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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3화

Author: 잔영
“가식적인 인사치레는 필요 없어. 행동으로 보여줘 봐. 너 요새 무공이 급증했는데 심혈도 괜찮으니까 형한테 조금 주라.”

거록은 광기가 서린 눈빛으로 흑풍을 쳐다봤다.

‘미친 새끼!’

흑풍은 경계하면서 나지막하게 말했다.

“넷째 형, 그런 농담은 하나도 웃기지 않아.”

심혈 몇 방울을 준다고 죽지는 않지만 문제는 원기가 손상될 수 있었다.

이기적인 흑풍의 성격으로 동의할 리가 없었다.

방금까지 우애가 좋던 형제 사이에 갑자기 긴장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두 사람은 당장이라도 싸울 것 같았다.

“하하하, 역시 융통성이 없어. 농담도 하지 못하냐?”

거록 존주가 피식 웃자 어색한 분위기가 사라졌다.

저도 모르게 속심말을 해버린 것이었다.

“하, 형 말이 맞아. 내가 눈치가 없었어. 미안해.”

흑풍이 경계심을 내려놓았다.

입씨름에서 져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비록 긴장했던 분위기가 누그러졌지만 아직도 뭔가 어색했다.

두 사람 모두 불만을 품은 것이다.

어쨌든 방금 거록 존주의 말이 선을 넘었다.

“형제끼리 미안하다는 말은 하지 마. 그나저나 네가 알려준 방법이 쓸모가 있어. 어디서 얻은 거냐?”

거록 존주는 통쾌한 것처럼 흑풍에게 말을 걸었다.

“유적지에 갔다가 우연이 얻은 거야. 형이 마음에 들면 됐어.”

흑풍이 덤덤하게 대답했다.

그 뒤로 몇 마디 더 얘기하고 불쾌한 마음으로 헤어졌다.

예전 같았으면 흑풍은 이런 투로 말을 하지 않았다.

이유는 최근에 우연히 만난 사람 덕에 전투력이 폭증하여 더는 반보천인을 두려워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우연히 만난 사람은 바로 얼음 인간 봉유곡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은 조금 후회되었다.

일이 성사되지 않았는데 거록이 벌써 통제 불능 상태에 빠졌기 때문이다.

그래도 염구준과 이미 적이 되어서 다행이었다.

흑풍이 떠난 후, 밀실에 한 사람만 덩그러니 남게 되었다.

쿵!

거록은 분노를 폭발하며 주먹으로 테이블을 내리쳐 산산조각을 냈다.

“여우새끼, 자기는 힘을 들이지 않고 내 손으로 염구준을 처리하겠다고? 야비한 놈. 내가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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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ugnay na kabanata

  • 군신의 귀환   제2074화

    “알았어. 지금 갈게.”염구준은 대답하고 통화를 끊어버렸다.각 세력에서 온 정영병들은 교만함에 익숙해져서 타인을 안중에 두지 않았다.특히 다른 세력과 만나면 한바탕 싸워서 갈등을 만들었다.염구준이 거실을 지나갈 때 멍하니 앉아 있는 제이든을 보고 다가가서 물었다.“내가 지금 갈 데가 있는데 거기 무술인들이 많아. 나랑 같이 가서 볼래?”어린 녀석이 서양권법에 열광을 하더니 연달아 패배한 후 지금은 자폐 상태에 빠졌다.그래도 어쩔 수 없었다.반보천인 고수는 녀석의 실력으로 어떤 권법을 사용해도 이길 수 없었다.“안 갈래요. 영화나 볼래요.”제이든은 힘없이 대답하면서 티비에서 나오는 곰돌이를 보았다.“녀석도 참!”염구준은 피식 웃으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그래도 친척이니 언젠가 시간이 되면 잘 얘기해 볼 생각이었다.무술을 연마하는 길은 좌절할수록 실력이 상승하니 이 정도 타격도 견디지 못한다면 일찌감치 포기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염구준은 자리를 떠나 각국에서 온 무술인들을 만나러 갔다.방금 용준영의 말투를 들으면 조금은 일이 까다로운 것 같았다.그는 질주하여 글로리 호텔에 도착했다.차에서 내리자 입구에 서 있는 용준영이 눈에 띄었다.이번에 접대 업무를 그에게 맡기고 호텔마저 무술인들만 투숙할 수 있게 영업을 중단했다.용준영와 어느 정도 떨어져 있어서 염구준이 목소리를 높여서 인사를 건넸다.“안에 들어가지 않고 왜 나왔어?”“형님, 드디어 오셨네요.”용준영은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안도의 숨을 쉬었다.안에 사람들은 정말 감당이 되지 않았다.“귀신들도 아니고 들어가서 보자.”염구준이 안으로 들어가자 일행이 뒤를 따랐다.여기까지 온 이상 안에 어떤 놈들이 있든 얘기는 나누어야 했다.문을 열고 들어가자 눈앞에 보이는 광경에 입이 떡 벌어졌다.마치 다른 곳에 온 것 같았다.화려한 호텔 내부에서 전쟁이라도 치른 듯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것이다.다양한 인종, 다양한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이 한 곳에 모이니 욕을 해도

