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남자 하나 고르는데 머리를 싸매고 이것저것 따지며 수천 명 중에서 한 명을 선택하곤 해요. 그런데 가끔 그 선택이 똥차를 고를 때가 있죠. 마치 나처럼요. 하지만 이 김유나는 선택을 위해서 싸우지도, 경쟁을 하지도 않고 남자를 고를 필요도 없었어요. 할아버지가 김유나에게 은시후라는 데릴 사위를 정해줬으니까요. 그런데 김유나는 아무 말없이 순순히 은시후와 결혼했어요.. 그런데 우리 모두가 그 당시 냄새나는 똥차라고 생각했던 은시후가 최고급 외제차일 줄 누가 알았겠어요?” 김혜빈은 고개를 저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은시후와 조금 더 가까워질 기회가 있다면, 아무리 나를 싫어하고 무시한다고 해도 우리 가족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좋겠어요.. 이제 난 깨달았어요. 외부인들에게는 기댈 곳이 없다는 것을 말이에요.. 이제는 은시후보다 더 나은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믿을 수도 없고요..!” 그러자 홍라연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래 딸, 네 말이 맞다.. 엄마가 조금 전에 너무 흥분했어.. 그래서 그런지 배가 더 고파진다.. 나 좀 눕게 해줘.. 할머니 퇴근해서 오시면 우리 뭐라도 좀 먹자..”...그 시각, 신 회장은 마트에서 하루 종일 고객을 위해 비닐 봉지를 확인하고, 빈 곳에는 봉지를 채워 놓으며 일했다. 마트에 있는 비닐봉지 롤은 뜯을 때 많은 정전기가 발생하는데, 하루만 계속해서 비닐을 관리해도 머리카락이 하늘로 말려 붕 뜬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신 회장은 매우 만족스러웠다. 왜냐하면 점심 시간에 마트 직원 식당에서 점심을 무료로 제공하기 때문이다. 오늘의 식사는 신 회장이 평생 먹은 것 중 가장 맛있는 식사였다. 물론 음식이 특별하지 않고 맛있지도, 기름지지도 않았지만 신 회장은 너무 오랫동안 배가 고팠기에 오늘의 식사는 정말 천국의 맛이라고 할 수 있었다..! 사실 이렇게 배가 고플 때에는 백미 한 그릇이라도 이미 별미인데, 고기와 야채 반찬까지 더해지니 신 회장은 하늘을 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충분히 먹고 마
신 회장은 오늘처럼 밥 한 끼에 온 몸이 떨릴 정도로 행복했던 적이 없었다. 점장의 말에 따라, 그녀는 마트에서 일을 하고 저녁 7시가 되자 저녁 식사 식권을 한 장 더 받았다. 점심에도 이미 배불리 먹은 그녀였지만, 저녁 식사를 할 때 그녀는 그저 3일 동안 좁은 방에 갇혀 굶주린 개처럼 게걸스럽게 눈 앞에 놓인 음식들을 다 먹어 치웠다..! 그녀는 너무 배가 불러서 일어설 수 없었을 때까지 음식들을 뱃속으로 집어넣었고, 더 이상 먹을 수 없을 정도가 되자 30분 동안 구내식당 의자에 앉아 쉬다가 양손으로 테이블을 짚고 일어섰다. 충분히 먹고 마시자, 온 몸에는 활력이 넘쳐 흐르는 것 같았다. 신 회장은 손등으로 입을 닦고 손바닥으로 배를 살살 만지며 만족스러운 듯 한숨을 내쉬었다. "열심히 일한 뒤에 먹는 식사가 이렇게 맛있을 줄이야..!! 오늘 이 정도면 정말 만족스러워!!”신 회장은 시간을 확인했고 벌써 8시가 넘은 것을 보자 서둘러 집으로 돌아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늘 이기적이었지만, 온갖 고난을 겪은 뒤, 자녀와 손자들에 대해 관심이 조금 생긴 터였다. 