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공연이 끝나자 시후는 유나를 집에 데려다준 뒤 다시 해븐 스프링스로 향했다.유나는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다. 지금 시후도 테일러 스위프트 공연팀의 관계자나 마찬가지였으니, 공연이 끝난 뒤 함께 식사하며 업무를 정리하는 과정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시후가 해븐 스프링스에 도착했을 때 테일러 스위프트는 이미 와 있었다.미국에서 온 십여 명의 인원들도 빠짐없이 참석했다. 시후가 모습을 드러내자 모두 가시방석에 앉은 듯 불안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참석자들의 안색이 좋지 않은 것을 본 시후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다들 무슨 일이라도 있었습니까? 어젯밤보다 얼굴빛이 많이 안 좋아 보이네요.”대표로 나선 에릭이 곧바로 본론을 꺼냈다.“은 선생님, 저희 몸에 대체 무슨 짓을 한 겁니까? 어젯밤 단 한 명도 예외 없이 모두 발기부전이 됐습니다. 저희에게 독을 먹인 겁니까?”“독이라고요?”시후가 웃으며 되물었다.“색도 냄새도 없고, 통증이나 가려움도 전혀 느껴지지 않는데 남성 기능만 완전히 잃게 만드는 독을 본 적이 있습니까?”에릭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그렇다면 은 선생님께서 한 일이 아니라고 부인하는 겁니까?”“아니요, 아니요.”시후는 손을 내저으며 태연하게 웃었다.“여러분이 남성 기능을 잃은 것은 분명 제가 한 일입니다. 다만 독을 사용한 게 아니라 훨씬 심오한 방법을 썼을 뿐이죠. 제가 자비를 베풀지 않는 한 여기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예외 없이 평생 남자로서의 감각을 다시 경험하지 못할 겁니다.”에릭은 다급하면서도 화가 난 목소리로 따졌다.“은 선생님, 이건 너무 지나치지 않습니까? 저희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은 선생님께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까지 저희를 괴롭히는 겁니까?”시후가 거리낌 없이 대답했다.“여러분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요. 여러분이 어린 여자들을 가지고 노는 걸 좋아하는 것처럼, 저는 여러분 같은 인간쓰레기를 가지고 노는 걸 좋아합니다. 무슨 문제라도 있습
미국 부호들의 개인 섬과 유명 래퍼들의 비밀 파티가 전 세계적인 논란을 일으킨 뒤, 미국의 유명 인사 대부분이 대중의 의심을 받기 시작했다.로스차일드 가문도 예외는 아니었다.다만 로스차일드 가문은 늘 그렇듯 각종 소문과 가십에 일절 대응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중도 추측만 할 수 있을 뿐이었다.에릭은 괜히 문제를 일으켜 스티브 로스차일드의 명성만 높여 주고 싶지 않았다. 결국 억지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로스차일드 씨, 저희에게 너무 화내지 마십시오. 저희는 큰 뜻도 없이 일찌감치 인생을 즐기기로 한 한량들일 뿐입니다. 로스차일드 씨와 비교하면 정말 보잘것없는 사람들이죠……”스티브 로스차일드가 경멸하듯 말했다.“쓸데없는 소리는 그만해. 오늘 밤 해븐 스프링스에 다시 올 생각이라면 이틀 치 식사비부터 내. 1인당 2천만 달러야. 참석할 사람만 돈을 내면 돼. 수금 계좌를 알려 줄 테니 그쪽으로 송금해. 오늘 식탁에서 은 선생님과 무슨 이야기를 나눌지는 자네들이 알아서 할 일이고, 나는 관여하지 않겠다.”“알겠습니다!”에릭은 즉시 대답했다.당장 10억 달러를 내라고 한다면 절대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지만, 우선 2천만 달러를 내고 상황을 지켜보는 정도라면 생각해 볼 만했다.