  • 군신의 귀환   제2075화

    “알겠습니다.”염구준은 고개를 끄덕이고 시선을 돌렸다.성조국의 반보천인 고수가 움직이지 않으니 나머지 무술인들도 움직이지 않았다.아마도 그 고수의 지휘를 따르는 것 같았다.염구준은 마이크를 내려놓고 서양 노인에게 다가갔다.“어르신, 2층 회의실로 갑시다. 그래야 다들 회의실로 갈 겁니다.”하지만 상대방은 인상을 굳히며 못 들은 척했다.존중이란 서로 진심으로 대해야 마음에 전달되는 것이 아닌가?노인은 자기소개를 하더니 냉정하게 물었다.“내 이름은 브레인이다. 추룡대삼각 지대에서 네가 내 제자를 죽였냐?”“거기서 사람을 죽였지만 누구를 말씀하시는지 모르겠네요.”염구준은 상대방이 복수하려고 하자 의자를 끌어와서 앉았다.노인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했다.죽은 제자는 노인이 가장 아끼는 제자로서 앞으로 리아성전의 주인이 될 후계인이었다.그런데 안타깝게 젊은 나이에 죽었다.“아, 생각났어요. 그런데 내가 죽인 건 아니에요. 스스로 죽음을 자초해서 일을 저지른 거죠.”염구준은 말에 다른 뜻을 담아 브레인에게 허튼 짓을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흥, 내가 가장 아끼는 제자를 죽였어. 여기서 끝을 봐야겠다.”브레인은 안색을 굳히며 기운을 끌어올렸다.여기서 복수하겠다는 뜻이었다.노인의 무술 경지는 약하지 않았다.염구준이 그 기운을 감지하더니 이렇게 되물었다.“그럼 어떻게 끝을 볼 건데요?”분위기를 보니 한바탕 싸울 기세였다.주변에서 세한 느낌을 받은 무술인들은 경계하면서 뒤로 물러섰다.반보천인 고수의 싸움에 휘말리지 않는 것이 상책이었다.브레인이 눈동자를 굴리더니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조건을 제시했다.“삼선도의 옥패와 천인 경지에 도달하는 방법을 내놓으면 리아성전에서 책임을 추궁하지 않겠다.”아끼는 제자가 죽었지만 사람은 부활할 수 없는 법, 그러니 최대한 이익이라도 챙겨야 했다.“괜찮아요. 계속 추궁하세요.”염구준은 조롱하는 눈빛을 보내며 얼마든지 공격하라는 제스처를 보냈다.본인이 뭐라고 이런 조건을 내세우는지 어처구니가 없었

  • 군신의 귀환   제2076화

    수백 번 주먹을 날린 염구준은 상대방의 실력을 판단했다.실력은 강하지만 공무적에 비해 여전히 하위였다.이런 실력으로 염구준에게 복수를 한다니 정말 웃음이 저절로 나왔다.싸움이 지속되자 브레인은 점점 지쳐 공격하지 않고 방어하기에 바빴다.염구준은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그의 체력을 소모해서 망신을 주었다.이번 싸움은 승부를 가리는 것보다 다른 무술인들에게 경고를 주기 위해서였다.싸움은 한 시간 넘게 지속되었다.“아악! 끝장을 보자!”브레인은 굴욕을 참지 못하고 공포스러운 기운을 폭발시키며 반격하려 했다.그때 염구준도 일격을 가했다.“칠상권종극오의, 칠권합일!”그는 힘껏 주먹을 날려 브레인의 얼굴을 쳤다.그러자 브레인은 뒤로 날아가 벽면에 부딪쳐서야 공격을 멈추었다.승부는 이미 갈렸다.실은 싸움이 시작되었을 때부터 이미 결과를 알고 있었다.싸움이 끝나자, 주변에서 경악을 금지 못하고 작은 소리로 수근거렸다.“이게 진짜야? 브레인 님이 졌어!”“이 정도로 강했어? 브레인 님은 그쪽에서 한 번도 패배한 적이 없어.”“용하에서 대단한 무술인은 모두 은세가문에 있다고 하지 않았어?”염구준이 최고 고수를 물리치자 다들 경악을 금치 못했다.눈치 빠른 무술인들은 얌전히 2층으로 올라갔다.무술인의 세계에서 주먹이 법이었다.“콜록콜록!”가쁜 기침 소리를 내며 브레인이 휘청거리며 일어섰다.부서진 벽속에서 나온 그는 온몸이 피투성이가 되었다.아직 죽지 않은 것이다.“의외입니다. 이 정도 위력에도 죽지 않았군요.”염구준이 칭찬했다.그제야 상대방은 평범한 반보천인을 죽일 수 있는 실력이라는 것을 믿었다.“이 개…”브레인이 욕을 하려고 할 때 갑자기 볼에서 통증이 느껴졌다.이런 강자는 리아성전의 전주만 상대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괜찮아요. 할 말이 있으면 하세요. 우리 용하에서 자유롭게 행동하셔도 됩니다.”염구준은 그를 노려보며 사악하게 웃었다.무술인의 세계에서 한번 싸워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만약 해결되지 않으면 다

  • 군신의 귀환   제2077화

    “태도가 좋아서 두 가지 정보를 알려줄게요.”“첫째, 내 정보에 따르면 거록 존주는 지금 용하에 없어요. 둘째, 용하에서 임무를 수행할 때 용하의 국민들은 해치면 안 돼요. 아니면 당신들 더 비참하게 죽을 겁니다.”솔직한 심정은 이 사람들을 전부 포장해서 택배로 돌려보내고 싶었지만 다른 요소들을 생각하고 참은 것이다.“가자.”브레인은 염구준을 노려보며 부하들을 데리고 떠났다.이러고 보니 상황이 재미있어졌다.약속했던 동맹이 결국은 구체적인 사항을 상의하기 전에 절반이 떠났다.하지만 모든 것은 시간 문제일 뿐 별로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회의실에 가서 얘기합시다.”염구준은 남은 사람들을 불렀다.눈엣가시가 사라지니 남은 사람들은 이끌기 쉬웠다.방금 싸움으로 염구준은 그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았다.이것이 바로 고수만이 누릴 수 있는 권력이다.“염 선생님, 일은 다 처리했나요?”붉은 장미가 겸손한 태도로 인사를 올렸다.아래층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고 있었지만 내려가서 보지는 않았다.왜냐면 이미 결과를 알았기 때문이었다.봉래섬 전투를 떠올려도 염구준의 강력한 일격은 누구도 막지 못했었다.“자, 이제 다들 앉으세요. 제가 간단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염구준은 앞쪽 자리를 가리켰다.무술인들이 자리에 앉은 후에야 본론을 얘기하기 시작했다.“이번 동맹 작전을 위해 먼 곳에서 도와주러 오셔셔 감사합니다. 하지만 거록 존주의 일은 비교적 복잡하여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처럼 쉽지 않습니다.”“거록 조직과 여러 번이나 싸워서 저들의 심복 2명을 살해했습니다. 전신지상과 반보천인 고수였어요. 이 두 사람과 동급인 심복이 아직 네 명이 있어요. 그러니 중요한 일이 아닌 이상 호텔에 머물고 필요할 때 제가 부르겠습니다.”다들 똑똑히 알아들었다.그 말은 거록 조직의 실력은 약하지 않으니 반보천인 고수가 이끌지 않는 이상 패배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었다.염구준이 말을 마치자 붉은 장미가 일어서서 그를 지지했다.“염 선생님의 말씀에 저는 전적으로 따

