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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33화

Author: 잔영
전에 몰래 사진을 찍었던 파파라치가 드디어 잡혔다.

지금 병원에서 대통령을 엄호하듯 엄격히 경계하고 있는데도 기어들어 오다니 죽는 것이 두렵지 않는 모양이었다.

염구준이 계단 입구에 다가가 보았더니, 금테 안경을 쓰고 목에 카메라를 달고 있는 남자가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누가 보냈어?”

“대중들도 알 권리가 있어. 당신들이 날 여기에 가둔 거 범죄라고.”

삐쩍 마른 남자는 하품을 하며 대수롭지 않게 받아 쳤다.

촤아악!

“제대로 말하지 못해? 너희들이 근거도 없이 꾸며냈잖아.”

호찬이 허공에서 기운을 던져 남자를 바닥에 쓰러트리며 협박하자 염구준이 손을 들어 제지했다.

“괜히 일을 복잡하게 만들지 말고 기다려 봐. 자기 입으로 순순히 다 불 거야.”

대략 10분 뒤, 남자는 경련을 일으키더니 벽을 등지고 쭈그리고 앉아 두 팔로 무릎을 껴안았다.

“카메라 줄 테니까 날 보내줘.”

이상한 행동과 어눌한 말투를 보니 약물 중독자 같았다.

호찬이 미간을 찌푸리며 짜증을 부렸다.

“꾸물거리지 말고 우리 질문에 대답해.”

“살려주세요! 이 사람들이 날 죽이려고 해요!”

남자는 대답을 피하고 벌떡 일어서더니 아래층으로 뛰어서 내려갔다.

그런데 두 계단도 내려가지 못하고 무형의 기운에 휩싸여 꼼짝도 하지 못했다.

두 명의 반보천인 앞에서 도망치는 것은 어림도 없었다.

“그만 짖어. 아무리 소리쳐도 도와주는 사람 없어.”

호찬은 진작에 기운을 발사해 이곳을 외부와 차단해버렸다.

한참 뒤, 남자는 고통스러운지 콧물과 눈물을 흘리더니 침까지 흘리는 것이었다.

“세상의 정의가 우리가 모은 자료를 대량으로 수집하고 가격을 후하게 쳐줬어.”

또 그 닉네임이 나타나자 염구준이 미간을 찌푸리며 다시 물었다.

“그 사람과 어떻게 연락을 주고받았어?”

“메일로 자료를 보내면 계좌로 돈을 입금해 줬어.”

남자는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쪽지 한 장을 건넸다.

염구준은 그것을 받아 바로 사진을 찍고는 주작에게 보내어 상대방의 위치를 알아보라고 지시했다.

이 정도 정보라면 상대방을 찾아내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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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신의 귀환   제2535화

    ”쯧쯧, 돼지 우리에서 살면서 남을 욕할 여유가 있네. 착실하게 살면 어디 덧나냐?”염구준은 쓰레기로 가득 찬 바닥과 곰팡이가 낀 벽과 나무침대를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특히 코를 찌르는 악취 때문에 속이 다 울렁거릴 지경이었다.“너… 넌 누구야?”뚱보는 잔뜩 겁에 질려서 철문을 망가뜨려도 따질 용기가 없었다.방금 전화에서 온갖 건방을 떨던 사람과 완전히 딴판이었다.“이 전화 번호 네 거야?”염구준은 상대방에게 압박을 주며 나지막하게 물었다.솔직히 이 남자를 본 순간 주작이 잘못 찾은 것이 아닌지 의심스러웠다.“아. 맞아… 아니야!”지금 뚱보는 머릿속이 혼란스러워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예전에 온라인으로 적지 않은 돈을 대출하여 빚 독촉을 받을까 봐 이곳에 숨었었다.“시간 낭비하기 싫어.”염구준은 그와 실랑이를 벌일 시간이 없어, 바로 다가가 기름이 묻은 휴대폰을 낚아채고는 통화 기록을 확인했다.꿀꺽!뚱보는 마른 침을 삼킬 뿐 감히 저항하지 못했다.염구준도 살면서 이렇게 겁이 많은 남자는 처음보는 것 같았다.그는 빠르게 휴대폰을 확인하고 다시 돌려주었다.“내 이름은 염구준이다. 방금 나보고 신호를 타고 와서 때리라고 했지? 나 찾아왔어.”“아아악!”충격을 받은 뚱보는 기겁하며 땅에 주저앉고 말았다.염희주가 누구의 딸이고, 손씨 그룹이 얼마나 대단한지 똑똑히 알고 있었다.만약 그들이 찾아온다면 자신이 어떻게 매장당할지 상상이 되지 않았다.염구준의 살기에 주변 온도가 급격히 하강했다.“말해 봐. 단번에 죽여줄까, 아니면 네 살을 한 조각씩 발라서 죽여줄까?”“익!”그 말에 뚱보는 거품을 물고 기절해버렸다.염구준은 정말 어이가 없었다.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 기절하다니, 아까는 무엇을 믿고 배짱을 부렸는지 이해되지 않았다.“일어나!”촤아악!염구준은 그래도 사정을 봐주지 않고 한 줄기 기운으로 뚱보의 얼굴을 매섭게 갈겼다.만약 힘을 주었다면 이 자리에서 죽었을 것이다.“악! 아파!”뚱보는 양손으로 볼

