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86화

Author: 송언희
비록 배준우 앞에라서 참고 있지만 그녀도 많이 화가 난 상태였다.

그녀는 긴 숨을 내쉬며 물었다.

“그럼 제가 어떻게 하면 만족하시겠어요?”

‘어떻게 하면 만족하냐고? 지금 폭탄을 나한테 넘긴 거야? 내가 억지 부리는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고은영은 팔짱을 끼고 말했다.

“이미월씨, 그렇게 말씀하면 안 되죠. 진승연 씨한테 사과받겠다는 데 억지인가요?”

‘지금 날 나쁜 사람으로 만드는 거야, 뭐야? 대표님은 어쩜 안목이 저렇게 없으셨대? 세상에 여자가 얼마나 많은데 하필 이런 여자를. 분명 자기들이 잘못해 놓고 내가 억지 부리는 것처럼 구네?’

아쉽게도 고은영은 이런 누명을 쓰고도 가만히 있는 성격이 아니다.

이미월은 전에 병원에서 고은영의 매운맛을 한 번 본 적 있다. 하지만 그녀는 고은영이 배준우 앞에서도 똑같이 행동할 줄 상상도 못했다.

이미월은 열불이 터질 것 같았다. 하지만 이 상황에......

하는 수 없이 그녀는 화를 꾹 참고 고개를 끄덕였다.

“고은영 씨 말이 맞아요. 승연이가 직접 사과하는 게 좋겠어요.”

“됐거든요? 필요 없어요. 저 아주 잡아먹을 기세던데요?”

고은영이 핀잔을 주었다.

고은영은 이미월의 가식적인 얼굴에 구역질이 나서 몸을 돌려 방으로 들어갔다.

더는 이미월을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

이미월의 눈에 비친 고은영은 오만하고 거만했다.

당장 머리끄덩이라도 잡고 싶었지만 그럴 수도 없는 상황이다.

아무리 화가 나도 참아야 했다.

고은영이 방에 들어가자 이미월은 배준우 맞은편에 앉았다.

“준우야!”

“나 실장이 문 열어줬어?”

배준우는 손님을 쫓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우리 얘기 좀 하자, 응?”

“이미월, 나 너랑 할 말 없어.”

‘이미월’이라는 호칭은 두 사람 사이를 완전히 갈라놓았다.

배준우는 차갑고 낯선 말투로 말했다.

그 말투에 이미월의 얼굴도 함께 굳어졌다.

이 순간, 방에 들어간 고은영은 여전히 화가 내려가지 않았다.

‘너무하네, 진짜! 어떻게 캐리어를 버릴 수 있지?’

그녀는 갈아입을 옷도 없었다. 그러니 나가서 잠옷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87화

    고은영이 거절하자 배준우의 안색이 어두워졌다.“춥긴 왜 추워. 씻고 바로 침대로 올라가!”‘아무튼 이 여자. 절대 혼자 내보내면 안돼!’고은영은 서러운 표정으로 그를 쳐다봤다. 그녀는 정말 면으로 된 잠옷을 입고 편하게 자고 싶었다.하지만 배준우는 전혀 그녀를 내보낼 생각이 없어 보인다.고은영은 배준우를 억울하게 쳐다보았다.이미월은 무슨 말을 하려 했지만 이 상황에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배준우는 손목시계를 힐끔 보더니 짜증 섞인 얼굴로 소파에서 일어서며 말했다.“가자!”고은영은 어리둥절했다.“네?”“잠옷 사겠다며? 더 늦으면 백화점 문 닫아.”“가.. 같이 가시게요?”고은영은 무의식적으로 이미월을 힐끔 쳐다봤다.배준우는 그녀를 죽일 듯이 노려봤다.고은영은 다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 그럼 지금 가요..”옷을 사도 된다는 배준우의 말에 고은영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그녀는 배준우와의 이 그림이 이미월에게 얼마나 큰 상처가 될지 전혀 깨닫지 못했다.두 사람이 밖으로 나가려고 하자 이미월은 급히 몸을 일으켜 배준우를 불러 세우려고 했다.하지만 배준우가 먼저 고개를 돌려 차갑게 말했다.“다시 돌아왔을 땐 널 안 봤으면 좋겠다.”이미월은 그만 할 말을 잃었다.그녀는 자기의 안색을 볼 수 없다. 볼 수만 있다면 자기의 안색이 얼마나 어두운지 알 수 있었을 것이다.그녀의 눈가에는 온통 슬픔으로 가득 찼다.배준우는 그 한마디만 내뱉고 이내 시선을 거두더니 고은영의 손목을 잡고 스위트룸을 떠났다.이미월은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녀는 도무지 이 상황이 믿어지지 않았다.결국 그녀는 자기가 어떻게 스위트룸에서 나왔는지도 알 수 없었다.반나절이나 배준우를 기다렸건만, 결국 이런 결말이라니?어떻게 이럴 수가?3년 전 두 사람은 그렇게 좋았었는데, 배준우가 어떻게......머릿속에는 배준우가 고은영에 대한 다정함이 떠올라 열불이 터질 지경이었다.결국 그녀는 진승연에게 전화를 걸었고 진승연은 나태웅이 잡아 준 방에 있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88화

