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후는 이 두 개의 귀여운 인형을 보자 데자뷰를 느꼈지만, 어디서 본 것인지 정확히 기억할 수 없었다.그러자 옆에 있던 고은서는 미소를 지은 채 시후를 바라보며 물었다. "시후 오빠, 이 두 아이 좀 낯익지 않아?”시후는 고개를 여러 번 끄덕이며 "음.. 아무래도 굉장히 낯익은 것 같은데.. 어디서 본 건지 기억이 안 나..”옆에 있던 임지연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후훗.. 이 바보! 시후 너와 은서 아니니? 두 사람이 어렸을 때이고, 네 6번째 생일 때야!"시후는 놀라며 말했다. "정말요? 안 그래도 낯익었는데 당시 장면에 대한 구체적인 기억이 없어요..”임지연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핸드백에서 작은 앨범을 꺼낸 다음 누렇게 변한 오래된 사진을 꺼내 시후에게 건넸다.시후는 그것을 받아 살펴보았고 사진 속 인물이 자신과 은서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그들의 옷, 몸짓 심지어 표정까지 케이크 위의 폰던트 인형과 똑같았다.그러자 옆에 있던 임지연이 웃으며 말했다. "은서가, 그날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고 나서 계속 너에게 아내로 맞아 달라고 난리를 쳤지.. 시후 네가 처음에는 동의하지 않다가, 네 부모님이 시후 네가 성인이 되면 꼭 은서와 결혼해야 한다고 하니, 네 표정이 불만스러웠지.. 하루 종일 따라다니는 아이와 결혼하고 싶지 않다고 말이야. 그래서 둘이 사진을 찍을 때 살짝 뾰로통한 거야.”시후는 사진을 보자 오랫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자신은 아직 많은 것을 기억하고 있었지만, 어렸을 적 많은 기억들은 마음 속에 희미하게 남아 있었고, 거의 찾을 수 없을 정도로 흐릿했다. 이것은 바로 부모님이 돌아가신 이후 자신의 기억을 떠올릴 수 있는 경로와 방법을 완전히 상실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시후는 자신의 어릴 적 사진도 없었고, 부모님의 어린 시절 사진은커녕 부모님의 젊은 시절 사진도 전혀 없었다.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 자신의 기억 속 부모님의 모습조차 흐릿하게 남아 있었다.그래서 시후는 처음 폰던트 인형을 봤을 때 그
시후는 폰던트 인형이 먹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말을 듣고 약간 안도했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나 은서의 어린 시절 인형을 먹게 될 텐데 그렇다면 정말 이상한 느낌이 들 것이었기 때문이다. 시후 옆에 있던 고은서는 시후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시후 오빠, 어렸을 때처럼 내가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를게! 내가 노래할 때 생일 소원을 빌고 기다리고, 노래가 끝나면 촛불을 불어 끌 수 있어!”시후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 웃으며 "알았어!"라고 말했다.고은서는 호흡을 살짝 가다듬은 후 부드럽고 다정하게 노래를 불렀다.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시후 오빠! 생일 축하 합~니~다~”이때 시후는 두 손을 모으고 눈을 감은 채 조용히 소원을 빌었다. 이제 그에게는 더 이상 물질적으로는 욕망이 없었고, 부모님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혀 복수하는 것이 가장 큰 소망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따뜻한 생일에 이런 소원을 빌기에는 다소 부적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는 가족과 주변 사람들 모두가 무사하고 건강하면 충분할 것이라고 마음 속으로 조용히 빌었다. 시후가 소원을 빌 때, 은서는 생일 노래를 불렀고 시후는 케이크에 달린 촛불을 하나씩 불었다.고은서, 고선우, 임지연은 함께 박수를 쳤고 임지연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시후야, 이모는 늘 오늘만 같고, 매년 오늘처럼 행복하기를 바라며, 네 모든 소원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선우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시후야 이 삼촌도 네 삶에 행운과 평화가 있기를 바란다..!"시후는 감동을 받아 거듭 감사를 표했다. 옆에 있던 고은서는 몸을 기울여 시후의 귀에 대고 조용히 자신의 어릴 적 모습을 만든 폰던트 인형 가리키며 시후만이 들을 수 있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시후 오빠, 난 최대한 빨리 이 껌딱지 같은 소녀와 결혼할 수 있기를 바라~!”시후는 알면서도 웃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오래 전부터 은서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있었지만 명확하게
