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남편이 내연녀 생일이라고 경매 최고 낙찰가를 지르는 동안, 그녀는 자궁외임신으로 인한 심한 출혈로 수술대 위에서 거의 죽을 뻔했다. 결혼 4년, 그녀의 헌신적인 사랑에도 남편의 마음은 굳게 닫혀 있었다. 그러던 중 남편이 그녀 원수의 딸을 보물처럼 아끼는 모습을 보게 되었고, 그 순간 그녀는 이 결혼을 철저히 단념하고 이혼합의서만 남겨둔 채 단호하게 떠나갔다. 다시 직장으로 복귀한 그녀는 치열하게 커리어를 쌓아가며 강현시 전체를 깜짝 놀라게 했고 상류 사회의 높은 관심을 받게 되었다. 이제 그녀의 주변엔 괜찮은 남자들이 끊이질 않았고 이를 지켜보던 매정 보스는 더 이상 좌시할 수 없었다. 직접 나서서 그녀에게 호감을 보이는 남자들을 일절 차단했고 그녀를 벽에 몰아붙였다. “넌 언제나 내 와이프야. 이혼? 절대 동의 못 해!”
View More오후, 최시훈의 사무실.비서가 서류를 두 부 들고 들어왔다.“국장님, 프로젝트 입찰 건에 관해 현재 가장 경쟁력 있는 협력업체 두 곳을 선별했습니다. 기획안과 배경 모두 훌륭해서 결정하기가 어렵습니다. 검토 후 최종 확인을 부탁드립니다.”최시훈이 막 서류를 받아 들고 넘겨보려 할 때, 개인 휴대폰이 갑자기 진동했다.화면에는 [아버지]라는 세 글자가 선명하게 떠 있었다.최태주는 장관급 인사로 요직을 맡고 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는 탓에 아들과는 거의 교류가 없었다.그가 먼저 전화를 걸었다는 것은 분명 중요한 일이 있을 터였다.최시훈의 눈빛이 약간 굳어졌다. 그는 채 넘겨보지 못한 서류를 비서에게 돌려주었다.“일단 신 국장님께 가져가서 의견 여쭤봐.”비서는 곧장 알아채고 서류를 받아들고는 자리를 떴다.사무실 문이 닫히는 순간, 최시훈은 통화 버튼을 눌렀다.“아버지.”수화기 너머, 최태주의 목소리는 평소처럼 침착했다.“당장 집으로 와.”별다른 인사도, 이유도 없이 간결하게 말하고는 통화를 끊었다.최시훈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손목시계를 내려다봤지만 끝내 망설임 없이 재킷과 차 키를 챙겨 최씨 가문 본가로 향했다.거실로 들어서자 무거운 분위기가 잔뜩 감돌았다.최태주는 소파 상석에 앉아 엄숙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굳이 노여움을 드러내지 않아도 위엄이 느껴졌다.옆에 앉은 황윤미 또한 표정이 썩 좋지 못했다.“아버지, 어머니.”최시훈은 신발을 갈아 신고 침착한 걸음으로 다가갔다.고개를 든 최태주는 바로 본론에 들어갔다. 목소리는 크지 않았으나 오랜 고위직 생활에서 나오는 위압감이 실려 있었다.“너 대체 오늘 점심에 서영이한테 무슨 짓 한 거야?”최시훈은 마음이 쿵 내려앉았지만, 겉으로는 전혀 티내지 않았다.“고작 이 일로 일부러 집까지 부르셨어요?”“똑바로 말해! 어떻게 된 거야?”황윤미가 마침내 참지 못하고 원망 섞인 투로 말했다.“서영이 엄마가 오후에 나한테까지 연락이 왔어! 서영이가 너랑 함께 점심
차정원은 무심코 송하나의 옆구리를 움켜쥐었다.“하지만 하나야, 만약 의뢰인이 우리의 전문성을 이용해서 약자에게 지극히 불공정하고 심지어 기만과 약탈로 가득 찬 공격을 하려는 걸 뻔히 아는데 승소가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송하나는 조용히 들으면서 마음속에 강렬한 충격이 일었다.많은 부부가 이혼 단계에 이르면 추악하고 이기적인 면을 드러낸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다.하지만 이토록 적나라한 계략으로 자신과 고생을 함께한 아내를 궁지로 몰아넣는 것은 정말이지 속이 뒤틀릴 정도로 불쾌감을 느꼈다.그에 비하면 이강우는 적어도 겉으로는 예의를 지켰던 셈이다. 심지어 반이나 되는 재산을 아낌없이 나눠주기까지 했다.단지 송하나가 마음에 상처를 입어 더 이상 얽히고 싶지 않았을 뿐이었다.이 사건 속 남편의 잔인함은 그야말로 치 떨릴 지경이었다.“아이는 몇 살이에요?”그녀가 나직이 물었다.“여섯 살이고 줄곧 엄마가 키웠어. 남편은 사업하느라 거의 돌보지도 않았지.”