    “뭐라고? 준우 오빠가 그년을 데리고 백화점에 갔다고?”순간 진승연은 머리 뚜껑이 열릴 뻔했다.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가 있지!‘고은영 대체 정체가 뭐야? 종래로 백화점에 안 가는 준우 오빠가 고은영을 데리고 백화점으로 갔다고?’진승연은 화가 났지만, 또 믿을 수 없는 이 광경에 충격 받았다.이미월은 슬픔에 젖어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진승연은 안타까운 눈빛으로 이미월을 바라보며 말했다.“준우 오빠 일부러 언니 화나게 하려고 그러는 게 틀림없어. 신경 쓰지 마.”진승연은 이미월을 위로할 마땅한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이 말은 진승연이 이미월을 위로하는 말인지, 아니면 자기를 위로하는 말인지 알 수 없었다.진승연은 배준우가 만약 이미월을 화나게 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정말 고은영을 위해 번했다면 너무 황당하기 짝이 없다고 생각했다.이미월이 말했다.“정말 날 화나게 하려는 거라면, 성공했네.”만약 배준우가 정말 그녀를 화나게 하려는 게 목적이라면, 배준우의 마음속에 아직도 그녀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하지만 그녀는 두려웠다. 배준우가 진지할까 봐.그녀는 분명 배준우가 고은영에게 인내심은 없지만 결국 그녀를 데리고 옷을 사러 가는 모습을 보았다.아무리 생각해도 그녀를 화나게 할 목적은 아닌 것 같았다.오히려 고은영의 멋대로인 성격에 두 손 두 발을 들고 타협한 것으로 보였다.진승연이 말했다.“그렇지 않으면 준우 오빠가 왜 그런 곳에 가겠냐고, 아니야?언니 절대 포기하지 마. 준우 오빠도 화나서 그러는 거야!”“화난 거 맞아?”이미월은 불확실한 표정으로 진승연에게 물었다.진승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확실해!”‘그게 아니라면 준우 오빠가 설마 정말 그 촌년 때문에 변했겠어? 언니한테 화나서 일부러 그러는 게 분명해.’같은 시각, 배준우는 백화점 지하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배준우가 차에서 내렸지만 고은영은 아직도 멍해 있었다.배준우가 뒤돌아보았다.“안 내려?”“대표님도 같이 가시게요?”고은영은 그저 배준우가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89화

    백화점에서 다시 호텔로 돌아오니 진승연과 이미월은 보이지 않았다.아마 아까 이미월 앞에서 진영그룹에 손을 쓴 일은 그녀에게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똑똑히 깨닫게 했을 것이다.고은영은 조용한 방을 둘러보더니 배준우의 눈치를 살폈다.배준우가 말했다.“뭘 봐? 옷도 샀는데 안 씻을 거야?”배준우는 고은영의 이 문제에 정말 할 말을 잃었다.‘시골에서 온 여자가 뭐 이렇게 까다로운지.’그녀는 잠잘 때도 반드시 순면 재질의 잠옷을 입고 자야 한다.고은영은 백화점에서 이미 쾌속 드라이클리닝 한 잠옷을 집어 들고 욕실로 들어갔다.다 씻고 나왔을 때, 배준우는 이미 다른 욕실에서 씻고 나왔다.고은영은 오후에 자기가 잠을 잤던 방으로 향했다.이때 등 뒤에서 배준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거긴 왜 들어가?”고은영이 말했다.“자려고요!”하루 종일 피곤한 일만 겪었더니 그녀는 당장이라도 이불에 들어가고 싶었다.배준우가 말했다.“안방으로 가.”엥?설마.두 사람이 또 한방에서 잔다는 말인가?하지만 그녀는 자기의 고약한 잠버릇에 난처한 표정으로 배준우를 바라보며 말했다.“아니에요!”그녀는 자기에게 심각한 몽유병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배준우는 어쨌든 혈기 왕성한 남자인데 하루를 참고 이틀을 참는다 해도 조만간 사고를 칠 것이다.그리고 그녀는 현재 임신 중이다. 고은영은 아직도 아이를 어떻게 해야 할지 결정하지 못했다.만약 이때 일이라도 생기면 그녀는 끝장이다.배준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왜?”“그게, 저 잠버릇이 심해서 대표님이 불편하실 거에요.”배준우는 할 말을 잃었다.고은영의 잠버릇?그녀의 잠버릇은 마치 그녀의 요리 솜씨처럼 형편없었다. 이를 갈고 침을 흘리고 주변에 있는 모든 것을 품에 껴안는다.하지만 그 중 어떤 요소도 배준우의 골치를 아프게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배준우는 그런척을 했다. “잘 아네?”고은영은 고개를 끄덕였다.“할 일도 많으실텐데 저 때문에 피곤해지면 어떡해요.”“네가 아픈데 내가 편히 잘 수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90화

