.한 걸음도 멈추지 않고 더욱 확고한 걸음으로 계속 전진했다.그의 발걸음마다 천지의 기운이 응축되었다.어느 순간 서요산의 계단조차 윤구주의 기세를 가두지 못했다. 그는 마치 천지를 밟으며 오르는 듯했다.곧이어 그는 칠백 계단마저 돌파했다.칠백 계단이란 천 년 전 서요산의 전성기에도 극소수만이 도달할 수 있었던 경지였다. 지금 만약 윤구주가 구주왕이 아니라 일반 수련자였다면 이 기록만으로 서요산 전체가 들썩였을 것이다. 만일 윤구주가 서요산에 입문을 원했다면 서요산은 모든 자원을 쏟아부어 그를 키웠을 것이며 서요산 검종의 다음 종주 자리는 당연히 그에게 돌아갔을 것이다.그러나 이미 칠백 계단에 이르렀음에도 윤구주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다.칠백오십 계단 팔백 계단 팔백오십 계단!그는 끊임없이 정상의 기록을 깨며 전설을 써 내려갔다.서요산 검종의 제자들은 윤구주 앞에 당장이라도 무릎을 꿇을 것 같았다. 이쯤 되자 장인 대진인조차 감히 그를 함부로 평가할 수 없었다.왜냐하면 자신도 과거에 겨우 칠백 계단에 그쳤으니 팔백 계단을 오른 사람을 감히 평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윤구주는 멈추지 않고 계속 올라갔다. 마치 천지를 흔들어 이 강산을 뒤엎어버리겠다는 기세였다.그리고 마침내 구백 계단에 이르렀다.“구백

  • 구주, 왕의 귀환   제2028화

    하지만 한 계단씩 갈수록 더욱 어려워지는 난관들도 이 평범한 사람에게는 전혀 위협이 되지 않았다.만약 윤구주와 맞서야 하는 적의 입장이었다면 지금 이렇게 차분히 계단을 오르는 윤구주는 마치 깊은 심연 그 자체였을 것이다.그의 강력함은 도무지 가늠할 수 없었고 오히려 그가 올라올수록 위에 있는 사람들은 엄청난 압박감에 휩싸였다.검종의 검객들이 잠시 정신을 놓은 사이 윤구주는 이미 사백 계단까지 올라와 있었다.하지만 사백 계단쯤으로는 아무도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화진의 또 다른 황자 구주왕의 후계자였으니까.윤구주가 오백 계단을 밟는 순간 모든 이들은 숨을 죽이고 그를 응시했다.눈길을 떼지 못한 채 그의 오름을 지켜보았다.오백일…… 오백이십! 오백오십! 오백구십구!“마침내 구구관에 도달했다.”“칠구는 수겁이요 구구는 극히 넘기기 어려운데.”진정한 고수들은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과연 윤구주가 이 한 걸음을 쉽게 넘을 수 있을지 모두가 궁금해했다.윤구주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산 아래를 바라보았다.그가 본 것은 단순한 산이 아니라 마치 화진의 온 세상 같았다.한눈에 화진의 대지와 산천이 모두 담겼다.눈앞에 펼쳐진 화진의 아름다운 대지는 숨 막히는 광경이었다.하지만 동시에 이 끝없는 강산 곳곳에 묻혀 있는 수많은 해골도 함께 보였고 그의 마음은 순식간에 비장함과 슬픔으로 가득 찼다.윤구주의 내면을 감지한 서요산 검종 종주의 법신이 곧바로 그의 곁에 나타났다.“구주야 화진의 산천을 잘 살펴봐! 천하의 용맥은 모두 화진에서 비롯되었고 이 한 획 한 획은 백성의 척추와 같다! 눈에 비치는 물의 맑고 흐림은 중요하지 않아. 지나치게 눈 부신 빛은 우리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고 너무 어두운 밤은 희망을 앗아가기 마련이지. 하지만 어떤 변화가 있더라도 화진의 이 산천은 영원히 굳건히 서 있을 거야. 왜냐하면 푸른 산마다 묻혀 있는 충신의 뼈와 넋들이 이 나라를 지켜주고 있으니까.”서요산 검종 종주는 윤구주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그 온

