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 입구 앞, 염구준은 여원지의 얼굴을 보지도 않고 아무런 감정이 섞이지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여씨 가문의 모든 기업, 장원의 소장품, 고정 자산, 유동 자금, 시가 주식 등, 금융과 관련된 모든 것을 압류한다!”마치 하늘에서 전해오는 소리 같았다.“여씨 가문이 지은 죄를 널리 알려 모든 사람에게 경고가 되도록 해라 !”우르르!주작전존이 장검을 꺼내 들었다. 전존의 위엄에 모두가 눌렸고 12명의 직속 위대 병사가 쏘아올린 총소리가 장원을 감쌌다!이게 바로 전신전의 유일무이한 패기다. 여씨 가문의 실력으로는 절대 전신전을 막을 수 없다!“여씨 가문, 항복하겠습니다!”여원지는 몸이 휘청거렸다. 순식간에 10살은 늙어버린 것 같았다. 그는 입술을 바르르 떨며 말을 하고는 바로 눈앞이 깜깜해지더니 정신을 잃었다.쓰러지기 전까지 그의 머릿속에는 단 이 생각뿐이었다.망했다!...그날 밤은 절대 평온할 수 없었다.북방에 진동이 일어났다!4시간 만에 6대 가족이 모두 조사를 받고 모든 재산이 빼앗겼다. 장원들은 모두 봉쇄되었고 직계 자제들은 모두 집 없는 떠돌이가 되어 밤새 친척들을 찾아 피난했다. 참으로 낭패하기 그지없었다!모든 화살이 염구준을 향했지만 그에 비해 관씨 가문이 더 많은 원망을 받았다.“나 아니야!”새벽 2시, 방금 소식을 들은 관원이 상을 치며 벌떡 일어섰다. 눈은 노여움으로 이글거렸다.그는 전해 들은 정보를 소화하려 애를 썼다. 그리고 머릿속으로는 일의 전말을 헤아려봤다. 천천히 침대 머리맡에 앉은 관원이 손을 들어 자기의 등을 만지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대체 누구일까? 얼마나 큰 힘을 가졌기에 순무대감이 직접 나서? 미친 게 아니야? 무슨 생각으로 전신전을 건드려?”“그리고...”그는 등 위쪽 피부를 만지며 눈을 감았다. 그의 눈 밑은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광기가 서려 있었다.누구도 보이지 않는 뒷등, 피부는 거칠었다. 그의 손가락으로만 느낄 수 있는 무늬가 새겨져 있었다.6대 가족의 가주들 모두
하지만 지금, 신주그룹의 결정권이 염구준 손에 들어갔다!“박아.”전화를 든 관원은 눈빛이 반짝였다. 그가 얼음같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장원으로 돌아오면 대문을 닫고 누가 와도 만나지 말거라. 나는 나갔다 올건데 늦어도 하루면 돌아온다.”아버지가 집을 나가겠다고?“아버지!”관박은 몸이 움찔해지더니 재빨리 물었다.“어디 가세요? 제가 같이 가요?”말이 뚝 끊겼다!관원은 그의 말을 듣지 않고 전화를 끊어버렸다!“어디 가세요?”장원 거실 입구, 관원이 멀리 북방을 바라보았다. 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천천히 긴 숨을 내쉬었다.존주!오직 흑풍 조직의 수령, 존주만이 그를 도와 염구준 손에 들어간 관씨 가문의 잃어버린 주식을 되찾을 수 있다.염구준...그가 염진의 아들이든, 관신주가 좋아하는 사람이든, 손대지 말아야 하는 물건을 건드렸으니 죽어 마땅하다!...그날 밤, 북방의 북쪽 묵암산. 산바람이 씽씽 몰아쳤다!길씨 가문이 숨어 사는 동굴 입구.길가안은 큰 칼을 등에 메고 문밖 암석 위에 서 있었다. 그는 어둠 속의 밀림을 바라보며 갑자기 주먹을 불끈 쥐고 인사하며 낮게 말했다.“흑풍조직의 8대 금강, 가안금강, 존주를 뵙습니다!”우수수...수백 미터 밖에서 잎이 파르르 떨렸다. 검은 옷차림에 복면을 한 남자가 나타났다. 그는 나뭇잎을 밟으며 와서 길가안 앞에 섰다. 허스키한 낮은 웃음소리가 들렸다.“가안금강, 좋은 이름이네.”그는 두 손으로 고금을 안고 완미하듯 길가안을 바라봤다. 그리고 낮게 웃으며 말했다.“본좌에게 항복하겠는가?”길가안이 고개를 끄덕였다.길씨 가문의 직계 자제들은 이 동굴에 숨어있지만 다른 자제들은 외부 활동을 계속해 왔다. 눈앞에 서 있는 이 존주도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6대 일류 집안 모두 흑풍 조직에 속해있다.“형세를 아는 자가 정말로 걸출한 자라고 했다. 길가안, 본좌를 실망시키지 않았어.”복면의 남자가 그렇게 칭찬의 말을 하고 뒤돌아 길가안을 등졌다. 그는 혼잣말을 하듯이 말했다.