게다가 그녀의 아들과 손자가 침대에 누워 음식을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자, 그녀는 급히 구내식당 창구로 달려가 곧 퇴근하려고 하는 직원에게 물었다. “저기 실례합니다.. 혹시.. 먹고 남은 밥이나 반찬 같은 것들이 있나요..?”직원은 신 회장을 보고 어이없다는 듯 물었다. “아니.. 할머니.. 혼자서 3인분 정도 드시는 것 같던데 아직도 배가 고프세요..?”신 회장은 부끄러운 듯 입을 쓱 닦고는 미안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이구.. 내가.. 집에 자식들이 있는데.. 자식들이 밥을 못 먹고 있어요.. 그리고 거의 이틀 밤낮을 아무것도 먹지를 못해서..”그러자 식당 직원은 놀라서 물었다. "예에?!! 그게 사실이에요? 요즘에도 밥을 못 먹고 사는 사람이 있다고요?”신 회장의 얼굴이 뜨거워졌고 그녀는 부끄러운 듯 말했다. “그게.. 큰 며느리가 유방암에 걸려서.. 말기라는
그녀는 윤우선이 자신이 지어낸 이야기처럼 비참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심지어 자신이 말한 것보다 더욱 더 나빠지기를 바랐다!그러나 식당 직원은 신 회장이 허풍을 떨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 그 누가 정상적인 가정에서 누가 아무런 이유 없이 자신의 가족을 저주할 수 있다고 생각하겠는가? 그래서 직원들은 신 회장이 말하는 것이 모두 진심이라고 믿었다. 직원은 매우 동정심을 느끼며 말했다. "할머니, 이렇게 집안 사정이 어려운데 밖에 나와서 일할 생각을 하셔요?! 정말 대단하셔요~~! 오늘 군만두 몇 개랑 밥 4인분 정도와 남은 반찬이 조금 있어요. 혹시 담을 통이 있나요? 가져가실 수 있도록 싸드릴게요!”신 회장은 매우 흥분했지만 기쁜 마음을 억누르며 우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이고.. 내가 도시락 통이 없어요 ... 며느리가 둘 다 죽어 가고 있으니.. 내가 그런 걸 가져올 여유가 없었네..” 그렇게 말하면서 신 회장은 카운터에 걸려 있는 비닐봉지를 보고 말했다. “혹시.. 여기에다가 남은 음식을 다 넣어 주면 어떻겠어요? 그냥 다 담아서 내가 가져가지 뭐..!”직원은 황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는 문제 없는데, 할머님께서 괜찮으시겠어요?”신 회장은 서둘러 말했다. "어휴~ 괜찮고 말고요~ 고맙습니다!”직원은 곧 신 회장을 위해 남은 음식을 모두 꺼내 큰 비닐 봉투 4개에 담아 주었다.신 회장은 봉지 네 개를 들자마자 자신의 말을 후회했다. ‘뭐야 왜 이렇게 무거워! 너무 많아서 무겁잖아!! 이걸 어떻게 다 가지고 가지..? 아니야! 다 들고 가야 해!! 이 정도 음식이면 적어도 이틀은 버틸 수 있을 거야. 아니면 오늘 번 10만 원을 써야 할 것 아니야?’ 이렇게 생각하면서 그녀는 이를 악물고 봉지 4개를 집으로 가져가기로 했다. 돌아오는 길에 신 회장은 택시를 타는 것도 부담스러웠다. 왜냐하면 집까지 택시를 타고 가면 하루 종일 힘들게 번 돈 10만 원이 깎일 것이기 때문이다..! 많은 심사숙고 끝에 신 회장은 버스를 타
신 회장은 하루 종일 열심히 일한 후 돈을 아끼기 위해서 택시도 타지 않고 도착한 별장에서 갑자기 모르는 여자에게 뺨을 맞았다! 게다가 그 여자는 자신을 때리고 눈을 흘기며 욕설을 퍼붓는 것이 아니겠는가..?“이 망할 늙은이가?! 거지 같이 생긴 게 먹는 것도 이상한 걸 먹는지 비닐에 담아 다니고?! 감히 저런 늙은이가 우리 청년재에 들어온다고?! 당신이 이 별장 존에 산다고?! 미친 거 아니야?” 말을 마친 그 여자는 근처에 있는 경비원에게 소리쳤다. “저기요! 당장 와봐요! 눈이 삐었어요? 