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700화

Penulis: 김원호
미희의 정체를 간파한 뒤 윤구주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말해. 누가 널 보낸 거야? 감히 우리 삼촌을 사칭해?”

미희는 미소 띤 얼굴로 말했다.

“그건 얘기해줄 수 없어요.”

“얘기할 수 없다고요? 그러면 죽어요!”

공수이가 가장 먼저 손을 썼다.

그는 주먹을 내뻗으면서 눈 깜짝할 사이 미희에게로 날아갔다.

오래전부터 유명했던 옥면 여우는 당연히 실력이 약하지 않았다.

공수이가 주먹을 휘두르자 그녀는 몸을 비틀어 피하면서 빠르게 반격했다.

손바닥과 주먹이 부딪치는 순간 미희는 저 멀리 날아갔다.

“휴, 전 제가 구주왕을 손쉽게 해결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똑똑할 줄은 몰랐어요. 재미가 없네요. 전 이만 가볼게요.”

미희는 그렇게 말하면서 어둠 속으로 날아갔다.

“떠나려고요? 꿈 깨요!”

공수이가 다시 한번 고함을 지르면서 미희를 따라가려는데 윤구주가 입을 열었다.

“됐어, 수이야. 가게 놔둬.”

‘응?’

“형님, 왜 저 여자를 그냥 보내주는 거예요?”

공수이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그들의 실력이라면 미희를 잡아두는 건 식은 죽 먹기였다.

공수이뿐만 아니라 함지우와 윤구주도 그 자리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윤구주가 말했다.

“잡아봤자 별 쓸모가 없을 거야.”

말을 마친 뒤 윤구주는 갑자기 어둠 속을 바라보며 말했다.

“나랑 같이 윤씨 일가 저택에 갔다 오자.”

갑자기 윤씨 일가 저택으로 가자는 말에 공수이와 함지우는 흠칫했다.

“형님, 왜 갑자기 본가로 가려는 거예요?”

공수이는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내 예상이 맞다면 윤씨 일가는 습격을 당했을 거야.”

윤구주의 안색이 좋지 않았다.

오늘 윤구주는 날이 저물 때부터 계속 불안했고 뭔가 안 좋은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았다.

옥면 여우가 윤창현을 사칭하여 이곳에 오자 윤구주는 그제야 윤씨 일가가 습격당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젠장, 감히 우리 형님의 본가를 습격했다는 말이에요? 모조리 죽여야겠어요!”

그렇게 세 사람은 곧바로 윤씨 일가로 향했다.

윤씨 일가는 천하제일 가문이라고
Lanjutkan membaca buku ini secara gratis
Pindai kode untuk mengunduh Aplikasi
Bab Terkunci

Bab terkait

  • 구주, 왕의 귀환   제1701화

    “여긴 왜 왔어?”윤구주가 육도진의 멱살을 잡은 채 살기 가득한 눈빛으로 노려보자, 주위의 금위군들은 깜짝 놀랐다.육도진도 질식할 것 같아 서둘러 입을 열었다.“저하, 진정하세요. 이 늙은이는 조금 전 윤씨 일가가 습격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온 거예요.”육도진의 말을 듣고서야 윤구주는 멱살을 놓아주었다.“할머니!”그는 윤씨 일가 저택을 향해 달려갔다.윤씨 일가 중에서 윤구주는 자신 때문에 눈까지 멀었던 할머니를 가장 따랐으나 그녀에 대한 미안한 마음도 없지 않아 있었다.할머니의 안위가 걱정되어 뒤뜰로 달려가 보니 한산하기 그지없었다.하미연이 살던 오두막집의 문은 열려 있었다.“할머니!”윤구주가 서글프게 외쳤지만, 안에서는 아무 기척도 없었다.서둘러 안으로 들어가 보니 테이블과 의자가 무질서하게 흩어져 있을 뿐 하미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그 모습을 바라보던 윤구주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느낌이 들었다.“할머니…”그가 슬픔에 빠져있을 때 공수이와 함지우, 그리고 육도진도 달려왔다.윤구주의 할머니가 보이지 않자, 공수이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빌어먹을! 대체 어느 놈이 형님의 집을 공격했단 말인가? 영감, 내 손에 죽고 싶지 않다면 어서 바른대로 말해!”공수이가 살기 가득한 눈빛으로 육도진을 쏘아보자, 육도진은 어이가 없었다.“나도 조금 전에 왔어. 너희들이 나를 죽인다 해도 난 몰라.”사실 육도진도 조금 전에 도착해서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모두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윤구주를 바라보았지만 살기가 몸에서 뿜어져 나오고 있을 뿐 윤구주는 아무 말이 없었다.이때 금위군 한 명이 달려왔다.“육 우상님, 육 우상님! 목숨이 붙어있는 사람을 찾았어요.”이 말을 들은 육도진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서둘러 물었다.“어디 있어?”“앞뜰에요.”금위군의 말을 육도진은 황급히 윤구주에게 전했다.“저하, 살아 있는 사람을 찾았대요. 가보지 않겠어요?”“그러자!”윤구주의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이들은 앞뜰로 향했다.이들이 앞뜰에 도착