    배준우는 몇 통의 전화를 받았는데, 그가 전화를 다 끊고 나왔을 때는 이미 룸서비스가 도착한 뒤였다.그리고 고은영이 다시 자기 방으로 들어갔는데, 배준우는 굳이 말리지 않았다.하지만 고은영은 자신의 몽유병을 너무 과소평가한 것 같았다.분명 배준우와 방을 따로 쓰고 잤는데,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났을 때는 달랐다. 정말 큰일이 일어났다! 그녀는 또...... 배준우의 침대로 올라간 것이다. 그녀는 불안감에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고은영의 시선이 무겁고 예리한 배준우의 눈빛과 마주치는 순간, 그녀는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것 같았다.그녀는 깊은 심호흡을 하고 말했다.“대표님, 이거 오해라면 믿으시겠어요?”“네 생각엔?”배준우는 콧방귀를 뀌었다.고은영은 할 말이 없었다.‘내가 여길 어떻게 들어왔지?’하원 별장에서는 그럴 수도 있다. 그녀는 집안 곳곳의 배치에 익숙했고 게다가 배준우와 한방을 썼으니 말이다.하지만 여기에서 어떻게......그녀는 어젯밤에 잠이 든 후에 도대체 어떤 일이 일었는지 도무지 기억나지 않았다.배준우의 차가운 목소리에 그녀는 마른침을 삼키며 또 말했다.“진짜 오해에요!”그녀는 혹시라도 배준우가 그녀를 믿지 않을까 봐 진지하게 말했다.“그렇게 생각해.”그 말은 좀 의미심장하게 들려왔고, 고은영은 그 말뜻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아무튼 배준우가 그렇게 생각하라고 한 것만으로도 크나큰 은혜이다.이날 밤, 누군가는 편안한 잠을 잤고, 누군가는 괴로운 밤을 지냈다.다음날 육명호는 배준우가 장서경과 협력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그리고 진영 그룹에서도 계약 해지 통보까지 받았다.육명호는 아침부터 다급하게 그레이스호텔로 왔고 진영 그룹의 회장은 동영 그룹의 계약 해지 통보에 잠시 어리둥절했다.진 회장은 나태웅에게 상황을 물었고 그제야 이 모든 게 진승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진승연은 이미월과 함께 북성으로 왔고 배준우를 화나게 했다.그리고 배준우의 화는 두 기업의 협력에 영향을 주었다.분석을 마친 진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91화

    배준우는 도리를 따지지 않는 사람은 아니었다.하지만 상대방이 그를 화나게 했을 때, 상대방에게 그를 화나게 만든 후과가 무엇인지는 제대로 알려주는 사람이다. "그건 다른 사람이잖아!"진승연이 놀라 말했다."네 말은 네가 다른 사람이랑 다르다는 거야? 자신을 그렇게 과대평가하지 마."배준우를 오랫동안 봐왔지만 진 회장도 그가 누군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걸 보지 못했다.배준우는 자신의 아버지인 배항준에게도 차가웠다.그런데 진승연은 자신이 배준우에게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자신이 배준우의 친구라서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하지만 그건 배준우가 그녀를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에만 가능한 일이었다.진승연은 화가 난 얼굴로 말하는 자신의 아버지를 보며 자신이 저지른 멍청한 짓 때문에 회사에 큰일이 났다는 것을 뒤늦게 알아차렸다."네 사촌 언니도 간거야?"진승연이 뭐라고 대답하기도 전, 진 회장이 다시 물었다.긍정적인 대답을 내놓는 진승연을 보며 진 회장은 자신의 딸이 어떻게 배준우를 화나게 한 건지 대충 알 수 있게 되었다.그녀는 다른 이를 대신해 억울함을 떠안게 되었던 것이었다.배준우와 고은영이 결혼한 사실은 강성 전체를 떠들썩하게 했기에 그는 모를 리 없었다.이미월이 배준우를 떠날 때, 그는 그녀에게 이번에 떠나면 다시 돌아올 수 없을 것이라고 했었다.그런데 배준우가 결혼까지 한 마당에 다시 돌아와 이런 짓을 하다니.진 회장이 다시 화가 난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원하든 말든 지금 당장 배 대표 찾아가서 똑바로 말해. 사과할 거 사과하고!""아빠!""너 어제 배 대표 와이프한테 버릇없게 굴었지?"진 회장이 싸늘한 목소리로 물었다.배준우처럼 아량 넓고 드러내기 싫어하는 사람이 어제 그렇게 화를 낸 걸 보면 아마 문제가 그의 아내에게 있을 것이라고 진 회장은 생각했다.아무 대답도 하지 못하는 진승연을 보며 진 회장은 더욱 확신했다."얼른 사모님 찾아가서 사과드리고 용서를 빌어.""싫어!"하지만 진승연은 고민도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92화

    지금, 진승연은 고은영을 죽여 그 유골을 강에 던지고 싶을 정도로 화가 나 있었다. 이미월은 진승연의 목소리를 듣고 얼른 그녀의 방으로 달려왔고 잔뜩 화가 난 진승연을 마주하게 되었다."승연아, 왜 그래?""언니, 나 절대 고은영 가만두지 않을 거야, 두고 봐!"진승연이 악을 쓰며 말했다.자신의 카드가 전부 정지된 것을 본 진승연은 당장이라고 고은영을 찾아가 따지고 싶었다.영문을 몰랐던 이미월은 진승연의 침대로 가 앉았다."도대체 무슨 일인데 그래?"이미월이 진승연의 손을 잡고 걱정된다는 듯 물었다.진승연은 그제야 자신의 아버지와 통화한 내용을 이미월에게 전부 얘기해줬다.그녀는 말을 하면서도 화가 나 견딜 수 없었다."우리 아빠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내가 친딸이잖아!"이미월도 진 회장이 자신이 아끼는 딸에게 이렇게 대할 줄 몰랐다."이게 다 고은영 때문이야."이미월이 한숨을 쉬더니 말했다.그 말을 들은 진승연은 모든 화살을 고은영에게 돌렸다.원래 화가 나 있었는데 이미월의 말을 들으니 고은영이 더욱 증오스러웠다."맞아, 다 그년 때문이야!"고은영이 나타난 뒤로 배준우가 변했고 그녀의 아버지까지도 변했다.이미월은 화가 나 씩씩거리는 진승연을 보더니 다시 한숨을 쉬었다."그래도 찾아가서 사과하는 게 낫지 않겠어? 고은영이 받아줄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준우가 진영그룹은 놓아줄지도 모르잖아."그런 말을 하지 않았으면 몰라 이미월이 그런 말을 하니 진승연은 더욱 짜증이 났다."싫어, 절대 안 가!"모두 고은영에게 사과하라고 하는 것이 진승연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고은영이 누구길래 이렇게 다들 그녀를 감싸고 있는 건지.진승연이 조금 화가 난 얼굴로 이미월을 바라봤다."언니가 준우 오빠한테 말 좀 해주면 안돼?"진승연의 아버지가 화가 난 것에 대해 그녀는 이해할 수 있었다.모든 것은 배준우가 고은영 때문에 한 것이었기 때문이다.그랬기에 배준우가 진영그룹을 놓아주기만 하면 그녀의 아버지는 진승연의 카드 정지를 풀어줄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93화