그러다 갑자기 말투를 바꾸어 살기등등하게 말했다.“관원 그 늙은이가 신주 산업원의 주식을 되돌려받겠다고 고청전, 고 순무를 끌어들여 우리 6대 가족이 모두 차압 당했어!”“60%의 지분이 모두 염구준 손에 들어갔다고 하지만 사실은 이미 관씨 가문의 것이 되었을걸. 분명 손잡고 나쁜 짓을 한 거야! 똑같이 나쁜 놈이야!”6대 가족이 차압 당했다고?길가안은 흠칫 놀라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그에게 바깥 소식을 전해주는 사람이 있는데 오늘 오후의 소식까지만 들었다. 저녁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보고를 받지 못해 아직 몰랐다. 그는 이제야 정신을 차렸다.완전한 참패!존주가 세워둔 계획은 완전히 물거품이 된 게 분명했다. 이번에 6대 가족이 같이 찾아온 이유는 손을 잡고 복수하려는 것이다. 관씨 가문과 염구준을 한 번에 치려는 것이다!“가안 형, 길씨 가문은 동굴에 숨어 살아 실력이 여전할 거잖아.”여원지가 실눈을 뜨고 길가안을 바라봤다. 그의 눈길은 온통 핏빛으로 물들었다.“비록 우리 여씨 가문이 차압 당했지만 실력은 그대로 보존되었어. 3명의 최강 종사와 1명의 정진왕자가 있어. 이게 우리 가문이 가진 모든 패다!”“우리 7대 가족이 함께 힘을 합쳐 밤새 복수를 하면 염구준과 관씨 가문은 무조건 죽어!”길가안이 옆에 서 있는 복면의 남자를 바라봤다. 하지만 그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들더러 논의해서 결정하라는 뜻이다.“우리 길씨 가문의 직계 자제가 적지는 않지만 무술을 연마한 자는 거의 없어.”길가안이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는 갑자기 눈빛이 바뀌더니 악을 썼다.“내 얼굴을 팔면 옛날의 호위들도 나를 도와줄 것이다. 총 4명의 최강 종사, 그리고 나는 반쪽 왕자다. 이게 우리 가문의 실력이다!”“우리 유씨 가문에도 3명의 최강 종사와 1명의 왕자 초기가 있다!”“손씨 가문에 왕자는 없지만 최강 종사는 6명이다!”“우리 이씨 가문은 막북철사방이랑 사이가 좋아서 그들의 종주와 장로가 우릴 도울 것이다. 그럼 총 1명의
“너무 놀라지는 마라. 본좌가 너희들 복수는 말리지 않는다. 다만...”“관원, 나와라!”관원?7대 가주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빠르게 눈길을 돌렸다.그림자가 바람처럼 빨리 움직였다!멀리 캄캄한 밀림 속에서 7대 가주와 똑같은 옷차림의 중년 남자가 나타났다. 남자는 50여 미터 떨어진 곳에서 뛰어오르더니 사뿐히 복면의 남자 옆에 내려앉았다.그는 바로 관원이었다!“관원!”맞은편 멀지 않은 곳에 있던 유천봉이 잠시 놀라더니 갑자기 소리쳤다.“네가 감히 여기로 와? 우리 7대 가문은 당신이랑 원수야!”“가주님들, 우리 같이 힘을 합쳐 여기서 관원을 죽이는 거야!”우르르!6명의 가주는 잠시의 주저 도 없이 몸을 던졌다. 그들은 서로 다른 방향에서 관원을 둘러쌌다. 칼을 든 사람도 있고 맨주먹을 쥔 사람도 있었지만 모두 기력을 뿜어냈다. 그 위세는 장난이 아니었다.“우리 다 속은 거야.”관원이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가볍게 손을 흔들며 몸에 걸친 검정 두루마기를 찢어버렸다. 그가 낮은 소리로 말했다. “이게 뭔지 봐봐!”씁...숨을 들이마시는 소리!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늦은 밤이지만 모두 무도 강자인 7명의 가주는 관원 등에 새겨진 흑풍 조직의 무늬를 똑똑히 봤다.적색 은행 나뭇잎 문신!“나도 자네들이랑 같아. 나도 이미 존주에게 항복했어. 그게 아니면 자네들이 그렇게 손쉽게 신주그룹 지분을 가져가게 놔뒀을 거 같아?”관원은 윗몸을 들어낸 채 7명의 가주를 천천히 훑어보았다. 그리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이번에 6대 가족이 당한 일은 나랑 아무 상관이 없다. 나랑 염구준은 아무 사이가 아니다!”“염구준, 그는 손씨 가문의 데릴사위가 아니다. 15년 전, 염씨 가문의 버려진 아이, 염진과 고유란이 낳은 아이라고!”뭐라고?7대 가문의 가주는 마치 귀신을 본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모두 전혀 믿을 수 없다는 모습이었다!15년 전, 염씨 가문은 북방의 패자였다. 옛 가주인 염창은 왕자 지상의 경지에 올랐었다. 조금만