  • 구주, 왕의 귀환   제1702화

    노인의 입에서 문씨 세가라는 말이 튀어나온 순간 윤구주의 안색이 갑자기 어두워졌다.윤구주의 옆에 있던 공수이, 육도진의 안색도 어둡기는 마찬가지였다.윤구주가 계속해서 물었다.“내 할머니는 대체 어디 있냐 말이야? 그리고 아버지는?”“주인님은… 고문을 당한 뒤 다른 사람들과 같이 문씨 세가 사람들에게 잡혀갔어요.”노인이 말했다.“뭐야? 고문까지 당했다고?”윤구주의 얼굴빛은 더욱 어두워졌다.“네.”간신히 숨만 붙어있던 이 노인은 아까 일어났던 일을 윤구주에게 말해 주었다.사실 이 전투는 윤씨 일가의 패배가 아니었다.문씨 세가에서 몰래 자객을 보내 몰래 하미연을 납치한 탓에 윤씨 일가가 와르르 무너진 것이었다.문창정이 하미연을 인질로 내세우자, 윤신우, 윤창현, 윤정석, 그리고 윤씨 일가의 모든 사람은 그에게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이 때문에 윤하율을 포함한 윤씨 일가의 모든 사람이 문창정에게 잡히고 말았다.그 말을 들은 윤구주는 과도한 분노로 울화통이 터지기 일보 직전이었다.옆에 있던 육도진도 그제야 상황 파악이 되었다.“젠장! 문씨 세가 놈들이 어르신을 이용해 저하를 잡으려 하다니! 비열한 놈들!”“저하, 명을 내리시면 제가 이 도시의 금위군들을 모두 동원하여 가주님과 다른 사람들의 행방을 찾도록 하겠습니다.”윤구주는 우두커니 그 자리에 서 있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윤구주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사람들은 몰랐지만, 이들의 시선은 일제히 그에게 향했다.그렇게 한참 정적이 흐르더니 윤구주가 갑자기 어디론가 걸어가기 시작했다.“저하?”걸어가는 윤구주를 바라보던 육도진이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그의 뒤를 따랐다.공수이와 함지우도 윤구주가 어디로 가려는지 알지 못했지만 일단 따라가 보기로 했다.뜰에서 나온 후, 윤구주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었다.“우상, 내 부탁 하나만 들어줄 수 있을까?”윤구주의 말에 육도진이 떨리는 목소리로 답했다.“명만 내리시면 이 늙은이가 최선을 다해 받들겠습니다.”“서울 전체를 봉쇄해!”윤

  • 구주, 왕의 귀환   제1703화

    하지만 윤구주의 왕위가 문아름에게 뺏긴 후에 이 부저는 이황부로 명칭이 바뀌었다.이 시각, 국방부의 병사들이 지키고 있는 이황부의 경계는 아주 삼엄했다.몇 명의 경비병이 어둠 속을 뚫고 자신들 쪽으로 다가오던 윤구주, 공수이, 함지우를 발견하고는 소리쳤다.“어서 멈춰라! 이곳은 매우 중요한 곳이니 외부인의 출입을 허용하지 않는다!”하지만 세 사람은 경비병의 말을 무시한 채 여전히 그들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멈추지 않으면 쏜다!”이들이 계속 다가오자, 경비원들은 총을 들고 세 사람을 겨누었다.그때, 윤구주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문아름을 찾으러 왔으니까 내 앞을 가로막지 마! 그렇지 않으면 다 죽여버릴 거다.”문아름을 찾는다는 말에 경비병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이거 아주 미친놈이네. 감히 우리 새 왕의 이름을 불러? 죽으려고 환장했구나.”한 경비병이 허리에 차고 있던 총을 빼 들려고 했지만, 갑자기 권영이 경비병을 향해 날아왔다.‘쾅’하는 소리가 나더니 이 경비병은 즉사했다.“말이 많구나!”공격한 사람은 다름 아닌 공수이였다.공수이가 손쉽게 이 경비병을 죽이자, 나머지 경비병들은 기겁하며 소리를 질렀다.“다들 쏘지 않고 뭐 하는 거야!!!”경비병들이 총집에서 총을 꺼내려는 순간, 갑자기 검기가 휘몰아치더니 검광이 이들을 덮쳤다.그렇게 십여 명의 경비병들은 순식간에 목숨을 잃었다.“감히 구주 형에게 총을 겨누다니! 이 쳐 죽일 놈들.”이번에 나선 사람은 함지우였다.공수이와 함지우가 모든 경비병을 죽인 후, 세 사람은 아무런 저항도 받지 않고 국방부 정문을 향해 걸어갔다.땡땡땡!세 사람이 국방부 정문을 넘어서는 순간, 귀청을 찌르는 듯한 사이렌 소리가 들려왔다.“누군가 국방부에 침입했다. 빨리 집합하라!”잠시 뒤 중무장한 국방부 병사들이 손에 총기를 든 채 사방에서 몰려와 세 사람을 포위하기 시작했다.하지만 윤구주는 여전히 이황부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가고 있었다.윤구주에게 접근하는 국방부 병사들을 공수이

