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각, 이토 유키히코는 자신의 차에 앉아 욕설을 퍼붓고 있었다..! 그는 살면서 오늘처럼 체면을 구긴 적이 없었던 것이다. 당당한 이토 그룹의 회장이 한국에서 온 젊은이에게 이렇게 굴욕을 당하다니.. 경호원들이 그의 손에 당한 것은 그렇다 쳐도.. 1500만 달러가 고바야시 제약의 계좌에 들어갔는데 그 은시후라는 녀석이 이 돈을 당장 떼먹겠다고 떼를 부리지 않던가?! 1500만 달러이다!! 이 돈은 원화로 환산하면 200억 가까이 되는 금액이다!! 이 돈은 누구에게나 굉장한 액수이며, 아무리 돈이 많은 사람이라도 이유 없이 이렇게 많은 돈을 잃었다는 사실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이토 유키히코는 이를 악물고 "이 원수를 갚지 않으면 내가 사람이 아니다!! 내 1500만 달러는 물론, 그 자식을 죽여 버릴 거야!!”그러자 다나카 코이치가 이 말을 듣고 서둘러 말했다. "회장님, 이 은 선생은 실력이 비범합니다. 섣불리 그와 맞서지 마십시오!""이 망나니 같은 놈!" 이토 유키히코는 손을 들어 다나카 코이치의 뺨을 후려 갈겼다. 그러자 코이치의 얼굴에 붉은 다섯 손가락 자국이 남았다. "이 멍청한 놈이 감히 다른 사람의 사기를 돋우고 나의 위세를 꺾어?! 설마 나 이토 유키히코가 젊은 한국인 청년 하나 처리 못할 것 같아서 그래?”다나카 코이치는 뺨을 가리고 긴장하며 억울해했다. "회장님, 그게 아니라.. 은 선생님은 엄청난 무술 실력을 가지고 있으며, 굉장히 자유분방하게 행동합니다.. 처음에 야마모토 가즈키 선생이.. 은 선생님의 앞에서 한 마디를 내뱉었는데, 은 선생님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이유로 지금과 같은 폐인이 되었습니다.. 그러니 만약 회장님께서 정말 그의 목숨을 노린다면, 그는 어떤 식으로 괴력을 사용할 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니 저는 진심으로 회장님께 그분과 절대 맞서지 말라고 경고하고 싶습니다..!!”이토 유키히코 씨의 표정은 끔찍할 정도로 일그러져 있었다. 그는 다나카 코이치를 잘 알았다. 이 녀석은 자신에게
이토 그룹은 일본 최고의 재벌가이자, 일본에서 가장 강력한 야쿠자 조직이 뒤를 봐주고 있었다. 일본 야쿠자의 조직들 중 가장 강력한 조직은 모두 3개로, 1위는 야마구치구미, 2위는 이토 그룹에 속해 있는 조직이다. 원래 야쿠자들의 세계는 약육강식이 지배적인 분위기이고, 이 세계에서 생존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힘’이었다. 외부에서 보기에 야쿠자 조직원들은 굉장히 악랄하고 무자비해 보이지만, 이것은 그들 자체가 독종인 것이 아니라, 생존의 법칙이 그들을 이렇게 내몰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예를 들어 “누군가 너를 때린다면, 봐주지 더 세게 때려라”라는 원칙을 항상 고수하면서 살아간다면 시간이 지나면 아무도 자신을 쉽게 건드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구타를 당하고서도 복수를 하지 않고 운이 나빴다고 생각하며 참고 넘기면 그후로 사람들은 그 사람을 쉽게 볼 것이다. 게다가, 이 야쿠자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통용되는 중요한 기준이 있는데, 그건 바로 외부의 힘을 빌려서 문제를 해결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야쿠자 조직원이 만약 경찰과 법원에 도움을 청한다면, 그 즉시 야쿠자 세계에서 배척을 받게 될 것이다. 그래서 이토 유키히코가 조금 전 법원을 통해 1500만 달러를 돌려받을 수 없다고 한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따라서 이토 유키히코는 무슨 수를 써서든지 시후에게 이토 그룹의 계좌로 직접 돈을 돌려주도록 요청할 수밖에 없다. "이 일의 해결 방안은 두 가지 밖에 없어. 먼저, 은시후라는 그 녀석이 돈을 직접 돌려주는 것. 그리고 이 사실은 외부에 알려 져서는 안 돼! 그리고, 두 번째.. 그 자식을 쥐도 새도 모르게 죽여 버리는 거야!”상사의 말을 들은 다나카 코이치는 놀라 걱정하며 말했다. "회장님! 은 선생님이 회장님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까 걱정되는데요..”"뭐? 요구를 안 들어줘? 응하지 않으면 두 번째 방법을 선택하는 수밖에 없지! 아무도 모르게 바로 죽여버릴 거다!”다나카 코이치는 사실 시