  • 군신의 귀환   제2078화

    똑똑!대표 사무실 입구에서 염구준은 가볍게 노크했다.“왔으면 그냥 들어와. 내가 문을 열어줄 때까지 기다릴 거야?”손가을은 서류를 정리하면서 피식하고 웃었다.남편이 옆에 있다면 무엇을 해도 즐거웠다.“보지 않고도 알아 맞히네. 무슨 냄새라도 맡았어?”염구준이 장난스럽게 말하면서 자기 옷을 들어 냄새를 맡았다.“하하하, 그 나이 먹고 장난치고 싶어?”손가을은 고개를 들고 보더니 결국 웃음을 터트렸다.“그렇지. 자주 웃으면 기분도 좋잖아.”염구준은 웃으면서 저벅저벅 아내에게로 다가갔다.손가을은 하던 일을 멈추고 기지개를 폈다.“외국 친구들을 만나러 가지 않았어? 어떻게 됐어?”“생각처럼 잘 되지 않았어. 편식이 심해서 팥빵을 먹였더니 겨우 진정했어.”염구준은 방금 상황을 완화시켜 설명했다.“오, 팥빵을 좋아했구나. 그럼 많이 줘. 나중에 용하인들이 손이 작다는 소리를 듣겠어.”손가을은 심각하지 않고 주도면밀하게 생각했다.“알았어. 필요하다면 많이 챙겨줘야지.”염구준은 말하면서 두 손을 내려다보았다.주먹이 바로 그가 말한 팥빵이었다.두 사람은 얘기를 하다가 염구준은 컴퓨터 앞에 앉았다.그리고 복잡한 서류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전부 거록 존주와 관련된 정보였다.그의 정보통은 넓었지만 거록 존주의 행방을 아직도 알아내지 못했다.브레인은 어디서 그런 자신감이 나왔는지 참 이해가 되지 않았다.“구준 씨, 내 도움이 필요해?”손가을은 남편의 진지한 표정을 보고 물었다.“괜찮아. 내 일은 급하지 않아.”염구준은 기뻤지만 사양했다.손가을은 한 그룹의 대표로서 매일 할 일이 산더미인데 본인 일 때문에 그녀가 고생하는 것은 바라지 않았다.그때 입구에 한 그림자가 나타났다.바로 붉은 장미였다.염구준은 기운을 느끼고 힐끗 쳐다보았다.바로 그녀였다.참 어이가 없었다. 다른 일에 적극적이지 않으면서 이런 일에 빠르게 움직였다.붉은 장미는 입구에서 여러 번이나 고개를 기웃거리며 손가을을 살펴보았다.하지만 그런 모습은 이내 경호

  • 군신의 귀환   제2079화

    ‘배우러 왔다고?’손가을은 조금 어리둥절했다.회사에 그런 것을 배워주지 않는데 상대방이 잘못 알고 온 것 같았다.“아, 당신한테서 배우는 거야.”염구준은 그녀가 어리둥절해하는 표정을 보고 한마디 보충했다.그제야 손가을은 무슨 말인지 이해했다.틀림없이 남편이 밖에서 무슨 얘기를 했다고 생각했다.솔직히 말하면 본인이 훌륭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대부분 남편이 뒤에서 묵묵히 지지해 준 덕분이기 때문이었다.두 여자는 앉아서 얘기를 나누기 시작했다.그런데 공통 주제가 어찌나 많은지 나중에 염구준을 아예 신경 쓰지도 않았다.붉은 장미는 직접 확인하고서야 손가을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발견했다.한 고수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분명 적지 않은 스토리가 있었을 것이다.점심 시간이 되자, 세 사람은 구내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붉은 장미는 핑계를 대고 떠났다.퇴근한 후, 염구준은 아내를 데리고 딸을 마중하러 갔다.세 식구가 집에 도착했을 때 어르신들은 아직 돌아오지 않고 제이든이 혼자서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었다.“제이든, 와서 밥 먹자. 밖에서 맛있는 거 사왔어.”“제이든 오빠, 기분이 안 좋아?”비록 친척이지만 두 꼬맹이는 사이가 멀어서 제각각으로 놀았다.만약 두 노인이 데리고 오지 않았더라면 제이든이 있었는지도 몰랐을 것이다.“아니. 그냥 애니메이션 집중해 보느라 그래.”제이든이 애써 웃으면서 식탁에 앉더니 음식을 먹었다.그날 저녁 식구들은 각자 방으로 들어가고 염구준은 거실에서 제이든과 함께 있었다.녀석을 잘 가르치지 않으면 정말 자폐증이 올까 봐 걱정되었다.“무슨 생각을 하고 있어? 나한테 말해 봐. 참으면 병에 걸려.”제이든이 고개를 끄떡이더니 힘 빠지는 소리를 했다.“저 무술에 대한 재능이 형편없죠? 그리고 엄마, 아빠 보고 싶어요. 며칠 뒤면 데리러 온다고 했는데 전화해도 받지 않아요.”어린 녀석이 속에 많은 일을 숨기고 있었다.그러니 기분이 좋지 않았던 것이다.“너의 무술 재능은 수많은 무술인들보다 강해. 그냥 스승을