“관원, 네가 한 말이 다 진실이냐? 하지만 염씨 가문에서 이미 여러 번 해명했었다. 염구준은 그들이랑 아무 관계가 없는 사람이라고, 다만 이름이 같은 사람뿐이라고 했다!”용하국은 너무 큰 나라다!10억이 넘는 사람이 살고 있는 곳이다. 염구준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100명은 안 되더라도 80명은 넘을 것이다. 그러니 이름이 같은 건 흔한 일이다. 게다가 염진이 한씨 가문의 딸과 결혼한 후 아이를 낳지 않았다. 그러니 염구준은 염씨 가문의 유일한 핏줄이다!관원의 말이 맞다면 그들이 염구준을 공격하게되면 염진이 가만 있을 리가 없다!“내 딸, 관신주의 판단은 절대 틀리지 않아.”관원은 어두운 얼굴로 천천히 말했다. “그 애가 염구준을 여러 번 봤었다. 이상한 건 어릴 때 남긴 상처가 없어졌고 생김새도 조금 달라졌다.”“그렇지만 여자애의 직감은 항상 아주 정확하다. 염구준이 인정하지는 않지만 나는 확신한다. 그는 무조건 염씨 가문의 버려진 아들, 고유란이 남긴 잡종이다!”염구준이 고유란의 아들이고 염씨 가문의 유일한 핏줄이라니...그 소식은 마치 청천벽력 같았다. 7가주의 얼굴에서는 놀라움이 오랫동안 가시지 않았다.일이 복잡해졌다!그들이 묵암산에 모인 건 힘을 합쳐 관씨 가문과 염구준을 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 상황을 봐서는 모두 염구준에게 속은 것이다. 관원은 같은 편 사람이다!그렇다면 염구준은 그들 모두의 적이다. 하지만 염구준과 적이 되면 염씨 가문에서 반드시 반대하고 나설 것이다. 그렇다면 북방의 대소동이 일어날 것이다!가문 싸움이나 세력 분쟁 정도의 작은 싸움은 상관없다. 용하국에서도 이 정도의 일에 끼어들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일이 커져 버려 지존 용주가 노하게 되면 7대 가족과 관씨 가문에 멸망의 재앙이 들이닥칠 것이다.“걱정하지 마라. 마음껏 염구준을 쳐도 된다. 염씨 가문에서 나설 일은 절대 없다.”그때, 복면의 남자가 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본좌가 모두 준비해 두었다. 염씨 가문 사람은 절대 장원을
관씨 가문의 미래가 달려 있었기 때문이다.“박아.”지금 이 순간, 묵암산 상공의 한 개인 헬기안에 있는 관원은 휴대전화를 들고 있었는데, 눈에는 살기가 가득했다. “기억해. 오늘 밤의 일은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다. 오늘 밤 이후 염구준이라는 사람은 세상에 없어. 우리는 7대 가문과 함께 손씨 그룹을 나누고 그들의 청해시 기반 사업을 뿌리째 뽑아버릴거야!”관원은 이렇게 말하고는 팍 하고 전화를 끊어버렸다.그럼 아버지는 7대 가문과 손을 잡고 밤새 염구준을 습격할 것이란 말인가?“염구준, 우리가 어릴 적 사이가 좋긴 했으나 아버지가 너를 죽이려 한다면 넌 바로 죽어야 할 것이다!”관박은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몇 마디 궁시렁 대더니 껄껄 웃으며 돌아서서 서재 입구로 걸어갔다.바로 그 순간.“오빠!”서재 문밖에는 한없이 처연하고 고운 모습의 그림자가 관박의 눈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눈물을 주룩주룩 흘리고 있었다. “구준 오빠를 정말 죽일거예요? 믿을 수 없어요.”말을 마치자 얼굴의 눈물을 닦을 겨를도 없이 고개도 돌리지 않고 뛰쳐나갔다.관신주!비틀거리는 여동생의 가냘픈 모습을 보고 관박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탄식했다.염씨 가문에 소식을 전하러 간 것일까?존주는 염씨 가문한테는 절대 개입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였다.….약 한 시간 후, 북쪽, 염씨 가문.“염아저씨!”고색창연한 염씨 가문의 서재안, 관신주의 얼굴에 있던 눈물 자국은 이미 깨끗해져 있었고, 잠든 염진을 보며 연이어 간청했다. “제발 구준 오빠를 살려주세요. 제발요!”응?관신주의 시끄러운 목소리에 잠에서 깨어난 염진은 옷도 갈아입지 못하고 회색 잠옷을 입은채 천천히 눈썹을 찌푸리며 가볍게 웃었다. “6대가족 일 때문이냐? 이미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너한테 이미 말하지 않았더냐. 청해시에 있는 염구준과 너의 ‘구준 오빠’는 이름만 같을 뿐이지, 나의 그 불효자 자식은 이미 죽었다. 그러니 이만 돌아가라.”그는 말을 마치고 손을 내저었다. 더 이상 듣고 싶지 않다는 뜻이
