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 나나코도 내심 아쉬움이 크기는 마찬가지였다. 자신이 우물에 앉아 하늘을 보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그녀가 가장 바라는 것은 바로 이 우물에서 벗어나는 것이었지만, 은시후는 자신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가즈키는 허탈한 표정으로 제자를 위로했다. "나나코, 아직 이 문제를 생각할 때가 아니니.. 일단 이번 시합에서 승리한 뒤에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서 논의하도록 하자!”이토 나나코는 고개를 끄덕이며 야마모토 가즈키에게 말했다. "네 사부님, 그럼 저는 경기장에 가보겠습니다!”"그래 가자! 은시후가 너를 제자로 받아들이든 그렇지 않든 간에 너는 경기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에게 너의 실력을 보여줘야 하니, 이 시합은 가능한 한 멋지게 마무리 짓도록 해!”"멋지..게요..?""그래!" 가즈키는 단호하게 말했다. "나나코, 지난 번 그 진설아가 어떻게 조안나를 이겼더냐? 바로 단 한 번의 움직임으로 KO를 이끌어 냈다! 그게 영상으로 올라와 엄청난 인기 몰이를 하지 않더냐..? 나는 네가 경기장서 전력을 다해 너의 상대를 제압할 수 있기를 바란다!"이토 나나코는 한숨을 내쉬었다. "사부님.. 그런데 제가 이번에 상대하게 될 미셸은 시합 전부터 유명했던 우승 후보였어요.. 전에도 경기를 해봤지만 제가 매번 이겼어도 그 때마다 악전고투를 면치 못한 걸요..? 그렇다면 일격에 그녀를 쓰러뜨리기는 더욱 어려울 거예요..”"단번에 적을 제압할 수는 없더라도, 최선을 다해 첫 판에서 이겨야 해! 은시후에게 네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그가 평생 너를 제자로 받아들일 수 없을지라도, 너는 그에게 천부적인 재능이 있다는 걸 각인시키고 진설아 보다 훨씬 레벨이 높다는 것을 알게 해야 한다! 너를 제자로 받아들이지 않는 건 은시후의 손해라는 걸 보여줘야 한다는 말이야!”그러자 이토 나나코는 단호하게 대답했다. “네 알겠어요 스승님!”1분 후..4강전에 출전한 4명의 선수들은 모두 각자의 통로에서 대기하고 있었다.설아와 이토 나나코는
이때 4명의 선수가 각각 2개의 링에 올랐다. 이 두 개의 링은 좌우로, 각각의 링 주위는 관중석으로 둘러싸여 있다. 경기 시작도 전에 박수와 휘파람 소리, 환호성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사람들이 이번 경기에 기대하는 바는 컸다..!시후는 설아의 뒤편 링 아래에 서 있었는데, 이것은 바로 킥복싱 경기에서 코치가 위치하는 곳이다.상대팀 코치는 긴장한 표정으로 시후를 바라보았고, 링 위의 설아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수건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일단 자신의 제자가 링에서 버티지 못하면, 빠른 시간 내에 수건을 던지고 패배를 인정해야 한다.반면 링 위의 설아는 상대 빅토리아를 냉엄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시후가 자신의 체력을 업그레이드하기 전에 그녀는 아마도 빅토리아와 상대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어쨌든 호주에서 온 이 선수는 키도 크고 신체적인 능력이 이전의 설아보다 훨씬 좋았으니까.. 하지만 설아는 지금 빅토리아를 꺾을 자신이 있었다. 그저 빅토리아를 어떻게 이길지 고민하고 있을 뿐이다!한편, 또 다른 링 위에 서 있는 이토 나나코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시선은 라이벌 미셸이 아니라 다른 링 옆의 시후에게 있었다. 비록 시후는 자신을 보고 있지 않았지만, 그녀는 자신이 충분히 잘하면 시후가 분명 자신을 새롭게 볼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만 우수한 선수라고 할 수 있을까? 스승님의 말씀대로 미셸을 단숨에 꺾는 수 밖에..!바로 이때 양쪽 링의 심판이 동시에 경기 시작을 알렸다!설아는 호주의 빅토리아를 주시하며 상대의 허점을 노리고 있었다.빅토리아는 설아를 조금 두려워하고 있었기에 한동안은 주동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며 경계하고 있었다.반면,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미국의 미셸은 엄청난 고함과 함께 나나코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미셸은 사실 오래 전부터 이토 나나코를 꺾고 싶어했고, 자신의 실력이 진설아와 너무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고는 나나코를 꺾기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었다.