시후는 감동을 받으며 웃음지었다. "삼촌, 어떻게 생일을 몇 번만 축하해주실 생각을 하세요? 적어도 수십 번은 더 축하해주시는 것이 말이 되지 않을까요?”고선우는 웃으며 유쾌하게 말했다. "그래! 수십 번 축하하는 걸로 하자!”잔을 여러 번 비우는 동안 시후와 고선우는 이미 각각 1병 종도의 와인을 마셨지만 둘 다 약간 취한 상태였을 뿐이었다.원래 술을 잘 마시는 임지연도 혼자 레드 와인 한 병을 마셨지만 그 후에도 전혀 취기를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는 술을 마셔서 인지 매우 행복해했고, 볼이 약간 붉어졌을 뿐이었다. 그녀는 방금 먹은 회춘단의 효과와 함께 장밋빛으로 붉게 물든 얼굴이 매력적이었다.고선우는 살짝 놀랐고, 그의 아내를 바라보며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여보, 지금 당신을 보면 우리가 막 결혼한 것 같은 느낌이 들어..."임지연은 약간 미소를 지으며 조금 수줍게 말했다. "애들도 모두 여기에 있는데 농담하지 말아요..."고선우는 진지하게 말했다. "그게 아니라, 정말 내가 말하는 건 진심에서 나온 거라고!" 말을 하던 그가 지갑을 꺼내 열었고, 가장 바깥쪽에는 두 사람의 젊은 시절 사진이 들어 있었다.고선우는 시후와 고은서에게 사진을 건네며 말했다. "얘들아 이것 좀 봐라, 내가 진실을 말하는 것 맞지?”시후가 사진을 보니 사진 속 임지연은 스물여섯 살, 일곱 살쯤 되어 보였다. 그러나 당시 그녀는 또래들보다 성숙해 보였고 오래된 사진 마저도 감동적이었다. 지금의 고은서보다 더욱 아름다운 모습이었다.옆에 있던 고은서는 어머니의 오래된 사진을 보며 감탄했다. "엄마, 어렸을 때 엄마는 정말 너무나도 아름다웠던 것 같아요.. 이 사진은 여러 번 봤지만, 볼 때마다 칭찬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임지연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여기서 농담하지 마. 사실 이 사진은 이미 오래 전 나를 떠나버린 청춘이야. 너희들이야 말로 아름다운 청춘이지." 그렇게 말하면서 그녀는 탄식했다. “그런데 내가 젊었을 때 시후 어머
임지연의 질문을 듣고 시후는 잠시 깜짝 놀랐다. 시후는 누군가가 그에게 외조부모님을 찾으러 미국으로 가고 싶은지 질문을 들은 것이 이번이 두 번째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질문을 자신에게 마지막으로 던진 사람은 고은서였다. 그래서 시후는 이전에 고은서에게 했던 말을 떠올리면서 임지연에게 답했고, 시후는 애초에 지금까지 몇 번 뵙지도 못한 외조부모님을 찾아가 괜히 방해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임지연은 시후의 말을 들었을 때 속으로는 이해했지만, 여전히 시후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표정에서 그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잠시 머뭇거린 뒤 그녀는 진지하게 말했다. "사실.. 지금까지 시후 네 부모님이 돌아가신 것에 대한 진실을 찾으러 다닌 사람은 시후 너 뿐만 아니야.. 이 사람과 나도 노력해 왔거든.. 우리는 그 사건의 배후가 누구인지 알아내려고 노력했지만, 딱히 의미 있는 단서를 찾지 못했어.. 그래서 아무래도 이 사람과 나는 뭔가 숨겨진 사실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을 내렸단다.. 분명 그 사건의 배후에는 아주 막강한 인물, 모든 것을 조종하고 조작하고 있는 인물이 있는 거야.. 우리 능력으로는 찾아내기 어려울 것 같았어..”고선우도 이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시후야, 표면적으로는 오늘날 전 세계가 글로벌 하게 통합되어 있는 것 같지만, 계급을 나누는 데 있어서 각자가 생각하는 장벽은 상상을 초월해.. 한국에는 소위 모두가 인정하는 수의 재벌가가 4~5개 정도 밖에 없어.. 아무리 부유하다고 하더라도 가장 최고의 재벌가 그룹으로는 절대 편입될 수 없어. 왜냐하면 그들 만이 가지고 있는 비밀들, 특별한 채널과 자원이 있기 때문이지. 아마도 이런 것에 가장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는 건 전세계에서 아마 3개 정도의 재벌가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니 누가 네 부모님을 죽였는지 조사할 수 있는 건 아마도 그들 밖에 없을 거야.. 그렇기에 네 외조부모님은 아마 오래전부터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알고 계실 지도 몰라... 그러니 네가 외조부모님을 만난 적이
시후는 앞으로 가장 높은 곳에 올라 모든 것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기를 희망했다. 하지만 그는 LCS 그룹, Samson 그룹 양쪽에 의지하기보다는 온전히 자신의 능력에 의해 높은 자리에 올라갈 수 있기를 원했다.따뜻한 분위기 속, 다이아몬드 스테이에서의 식사는 순조롭게 진행되었다.식사 후 시후는 영기를 통해 몸에 있는 모든 알코올을 밖으로 배출했고, 음주 운전으로 단속되지 않을 정도인지 확인한 후 은서를 공연장으로 보내주었다. 그리고 고선우와 임지연을 버킹엄 호텔로 데려다 주었다.부부는 할 일이 많아 오늘 오후에는 호텔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저녁에는 고은서의 콘서트를 관람하기 위해 공연장으로 이동한 뒤 다시 안성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다.시후는 그들의 계획을 듣고 말했다. "삼촌, 이모, 오늘 밤 돌아가서 버킹엄 호텔에서 하룻밤 쉬다가 돌아가시는 게 어떠세요? 내일 아침에 가셔도 별로 큰 영향이 없을 텐데요.”