엘에이치 그룹과의 합작을 생각하자, 이토 유키히코의 표정이 왠지 서글퍼 보였다. 차 안에서 그는 한숨을 내쉬며 안타까워했다. "하아.. 코이치.. 최근 10년간 일본 경제의 발전 속도가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굉장히 뒤쳐졌다는 것 알고 있지? 그러다 보니 우리 이토 그룹을 비롯한 대기업들의 영향력이 국제 사회에서 굉장히 축소 되었어.. 우리 세대를 뒤이어 성장할 만한 기업도 보이지가 않아..”다나카 코이치가 물었다. “회장님, 일본은 수십 년 동안 전 세계에서 뛰어난 경제 성장을 이룩했는데.. 어째서 최근 몇 년 동안 이렇게 뒤떨어지게 되었을까요?”이토 유키히코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건 섬나라의 특성상, 자원과 토지가 부족하고, 그동안 인터넷과 IT 분야에서 큰 혁신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겠지.. 이봐 코이치, 10여 년 전 다양한 분야에서 우위를 점했던 많은 일본 현지 기업들이 점점 찬란했던 그 때의 명성을 잃고 있어..! 소니·파나소닉·히타치·도시바 등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렸던 기업들이 모두 일본계 기업이었던 때가 있었는데.. 그 당시 소니의 컬러 TV는 세계 최고였고, 소니 에릭슨의 휴대전화도 엄청난 유명세를 탔지..! 파나소닉과 히타치의 가전제품, 도시바의 반도체는 세계 탑이었는데.. 이제는 모두 몰락해가고 있어.. 전 세계 TV의 절반 이상이 한국 제품이며, 특히 K-팝이 요즘 유명해지면서, 가성비 좋고 기술이 좋은 한국의 제품들이 전세계를 휩쓸고 있어.. 게다가 전 세계 휴대전화가 미국의 애플 또는 나머지는 한국의 삼성이 대부분이지.. 그리고 중국의 화웨이, 샤오미 등이 차지하고 있으니.. 일본 휴대폰이 비빌 자리가 어딨겠어?”다나카 코이치도 "맞습니다.. 일본은 확실히 예전 같지 않아요..”라고 말하며 한숨을 쉬었다.이토 유키히코는 "전자제품뿐인가? 사실 예전에는 일본의 철강산업도 한때 세계 최고였고, 많은 철강 제품들은 미국인들 조차도 우러러 볼 정도로 굉장했는데, 고베제강이 장기 사기 스캔들에 노출되면서
이토 그룹은 일본 국내에서는 인정받는 최고의 재벌가이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끊임없이 영향력이 약해지고 있었다.이들과 마찬가지로 영향력 축소에 대해 곤혹스러워하고 있는 일본의 또 다른 재벌가, 다카하시 그룹이 있었다. 현재 이토 그룹과 다카하시 그룹은 모두 맞닥뜨린 혼란을 해결하고자 돌파구를 찾고 있었고, 약속이나 한 듯 한국의 세계적 대기업들과 협력하기 위해 발버둥 치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두 기업의 눈에 들어온 건 한국의 떠오르는 대기업, 엘에이치 그룹이었다. 왜냐하면 엘에이치 그룹의 영향력과 자산은 최근 몇 년 동안 지속적으로 확대되어 왔으며, 한국 경제가 비약적으로 발전함에 따라 규모가 점점 불어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간, 엘에이치 그룹은 내수 시장을 공략하여 자신들의 기반을 공고히 하는 데 집중했다. 그렇게 그들은 한국에서 TOP 3 안에 드는 등 성과를 얻었고, 2년 만에 해외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 소식을 들은 최근 몇 년간, 많은 일본 기업들과 재벌가들은 엘에이치 그룹과의 긴밀한 협력을 간절히 희망해왔다.지난 10년 동안, 한국의 수출입 무역은 계속 증가해왔고, 세계의 해운 수요도 점점 더 증가 추세에 있었다. 전세계 수출입 물동량 세계 10위 안에 드는 부산항은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첨단 시스템을 도입하여 물류 자동화를 시도하면서 더 많은 물류를 운송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었다. 현재 세계 무역은 해운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으며, 석유와 광석 등을 포함한 각종 화물들은 대부분 원양 운송에 의존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석유의 경우 대부분 어마어마한 유조선에 의해 중동에서부터 운송되며, 철광석 역시도 호주와 브라질에서 거대한 화물선에 의해 여러 국가들로 수출입 되고 있었다.엘에이치 그룹은 이와 같이 세계의 해운 수요가 점점 증가하는 추세에 이르자, 여러 해 동안 항만 사업에 주목했고 발빠르게 국내의 각 항구에 자체 지분을 선점했다. 이로써 지금은 아시아 최대의 해운 회사를 설립했고, 아시아 최초로 컨테이
