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남편이 내연녀 생일이라고 경매 최고 낙찰가를 지르는 동안, 그녀는 자궁외임신으로 인한 심한 출혈로 수술대 위에서 거의 죽을 뻔했다. 결혼 4년, 그녀의 헌신적인 사랑에도 남편의 마음은 굳게 닫혀 있었다. 그러던 중 남편이 그녀 원수의 딸을 보물처럼 아끼는 모습을 보게 되었고, 그 순간 그녀는 이 결혼을 철저히 단념하고 이혼합의서만 남겨둔 채 단호하게 떠나갔다. 다시 직장으로 복귀한 그녀는 치열하게 커리어를 쌓아가며 강현시 전체를 깜짝 놀라게 했고 상류 사회의 높은 관심을 받게 되었다. 이제 그녀의 주변엔 괜찮은 남자들이 끊이질 않았고 이를 지켜보던 매정 보스는 더 이상 좌시할 수 없었다. 직접 나서서 그녀에게 호감을 보이는 남자들을 일절 차단했고 그녀를 벽에 몰아붙였다. “넌 언제나 내 와이프야. 이혼? 절대 동의 못 해!”
View More송하나는 그가 바람 외도 현장을 잡으러 온 듯한 추궁에 불쾌해졌다.시선을 돌려 자신을 바라보자 그의 심문하는 눈빛과, 두 눈에 서린 분노가 너무 명확하여 송하나는 화가 치밀어올랐다.그녀는 고개를 들고 이강우의 시선을 맞받아보며 입꼬리를 씩 올렸다.“이 대표님, 외도 현장 잡으려고 멀리 청림시까지 날아오신 거예요?”이강우는 눈썹을 찌푸렸다.“실망하게 해드려서 미안하네요.”송하나는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말을 이어갔다.“저와 심 대표님은 아주 깨끗해요. 공과 사 구분도 확실하고요. 우리는 이 대표님처럼 선을 넘는 사람이 아니거든요.”“송하나.”이강우는 얼굴이 굳어지며 낮은 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내가 하나의 마음속에서 이렇게 비열하고 저속한 남자였어?’송하나는 더는 그와 말다툼할 생각이 없어 몸을 돌려 떠났다.이강우는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서 있었다.그는 무언가 가슴을 막고 있는 것처럼 숨이 꽉 막혀 않아 질식할 것만 같았다.심성빈은 이강우의 화가 나서 미칠 것 같으면서도 분풀이조차 하지 못하는 답답한 모습을 보고 한숨을 내쉬며 다가가 어깨를 두드렸다.“추적 작업이 순조롭지 않아. 송하나 씨가 예민해져서 말에 가시가 돋쳤을 거니 너무 신경 쓰지 마.”이강우는 대답하지 않고 짜증 난 듯 넥타이를 잡아당겼다.심성빈은 손목시계를 보았다.“우리 오전에는 잠복하러 가야 하거든. 강우야, 혹시 마음이 쓰이면 같이 가볼래?”그는 이렇게 말하며 그의 불안한 마음을 덜어주려고 했다.이강우는 바로 거절했다.“됐어. 나는 청림시에 부동산 프로젝트를 검토하러 온 거라 일정이 빠듯해.”그는 절대 송하나가 걱정돼서 쫓아왔다고 인정할 수 없었다.인정하면 속셈을 그대로 들켜 버리니 말이다.심성빈은 이강우가 핑계를 댄다는 것을 알아차렸지만 까밝히지 않고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 그럼 먼저 업무를 처리하고 나중에 다시 연락해. 청림시는 그리 크지 않으니까.”말을 마친 후 그는 더 머물지 않고 송하나를 쫓아 재빨리 엘리베이터 방향으로 걸어
“언니가 어디로 갔는지 말하진 않았어요. 그런데 태리 선배의 목소리에서 언니를 증오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분명 또 무슨 나쁜 꿍꿍이를 꾸미고 있을 거예요. 하나 언니, 꼭 조심해야 해요.”송하나는 휴대폰을 꽉 잡았다.“알겠어. 알려줘서 고마워. 조심할게.”전화를 끊고 난 그녀는 휴대폰을 가볍게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심성빈이 그녀를 올려다보며 물었다.그의 목소리에는 알아채기 힘든, 걱정하는 기색이 깃들어 있었다.“무슨 일 있어요?”송하나가 고개를 저었다.“괜찮아요.”그녀는 다시 지도 위로 시선을 돌렸다.“심 대표님, 계속하시죠.”심성빈은 그녀를 그윽한 눈빛으로 바라봤지만 더는 묻지 않았다.그는 지도에 몇 군데 표시하고 낮은 목소리로 분석을 이어갔다.“신현숙 씨가 이 사람과 연락한 후 약을 부치기까지 불과 30분밖에 안 걸렸어요.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멀리 도망갈 수는 없을 거예요. 그래서 이 사람의 거처는 분명히 이 반경 안에 있을 거라고 판단해요.”그는 손가락을 움직이며 빨간 펜으로 지도에 동그라미를 그렸고, 이전 발송지 주소와 결합하여 범위를 더 좁혀갔다.“그리고 두 번 모두 사람이 많고 관리가 허술한 곳에서 우편물을 보낸 점을 고려하면 이 사람의 은신처 역시 이 구역 안에 있을 수밖에 없어요. 이곳 환경에 익숙할 테니 분명히 이 근처에서 활동할 거예요.”송하나가 동그라미로 표시된 지역을 바라보았다.월세가 싸고 어중이떠중이들이 뒤섞인 곳으로, 숨기엔 적합한 곳이었다.“그럼 지금 이 지역으로 다시 가서 잠복하며 조사해 봐요. 이 사람이 다시 움직이면, 혹은 우리가 운이 좋으면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요.”“그래요.”심성빈이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시간이 급하니 지금 바로 나가요.”두 사람은 함께 문 쪽으로 걸어갔다.송하나가 손을 뻗어 문을 열었다.그러나 문밖의 상황에 그녀는 발걸음이 멈췄다.키 큰 남자가 방문에서 불과 몇 걸음 떨어진 거리의 복도에 서 있었다.이강우였다.그는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이