송하나는 법률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인간성은 이해한다.그 아내의 입장에 서서 생각해 보니 얼마나 절망적일까 싶었다.“아이는 아마 지금 아내에게 있어 유일한 정신적 지주일 거예요. 만약 그 희망마저 앗아간다면 여자분은 살아갈 의지도 잃을지 몰라요. 사람이 궁지에 몰리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거든요. 그때 가서 남편이 소송에서 이기고 원하는 것을 얻는다고 해도 틀림없이 엄청난 후폭풍을 맞을 거예요.”“그 남자는 수년 동안 아이를 돌보지 않았잖아요. 양육권을 억지로 빼앗아간다고 해도... 새로운 가정을 꾸리고 새 자녀가 생기면 이 아이에게 과연 얼마나 관심을 기울일 수 있을까요? 차라리 엄마와 함께 있는 게 나아요. 적어도 온전한 사랑을 받을 수 있잖아요.”차정원의 생각 또한 송하나와 일치했다.법이란 결국 정의롭고 따뜻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약자를 공격하는 무기로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그는 즉시 결정을 내리고 지체 없이 담당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었다.“이번 이혼 소송 건 말인
진서영은 최시훈을 너무 잘 안다. 이 남자는 내뱉은 말을 무조건 지키는 사람이다.송하나를 위해서 그는 정말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터였다.마지막 한 줄기 환상마저 완전히 사그라졌다.진서영은 그 자리에 멍하니 앉아있었다. 공들여 화장한 얼굴에는 눈물이 줄줄 흘러내렸다.그녀는 건너편에 앉은, 수년간 사랑했고 온갖 수를 써서라도 가까이 다가가려 했던 그 남자를 바라봤다. 지금 이 순간의 최시훈은 낯선 이보다 더 낯설게 느껴졌다.이제야 깨달았다. 자신은 최시훈의 세상에 발조차 들여놓지 못했다.레스토랑에는 여전히 잔잔한 배경 음악이 흐르고 창밖의 햇살도 눈부실 따름이었다.하지만 진서영의 세상은 이미 무너져 내렸고 남은 것은 단지 뼛속까지 스며드는 차가운 절망뿐이었다.그 시각, 아파트.아침 식사를 마친 송하나는 또 잠이 들었다.다시 깨어났을 때, 침실 밖은 고요했다.그녀는 몸을 일으켜 밖으로 나왔다. 거실은 텅 비어 있었고 서재 문만 비스듬히 열렸다.그녀는 조용히 다가가 문틈으로 차정원이 넓은 책상 앞에 앉아있는 모습을 보았다.몸을 살짝 뒤로 기댄 채 미간을 구기고 컴퓨터 화면을 응시하고 있었는데 표정이 심각한 걸 보아 어려운 문제에 봉착한 듯싶었다.송하나는 소리 내어 방해하지 않고 주방으로 돌아갔다.그녀는 정성껏 원두를 갈아 차정원이 늘 마시던 블랙커피를 내렸다. 커피잔을 든 채 문을 두드리고는 조심스레 안으로 들어섰다.따뜻한 커피잔을 그의 손 가까이에 내려놓고 나서야 남자도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들어 다정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봤다.“깼어?”차정원은 시계를 들여다보곤 자연스럽게 몸을 일으키려 했다.“배고프지? 금방 음식 해줄게.”“아뇨, 안 고파요.”송하나는 고개를 저으며 그의 어깨에 손을 가볍게 얹어 움직임을 멈춰 세웠다.그녀의 시선은 남자의 주름 잡힌 미간에 머물렀다.“혹시... 일하다가 무슨 문제라도 생겼어요? 걱정거리가 있는 것 같은데...”차정원은 잠시 침묵을 지키다 그녀를 살짝 끌어당겨 자신의 무릎 위에 앉혔
엄청난 기쁨이 순식간에 마음을 휩쓸었다!‘시훈 오빠가 내 생일을 기억하고 있었다니. 게다가 선물까지 준비했어?’그렇다면 이건 혹시 그의 마음속에 여전히 그녀가 남아있다는 뜻일까?“고마워요, 오빠!”진서영은 흥분 조로 말하곤 조심스럽게 선물을 받아 들었다.리본을 풀자 안에는 심플한 디자인임에도 한눈에 고급스러움이 묻어나는 다이아몬드 팔찌가 들어 있었다“너무 예뻐요!”그녀는 두 눈을 반짝이며 마음에 쏙 든다는 듯 팔찌를 꺼내자마자 손목에 착용했다.하얀 손목 위에서 다이아몬드가 눈부시게 빛났다. 그녀는 팔을 들어 올린 채 이리저리 비춰보며 좀처럼 입가의 미소가 가라앉지 않았다.“선물 너무 마음에 들어요. 고마워요, 오빠!”