당일 오후.시후는 엄청난 기세로 고바야시 제약 직원들의 거의 절반을 해고해버렸다..!원래 고바야시 제약 회사 사람들은 파업을 통해 시후에게 대항할 생각이었는데, 시후가 전혀 시간을 주지 않고 모두를 해고한 뒤 한 명도 남겨놓지 않을 줄은 몰랐다.오늘의 이 사건은, 일본 상업계에 거대한 반향을 일으키게 되었다..! 첫째, 일본에서 그렇게 잘 나가던 고바야시 제약의 주인이 바뀔 줄은 아무도 몰랐고, 현재 주식의 90%가 한국인과 한국 회사에 양도될 것이라고는 더욱 더 생각지 못한 일이었다. 둘째, 고바야시 제약이 한국에 넘어간 후 직원의 절반이 하루 반나절도 안 되어 해고될 것이라는 것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사실 일본에서는 회사가 망하지 않고서야, 이렇게 많은 사람이 갑자기 해고되는 경우도 드물기 때문이다. 특히 고바야시 제약처럼 직원 수만 명에 가까운 제조업체는 더욱 더.. 절반의 사람들이 이렇게 한꺼번에 해고된다면.. 4000~5000명 정도 되는 인원들이 한 번에 잘린 것이었다! 게다가 생산직 직원을 제외하고, R&D, 마케팅, 홍보 등의 사람들이 모두 정리해고 되는 이러한 운영 방식은 사람들을 더욱 더 당황스럽고 이해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그들이 보기에 이와 같은 감원 방식은 자멸하는 것이나 다름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하지만 시후는 사람들의 시선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왜냐하면 시후에게 필요한 것은 고바야시 제약의 브랜드 파워도 아니고, 고바야시 제약의 특허도 아니었으며 그저 생산 라인만이 필요했을 뿐이기 때문이다. 고바야시 제약이 자신의 요구에 따라 구현탕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만이 지금 단계에서 가장 큰 가치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고바야시 제약에서 해고되지 않은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가 생산라인의 책임자들뿐이었다.어수선한 분위기를 뒤로한 채, 시후는 회의를 주최하여 이학수를 고바야시 제약 경영 부문의 총책임자로, 고바야시 이치로를 부사장으로 임명했다. 동시에 시후는 나머지 생산라인 책임자들에게 말했다. "생산 라인 책임자
시후는 그제서야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오늘부터 고바야시 이치로 부회장에게 오늘부터 잘 협력하도록 하고, 고바야시 제약의 모든 생산 계획을 재조정하도록 하십시오. 우리는 이제 고바야시 제약의 모든 약품 생산을 중단하고, 구현탕 생산으로 전환할 겁니다! 다들 알아들으셨습니까?”그러자 이치로는 급히 답했다. "은 선생님, 걱정 마십시오. 저는 이학수 총책임자님에게 전적으로 협력하겠습니다!”그 때, 이학수가 시후에게 말했다. "대표님.. 고바야시 제약의 생산 능력은 꽤 뛰어나기는 합니다만, 만약 생산 라인이 구현탕으로 모두 전환되기 시작한다면, 구현탕에 대한 원자재 수요가 매우 크겠지요! 그 말인즉슨.. 우리가 미리 계획을 세워 준비하지 않으면 원자재가 부족할 경우 생산 능력이 심각하게 제한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시후는 긍정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원자재와 관련된 일은 제가 직접 해결하죠.” 시후는 이렇게 말하면서 머릿속에 천진 그룹의 진원호 대표가 떠올랐다. 천진 그룹은 원래 약재 장사로 사업을 하고 있었고, 시후는 진원호 대표를 매우 신뢰하고 있었다. 따라서 모든 원재료와 약재 사업을 그에게 맡길 생각이었다. 시후는 곧바로 휴대전화를 꺼내 진원호 대표에게 전화를 걸었다.통화가 연결되었을 때, 진원호 대표는 마침 식사를 하고 있었다. 시후가 전화를 걸어왔을 때, 그는 매우 공손하게 말했다. "아!! 은 선생님!! 오늘은 여유가 좀 있으셨습니까?”시후는 웃으며 "대표님, 물어볼 게 있는데요!”라고 물었다.“예, 얼마든지 물어보십시오!”"현재 천진 그룹의 연간 약재 공급량은 얼마나 되죠?”진원호 대표는 잠시 생각하더니 곧바로 답했다. "작년.. 천진 그룹은 전국에 있는 약 30여 개 제약회사에 20만 톤 이상의 약재를 공급했습니다.”“그럼.. 1년에 100만 톤으로 공급량을 늘릴 수 있나요?” 시후가 다시 한 번 더 물었다."예?? 100만 톤이요..?! 은 선생님, 그 정도라면.. 한국 연간 총 생