  • 군신의 귀환   제2080화

    염구준이 글로리 호텔에 도착하자 익숙한 얼굴이 눈에 띄었다.부상을 입은 브레인이 치료를 받고 있었다.그가 추측한 대로 일행이 위험에 닥치자 노인만 도망쳤던 것이었다.브레인은 얄밉지만 실력은 약하지 않았다.만약 작정하고 도망친다면 세상에서 그를 막을 수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다.“살살해. 짐승을 치료하는 줄 알아?”브레인은 붕대를 감는 의사를 힘껏 노려보았다.아무리 반보천인이라도 부상을 입으면 아프기 마련이다.보아하니 크게 다친 것 같은데 회복하려면 시간이 꽤 필요할 것 같았다.“아이고, 부상을 입었군요.”염구준은 호텔에 들어서며 비웃는 투로 말했다.낮에만 해도 거록 존주를 죽여서 용하에게 본때를 보여주고 염구준에게 망신을 주겠다고 큰소리치던 장본인이 하루도 되지 않아서 돌아올 줄은 생각도 못했었다.허풍이 도를 지나친 것이다.“비웃지 마라. 낮에 너랑 싸우지 않았다면 진작에 그놈들 죽여버렸을 거다.”브레인은 인정하지 않았다.패배한 핑계가 참 당당하고 뻔뻔했다.본인이 억지를 부려서 참담한 결과를 초래했으면서 다른 사람 탓을 하다니, 어떻게 저런 말을 뻔뻔하게 할 수 있는지 이해되지 않았다.“그러게요. 그때 당신을 죽였더라면 다른 사람들은 억울하게 죽지 않았겠죠.”염구준은 싸늘하게 말하면서 기운을 끌어올렸다.브레인의 고집과 이기적인 행동으로 다른 사람들이 전부 죽은 것이었다.“너… 너 무슨 짓이냐? 우린 동맹이고 적은 거록이라고.”실질화된 살기가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느낀 브레인은 심장이 떨렸다.지금 상황에서 싸운다면 바로 죽을 것이다.“누구 잘못일까요?”염구준이 서늘하게 물었다.첫날에 절반 병력이 죽었으니 상황이 심각했다.그러니 명확한 해명이 필요했다.아니면 나중에 여기 모인 각 세력들이 나서서 용하의 책임이라고 따진다면 누가 감하겠는가?브레인은 옆에 있는 카메라를 보고 상대방이 무엇을 하려는지 눈치챘다.“내 잘못이야. 내가 무모하게 움직여서 우리 측이 전멸했다.”그 말은 이번 작전이 실패한 책임은 성조국

  • 군신의 귀환   제2081화

    “우리는 그놈을 따라 한 계곡에 도착했어. 그런데 얼마되지 않아 지하에서 독연기가 나오는 거야. 아군은 대부분 무방비 상태로 갔다가 독에 중독되었어. 난 반보천인 2명과 전신지상 2명에게 포위당했는데 필사적으로 싸워서야 도망칠 수 있었어.”모든 상황은 이랬다.“깔깔!”그때 붉은 장미가 빨간 립스틱을 바른 입을 막으며 깔깔 웃었다.정말 한심해서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이런 하찮은 함정을 믿는 사람도 있다니 반보천인이 맞는지 의심이 되었다.더 설명하지 않아도 눈앞에서 훤히 보는 것 같았다.그 과정에서 말리는 사람이 있었지만 브레인이 고집을 부리고 듣지 않았을 것이다.“됐습니다. 여기 티켓이에요. 야식을 먹고 성조국으로 돌아가세요. 나머지 일은 내가 처리할 테니 인내심 있게 기다리세요.”염구준은 티켓 한 장을 건네며 말했다.화나기도 하고 우습기도 했다.이렇게 중요한 일에 성조국에서 고수를 보낸 것은 맞지만 너무 일머리가 없었다.“돌아가라고?”브레인이 벌떡 일어서며 단호하게 말했다.“안 돼. 임무를 수행하지 않았는데 돌아갈 수 없어!”브레인 입장에서 거록 존주를 죽여야만 돌아갈 면목이 있었다.그러나 염구준은 이미 인내심이 바닥났다.“마음대로 하세요. 비행기에 앉지 않으면 기절시켜서 택배로 보낼 겁니다. 선택하세요.”협박이 깃든 말을 들어보면 상의할 여지가 없었다.일이 까다롭게 되었으니 방해꾼을 옆에 두고 더 그르치고 싶지 않았다.“갈게.”브레인은 이를 갈며 표독스럽게 쏘아보았다.‘오늘의 치욕은 나중에 배로 갚을 것이다.’물론 속으로 생각할 뿐 감히 입밖으로 내지 못했다.결국 브레인은 마지 못해 떠났다.남은 무술인들은 쓸쓸한 그의 뒷모습을 보며 속으로 탄식했다.그리고 자신의 현명한 선택에 다행이라 생각했다.낮에 일은 충동적으로 따라갔다가 목숨을 잃었을 수도 있었다.생각만 하면 지금도 가슴이 후덜덜 떨렸다.리더가 무능하여 밑에 사람들에게 누를 끼친 것이다.“염 선생님, 이제 어떻게 할까요?”붉은 장미가 나서서 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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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신의 귀환   제2495화