    별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알아차린 진승연도 결국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이미월은 그 모습을 보며 한시름 놓았다.그녀는 진 회장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었기에 그가 어젯밤 일에 대해서도 조사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 전에 이미월이 진승연을 달래 일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이미월의 어머니는 앞으로 친정에 들르기 껄끄러워질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지금 그들은 진 회장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고 있었다.두 사람은 준비를 한 뒤, 배준우와 고은영이 있는 스위트 룸으로 향했다.문이 열렸을 때, 두 사람은 아침을 먹고 있었다.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아침을 먹는 두 사람은 사이가 무척 좋아 보였다.고은영은 진승연과 이미월을 보자마자 본능적으로 미간을 찌푸렸다. 어젯밤의 기분 나쁜 일이 기억난 것이 분명했다,이미월은 뭉그적거리는 진승연을 데리고 들어오며 배준우를 불렀다."준우야."배준우는 두 사람을 보더니 언짢은 기색을 드러냈다.이미월의 부름에 간단하게 답한 그가 커피를 들이켰다.이미월은 싸늘한 배운주의 태도에 조금 어색해졌다.하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무슨 일이야?"배준우가 커피잔을 내려놓고 물었다."승연이가 고은영 씨한테 사과하고 싶다고 해서 데리고 왔어."하지만 이미월의 말을 듣고도 진승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어제 일 때문에 너무 힘들어 하지마, 응?"그러자 이미월이 배준우를 보며 말했다. 분명 고은영에게 사과를 하겠다고 해놓고 배준우에게 화를 내지 말라고 하는 꼴이라니. 그 말을 들은 배준우는 두 사람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고은영에게 음식을 집어줬다.이미월은 배준우가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오히려 고은영을 챙기는 모습을 보곤 진승연의 손을 꽉 잡았다.진승연은 고은영을 보니 더욱 화가 났지만, 그녀에게 차마 화를 내지는 못했다."준우 오빠, 제가 어젯밤 그러지 말았어야 했어요. 그러니까 화 그만 내요, 네?"그 말을 들은 고은영이 이미월과 진승연을 바라봤다.사과를 하겠다고 찾아온 두 사람은 배준우에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94화

    배준우는 대충 넘어갈 생각이 없는 듯했다."근데 왜 사과 안 해?""오빠…~!진승연이 애교를 부리며 배준우를 불렀다. 그녀는 방금 전, 자신이 이미 사과를 했다고 생각했기에 억울한 눈빛으로 배준우를 바라봤다. 배준우가 그녀를 봐서 그냥 넘어가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는 듯했다."사과 제대로 할 준비 못 했으면 나가."하지만 배준우가 다시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이미월과 진승연은 그 말을 듣곤 놀랐다, 그가 고은영 때문에 이렇게 화를 낼 줄 몰랐기 때문이었다."고은영 씨, 죄송합니다."결국 진승연이 이를 꽉 물더니 심호흡을 하곤 고은영에게 사과했다.분명 사과를 하고 있었지만 이를 악물고 있는 것이 원수를 마주하고 있는 것 같았다.고은영은 진승연의 사과를 들으며 배준우가 집어준 음식을 먹었다."지금 사과하고 있는 거 맞아요? 말투만 들으면 저를 잡아먹을 것 같은데."고은영도 그냥 넘어갈 생각이 없었다, 그리고 그녀는 마음이 넒은 사람도 아니었다.어젯밤 진승연이 자신의 캐리어를 전부 버리는 일을 했으니 그녀는 이를 참아줄 생각이 없었다."그럼 도대체 어떻게 하겠다는 거에요?"진승연이 화를 참으며 고은영을 바라봤다.고은영도 이렇게 물고 늘어질 줄 몰랐던 것 같았다.진승연은 고은영에게 그럴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배준우만 없었다면 고은영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제 짐을 버려놓고도 지금 그딴걸 묻는다고요? 마치 제가 일부러 진승연 씨를 난감하게 하고 있는 것처럼 들리네요."고은영도 말투도 차가워졌다.이미월과 진승연은 그런 고은영을 놀란 얼굴로 바라봤다.배준우도 고은영에게 눈길을 돌렸다."진승연씨가 일부러 제 짐을 버렸는데, 성의라곤 찾아볼 수도 없는 얼굴로 사과했잖아요. 그리고 제가 도대체 뭘 바라는지 물었고. 도대체 생각이 있는 겁니까 없는 겁니까?"이어지는 고은영의 말을 들은 이미월과 진승연은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두 사람의 안색은 붉으락푸르락해졌다.진승연은 화가 나 씩씩거리기 시작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