공중에서 설아가 회전할 때, 빅토리아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귓가에 설아가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들렸기 때문이다. 그녀는 진설아가 조안나와 경기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었는데 진설아의 폭발력이 매우 강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 다리에 제대로 맞으면 자신이 조안나처럼 바로 링 밖으로 곤두박질칠까 봐 순간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그녀는 급히 오른쪽 다리를 재빨리 뒤로 빼 좌우 다리와 바닥을 삼각형으로 만들어 안정성을 강화한 뒤 양팔을 몸 앞으로 뻗고 블로킹 동작으로 진설아의 일격을 막으려 했다. 하지만 그녀는 조안나가 아니었기에, 설아의 발길질이 얼마나 강한 지 전혀 모르고 있었고, 설아의 힘을 겪어보지 못했다.조금 뒤, 그녀는 두 팔이 거대한 힘에 의해 맞부딪히는 것을 느꼈고, 곧이어 뭔가 부러지는 소리를 들었다. 두 팔이 골절되고 말았던 것이다..! 강한 통증과 함께, 빅토리아는 더 이상 그 강한 힘을 막을 수 없었고, 지난 번 경기의 조안나와 마찬가지로 뒤로 내던져졌다!그리고 현장에서는 엄청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아무도 진설아 선수의 실력이 이렇게 강할 줄 몰랐기 때문이다..!빅토리아의 감독은 놀란 표정으로 수건을 공중으로 던지며 긴장한 듯 빅토리아를 향해 달려갔다.잠시 후, 빅토리아는 고통스러운 얼굴로 들것에 실려 링을 떠났고, 설아는 다시 한 번 승리하여 결승전에 진출했다. 한국 선수가 이렇게 대학생 킥복싱 결승에 진출한 것은 유례없는 일이었기에 사람들은 너도 나도 신나 환호를 질러댔다.설아의 승리를 축하하고 있는 그 시각, 미국의 미셸에게 번갈아 얻어맞은 이토 나나코는 얼굴을 몇 대 맞고 입가와 눈가에 멍이 들어 피를 흘리는 처참한 모습이었다.미셸은 왜 이토 나나코가 반격만 하고 있는지 의아해하면서도 기회를 놓치지 않고 나나코를 가격하고 있었다. 보기에 이토 나나코는 몸 상태가 안 좋은 것 같았고 미셸은 이 때 바로 나나코를 한 번에 쓰러뜨려야 한다고 생각했다.이토 나나코는 부상 부위의 심한 통증을 느끼고 몇 차례에
시후는 멀리서 이 상황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토 나나코가 미국 선수에게 기가 눌려 매우 수동적이고 반격할 힘이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은 상대 선수에게 여러 번 맞아서 멍이 들고 피가 났고, 특히 그녀의 오른쪽 눈가가 갈라진 것 같아 관중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그는 참지 못하고 링 쪽으로 걸음을 옮겨 이토 나나코를 주의 깊게 보았다. 시후는 나나코가 비록 부상을 입고 매우 수동적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그녀의 두 눈은 줄곧 상대방의 동작 하나하나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하지만 시후는 나나코가 계속 상대를 관찰하면서도 왜 반격을 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도대체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 거야..?바로 그때, 이토 나나코 역시 곁눈질로 시후를 보았다. 그녀는 약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시후의 눈빛에서 약간의 괴로움이 보였기 때문이다. ‘혹시.. 은 선생님의 아련한 눈빛은 나 때문인가..? 혹시 나에게 미안하다고 느끼는 걸까..?’ 그러자 곧 나나코는 얼굴에 미소를 띠었다. 왜 나를 안타까워 하는 거지..? 그에게 난 그저 보잘것없는 일본 선수일 뿐이고, 나의 실력은 그야말로 개미보다 못할 텐데.. 게다가 나의 스승님은 일찍이 그를 모욕한 적도 있어... 비록 내가 직접적으로 미움을 산 적이 없다 하더라도, 틀림없이 그는 날 미워할 거야.. 그러니까 그는 상대편 선수인 미셸을 아껴도 절대 날 안타까워할 수 없을 거야.. 그런데.. 그런데 왜 날 보는 눈빛이 정말 마음이 아픈 것 같지..? 설마 정말 나를 걱정하는 건가..? 흠.. 그럼.. 나를 걱정하는 건지 미셸을 걱정하는 건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이것밖에 없어!’ 이렇게 생각하자 나나코는 미셸의 공격을 막아낼 때 일부러 공격할 틈을 만들어주었다.“파악!”미셸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이토 나나코의 오른쪽 뺨을 때렸고, 나나코의 뺨은 검붉게 물들었고 핏발이 서기까지 했다.나나코는 이 주먹에 저항하는 동안 계속 시후를 곁눈질로 보고 있었다.