  • 구주, 왕의 귀환   제1704화

    이황왕의 부저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국방부 장교 장홍산을 포함하여 모두가 정문을 향해 총을 조준하고 있었다.이때 국방부 대문이 덜컹거리며 열리더니 세 사람이 국방부 병사들의 시야에 들어왔다.“장군님, 바로 이 세 명의 미친놈이에요. 지금 들어오고 있네요.”부하 한 명이 서둘러 장홍산에게 보고하자, 윤구주의 모습을 본 장홍산이 차갑게 말했다.“다들 기관총 준비해! 이 미치광이들의 버릇을 단단히 고쳐줘야겠다.”수백 명의 병사들이 기관총을 장전하고 윤구주, 공수이, 함지우를 조준하고 있었다.국방부 병사들이 총을 자신들에게 겨눈 것을 본 함지우가 재빨리 윤구주의 앞에 나서며 말했다.“구주 형! 이 보잘것없는 놈들은 내게 맡겨!”함지우가 피식 웃으며 손가락을 내밀자, 흑백 비검이 그의 앞에 나타났다.“혼자 공을 다 가로채시면 안 되지요. 저도 있어요.”공수이가 재빨리 함지우의 옆에 다가오며 말을 내뱉었다.두 사람이 신경전을 벌이려고 할 때 반대편에 있던 장홍산이 큰 소리로 외쳤다.“너희들은 누군데 겁도 없이 우리 화진의 국방부에 침입한 거야?”“하하! 얼어 죽을 국방부에는 관심 없다. 하지만 누가 내 형님의 앞을 가로막는다면 절대 용서치 않겠다!”공수이가 소리 지르자, 장홍산이 멈칫하며 물었다.“네 형님이 누군데?”공수이가 손으로 윤구주를 가리켰다.“이분이다!”윤구주 쪽으로 고개를 돌린 장홍산은 순간 흠칫했다.“뭐야? 왜 이렇게 낯이 익지?”몇 초 동안 윤구주의 얼굴을 유심히 바라보던 장홍산은 갑자기 소스라치게 놀랐다.“이럴 수가! 구… 구주왕? 저하 맞나요?”장홍산이 갑자기 귀신이라도 본 듯 윤구주를 향해 소리치자, 윤구주는 고개를 들어 장홍산을 흘끗 쏘아보았다.“구주군 제1경비대의 경비병이었던 장홍산?”자신이 구주군에 있을 때의 직책을 윤구주가 부르자, 장홍산은 깜짝 놀랐다.“어머나! 저하! 저하가 맞으시군요!”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내뱉던 장홍산은 갑자기 다리에 힘이 풀려 바로 무릎을 꿇었다.이 모습을 본 공수

  • 구주, 왕의 귀환   제1705화

    국방부 병사들이 모두 퇴각한 후, 윤구주는 이황부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장홍산은 더 이상 묻지 않고 묵묵히 윤구주의 뒤를 따랐다.눈앞에 있는 이황부는 한때 윤구주의 왕부였으나 세월이 흘러 지금은 문아름의 부저가 되어 있었다.삼엄한 왕부의 입구에 있던 윤구주가 갑자기 큰 목소리로 외쳤다.“아름아, 어서 썩 나오지 못할까!”소리가 왕부 내부로 울려 퍼졌지만 안타깝게도 내부는 텅 비어 있어서 문아름의 모습은커녕 아무도 없었다.“이봐, 문아름이라는 팜므파탈은 어디 있어?”왕부 내에서 아무런 대답이 없자, 공수이가 장홍산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새 왕은 이틀째 부저에 없었어.”장홍산이 서둘러 대답했다.문아름이 이황부에 없다는 말에 공수이는 화가 치밀어올랐다.윤구주의 몸에서도 뭉클뭉클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그가 손바닥을 하늘로 향하자, ‘펑’하는 굉음과 함께 거대한 검이 허공에 나타났다.금술 천주!윤구주가 천주검을 휘두르자, 수십 미터의 검망이 부저를 향해 날아가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우렁찬 폭발음이 들려오며 거대한 왕부가 산산조각이 나버렸다.장홍산은 넋을 놓은 채 파괴된 왕부를 바라보고 있었다.“팜므파탈 문아름에게 전해라! 내가 그녀를 무조건 죽이고야 말겠다고!”차갑게 말을 내뱉은 뒤, 윤구주는 자리를 떴다.장홍산은 윤구주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한참 지나서야 비로소 정신을 차렸다.윤구주의 뒷모습을 바라보더니 그는 눈물 흘리며 무릎을 꿇었다.“걱정하지 마세요. 저하의 말씀을 꼭 전달하겠습니다.”…서울의 어느 곳의 우뚝 솟은 지하 궁전, 흑포를 입은 사람들이 그곳을 지키고 있었다.이 지하 궁전 안에는 거대한 지하 감옥이 있었다.바로 이때, 뚜벅뚜벅 걷는 발걸음 소리가 궁전 밖에서 들려왔다.불빛 사이로 걸어오는 사람은 봉황관을 쓴 절세미인이었지만 아름다운 얼굴에는 사악한 기운이 감돌았다.그녀가 바로 화진의 이황왕인 문아름이었다.그녀가 지하 감옥 입구에 도착하자, 흑포 입은 두 사람이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오셨군

  • 구주, 왕의 귀환   제1706화

    몸에 있던 쇠사슬이 풀렸지만 하미연은 문아름의 말귀를 못 알아들었는지 침묵을 지켰다.문아름은 하미연을 향해 미소 지으며 말했다.“미안해요. 부하들이 너무 무례하게 굴었죠? 제가 할머니를 대신해 그들을 혼냈으니 그만 화 푸세요.”그래도 하미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할머니, 저한테 화나신 거예요? 하긴 몇 년 동안 찾아뵙지 못했으니 그럴 만도 하겠지요. 제가 윤씨 일가의 손자며느리가 됐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참으로 아쉽네요.”문아름의 말에 하미연이 갑자기 고개를 돌리더니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쏘아보았다.“원하는 게 뭐야?”하미연이 드디어 입을 열자, 문아름이 답했다.“할머니, 일단 화 가라앉히세요. 사실은 할머니의 귀한 손자를 위해서 여기로 모셔 온 거예요.”“구주?”“네.”문아름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제가 오빠를 사랑한다는 걸 할머니께서도 잘 아시잖아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는 항상 우리 문씨 가문과 마찰을 빚었어요. 만약 할머니가 그를 설득해 우리 문씨 가문에 들어오게만 한다면 제가 평생 그를 지아비로 모실게요. 심지어 왕위를 그에게 다시 돌려줄 수도 있어요.”문아름이 말을 듣더니 하미연은 차갑게 웃었다.“네년이 지독하기 짝이 없구나.”하미연이 갑자기 큰 소리로 말했다.“할머니, 그게 무슨 말인가요?”문아름이 물었다.“넌 내 손자며느리가 될 자격이 없어!”하미연의 직설적인 말에 문아름의 눈 밑에 차가운 빛이 번뜩였다.“어떤 면에서 할머니의 손자며느리가 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나요? 외모? 몸매? 아니면 가문의 혈통이나 지위 때문에?”그녀는 기고만장한 얼굴로 이 말을 내뱉었다.사실 문아름은 화진 제일의 미녀라 불릴 만큼 매우 아름다웠지만 하미연은 가차 없이 말했다.“모든 면에서. 사실 난 네년이 순간 어리석음에 빠져 길을 잃었다고 생각했지. 하지만 그게 아니었어. 역시 나쁜 사람은 좋은 사람이 될 수가 없나 봐. 애초에 우리 구주가 너와 혼약을 맺었었지만, 넌 구주의 왕위를 빼앗은 것도 모자라 그를 모함하려