아니면 앞이 안 보이나?!! 나는 내 아파트를 사려고 50억을 썼는데 지금 경비팀은 일을 왜 이딴 식으로 하죠?! 이런 거지 같은 노인들이 우리 아파트와 별장에 몰래 기어 들어오는데도 그냥 보고 있으면 대체 누가 우리 아파트 값을 지켜 주냐고요!!!”이 말을 들은 경호원들은 긴장한 얼굴로 여자를 바라보았다. 여자의 옆에 서 있는 신 회장은 다소 초췌하고 지쳐 보였고, 한 눈에 봐도 부잣집 노부인 같지는 않았다. 게다가 그녀의 손에는 커다란 비닐봉지 4개가 들려 있었는데, 그 안에는 밥, 야채들이 들어 있어 매우 지저분해 보였다. 신 회장의 모습은 청년재의 고급스러운 분위기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은 급히 신 회장에게 말했다. “할머니, 죄송하지만 여기는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에요~ 얼른 나가세요!”신 회장은 이 말을 듣고 분노에 떨고 있었다. 자신은 지금 청년재 별장의 소유자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청년재 별장에서 거주하는 사람이기는 했기 때문이다..! ‘나는 청년재 별장에 사는 최고급 거주자라고! 왜 자신이 남에게 구타를 당하고 쫓겨나야 해??!’ 화가 난 신 회장은 즉시 출입 카드를 꺼내 손에서 몇 번 흔들고는 화를 내며 말했다. “어이!! 그 눈깔 좀 똑바로 뜨고 말해!! 지금 이 카드가 바로 청년재 별장 출입 카드라고!!”경비원과 여자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청년재 별장의 출입 카드는 우아한 디자인으로, 청년재 별장만의 독특한
따라서 그녀는 별장 존에서 살고 있는 사람은 자신보다 훨씬 더 많은 재력과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지금 그녀는 신 회장을 욕하고 비난했던 것을 생각하고는 옷에 소변을 지릴 것 같이 두려웠다..! 중년 여성은 속으로 걱정하기 시작했다. ‘망했다 망했어!! 이거 진짜 망했네?! 아니!! 이런 거지 같이 입고 이상한 음식이나 들고 다니는 노친네가 어떻게 여기 별장 존에서 살 것이라고 생각하겠어?! 그런데 저 카드를 댔더니 진짜 사는 사람이었잖아..? 어쩜 좋아!! 내가 조금 전에 뺨을 갈겼는데.. 어휴.. 만약에 나에게 복수라도 하겠다고 나오면 나 진짜 망하는 거 아니야..?!’ 이때, 경호원 역시도 두려움에 떨고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와.. 큰일 났네..?? 이 할머니가 정말 청년재의 별장에 거주하는 사람이라고..? 왜 한 번도 본 적이 없지..? 게다가 별장 존에 살 수 있는 사람은 모두 갑부라고 알고 있는데.... 왜 이 할머니는 잔반 같은 음식 봉투를 들고 별장으로 돌아가고 있는 거야? 뭐.. 다이어트 한다고 쌀뜨물만 먹고 사는 건가..?’신 회장은 화를 내며 여자에게 쏘아 댔다. “야이 여편네야!! 자! 말해 봐!! 내가 여기 산다고 했지!!”중년 여성은 완전히 충격을 받은 뒤 몸을 덜덜 떨며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그 때, 김상곤이 산책을 하고 돌아오는 중이었다. 그는 신 회장의 뒷모습을 보았지만, 누구인지는 명확하게 볼 수 없었고 그저 신 회장의 손에 들려 있는 음식 냄새부터 맡았다. 그래서 그는 코를 잡고 길을 돌아가려고 마음먹었다. 김상곤이 입구로 걸어가 카드를 대자, 또 다시 입구에서는 음성 안내가 나왔다. " 안녕하세요 청년재 거주민 여러분? 오늘 하루는 어떠셨나요?!” 이 알람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고, 신 회장은 소리를 듣자마자 바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자신의 둘째 아들임을 알아본 그녀는 서둘러 외쳤다. "상곤아! 상곤아!"김상곤은 고개를 돌렸고, 자신의 어머니가 자신을 부르
