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그럼 가브리엘은? 너한테 화 안 났어?— 아니요. 제 이름을 그대로 쓰라고 고집한 건 그분이었어요. 그분은 그 이름이 제 환생의 이름이고, 절대 사라져서는 안 된다고 하셨어요."정말 많이 변했네요." 빅투아르가 나지막이 말했다. "일 년 전만 해도 상상도 못 했어요.""저도 마찬가지였어요." 엘리너가 말했다. "하지만 오늘은 믿어요. 제가 직접 봤으니까요."밤은 깊어지고 시간은 천천히 흘러갔다. 동이 트기 시작할 무렵, 미아와 빅투아르는 웃음과 흥분에 지쳐 소파에서 잠이 들었다. 하지만 엘레오노르는 창가에 앉아 도시 위로 떠오르는 아침을 바라보며 깨어 있었다.그녀는 빅투아르가 하룻밤 빌려준 작은 아파트 어딘가에 있는 가브리엘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녀는 그가 어둠 속에 눈을 뜬 채 누워 자신을 생각하고 있을 거라고, 자신도 그를 생각하고 있을 거라고 상상했다. 그녀는 두렵지 않았다. 의심도, 불안도 없었다. 그저 한없는 평화와 깊은 기쁨이 그녀를 가득 채웠다.그녀는 공책에 이렇게 적었다."어젯밤, 나는 그와 멀리 떨어진 곳에서 잠들었다. 어젯밤, 나는 그를 생각했다. 내일, 나는 그를 다시 만날 것이다. 내일, 나는 그의 아내가 될 것이다. 이번에는 영원히. 영원히."그녀는 펜을 내려놓고 공책을 닫은 후, 지평선 위로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았다. 새롭게 시작되는 이 날은 그녀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날이 될 것이다. 그녀는 그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그것을 느꼈다. 영원히.
그녀는 그에게 다가가 그의 뺨에 손을 얹고 부드럽게 그의 피부를 어루만졌다."첫 번째 결혼식 기억나?" 그녀가 물었다. "8년 전 우리 첫 번째 결혼식 말이야?"— 네. 전통을 어기고 밤을 같이 보냈어요. 당신이 고집했잖아요.— 당신 없이 잠들고 싶지 않았어요. 저는 어렸고, 사랑에 빠졌고, 조급했어요. 이 전통이 어리석고 시대착오적이라고 생각했죠.— 그리고 오늘은요?— 오늘, 나는 그녀가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미신 때문도 아니고, 상징 때문도 아니다. 그리움 때문에, 기다림 때문에, 그리고 내일 다시 만날 날을 준비시켜주는 이 밤 때문에. 우리는 서로 다른 모습으로, 하나 된 모습으로, 부부로 다시 만날 것이다.— 레아, 너 많이 변했구나.— 너도. 우리 둘 다 변했어.그는 그녀의 손을 잡고 부드럽게 쥐었다가 손가락에 입맞춤을 했다."어디서 잘 거야?" 그가 물었다.미아가 자기 집에서 하룻밤 자고 가라고 초대했어. 팬케이크랑 핫초코도 만들어주고 로맨틱 영화도 몇 편 틀어줬지. 진짜 여자들끼리 보내는 완벽한 밤이었어.— 로맨틱 영화요? 당신은 그런 영화를 싫어하는 사람이잖아요?— 오늘 밤은 예외로 할게요. 그녀를 위해서, 저를 위해서, 우리를 위해서.— 그럼 난 이만 가볼게. 미아랑 같이 가. 그리고 나에 대해서는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 그건 불가능해. 난 항상 네 생각을 하고 있어.그는 미소를 지으며 마지막으로 그녀에게 부드럽고 다정하게 입맞춤했다. 그리고는 코트를 집어 들고 문쪽으로 향했다. 문턱에 서서 그는 뒤돌아섰다.— 레아?- 예 ?내일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될 것이다.내일,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가 될 거야.- 안녕히 주무세요.— 잘 자, 가브리엘. 내일 보자.문이 그의 뒤로 닫히자 작업실에는 다시 정적이 흘렀다. 엘리너는 잠시 동안 움직이지 않고 닫힌 문을 응시했다. 그러다 가방을 집어 들고 재킷을 걸친 후 밖으로 나갔다.미아의 집에서 보낸 저녁은 달콤하고 행복했습니다. 반짝이는