이토 나나코는 몸의 상처를 필사적으로 참으며, 한순간에 강한 폭발력을 뿜어냈다! 곧이어 나나코는 갑자기 제자리에서 뛰어오르며 몸을 270도 회전했고, 그녀의 늘씬한 오른쪽 다리를 높이 들어 미쉘의 얼굴을 가격했다!미셸은 오늘 이토 나나코의 비정상적인 플레이를 이상하게 여겼는데, 그녀가 순간적으로 자신을 향해 맹공을 퍼부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미셸은 이때 나나코가 시후 때문에 강력한 잠재력을 발휘할 것 역시도 상상하지 못한 것이다. 나나코의 일격은 이미 그녀의 평소 수준을 훨씬 뛰어넘었다! 미셸이 정신을 차리고 황급히 방어를 하기 시작했을 때,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조금 뒤 검은 그림자가 자신을 감싸고, 곧장 얼굴을 향해 덮쳐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크게 놀라 막 피하려고 하는 순간! 강력한 에너지가 자신을 덮치는 것을 느꼈다!“빠악!”미셸은 마치 뇌의 혈류가 끊긴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머리가 멍해졌다. 그녀는 순간적으로 의식을 잃고 링 위에 쓰러지고 말았다.이.. 이건..현장은 아연실색한 사람들로 가득 찼다..! 이토 나나코가 조금 전까지 극도로 수동적인 상태였는데, 미셸에게 거의 짓눌려 맞고 있다가 어떻게 갑자기 이렇게 강력한 살상력을 뿜어내며 한방에 미셸을 기절 시켰을까..?! 잠시 침묵이 흐른 뒤,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오늘 경기는 관중들에게 정말 신기한 장면이었다! 두 개의 링과 두 개의 시합에서, 승자는 모두 한 수에 상대를 이겨버린 것이다! 진설아 역시도 한 발로 상대방의 두 팔을 걷어차서 골절을 시켰고, 이토 나나코는 계속 상대방에게 맞기는 했지만 결코 공격하지 않다가 한 번에 기회를 포착하고 깔끔하게 상대를 물리쳤다!시후는 링 아래에서 이 광경을 보고 은근히 놀라고 말았다..! 이토 나나코는 모든 곳에서 다른 사람의 통제를 받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많은 펀치를 맞은 후에도 기회를 잡아서 모든 불리함을 한 번에 역전하고, 한 번의 승부수로 승리하는 인내와 용기를
그러자 심판은 마이크를 잡고 "이번 경기의 우승자는 일본 선수, 이토 나나코!”라고 소리쳤다.스포츠 캐스터들도 경기를 중계하며 흥분한 목소리로 경기 소식을 전했다."오늘 경기는 정말 흥미진진했는데요, 아무도 준결승 경기의 양쪽 링 승자가 모두 한 수로 결승에 진출할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을 테죠?!”"네 맞습니다. 그 중에서도 한국의 진설아 선수는 지난 경기에서 브라질의 조안나를 한방에 꺾은 데 이어 또 한 번의 공격으로 상대방을 무너뜨리는 기술을 선보여 감탄을 자아냈습니다!"“그럼 다음 번 경기에서는 바로 한국의 진설아 선수와 일본의 이토 나나코 선수가 최종 결승에서 맞붙겠군요!”“그렇습니다. 두 경기에서 진 호주의 빅토리아, 미국의 미셸 선수가 3, 4위전을 치르게 됩니다.”현장 관중들은 매우 흥분했다! 한국 선수가 결승까지 진출할 줄은 몰랐고, 두 경기 모두 흠잡을 데 없는 경기를 펼쳤으니 그야말로 이번 경기에서 가장 큰 다크호스라고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욱 흥미진진한 것은 결승 진출자는 모두 아시아 선수이고, 게다가 모두 매우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미녀라는 점이었다! 진설아 선수의 말할 것 없는 화끈한 몸매는 그야말로 남자들의 눈에는 최고였다! 그리고 이토 나나코 선수는 물처럼 부드러운 분위기를 내뿜었는데 진설아와 나나코를 비교하며 남자들은 두 사람에게 사로잡히고 말았다..! 이 두 명의 최고 미녀가 우승을 다투면, 선수권 대회의 결승전은 분명 매우 흥미로울 것이다!고바야시 지로 역시도 매우 흥분했다! 두 경기 모두 이렇게 재미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다..! 이번 4강전의 열기를 다시 한 번 정상으로 끌어올린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아무래도 이치로 제약의 고바야시 S의 인기 역시도 하늘을 찌를 것 같았다!시후가 체육관을 나서자 설아는 평상복으로 갈아입고 나왔다. 그녀는 시후를 보고 흥분해서 말을 걸려고 하다가, 갑자기 주위에 기자들이 쏟아져 나와 빽빽하게 에워싸는 것을 보았다. 지금 설아는 한국 전체
이 선물 세트는 비즈니스 캐리어의 크기와 비슷하며 전체적으로 블랙과 골드가 적절히 섞여 있어 고급스럽고 차분해 보였다."어떻게 한 세트가 이렇게 클 수 있죠?”"도련님, 제가 선택한 이 선물세트는 저희가 런칭한 브랜드 중에서 가장 비싼 세트입니다. 가격은 300만 원이고요. 안에는 전 라인 제품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세트에서 가장 사랑받는 제품으로는 영양 크림과 아이크림이 있는데, 모두 대용량으로 준비했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고생하셨네요. 고맙습니다.”"아닙니다 도련님, 제가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인데요.”"참, 다음 주에 잠시 출장 겸 용인 쪽에 다녀오려고 합니다. 서울 쪽 업무는 부장님과 이화룡 씨에게 맡기고 가려고요. 특히 제 아내 쪽은 반드시 사람을 보내 암암리에 보호해주시길 바라요. 아무래도 오송 그룹이 아직 살아 있으니까요. 그냥 가만히 놓아 두면 안 되겠죠.”"음.. 도련님, 용인으로 가시려고요? 무슨 일이 있으십니까? 혹시 그룹 관련 일이신지..?”“아니요, 아직 그룹에 돌아가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안세진 부장은 의아한 듯 물었다. "도련님, 제가 말을 너무 많이 하는 걸 용서해 주십시오. 일단 이번에 왜 용인에 가려고 하시는 겁니까..? 그룹으로 돌아가는 일이 아니라면 특히 공심 그룹을 조심하셔야 합니다! 지난 번 공은찬이 수술을 마치고 보름 동안 집에서 누워 쉬었다는데.. 