아버지가 전화를 끊자마자, 곁에 있던 설아는 황급히 물었다. "아빠!! 은 선생님이 뭐라고 하셨어요?"아직 흥분에서 헤어나지 못한 진원호는 정신을 못 차렸고, 조금 뒤에서야 큰 소리로 기뻐하며 외쳤다. "설아야!!!! 이제 우리 천진 그룹은 고생 끝! 행복 시작이다!!!!”설아는 놀라며 "아빠, 무슨 일이에요?!!”라고 물었다.진원호는 흥분하여 부들부들 떨며 말도 더듬었다. "은.. 은 선생님.. 은 선생님이! 일본의 고바야시 제약을 합병하셨단다! 그래서 앞으로 우리 천진 그룹에서 원료를 공급한다고 하는데.. 1년 수요량이 거의 100만 톤에 달해!”“오 마이 갓! 100만 톤이요?!! 우리 가족은 지금 1년에 20만 톤 정도 공급하지 않아요??”"그래..." 진원호는 흥분하여 말했다. "은 선생님이 우리에게 1년에 100만 톤을 공급하라고 하셨고, 우리 천진 그룹의 수익은 즉시 몇 배로 증가하게 되는 거야! 그럼 이게 바로 행복 시작 아니겠냐?”설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고마운 표정을 지었다. “은 선생님은 우리 가족들에게 너무나 잘 대해주시는 것 같아요.. 무슨 일이든 우리를 생각하시잖아요.. 우리를 이렇게나 많이 도와 주셨는데, 어떻게 은혜를 갚아야 할지 모르겠네요.."그러자 진원호는 딸의 이야기에 동의하며 말했다. "은 선생님은 우리 천진 그룹의 생명의 은인이나 다름 없어.. 앞으로 천진 그룹의 부흥 여부는 전적으로 은 선생님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말을 마치자 그는 설아를 보고 한숨을 쉬었다. "설아야, 은 선생님께서는 우리에게 이렇게 큰 은혜를 베풀어 주시고, 아마도 내 생각엔 계속 이렇게 우리를 돌봐 줄 거다.. 그러니 너도 좀 서둘러!"설아는 아버지가 하시는 말의 의미를 알 것 같았다. 서두르라는 건 사실 은 선생님과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에 대해 생각하자, 설아는 갑자기 수줍게 웃으며 말했다. "아빠, 그건 제가 생각한 대로 되는 일이 아니에요. 은 선생님은 어쨌든 유부남이세요. 저
현재 고바야시 제약 지분의 90%는 모두 구현제약으로 넘어갔다. 고바야시 제약의 생산 업무가 이제 매우 중요 해졌기에, 시후는 당분간 도쿄를 떠날 수 없을 것이고, 고바야시 제약의 생산 라인이 순조롭게 구현탕 생산으로 전환되도록 만든 후 일본을 떠나야 할 것이다.그래서 시후가 첫 번째로 생산 전환을 완료해야 하는 라인은 바로 도쿄 생산 라인이었다. 시후는 이학수 총책임자에게 고바야시 제약의 모든 약재 재고를 조사하게 하고, 구현탕 생산에 사용할 수 있는 약재를 집계한 다음, 도쿄 라인을 기반으로 다른 약재가 얼마나 더 필요한지 확인할 것을 요청했다. 수요량을 집계한 후, 그는 즉시 목록을 진원호에게 보내 약재를 공급하도록 하고 가능한 한 빨리 약재들을 준비하여 항공 운송으로 신속하게 도쿄까지 운송하도록 했다. 그와 동시에 이학수 총책임자는 다른 지역에 위치한 고바야시 제약의 생산 라인에서 필요한 약재들을 모두 집계하여 진원호에게 연속적으로 전달했고, 진원호가 시기에 맞춰 약재들을 준비하도록 했다.이 모든 일을 마친 시후 일행은, 고바야시 이치로의 안내 하에 고바야시 그룹이 도쿄 중심에 소유하고 있는 고급 단층 별장에 도착했다. 원래 안세진이 시후를 위해 호텔을 예약해 두었지만, 이치로의 친절한 초대로 시후는 잠시 이치로의 집에 머물기로 결정했다.이치로의 이 단층 별장은 80층짜리 고층 빌딩의 마지막 층인 펜트하우스였다. 이곳은 실내 건축 면적만 수천 평방미터로 호화롭기 그지없고, 옥상 테라스 전체와 자체 헬리콥터 착륙장, 인피니티 풀을 독점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럭셔리의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었다..!밤이 되자 시후는 샤워를 마치고, 아내 유나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전한 뒤 큰 테라스에 홀로 서서 번화한 도쿄의 야경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고바야시 제약은 그의 힘을 키워 나가는 주요 수단 중 하나이다. 고바야시 제약이 성공적으로 생산라인을 전환하여 구현탕을 생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면, 구현탕은 빠른 시간 내에 전세계로 수출될 것이다. 시후는
배유현이 자신에게 1천만 달러짜리 수표를 주겠다는 말에, 제이크 한은 본능적으로 손사래를 치며 당황한 채로 급히 말했다. “배유현 회장님, 저를 이렇게까지 도와주신 것도 모자라 돈까지 주신다니, 그건 절대 안 됩니다...”그러자 옆에 있던 안산 회장은 무릎을 치며 격양된 목소리로 외쳤다. “배유현 회장의 이 방법은 정말 기가 막히는군요! 빈틈이 없어! 완벽해!” 그러고는 제이크 한을 향해 손가락을 들어 말했다. “자네, 돈 걱정은 할 필요 없어. 배유현 회장이 자네에게 이 돈을 주는 이유는, 자네가 가족들 앞에서 이번 일을 잘 설명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가 아니겠나. 그 덕분에 자네의 아내와 딸도 자네를 원망하기보다는, 자네가 얼마나 그들을 소중히 여기는지 느낄 수 있게 될 거야. 