  • 구주, 왕의 귀환   제1707화

    “만약 오빠가 지금 죽는다면 세상 사람들은 금방 잊어버려요. 그들은 죽은 사람보다 살아있는 제게 복종할 거예요.”그러자 하미연이 말했다.“너 따위가 우리 윤씨 일가의 후계자를 죽일 수 있다고 생각하니?”“안 될 거야 없지요. 윤씨 일가의 모든 사람이 우리 문씨 세가에게 인질로 잡혀 있다는 사실을 잊으신 건 아니겠죠? 제가 명령만 내린다면 윤씨 일가는 이 세상에서 사라져요.”“네년이 감히???”하미연의 입에서 분노의 포효가 터져 나왔다.아흔 살이 넘은 데다 무예조차 모르는 늙은이가 이 순간에 차가운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이년아, 내가 사실대로 말해주랴? 우리 윤씨 일가의 사람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아! 네가 우리 가문을 몰살한다 해도 내 손자가 복수 할 거야!”하미연의 말을 들은 문아름은 하하거리며 웃었다.“윤씨 일가 사람들은 모두 고집이 세다고 들었는데 오늘 보니 정말 그렇네요.”“할머니, 순순히 제 말을 따르는 게 좋아요. 그렇지 않으면 내년 이맘때에 윤씨 일가 사람들의 제삿날로 만들어줄 거예요.”문아름은 차갑게 말했다.“이 늙다리에게 족쇄를 다시 채우고 물 한 방울도 주지 마! 얼마나 오래 버티는지 내가 두고 보지.”부하들에게 이렇게 지시하고 문아름은 지하 감옥에서 빠져나왔다.지하 궁전의 한 음침한 방에서 한 사람이 다리를 꼬고 앉아 있었다.그의 몸에는 강한 기혈이 요동쳤고, 그 기혈은 마치 뽀얀 안개처럼 그의 몸을 감싸고 있었다.그 사람은 다름 아닌 문창정이었다.이때, 문아름이 밖에서 걸어 들어오며 그에게 물었다.“할아버지, 괜찮으세요?”다리를 꼬고 앉아 있던 문창정이 천천히 눈을 뜨며 말했다.“내가 윤신우를 너무 과소평가했어. 그의 수련이 구오 지존에 이르게 될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어.”“구오 지존이 절정 중 최고라 들었어요. 그것을 수련한 사람은 지존의 피를 생산할 수 있대요. 지존의 피는 수명을 연장할 뿐만 아니라 해와 달의 정기를 이어받아 육체를 단련할 수도 있다네요. 할아버지, 구오 지존이 무인의 최

  • 구주, 왕의 귀환   제1708화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반드시 저 늙다리를 우리 문씨 세가에 굴복하게 할 게요.”“하하하!”문아름의 말에 문창정이 웃었다.“할아버지, 왜 웃으세요?”문창정이 웃는 모습을 보고 문아름은 의아했다.“네가 하미연을 너무 가볍게 여긴 것 같아서 웃은 거야.”“그게 무슨 말이에요? 한쪽 눈을 못 보는 힘없는 늙다리에 불과해요. 제가 그런 사람도 못 이길 거로 생각하시나요?”문아름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그래. 넌 하미연의 상대가 아니야!”문창정은 퉁명스럽게 말했다.“그럴 리가요? 할아버지께서 저를 너무 우습게 보네요.”문창정의 말을 문아름은 납득할 수 없었다.“내가 널 우습게 본 게 아니라 네가 하미연을 우습게 봤어.”문창정은 천천히 눈을 치켜뜨더니 진지하게 말했다.“윤씨 일가가 어떻게 세계 최고의 가문이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하니? 오랜 세월 동안 서울을 지배해오면서 여전히 수많은 최강 절정을 보유하고 있는 이유는 또 뭐라 생각하는 거야?”문창정이 반문하자, 문아름은 침묵했다.‘하긴 어제 전투에서 문씨 가문 사람들은 온 힘을 다 쏟아부었지. 내가 하미연을 인질로 잡았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결과가 어떻게 됐을지는 아무도 모르겠군.’이렇게 생각하자, 문아름은 약간 충격을 받았다.“윤신우 때문인가요?”“아니야. 윤신우가 뛰어난 인재라고는 하나 윤씨 일가의 부상은 그 사람 때문이 아니라 또 다른 전설 속의 인물 때문이야.”문창정은 옛날 일을 회상하며 천천히 입을 뗐다.“전설 속 인물? 누군데요?”문아름이 서둘러 물었다.“바로 하미연의 남편이자 윤신우의 아버지인 윤상현이야.”문창정은 마침내 무시무시한 이름을 입 밖으로 내놓았다.“윤상현?”그 이름을 내뱉은 순간 문아름은 왠지 모르게 섬뜩함이 느껴졌다.마치 이름 속에 무서운 마법이 깃들어 있는 듯 등골이 오싹했다.“그래. 그의 이름은 윤상현이야. 화진의 전설 속 인물이지. 윤씨 일가가 세계 최고의 가문이 된 것이 바로 이 사람 때문이야.”문창정이 드디