Latest chapter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457화

    “나태웅이 두려워하는 게 뭐 있어요!”안지영이 화를 내면서 얘기했다.나태웅은 장선명이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안지영에게 있어서 나태웅도 좋은 사람은 아니었다.게다가 나태웅이 좋아하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이게 사람 맞나 싶을 정도였다.“나태웅은 극단적인 거지 멍청한 건 아니야.”나태웅은 본인에게 유리하고 불리한 것을 잘 아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오늘 안지영 앞에 나타난 걸 떠올리면... 장선명은 그런 나태웅을 가만히 둘 수 없었다.“그래도 이 사진들은 다 사실이죠.”“네가 이 사진 때문에 화를 내는 건 기쁜 일이지만 너한테 제대로 얘기해야 할 게 있어.”거기까지 얘기한 장선명이 말을 끊었다.안지영이 고개를 들고 물었다.“뭐요?”장선명과 결혼 준비를 하면서 안지영은 이 모든 것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소문 속의 장선명은 냉철하고 칼같은 사람이라고 했지만 안지영 앞의 장선명은 항상 웃는 얼굴로 자상하게 안지영을 대해주었다.그래서 안지영은 장선명이 도대체 왜 본인과 결혼한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분명 비즈니스 때문에 시작한 부부 연기인데 말이다!사실 처음부터 안지영은 장선명이 왜 본인을 도와주는 건지 알 수 없었다.나태웅이 가져온 사진을 보기 전까지는 말이다.장선명은 안지영의 목을 부드럽게 감싸고 코끝으로 안지영의 코끝을 가볍게 눌렀다.“그 사람이 살아있다고 해도 내가 사랑하는 건 너야.”“...”그 말을 들은 안지영은 심장이 순간 멎는 것 같았다.“정, 정말이에요?”‘잘못 들은 건가? 그 사람이 선명 씨한테 엄청 중요한 사람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과거는 과거일 뿐이야. 현재의 나는 네가 없으면 안 돼. 그 사람을 이미 다 잊었으니까 너랑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거야.”장선명은 진지한 말투로 얘기했다. 안지영은 믿지 못하겠다는 눈으로 장선명을 쳐다보더니 심호흡을 한 후 얘기했다.“그렇게 많은 여자들이랑...”“나랑 그 사람들은 아무 사이도 아니야. 안열이 전에 얘기해줬을 텐데.”“그래도 남자들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456화

    “얘기해 봐. 어떻게 해야 화를 풀 거야.”“하, 다른 사람을 위해서 목숨을 걸 정도였다면서요! 내가 화를 안 내고 배겨요?”안지영이 차갑게 얘기했다.“...”장선명은 약간 어리둥절해하면서 물었다.“내가 누구를 위해서 목숨을 걸었다는 거야? 나는 왜 모르겠지.”“이...”안지영은 인정하지 않는 장선명의 모습을 보면서 더욱 화가 났다.“정말 화가 난 거야?”“당연하죠. 난 대용품이 되고 싶지 않다고요!”장선명은 화가 난 안지영을 보면서 본인이 왜 안지영에게 빠진 것인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안지영은 느낀 것을 그대로 얘기하는 솔직한 사람이었다. 가식적으로 돌려 말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그래서 장선명은 그런 안지영이 좋았다.“누가 그래, 네가 대용품이라고. 나태웅이 그래?”장선명이 안지영의 두 볼을 가볍게 꼬집으면서 얘기했다.그 말투는 마치 딸을 대하는 아버지처럼 부드러웠다.안지영은 장선명을 힐긋 보더니 얘기했다.“수많은 사진이 증명하고 있잖아요.”그 사진만으로도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었다.“그 사진들은 아무것도 아니야. 절대 나태웅을 믿지 마. 응?”“흥.”“아직도 화가 난 거야? 제발 내 말 좀 들어줘.”“안 들을래요!”안지영은 아예 고개를 홱 돌렸다.안지영은 너무나도 솔직하고 가감 없는, 상대방에게 본인이 왜 화가 났는지 잘 알려주는 사람이었다.장선명은 화가 나 등을 돌린 안지영을 보면서 작게 한숨을 쉬었다.원래는 좀 더 놀려주고 싶었지만 반응을 보니 그만해야 할 것 같았다.“알았어. 설명할게.”한숨 자고 일어났지만 여전히 이 일로 화를 내는 걸 보면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일이 아닌 것 같았다.안지영은 장선명의 말을 듣고 그대로 굳어버렸다. “아니요. 됐어요. 설명하지 마요. 듣고 싶지 않으니까요.”진실이 두려워서 듣고 싶지 않을 정도였다.장선명은 웃으면서 얘기했다.“왜? 내가 널 잡아먹을까 봐 무서워?”그 말에 안지영은 또 참지 못하고 장선명을 가볍게 때렸다.오전에 있었던 일을 생각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455화