도련님을 벼르고 있다는 소문이 있습니다..”“벼르고 있다고요?” 시후는 냉소하며 말했다. "하하하! 공심그룹이 감히 내 앞에서 짖어 대려고..? 내가 이번에 용인에 가는 것은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 그런 겁니다. 그런데 만약 나를 감히 건드린다면, 나는 반드시 보복할 거고요.”"도련님, 그럼 제가 그룹에 알려드려서 도련님이 편하게 이동하실 수 있도록 준비해 둘까요?”"아니요~ 그럴 필요 없어요. 이번에 제가 이동하는 걸 LCS 그룹에게 알리고 싶지 않으니 비밀로 해주세요.”"네 도련님."시후는 고개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한미정 아주머니도 계세요?""물론이지!" 상곤은 헤헤 웃으며 속삭였다. "내 옆에 앉아 있는데, 지금 한자로 된 시구를 어떻게 읽는지 배우고 있어!”"네, 그러셨군요! 하하하! 제대로 잘 배우셨어요?”"하하!! 내가 지금 안진경, 왕희지, 황정견, 구양문 등 중국에서 내로라하던 양반들의 글을 쓰고 배우고 있어!”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그러세요, 하하!! 그럼 더 열심히 공부하시면 한석봉처럼 되는 것 아닙니까? 하하하!! 아 참, 장인 어른! 원하시는 화장품을 이미 얻어서요.. 제가 지금 갖다 드릴까요? 집에 가져가시다가 만약 장모님께 들키면 곤란하지 않으시겠어요?”시후가 안세진 부장에게 화장품 세 세트를 준비하라고 한 이유는 윤우선에게 주는 것 외에 아내 유나에게도 주어야 하고, 김상곤도 한미정에게 한 세트를 선물하고 싶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세 세트를 모두 집으로 가져가다가 만약 윤우선이 나머지 두 세트를 보게 된다면, 그녀는 반드시 이것들을 모두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고 기를 쓰고 달려들 것이다! 그러니 오히려 장인어른이 먼저 한미정에게 선물을 먼저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마침 지금 장인어른이 한미정과 함께 있으니 이 기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아이구, 은 서방! 벌써 화장품을 얻었어?! 아침에 얘기했는데 벌써 처리하다니?? 대단해?!!”시후는 담담하게 웃으며 "별거 아니에요,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그럼 제가 금방 갈게요!"라고 말했다."그래 그래, 그럼 이따가 노인대학 앞에 와서 전화 한 통만 해 줘. 내가 내려 가겠네."“넵 알겠습니다!”10분 후, 시후는 노인대학 입구에 도착했다. 차를 주차하고 그는 장인 상곤에게 전화를 걸었다.곧 상곤은 뛰쳐나와 차 앞으로 다가와 헤헤 웃었다. "우리 은 서방~ 화장품은 어디에 있나? 헤헤헤!!”시후는 차에서 내려 트렁크를 열고 선물 상자를 꺼내 그에게 건넸다. “아버님 이거 가져가세요!”상곤은 선물상자를 받아 들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
시후가 말했다. “예전에 아버지 측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바로 이런 암살자들의 습격 때문이었다고요. 그들은 임무를 마치자마자 입 안의 독약을 깨물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사건에서 만난 자들과 방식이 동일했습니다. 비록 두 사건 모두 20년 전 일이긴 하지만, 상대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조직이라면, 같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제이크 한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시후 도련님, 그렇다면 조직이 이미 수백 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는 대답했다. “내가 한 명을 생포한 한 명에게서 죽음의 전사들이라는 암살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당시 ‘547’이라는 자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모두 제이크 한에게 이야기해 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고, 수많은 전쟁과 재난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유럽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아시아 역시 아편 전쟁, 러일 전쟁 등을 겪었고, 미국은 남북전쟁까지 겪었죠. 지난 2~300년 동안 이 세계는 혼돈 그 자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비밀 조직이 존재해 왔다니, 대체 어떻게 그들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 조직은 단지 살아남은 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세력을 키워온 것 같더군요. 말씀하신 그 모든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는 무관하게요. 난 그게 오히려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곤 시후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조직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내가 일부러 생포했던 그 한 명 외에는 모두 죽었고, 당신이 그날 현장에 나타난 것도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이었으니, 그 조직은 당신을 주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랜