    파악!곧이어 물기둥이 하늘로 솟구치며 거대한 향유고래가 염구준과 멀지 않는 곳에 떨어진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마치 떠나기 아쉬워하는 듯했다.촤악!염구준은 몸을 날려 향유고래의 머리 위로 뛰어오른 뒤, 세 척의 어선 쪽으로 진기를 날려 물보라 일게 했다.이에 향유고래는 곧장 방향을 틀고, 어선을 향해 빠르게 헤엄치기 시작했다.말이 통하지 않아 이런 방식으로 밖에 교류할 수 없었지만 별로 큰 문제는 없었다.그 시각, 1호 어선은 다른 어선보다 조금 더 시끌벅적했다.노대영은 배의 지휘권을 장악한 뒤, 끝까지 저항한 소수만을 제거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전부 포로로 붙잡아두었다.물론 그가 자비로워서가 아니었다.그저 이 모든 사람들이 자신이 어떻게 복수하는지 지켜보게 하기 위해서였다.“대영 문주님, 준비 완료됐습니다. 언제든 시작 가능합니다.”노대영에게 붙은 아첨꾼 하나가 다가와 공손하게 말했다. 이번에 출정한 천기문 문도 중 절반 이상이 이미 노대영 편이었다.쿵!노대영은 부도 갑옷을 입은 채로 웃으면서 팔을 휘둘러 노신기를 바닥에 내던졌다.“악독한 놈. 네가 내 아버지를 죽였으니 난 오늘 아버지의 복수를 할 거다.”며칠 전에 대의를 위해서라면 혈연관계는 얼마든지 끊을 수 있다는 그의 말은 그저 노신기를 안심시키기 위함에 불과했다. 그의 가슴 속에 맺힌 복수심은 한순간도 식지 않았었다.“하아...”노신기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그의 창백한 얼굴엔 깊은 후회가 서려 있었다.‘그때 불쌍해 보인다고 해서 검은 머리 짐승을 거두는 게 아니었는데.’그는 생각했다. “모든 일은 내가 벌인 거니까 찢어죽이든, 뭘하든 나한테만 해. 상관없는 다른 사람들 건드리지 말고.”지금 이런 상황에 이른 이상, 그는 더 도리를 설명하고 싶지 않았다.전에 이미 노대영에게 그의 출신을 말해주며 그의 아버지가 눈 깜빡하지 않고 살인을 저지르는 변태 악마라고 말해주었으나 그는 전혀 듣지 않았기 때문에 말해봤자 쓸모가 없다는 걸 알아서였다.스승과 제자의

  • 군신의 귀환   제2494화

    염구준을 향해 날아오는 것은 엄청난 기운을 내뿜고 있는 금강 방망이 한 개 뿐이었다. 기운의 량으로 보아 세 명의 힘이 전부 들어있는 게 분명했다.이건 베르 일행이 전력을 건 최후의 일격이었다.쾅!한 자루의 검과 한 개의 방망이가 충돌하며 눈부신 불꽃을 일으켰다.폭발적인 에너지가 주변에 퍼져나가며 양측은 잠시 균형을 이루었다.세 사람의 실력은 결코 약하지 않았다.“막았다! 얼른 보트 준비해, 후퇴한다!”베르의 창백하기 그지없는 얼굴로 비틀거리며 일어나 부하들에게 소리쳤다.루카와 슈카 역시 서로 부축하며 일어섰다.이미 힘이 고갈된 지라 그들의 얼굴엔 혈색도 없었고, 기운조차 미약했다.더 이상의 싸움은 무리였다.“하압!”염구준은 팔에 힘을 주어 금강 방망이를 밀어내려 했지만, 방망이가 꼼짝도 하지 않는 걸 발견했다. 이 전법은 오묘했다. 상대방이 시전하고 조종하지 않아도 타겟을 쫓아 움직이는 것처럼 홀로 움직였으니까 말이다.이대로라면, 몸이 먼저 나가떨어질 판이었다.베르는 떠나기 전에 염구준을 보며 독한 말을 남겼다.“염구준, 자만하지 마라. 스텔라성은 아직 남아 있으니까. 돌아가서 강자들을 전부 불러와 널 죽여주지.”“돌아갈 수 없을 겁니다.”얼음처럼 차가운 염구준의 목소리에 모두가 몸을 살짝 떨었다.이미 흑풍의 사태로 배운 바가 있었기 때문에 염구준은 적을 쉽게 놓아줄 생각이 전혀 없었다.“흥, 말은 누구나 하지. 하지만 나중에 지키지 못하면, 네 얼굴에 침 뱉는 꼴이 될 걸?”베르는 비웃으며 염구준의 말을 맘 속에 담아두지 않았다. 자신의 필살기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순간, 염구준은 검을 쥔 양손을 살짝 옆으로 움직이며, 손을 놓았다.우웅!그러자 구자검은 더 이상 금강 방망이와 대치하지 않고, 잔상을 남기며 쏜살같이 전방을 향해 날아갔다.같은 시각에 금강 방망이 역시 미친 듯한 속도로 염구준의 왼쪽 가슴을 향해 돌진했다.이건 자신의 목숨으로 적의 목숨을 바꾸는 방식이었다.꽈악!염구준