노 집사 염옥정은 정자 밖에서 몸소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목소리는 노쇠하고 느렸다. “관아가씨가 한 말이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도련님께서 위험에 처해 있는게 맞습니다. 혹시 저의 도움이 필요하십니까?”휴대전화를 들고 있던 염진의 얼굴이 약간 파랗게 질린듯 했다. 이렇게 큰 일을 벌려 놓아 곧 재앙이 닥칠 것 같은데 당사자는 전화도 연결되지 않고 있다. 휴대전화를 꺼놓은 것인지 비행 모드로 해놓은 것인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단 말인가!“이번에 관원이 7대 가문과 손을 잡아서 그런지 아주 기세가 등등해 보이군.”염진은 휴대전화를 정자 아래 돌탁자에 툭 던졌다. 그러고는 어투가 매우 무겁게 말했다. “7대 가족이 전력을 다하면 총 여섯 명의 정진왕자와 스무 명의 종사지상, 그리고 관씨 가문 네 명의 종사호위와 그 농아 하인까지 내 놓을수 있다. 그러니 이 불효자는 도망치는 것 외에 절대 다른 길이 없을거야!”염옥정은 몸을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다른 세력이라면 이렇게 강대한 진영에 대해 호랑이를 만난 것처럼 겁을 먹을지도 모르겠지만 염씨 가문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였기 때문이다. 그들의 오래동안 쌓아온 실력은 더없이 깊었다.특히 주모가 죽기 전에 남긴 그 물건...“그 물건을 절대 다치게 할 수 없어.”염진은 염옥정의 생각을 짐작하고는 얼굴색이 어두워졌다. “그것은 유란이 세상에 남겨둔 유일한 유품이고 염씨 가문이 생명을 부지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이야. 그러니 내가 그 불효자를 위해 염씨 가문 전체를 희생시킬 수 없어.”말을 마치고 잠시 묵묵히 생각하다가 염옥정을 향해 가볍게 손을 저었다.“내가 직접 정북에 다녀와야겠군.”그는 멀리 정북시 방향을 바라보며 묵묵하게 탄식했다. “그 불효자도 결국은 내 친아들이니 구할 수 있다면 가장 좋겠으나 구할 수 없다면 어쩔 수 없는 것이다.”그 순간, 말이 다 끝나지도 않았는데 어느 한 소리로 인해 뚝 끊겨졌다. 염진이 막 일어나 정자를 떠나려고 할 때 어디선가 들려오는 거문고
관씨 가문의 사당을 청소하는 그 농아 하인은 손에 들고 있던 낡아빠진 빗자루를 휘둘러 관원의 몸을 가볍게 가린 후 입을 벌리며 손가락으로 몇 가지 수화 동작을 그렸다.“잔백, 여기서 퇴로를 끊으라는 말입니까?”관원은 당연히 수화에 능통했기에 그 농아 하인에게 몇 가지 수화동작을 했다. 그러자 의 눈빛이 갑자기 매서워졌다. 수화동작을 보니 “내 손으로 직접 염구준을 죽겠습니다.”라는 뜻이였다.농아 노복은 천천히 고개를 저으며 빗자루를 다시 흔들어 관원을 반보 물러나게 했다. 그러고는 곧 바로 늙고 쇠약한 체구가 아무런 무게도 없는 듯 산 아래로 가볍게 내려갔다.걸음걸이는 느린 듯했지만 속도는 무섭게 빨랐기에 순식간에 어둠속에 사라져 더 이상 보이지가 않았다.“이, 이게 대체 무슨 몸놀림입니까!”산꼭대기에 있던 모든 무도 강자들은 이 농아 노복이 사라진 방향을 보고 처음에는 은근히 놀랐는데 나중에는 미친 듯이 기뻐했다.이 노인이 무슨 연고인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실력은 이미 왕자지상 경계에 이른 것 같았고 무성경지에까지 닿았을 수도 있다는 것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이런 강자가 나선다면 염구준은 반드시 죽을 것이다!……밤은 유난히 긴 것 같았다.캄캄한 어둠 속의 정북시는 비바람이 닥칠 것을 전혀 느끼지 못한 듯 했다. 밤늦게 야근을 하는 직장인들은 사무실 빌딩에서 힘들게 일하지만 이미 퇴근한 사람들은 꿈속에 들어가 도시 전체가 평온했다.손씨 그룹 계열사 사장실 옆 대기실은 아늑하기 그지없었다.“가을아, 이거 좀 봐.”염구준은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얼굴이 빨개진 손가을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이것이 바로 오늘 밤의 성과야! 6대 가족을 모두 차압하고 신주그룹의 지분 60%를 가져왔거든. 네가 틀림없이 좋아할거라 생각해.”손가을은 얼굴이 달아올라 앉을 힘도 없이 수줍음이 가득차 보였다. 서로 떨어져 지낸지 꽤 되긴 했으나 그녀가 정북으로 온 지도 며칠이 지났는데 매일 그의 괴롭힘에 녹초가 되었다. 휴대전화의 전원도 끄고 방해받는것을