고선우는 고개를 저으며 웃음지었다. "내일 아침에 또 다른 회의가 있어.. 내일 떠나면 너무 늦을 거다.""하지만 또 이렇게 무리하시면 몸이 견디지 못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삼촌?”고선우는 웃으며 말했다. "예전에는 좀 부담스러웠을지 모르지만, 이제는 절대 그럴 일이 없을 거다.”"그래 맞아." 임지연도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회춘단을 복용한 후 내 몸도 무한한 힘을 느끼는 것 같아.. 저녁 늦게 돌아가는 건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을 거야. 오늘 밤 이 사람과 돌아간 뒤 집에서 조금이라도 푹 쉬고 내일 바로 회의에 가는 게 좋을 것 같아. 내일 아침에 서둘러 돌아가는 것보다 훨씬 여유로울 거고."이 말을 들은 시후는 설득을 멈추고 서둘러 말했다. "그럼 제가 차량이 준비된 곳까지 모셔다 드릴게요.”"괜찮아 시후야." 임지연은 매우 진지하게 말했다. "오늘 밤 아내와 함께 은서의 콘서트를 볼 거라고 들었어. 콘서트가 끝나면 분명 아내와 함께 집에 갈 것 아니니..? 그 때가 되면 밤늦은 시간이라 아내만 남겨
고선우와 임지연을 버킹엄 호텔로 보낸 뒤 안세진에게 부탁한 뒤 시후는 청년재 별장으로 돌아갔다. 별장으로 돌아간 뒤에는 오후 2시쯤이었는데, 시후는 유나가 3~4시가 되어야 일이 끝나리라 생각하여 먼저 집에 가서 일이 끝나갈 때 다시 유나를 마중 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시후가 예상하지 못한 것은 바로 집에 도착했을 때 그의 아내 유나, 장인 김상곤, 장모 윤우선이 이미 주방에서 식사 준비를 시작하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집에 있는 유나를 본 시후는 깜짝 놀랐다. "여보, 언제 집에 왔죠? 왜 내가 데리러 오라고 연락하지 않았어요?"유나는 웃으며 답했다. "오늘은 업무를 조금 빠르게 진행해서 2시에 집에 돌아왔어요. 그리고 오늘은 당신의 생일을 위한 저녁 식사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일찍 돌아왔죠~”이때 윤우선은 양손에 거대한 대게를 들고 찜통에 넣으며 시후에게 웃으며 말했다. “은 서방! 이 대게가 한 마리에 8만 원이 넘어!"옆에 있던 유나는 윤우선이 곧바로 대게를 찌려고 하는 것을 보고 서둘러 말했다. "엄마, 지금 바로 게를 찔 수 없어요! 아직 3시도 안 됐고, 아직 저녁 식사 시간이 아니잖아요! 지금 쪄서 저녁에 먹으면 맛이 없어요!”윤우선은 놀라서 물었다. "그럼 왜 이렇게 일찍 돌아와서 우리가 요리하는 걸 도와준 거야?"유나는 마지못해 말했다. "먼저 준비를 하려고 온 거죠. 엄마는 일단 게를 깨끗이 씻어 양동이에 담으시고, 다른 재료도 마찬가지로 씻어서 준비해 주세요. 식사 시간이 거의 다 되어서 만들어야 맛있어요.”윤우선은 화를 내며 말했다. "아니, 바로 요리를 하려고 했는데..! 그런데 이 게는 바로 냄비에 넣고 찌면 되는 거 아니니? 씻어야 해?”"당연히 세척을 해야죠! 적어도 솔로 표면의 때를 닦은 다음 깨끗한 물로 여러 번 헹구셔야 해요!""나는 못해! 가시로 덮여 있잖아! 가시가 나를 찌르면... 네 아빠가 이걸 씻도록 하는 게 좋겠다!” 그렇게 말한 후 윤우선은 김상곤을 바라보며 명령했다. "김상곤,
시후는 "네. 맞습니다."라고 고개를 끄덕였다.상대방은 그에게 한 변의 길이가 50센치 정도 되는 포장 상자를 건네며 "김유나 씨가 주문한 케이크입니다. 사인해주세요."라고 말했다.시후가 케이크를 받고 주문서에 사인을 하려던 순간, 상대방은 이렇게 말했다. "아, 아무래도 내부를 한 번 살펴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문제가 있으면 다시 가져가야 하니까요. 하지만, 확인하신 뒤에 문제가 있으면 다시 취소하실 수는 없습니다.”시후는 별 생각 없이 케이크 상자에 묶인 리본을 풀고, 조심스럽게 뚜껑을 열자 2단 케이크가 드러났다. 이 케이크는 은서가 맞춤 제작한 케이크만큼 고급스럽고 정교해 보이지도 않았고, 실물과 같은 폰던트 인형도 없는 평범한 케이크였다. 하지만 시후는 초콜릿으로 적힌 문구 때문에 마음속에 따뜻함을 느꼈다. 그 내용은 바로 였다.이 문구를 본 시후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라이더에게 말했다. "케이크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제가 직접 확인했습니다." 그 후 그는 서명을 하고 라이더에게 다시 건네 주었다.라이더가 청구서를 받고 떠난 후 시후는 케이크를 다시 포장하여 집으로 가져갔다.그 때, 맞은편 별장 테라스에 옷을 널고 있던 신 회장은 우연히 이 상황을 목격했다. 시후가 케이크를 모으고 별장으로 돌아가는 것을 본 그녀는 호기심이 생겨 방으로 돌아와서는 침대에 누워 있는 김창곤과 김혜준에게 물었다. "창곤아, 혜준아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아니?”김창곤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엄마.. 설 전부터 지금까지 저는 먹고 마시고 싸는 걸 모두 침대에서 하는데.. 오늘이 대체 며칠인지, 무슨 요일인지도 몰라요..”김혜준은 "할머니, 저도 날짜가 기억나지 않아요."라고 답했다.신 회장은 중얼거렸다. “오늘은 음력 2월 2일이라 좋은 날로 알고 있어.. 그런데 오늘이 대체 누구의 생일인지 기억나지가 않아.. 불효자 김상곤 그 녀석은 겨울에 태어났고, 빌어먹을 김유나는