    안지영은 오후 두 시에 중요한 회의가 있었다. 하지만 안열은 사무실에서 안지영을 발견하지 못했다.‘설마 내가 한눈판 사이에 두 분이 나간 건가?’1시 30분이 되었지만 여전히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안열은 급한 마음에 얼른 안지영에게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전화를 받은 건 장선명이었다.“무슨 일이야.”그 말에서 안열은 이미 장선명의 짜증을 읽어냈다.안열은 약간 놀랐다.“선, 선명 도련님? 30분 뒤 안 대표님이 참석하셔야 하는 중요한 회의가 있습니다. 지금 안 대표님은 어디에...”휴게실에 있는 장선명은 고개를 숙이고 품에서 자고 있는 안지영을 쳐다보았다.오전에 너무 과했던 탓일까, 안지영은 계속 쭉 자고 있었다.“그냥 회의를 취소해.”“네? 그건...”“무슨 문제라도 있어?”“아, 아니요. 오늘 회의는 부승호도 참석하는 회의라... 알잖습니까.”부승호는 바로 하늘 그룹을 배신한 사람이다. 그러니 이번 회의가 얼마나 중요한지 장선명은 바로 알 수 있었다.장선명이 차가운 눈빛으로 얘기했다.“부승호한테 얘기해. 오늘 저녁 날 만나러 오라고.”“직접 나서서 안 대표님을 대신하실 생각입니까?”안열이 놀라서 물었다.예전에는 안지영이 성장할 수 있게 혼자 내버려두지 않았던가.그래서 안열과 장선명 다 안지영의 뒤에서 묵묵히 안지영의 성장을 지켜보고 있었다.그동안 안지영은 많은 일을 혼자서 해결했다.부승호와 마주하는 것도 안지영에게 있어서는 그동안의 실력을 검증할 가장 좋은 기회다.“무슨 문제라도 있어?”그 말에 안열은 바로 입을 다물었다.“아닙니다!”안열은 여전히 장선명의 의도를 알 수 없었다. 그래서 그저 장선명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기로 했다.안열은 얼른 눈치껏 전화를 끊었다. 장선명은 전화가 끊긴 것을 확인하고 바로 폰을 꺼버렸다.안지영은 이미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잠에서 깼다.장선명은 안지영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었다.“지금 몇 시예요?”“피곤하면 그냥 자.”장선명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얘기했다.안지영은 눈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454화

    테이블에는 다른 사진이 더욱 많았다.나태웅은 정말 이를 갈고 해외로 간 것이 틀림없었다.이것까지 다 알아내다니...이건 장선명의 가장 어두운 과거이자 다시는 들추고 싶지 않은 일들이다.하지만 그 일들이 지금은 나태웅 때문에 다시 밝혀지게 되었다.그동안 장선명이 마주하고 싶지 않았던, 마주할 수 없었던 과거들이었지만, 안지영이 건네준 사진을 보면서 장선명은 어느새 그 일에 대한 스트레스를 내려놓았다는 것을 발견했다.지금 와서 과거의 일을 돌이켜보니 아무런 감정도 없었다.“그 여자가 누구인지 얘기하라고요!”안지영이 화가 난 목소리로 얘기했다. 그러면서 장선명의 품에서 나오려고 안간힘을 썼다.하지만 장선명은 여전히 안지영을 꾹 잡고 도망치지 못하게 했다.그리고 라이터를 꺼내 불을 붙이더니 안지영의 앞에서 사진을 바로 불태워버렸다.“뭐, 뭐 하는 거예요!”안지영이 당황한 표정으로 물었다.장선명은 불에 탄 사진을 그대로 재떨이 속으로 던져버렸다.담배를 피우는 장선명을 위해 안열이 준비해 둔 재떨이였다.안지영 앞에서는 담배를 피우지 않아 그동안은 쓸모가 없었지만 지금은 아주 유용했다.테이블 위의 사진은 다 재떨이 안으로 들어가 활활 타올랐다.안지영은 멍해서 물었다.“그렇게 변명도 하고 싶지 않다는 거예요?”“변명? 이건 다 지나간 일일 뿐이야. 너무 오래전 일이라서 다 잊었고. 뭐 어떻게 변명해야 할지 생각도 안 나네.”“...잊었다고요?”안지영은 믿을 수 없었다.안열이 그러지 않았던가.장선명에게 아주 중요한 사람이었다고.사진 속의 여자들이 모두 비슷하게 생긴 걸 보면 장선명은 정말 그 여자를 아주 사랑한 것 같았다.그런데 그걸 잊다니.안지영은 믿을 수 없었다.그런 안지영의 모습을 본 장선명은 환하게 웃으면서 안지영의 머리를 쓰다듬더니 또 입술을 맞췄다.“읍... 아니, 읍...”‘미남계를 쓰겠다는 거야?’안지영은 약간 화가 났다. 원래 이런 건 그냥 두면 찝찝한 편이다. 사실을 알지 못하면 마음에 걸리니까 말이다.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453화

    사무실에 들어간 장선명은 안지영이 그를 등지고 의자에 앉아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이미 뒷모습에서부터 안지영의 화난 모습이 보였다.앞으로 다가가 의자를 돌린 장선명이 두 손으로 의자의 손잡이를 잡았다.그리고 웃는 눈으로 안지영을 바라보았다.안지영이 화가 나서 씩씩 대는 모습을 보았을 때도 더욱 환하게 웃었다.하지만 안지영은 그런 장선명을 보면서 더욱 화가 났다.“웃겨요?”“질투하는 거야?”두 사람이 거의 동시에 입을 열었다.안지영은 장선명의 말을 듣고 약간 놀랐다.“화 안 났어요. 난 화를 잘 안 내는 사람이에요.”“그래?”“...”질투냐고?안지영은 질투가 뭔지 몰랐다.하지만 눈앞의 이 남자가 다른 여자를 위해서 목숨을 걸었다는 것을 떠올리면 속이 좋지 않았다.생각에 잠겨있을 때 갑자기 안지영이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장선명이 안지영을 번쩍 안아 들고 의자에 앉은 것이었다.장선명은 웃음기 가득한 시선으로 안지영을 바라보고 있었다.안지영은 놀라서 허둥대면서 얘기했다.“이거 놔요!”하지만 장선명은 움직이는 안지영을 놔주지 않고 그대로 입술을 가져갔다.안지영이 버둥댈수록 장선명은 더욱 깊게 안지영의 입술을 머금었다.안지영은 그런 장선명에게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결국 안지영이 숨을 쉬지 못하자 장선명이 안지영을 풀어주었다.안지영이 손을 들어 장선명의 뺨을 치려고 할 때, 장선명이 안지영의 손목을 잡고 웃으면서 물었다.“화났어?”“흥.”안지영은 화가 났다.그것도 단단히 화가 났다.안지영은 장선명이 점심 전에 도착한 것이 분명 그 일 때문이라고 생각했다.안열이 알려줬을 테니까 말이다.그런데 와서 아무 해명도 하지 않고 입술부터 들이미니, 너무 미웠다.장선명은 그런 안지영을 보면서 짜증스러운 기색을 내비치지 않았다.오히려 속 편히 웃으면서 안지영을 바라보았다.그리고 마지막에는 한숨까지 푹 내쉬었다.“그렇게 화가 난 거야?”말을 마치고는 안지영의 이마에 가볍게 키스했다.안지영은 이제 더는 참을 수 없었다.“오자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452화