모두가 향유고래의 위를 보고 눈이 커졌다.기뻐하는 사람도, 두려워하는 사람도 있었다.사람과 고래가 마음을 합쳐 수많은 고난을 뚫고 마침내 위험천만한 해저 심연에서 빠져나온 거다.그 과정의 험난함은, 굳이 말할 필요도 없었다.노신기는 드디어 마음이 놓였다는 듯, 기뻐하며 입을 열었다. “염 선생님, 돌아가시지 않으셨군요?”말을 내뱉은 후, 그도 이상함을 느꼈지만, 이미 말을 마친 후라 뭐라고 바꿀 수도 없었다. “어... 네, 살아있긴 합니다.”염구준은 대수롭지 않게 답하며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냈다.솔직히, 좀 웃긴 질문이었다.조금 떨어진 곳에서, 완전히 멀쩡한 염구준을 본 베르는 숨이 턱 막혔다.“염구준, 너...”깊고 깊은 바다 밑에서 화산 폭발과 함께 대지진이 일어난 상황에, 잠수 장비도 없다는 건 그냥 죽음을 의미했다.하지만 염구준은 그 위기 속에서 향유고래를 몰아 드라마처럼 살아 돌아왔다.베르로선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현실이었다.“진정해, 나이도 있는데 괜히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와서 그 자리에서 죽으면 곤란하잖아.”염구준은 베르를 바라보며 말했다. 진짜로 열받아서 죽어버리길 바라는 눈치였다.서로 죽이려 드는 사이끼리 예의는 사치일 뿐이었다.“흥! 바다 밑에선 겨우 살아남았을지 몰라도, 여기선 끝이다.”“루카, 슈카! 저 녀석을 죽여라!”베르는 참지 못하고 이를 악물고 염구준을 가리켰다.휙휙.하지만 그 두 형제는 어깨를 으쓱이더니 빠르게 몸을 뒤로 빼며 보트를 밟고 전함 위로 훌쩍 올라가 버렸다.“부성주님, 저 녀석은 강하니 부성주님께서 직접 나서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입에 발린 소리로 한껏 띄워주니 베르도 그들에게 화를 낼 수 없었다.셋이 하나를 상대하는 상황임에도 정작 그의 마음속엔 불안감만이 가득했다.염구준의 강함이, 그에게 공포로 다가왔기 때문이다.염구준은 검을 들고 베르를 향해 겨누었다.“이제 끝을 보자.”이제 거의 모든 상황이 정리되었으니, 갚을 원한은 갚고, 끝낼 일은 끝낼 때였다.“
비록 인수가 많이 줄어들었지만 베르 일행이 드디어 수면 위로 올라왔다.여러 가문을 합쳐서 겨우 20명이 살아서 돌아오고 나머지는 심해에서 전사했다.신비한 생물체가 공격하는 바람에 또 한 번 참담한 손해를 보았다.“빨리 출발해!”베르는 선박에 올라오자마자 부하들에게 철수 명령을 내렸다.지금 그의 안색은 보기 흉할 정도로 일그러졌다.정예병들을 잃고 강력한 조력자 세라까지 잃었는데, 고작 가짜 옥패를 찾다가 죽을 뻔했다.“출발해. 바다 화산이 곧 폭발할 거야!”“우리도 스텔라성이 복수하기 전에 이곳을 떠나야 한다!”다른 가문에서도 각자 선박과 잠수함을 타고 먼 곳으로 향했다.바다 밑의 움직임이 너무 커서 그들도 휘말릴까 봐 너무 무서웠다.지금 해수면에 남은 사람은 노신기와 아타의 선박뿐이었다.그들은 염구준이 살아서 돌아오길 기다렸다.저런 인간들도 살아서 돌아오는데 대단한 실력을 가진 염구준은 무조건 살아서 돌아올 거라 굳게 믿었다.“문주님, 소용돌이가 나타났어요.”선박에서 누군가 소리를 쳤다.“소용돌이?”모두의 시선이 그곳을 향했다.소용돌이가 점점 거세게 번지는데 이러다 선박 세 척까지 삼켜버릴 것 같았다.또 위기가 닥치자 그들은 안절부절하지 못했다.“아타 장로님, 저기…!”노신기가 난감한 표정을 짓더니 뒷말을 흘렸다.솔직히 그도 염구준이 살아서 돌아오길 기다리고 싶지만 이러다가 백 명의 부하들이 전부 죽을까 봐 걱정되었다.“일단 철수하고 소용돌이가 사라지면 보트로 찾으러 오죠.”아타도 급속하게 퍼지는 소용돌이를 보고 일단 명령을 내렸다.해수면이 올라오면서 작은 섬들을 완전히 삼키고, 멀지 않은 곳에서 소용돌이가 미친듯이 주변을 삼켜 버리기에 이러다 정말 전멸할 것 같았다.노신기가 베르에게 다가가 나지막하게 물었다.“염 선생님은 어떻게 되었습니까?”“하하하, 당연히 내가 죽였지!”베르는 바다에 쩌렁쩌렁 울리도록 웃으면서 빌어먹을 허영심 때문에 또 허풍을 떨었다.당시 현장은 난장판이라 제대로 본 사람은 얼마되지 않