에릭은 거듭 감사하다는 말을 전한 뒤 전화를 끊었다. 곧바로 얼굴을 굳히며 욕설을 내뱉었다.“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군. 로스차일드 가문의 후계자가 왜 한국인 한 명과 손을 잡은 거야? 무슨 정의 기금까지 만들겠다니, 제정신이 아닌 것 아니야?”앤드루가 물었다.“그래서 어떻게 하기로 했어?”에릭이 대답했다.“일단 2천만 달러씩 내고 오늘 저녁 식사 자리에 가 보자. 은 씨가 무슨 말을 하는지 들어보면 되잖아. 결국 돈을 원하는 것뿐일 테니, 우리 몸을 원래대로 되돌려줄 수만 있다면 돈을 조금 더 주는 것도 나쁘지 않아.”일행 중 한 명이 입을 열었다.“은 씨는 우리가 비정상적으로 노는 것까지 뜯어고치려 하잖아. 남의 사생활에 너무 깊이 간섭하는
나머지 사람들은 잠시 깊이 생각한 뒤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사실이 아니더라도 가능성은 염두에 두는 편이 나았다.오늘 밤 해븐 스프링스에 가지 않아 정확한 상황을 확인할 기회를 놓친다면, 나중에는 아무리 후회해도 돌이킬 수 없을 것이 분명했다.결국 일행들은 에릭을 대표로 내세워 스티브 로스차일드에게 연락하게 했다.스티브 로스차일드는 이 멍청한 작자들에게 단단히 화가 난 상태였다.로스차일드 가문의 후계자인 자신에게는 누구나 최소한의 체면을 세워줄 줄 알았다. 하지만 이 늙은 변태들은 뒤틀린 욕망을 채우기 위해 앞날까지 내팽개치고 있었다.문제는 로스차일드 가문의 2인자인 스티브 로스차일드가 가할 수 있는 압박도 결국 사업적인 영역에 국한된다는 점이었다. 상대가 ‘앞으로 돈을 얼마나 벌든 상관없다. 지금까지 번 돈만으로도 평생 충분하다’라는 태도로 나오면 스티브 로스차일드의 강점도 완전히 사라질 수밖에 없었다.그런데 이른 아침부터 에릭에게 전화가 걸려 왔다. 여전히 화가 풀리지 않은 스티브 로스차일드는 전화를 받자마자 욕설을 퍼부었다.“이런 망할, 나한테 또 전화한 이유가 뭐지?”에릭이 난처한 목소리로 물었다.“로스차일드 씨, 오늘 밤 식사 자리에 다시 참석하면 어제 만난 은 선생님도 나옵니까?”스티브 로스차일드가 차갑게 대답했다.“그건 나도 모르지. 왜, 변태들이 이제 와서 후회라도 하는 건가?”에릭도 화가 치밀어 따지듯 물었다.“로스차일드 씨, 저희는 로스차일드 씨의 체면을 생각해서 한국까지 왔습니다. 그런데 함정이 깔린 식사 자리에 불러들인 것도 모자라 은 씨가 저희에게 독까지 먹였잖습니까. 아무리 저희가 로스차일드 씨보다 못 나간다고 해도 이렇게 모욕하는 건 너무하지 않습니까?”스티브 로스차일드가 욕설을 내뱉었다.“개소리하지 마! 은 선생님께서 언제 너희에게 독을 먹였다는 거야?”에릭도 더는 숨길 생각이 없었다.“로스차일드 씨, 저도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어젯밤 저희 모두가 아무 이유도
응급처치는 이튿날 새벽까지 계속됐다.심정지까지 발생했던 환자도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고, 나머지 환자들의 상태도 상당히 안정됐다.의료진은 이들을 병원에 남겨 경과를 지켜보려고 했지만, 정작 환자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약물을 과다 복용한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심지어 불법 약물을 과다 복용하는 일조차 일상이나 다름없었다.결국 에릭을 비롯한 일행은 이른 아침부터 퇴원 수속을 밟았다.심정지에서 가까스로 회복한 남자도 아직 몸이 허약했지만 끝까지 퇴원을 고집했다. 당장 생명에 지장이 없는 이상 병원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오히려 입원이 길어질수록 추문이 외부에 알려질 위험만 커질 뿐이었다.일행이 병원을 빠져나오자 에릭이 입을 열었다.“다들 이번 일이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나?”한 사람이 되물었다.“이상하다고? 우리 모두가 갑자기 동시에 발기부전이 된 일이 이상하다는 뜻이야?”