  • 구주, 왕의 귀환   제2027화

    진인들은 말했다. 임정설이 만약 집념을 내려놓는다면 육백 계단까지도 오를 수 있을 거라고.장인 대진인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하지만 그가 진정으로 집념을 놓는다면 더 이상 화진의 국주가 아니지. 바로 이런 끈질긴 의지가 있기에 그분이 화진 백성을 다스릴 수 있는 것이다.”다른 진인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운명이란 그런 법이다. 아마도 집념을 놓았다면 임정설은 오백 계단조차 오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이때 임정설은 아직 남아 있는 절반의 계단을 바라보며 씁쓸히 미소 지었다. “어쩌면 여기서 멈춰야겠구나.”임정설은 다시 뒤를 돌아 윤구주를 바라보았다. 그가 자기 자식이자 동료처럼 여기는 윤구주가 과연 몇 계단을 오를지 궁금했다.깊은 생각에 잠긴 임정설이 곧바로 말을 꺼냈다.“구주야 이제 네가 올라서 봐! 화진의 구주왕다운 실력을 보여줘! 적어도 나보다는 못하면 안 되지 않겠냐?”아래에 서 있던 윤구주는 고개를 살짝 저었다. 원래 그는 별 관심이 없었지만 국주의 바람이라면 흔쾌히 도전할 마음이었다.“명 받들겠습니다!” 윤구주는 말을 마치자마자 곧바로 계단을 밟아 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가기 시작했다.구주왕이 등천로에 도전했다는 소식에 서요산 검종 전체가 술렁였다.검객은 물론이고 잡일을 돕는 제자들까지 모두 금정에 모여들어 그의 모습을 보고자 했다.심지어 하늘 위 어둑한 구름 사이에서도 한 쌍의 법안이 열렸다. 바로 서요산 검종 종주의 법신 환영이었다.임정설이 먼저 정상에 올랐고 장인 대진인을 포함한 일곱 진인과 서요산의 모든 제자들은 화진의 황자를 향해 몸을 숙여 예를 갖추었다.“모두 일어나시오. 그대들이 없었다면 화진은 이미 혼란 속에 빠졌을 것이오. 진정 국가와 화진을 위해 헌신한 것은 바로 그대들입니다.” 임정설은 화진의 모든 백성을 대표할 순 없지만 왕실을 대표하여 임 씨 일족의 지도자로서 서요산 검종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의 뜻을 표했다.“국주께서 과찬입니다. 우리는 그저 각자의 방식대로 묵묵히 힘썼을 뿐입니다. 화진의 백

  • 구주, 왕의 귀환   제2026화

    일곱 진인들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그들은 국주가 이미 등황의 경지에 이르렀으니 사백 계단은 쉽게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과연 그들의 예상대로 임정설은 멈추지 않고 계속 오르며 오백 계단을 가볍게 밟아 올랐다. “오백 계단을 밟으면 등황의 경지에 오를 수 있습니다. 우리 일곱 진인 중에서도 오직 장인 대진인께서만 과거에 오백 계단에 오르셨고, 현재 서요산에 살아계신 유일한 오백 계단 수련자이십니다. ” 한 진인이 감탄하며 말했다.이 말을 듣자 옆에 있던 백호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선임 도사님 그러면 그 도사님도 황자란 말씀입니까? ”“하하! 우리 서요산에서는 외부의 그런 칭호를 쓰지 않아요. 우리 사이에서는 그를 반신이라고 부릅니다.” 진인들이 웃으며 말했다.청해가 옆에서 덧붙였다. “서요산 검종에서 말하는 반선이 황자를 뜻하는 거야. 근데 그 서요산 반선 진짜 어마어마하게 강한 인물이거든. 예전에 곤륜 구역에서 귀한 영약 찾으러 들어왔다가 우리 빙신전 전주랑 빙황 두 명이 같이 상대했는데도 둘 다 거의 죽을 뻔했어. 결국 아사 신전한테까지 도움 요청해서 겨우 빠져나올 수 있었지.”“뭐라고?”백호는 놀라서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진짜 그렇게 강한지 의문이 들었다.일곱 진인 중 가장 나이 많은 그 진인은 백호의 단순한 반응에 웃음을 터트렸다. 사실 그가 바로 그 반선이었다. 다만 백호가 워낙 세상 물정에 둔감하여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고 그저 놀라기만 하고 있었다.그사이 임정설은 이미 오백오십 계단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이 단계에 이르자 임정설도 거의 극한에 도달했다.“역시 직접 올라와 봐야 이 압력을 제대로 실감하는구나! 오백사십 계단까진 무리 없었는데 오백오십 계단에서 도저히 버틸 수가 없구나.”지금 임정설을 압박하는 것은 단순한 술도의 압력만이 아니었다.과거의 온갖 기억들이 마장이 되어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일곱 진인은 모두 임정설의 기운이 혼란스러워진 것을 느꼈다.“장인 사형, 국주님께서 심마에 걸리셨군