  • 군신의 귀환   제2534화

    염구준의 말이 채 끝나기 전에 손가을이 그의 입을 막으며 말했다.“구준 씨는 이미 많은 것을 했어. 더 많은 걸 짊어지려고 하지 마.”그의 아내는 여전히 이해심이 깊었다.…세 식구는 이렇게 조용히 앉아 서로의 체온을 느꼈다.대략 한 시간 뒤, 염희주의 손가락이 약간 움직이더니 실눈을 뜨고 중얼거렸다.“아빠…”그러다 무엇이 떠올랐는지 갑자기 당황하며 벌벌 떨었다“아빠, 고의로 그런 게 아니에요. 그냥 평소처럼 장난을 쳤는데 도윤이가 쓰러질 줄은 몰랐어요.”염희주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르 흘러 염구준의 소매를 적셨다.“알았어. 일단 진정해. 아빠가 어떤 상황인지 다 알아보았어. 이제 괜찮아.”염구준은 딸을 진정시키려고 계속 위로했다.“으어엉…”염희주는 그제야 아버지를 껴안고 엉엉 울었다.그동안 참았던 억울한 감정을 더는 억누르지 못하고 폭발한 것이다.슬퍼하는 딸을 보고 있으니 손가을도 저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면서 주르륵 흘렀다.염구준은 아내와 딸을 껴안고 이를 갈았다.‘세상의 정의,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윙윙!그때 손가을의 휴대폰이 진동하면서 낯선 번호가 떴다.그녀가 전화를 받자 상대방은 다짜고짜 욕을 퍼부었다.“자고로 자애로운 엄마는 자식들을 망친다고 했어. 살인범을 감싸면 너도 벌을 받을 거야!”“너희 집안을 저주하겠어. 돈이 많으면 다야? 너희들 평생 불안에 떨게 만들겠어!”…그들은 악귀에 씌운 것처럼 온갖 저주를 퍼부었다.손가을은 너무 화가 나서 휴대폰을 부술 정도로 꽉 움켜쥐고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다들 미쳤어. 꼭 이렇게 벼랑 끝까지 몰아가야 속이 시원해?”그녀의 신분을 내세워 끝까지 따진다면 막대한 재력으로 이 사람들을 전부 감옥에 보낼 수도 있었다.하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그러지 않았다.그때 염구준이 휴대폰을 가져오면서 아내에게 다정한 미소를 지었다.“내가 받을게.”“알았어.”손가을은 휴대폰을 주면서 딸을 받아 안았다.그런데 염희주는 이제 커서 안아주지 않아도 된다면서 얌전히 침대에 눕