밖에서 보면, 절벽이 곧 무너질 것처럼 거세게 흔들렸다.게다가 바닥에서 진흙과 모래가 일면서 시야까지 가려, 앞에 무엇이 있는지 어느 방향인지 알아보기조차 힘들었다.“하하하, 염구준이 동굴에 묻혔으면 틀림없이 죽었을 거야.”이미 추동 장치로 수십 미터 올라간 베르가 유난히 신나게 웃고 있었다.염구준이 이곳에서 뼈가 부서지고 연기처럼 사라지길 바랬다.촤아아!그런데 기뻐한 지 10초도 되지 않아, 한 그림자가 혼탁한 바닷물을 뚫고 나타난 것이었다.염구준이 아니면 누구일까?“흥, 추동 장치도 없는데 수천 미터나 되는 심해에서 어떻게 올라오나 보자.”베르는 화가 나서 씩씩거리더니 더는 염구준을 상관하지 않고 위로 올라갔다.동굴 밖으로 나온 염구준은 마치 지옥에 온 것 같았다.검붉은 암장이 소용돌이치고 모래벌레들이 꿈틀거리며 사방을 헤엄치고 대왕 오징어도 균열을 뚫고 심연으로 빠져나왔다.이곳의 기괴한 생물체들도 도망치느라 인간을 봐도 공격하지 않았다.염구준은 동굴 밖에 나와서도 바다의 화산이 폭발하는 위기에 처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지금 잠수 장비와 추동 장치는 없고 산소통만 남는데 몇 숨만 쉬면 바닥날 것 같았다.갑작스러운 변고로 아래로 흡수하는 암류가 사라져서 올라가기 쉬웠지만 그래도 시간이 한참이나 필요했다.어쩌면 해수면으로 올라가기 전에 암장에 삼키거나 익사해 죽을 것 같았다.‘방법이 있어.’문뜩 좋은 방법이 생각난 그는 빠른 속도로 심해 모래벌레의 둥지로 향했다.그곳에 죽은 무술인들의 잠수 장비를 찾아볼 생각이었다.슈우웅!얼마 가지 못하고 지면이 점점 격렬하게 움직이며 대량의 암장이 사방으로 흘러나왔다.바다의 화산이 제대로 폭발한 것이다.분화점에서 가장 가까운 모래벌레 둥지는 순식간에 암장이 덮쳐버렸다.“뭐야. 나랑 해보자는 거야?”왠지 모든 불리한 요소들이 전부 염구준을 향하는 것 같아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심해에서 알 수 없는 에너지에 의해 놀아나다가 죽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웠다.방금 전에 심해 눈물의 덕
신비한 생물체는 춤을 추듯 물속을 떠다니더니 공의 명령을 받았는지 우르르 몰려서 베르 일행을 공격했다.“공격을 멈추지 마세요!”두통이 밀려온 베르는 명령을 내리고 곧장 동굴로 도망쳤다.일부 무술인들도 그와 똑같은 생각을 하고 각자 도망치기에 바빴다.생물의 정체와 아직 얼마나 남았는지 알 수 없기에 일단 도망치는 것이었다.“살려줘요!”간신히 숨이 붙어 있는 세라는 베르가 도망치는 것을 보고 자신도 데려가길 바랐다.그런데 본인만 챙기느라 누구도 그녀를 쳐다보지 않았다.일단 한 걸음만 뒤처져도 바로 죽기 때문에 누구를 도울 여력이 없었다.“아악!”운이 나쁜 무술인들은 대량의 생물체에 공격당해 비명을 지르다 백골이 되어버렸다.그리고 몸에 한두 마리씩 들어간 무술인들은 경련을 일으키다 바로 기절했다.기괴한 생물체는 공격력은 약하지만 일단 몸에 닿으면 방어할 틈도 없이 살해했다.곧 도망친 사람들은 살아남고 늦게 움직이는 사람들은 전부 죽어버렸다.지금 심해에 염구준이 혼자 남았으니, 반투명한 생물체들이 모두 그에게 쏠렸다.“조금만 더!”염구준은 천천히 흐르는 심해의 눈물을 초조하게 바라보면서 여러 번이나 검기를 휘둘러 생물체를 제거했다.아무리 극한 반보천인이라고 해도 이름도 모르는 생물과 억지로 맞서고 싶지 않았다.그러다가 감당하지 못하면 백골이 되는 것은 한순간이니까.슈슈슝!신비한 생물체가 죽는 족족 살아 있는 생물체들이 계속 헤엄치며 다가왔다.염구준이 검을 휘둘러 죽일 때마다 더 많은 생물들이 나타나는 것 같았다.마치 그의 피와 살을 모조리 먹어 치울 기세였다.그래도 염구준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 검을 휘둘러 자신을 보호했다.그때 일부 생물체는 그가 방심한 틈을 타서 몸으로 스며들었다.“이것들이 정말 끈질기네.”염구준은 체내의 불 원소의 힘으로 몸 겉면에 황금색 화염을 형성했다.심해에서 불 원소의 힘은 압박을 받아 제대로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생물체를 제거하는 데는 효과가 있었다.치지직!그에게 접근한 생물체는 엄청
베르는 동시에 방어한다면 염구준의 공격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하나씩 파괴되는 것을 보고 괴성을 질렀다.“아아아악!”염구준의 검은 여전히 날카롭게 베르의 방어벽까지 쉽게 깨 부셨다.갑자기 대량의 에너지를 사용했더니 구자검이 전처럼 날카롭게 움직이지 않았다.“반격!”이때다 싶어 베르는 다섯 명과 함께 기운을 끌어올려 반격에 나섰다.쿵!맹렬한 공격으로 쌍방은 각자 뒤로 물러서고 그 충격으로 수중에 회오리바람을 만들어 동굴이 심하게 흔들렸다.근처에 있던 사람들은 미처 방어벽으로 막지 못해 회오리바람에 휘말려 잠수 장비가 깨지고 심해의 수압에 경련을 일으키다 익사했다.그 장면을 본 일부 무술인들은 괜히 끼어들다 죽을까 봐 한참 뒤로 물러섰다.돌기둥에 돌아온 염구준은 아직도 심해의 눈물이 흐르는 것을 발견했다.이렇게 귀한 물건을 낭비할 수 없어, 다른 사람의 산소통을 빼앗아 검으로 자르고는 거기에 담기 시작했다.