“대표님은 오늘 아침 일찍 긴급 출장 가셨어요. 급하게 처리할 게 있으신가 봐요.”‘출장이라고? 어젯밤에 나를 바래다 줄 때까지는 괜찮았잖아? 출장 간다고 말하지 않았는데 왜 이렇게 서둘러 떠났을까?’송태리의 심장이 다시 덜컥 내려앉았다.“어디로 출장 가셨는데요?”“청림시로 가셨다고 들었어요.”비서는 사실대로 대답했다.‘청림시?’송태리는 보온통을 꽉 잡았다.이 지명을 듣자마자 그녀는 어젯밤 최로운과 심성빈의 영상 통화가 떠올랐다.어제 심성빈은 자신이 청림시에 있다고 했었다.통화 중에 어렴풋이 송하나와 비슷한 목소리가 들렸었고 오늘 아침 이강우가 급하게 그곳으로 떠났다.‘이런 우연이 있을 수가. 이상해.’그녀는 비서에게 억지 미소를 지으며 애써 침착한 모습을 보였다.“네, 알겠어요.”이원 그룹 빌딩을 막 나서자마자 송태리는 즉시 휴대폰을 꺼내 임효민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는 금방 연결되었고 임효민의 조심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여보세요? 선배님?”“임효민.”송태리는 일부러 부드럽게 말했다.“송하나가 오늘 회사에 있어?”“하나 언니요?”임효민는 망설이며 목소리에 긴장감이 섞여 있었다.“언, 언니는 회사에 없어요.”“없다고?”송태리는 심장이 쿵 내려앉으며 추궁하듯 물었다.“어디 갔는데?”“저, 저도 잘 모르겠어요.”임효민의 목소리는 더욱 낮아졌고 그 안에는 당황스러운 기색이 담겨 있었다.“아마도... 출장 갔나 봐요. 구체적으로 어디로 갔는지는 저도 몰라요.”‘출장이라고? 그것도 어디로 갔는지도 모른다고?’송태리는 차가운 기운이 발밑으로부터 머리끝까지 치솟는 것 같았다.그녀는 모든 것이 퍼즐처럼 맞춰지기 시작했다.심성빈이 청림시에 있고 이강우가 오늘 아침 급히 청림시로 갔다.송하나도 출장 중인데 행방을 알 수 없다.세상에 이렇게 많은 우연이 있을 수 있을까?이강우의 어젯밤 이상 행동, 오늘 아침의 긴급 출발...그는 송하나를 찾으러 간 것이 분명했다.이런 생각은 독사처럼 송태리의 마음속으로 파고들며
이강우는 휴대폰을 꺼내 송하나에게 전화를 걸었다.그 시각 송하나는 거울을 보며 머리를 말리고 있었는데 세면대 위에서 휴대폰이 진동했다.그녀는 화면을 힐끗 보고는 이강우의 번호가 뜨자 자신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이렇게 늦은 시간에 무슨 일이지? 이 전화를 받아야 하나?’끊기 버튼에서 잠시 망설이다가 그녀는 결국 통화 버튼을 눌렀다.곧 그녀의 담담하고 거리감 있는 목소리가 휴대폰을 통해 전해졌다.“대표님, 이렇게 늦게 무슨 일이세요?”이강우는 순간 휴대폰을 꽉 움켜쥐었다.그의 목소리는 아무런 감정이 실려있지 않는 것처럼 낮았다“본가에 간 지 오래 됐다고 할머니께서 너를 찾으셔. 내일 저녁에 식사하러 오라고 했어.”송하나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홍경자는 이씨 가문에서 유일하게 그녀를 진심으로 아껴준 분이었다.그녀는 목소리를 살짝 누그러뜨리며 입을 열었다.“저 요즘 좀 바빠요. 이 일 끝나면 꼭 가서 뵐게요.”“할머니보다 더 중요한 일이 뭐지?”이강우의 말투에는 약간의 질책이 섞였다.“내일 퇴근하고 내가 데리러 갈게.”그는 단호하게 결정해버렸다.송하나는 대뜸 얼굴을 찌푸렸다.할머니 때문에 잠시 연약해졌던 마음은 그의 강압적인 태도에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그녀는 차갑게 대꾸했다.“오실 필요 없어요. 저 요즘 강현에 없거든요.”“강현에 없다고?”이강우의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그는 거의 심문하듯 물었다.“그럼 어디에 있는데?”이런 직설적인 물음은 송하나의 짜증이 밀려오며 거부감이 들었다.그녀는 코웃음을 치며 날카롭게 되받아쳤다.“이 대표님, 경찰서에서 심문하는 것처럼 캐묻는 이유가 뭐죠? 제 행선지를 이 대표님께 보고할 의무는 없잖아요?”이강우의 목소리가 차가워졌다.“송하나, 너 지금 어디야?”송하나는 이 숨 막히는 대화를 더는 이어가고 싶지 않았다.“다른 일 없으면 먼저 끊을게요.”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송하나는 깔끔하게 전화를 끊었다.휴대폰에는 통화가 종료되었음을 알리는 기계음만 들렸다.이강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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