  • 군신의 귀환   제2533화

    전에 몰래 사진을 찍었던 파파라치가 드디어 잡혔다.지금 병원에서 대통령을 엄호하듯 엄격히 경계하고 있는데도 기어들어 오다니 죽는 것이 두렵지 않는 모양이었다.염구준이 계단 입구에 다가가 보았더니, 금테 안경을 쓰고 목에 카메라를 달고 있는 남자가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누가 보냈어?”“대중들도 알 권리가 있어. 당신들이 날 여기에 가둔 거 범죄라고.”삐쩍 마른 남자는 하품을 하며 대수롭지 않게 받아 쳤다.촤아악!“제대로 말하지 못해? 너희들이 근거도 없이 꾸며냈잖아.”호찬이 허공에서 기운을 던져 남자를 바닥에 쓰러트리며 협박하자 염구준이 손을 들어 제지했다.“괜히 일을 복잡하게 만들지 말고 기다려 봐. 자기 입으로 순순히 다 불 거야.”대략 10분 뒤, 남자는 경련을 일으키더니 벽을 등지고 쭈그리고 앉아 두 팔로 무릎을 껴안았다.“카메라 줄 테니까 날 보내줘.”이상한 행동과 어눌한 말투를 보니 약물 중독자 같았다.호찬이 미간을 찌푸리며 짜증을 부렸다.“꾸물거리지 말고 우리 질문에 대답해.”“살려주세요! 이 사람들이 날 죽이려고 해요!”남자는 대답을 피하고 벌떡 일어서더니 아래층으로 뛰어서 내려갔다.그런데 두 계단도 내려가지 못하고 무형의 기운에 휩싸여 꼼짝도 하지 못했다.두 명의 반보천인 앞에서 도망치는 것은 어림도 없었다.“그만 짖어. 아무리 소리쳐도 도와주는 사람 없어.”호찬은 진작에 기운을 발사해 이곳을 외부와 차단해버렸다.한참 뒤, 남자는 고통스러운지 콧물과 눈물을 흘리더니 침까지 흘리는 것이었다.“세상의 정의가 우리가 모은 자료를 대량으로 수집하고 가격을 후하게 쳐줬어.”또 그 닉네임이 나타나자 염구준이 미간을 찌푸리며 다시 물었다.“그 사람과 어떻게 연락을 주고받았어?”“메일로 자료를 보내면 계좌로 돈을 입금해 줬어.”남자는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쪽지 한 장을 건넸다.염구준은 그것을 받아 바로 사진을 찍고는 주작에게 보내어 상대방의 위치를 알아보라고 지시했다.이 정도 정보라면 상대방을 찾아내는 것은

  • 군신의 귀환   제2532화

    아이들 싸움에 아내가 이미 나서서 해결했으니 일의 자초지종을 자세히 알고 싶을 뿐 상대방에게 해코지하려고 찾아온 것은 아니었다.그때 계단 입구 전등이 켜지고 누군가 몰래 숨어서 지켜보고 있었다.염구준은 병실로 들어가 발로 가볍게 문을 닫아버렸다.손가을이 안배한 병실은 1인용 VIP병실인데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게 테이블에 컵라면이 놓여 있었다.병실에 들어가자마자 부부가 연속 사과했다.“염 선생님, 저희가 폐를 끼쳤어요. 너무 죄송해요.”“손 대표님이 얼마나 좋은 분인데, 희주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우리는 미안해서 못 살아요.”두 사람의 진지한 태도를 보면 가식적으로 사과하는 것 같지 않았다.오히려 손가을이 적절하게 조치를 하였기에 큰 감동을 받았다.처음에 일이 발생했을 때 부부는 불만이 가득했지만 상대방은 청해에서 가장 권력 있는 가문이라 감히 따지지 못했다.그런데 손가을이 먼저 찾아와 사과하고 모든 책임을 떠맡은 것이었다.솔직히 아들은 가벼운 뇌진탕으로 입원할 필요가 없었는데도 손가을이 VIP병실은 물론 완전히 회복한 후에 퇴원할 수 있게 안배하였다.심지어 병간호로 부부가 벌지 못한 일당과 식비까지 지불해주었다.염구준은 두 사람의 눈을 쳐다보며 물었다.“인터넷에 글을 올린 거 당신들 짓이에요?”딸과 관련된 일이라 그들을 떠보려고 이렇게 물은 것이었다.그 말을 듣자마자 부부가 벌떡 일어서서 반박했다.“우리가 가난하게 살아도 뭐가 옳고 나쁜지 구분할 줄 알아요.”“손 대표님이 분에 넘치게 잘해 주셨는데 우리가 어떻게 그런 짓을 합니까?”“맞아요. 저희가 해명 영상까지 찍어서 올렸는데 오히려 더 욕을 먹었어요.”김도윤의 아버지는 자신의 휴대폰을 꺼내 염구준에게 보여주었다.아니나 다를까 네티즌들은 상대방이 누군지 가리지 않고 욕만 퍼부었다.김도윤의 아버지가 올린 영상에는 쌍방이 이미 합의를 봤으니 관심을 주어서 고맙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그런데 첫 번째 댓글부터 가관이었다.[돈 때문에 아들이 억울함을 당해도 가만 있다니,

