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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4화

Author: 유진
강현수를 생각하면 임유라의 마음속에는 늘 떨쳐버릴 수 없는 불안이 있다. 현수는 지금까지 진정으로 그녀에게 스킨쉽을 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쨌든 그녀야말로 현수의 현재 정식 여자 친구이다.

그리고 임유진, 그녀는 임유진에게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걸를 알게 만들 것이다. 지난날 그녀가 임유진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임유진은 거절했다. 그렇다면 지금, 그녀는 임유진에게 그때 거절한 것에 대한 대가를 치루게 할 것이다!

————

정식으로 촬영하기 전에 감독은 여러 사람에게 두 번씩 리허설을 해 보라고 했다. 리허설할 때도 임유진은 진세령을 보지 못했다. 진세령의 대역이 그녀를 도와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임유라는 오히려 대역이 대신 자리를 잡게 하지 않고 자신이 직접 나서 남자주인공의 옆에 섰다.

임유라는 이 드라마에서 여주인공 2호로 남자주인공의 작은 부인 역할을 하는데 진세령과 적지 않은 상대역이 있다.

강현수는 임유라에게 대본을 여러 건 주며 선택하게 했는데 임유라는 직접 이 극을 선택했다.

그때 강현수가 말했었다.

“나는 유라 씨가 여주인공의 연극을 선택할 줄 알았어요. 이것은 여자 주인공 2호일 뿐이에요.”

“하지만 이 작품은 대작이고 감독도 유명감독님이세요. 남자주인공은 영화제최우수상을 두 번이나 차지한 적이 있어요. 그리고 여자 주인공 진세령은 지금 한창 인기를 끌고 있잖아요. 이런 촬영팀에 들어가면 여자 주인공 2호가 되더라도 다른 작은 비용을 투자한 드라마에서 여자 주인공 1호가 되는 것보다 나아요.”

그녀는 그때 이렇게 대답했다.

그러나 임유라만이 스스로 알고 있었다. 이런 것들은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다. 그녀가 이 촬영팀에 들어간 것은 단지 진세령 앞에서 으스대기 위해서였다.