제이크 한도 자신이 이렇게 물이 빠진 수조에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뭔가 창피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물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좀 있을까요...?"시후는 옆에 있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옷 좀 챙겨 주시겠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의 작업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 가져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배유현은 곧장 돌아가 작업복 한 벌을 들고 돌아왔고, 제이크 한은 옷을 걸친 후 시후와 함께 옆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에게 물 한 병을 건네자, 그는 받자마자 단숨에 물을 다 마시고는 입가를 닦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 "시... 시후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는 한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신 이상 앞으로 시후 도련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무슨 일이든 목숨 걸고 따르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갖춰 답했다. "마침 잘 됐네요. 내가 부탁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제이크 한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손가락 두 개를 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럼 내가 요청하고 싶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이 여기서 나간 이후엔,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묻는다면, 당신은 이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냥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센터에서 깨어난 뒤 나왔다고만 하세요."제이크 한은 놀라며 물었다. "시후 도련님, Samson 그룹 식구들을 구해 주셨는데 왜 아직 서로 만나려고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러자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그건 내가 곧 말하려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만약 Sams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호, 당신도 회춘단 얘기를 들은 적 있군? 내 큰 외삼촌에게 들은 거지?”“큰 외삼촌...” 제이크 한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시후가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그가 안충주의 조카라고 소개했던 걸 떠올리며,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충주가 분명 내게 얘기했었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외삼촌이 회춘단 얘기까지 꺼냈다면, 경매장에서 쫓겨난 얘기도 같이 했을 텐데?”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 말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회춘단도, 지금 얘기한 중소단도 다 내가 소유자니까. 그 경매도 내가 주최한 것이고,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외삼촌을 쫓아내기도 했거든.”제이크 한은 경악하며 물었다. “그 사람이 네 외삼촌인 걸 알면서도 쫓아낸 거라고?!”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쫓아낼 땐, 외삼촌의 정체를 내가 몰랐어. 그땐 외삼촌이 가명을 쓰셨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외삼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역시 쫓아냈을 거야. 왜냐하면 외삼촌은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기려 했기 때문이야. 경매 시작 전에 분명히 말했지. 회춘단은 누구든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즉시 복용해야 하며, 절대 외부 반출이 안 된다고. 그런데 외삼촌은 돈으로 그 규칙을 깨려고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를 내쫓은 거지.”제이크 한은 조용히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난 정말 안 죽은 거란 말인가...?”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네가 정말 안예선의 아들이라면, 자신의 출신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외가 쪽 가족들과 만나지 않은 거야?”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당신은 지금도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제이크 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의심이라기보다... 난 그냥 이 모든 게 너무 이상해 보이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