김혜준은 신 회장의 말을 듣고 즉시 흥분하여 신나게 말했다. "할머니! 정말 말씀하신 것과 같으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항상 은시후 그 놈이 조만간 큰 일을 칠 거라고 생각했어요. 분명히 이건 폭풍전야일 거예요!”신 회장의 표정에는 약간의 자부심이 깃들어 있었다. "은시후의 속임수 덕분에 그 놈의 가족들이 1년 넘게 잘 살았겠지! 지난 번에는 돈 많은 사람들을 속여 그들의 주머니에서 돈을 벌었지.. 하지만 그런 놈들 치고 결말 좋은 사람은 없었어! 그러니 은시후도 분명히 끝난 거야!”김혜준은 흥분으로 몸을 움츠리고 신이 나서 말했다. "은시후가 정말로 큰 일을 당하면 그의 온 가족이 곧 파산할 거예요! 아마도 며칠 후에 로이드 그룹이 이 별장을 다시 돌려받겠다고 나올 지도 모르죠!”옆에 누워 있던 김창곤은 신이 나서 말했다. "아, 그게 사실이라면 정말 상황이 반전될 것 같군! 은시후가 그렇게 된다면 그 집안 사람들은 갈 곳도 없고 결국 쫓겨날 텐데. 거리로 나앉고, 사람들이 그 놈들을 비웃음 가득한 눈빛으로 보겠지!” 그러자 그는 기분이 좋아졌다. "세상사 새옹지마! 그 놈들은 우리 가족이 절박한 상황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을 거야. 혜빈이는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가장 큰 의전 도우미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이 말이야. 우리의 미래는 확실히 더 좋아질 거야!"그러자 신 회장은 코웃음을 쳤다. "그래 맞아! 우리 혜빈이는 정말 야망이 커! 갑자기 시작한 회사 경영으로 국내 최고의 회사로 만들다니! 이것만 봐도 아무래도 난 너희 둘보다 혜빈이가 더 나은 것 같다!” 그렇게 말하면서 신 회장은 두 사람을 바라보며 화를 냈다. "그러고 보니 너희 둘은 정말 쓸모없는 놈들이야! 내가 너희에게 윤우선을 처리해달라고 부탁했는데 이렇게 부상만 당하고 말이야! 지금 침대에 누워 다 늙은 나에게 네 놈들의 대소변을 받으라고 하다니!”이 말이 나오자마자, 김창곤과 김혜준은 서로를 바라보았고, 서로의 눈에는 끝없는 당혹감이 담겨 있었다.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
시후가 말했다. “예전에 아버지 측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바로 이런 암살자들의 습격 때문이었다고요. 그들은 임무를 마치자마자 입 안의 독약을 깨물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사건에서 만난 자들과 방식이 동일했습니다. 비록 두 사건 모두 20년 전 일이긴 하지만, 상대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조직이라면, 같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제이크 한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시후 도련님, 그렇다면 조직이 이미 수백 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는 대답했다. “내가 한 명을 생포한 한 명에게서 죽음의 전사들이라는 암살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당시 ‘547’이라는 자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모두 제이크 한에게 이야기해 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고, 수많은 전쟁과 재난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유럽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아시아 역시 아편 전쟁, 러일 전쟁 등을 겪었고, 미국은 남북전쟁까지 겪었죠. 지난 2~300년 동안 이 세계는 혼돈 그 자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비밀 조직이 존재해 왔다니, 대체 어떻게 그들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 조직은 단지 살아남은 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세력을 키워온 것 같더군요. 말씀하신 그 모든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는 무관하게요. 난 그게 오히려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곤 시후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조직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내가 일부러 생포했던 그 한 명 외에는 모두 죽었고, 당신이 그날 현장에 나타난 것도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이었으니, 그 조직은 당신을 주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랜