  • 군신의 귀환   제2493화

    “염 선생님, 저희가 가서 막을까요?”노신기는 갈등하며 조심스레 물었다.비록 상대가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염구준 덕분에 얻은 것이 많았기에 돕고 싶어서였다.“아니요. 그냥 가만히 계시면 됩니다.”염구준은 단호하게 거절하며 대형 방패를 계속 내리쳤다.금속이 부딪히는 소리가 연달아 울렸다.노신기 일행의 실력으로는 개입해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염구준은 잘 알고 있었다. 가봤자 죽을 게 분명하다는 것도 말이다.한편, 전장의 중심에 선 세 사람은 자신들이 고립무원의 상황에 처해있으며, 살려면 스스로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달았다. “죽을 각오로 덤벼!”쾅!베르의 눈엔 살기가 가득했다. 손에 쥔 대형 방패는 마침내 한계에 도달하며 산산이 부서졌다.그의 피로 물든 두 손에는 어느새 짧은 단검이 들려 있었고, 그는 그것으로 염구준의 가슴을 향해 휘둘렀다.하지만 날카로운 칼날이 스쳐 지나간 자리에 남은 건 얕은 두 줄의 상처뿐, 역시 깊이 파고들지는 못했다.일반적인 공격은 염구준에게 통하지 않았다. 과거, 염구준이 육체의 한계를 돌파한 리아성전의 전주를 쓰러뜨린 것도 필살기와 정제된 진기 덕분이었었다. 심지어 한 번에 쓰러뜨린 것도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싸웠었다.육체가 극한으로 강해진 상대를 쉽게 이긴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 것이었다.염구준은 베르를 걷어차 밀어낸 뒤, 곧바로 루카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세 명을 상대할 때 가장 확실한 방식은, 하나씩 쓰러뜨리는 것이었다.“젠장!”염구준이 갑자기 타겟을 바꿀 줄 몰랐던 루카는 급히 막아섰지만 한 칼에 밀려났고 이어진 두 번째 공격에 부상을 입고 말았다.강자들의 승부는 한 수, 한 수가 치명상이라 조금의 방심도 용납되지 않았다. 자칫하다간 목숨을 잃을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베르는 상황이 좋지 않음을 직감하고 이를 악물며 두 사람을 향해 말했다. “삼절진을 쓰자!”두 형제는 고개를 끄덕이며 빠르게 베르 뒤로 이동한 뒤, 손을 그의 등에 얹었다.이 필살기에 승패가

  • 군신의 귀환   제2492화

    베르 세 사람을 포함해 이 싸움을 지켜보던 반보천인들조차 염구준이 쓰는 게 무슨 전술인줄 몰라 어리둥절해졌다.방어를 완전히 포기하고 정면으로 달려드는 행위는 자살이나 다름없으니까 말이다.“건방지긴!”“내가 막을 테니 너희는 죽을 힘을 다해 공격해!”이에 베르의 일그러진 얼굴에는 약간의 기쁨이 섞였다. 그는 달려오는 염구준을 보며 포효하듯이 명령을 내렸다. 해저에서의 전투 경험에 의하면, 그는 자신이 특별히 제작한 대형 방패로 염구준의 공격을 최소 서른 번은 막아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쾅!그러나 시작에 불과한 염구준의 첫 공격에 베르는 몇 걸음이나 밀려났고, 방패엔 반 치 정도 깊이의 칼자국이 선명히 새겨졌다.이 방패는 염구준의 공격을 막기 위해 베르가 특별히 주문 제작한 거라 다른 것보다 더욱 단단하고 두꺼웠다.텅텅!루카와 슈카도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동시에 염구준의 옆구리를 향해 칼을 박아넣었다.손목에 힘을 잔뜩 실은 터라 염구준의 호체진기를 가뿐히 뚫었지만 몸에는 옅은 상처밖에 내지 못했다.아무리 힘을 더 실어도, 더 깊숙이 찌를 수가 없었다.“육체의 극한까지 도달했다고?”싸움을 지켜보던 반보천인들은 일제히 감탄을 내뱉었다.두 명의 최강 반보천인의 공격을 오직 맨몸으로 버텼다는 것부터 염구준의 육체가 이미 극한까지 도달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쾅! 쾅!염구준은 루카 형제의 공격을 거의 무시한 채, 계속해서 베르에게 맹공을 퍼부었다.공격이 계속 되면서 방패에는 칼자국이 점점 더 많아졌고, 베르도 연달아 밀려났다. 이 엄청난 충격력에 그의 손바닥은 결국 찢어져 버렸고, 상처에서는 붉은 피가 뚝뚝 떨어졌다. “공격 안 해? 밥 안 먹었어?”베르는 체내의 기혈이 요동치는 것을 느끼며 방패를 들고 소리쳤다.그제야 그는 그가 자신의 실력을 과대평가 했음을 깨달았다.‘방패가 30번의 공격을 버틴다고 해도 내가 버티지 못해.’염구준의 몸이 반보천인의 극한에 다다른 이후, 방어력 뿐만 아니라 힘도 강해져서 전보다 공격이

  • 군신의 귀환   제2491화

    모두가 향유고래의 위를 보고 눈이 커졌다.기뻐하는 사람도, 두려워하는 사람도 있었다.사람과 고래가 마음을 합쳐 수많은 고난을 뚫고 마침내 위험천만한 해저 심연에서 빠져나온 거다.그 과정의 험난함은, 굳이 말할 필요도 없었다.노신기는 드디어 마음이 놓였다는 듯, 기뻐하며 입을 열었다. “염 선생님, 돌아가시지 않으셨군요?”말을 내뱉은 후, 그도 이상함을 느꼈지만, 이미 말을 마친 후라 뭐라고 바꿀 수도 없었다. “어... 네, 살아있긴 합니다.”염구준은 대수롭지 않게 답하며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냈다.솔직히, 좀 웃긴 질문이었다.조금 떨어진 곳에서, 완전히 멀쩡한 염구준을 본 베르는 숨이 턱 막혔다.“염구준, 너...”깊고 깊은 바다 밑에서 화산 폭발과 함께 대지진이 일어난 상황에, 잠수 장비도 없다는 건 그냥 죽음을 의미했다.하지만 염구준은 그 위기 속에서 향유고래를 몰아 드라마처럼 살아 돌아왔다.베르로선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현실이었다.“진정해, 나이도 있는데 괜히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와서 그 자리에서 죽으면 곤란하잖아.”염구준은 베르를 바라보며 말했다. 진짜로 열받아서 죽어버리길 바라는 눈치였다.서로 죽이려 드는 사이끼리 예의는 사치일 뿐이었다.“흥! 바다 밑에선 겨우 살아남았을지 몰라도, 여기선 끝이다.”“루카, 슈카! 저 녀석을 죽여라!”베르는 참지 못하고 이를 악물고 염구준을 가리켰다.휙휙.하지만 그 두 형제는 어깨를 으쓱이더니 빠르게 몸을 뒤로 빼며 보트를 밟고 전함 위로 훌쩍 올라가 버렸다.“부성주님, 저 녀석은 강하니 부성주님께서 직접 나서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입에 발린 소리로 한껏 띄워주니 베르도 그들에게 화를 낼 수 없었다.셋이 하나를 상대하는 상황임에도 정작 그의 마음속엔 불안감만이 가득했다.염구준의 강함이, 그에게 공포로 다가왔기 때문이다.염구준은 검을 들고 베르를 향해 겨누었다.“이제 끝을 보자.”이제 거의 모든 상황이 정리되었으니, 갚을 원한은 갚고, 끝낼 일은 끝낼 때였다.“

