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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6화

Author: 김원호
그래서 그가 처음부터 고수했던 길은 결국 결실을 맺지 못한 것인가?

특히 그가 희망을 걸었던 두 장로가 이미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임정설은 큰 충격을 받았다. 혈액이 거꾸로 솟구쳐 올라와 그의 입에서 터져 나오고 그 자리에서 곧장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

같은 시각 서울 왕실 피난처.

왕실 일행을 지하 피난처로 호위하던 이홍연은 갑자기 불안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뭐야? 왜 이렇게 마음이 불안하지?”

“저기! 아버지는 어디 계셔? 아버지가 곧 온다고 하지 않았나? 어디에 계신 거지?”

이홍연은 왕실의 한 전장 장수를 붙잡고 추궁했다.

“전하, 소인도 알지 못합니다. 전하를 피난처로 호송하라는 조서만 받았을 뿐 그 외의 일은 전혀 알지 못합니다.”

공주에게 급하게 질문을 받자 전장 장수는 당황한 나머지 실수로 입을 열었다.

“뭐라고? 나를 피난처로 호송한다고?”

이홍연은 경악했다.

그녀가 받은 조서는 분명 왕실 구성원들을 호송하라는 내용이었다.

“뭔가 일이 생겼구나.”

이홍연은 상황을 깨닫고 즉시 이곳을 떠나려 했다.

“전하!”

수천 명의 금위군이 이홍연을 필사적으로 막아섰다.

“다들 물러가라.”

이홍연은 강제로 뚫고 나갈 수 없었고 명령도 듣지 않자 그 자리에서 칼을 빼어 사람을 처치하려 했다.

“누가 내 길을 막으면 죽여버리겠다.”

금위군의 병사들은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 그들이 받은 명령은 무슨 일이 있어도 이홍연을 여기 남겨두는 것이었다.

여섯 번째 공주가 이런 것에 신경 쓸 리 없었다. 바로 칼을 휘둘러 병사들을 베었지만 병사들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여전히 막혀서 안 되자 이홍연은 더욱 단호하게 행동하려 했다.

길을 열지 않으면 피의 길을 열어야 했다.

“화진 여섯 번째 공주, 명령을 받들라.”

이때 한 명의 전장이 국주가 미리 준비해 놓은 성지를 꺼내 읽기 시작했다.

“종문 동맹은 우리 화진을 삼천 년간 어지럽혔다. 최근 몇 년 동안 종문 동맹은 끊임없이 여론을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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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주, 왕의 귀환   제2300화

    하지만 그가 윤구주에게 충성을 맹세했기에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아름 씨! 똑똑히 들어. 난 마가의 거자야. 그래, 고신도 마가는 내 조화신골을 빼앗으려 했고 내가 그 마가를 멸한 것도 사실이야!”“나 같은 자가 너희처럼 가슴 저리는 사랑을 누릴 자격이 없는 건 잘 알고 있어. 하지만 난 후회하지 않아! 마가가 나를 죽이려 한다면 그건 내 운명이니 받아들일 거야. 마가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내던질 각오도 되어 있어. 하지만 빌어먹을 고신도는 마가에 사술을 내렸어! 마가가 천도의 사술로 비참하게 죽느니, 내 손으로 그들에게 고통 없는 최후를 선사하는 게 나아!”“내가 윤구주에게 충성을 다한 건 그가 강하고 뛰어나서가 아니야. 불주산을 열어준 은혜 때문도 아니지. 윤구주는 유일하게 날 이해해 준 사람이었기 때문이야. 궁지에 몰린 나를 진심으로 헤아려준 사람이었어.”“진정한 벗에겐 목숨도 아깝지 않지. 아름 씨는 죽는 순간까지도 윤구주의 마음을 어지럽게 흔들려고 했어. 이 기린수가 그쪽보다 훨씬 나아! 나는 형제를 위해 죽는 거란 말이야!”그렇게 기린수가 문아름을 향해 울부짖은 순간, 성수인이 발동하며 기린금수의 본체가 모습을 드러냈다.기린금수는 천둥 같은 포효와 함께 자신의 거대한 몸으로 천상 구역의 무너지는 하늘을 떠받쳤다.붕괴 직전의 천상 구역을 지탱한 기린금수는 수신전의 수장으로서 사방의 성수들에게 지원을 요청했다.그러자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던 모든 성수들은 하나같이 그 부름에 응답했다. 아직 현존하고 있는 성수부터 청룡과 백호처럼 성수의 정혈을 이어받은 자들까지 모두 소환되었다. 수백에 달하는 성수 법신들이 천상 구역에 우르르 모여들었다.“헉! 여긴 어디야? 아니, 수장이 호출한 거네. 저분은 왕이잖아!”청룡 4대 군신들은 의식이 성수의 법신에 깃들어 있었기에 이곳에 도착한 순간부터 기린수와 그들의 왕 윤구주의 기운을 감지할 수 있었다.“기린수...”윤구주도 이 상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었다.이미 문아름을 잃었는데 이제 또