제이크 한도 자신이 이렇게 물이 빠진 수조에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뭔가 창피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물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좀 있을까요...?"시후는 옆에 있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옷 좀 챙겨 주시겠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의 작업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 가져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배유현은 곧장 돌아가 작업복 한 벌을 들고 돌아왔고, 제이크 한은 옷을 걸친 후 시후와 함께 옆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에게 물 한 병을 건네자, 그는 받자마자 단숨에 물을 다 마시고는 입가를 닦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 "시... 시후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는 한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신 이상 앞으로 시후 도련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무슨 일이든 목숨 걸고 따르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갖춰 답했다. "마침 잘 됐네요. 내가 부탁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제이크 한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손가락 두 개를 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럼 내가 요청하고 싶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이 여기서 나간 이후엔,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묻는다면, 당신은 이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냥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센터에서 깨어난 뒤 나왔다고만 하세요."제이크 한은 놀라며 물었다. "시후 도련님, Samson 그룹 식구들을 구해 주셨는데 왜 아직 서로 만나려고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러자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그건 내가 곧 말하려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만약 Sams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호, 당신도 회춘단 얘기를 들은 적 있군? 내 큰 외삼촌에게 들은 거지?”“큰 외삼촌...” 제이크 한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시후가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그가 안충주의 조카라고 소개했던 걸 떠올리며,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충주가 분명 내게 얘기했었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외삼촌이 회춘단 얘기까지 꺼냈다면, 경매장에서 쫓겨난 얘기도 같이 했을 텐데?”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 말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회춘단도, 지금 얘기한 중소단도 다 내가 소유자니까. 그 경매도 내가 주최한 것이고,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외삼촌을 쫓아내기도 했거든.”제이크 한은 경악하며 물었다. “그 사람이 네 외삼촌인 걸 알면서도 쫓아낸 거라고?!”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쫓아낼 땐, 외삼촌의 정체를 내가 몰랐어. 그땐 외삼촌이 가명을 쓰셨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외삼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역시 쫓아냈을 거야. 왜냐하면 외삼촌은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기려 했기 때문이야. 경매 시작 전에 분명히 말했지. 회춘단은 누구든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즉시 복용해야 하며, 절대 외부 반출이 안 된다고. 그런데 외삼촌은 돈으로 그 규칙을 깨려고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를 내쫓은 거지.”제이크 한은 조용히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난 정말 안 죽은 거란 말인가...?”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네가 정말 안예선의 아들이라면, 자신의 출신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외가 쪽 가족들과 만나지 않은 거야?”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당신은 지금도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제이크 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의심이라기보다... 난 그냥 이 모든 게 너무 이상해 보이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