  • 군신의 귀환   제2490화

    비록 인수가 많이 줄어들었지만 베르 일행이 드디어 수면 위로 올라왔다.여러 가문을 합쳐서 겨우 20명이 살아서 돌아오고 나머지는 심해에서 전사했다.신비한 생물체가 공격하는 바람에 또 한 번 참담한 손해를 보았다.“빨리 출발해!”베르는 선박에 올라오자마자 부하들에게 철수 명령을 내렸다.지금 그의 안색은 보기 흉할 정도로 일그러졌다.정예병들을 잃고 강력한 조력자 세라까지 잃었는데, 고작 가짜 옥패를 찾다가 죽을 뻔했다.“출발해. 바다 화산이 곧 폭발할 거야!”“우리도 스텔라성이 복수하기 전에 이곳을 떠나야 한다!”다른 가문에서도 각자 선박과 잠수함을 타고 먼 곳으로 향했다.바다 밑의 움직임이 너무 커서 그들도 휘말릴까 봐 너무 무서웠다.지금 해수면에 남은 사람은 노신기와 아타의 선박뿐이었다.그들은 염구준이 살아서 돌아오길 기다렸다.저런 인간들도 살아서 돌아오는데 대단한 실력을 가진 염구준은 무조건 살아서 돌아올 거라 굳게 믿었다.“문주님, 소용돌이가 나타났어요.”선박에서 누군가 소리를 쳤다.“소용돌이?”모두의 시선이 그곳을 향했다.소용돌이가 점점 거세게 번지는데 이러다 선박 세 척까지 삼켜버릴 것 같았다.또 위기가 닥치자 그들은 안절부절하지 못했다.“아타 장로님, 저기…!”노신기가 난감한 표정을 짓더니 뒷말을 흘렸다.솔직히 그도 염구준이 살아서 돌아오길 기다리고 싶지만 이러다가 백 명의 부하들이 전부 죽을까 봐 걱정되었다.“일단 철수하고 소용돌이가 사라지면 보트로 찾으러 오죠.”아타도 급속하게 퍼지는 소용돌이를 보고 일단 명령을 내렸다.해수면이 올라오면서 작은 섬들을 완전히 삼키고, 멀지 않은 곳에서 소용돌이가 미친듯이 주변을 삼켜 버리기에 이러다 정말 전멸할 것 같았다.노신기가 베르에게 다가가 나지막하게 물었다.“염 선생님은 어떻게 되었습니까?”“하하하, 당연히 내가 죽였지!”베르는 바다에 쩌렁쩌렁 울리도록 웃으면서 빌어먹을 허영심 때문에 또 허풍을 떨었다.당시 현장은 난장판이라 제대로 본 사람은 얼마되지 않

  • 군신의 귀환   제2489화

    밖에서 보면, 절벽이 곧 무너질 것처럼 거세게 흔들렸다.게다가 바닥에서 진흙과 모래가 일면서 시야까지 가려, 앞에 무엇이 있는지 어느 방향인지 알아보기조차 힘들었다.“하하하, 염구준이 동굴에 묻혔으면 틀림없이 죽었을 거야.”이미 추동 장치로 수십 미터 올라간 베르가 유난히 신나게 웃고 있었다.염구준이 이곳에서 뼈가 부서지고 연기처럼 사라지길 바랬다.촤아아!그런데 기뻐한 지 10초도 되지 않아, 한 그림자가 혼탁한 바닷물을 뚫고 나타난 것이었다.염구준이 아니면 누구일까?“흥, 추동 장치도 없는데 수천 미터나 되는 심해에서 어떻게 올라오나 보자.”베르는 화가 나서 씩씩거리더니 더는 염구준을 상관하지 않고 위로 올라갔다.동굴 밖으로 나온 염구준은 마치 지옥에 온 것 같았다.검붉은 암장이 소용돌이치고 모래벌레들이 꿈틀거리며 사방을 헤엄치고 대왕 오징어도 균열을 뚫고 심연으로 빠져나왔다.이곳의 기괴한 생물체들도 도망치느라 인간을 봐도 공격하지 않았다.염구준은 동굴 밖에 나와서도 바다의 화산이 폭발하는 위기에 처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지금 잠수 장비와 추동 장치는 없고 산소통만 남는데 몇 숨만 쉬면 바닥날 것 같았다.갑작스러운 변고로 아래로 흡수하는 암류가 사라져서 올라가기 쉬웠지만 그래도 시간이 한참이나 필요했다.어쩌면 해수면으로 올라가기 전에 암장에 삼키거나 익사해 죽을 것 같았다.‘방법이 있어.’문뜩 좋은 방법이 생각난 그는 빠른 속도로 심해 모래벌레의 둥지로 향했다.그곳에 죽은 무술인들의 잠수 장비를 찾아볼 생각이었다.슈우웅!얼마 가지 못하고 지면이 점점 격렬하게 움직이며 대량의 암장이 사방으로 흘러나왔다.바다의 화산이 제대로 폭발한 것이다.분화점에서 가장 가까운 모래벌레 둥지는 순식간에 암장이 덮쳐버렸다.“뭐야. 나랑 해보자는 거야?”왠지 모든 불리한 요소들이 전부 염구준을 향하는 것 같아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심해에서 알 수 없는 에너지에 의해 놀아나다가 죽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웠다.방금 전에 심해 눈물의 덕