  • 구주, 왕의 귀환   제229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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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주, 왕의 귀환   제229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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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주, 왕의 귀환   제2296화

    “꼭 그렇게 단정 지을 수는 없어. 오래된 문자들은 어떤 사건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거라고 알고 있어. 제사와 마찬가지로 옛사람들은 문자 자체에 신비한 힘이 깃들어 있다고 믿었지. 그 힘이 하늘과 땅을 잇고 신과 직접 소통하게 해준다고 여겼어.”곁에 있던 소채은이 조용히 말을 이었다.하나의 문자 안에 수많은 정보가 담길 수 있으니, 복잡하게 생긴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그들이 말을 나누는 사이, 문아름은 어느새 또 다른 면을 복원하고 있었다.복원된 문자를 본 이들은 하나같이 그 의미를 얼추 짐작할 수 있었다. “이 안에 제사를 상징하는 물건들이 잔뜩 그려져 있어. 혹시 제사를 뜻하는 건 아닐까?”임홍연은 문자를 가리키며 말했다.소채은은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그렇게 단순할 리가 없어. 예자일 가능성이 더 높지.”“예자라고? 사람, 그리고... 어질 인?”윤구주가 나직이 중얼거렸다.과연 그 글자가 모두의 추측처럼 예와 관련된 것인지 아닌지는 문아름의 설명을 들어봐야 알 수 있었다. 문아름의 손놀림은 점점 빨라졌고 이내 다섯 면이 완전히 복원되었지만 마지막 한 면에 이르러서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졌다.그녀를 잘 아는 윤구주는 단박에 눈치챘다. ‘지금 자신의 판단에 확신이 없는 상태야. 내 예상이 맞았네. 이 큐브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아.’문아름도 의심을 품기 시작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 면까지 공을 들여 복원을 완성했다.여섯 면이 모두 복원되자 큐브 안의 기어 장치가 다시 한번 돌아가기 시작했다.“거 봐, 내가 뭐랬어. 괜히 별거 아닌 걸 복잡하게 생각한 거라고!”임홍연은 능청스럽게 웃으며 괜히 호들갑 떨었다고 농을 던졌다.“정말 그렇게 간단했다면 누구든 할 수 있었겠지.”그러나 문아름은 고개를 저었다.그 말에 모두가 무안해졌다. 이 자리에서 이걸 풀어낼 수 있는 사람은 그녀뿐이었기 때문이다.문아름이 말을 마치자 큐브는 갑자기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고 방금 복원했던 여섯 면은 다시 섞여버리고 말았다.

  • 구주, 왕의 귀환   제2295화

    “아직은 잘 모르겠어. 하지만 시도해 보면 알겠지.”말을 마친 문아름은 거대한 큐브 같은 상자의 문양을 떠올렸다.상자의 여섯 개 큰 면은 각각 300 개 작은 면으로 조성되어서 전부 복원하기까지 시간이 꽤 걸릴 것이다.인내심 있게 완성해야 할 뿐만 아니라 머리를 써야 했다. 뭇사람 중에서 문아름 외에는 아무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예전에 윤구주는 비슷한 큐브를 맞추면서 복원하는 공식을 배웠다.기교만 장악하면 빠른 시간 안에 큐브를 맞출 수 있었지만 전문 지식을 배우지 않은 사람이라면 절대 할 수 없을 것이다.윤구주한테 검은색 상자를 맡긴다면 몇천 년이 지나도 완성하지 못할 수 있었다. 조금 전에 얼핏 보았던 복잡한 문양의 배열 순서를 기억해 내지 못했던 것이다.윤구주마저 시도하지 못하는 일이었기에 옆에 있던 사람들은 문아름을 믿어보기로 했다. 기린수가 그에게 전음을 보냈다.“구주왕, 문아름을 구한 건 정확한 선택이었어. 만약 문아름이 이 자리에 없었다면 아무도 큐브를 맞추지 못했을 거야. 그러면 어떻게 했을 것 같아?”“그럴 수도 있겠지. 문아름이 없었다면 나는 힘으로 이 상자를 박살 냈을걸? 인간이 만든 물건이라면 가능할 거야.”윤구주가 전음으로 대답했다.이때 거대한 큐브 앞에서 관찰하던 문아름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녀는 먼저 한 면의 작은 면 300개를 복원했다.윤구주는 그녀가 작은 면을 맞출 때 다른 큰 면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다.제일 처음에 봤던 부문의 배열 순서를 기억해 내기만 한다면 복원하는 건 시간문제일 것이다.고대 부문을 고작 5분 동안 봤던 문아름은 놀랍게도 그 문양을 전부 기억했다. 다른 사람이 절대 완성하지 못할 것 같은 일을 문아름은 해낼 수 있었다.문아름은 고대 문명의 연구자였기에 화진 고대 문자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거대한 큐브를 맞추는 건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윤구주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문아름은 자신의 운명을 알아차릴 만큼 똑똑한 사람이야. 큐브를 맞추는 게 어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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