심해의 눈물이 워낙 밀도가 강해서 산소통의 물이 알아서 흘러나왔다.그때 전체 동굴이 심하게 흔들리더니 곳곳에서 비명소리가 들렸다.“아아악!”또 갑작스럽게 닥친 변고에 다들 주변을 경계했다.베르의 표정은 가관이었다.눈앞의 강적도 죽이지 못했는데 또 알 수 없는 위험이 닥쳐서 미치고 팔짝 뛸 것만 같았다.“불꽃으로 비춰!”그의 명령이 떨어지자 몇몇 불꽃이 위를 비추었다.대부분 부하들은 가방에 보물을 하나라도 더 쑤셔 넣으려고 전등이나 불꽃을 만드는 장비를 전부 던졌다.불꽃이 이동할 때마다 주변을 비추었는데 위험한 생물체는 보이지 않았다.대신 아무런 상처도 없는 죽은 시체가 모두를 공포에 떨게 만들었다.그것을 본 순간 불길한 느낌이 몸을 감싸는 것 같았다.적의 정체를 모르니 아무리 힘이 있어도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응?”염구준도 수상한 기운을 느끼다 갑자기 누군가 숨통이 끊어지는 것을 감지했다.죽은 모습은 전에 보물을 찾으러 왔던 무술인들의 시체와 증상이 똑같았다.‘엄청난 생명이 움직
운이 좋게 기회를 잡은 염구준은 옥패에 적힌 무학을 펼쳐 체내의 기운을 최대로 끌어올려 이 에너지를 흡수했다.그러자 예전에 다쳤던 상처들이 급속도로 회복하는 것이었다.“염구준, 목숨을 내놔라!”세라는 꼼짝하지 않는 염구준을 노려보며 비수를 앞으로 찔렀다.그동안 참았던 원한을 모두 이 비수에 담았다.아들과 손자를 폐인으로 만든 복수, 그날 중상을 입고 도망쳤던 수치스러움을 오늘 전부 갚을 작정이었다.슈웅!비수가 염구준의 심장을 찌를 무렵, 그가 눈을 번쩍 뜨고 한 주먹으로 세라의 가슴을 쳤다.“칠상권종극오의, 칠권합일!”갑자기 주먹을 휘두르는 바람에 세라는 미처 방어하지 못했다.몸을 뚫어버린 것 같은 공격에 그녀는 피를 토하며 뒤로 수십 미터나 떨어지고 말았다.그 충격에 잠수 장비가 폭발하여 세라는 심해의 압박을 견디지 못해 곧 죽을 위기에 처했다.나이를 먹어서 염구준보다 육신이 강하지 못했다.이어서 염구준이 구자검을 들고 체내의 에너지를 감지하며 천천히 일어섰다.지금까지 이토록 강력한 힘을 느껴 보기는 처음이었다.‘극한 육신에 도달했어.’오랫동안 육신을 단련하고 여러 번이나 시도한 끝에 드디어 극한 육신을 만들어내다.이것은 모두 세상에 존재하는 기괴한 물건이 도와준 덕분이었다.심지어 외부 상처와 내상마저 전부 치료되어서 다시 예전의 전투력을 회복했다.그가 발산하는 기운은 주변 사람들로 하여금 다시 간담이 서늘하게 만들었다.“이… 이럴 수가!”베르는 보고도 믿을 수가 없었다.방금 여섯 명의 공격을 받고 곧 죽을 것 같던 적이 갑자기 멀쩡하게 살아나서 정말 미쳐버릴 지경이었다.심지어 그의 기운은 전보다 더 강해진 것 같았다.스스슥!염구준은 잠수 장비가 없어 말은 하지 못하지만 검을 들고 다섯 명의 반보천인에게 빛의 속도로 달려갔다.육신이 극한 반보천인 경지에 도달하여 이제는 심해의 압력을 받아도 미세한 영향만 미쳤다.한 순간에 육신을 탈변하고 승화시켜 한 단계 높은 경지로 도달한 것이다.“다 같이 공격해요! 혼자서
대어당의 당주는 아직도 염구준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않아 정면으로 충돌하는 걸 원하지 않았다.게다가 1대1 싸움에서 평범한 반보천인들이 먼저 죽을 가능성이 높았다.…염구준은 통신기에서 포효하는 소리가 들리자 단호하게 꺼버리고 조용히 돌기둥의 에너지를 감지했다.지금 그들은 진짜 옥패가 염구준이 갖고 있다고 단정했다.“내가 꼭 네놈의 숨통을 끊어버릴 거야!”베르는 다시 결심하며 반보천인 세 명을 이끌고 돌진했다.고대 옥패가 나타난 이상 더는 참을 이유가 없었다.“내가 돕겠습니다. 일단 염구준을 죽이고 나중에 얘기하죠.”메노스도 반보천인 부하 한 명을 이끌고 가담했다.염구준의 실력이 워낙 강해서 이런 위험한 인물은 일찌감치 제거해야 안심할 수 있었다.동시에 반보천인 여섯 명이 의기투합하여 공격했다.‘살기야.’뒤에서 서늘한 살기를 느낀 염구준은 돌기둥에서 물러나 검을 들고 그들과 맞섰다.쿵!하지만 여섯 명의 공격을 동시에 막아내더니 바로 뒷걸음을 치며 물러섰다.본래 전투력이 80%밖에 회복되지 않았는데 또 6대1의 상황에 직면하게 되니 승산이 거의 없었다.“하하하, 다들 봤죠? 염구준이 막지 못했어요. 그쪽 세 명 함께 싸우지 않을래요?”일격에 자신감을 찾은 메노스는 대어당 일행을 유인했다.상황이 급변하자 대어당 당주는 앞뒤 상황을 계산하면서 생각에 잠겼다.그 사이에 염구준은 잠수 장비가 어떻게 되든 상관하지 않고 계속 기운을 끌어올렸다.적들을 물리치려면 목숨을 걸고 싸워야 했다.“미쳤어? 잠수 장비가 없으면 육신으로 수압을 견뎌야 해!”베르는 염구준이 자살하려는 줄 알고 경악했다.아무리 반보천인 무술인이라도 육신이 극한에 도달하지 않으면 바다의 수압을 감당하기 힘들었다.“뭐 하는 겁니까? 이때 죽여야죠!”메노스는 엄숙한 표정으로 수중에서 빠르게 전진했다.어쩐지 알 수 없는 위기감이 그를 감싸는 것 같았다.촤아악!한 사람이 공격해 오자 염구준은 날카로운 검을 휘둘러 상대방을 물리쳤다.지금 염구준이 부상을 입어 절