그렇게 되면 모든 갈등도 자연스럽게 풀릴 것이고!” 그는 말을 이으며 덧붙였다. “하지만 자네의 말도 일리가 있기는 하네. 배유현 회장이 자네 뿐만 아니라 우리 Samson 그룹까지 도와줬으니, 지금 이런 상황에서 배유현 회장에게 돈을 지불하라고 할 수는 없지. 그러니 이 돈은 내가 내도록 하겠네!”제이크 한은 급히 말했다. “회장님... 그건 더더욱 안 됩니다! 저는 회장님의 돈도 받을 수 없어요! 게다가, 제가 수입이 많지는 않지만, 가족 생계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제 아내와 딸도 돈을 크게 밝히지 않는 성격이라...”안산은 손을 저으며 말했다. “누가 자네 아내랑 딸이 돈을 밝힌다고 했나? 이 돈은 그저 자네가 가족들에게 마음을 전하는 상징일 뿐이야. 그러니 수표를 들고 돌아가서, 아까 배유현 회장이 말한 것처럼 하나하나 다 설명하는 걸로 하게. 그러면 자네가 걱정하던 일은 단번에 해결될 거야. 그리고 이 1천만 달러는 아이의 미래에도 든든한 자산이 될 거다! 자네는 우리를 위해 너무 많은 고통을 겪었어. 그러니 고마움을 표현할 기회를 우리한테도 줘야지.”이때 옆에 있던 시후의 외할머니가 얼른 말했다. “여보, 당신이 전에 말했었죠? 제이크 한 저 친구의 사위에
제이크 한은 난처한 듯 말했다. “사모님,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가 집에 돌아가면 아내와 아이에게 이 사실에 대해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 중이기는 합니다... 딸아이가 얼마 전에 임신 소식을 전했는데, 그 직후에 제가 갑자기 사라져 버렸거든요...” 이 말을 하면서 그는 화제를 돌리기 위해 안충주에게 물었다. “충주, 내 아내가 자네한테 연락하지 않았어? 뭐라고 말했나?”안충주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뭘 어떻게 말하겠어... 나도 그냥 모르겠다는 말 밖에 할 수 없었지... 은인은 자네가 죽었다는 말은 하지 말라고 하셨고, 실종됐거나 다른 여자와 도망쳤다고 하라고 했지만, 내가 어떻게 그런 말을 해...”제이크 한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럼 어떻게든 잘 생각해 봐야네. 집에 가서 제대로 설명을 못 한다면, 아내와 딸은 날 계속 의심할 테니까...”안충주는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 “아니면 그냥 이렇게 말해. 강제 퇴직을 당한 게 마음에 걸려서 기분 전환 겸 여행을 다녀왔다고?”그러자 제이크 한은 민망한 듯 말했다. “그건 너무 무책임한 거 아니야...? 딸아이가 임신했다고 연락한 시점인데, 그 기쁜 소식을 듣고도 내가 퇴직을 당해 기분이 나쁘다고 여행을 갔다? 그건 너무 머저리 같잖아...”안충주는 혀를 찼다. “하아... 자네가 이런 중요한 시점에 실종된 후에 아무 소식도 없었으니, 게다가 딸이 임신한 중요한 시기에 말이야... 진실을 말하지 않으면 변명할 방법이 거의 없을 거야...”Samson 그룹의 다른 가족들도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들도 제이크 한의 집안 사정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제이크 한은 아내와 딸과 오랜 시간 떨어져 지냈고, 관계도 원만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딸이 임신 소식을 알린 그 시기, 제이크 한이 갑자기 사라졌고 제이크 한은 실상을 밝힐 수 없으니 그야말로 처리하기에 매우 곤란한 일이었다. 따라서 제이크 한이 이번에 집에 돌아가면 아내와 딸의 원망은 피할 수 없을 것이 분명했
Samson 그룹 구성원들은 안산 회장 역시도 미스터리한 은인의 정체가 누구인지 궁금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가 이렇게 단호하게 말한 이상, 아무도 감히 그 뜻을 거스르려 하지 않았다.이에 안충주가 먼저 입을 열었다. “아버지, 걱정 마십시오. 꼭 명심하겠습니다. 절대 선을 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버지, 저도 형님 말대로 절대 선을 넘지 않겠습니다.”