Bab terbaru

  • 구주, 왕의 귀환   제2032화

    “저하, 그렇다면 대체 어떻게 그를 죽여야 합니까? 저자의 기운이 이토록 흉악한데 성수의 혈기로 진압할 순 없습니까?” 백호는 이미 싸우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 차 있었다.“안 된다. 너희 네 명이 함께라면 잠시나마 억누를 수는 있겠지만, 너희는 그저 성수의 정혈을 가졌을 뿐이니 마인을 완전히 없애려면 성수가 직접 나타나야 한다. 지금 이 세상에 성수가 존재하는지조차 의문스럽다.”윤구주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말을 마친 윤구주는 곧장 진요탑 쪽으로 향했다.백호와 임정설, 청해가 함께 가서 돕고자 했으나 장인 대진인이 그들을 가로막았다.“이 마인은 오직 구주만이 상대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다른 중요한 임무가 있습니다. 국주님, 곧 전투가 시작될 터인데 서요산의 진법을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이 호법의 중임을 몇 분께 맡기겠습니다.”장인 대진인이 임정설에게 경건하게 예를 갖추며 말했다.“좋다. 오늘 이 자리에서 목숨을 바친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저 마인을 죽이고야 말겠다.” 임정설은 단호한 표정을 지으며 황자의 위엄을 한껏 드높였다.화진의 존망이 걸린 일이라면 임정설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다.하지만 마기가 몰려와 서요산 전체를 뒤덮고 세상이 오직 흑백 두 가지 색깔만으로 변해버리며 그 끔찍한 살기가 강림했을 때 임정설마저 온몸에 소름이 돋으며 떨렸다.“이 마인의 기운이 이렇게까지 무서울 줄이야.” 임정설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늘은 마기로 가득 찼고 윤구주마저 그 기세에 눌리고 있었다.진요탑에서 흘러나온 마기는 실체가 되어 넘쳐흘렀다. 마기가 나타나자 서요산을 지키는 모든 검종 제자의 얼굴이 어두워졌고 어떤 제자는 순간적으로 십여 년을 늙어버렸다.수련이 부족하면 수명으로라도 채워야 하는 참혹한 상황이었다.웅웅.하늘에는 먹구름이 밀집했고 그 안에서 요괴의 번개가 끊임없이 터졌다.“이젠 영기조차 요기로 변하고 있다. 풍수 비술로 보건대 머지않아 이곳에서 요마가 출현하겠구나.” 임정설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서요산 외부에서 짙은 요기

  • 구주, 왕의 귀환   제2031화

    도가는 인연이라는 두 글자를 대단히 중히 여긴다.그의 한 번의 인연, 한 번의 생각은 곧 만백성의 생사를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윤구주가 정상에 오르자 앞서 온 다른 이들과는 달리 서요산 검종의 모든 이들이 일제히 허리를 숙여 깊은 존경을 표했다. 그들이 경배한 대상은 단순한 한 인간이 아니라 구주의 저하, 화진의 인황, 오방 천지의 주재자였다.“모두 일어나십시오. 제가 오늘 서요산에 온 이유는 오직 진요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입니다. 진요탑 안의 마인을 제거하지 않는 한 문 씨 세가의 역심은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오직 마인을 죽여야만 문 씨 세가의 야심도 함께 근절할 수 있습니다.”윤구주는 서요산 검종의 모든 제자를 향해 엄숙하게 말했다.이번 서요산 행차의 목적은 바로 문 씨 세가의 역심을 뿌리째 뽑는 것이었다.검종 제자들이 앞장서 일행을 이끌었고 모두가 금정을 지나 뒷산으로 향했다.뒷산에 막 들어서자마자 음산한 기운이 얼굴을 스쳤다.후산 중앙에는 높이 오백 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산이 서 있었는데 그 산은 무려 구백구십구 개의 쇠사슬로 단단히 봉인되어 있었다.이 쇠사슬은 그저 평범한 사슬이 아니었다. 절반은 땅속의 지맥과 연결되어 있었고 나머지 절반은 하늘 높이 떠올라 천지의 영기를 끌어모으고 있었다.이런 수준의 봉인이라면 설령 윤구주 자신이 여기에 갇혀 있다고 해도 빠져나가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이처럼 견고한 고진마저 지금은 마인의 사기로 조금씩 부식되어 가고 있었다. 본래는 영기가 흘러넘치는 명산이었으나 지금은 온 서요산이 마인의 기운에 물들어 음침하고 괴이한 분위기를 자아냈다.이 강렬한 악기운을 바라보며 서요산 검종의 제자들은 모두 얼굴을 찌푸렸다.솟구치는 사기를 바라보며 서요산 검종의 검객들은 하나같이 얼굴을 찌푸렸다.최근 몇 대에 걸쳐 입종한 서요산의 제자들은 이런 마인의 사기와 요마의 위협 속에서 수련해야 했다.천지의 영기조차 마인의 기운에 오염되어 수련에 큰 지장을 주었지만 그럼에도 끝까지 남은 현