에릭이 반문했다.“안 이상한가?”“당연히 이상하지.”남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입맛을 다셨다.“어제 은 씨 놈이 우리에게 독을 먹인 게 아닐까?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많은 사람이 식사를 마치고 돌아간 뒤 동시에 발기부전이 될 리가 없잖아.”에릭은 갑자기 미간을 찌푸리고 눈을 가늘게 떴다.“듣고 보니 일리가 있군. 아무래도 은 씨에게 뭔가 문제가 있어!”다른 사람이 말했다.“그렇다면 서둘러 경찰에 신고하는 게 어떨까? 독을 먹인 게 사실이라면 적어도 감옥에는 보낼 수 있잖아?”에릭이 차갑게 되물었다.“경찰에 신고한다고? 무슨 증거로? 우리 몸에서 독극물이 검출됐다면 어제 의료진이 이미 찾아냈을 거야. 여러 사람이 약물 과다 복용으로 한꺼번에 실려 왔는데 혈액검사도 하지 않았을 것 같아? 문제가 발견됐다면 진작 경찰에 알렸겠지.”에릭이 말을 이었다.“지금 경찰에 신고하면 은씨의 범행은 밝혀내지 못하고 우리 정체만 세상에 드러날 가능성이 커. 한국에서 단체로 발기부전이 된 것도 모자라 실데나필을 과
에릭이 간호사에게 물었다.“간호사님, 저를 어디로 데려가는 겁니까?”“별도 병실로 옮겨 드리는 겁니다.”에릭이 놀라서 물었다.“설마 아직도 위험한 상태인가요?”“의사 선생님께 물어보셔야죠. 저한테 물으셔도 알 수 없어요.”대화를 나누는 사이 에릭의 침대는 인근에 있는 1인 병실로 들어갔다.간호사가 에릭을 병실에 옮겨 준 직후, 제복을 입은 경찰관 2명이 들어왔다. 경찰관 한 명이 에릭을 바라보며 말했다.“안녕하십니까. 서울경찰청 소속 경찰관입니다. 실데나필을 과다 복용해 응급실로 이송된 경위를 확인해야 합니다.”에릭이 울적한 목소리로 대답했다.“왜 과다 복용했느냐고요? 많이 먹었으니까 과다 복용한 거죠……”경찰관이 다시 물었다.“그렇다면 실데나필을 왜 그렇게 많이 복용했습니까?”에릭은 더욱 울적해졌다.“발기가 안 됐으니까요!”경찰관은 속으로 혀를 내둘렀다.‘외국인들이 솔직하기는 하군.’경찰관은 말을 조금 에둘러 물었다.“한국에서는 성매매나 강요가 동반된 집단 성행위가 범죄로 처벌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까?”에릭은 울상을 지으며 말했다.“하지만 저는 집단 성행위를 하지도 않았습니다…… 앞에서도 말했잖아요. 발기가 안 됐다고요…… 마음만 있었지 몸이 따라 주질 않았습니다…… 경찰관님, 이런 질문을 하는 건 일부러 저를 조롱하려는 겁니까?”경찰관은 조금 난처해졌다. 지금까지 한 질문만 놓고 보면 에릭이 그렇게 받아들일 만도 했다.경찰관은 가볍게 헛기침한 뒤 다시 물었다.“실데나필을 과다 복용해 함께 병원으로 이송된 미국인들은 모두 지인이십니까?”에릭은 고개를 끄덕였다.“제 친구들입니다.”“다 같이 모여서 실데나필을 복용했습니까?”“아닙니다!”집단 성행위를 했다는 혐의를 받을까 두려워진 에릭은 다급히 해명했다.“저희가 급하게 한국에 오느라 같은 호텔에 객실을 잡지 못했습니다. 여러 호텔에 나뉘어 투숙하고 있어요. 실데나필을 복용할 때도 친구들과 함께 있지
의사가 경찰에 신고한 뒤 경찰이 도착하기도 전에 또 다른 백인 환자가 이송됐다. 증상은 앞서 실려 온 환자들과 똑같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차 3대가 서울중앙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앞에 도착했다.현장을 지휘하는 경찰관은 곧바로 응급의학과 과장을 찾아가 상황을 물었다.과장은 이마를 짚으며 한탄했다.“정말 귀신이 곡할 노릇입니다. 하룻밤 사이에 외국인 환자가 여러 명이나 실려 왔는데, 하나같이 실데나필을 과다 복용했어요. 심지어 한 명은 아직 위험한 고비도 넘기지 못했습니다.”경찰관이 놀라서 물었다.“실데나필이면 비아그라 말씀이시죠?”“네.”과장은 고개를 끄덕였다.“흔히 비아그라라고 부르는 약이 맞습니다. 원래 부작용이 아주 심한 약은 아니에요. 이런 약을 먹고 심한 부작용이 나타났다면 대부분 지나치게 많이 복용했기 때문입니다.”