  • 군신의 귀환   제2531화

    염구준은 끝까지 돌아보지 않았다.그들은 이미 주어진 기회를 소중히 여기지 않았기 때문에 더는 상대할 가치가 없었다.병원.손가을은 계속 딸을 껴안고 놓아주지 않았다.남편이 빨리 돌아와서 다행이지 아니면 혼자서 막막했을 것이다.“가을, 의사는 뭐래?”염구준이 병실에 들어오며 조용히 물었다.손가을은 그가 들어오는 것을 보더니 걱정시키지 않으려고 애써 웃었다.“큰일은 없어. 몇 시간 뒤면 깨어날 거야. 의사 선생님 말로는 경과를 보면서 바로 퇴원할 수도 있다고 하셨어.”“다행이네. 대체 무슨 일이 있었어?”염구준은 아내의 곁에 앉고는 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안쓰럽게 쳐다보았다.어떤 상황이든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다.만약 딸이 잘못했다면 잘 교육하고 아버지로서 모든 책임을 짊어질 것이다.손가을은 숨기지 않고 천천히 얘기하기 시작했다.“삼일 전에 김도윤이라는 남자애가 희주 머리를 잡아당기길래 희주가 무의식적으로 뺨을 쳤는데 바로 기절한 거야. 난 학교에 불려가고 담임 선생님이 중재하셔서 도윤의 부모님과 모순을 해결했어. 그런데 그날 저녁 인터넷에 희주는 학교에서 친구를 폭행하고 손씨 그룹은 세력으로 횡포했다는 글이 올라왔어.”워낙 제목이 충격적이라 모두의 눈길을 쉽게 끌고 한마디씩 공격하기 딱 좋은 상황이었다.옆에서 조용히 듣던 손태석은 참지 못하고 벌떡 일어섰다.“내 손녀 편을 들어서 몇 마디 했다고 우리 가문은 죄다 나쁜 사람이고 죽어야 된다고 욕을 먹었어. 제일 화가 나는 것은 누군가 인형을 보냈는데, 인형에 희주 이름을 적고 칼이 꽂아서 저주했어.”“협박 전화는 하루에도 얼마나 걸려오는지 몰라.”진숙영은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으면서 덧붙였다.이것은 명백한 인터넷 폭력이다.염구준은 자신의 어린 딸이 인터넷 폭력을 당할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휘하에 무공이 뛰어난 부하들을 거느리고 권세가 드높아도 모든 사람을 잡아서 죽일 수 없는 노릇이었다.“도윤의 가족은 어디 있어? 만나서 얘기해 봐야겠어.”염구준은 상황을 파악하기 위

  • 군신의 귀환   제2530화

    이 사람들이 자꾸 엮이고 싶어 한다면, 염구준은 기꺼이 손수 교육해줄 생각이었다.그의 싸늘한 눈빛에 몇몇은 저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그... 그래. 쇼가 아니면 뭔데? 죽지 않았잖아.”계속 소란을 주도하던 사람이 이를 악물고 말하며, 염구준의 눈을 피했다.그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는 데서 염구준이 아무것도 못 할 거라고 생각했다. “에어매트 바꾸고 전부 10층에서 던져. 저기 기절해 있는 몇 명도 빼먹지 말고.”염구준은 지금 분노로 머리가 달아올라 이미지나 사회적 파장같은 거에 관심이 없었다.초상비는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움직였다.“너희는 사람들 끌고 10층으로 올라가고 너희 둘은 새 에어매트 준비해.”“빨리 움직여! 염 선생님 시간 낭비하지 않게.”“네!”손씨 그룹의 보안팀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이래도 되는 거야?’구경하던 사람들은 속으로 무척 놀랐지만 입을 열지는 않았다. 다음에 10층에서 던져질 게 자신이 될까봐 두려워서였다.에어매트가 있으면 안전을 보장할수 있었다. 10층은 그렇게 높은 곳이 아니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무서운 건 어쩔 수가 없었다.“이러니까 딸이...”짝! 짝!소란을 피우던 사람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초상비가 다가가 그 사람의 턱이 빠질 정도로 세게 뺨을 후려쳤다.그는 코피는 물론 입안도 터져서 피범벅이 되어버렸다.“너 따위 죽이는 건 어렵지 않아.”초상비가 가까이 다가가 속삭이듯 경고했다.‘어라?’이에 주변에 있던 몇 사람은 자신이 상대를 잘못 골랐다는 걸 깨닫고 잔뜩 겁에 질린 눈길로 그를 바라보았다. 첫마디부터 목숨으로 협박하는 게 보통 인간일리가 없었기 때문이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10층으로 끌려가 하나씩 에어매트 위로 던져졌다.“으아아아악!”펑!비명과 함께, 전부 에어매트 위로 안전하게 착지했지만 표정이 모두 좋지 않았고 심지어 바지에 실례를 한 사람도 적지 않았다.구경할 땐 신나게 떠들던 입이, 이제는 자신의 차례가 되니까 바들바들 떨리고