그러자 옆에 있던 제이크 한은 이 말을 듣고 속으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시후와의 약속대로 시후의 정체를 절대 누설하지 않겠다고 맹세했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Samson 그룹 식구들이 하루라도 빨리 시후의 정체를 알아차리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금 전 그는 안충주 앞에서 의도적으로 회춘단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안충주가 단서를 연결하여 생각하도록 유도하려 했고, 그렇게 하면 언젠가 안충주가 그의 조카 시후에 대한 정보를 알아낼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하지만 그는 정확한 힌트를 줄 수는 없었는데, 그건 시후와의 약속 때문이기도 했고 옆에 배유현이 있어 명확하게 힌트를 준다면 배유현이 그것을 알아차릴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제이크 한은 Samson 그룹과 오래 인연을 맺고 있었기에, 이들이 지난 20년간 얼마나 간절히 시후를 찾아 헤맸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이 일에 엄청난 인력과 자원을 투자하고 있었고, 전 세계를 뒤집다시피 하며 시후의 흔적을 찾으려 애썼다. 하지만 결국 인연이라는 것은 참 아이러니한 운명의 장난 같은 것이었다. Samson 그룹 일가는 그토록 많은 에너지를 들여 전 세계를 뒤졌지만, 정작 시후는 사건이 벌어졌던 한국에 그대로 머물고 있었기 때문이다.Samson 그룹은 한때 시후가 그 정체불명의 조직에 의해 납치된 것이라고 의심하기도 했고, 한편으론 기적처럼 어딘가에서 그를 찾을 수 있기를 기도했다. 하지만 그들은 시후가 이미 오래전부터 곁에 있었다는 사실은 꿈에도 몰랐
시후는 제이크 한을 살리기 위해서는 외가 식구들에게 일부 단서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제이크 한을 구한 건 본인의 선택이었고, 마침 멕시코에서 중소단의 핵심 약재를 얻은 것은 우연이었다. 그렇기에 자연스럽게 시후는 제이크 한을 살리는 방향을 택했던 것이다. 사실 시후는 단서가 드러나는 문제에 대해 그리 크게 개의치 않았다. 결국 외가 식구들은 자신의 적이 아닌 가족이고, 현재까지 드러난 단서는 퍼즐 조각 하나를 더 주는 수준일 뿐, 자신의 정체를 완전히 파악하려면 아직도 외가 식구들은 많은 것이 부족했기 때문이다.안충주의 추측은 Samson 그룹 전체의 공감을 이끌어냈다.그러자 안태풍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말했다. “형님, 이렇게 보니 그 은인은 우리와 인연이 꽤나 깊은 것 같은데! 그 때 형님이 한국에서 회춘단 경매에 참여했을 때 쫓겨났지만, 그분은 그 일을 알고도 우리를 도와주신 거니까. 뉴욕에서 우리를 구해준 걸 보면 말이야.”안충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경매장에서 한국의 송민정 회장은 누가 봐도 꼭두각시와 같은 존재였어. 현장의 중요한 결정들은 누군가가 이어폰으로 지시하고 있었고, 그래서 난 은인이 바로 경매장 무대 뒤 어딘가에서 모든 걸 지켜보고 있었다고 생각 했어. 그리고 내가 회춘단을 낙찰 받기 위해 엄청난 금액을 제시했는데도 내가 경매장에서 쫓겨났다는 건, 송민정 회장 같은 인물이 절대 내릴 수 없는 결정이라고 생각 했어. 이룸 그룹의 자산 규모는 내가 제시한 금액보다 더 적을 테니까.”그러자 시후의 외할머니는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 가족은 정말 운이 좋았어. 그날 그 은인이 옆방에 안 계셨다면, 우리 모두 큰 화를 당했을 거다...”안충주는 갑자기 무언가 떠오른 듯 말했다. “어머니, 그 은인이... 혜리의 팬인 것 같은데요!”시후의 외할머니는 별일 아니라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은서는 그래도 케이팝 분야의 톱스타잖니. 은인이 동양인이라면 혜리 정도의 톱스타는
시후의 외할머니가 시후를 직접 만나고 싶다고 말하자, 배유현은 급히 말했다. “죄송합니다, 사모님... 여러분들을 살려주신 은인께서는 행방이 일정하지 않으셔요. 이번에도 저에게 약을 전달해주신 후, 아직 해야 할 중요한 일이 많다며 바로 떠나셨기 때문입니다.”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배유현이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었다. 시후는 정말 자주 이동했기 때문에 행방이 일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캐나다, 미국, 홍콩, 멕시코를 오가는 터라 시후의 구체적인 계획은 배유현도 알지 못했다. 게다가, 시후는 이미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 센터를 떠난 상태였다. 그는 지금 버킹엄 호텔로 돌아가, 이토 그룹과 하영수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배유현의 말을 듣고 매우 아쉬운 듯 말했다. “그분께서는 우리 집안 구성원들을 모두 구해주셨고, 이번엔 제이크 한 경감까지 살려주셨어요. 