최시훈의 표정은 시종일관 덤덤했고 심지어 약간 거리를 두는 듯했다.사실 이 선물은 그저 오기 전에 비서에게 급히 준비하라고 시킨 것뿐 자신은 열어보지도 않았다.진서영이 기쁨에 젖어 싱글벙글해 하고 있을 때 최시훈이 드디어 시선을 올리고 그녀를 차분하게 바라봤다.“앞으론 더는 하나 귀찮게 굴지 마.”순간 공기마저 얼어붙을 지경이었다.진서영의 얼굴에 걸려있던 미소가 그대로 굳어버렸고 팔찌를 찬 손목이 허공에 붕 떠서 다이아몬드의 빛마저 약간 흐려진 듯했다.‘어제 일을 오빠가 벌써 안 거야? 그럼 오늘도 송하나 때문에 날 만난 거라고?’“오빠, 그게 무슨 말이에요? 하나도 못 알아듣겠네...”그녀는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며 적절한 의아함과 약간의 억울함까지 드러냈다.“다 같은 동료잖아요. 하나 씨가 혼자 제연에서 지내는 게 안쓰러워 보여서 친구도 사귀었으면 하는 마음에 챙겨준 거예요. 그리고 배려 차원에서 특별히 고향 음식까지 시켜줬는데...”“진서영.”최시훈은 그녀의 말을 끊고 성까지 붙이면서 정색했다.싸늘한 남자의 태도, 모든 것을 꿰뚫어 볼 듯한 짙은 눈동자를 마주하고 있자니 진서영은 불현듯 죄책감과 두려움에 사로잡혔다.남자는 입술을 앙다물고 있다가 한 글자씩 또박또박 말했다.“어제 같은 일은 두 번 다시
원심분리기에서 윙윙거리는 소리가 나는 가운데 송하나는 화면에서 끊임없이 움직이는 데이터를 응시하며 목이 바짝 말랐다.이번이 벌써 일곱 번째 공정 검증이었다.앞서 몇 차례는 모두 불안정한 유화 과정에서 실패했다.연이은 실패로 모두의 사기가 저하되었는데 이번에도 실패한다면...이 방안은 결국 폐기될 수밖에 없다.“pH 값 기준치를 달성했습니다!”흥분한 외침과 함께 실험실은 순식간에 활기를 띠었다.화면 속 완벽한 피크를 보며 주민규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안경을 고쳐 썼다.“뭐야? 약물 탑재량이 예상보다 5%나 더 높잖아..
무의식적으로 뒤로 물러나던 송하나는 갑자기 푹신한 물체를 밟아 미끄러지며 중심을 잃고 뒤로 넘어졌다.그녀는 본능적으로 손을 뻗어 이강우의 넥타이를 꽉 움켜쥐었다.야옹!고양이의 울음소리와 함께 그녀는 소파에 넘어졌고 정신이 아찔해졌다.이강우의 큰 체구가 그대로 그녀 위로 무너지듯 내려앉아 두 사람 사이의 간격은 순식간에 사라졌다.“손 떼.”그의 낮고 깔린 목소리가 귓가를 스쳤다. 송하나는 자신이 여전히 그의 넥타이를 움켜쥐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황급히 손을 놓았다.송하나가 이강우를 밀어내려는 순간, 이상한 감촉이 전해졌
홍경자는 그녀를 배웅하기 위해 운전기사를 보냈다.“사모님, 어디까지 모셔다드릴까요?”송하나는 기사에게 이강우와의 이혼 얘기를 알리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임의로 한 장소를 말했고, 그곳은 가정법원에서 약 7, 800미터 떨어진 곳이었다.차에서 내린 송하나는 가정법원으로 걸어갔다.어젯밤에 비를 맞은 탓인지 그녀의 눈앞이 흐릿해지고 머리가 지끈거렸다.이 이혼 절차를 놓치지 않기 위해 송하나는 무심코 손가락으로 손바닥을 꼬집으며 이를 악물고 버텼다.가정법원.이강우는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손목시계를 보고 있었다.9시가 되기 1
새끼 고양이는 장난스럽게 이강우의 커프스 링크를 물었다.기분이 상해 있던 이강우는 무심결에 새끼 고양이의 목덜미를 잡아서 들어 올렸다.옆에 있던 송태리가 재빨리 고양이를 건네받았다.“강우 씨, 살살 해요!”농염하면서도 투덜거리는 듯한 여자 목소리가 수화기를 타고 송하나의 귓가에 흘러들어왔다.그녀는 움찔 놀라면서 할 말을 잃었다.상대는 바로 송태리였다.두 남녀가 대낮부터 못 참고 그런 짓을 벌이다니!송하나는 이제 이강우와 송태리가 함께 있는 모습을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줄 알았다.그러나 그들의 은밀한 소리를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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