  • 군신의 귀환   제2529화

    염구준은 의식을 잃은 딸을 바라보며 휴대폰을 꺼내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딸이 안전해졌으니 아내가 걱정하지 않도록 상황을 직접 전하고 싶었다.“구준 씨, 나 바로 내려갈게!”손가을은 말을 하며 엘리베이터로 뛰어갔다.창백하던 예쁜 얼굴에 다시 혈색이 돌기 시작했다.염구준이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할 무렵, 일은 다시 시작되었다. 넘어진 사람들은 하나둘씩 일어나 어지러운 머리를 흔들었고, 그 중 몇몇은 다시 분란을 일으키기 시작했다.“봐, 내가 다 쇼라고 했지? 저 에어매트 봐, 수입품이 분명해. 꽤 값이 나갈걸?”“그러니까. 일부러 건물에서 뛰어내려놓고는 사람들 동정심 끌려는 거잖아.”“하여튼 돈 많은 것들은 별걸 다 해. 자기 딸이 잘못했는데도 감싸기 바쁘잖아.”그 말들은 마치 바늘처럼 날카롭게 신경을 건드렸다.‘빌어먹을. 동정을 얻기 위해서 뛰어내렸다고? 머리가 잘못되지 않은 이상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어?’염구준은 아직 사태의 전말을 다 파악하지 못했지만, 이런 말을 듣자마자 저도 모르게 살기를 내뿜었다.‘살인마들한테나 할 법한 말들을 감히 희주한테 해?’그는 지금 너무 화가 났다. 누구도 감당이 안 될 만큼 말이다.두 눈은 분노로 인해 충혈되기까지 했다.그는 더 이상 참지 않고 방금 전 역겨운 말을 한 사람들을 전부 죽이려고 했다.“구준 씨!”그러나 이때, 갑자기 들려온 익숙한 목소리에 그의 눈에 맺힌 분노가 조금씩 가라앉았다.밑에 도착한 손가을은 급히 뛰어와 남편과 딸을 껴안았다. 그녀의 눈에서는 눈물이 쉴 새 없이 흘러내렸다.방금 전은 그녀에게 있어서 정말 영혼이 가출할 만큼 무서운 순간이었다.“괜찮아, 내가 있으니까.”염구준은 한 손으로 아내를 안아 토닥이며 위로했다.잠시 후 손가을은 눈물을 닦고, 딸을 조심스레 받아 마치 어릴 적에 잠을 재우던 그때처럼 품에 안았다.방금 전까지만 해도 딸을 영영 잃을 뻔했다는 사실에 손가을은 저도 모르게 아이를 쥐고 있는 손에 힘이 들어갔다.깨나지 않는 딸을 보며