지난날 진세령은 그녀를 업신여겼다! 그녀가 소민준에게 배역을 달라고 부탁하러 갔을 때 진세령은 어떤 얼굴로 그녀를 대했는지 그녀는 분명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 그녀는 진세령에게 자신이 비록 이 드라마에서 2호 주인공이라도 진세령이라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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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간, 현장은 완전히 얼어붙었고, 숨 막힐 듯한 공기 속에 팽팽한 긴장이 흐르고 있었다.용병들의 얼굴은 일제히 굳어졌다. 그들의 최우선 목표는 돈이었고, 그러려면 임유진과 한지영이 무사해야 했다. 그래서 반사적으로 고은채를 제압하려 했지만...고은채는 미친 듯이 버텼다. 단호하게 임유진을 끌어안은 채 옥상 끝으로 몸을 몰았다.“누구든 한 발짝이라도 다가오면, 난 바로 이 여자를 죽여버릴 거야! 내 목숨이야 잃으면 그만이지. 하지만 강씨 가문의 사모님까지 함께 데려갈 수 있다면...나로서는 결코 손해가 아니지. 그런데 S 시의 강 회장님, 당신은 과연 아내를 포기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강지혁의 얼굴은 마치 서리가 덮인 듯 한기가 흐르고 있었다.그의 눈빛은 차갑게 가라앉았고, 무겁지만 단호한 발걸음을 옮기며 말했다.“그럼 어디 한번 해봐. 내가 정말 포기할 수 있는지 없는지.”강지혁이 다가오는 순간, 고은채의 몸이 본능적으로 움찔했다.하지만 곧 이를 악물며 단검을 임유진의 목으로 밀어붙였다.“다가오지 마! 한 발이라도 더 다가오면, 임유진은 내 손에 죽는 거야!”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날카로운 칼끝이 임유진의 피부를 스쳤다.순식간에 목에서 피가 터져 나오며 옷깃을 붉게 물들였고, 임유진은 숨을 삼키며 짧은 신음을 흘렸다.강지혁의 얼굴은 흔들림이 없었지만, 옆에 늘어뜨린 손이 서서히 오므라들며 관절이 하얗게 비틀렸다.그의 마음속 분노와 긴장이 그 손끝에서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었다.“고은채. 네가 지금 생각해야 할 건 나와 거래하는 거지, 임유진을 데리고 같이 죽는 게 아니야. 너와 네 부하들을 풀어줄 수 있어. 차량도 마련해주고, S 시를 떠날 기회도 줄 수 있지. 하지만... 내 아내에게 더 이상 상처를 내선 안 돼.”조건을 제시하는 강지혁의 차가운 목소리는 낮고 차갑게 울렸다. 마치 악마가 귓가에 속삭이는 것처럼 섬뜩했다.고은채는 비웃듯 눈을 가늘게 떴다.“하, 역시 임유진은 강 회장님한테 특별한 사람이네.”“임유진은 내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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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유진은 온몸이 부서질 듯 아팠다.방금 쏟아진 주먹들이 어디에 꽂혔는지도 가늠할 수 없었다.그저 한지영의 배만은 지켜야 한다는 일념으로 몸을 웅크렸을 뿐, 다른 곳까지 막아낼 여유는 없었다.그리고 지금, 한지영은 푸르게 멍든 얼굴로 힘겹게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한쪽 눈은 부어올라 제대로 뜨지도 못했다.임유진은 속으로는 분노와 증오로 들끓었지만, 겉으로는 담담한 얼굴을 유지하며 단호히 말했다.“그래요. 약속하죠!”그러자 고은채가 날카로운 목소리로 소리쳤다.“ 당신들, 정말 저 여자 말을 들을 거야? 그럼 끝장 볼 준비나 해! 우리가 지금 이 둘을 죽이지 않으면 도망칠 길은 없어! 끝까지 밀어붙여야 탈출할 가능성이라도 생긴다고!”그녀는 거금을 들여 고용한 용병들이 배신할까 두려워 광기 어린 눈빛으로 그들을 재촉했다.하지만 그 순간...또 다른 목소리가 옥상 위를 가르며 울려 퍼졌다.“나도 약속하지. 지금 당장 내 아내와 그녀의 친구를 풀어준다면 모든 걸 원만히 해결할 수 있어. 하지만... 저 여자의 말대로 끝까지 버티겠다면, 오늘 여기서 죽을 각오를 해야 할 거야!”그 목소리에 모두가 움찔하며 시선을 돌렸다.옥상으로 이어진 유일한 출입구, 어느새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길을 틀어막고 있었다.그리고 그 중심에는 바로 강지혁이 서 있었다.경호원들과 보안 인력들이 주위를 빽빽이 둘러싸고 있었지만, 임유진은 단번에 그를 알아볼 수 있었다.하얀 셔츠 차림, 헬리콥터 바람에 헝클어진 머리카락.차갑게 굳은 그의 얼굴은 마치 얼음장 같았고, 시선이 마주쳤을 때조차 눈빛은 희미한 장막에 가려져 쉽게 읽히지 않았다.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를 보는 순간 임유진의 가슴은 덜컥 내려앉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안도감이 스며들었다.