  • 구주, 왕의 귀환   제2030화

    이 말을 듣자 모든 이들은 천 년 전 마지막으로 나타난 그 성인이 바로 서요산 검종에서 나왔음을 깨달았다.“짐은 서요산 검종의 선대 종주께서 우화등선하셨다고만 들었는데 그저 떠도는 신화 속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더니 은 성인의 경지에 이르신 것이었군.” 임정설이 깊은 감탄과 함께 말했다.구백 계단 윤구주는 이미 전설을 써 내려가고 있었다.하지만 그 전설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구백삼십 계단 사십 계단을 오르면서 윤구주의 발걸음은 오히려 더욱 가벼워졌고 그가 세우는 기록은 사람들의 상식을 계속해서 뒤흔들었다.구백팔십 계단을 지나 정상까지 겨우 십여 계단만 남은 그 순간 윤구주의 발걸음이 점점 느려지기 시작했다.구백구십구 계단에 이르러 결국 완전히 멈추었다.드디어 한계에 도달한 것인가?모두가 숨을 죽이고 윤구주를 지켜봤다. 이 마지막 한 걸음은 분명 지금까지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힘든 시험일 터였다.윤구주는 미간을 찌푸린 채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십여 분을 견뎌냈다. 사람들은 그가 언제 다시 계단을 오를지 초조하게 기다렸다.마침내 윤구주는 길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됐습니다. 이 마지막 한 걸음은 넘지 않겠습니다. 여기서 시험을 포기하지요.”말을 마치고 계단에서 내려서는 순간 청석 계단 아래에서 강력한 영기가 하늘을 찌를 듯 솟구쳤고 곧바로 서요산을 감싸던 어둠의 기운을 깨끗이 몰아냈다.오랫동안 음울했던 서요산 상공은 순식간에 환해졌고 수백 킬로미터에 걸쳐 맑은 하늘이 펼쳐졌다.서요산의 모든 이들은 충격에 빠져 넋을 잃었다.그제야 그들은 윤구주가 왜 그토록 여유롭게 올라올 수 있었는지 알게 되었다. 그는 처음부터 서요산의 청석 계단이 가진 진법의 힘을 계속해서 억누르고 있었다.“참으로 대단하신 신위군요! 우리 서요산의 청석 진법마저 제압하셨다니! 마지막 한 걸음을 분명 넘으실 수 있었을 텐데 혹시 강제로 넘었다가 진법이 견디지 못해 영기가 새 나가고 진법이 무너져 진요탑까지 영향을 미칠지 걱정하신 건 아닌가요?” 장인 대진인이

  • 구주, 왕의 귀환   제2029화

    도법의 깊이는 워낙 심오해서 임정설조차 제대로 가늠할 수 없었다.“쉽게 말씀드리자면 구주는 천지의 운기를 완전히 장악한 데다가 하늘이 직접 영광을 내리신 거죠.” 장인 대진인이 말했다.임정설은 이 말을 듣고 비로소 이해한 듯 말했다.“대진인의 말은 윤구주가 바로 하늘이 점지한 사람이라는 뜻인가?”“맞습니다. 우리 화진 사람들은 운명의 갈림길에 서면 본심에 따라 도법을 선택하고 나머지는 하늘에 맡깁니다. 이것이 바로 '인간사는 다하고 하늘의 뜻을 따르라는 말의 의미입니다. 윤구주는 분명 큰 복을 타고났지만 그 엄청난 복을 감당할 힘도 필요합니다.”대진인이 설명했다.말이 끝날 무렵 윤구주는 이미 육백삼십 계단을 거뜬히 올라와 있었다.한 걸음도 멈추지 않고 더욱 확고한 걸음으로 계속 전진했다.그의 발걸음마다 천지의 기운이 응축되었다.어느 순간 서요산의 계단조차 윤구주의 기세를 가두지 못했다. 그는 마치 천지를 밟으며 오르는 듯했다.곧이어 그는 칠백 계단마저 돌파했다.칠백 계단이란 천 년 전 서요산의 전성기에도 극소수만이 도달할 수 있었던 경지였다. 지금 만약 윤구주가 구주왕이 아니라 일반 수련자였다면 이 기록만으로 서요산 전체가 들썩였을 것이다. 만일 윤구주가 서요산에 입문을 원했다면 서요산은 모든 자원을 쏟아부어 그를 키웠을 것이며 서요산 검종의 다음 종주 자리는 당연히 그에게 돌아갔을 것이다.그러나 이미 칠백 계단에 이르렀음에도 윤구주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다.칠백오십 계단 팔백 계단 팔백오십 계단!그는 끊임없이 정상의 기록을 깨며 전설을 써 내려갔다.서요산 검종의 제자들은 윤구주 앞에 당장이라도 무릎을 꿇을 것 같았다. 이쯤 되자 장인 대진인조차 감히 그를 함부로 평가할 수 없었다.왜냐하면 자신도 과거에 겨우 칠백 계단에 그쳤으니 팔백 계단을 오른 사람을 감히 평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윤구주는 멈추지 않고 계속 올라갔다. 마치 천지를 흔들어 이 강산을 뒤엎어버리겠다는 기세였다.그리고 마침내 구백 계단에 이르렀다.“구백