잠자리에 들 시간이 되자 그는 엘리너를 품에 안고 오랫동안 꼭 껴안았다."내일이면 당신은 내 아내가 될 겁니다." 그가 나지막이 속삭였다.— 내일, 난 당신의 아내가 될 거예요. 이번엔 진짜로요.— 무섭지 않아요?— 아니요. 당신은요?— 전보다 조금 줄었습니다.— 그래서 모든 게 괜찮아요.그날 저녁, 엘리너는 자신의 노트에 이렇게 적었다."오늘 가브리엘은 긴장했어요. 한때 강인한 사업가였던 그가 십 대 소년처럼 떨고 있었죠. 감동적이면서도, 재미있으면서도 아름다웠어요. 그 모습을 보니 내가 왜 그를 사랑하는지 다시금 깨달았어요. 그의 힘 때문이 아니라, 그의 연약함 때문이에요. 그의 과거 때문이 아니라, 그의 미래 때문이죠. 내일 우리는 결혼할 거예요. 영원히. 영원히."그녀는 펜을 내려놓고 불을 끈 후, 평화롭게 잠에 들었다. 밖은 밤공기가 온화했고, 밝아오는 아침은 그들의 삶에서 가장 아름다운 날이 될 것이다. 그녀는 그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그것을 느꼈다. 영원히.***밤이 도시에 부드럽게 내려앉아 작업실을 고요와 황혼의 장막으로 감쌌다. 캔버스들은 벽에 기대어 잠든 듯했고, 붓들은 붓통에 담겨 있었으며, 한쪽 구석에 걸린 엘리너의 드레스는 마치 말없는 약속처럼 다음 날을 기다리고 있었다.거의 자정이 다 되어갈 무렵, 가브리엘은 손에 읽지도 않는 책을 든 채 앉아 있던 소파에서 일어났다."이제 가봐야겠어요." 그는 가볍게 들리도록 애썼지만 목소리가 약간 떨렸다."네. 그게 전통이에요." 엘리너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저는 우리가 어떤 전통도 따르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요.— 저도 그쪽으로 가고 싶네요. 당신도 그렇지 않나요?— 네. 하지만 좀 이상하게 느껴져요. 몇 달 동안 같이 살면서 같은 침대에서 잤는데, 오늘 밤에는 떨어져 자야 한다니.— 그게 바로 그 취지예요. 결혼식 전날 밤에는 따로 자요. 서로를 그리워하기 위해서라고 하더라고요."벌써 보고 싶어," 그가 나지막이 말했다.— 당신은 아직 떠나지 않았어
그녀는 두 손으로 그의 얼굴을 감싸고 그의 눈을 바라보았다.— 내 말을 잘 들어, 가브리엘. 내가 돌아온 건 우연도 아니고, 나약함 때문도 아니고, 습관 때문도 아니야. 네가 어떤 사람으로 변했는지 봤기 때문에 돌아온 거야. 오늘 난 널 그 어느 때보다 더 사랑하기 때문이야. 네가 어떤 사람인지 알기에, 난 그 사람을 선택했어. 자유롭게, 의식적으로, 사랑하는 마음으로.정말 확실해요?— 물론이죠. 지금껏 이렇게 확신했던 적은 없어요.그는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하며 어깨의 긴장을 풀었다."고맙습니다." 그가 중얼거렸다.- 무엇 때문에요?— 무엇이 중요한지 스스로에게 상기시키기 위해서. 의심이 들 때에도 곁에 있어주기 위해서.— 그게 바로 사랑 아니겠어요? 의심스러운 순간에도, 기쁨의 순간에도 곁에 있어 주는 것 말이에요.— 네. 그게 다예요.오후에 미아는 웨딩 케이크를 가져다주러 작업장에 갔다. 사흘 동안 공들여 만든 섬세한 3단 케이크였다. 그곳에서 그녀는 소파에 앉아 있는 가브리엘을 발견했다. 그의 얼굴은 창백했고, 손에는 구겨진 종이 한 장을 꼭 쥐고 있었다."그 사람 왜 그래?" 그녀가 엘리너에게 물었다.그는 긴장하고 있어요.— 긴장했다고? 그 사람이? 재계를 뒤흔든 그 사람이?— 본인 말입니다. 결혼 생활이 다국적 기업 경영보다 더 스트레스가 많은가 봅니다.미아는 웃음을 터뜨리며 가브리엘에게 다가가 그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잘 들어보렴, 얘야. 넌 온갖 스캔들과 배신, 위기를 이겨냈어. 인생도 바꾸고, 성격도 바꾸고, 영혼도 바꿨지. 어머니와도, 네 안의 악마들과도, 과거도 마주했어. 그런데 고작 30분짜리 의식이 무섭다고?— 문제는 의식 자체가 아니라, 의식이 상징하는 모든 것입니다.— 이건 사랑을 상징해요. 당신들이 서로에게 가진 사랑을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에요. 시험도 아니고, 심판도 아니에요. 축하하는 자리예요. 그러니 긴장을 풀고 즐기세요.— 그게 다인가요?— 그게 다야. 내일 너는 네가 사랑하는