용병들은 강지혁과 임유진을 번갈아 보며 눈치를 살폈다.누가 봐도 알 수 있는 사실이었다.이미 상황은 끝났다.하늘 위에는 헬리콥터가 포위했고, 출입구도 차단됐다.이제 그들이 쥔 마지막 패는 단 두 명의 인질뿐이었다.그때, 용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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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하하하... 웃기지 않니?”고은채가 미친 듯 웃음을 터뜨리며, 한지영을 조롱하는 눈빛으로 내려다봤다.“백연신이 도대체 왜 너 같은 바보를 좋아했을까? 내가 왜 널 붙잡고 놓지 않는지 알아? 이유는 단 하나. 백연신이 널 너무 소중하게 여기니까. 그래서 난 네 목숨을 가지고 복수하는 거지. 그게 가장 확실하고 잔인한 방법이니까.”그녀의 눈빛이 점점 광기로 물들었다.“정말 궁금하지 않니? 네가 뱃속의 아이와 함께 내 손에 죽는다면... 백연신이 어떤 표정을 짓게 될까?!”그 섬뜩한 말에, 한지영은 몸속 깊은 곳에서 얼음장 같은 한기가 치밀어 올랐다.고은채는 처음부터 자신을 죽일 작정이었다.“잠깐... 아까 뭐라고 했어?”한지영은 떨리는 목소리로 되물었다.“연신 씨가 날 너무 중요하게 여겼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고은채의 눈빛이 조롱으로 일그러졌다.“넌 아직도 모르는구나? 그때 백연신이 너랑 헤어진 게, 단순히 백씨 가문을 얻으려는 욕심 때문이라고 믿었어? “사실, 고은채도 그때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하지만 나중에 알게됐다. 백연신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지영 한 사람을 위해서였다는 걸.“그럼? 아니란 말이야...?”한지영은 숨이 막히듯 더듬거렸다. 마치 지금까지 믿어왔던 모든 게 산산이 무너지는 듯했다.고은채는 더욱 잔혹하게 입꼬리를 올렸다.“그때 넌 백연신의 두 형제에게 모함당하고, 몸이 만신창이가 되어 거의 죽어가고 있었지. 그 사람이 널 발견했을 때, 넌 이미 숨이 끊어지기 직전이었어. 그때 백연신이 날 찾아와 무릎을 꿇었지. 아니, 무릎 꿇는 걸 넘어서 머리를 바닥에 박으며 피가 날 때까지 빌었어. 제발 널 살려달라고.... 쯧쯧, 아쉽네. 네가 그 꼴을 직접 봤어야 했는데... 한 마리의 개처럼 울부짖는 모습 말이야!”그 순간, 고은채의 한 마디 한 마디는 가시처럼 한지영의 심장을 찌르고 있었다.‘그런일이... 있었다고? 연신 씨는 나한테 한 번도 말해준 적이 없었잖아!”“결국, 난 네 목숨을 살려줬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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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연신! 왜... 왜 날 이렇게까지 짓밟는 거야!”그날, 고은채는 거의 울부짖듯 그의 이름을 불렀다.“그래, 한때 내가 당신을 한지영과 갈라놓았던 건 사실이야. 하지만 그 대신, 다시 백씨 가문을 손에 넣을 수 있게 내가 도와줬잖아. 그 정도면 충분하지 않아? 설마... 그것도 모자라?”하지만 백연신은 대답하지 않았다.그저 싸늘한 눈빛으로 그녀를 내려다볼 뿐이었다. 마치 발밑에 기어다니는 벌레를 보는 듯, 냉혹하고 무심하게.“설마 아직도 한지영 때문에... 나를 이렇게 짓밟는 거야?!”고은채의 목소리는 절규로 터져 나왔다.“그런데, 이미 끝난 거 아니었어?! 그 여자가 뭐가 대단하다고! 한지영은 네가 사랑할 만한 가치조차 없는 여자야! 대체 뭐가 그렇게 특별해서 아직도 붙잡고 있는 건데?!”그녀는 몸부림치듯 외쳤다.“넌 그 여자를 위해 모든 걸 내던졌어. 하지만 한지영은 널 위해 뭘 했는데? 단 한 순간이라도 널 믿은 적 있어? 진심으로 네 편에 서 준 적 있냐고?!”그러나 돌아온 것은 대답이 아닌 차가운 명령이었다.그리고 곧 백연신의 부하들이 달려들어 그녀를 거칠게 짓눌렀다.한지영의 얼굴은 차갑고 거친 바닥에 처박혔고, 뺨에 스친 돌가루가 살을 파고들며 화끈거리는 통증이 번졌다.백연신은 그녀를 위에서 내려다보았고, 그 눈빛 속에는 얼음 같은 살기가 도사리고 있었다.“고은채.”그의 목소리는 날 선 칼날처럼 차갑고 잔혹했다.“내 앞에서 다시 ‘한지영’ 이 세 글자를 입에 올리면... 난 그 즉시 널 죽일 거야!”그 이름 자체가 그의 심장 깊숙한 금기인 듯, 한 치의 흔들림 없는 위협이었다.이어 그는 가차 없이 선언했다.“세상은 약육강식이야. 예전엔 내가 약했고 네가 강했지. 그래서 난 네 뜻대로 끌려다녀야 했고... 하지만 지금은 달라. 이젠 내가 강하고 네가 약해. 그러니 넌 그 대가를 치러야 해. 기억해. 나를 상처 입힌 자들은... 끝까지, 절대 용서받지 못할 거야.”그 순간, 고은채의 가슴은 두려움이 아닌 질투와 증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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