이처럼 큰 은혜는 우리 자손 대대로 다 갚지 못할 만큼 대단한 것인데, 그분은 단 한 번도 우리에게 보답할 기회를 주지 않으셔서...”배유현은 위로하듯 말했다. “사모님, 그건 저도 마찬가지랍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은인께 큰 은혜를 입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보답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저 그분을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며 곁에서 도울 수 밖에요.”이때 안충주가 말을 이었다. “배유현 회장, 예전에 한국의 경매장에서 당신의 할아버지인 전 회장님께서 갑작스레 몸져 누우셨고, 그 틈을 타서 당신의 큰아버지가 권력을 빼앗았죠. 그런데 전 회장님께서는 다시 건강을 회복하셨고, 당신과 함께 뉴욕으로 돌아오셔서 결국 페이셔스 그룹을 다시 맡으셨는데... 내가 짐작하는 게 맞다면, 그 당시 우리의 목숨을 살려준 은인이 당신 역시 도와주신 겁니까?”“네 맞습니다.” 배유현은 숨김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분이 아니었다면, 제 할아버지는 한국에서 목숨을 부지하셨다 해도, 저와 함께 큰아버지의 추격에서 벗어날 수 없었을 겁니다.”안충주는 눈빛이 번뜩이며 말
안산과 안충주는 재빨리 두 사람을 AB 빌딩 안으로 데리고 갔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층으로 올라갔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안산은 제이크 한을 이끌고 회의실로 향했다.현재 Samson 그룹의 구성원들은 안산의 뜻에 따라, 모두가 배유현에게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두 응접실에 모여 있었다. 안산이 응접실의 문을 열자, 그 안에 앉아 있던 Samson 그룹 구성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하지만 그들은 문 너머로 들어오는 사람이 배유현이 아니라, Samson 그룹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던 제이크 한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제이크 한을 본 순간, Samson 그룹 식구들은 엄청난 충격에 빠졌고, 어느 누구도 이 상황을 쉽게 믿을 수 없었다. 그들은 모두 제이크 한이 이미 세상을 떠났으며, 그것도 Samson 그룹과 관련된 일에 휘말려 그렇게 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제이크 한이 갑자기 눈앞에 나타났을 때, 현장에 있던 모든 Samson 그룹 사람들은 마치 사고 기능이 정지된 것처럼 얼어붙고 말았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앞으로 다가가 안산에게 물었다. “여보... 이... 이 사람이 정말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아요? 아니면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가요? 혹시 내 정신이 이상해진 건가요?”“맞아.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다고!” 안산은 흥분하여 말했다. “정말로 제이크 한이 맞아! 이 친구가 살아 있었어! 배유현 회장이 데려온 거요!”그제야 가족들은 뒤따라 들어온 배유현을 발견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놀람과 기쁨이 교차된 표정으로 배유현을 바라보며 물었다. “배유현 회장...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을 해줄 수 있을까요? 그날 사건이 벌어졌을 때, 우리를 살려준 분께서는 제이크 한은 이미 살릴 수 없는 상태라고 하지 않으셨나요?”배유현은 사실대로 말했다. “그때 그 분은 제이크 한 경감의 뇌가 아직 완전히 죽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셨어요. 하지만 신체의
