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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1화

Author: 유진
호기롭게 회사로 찾아간 건 좋았지만 두 사람은 강현수를 만나기도 전에 프런트 데스크에서 막혀버렸다. 한지영이 이곳으로 온 목적을 설명하고 백연신이 누군지 얘기했는데도 소용이 없었다. 직원은 그저 강현수가 현재 회사에 없다고만 전할 뿐 어디로 갔는지는 입을 꾹 닫고 알려주지 않았다.

한지영이 다급한 마음에 발만 동동 구르고 있자 백연신이 그녀를 진정시키며 말했다.

“전화해 보면 되는 일이야.”

“강현수 번호 있어요?”

한지영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없어. 하지만 연락처를 알아내는 게 어려운 일은 아니지.”

백연신은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 뭐라고 얘기하더니 5분도 안 돼 강현수의 연락처를 알아냈다.

이에 한지영은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강현수의 전화번호는 절대 쉽게 알아낼 수 있는 것이 아닐 텐데 백연신은 너무나도 쉽게 알아내 버렸다.

역시 백연신이라고 해야 할까?

백연신은 곧바로 강현수에게 전화를 걸었고 그대로 휴대폰을 한지영에게 넘겨주었다.

한지영은 전화기 너머에서 강현수의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다급하게 물었다.

“안녕하세요. 강현수 씨 맞죠? 저 유진이 친구인 한지영이라고 해요. 혹시 강지혁 씨가 유진이를 어디로 데려갔는지 알고 있어요?”

한지영이라는 이름이 들리자마자 강현수의 표정이 미세하게 변했다. 그는 한지영을 기억하고 있다.

그녀는 임유진이 감옥에 가게 생겼을 때 유일하게 발 벗고 도와준 사람이며 임유진이 형을 살게 됐을 때는 면회하러 자주 갔었던 사람이다.

그리고 바로 엊그제 자선 파티에서 얼굴도 봤었다.

“아직 알아내지 못했어요. 하지만 계속 찾을 겁니다.”

강현수가 대답했다.

“그러시구나... 저희도 아직 알아내지 못했어요. 혹시 강현수 씨 쪽에서 먼저 알아내게 되면 이 번호로 전화 한 통 해주실 수 있으세요?”

“그러죠.”

강현수는 순순히 알겠다고 한 뒤 전화를 끊었다. 그러고는 고개를 들어 앞을 바라보았다.

그의 앞에는 수많은 모니터가 놓여 있었고 화면 속에는 그날 밤의 도로 CCTV 영상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다만 강지혁의 차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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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유진은 문득 깨달았다.고은채는 이미 겉으로 보기에도 정상적이지 않았고, 마치 탈출을 포기한 듯 자포자기의 상태로, 제멋대로 행동하는 것처럼 보였다.하지만, 또 한편으로 보면 이것 또한 또 다른 탈출구를 찾으려는 계산된 행동일 수도 있었다.강지혁은 매섭게 고은채를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옷을 벗으라는 거지?”고은채는 미친 듯이 웃으며 대답했다.“그래. 다 벗어. 한 점도 남기지 말고. 다 벗고 나면, 강 회장님 셀카 한 장 찍어서 인터넷에 올려봐. 1분 안에 ‘좋아요’가 만을 넘으면... 어쩌면 임유진을 풀어줄지도 모르지!”이건 노골적인 모욕이었다. 강지혁을 완전히 조롱하고, 마치 원숭이처럼 놀리는 행위나 다름없었다.“혁아... 제발... 안 돼!”임유진의 목덜미 상처에서는 아직도 피가 흐르고 있었고 그녀는 고통을 꾹 참으며 간신히 말했다. 하지만 강지혁은 이미 손을 들어 셔츠 단추를 하나씩 풀기 시작했다.하나, 둘... 셔츠가 완전히 풀리며, 상의는 완전히 벗겨지고 얇은 속옷만이 남았다.현장은 순간 숨죽인 정적에 휩싸였고, 머리 위 헬리콥터 날갯소리와 바람 소리 외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강지혁의 부하들은 숨죽인 채 자신의 보스가 상의를 벗고, 이제 허리띠까지 풀어가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혁아... 제발 멈춰... 고은채는 그냥 장난치는 거야. 진짜가 아니야...”임유진은 간신히 목소리를 내며 말했다.허리띠까지 푼 강지혁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고은채를 응시했다.“진짜인지 아닌지는 내가 요구한 걸 다 해봐야 알 수 있어. 임유진... 솔직히 부럽네. 봐, 강지혁이 너를 위해 이 정도까지 하네!”고은채의 목소리에는 숨길 수 없는 질투와 경멸이 섞여 있었다.왜 강지혁 같은 남자가 임유진을 위해 이 정도까지 해줄 수 있는 걸까?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특히 부하들 눈앞에서 이 수모를 당한다면 누가 감당할 수 있을까?게다가 강지혁은 이 도시 최고의 권력자였다.그 순간, 고은채는 마치 권력을 움켜쥔 듯 희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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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한 대, 또 한 대... 주먹이 임유진의 몸을 내리쳤다.하지만 그녀는 단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친구의 배를 굳게 감싸며, 어떤 주먹도 한지영의 배를 향하지 못하도록 막았다.자신의 몸에 몇 대의 주먹이 날아왔는지, 이제 그녀조차 알 수 없었다.그저 마음속으로 되뇌며 버티고 있을 뿐이었다.‘버텨야 해... 혁이가 반드시 올 거야. 반드시!’아무리 화가 나 있어도, 자신에게 위험이 닥치면 강지혁은 반드시 나타날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조금만 더... 조금만 더 버티면 돼...’그러나 몸에 전해지는 고통은 점점 심해져, 의식이 흐려졌다.임유진은 몇 번이고 거의 기절할 뻔했다.그때, 원래 자신을 향해 날아오던 주먹이 갑자기 멈췄다.그리고 귀에 들려온 것은 바람소리... 원래 이곳에서 들을 수 없는 소리였다.그 소리는 헬리콥터의 날개가 회전하는 소리였다!임유진은 본능적으로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그녀는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믿을 수 없었다. 공중에는 다섯 대의 헬리콥터가 폐건물 옥상 전체를 완전히 에워싸고 있었다.그녀는 직감했다.‘분명 혁이와 관련이 있어. 틀림없이 혁이야! 혁이가 우리를 구하러 온 거야... 지영이랑 나를!’고은채가 선택한 장소는 폐건물 옥상.원래 이곳을 선택한 이유도 사건 후 한지영과 임유진을 그대로 옥상에서 떨어뜨리려는 계획 때문이었다.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헬리콥터가 등장하며 상황이 완전히 뒤바뀌었다.헬리콥터가 점점 낮게 날아오며, 날개가 만들어내는 강풍 때문에 사람들의 눈을 뜨기조차 힘들었다.고은채의 얼굴은 점점 당황으로 일그러졌고, 원래 흉폭했던 부하들의 얼굴에도 공포가 스며들었다.그중 한 부하가 심각한 표정으로 고은채를 노려보며 물었다.“도대체 우리가 납치한 사람이 누구야? 너, 그냥 돈 있는 사람의 아내랑 버림받은 여자라고 하지 않았나?”하지만, 이 헬리콥터는 도대체 뭐란 말인가?‘그냥 돈 있는 사람’이 이렇게 다섯 대나 띄워서 경호할 수 있을까?고은채가 입을 떼기도 전에, 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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