  • 구주, 왕의 귀환   제2028화

    하지만 한 계단씩 갈수록 더욱 어려워지는 난관들도 이 평범한 사람에게는 전혀 위협이 되지 않았다.만약 윤구주와 맞서야 하는 적의 입장이었다면 지금 이렇게 차분히 계단을 오르는 윤구주는 마치 깊은 심연 그 자체였을 것이다.그의 강력함은 도무지 가늠할 수 없었고 오히려 그가 올라올수록 위에 있는 사람들은 엄청난 압박감에 휩싸였다.검종의 검객들이 잠시 정신을 놓은 사이 윤구주는 이미 사백 계단까지 올라와 있었다.하지만 사백 계단쯤으로는 아무도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화진의 또 다른 황자 구주왕의 후계자였으니까.윤구주가 오백 계단을 밟는 순간 모든 이들은 숨을 죽이고 그를 응시했다.눈길을 떼지 못한 채 그의 오름을 지켜보았다.오백일…… 오백이십! 오백오십! 오백구십구!“마침내 구구관에 도달했다.”“칠구는 수겁이요 구구는 극히 넘기기 어려운데.”진정한 고수들은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과연 윤구주가 이 한 걸음을 쉽게 넘을 수 있을지 모두가 궁금해했다.윤구주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산 아래를 바라보았다.그가 본 것은 단순한 산이 아니라 마치 화진의 온 세상 같았다.한눈에 화진의 대지와 산천이 모두 담겼다.눈앞에 펼쳐진 화진의 아름다운 대지는 숨 막히는 광경이었다.하지만 동시에 이 끝없는 강산 곳곳에 묻혀 있는 수많은 해골도 함께 보였고 그의 마음은 순식간에 비장함과 슬픔으로 가득 찼다.윤구주의 내면을 감지한 서요산 검종 종주의 법신이 곧바로 그의 곁에 나타났다.“구주야 화진의 산천을 잘 살펴봐! 천하의 용맥은 모두 화진에서 비롯되었고 이 한 획 한 획은 백성의 척추와 같다! 눈에 비치는 물의 맑고 흐림은 중요하지 않아. 지나치게 눈 부신 빛은 우리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고 너무 어두운 밤은 희망을 앗아가기 마련이지. 하지만 어떤 변화가 있더라도 화진의 이 산천은 영원히 굳건히 서 있을 거야. 왜냐하면 푸른 산마다 묻혀 있는 충신의 뼈와 넋들이 이 나라를 지켜주고 있으니까.”서요산 검종 종주는 윤구주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그 온

  • 구주, 왕의 귀환   제2027화

    진인들은 말했다. 임정설이 만약 집념을 내려놓는다면 육백 계단까지도 오를 수 있을 거라고.장인 대진인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하지만 그가 진정으로 집념을 놓는다면 더 이상 화진의 국주가 아니지. 바로 이런 끈질긴 의지가 있기에 그분이 화진 백성을 다스릴 수 있는 것이다.”다른 진인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운명이란 그런 법이다. 아마도 집념을 놓았다면 임정설은 오백 계단조차 오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이때 임정설은 아직 남아 있는 절반의 계단을 바라보며 씁쓸히 미소 지었다. “어쩌면 여기서 멈춰야겠구나.”임정설은 다시 뒤를 돌아 윤구주를 바라보았다. 그가 자기 자식이자 동료처럼 여기는 윤구주가 과연 몇 계단을 오를지 궁금했다.깊은 생각에 잠긴 임정설이 곧바로 말을 꺼냈다.“구주야 이제 네가 올라서 봐! 화진의 구주왕다운 실력을 보여줘! 적어도 나보다는 못하면 안 되지 않겠냐?”아래에 서 있던 윤구주는 고개를 살짝 저었다. 원래 그는 별 관심이 없었지만 국주의 바람이라면 흔쾌히 도전할 마음이었다.“명 받들겠습니다!” 윤구주는 말을 마치자마자 곧바로 계단을 밟아 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가기 시작했다.구주왕이 등천로에 도전했다는 소식에 서요산 검종 전체가 술렁였다.검객은 물론이고 잡일을 돕는 제자들까지 모두 금정에 모여들어 그의 모습을 보고자 했다.심지어 하늘 위 어둑한 구름 사이에서도 한 쌍의 법안이 열렸다. 바로 서요산 검종 종주의 법신 환영이었다.임정설이 먼저 정상에 올랐고 장인 대진인을 포함한 일곱 진인과 서요산의 모든 제자들은 화진의 황자를 향해 몸을 숙여 예를 갖추었다.“모두 일어나시오. 그대들이 없었다면 화진은 이미 혼란 속에 빠졌을 것이오. 진정 국가와 화진을 위해 헌신한 것은 바로 그대들입니다.” 임정설은 화진의 모든 백성을 대표할 순 없지만 왕실을 대표하여 임 씨 일족의 지도자로서 서요산 검종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의 뜻을 표했다.“국주께서 과찬입니다. 우리는 그저 각자의 방식대로 묵묵히 힘썼을 뿐입니다. 화진의 백

  • 구주, 왕의 귀환   제2026화

    일곱 진인들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그들은 국주가 이미 등황의 경지에 이르렀으니 사백 계단은 쉽게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과연 그들의 예상대로 임정설은 멈추지 않고 계속 오르며 오백 계단을 가볍게 밟아 올랐다. “오백 계단을 밟으면 등황의 경지에 오를 수 있습니다. 우리 일곱 진인 중에서도 오직 장인 대진인께서만 과거에 오백 계단에 오르셨고, 현재 서요산에 살아계신 유일한 오백 계단 수련자이십니다. ” 한 진인이 감탄하며 말했다.이 말을 듣자 옆에 있던 백호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선임 도사님 그러면 그 도사님도 황자란 말씀입니까? ”“하하! 우리 서요산에서는 외부의 그런 칭호를 쓰지 않아요. 우리 사이에서는 그를 반신이라고 부릅니다.” 진인들이 웃으며 말했다.청해가 옆에서 덧붙였다. “서요산 검종에서 말하는 반선이 황자를 뜻하는 거야. 근데 그 서요산 반선 진짜 어마어마하게 강한 인물이거든. 예전에 곤륜 구역에서 귀한 영약 찾으러 들어왔다가 우리 빙신전 전주랑 빙황 두 명이 같이 상대했는데도 둘 다 거의 죽을 뻔했어. 결국 아사 신전한테까지 도움 요청해서 겨우 빠져나올 수 있었지.”“뭐라고?”백호는 놀라서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진짜 그렇게 강한지 의문이 들었다.일곱 진인 중 가장 나이 많은 그 진인은 백호의 단순한 반응에 웃음을 터트렸다. 사실 그가 바로 그 반선이었다. 다만 백호가 워낙 세상 물정에 둔감하여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고 그저 놀라기만 하고 있었다.그사이 임정설은 이미 오백오십 계단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이 단계에 이르자 임정설도 거의 극한에 도달했다.“역시 직접 올라와 봐야 이 압력을 제대로 실감하는구나! 오백사십 계단까진 무리 없었는데 오백오십 계단에서 도저히 버틸 수가 없구나.”지금 임정설을 압박하는 것은 단순한 술도의 압력만이 아니었다.과거의 온갖 기억들이 마장이 되어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일곱 진인은 모두 임정설의 기운이 혼란스러워진 것을 느꼈다.“장인 사형, 국주님께서 심마에 걸리셨군