경찰관은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선생님, 외국인들이 비아그라를 과다 복용한 일에 경찰이 개입하기는 좀 곤란하지 않겠습니까? 소문이라도 나면 경찰이 외국인의 약 복용 문제까지 간섭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어서 모양새가 좋지 않습니다.”과장이 말했다.“저도 바로 그 점이 걱정됩니다. 외국인들이 여기서 불미스러운 짓을 벌이고 있는 건 아닐까 싶어서요. 외국인들은 노는 방식도 과감하다고 하잖습니까. 방송에서도 힙합 가수의 파티니, 미국 부호들의 개인 섬이니 하는 이야기가 자주 나오고요. 혹시 서울 한복판에서 낯부끄러운 짓을 벌이다가 문제가 터져 이미지까지 안 좋아지면 어떡합니까?”“그건……”경찰관도 잠시 망설였다.경찰은 외국인들과 관련된 사건을 선뜻 맡고 싶어 하지 않았다. 여러 문제가 복잡하게 얽힐 뿐만 아니라 자칫하면 대사관까지 개입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실제로 경범죄나 형사사건에 해당한다면 모른 척할 수도 없었다.경찰관은 어쩔 수 없이 말했다.“우선 신원부터 확인해 보겠습니다. 서울에서 머무는 장소를 확인해서 모두 같은 곳에서 왔는지도 알아보죠. 상태가 비교적 괜찮은
은 회장의 포효는 입을 열려고 하던 모든 사람들을 침묵하게 만들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운명을 시후의 손에 맡길 수는 없었지만, 은 회장에게 아직 탈출구의 열쇠가 쥐어져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므로 이때 그들이 가장하면 안 되는 것은 바로 공개적으로 은 회장과 척을 지는 일일 것이다. 만약 은 회장이 정말로 상대방의 요구를 받아들이고 돈을 써서 이 난리에서 벗어나기라도 한다면, 나중에 일이 처리된 후 대놓고 자신에게 등을 돌린 사람들을 찾아내어 정리할 것이다.그러자 은정공은 아버지의 말에 반기를 드는 것을 포기하고 앞장서서
스티브 로스차일드는 급히 말했다.“사방보당은 본래 한국의 물건입니다. 그러니 한국으로 돌아가는 게 당연히 가장 바람직하지 않겠습니까…”시후는 다시 물었다.“당신 아버지는 꿈에서도 사방보당이 로스차일드 가문으로 돌아오길 바랄 텐데... 그런데 당신은 왜 같은 생각이 아니지?”스티브 로스차일드는 시후가 자신의 입장을 시험한다고 여겼다. 그래서 그는 즉시 단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선생님,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 아버지는 아직도 구시대적 제국주의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한 번 빼앗았으면 자기 것이라는 식이지요.
그 때 릴리의 모든 시선은 눈 앞의 어린 묘목에 쏠려 있었다. 땅에 무릎을 꿇고 묘목을 유심히 바라보는 릴리의 얼굴에는 감격이 가득했다.반면 옆에 서 있는 시후는 싱그러운 초록빛 새싹을 멍하니 바라보았다.시후는 그 옆에서 멍하니 서 있었다.그토록 쏟아졌던 비의 흔적이, 어디에도 남아 있지 않다는 사실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12년 간의 의무교육이 시후에 머릿속에 남긴 것은 단 한 줄의 문장이었다.‘이건 비과학적이야.’아니면 이렇게 요약할 수도 있었다.‘이건 정말 말도 안 돼.’시후는 자신의 몸을 머리에
정오 무렵, 시후가 혼자 한인타운의 한 분식점에 앉아 식사를 하고 있을 때였다. 이민국 소속 차량 두 대가 사이렌 없이 경광등만 조용히 번쩍이며 갑자기 식당 앞에 멈춰 섰다.시후는 그 장면을 지켜보았지만 아무 일 없다는 듯 고개를 숙이고 계속 식사를 했다.그때 경찰관 몇 명이 빠르게 식당 안으로 들이닥쳤다. 그들은 사진 한 장을 들고 손님들 얼굴을 하나하나 대조하다가, 갑자기 시후 앞에 멈춰 서서 큰 소리로 물었다.“말레이시아에서 불법 입국한 SIHU AN이 맞습니까?”시후는 고개를 들고 무고한 표정으로 천천히 고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