    “네? 그게 무슨 뜻이에요?”안지영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안열을 바라봤다. 안열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어휴, 됐어요. 더 얘기해 봤자 짜증만 나요.”더 말했다간 정말 참지 못하고 화를 낼 것 같았다.나태웅에 대해 할 욕은 이틀 밤을 새워도 모자랄 정도였다.“...”사람을 화나게 만드는 법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말을 하다가 마는 것이고...안지영은 뾰로통해진 채로 안열의 상처를 치료해 주었다.안열은 휙 돌아서 사무실을 나갔다.지금 안열의 머릿속에는 나태웅에 대한 욕뿐이었다.그런 일이 있었는데도, 감히 또 안지영을 찾아오다니.도대체 무슨 낯짝으로 온 건지......사무실에 홀로 남겨진 안지영은 아까 안열이 한 말을 떠올렸다.그게 도대체 무슨 뜻이지?평소에는 똑 부러지고 영리한 안지영이지만, 이번만큼은 안열의 말에 머릿속이 복잡해졌다.뻔뻔하다는 뜻이라면... 나태웅은 원래부터 그렇게 뻔뻔했다.하지만 이번은...안열은 복잡한 생각에 머리를 휙 털었다.그리고 사무실을 나오자마자 장선명에게 전화를 걸었다.원래는 장선면은 점심쯤에 안지영을 데리러 올 예정이었지만, 안지영의 전화를 받고 바로 달려왔다.안지영의 사무실에 들어가기 전, 장선명은 안열이 자리에 앉아 아이스팩을 발 위에 올려놓은 것을 발견했다.“다리는 왜 그래?”갑작스러운 목소리에 안열은 깜짝 놀라 손에 쥔 아이스팩을 떨어뜨릴 뻔했다.장선명을 보자, 안열은 얼른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읏...!”하지만 고통을 참지 못하고 신음을 흘리고 말았다.“어떻게 된 거야?” 그렇게 묻는 장선명의 목소리는 차가웠다.안열을 이렇게 만든 사람이 있다는 것 자체가 믿기 힘들었다.안열은 고개를 숙였다. 차마 나태웅 때문이라는 말은 꺼내지 못해 그저 둘러댔다.“그냥... 실수로 넘어진 거예요.” “어떻게 넘어졌길래 거기만 그렇게 다치는 거야?” 장선명의 시선은 예리했다.보통 넘어진다면 무릎이 먼저 다치기 마련인데 안열은 무릎은 멀쩡하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451화

    나태웅은 믿을 구석 하나 없는 사람이긴 하지만 나태웅이 가져온 정보 때문에 안지영은 더욱 속이 복잡해졌다.안열은 결국 고통을 참지 못하고 얘기했다.“약 좀 바르고 올게요.”그 말에 안지영은 생각이 끊겨버렸다.정신을 차린 안지영은 안열의 발등이 부어올랐다는 것을 발견했다. 장선명이 사랑하는 사람...하지만 그 생각도 잠시, 안열은 본 안지영은 결국 또 나태웅에게 화가 났다.“왜 이렇게 된 거예요. 정말 나태웅을 못 이기는 거예요?”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일방적으로 맞을 것 같지는 않은데 말이다.밖에서 싸우는 소리도 듣지 못했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안열은 아파서 제대로 걷지도 못했다.“제가 만약 나태웅과 싸워서 이길 수 있었다면 진작 죽여버렸을 겁니다.”“...”진작 죽여버린다니.그 ‘진작’은 과연 언제일까?다시 생각해도 나태웅은 정말 독설만 퍼붓는 사람이었다. 안열을 볼 때마다 개라고 욕하니까 말이다.그래도 전에 동영 그룹에서 출근할 때는 이렇지 않았던 것 같은데 말이다.안지영은 우물쭈물하면서 안열에게 물었다.“두 사람, 전에도 안 좋은 사이였어요?”안열과 나태웅이 만날 때마다 안열은 대수롭지 않아 했고 나태웅은 화를 냈었다.그러니 두 사람 사이에 아무 일도 없었다는 건 말이 안 되었다.그렇게 물으면서 안지영이 구급상자를 가져와 상처를 처리해 주었다.안열이 거의 소리를 지르면서 얘기했다.“앗... 아파요... 아파...”“...”안열은 평소에 고통에도 끄떡없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아파하는 것을 보니 나태웅이 얼마나 아프게 때린 것인지 알 수 있었다.“제가 무슨 원한이 있겠어요! 한 것도 없는데...”“...”“굳이 꼽자면... 안 대표님 일로 원한이 있는 거죠.”“나요?”“네. 저는 안 대표님이 선명 도련님과 결혼하기를 바랐으니까요. 아마도 그것 때문에 저를 싫어하는 게 아닐까요?”안열을 말을 들은 안지영은 약간 마음이 복잡했지만 또 본인의 선택이 틀린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안열은 장선명의 부하로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450화