  • 구주, 왕의 귀환   제2025화

    청해의 눈길이 자주색 도포를 입은 진인에게로 향했다.서요산검종에서 종주를 제외한 나머지 일곱 명의 진인이 가장 높은 수련을 가지고 있으며 평소 종문 내의 모든 일은 이들 일곱 명이 책임지고 있다.기세는 마치 대강의 파도가 넘실대듯 깊고 끝이 보이지 않는 산과 숲처럼 무한히 이어져 있었다. 그의 수련은 깊이가 가늠할 수 없을 정도였다.“서요산 7대 진인의 수련이 극 신급 절정이라고 들었는데 지금 보니 그 말이 너무 가볍게 들리네요. 귀하의 수련은 적어도 극 신급 절정 후반에 다다랐군요.”청해는 세 명의 진인에게 경의를 표하며 몸을 굽혔다.“서요산의 전통은 천 년을 자랑하며 그 깊이는 변함없이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반면 곤륜 구역은 스스로 신을 자처한 이후로 계속해서 내분을 일으켰습니다. 수련을 통해 세상을 떠난 후 도를 깨닫는다는 말처럼 곤륜 구역은 천하의 영기와 천물을 흡수했지만 제 생각에는 도를 얻지 못한 곳입니다. 지금 당신이 화진에게 올바른 수를 두는 것은 맞습니다. 앞으로 열심히 노력하면 극 신급 절정 후반도 절대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한 진인이 답례하며 말했다.그때 몇몇 사람들은 서요산 검객들의 함성에 이끌려 사방을 살폈다. 백호가 사백 계단을 올라갔다는 소식이었다.“대단한데요. 서요산이 전성기였을 때도 사백 계단을 오른 이는 드물었어요. 우리 몇몇 진인들도 입문 시에 사백 계단을 넘은 적은 없었죠.”몇몇 진인들이 칭찬했다.이는 백호가 미래에 매우 큰 가능성을 지녔음을 의미했고 적어도 극 진경 후반에 이를 수 있을 것이다. 극 진경 후반은 곤륜 구역에서 신전의 전주가 될 수 있는 실력이다.지금 사백 계단에 오른 백호는 거의 한계에 다다랐다. 완전히 의지로 버티며 강력한 정신력으로 계속해서 오르고 있었다.그러나 아무리 강한 운명을 지녔다 해도 천지의 이치를 막을 수는 없다.사백오십 계단에 도달했을 때 백호는 결국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의식을 잃은 것은 시험이 끝났다는 신호였고 백호는 곧 깨어났다.“겨우 사백오십 계단이라니

  • 구주, 왕의 귀환   제2024화

    서요산 검객들이 모두 그 무인의 정체를 궁금해하자 진인도 더 이상 뜸 들이지 않고 말했다.“저분은 구주왕 휘하의 화진 군신이자 국방부 대장 백호 장군이시다.”검객들은 모두 입이 벌어진 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군신의 명성은 당연히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나라를 지키고 백성을 보호하는 영웅이었으니까.“정말 구주왕 휘하의 군신이라니!”“역시 저런 굳센 의지가 그냥 나온 게 아니었어! 수많은 전장을 누빈 명장다운 모습이다!” 서요산 검객들은 백호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현재 백호는 이미 삼백이십 계단을 돌파한 상태였다. 백호가 혼자 주목을 독차지하는 걸 본 청해도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고 계단에 발을 내디뎠다.처음 백 계단은 청해도 육신의 힘으로 버텼다. 하지만 백 계단을 넘자 육체만으로는 견디기 어려워졌다. 그는 술법으로 대응하려 했지만 평소 쓰던 빙신전의 신술이 계단 위 술법에는 통하지 않았다.“역시 화진의 서요산 검종은 보통이 아니구나. 이 등천로에선 일반 술법이 먹히지 않으니 천지 영기에 대한 깨달음으로 맞설 수밖에 없겠어.” 청해는 몸을 감싸고 있던 현빙을 거두고 오로지 자신의 속성 영기로만 버티며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막상 올라 보니 이 등천로가 얼마나 어려운지 제대로 실감했다. 이백 계단쯤 오르자 벌써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계단마다 한계를 시험하는 느낌이었다. 올려다보니 백호는 여전히 계단 위로 나아가고 있었다. 청해도 질 수 없다는 마음으로 이를 악물고 버텼다.서요산 검객들도 청해의 수준을 알아보고 속삭였다. “저 이역인은 정말 대단한 내력의 소유자다! 기운이 이미 진인 급에 가까워! 극 신급 절정의 수련자임이 분명해!”이에 대해 진인은 신비롭게 꾸미지 않고 솔직히 말했다. “저자는 곤륜 구역 빙신전의 부 전주 청해다. 경지가 매우 높지. 지금 빙신전은 우리 화진에 귀속되었고 청해 역시 구주왕 휘하의 부하가 되었다. 얼마 전 서울 방어전에서 청현과 목숨까지 걸고 사투를 벌인 끝에 죽을 고비를 넘겼으

Jelajahi dan baca novel bagus secara gratis
Akses gratis ke berbagai novel bagus di aplikasi GoodNovel. Unduh buku yang kamu suka dan baca di mana saja & kapan saja.
Baca buku gratis di Aplikasi
Pindai kode untuk membaca di Aplikasi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