  • 군신의 귀환   제2528화

    “집안 믿고 학폭을 하다니, 죽어도 싸지.”“내가 장담하는데, 쟤 절대 안 뛰어내릴걸? 손씨 그룹의 이미지 세탁용 쇼에 불과하다고.”구경꾼들 사이에서 몇몇은 상황이 재미있다는 듯 부추겼다.그 자극적인 말들이 귀에 들어오자, 염희주는 감정이 더 격해져 그대로 뛰어내렸다. “당신들 모두 내가 죽길 바라니까 내가 그냥 죽을게!”“희주야!”손가을은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비명을 지르며 달려나가 딸을 붙잡으려 했지만 호찬이 재빠르게 움직여 손가을과 노부부를 제압했다.그리고 초상비는 잔상이 남을 정도로 빠르게 몸을 날려 염희주를 향해 손을 뻗었다.파악!하지만 아쉽게도, 단 1센티미터가 모자라 그는 결국 그녀를 잡지 못했다.손씨 그룹 빌딩은 120미터가 넘는 초고층이라서 바닥에 설치된 에어매트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젠장!”초상비는 주저하지 않고 그대로 염희주를 따라 몸을 던졌다.염구준에게 큰 은혜를 졌으니 그는 목숨을 걸고서라도 갚을 생각이었다.그러나 자유 낙하 속도는 그의 예상을 훨씬 초월했다. 염희주를 따라잡기 위해 기운까지 뿜었지만 그럼에도 역부족이었다.“2번 작전!”이 말과 함께, 사람들 속에서 용필과 에빈, 두 사람이 달려나왔다. 둘 다 반보천인의 경지에 이른 사람들이었다.사람을 받아내는 건 가능하지만, 부상이 당하지 않게 하는 건 또 다른 문제였다.이 정도 높이면, 두부 한 조각을 떨어뜨려도 밑에 있는 사람한테 치명상을 입힐 수 있었다.주변 구경꾼들의 카메라는 염희주의 추락 궤적을 놓치지 않고 따라갔다.그녀는 눈을 감은 채 떨어졌는데, 거센 기류에 머릿속이 완전히 공백이 되어버렸다. “비켜!!”높은 외침과 함께, 일반인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잔상이 인파를 튕겨내고, 에어매트 위로 돌진했다.염구준이 도착한 거다.‘80미터!’‘60미터!’‘50미터!’빠르게 떨어지는 딸을 바라보며, 그의 얼굴엔 긴장감이 서렸다. 그는 두 손을 들어올려 진기를 끊임없이 허공에 올려보냈다.딸의 안전을 확보하려면 중력을 꼭 없애야만

  • 군신의 귀환   제2527화

    봉유곡은 이상할 정도로 들떠 있었다.죽고 싶다는 갈망이 지금만큼 강렬했던 적이 없었다.“꿈 깨. 네가 완전히 쓸모없어지기 전까진, 죽게 두지 않아.”흑풍존주는 전류를 꺼버리고 방을 나섰다.그의 얼굴에는 단 한 점의 미소도 없었다.흑풍존주는 염구준이 갈수록 강해지는 걸 가만히 두고 보고 있을 수가 없었다.얼른 처리를 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지만 그는 자신의 힘만으론 안 된다는 걸 더 잘 알기 때문에 도와줄 고수를 찾으려고 했다.한편, 청해시에서.염구준은 전투기를 격납고에 두고, 가족들에게 서프라이즈를 주기 위해 바로 집으로 향했다.이번 여정은 고작 일주일 남짓이었지만 그럼에도 그는 가족들이 너무 그리웠다.“나 왔다! 깜짝 놀랐지?”...하지만, 집 안은 정적뿐이었다.염구준은 집에 아무도 없는 걸 보고 부서진 휴대폰에서 유심을 꺼내 새 폰에 장착했다.전에 북만 얼음굴에서의 전투가 너무 격렬해서, 폰은 이미 완전히 산산조각 난 상태였다.전원을 켜자마자, 부재중 전화가 무려 백 통이 넘게 떴는데, 그게 모두 손가을에게서 한시간 안에 온 전화들이었다.이를 본 염구준은 불안감이 밀려와 얼른 전화를 걸었다.뚜...전화음이 두 번 울리자마자 손가을의 조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구준 씨! 얼른 그룹 본사로 와줘...”“희주야, 아빠 전화야. 잠깐만이라도 얘기 좀 해.”그녀의 목소리엔 이미 울음기가 섞여 있었다.염구준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다.손가을이 사정 설명조차 못할 만큼 다급한 상황이라는 걸 눈치 채서였다.이에 그 역시 다급해져 더 캐묻지 않았다. 곧 휴대폰 너머로, 어린 딸의 흐느낌이 들려왔다.“흐윽, 아빠 보고 싶어요. 근데 아빠한테도 피해 줄까 봐 무서워서 말 못하겠어요.”“희주야, 아빠 목소리 들려?”그는 거의 울부짖듯이 외치면서 집 밖으로 튀어나와 손씨 그룹 본사로 향했다.아내의 말만 들으면 다급한 상황이란 걸 알 수 있기 때문에, 그는 시간을 낭비할 담이 없어 속도를 최대치로 끌어올려 전력을 다해 달렸다.일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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