    “난 대체 누구의 대용품이었어요?”안지영이 바로 물었다.안열은 장선명과 오랜 시간 함께 했으니 사진 속의 사람이 누구인지 다 알 것이다. 그러니 장선명이 진짜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도 알 것이다.안열은 안지영의 말을 듣고 표정이 그대로 굳어버렸다.“그건...”“두 사람은 왜 헤어진 거예요?”안지영이 또 물었다.“...”안열을 그 어느 질문에도 대답할 수 없었다.안열은 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꼈다.안지영이 얼마나 칼 같은 사람인지, 안열은 잘 알았다.물론 안지영과 장성명의 사이가 안지영 때문에 시작한 것이라고 하지만 장선명에게 설레지 않았다면 안지영은 장선명과 결혼하지 않았을 것이다.안열은 결국 또 속으로 나태웅을 욕했다.“그렇게 생각하지 말아요. 선명 도련님이 안 대표님과 결혼하려는 건 안 대표님을 사랑해서지, 다른 사람의 대용품으로 생각하는 게 아니니까요.”“사진 속의 여자들과 아직도 연락해요?”“절대 아닙니다. 제가 맹세할게요!”안열이 진지하게 얘기했다. 안지영이 괜히 장선명을 이상하게 생각할까 봐 무서웠기 때문이다.안지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안열을 쳐다보았다. 안열은 그런 눈빛을 마주하고 약간 긴장했다.“진짜예요. 사진 속의 여자들과 아무 사이도 아닙니다. 선명 도련님이 얼마나 칼 같은 분인지 잘 알잖아요.”“하긴, 안열 씨는 선명 씨 사람이니까 그편을 들겠죠.”“아니요, 전 안 대표님 편입니다. 같은 여자로서요.”“나도 그 어떤 여자의 대용품이었겠죠.”“그건 다른 거죠! 그 사람은 이미 죽었으니까요. 나태웅이 왜 갑자기 이 일을 들춘 건지는 모르겠지만... 죽은 사람까지 들먹일 줄은 몰랐어요!”안열은 정말 나태웅을 죽여버리고 싶었다.요즘 나씨 가문에 생긴 일을 보면 나씨 가문 사람들은 다 하나같이 쓰레기였다.“죽었다고요?”안지영이 깜짝 놀라서 물었다.안열이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다들 모르는 일이잖아요!”안지영이 놀라서 얘기했다.장씨 가문 남자들은 하나같이 차갑고 냉정하다는 소문을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449화

    안지영은 약간 생각하더니 얘기했다.“그런데 그렇게 욕한 게 오늘이 처음인 건 아니지 않아요?”“...”안지영이 그렇게 얘기하자 안열은 더욱 화가 났다.“저를 볼 때마다 저한테 개라고 욕해요. 개자식... 개같은 건 본인이면서! 나씨 가문 전체가 그냥 다 개예요!”안지영은 이마를 짚으면서 그 말을 들었다.“안열 씨를 그렇게 욕하고서도 잘 살아있다니... 신기할 정도네요.”안열이 얼마나 성격이 더러운지, 이제는 안지영도 잘 알았다.하지만 나태웅은 번마다 안열을 욕하면서 멀쩡히 살아있으니, 안지영은 약간 놀라웠다.“못 이긴다니까요!”“...”도대체 나태웅의 실력이 얼마나 좋기에 안열도 상대할 수 없는 걸까.“됐어요. 나태웅 얘기하면 기분이 잡치니까 그만 해요.”나태웅은 그런 존재다.언급만으로도 눈살이 찌푸려지게 하는 사람이다.“그건 맞아요. 짜증 나는 사람이죠.”안지영은 나태웅이 정말 너무 싫었다.“그러니까 무조건 승소해요!”너무 화가 나니 아무리 나태웅 얘기를 꺼내지 말자고 해도 결국 나태웅 얘기를 꺼내게 된다.안지영은 고개를 끄덕였다.“걱정하지 마요. 분명 승소할 겁니다!”안지영이 두 주먹을 꼭 쥐었다.안열뿐만이 아니라 안지영도 화가 난 상태다.안지영은 머릿속이 너무 복잡했다. 너무 화가 나서 이 화를 전부 나태웅에게 쏟아버리고 싶었다.안열은 안지영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걱정하지 마요. 꼭 이기게 해줄게요!”나태웅을 고소하려던 건 안지영이었다.하지만 지금은 든든한 아군이 생겼다.그 뜻인즉슨 나태웅은 여태껏 살아오면서 많은 사람들을 건드렸다는 것이다.안열은 안지영 앞에 있는 사진을 슬쩍 보았다. 안에는 장선명도 있는 것 같았다.“뭘 보는 거예요?”그렇게 물으면서 사진을 확인하려던 때, 안지영이 빠르게 사진을 가져가려고 했다.하지만 안열이 그 중 한 장을 손에 넣었다.사진을 본 안열은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안지영의 표정도 그대로 굳어버렸다.안 그래도 아까 일 때문에 화가 났는데, 나태웅이 이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