가브리엘 바넥은 거대한 기업을 운영해 왔다. 수백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협상하고, 적대적인 이사회에 맞서 싸웠으며, 언론 스캔들을 극복해냈다. 어머니에게 맞서고, 과거의 악몽과 싸워 이겨내고,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하지만 그 어떤 것도 지금 그가 느끼는 이 감정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그는 불안했다. 불안한 정도가 아니라, 공포에 질려 있었다.결혼식 전날 밤, 그는 속이 울렁거리는 느낌에 잠에서 깨어났고, 그 느낌은 하루 종일 가시지 않았다. 그는 엘레오노르와 함께 쓰는 아파트를 서성이며 집중할 수도, 가만히 있을 수도 없었다. 그는 결혼 서약을 백 번째쯤 다시 읽어보았지만, 끔찍하다고 생각하여 다시 쓰고 찢어버린 후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너 왜 그래?" 엘리너는 그가 안절부절못하며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을 보고 재미있다는 듯이 물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모든 게 다야. 모르겠어. 긴장돼.— 긴장했어? 너, 가브리엘 바넥, 긴장했다고?날 놀리지 마. 이건 심각한 문제야.— 놀리는 게 아니야. 그냥 놀랐을 뿐이야. 뭐가 두려운 거야?그는 걸음을 멈추고 그녀를 향해 돌아섰다. 그의 손은 주머니에 들어 있었고, 어깨는 약간 움츠러들어 있었다.— 모든 것에 대해서요. 이 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한 것에 대해서. 내가 다른 많은 일들처럼 오늘 하루도 망쳐버린 것에 대해서. 당신을 실망시킨 것에 대해서.그녀는 다가가 그의 뺨에 손을 얹었다.— 가브리엘. 우리 전에 결혼했었잖아. 기억나?— 네. 그리고 제가 모든 걸 망쳐버렸어요.아니. 네가 그 이후의 모든 걸 망쳐버렸어. 하지만 결혼식 날, 그날은 아름다웠어. 난 행복했고, 너도 행복했지. 우린 젊고, 근심 걱정 없이, 사랑에 빠져 있었잖아. 그날은 망쳐진 게 아니야.하지만 오늘은 달라. 오늘은 내가 무엇을 잃을 위험에 처해 있는지 알아. 처음엔 몰랐지. 오만하고 자신만만했고, 눈이 멀어 있었어. 오늘은 모든 게 분명해. 그리고 두려워.— 도대체 무엇이 두려운 거죠?— 언젠가 당신
— 모양은 어떤가요? 직선형인가요, 아니면 살짝 퍼지는 형태인가요?— 살짝 퍼지는 스타일이지만, 너무 과하지는 않아요. 걸을 때 살랑거리고, 제 주위를 춤추듯 감싸는 그런 스타일이요.— 좋아요. 제가 스케치를 몇 장 그려드릴 테니, 마음에 드는 걸 말씀해 주세요.그 후 몇 주 동안 엘레오노르는 작업실에 여러 번 다시 들렀다. 그녀는 그곳의 분위기, 원단 냄새, 가위 소리를 좋아했다. 디자이너의 인내심과 판단 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방식에 감탄했다. 매번 옷을 맞춰보는 시간은 마치 은혜로운 순간이자, 영원히 잊히지 않을 짧은 공연과 같았다.마침내 어느 날, 드레스가 완성되었다. 엘리너는 작은 탈의실에서 전신 거울 앞에 드레스를 입어보았다.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그녀는 미소를 지었다.드레스는 그녀가 상상했던 그대로였다. 하늘거리고 가볍고, 과하지 않으면서도 우아했다. 바람에 살랑이는 드레스 자락과 은은한 흰색은 그녀의 구릿빛 피부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공주도, 아이콘도 아니었다. 그저 한 여인, 행복하고 자유롭고 활기 넘치는 여인처럼 보였다."그래서요?" 디자이너가 약간 불안한 목소리로 물었다. "마음에 드세요?"— 완벽하네요. 제가 원했던 바로 그거예요.— 정말 멋져 보이세요. 당신의 파트너는 분명히 반할 거예요.그가 현혹되는 걸 원하지 않아요. 그가 저를 알아봐 주길 바라요.그날 저녁, 그녀는 드레스를 천으로 조심스럽게 싸서 작업실로 돌아왔다. 가브리엘은 안락의자에 앉아 책을 손에 들고 있었다. 그는 그녀를 올려다보며 천으로 감싼 드레스 표지를 보았다."저게 그 드레스야?" 그가 물었다.— 네. 하지만 결혼식 전에는 신부를 만날 수 없어요. 그게 전통이거든요.— 저는 우리가 어떤 전통도 따르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요.— 저도 기꺼이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럼 딱 하나만 물어볼게요. 그 옷을 입었을 때 스스로 아름답다고 느끼세요?네. 아름답다고 느껴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제 자신다운 느낌이 들어요. 그게 제일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