  • 구주, 왕의 귀환   제2025화

    청해의 눈길이 자주색 도포를 입은 진인에게로 향했다.서요산검종에서 종주를 제외한 나머지 일곱 명의 진인이 가장 높은 수련을 가지고 있으며 평소 종문 내의 모든 일은 이들 일곱 명이 책임지고 있다.기세는 마치 대강의 파도가 넘실대듯 깊고 끝이 보이지 않는 산과 숲처럼 무한히 이어져 있었다. 그의 수련은 깊이가 가늠할 수 없을 정도였다.“서요산 7대 진인의 수련이 극 신급 절정이라고 들었는데 지금 보니 그 말이 너무 가볍게 들리네요. 귀하의 수련은 적어도 극 신급 절정 후반에 다다랐군요.”청해는 세 명의 진인에게 경의를 표하며 몸을 굽혔다.“서요산의 전통은 천 년을 자랑하며 그 깊이는 변함없이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반면 곤륜 구역은 스스로 신을 자처한 이후로 계속해서 내분을 일으켰습니다. 수련을 통해 세상을 떠난 후 도를 깨닫는다는 말처럼 곤륜 구역은 천하의 영기와 천물을 흡수했지만 제 생각에는 도를 얻지 못한 곳입니다. 지금 당신이 화진에게 올바른 수를 두는 것은 맞습니다. 앞으로 열심히 노력하면 극 신급 절정 후반도 절대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한 진인이 답례하며 말했다.그때 몇몇 사람들은 서요산 검객들의 함성에 이끌려 사방을 살폈다. 백호가 사백 계단을 올라갔다는 소식이었다.“대단한데요. 서요산이 전성기였을 때도 사백 계단을 오른 이는 드물었어요. 우리 몇몇 진인들도 입문 시에 사백 계단을 넘은 적은 없었죠.”몇몇 진인들이 칭찬했다.이는 백호가 미래에 매우 큰 가능성을 지녔음을 의미했고 적어도 극 진경 후반에 이를 수 있을 것이다. 극 진경 후반은 곤륜 구역에서 신전의 전주가 될 수 있는 실력이다.지금 사백 계단에 오른 백호는 거의 한계에 다다랐다. 완전히 의지로 버티며 강력한 정신력으로 계속해서 오르고 있었다.그러나 아무리 강한 운명을 지녔다 해도 천지의 이치를 막을 수는 없다.사백오십 계단에 도달했을 때 백호는 결국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의식을 잃은 것은 시험이 끝났다는 신호였고 백호는 곧 깨어났다.“겨우 사백오십 계단이라니

  • 구주, 왕의 귀환   제2024화

    서요산 검객들이 모두 그 무인의 정체를 궁금해하자 진인도 더 이상 뜸 들이지 않고 말했다.“저분은 구주왕 휘하의 화진 군신이자 국방부 대장 백호 장군이시다.”검객들은 모두 입이 벌어진 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군신의 명성은 당연히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나라를 지키고 백성을 보호하는 영웅이었으니까.“정말 구주왕 휘하의 군신이라니!”“역시 저런 굳센 의지가 그냥 나온 게 아니었어! 수많은 전장을 누빈 명장다운 모습이다!” 서요산 검객들은 백호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현재 백호는 이미 삼백이십 계단을 돌파한 상태였다. 백호가 혼자 주목을 독차지하는 걸 본 청해도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고 계단에 발을 내디뎠다.처음 백 계단은 청해도 육신의 힘으로 버텼다. 하지만 백 계단을 넘자 육체만으로는 견디기 어려워졌다. 그는 술법으로 대응하려 했지만 평소 쓰던 빙신전의 신술이 계단 위 술법에는 통하지 않았다.“역시 화진의 서요산 검종은 보통이 아니구나. 이 등천로에선 일반 술법이 먹히지 않으니 천지 영기에 대한 깨달음으로 맞설 수밖에 없겠어.” 청해는 몸을 감싸고 있던 현빙을 거두고 오로지 자신의 속성 영기로만 버티며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막상 올라 보니 이 등천로가 얼마나 어려운지 제대로 실감했다. 이백 계단쯤 오르자 벌써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계단마다 한계를 시험하는 느낌이었다. 올려다보니 백호는 여전히 계단 위로 나아가고 있었다. 청해도 질 수 없다는 마음으로 이를 악물고 버텼다.서요산 검객들도 청해의 수준을 알아보고 속삭였다. “저 이역인은 정말 대단한 내력의 소유자다! 기운이 이미 진인 급에 가까워! 극 신급 절정의 수련자임이 분명해!”이에 대해 진인은 신비롭게 꾸미지 않고 솔직히 말했다. “저자는 곤륜 구역 빙신전의 부 전주 청해다. 경지가 매우 높지. 지금 빙신전은 우리 화진에 귀속되었고 청해 역시 구주왕 휘하의 부하가 되었다. 얼마 전 서울 방어전에서 청현과 목숨까지 걸고 사투를 벌인 끝에 죽을 고비를 넘겼으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