염구준은 미련 없는 듯 베르에게 가짜 옥패를 던져버렸다.그로 인해 자신을 향한 적의를 상대방에게 전가했다. “뭐야?”갑작스럽게 옥패를 받은 베르는 어리둥절했다.염구준이 이렇게 쉽게 옥패를 내놓을 줄은 생각도 못한 것이다.“베르, 옥패를 내놓으세요!”이에 불만을 품은 메노스가 손을 뻗어 빼앗으려 했다.그도 이번에 옥패를 찾으라는 임무를 맡았기 때문에 절대 베르가 독차지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스스슥!대어당 일행은 염구준이 옥패를 넘겨주는 것을 보고도 끼어들지 않고 이내 메노스 편에 서서 베르와 대치했다.이제 쌍방의 실력은 거의 비슷한 수준에 도달했다.한편, 염구준은 돌기둥을 계속 쳐다보았다.방금 접촉할 때 안에서 에너지가 움직이는 것을 느꼈는데, 정체를 알 수 없어 함부로 건드리지 못했다.아직 시체가 상처 없이 죽은 수수께끼를 풀지 못했다.“염 선생님, 보물을 충분히 챙겼어요. 이제 어떻게 하죠?”그때 노신기가 일을 마쳤는지 부하들을 정렬하게 두 줄로 세우고는 물었다.두 사람은 염구준의 말을 여러 번이나 되새겨 본 후에 그의 지시에 따르기로 결정했다.어떤 물건들은 실력이 없으면 욕심을 내지 않는 것이 상책이었다.“먼저 절벽을 따라 올라가서 선박에서 기다려요.”염구준이 단호하게 지시했다.아직 알 수 없는 위험이 언제 나타날지 모르니 미리 대피시킨 것이다.“알겠습니다.”노신기와 그레이는 더는 묻지 않고 방금 들어왔던 동굴로 되돌아갔다.염구준을 따르면 고생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 이득을 볼 수 있기에 그냥 지시에 따르면 된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여러 차례 큰 사건을 겪으면서 지켜본 결과, 염구준의 결정은 틀린 적이 없었다.천기문 일행이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염구준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이제 좀 눈치를 챙겼네.’만약 그들이 탐욕에 지배되어 끝까지 고집을 피운다면 그냥 죽게 내버려뒀을 것이다.이어서 염구준은 돌기둥 옆에 서서 한참을 관찰하다가 두 손바닥을 붙이고 에너지가 흐르는 것을 감지했다.하지만 잠수 장비로
염구준은 여광으로 모두의 움직임을 살피고는 갑자기 몸을 비틀어 일련의 검기를 발사했다.적들이 부상을 입은 상처에서 피가 흘러나와 사방을 벌겋게 물들였다.반보천인 무술인들이 나서서 도와주지 않으니 실력이 약한 부하들은 배추처럼 잘려 나갔다.그때 메노스가 다시 결단을 내렸다,“염 선생, 우리랑 함께 스텔라성을 물리치고 나중에 보물을 평등하게 나눠 가져요!”이것은 염구준을 옆에 유인하여 부하들이 옥패를 빼앗게 하려는 수작이었다.“관심 없어.”하지만 염구준이 싸늘하게 거절하고 더 무정하게 살해했다.어떤 세력이든 상관없이 그를 공격하는 사람들은 전부 적이라 생각했다.공포스러운 그의 전투력 앞에서 다들 맥없이 쓰러지고, 이러다 고대 옥패가 그의 손에 들어갈 것 같았다.격전을 벌이던 베르는 부적절한 점을 발견하고 바로 제안했다.“그만 싸우고 우리 함께 염구준을 공격합시다. 저놈을 죽이고 다시 상의해요!”“찬성합니다.”메노스가 멀리서 힐끗 보더니 흔쾌히 동의했다.솔직히 모두가 염구준을 먼저 처리하고 싶었다.쿵!격전을 벌이던 각 세력들은 에너지 충격력으로 각자 뒤로 물리었다.그렇게 고대 옥패를 위해 잠시 휴전하기로 협상했다.스스슥!이제 상황은 변하여 일부 반보천인들이 뭉쳐서 염구준을 공격했다.세라 일행은 실력이 따라갔다면 진작에 그와 싸웠을 것이다.그 외에 대어당을 포함한 세 가문은 원래 자리에 서서 구경했다.전에 깨끗하게 패배한 후, 그들은 다시 염구준과 싸우지 않겠다고 맹세했었다.세 가문의 힘을 잃은 메노스가 눈을 부릅뜨고 재촉했다.“당신들 뭐해요? 전에 우리랑 했던 약속을 잊었어요?”세 가주의 실력은 강하지 않지만 그래도 명백한 반보천인이라 강력한 조력자가 될 수 있었다.그런데 그들은 옥패 쟁탈권을 포기하고 말았다.“우린 저 싸움에 끼어들지 않고 보물들을 챙기자.” “염 선생, 우린 당신과 적이 되고 싶지 않아. 그러니까 나중에 여기서 나가도 우리한테 복수하지 마.”세 사람은 이득을 위해 스텔라성과 적이 될 수는 있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