  • 군신의 귀환   제2488화

    신비한 생물체는 춤을 추듯 물속을 떠다니더니 공의 명령을 받았는지 우르르 몰려서 베르 일행을 공격했다.“공격을 멈추지 마세요!”두통이 밀려온 베르는 명령을 내리고 곧장 동굴로 도망쳤다.일부 무술인들도 그와 똑같은 생각을 하고 각자 도망치기에 바빴다.생물의 정체와 아직 얼마나 남았는지 알 수 없기에 일단 도망치는 것이었다.“살려줘요!”간신히 숨이 붙어 있는 세라는 베르가 도망치는 것을 보고 자신도 데려가길 바랐다.그런데 본인만 챙기느라 누구도 그녀를 쳐다보지 않았다.일단 한 걸음만 뒤처져도 바로 죽기 때문에 누구를 도울 여력이 없었다.“아악!”운이 나쁜 무술인들은 대량의 생물체에 공격당해 비명을 지르다 백골이 되어버렸다.그리고 몸에 한두 마리씩 들어간 무술인들은 경련을 일으키다 바로 기절했다.기괴한 생물체는 공격력은 약하지만 일단 몸에 닿으면 방어할 틈도 없이 살해했다.곧 도망친 사람들은 살아남고 늦게 움직이는 사람들은 전부 죽어버렸다.지금 심해에 염구준이 혼자 남았으니, 반투명한 생물체들이 모두 그에게 쏠렸다.“조금만 더!”염구준은 천천히 흐르는 심해의 눈물을 초조하게 바라보면서 여러 번이나 검기를 휘둘러 생물체를 제거했다.아무리 극한 반보천인이라고 해도 이름도 모르는 생물과 억지로 맞서고 싶지 않았다.그러다가 감당하지 못하면 백골이 되는 것은 한순간이니까.슈슈슝!신비한 생물체가 죽는 족족 살아 있는 생물체들이 계속 헤엄치며 다가왔다.염구준이 검을 휘둘러 죽일 때마다 더 많은 생물들이 나타나는 것 같았다.마치 그의 피와 살을 모조리 먹어 치울 기세였다.그래도 염구준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 검을 휘둘러 자신을 보호했다.그때 일부 생물체는 그가 방심한 틈을 타서 몸으로 스며들었다.“이것들이 정말 끈질기네.”염구준은 체내의 불 원소의 힘으로 몸 겉면에 황금색 화염을 형성했다.심해에서 불 원소의 힘은 압박을 받아 제대로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생물체를 제거하는 데는 효과가 있었다.치지직!그에게 접근한 생물체는 엄청

  • 군신의 귀환   제2487화

    베르는 동시에 방어한다면 염구준의 공격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하나씩 파괴되는 것을 보고 괴성을 질렀다.“아아아악!”염구준의 검은 여전히 날카롭게 베르의 방어벽까지 쉽게 깨 부셨다.갑자기 대량의 에너지를 사용했더니 구자검이 전처럼 날카롭게 움직이지 않았다.“반격!”이때다 싶어 베르는 다섯 명과 함께 기운을 끌어올려 반격에 나섰다.쿵!맹렬한 공격으로 쌍방은 각자 뒤로 물러서고 그 충격으로 수중에 회오리바람을 만들어 동굴이 심하게 흔들렸다.근처에 있던 사람들은 미처 방어벽으로 막지 못해 회오리바람에 휘말려 잠수 장비가 깨지고 심해의 수압에 경련을 일으키다 익사했다.그 장면을 본 일부 무술인들은 괜히 끼어들다 죽을까 봐 한참 뒤로 물러섰다.돌기둥에 돌아온 염구준은 아직도 심해의 눈물이 흐르는 것을 발견했다.이렇게 귀한 물건을 낭비할 수 없어, 다른 사람의 산소통을 빼앗아 검으로 자르고는 거기에 담기 시작했다.심해의 눈물이 워낙 밀도가 강해서 산소통의 물이 알아서 흘러나왔다.그때 전체 동굴이 심하게 흔들리더니 곳곳에서 비명소리가 들렸다.“아아악!”또 갑작스럽게 닥친 변고에 다들 주변을 경계했다.베르의 표정은 가관이었다.눈앞의 강적도 죽이지 못했는데 또 알 수 없는 위험이 닥쳐서 미치고 팔짝 뛸 것만 같았다.“불꽃으로 비춰!”그의 명령이 떨어지자 몇몇 불꽃이 위를 비추었다.대부분 부하들은 가방에 보물을 하나라도 더 쑤셔 넣으려고 전등이나 불꽃을 만드는 장비를 전부 던졌다.불꽃이 이동할 때마다 주변을 비추었는데 위험한 생물체는 보이지 않았다.대신 아무런 상처도 없는 죽은 시체가 모두를 공포에 떨게 만들었다.그것을 본 순간 불길한 느낌이 몸을 감싸는 것 같았다.적의 정체를 모르니 아무리 힘이 있어도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응?”염구준도 수상한 기운을 느끼다 갑자기 누군가 숨통이 끊어지는 것을 감지했다.죽은 모습은 전에 보물을 찾으러 왔던 무술인들의 시체와 증상이 똑같았다.‘엄청난 생명이 움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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