배유현은 안산이 자신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며, 곧바로 공손하게 말했다. "회장님, 요즘 건강은 괜찮으시지요?"안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배유현 회장 덕분에 요즘 꽤 잘 지내고 있습니다."배유현은 재빨리 말했다. "안 회장님,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나이도 많이 어리고, 그런 말씀을 들을 자격이 없습니다!"그러자 안산의 곁에 있던 안충주도 이때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 "배유현 회장님, 안녕하십니까."배유현 역시 공손히 인사했다. "안충주 선생님, 안녕하세요."안충주는 걱정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님, 실례가 안 된다면... 제 친구 제이크 한은 지금 어디에 묻혀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가능하시다면 주소를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조만간 찾아가 조의를 표하고 싶어서요.”배유현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그녀의 옆에서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쓰고 있던 한 남자가 갑자기 소리쳤다. "충주! 나 제이크 한은 아직 안 죽었어!"그 말이 떨어지자, 안충주와 그 곁에 있던 안산은 모두 깜짝 놀라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들은 그 목소리가 분명 제이크 한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아차리기는 했지만, 눈앞에 서 있는 이가 제이크 한이 맞을 것이라고는 도저히 믿기 어려운 듯했다.왜냐하면 그날 체육관에서 Samson 그룹 최정예 경호원들이 암살자들에게 잔혹하게 살해당했을 때, 그들은 직접 시체를 보지는 못했지만 가장 먼저 총알에 맞은 제이크 한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들을 구해준 시후도 분명히 제이크 한이 이미 죽었으며, 신 조차도 그를 살릴 수 없을 거라고 말했었다. 그렇기에 그들이 어떻게 제이크 한이 죽은 뒤 살아 돌아왔다는 걸 믿을 수 있겠는가?제이크 한은 Samson 그룹의 두 사람이 눈을 크게 뜨고 아무 말없이 자신을 바라보고만 있자, 참지 못하고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확 벗으며 외쳤다. "나야! 나! 아직 안 죽었다고!""이런 젠장!" 안충주는 너
안충주는 서둘러 휴대폰으로 인터넷에서 배유현의 사진 몇 장을 검색해 안산에게 보여주었다.안산은 몇 번 사진을 훑어본 후 휴대폰을 돌려주었지만, 순간적으로 멍하니 한 사람의 모습이 뇌리를 스쳐 지나가는 듯하더니 갑자기 물었다. “충주야... 제이크 한, 그 친구를 배유현 회장이 데려간 거 아니었나?”안충주는 놀라며 되물었다. “아버지, 제이크 한을 기억하신 거예요?”안산은 멍하니 말했다. “조금 전 머릿속에 뭔가 스치듯 지나갔어. 그날 우리를 구해준 은인이 ‘제이크 한은 이미 죽었다’고 말했던 것 같은데...” 그러면서 재빨리 물었다. “충주야, 그날 그 은인이 그러지 않았니? 제이크 한의 시신은 자신이 사람을 보내 정중히 장례 치르겠다고?”안충주는 아버지가 그날의 일부를 기억해낸 것에 놀라면서도,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네... 그 은인은 정말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마 그 일을 배유현 회장에게 맡긴 것 같아요.”그러자 안산은 눈가가 붉어지며 자책했다. “나는 제이크 한 그 친구에게 정말 면목이 없다... 그 친구의 부친에게도, 그 친구의 아내와 딸에게도... 나는 그들에게 모두 죄인이나 마찬가지야...”안충주는 서둘러 위로했다. “아버지, 이건 아버지 혼자만의 잘못이 아니에요. 우리 집안 전체가 큰 빚을 진 거니까요.”안산은 다시 물었다. “그럼 제이크 한의 아내와 딸은 어떻게 됐냐?”안충주는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쪽은 제가 손을 쓸 수가 없었어요... 그날 은인이 분명히 당부했었으니까요. 제이크 한의 죽음을 누구에게도 알려선 안 된다고... 심지어 그의 아내에게도요. 그래서 제이크 한의 아내가 저에게 계속 전화를 걸어 남편의 행방을 묻고 있는데, 저도 어쩔 수 없이 그 부분은 모른다고 둘러댈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아마도 이미 경찰에 실종 신고까지 한 걸로 알고 있는데, 뉴욕 경찰은 아직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한 것 같습니다...”“하아...” 안산은 깊게 한숨을 쉬며 당부했다. “방법을 좀 찾아서, 그의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