김상곤이 재빨리 도망가는 것을 보고 신 회장은 너무 화가 나서 죽을 것만 같았다..! 그녀는 속으로 슬픔과 분노가 가득해져서 울부짖었다. ‘저런 것도 내 아들이라니!! 친어머니가 구타를 당했다는데 아무렇지도 않아?! 저게 사람인가?? 짐승도 저렇게 행동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신 회장은 바로 맞은편에 있는 여성이 지금 겁에 질려 거의 정신을 잃을 것 같다는 것이었다..! 중년 여성은 김상곤과 신 회장의 관계에 균열이 있다는 것은 눈치채지 못했지만, 두 사람이 어머니와 아들 사이라는 것은 알아차렸다. 그래서 그녀는 겁에 질린 채로 생각했다. ‘저 남자는 저 할머니와 같이 살지 않는 거야. 남자가 결혼을 했겠지? 대신에 두 가족은 같은 동네에서 살기 위해서 가장 좋은 별장 두 개를 구입했나 봐.. 아악!! 이게 무슨 일이야 빌어먹을!!! 대체 돈이 얼마나 많길래 별장 두 개를 가지고 있는 거지? 그리고 얼마나 권력이 있길래..?’ 이런 생각을 하자마자 그녀는 조금 전 눈 앞에 있는 할머니를 괴롭혔던 행동을 후회했다..! 초조한 듯 여자는 작은 목소리로 황급히 사과했다. “.. 저.. 할머니.. 정말 죄송합니다..! 할머니께서 별장 존에 정말 살고 계신 줄은 몰랐어요.. 제가 괜히 할머니를 욕했어요..! 그러니 제발 한 번만 봐 주세요..!”신 회장은 화를 내며 꾸짖었다. "이 여자야!! 당신은 나를 때리고 미안하다고 말만 하면 끝이야?!”여자는 급히 다시 물었다. “그.. 그러면 어떻게 해결하고 싶으세요!! 혹시 제가 사과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아니면 저를 몇 번 때리세요..! 아무 말도 안하고 맞겠습니다..!”신 회장은 이를 악물고 달려가서 이 여자의 얼굴을 박살내고 싶었지만, 잠시 생각에 잠겼다. ‘내가 화를 풀자고 때리면 아무런 득이 없잖아..? 차라리 돈을 내놓으라고 협박하는 게 낫겠어!’ 이렇게 생각한 신 회장은 차갑게 말했다. “당신이 나를 욕하고 뺨까지 때렸으니 이 문제에 대해서는 당신이 조금 전에 말한 것처럼 보상을 해줘야겠
신 회장은 돈 다발을 들고는 속으로 생각했다. ‘뺨 한 대 맞으면 100만 원을 벌 수 있다고..? 이건 하루 종일 지치도록 열심히 일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지 않아?’ 그래서 그녀는 마음속의 흥분을 억누르며 말했다. “알겠어요. 이 일은 여기서 끝내죠. 하지만, 당신 외출할 때 더 이상 사람들을 함부로 업신여기지 말도록 해요!!”여자는 즉시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확실히 기억할게요!’...신 회장은 100만 원과 큰 비닐 봉지 4개를 들고 집에 도착했는데, 온 집안이 음식 냄새로 가득 찬 것을 알아차렸다.이 냄새는 바로 장옥분과 동료를 포함한 세 사람이었다..! 그들은 오늘 청소부로 일하며 하루에 30만 원 정도를 벌었고, 각자 번 돈을 모아 요리 재료를 사왔던 것이다..! 물론 이 재료들은 지극히 평범하기는 했지만, 정성껏 요리하고 먹는다면 고급 레스토랑도 부럽지 않을 만큼 행복하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장옥분과 다른 동료들은 모두 하루 종일 피곤하게 일한 것에 대한 보상을 위해 고기를 더 먹고 싶었고, 삼겹살, 김치, 쌈장, 나물들을 사서 집에 돌아오자마자 바로 냄비에 김치찌개를 끓이기 시작했다. 세 사람은 삼겹살 일부를 후라이팬에 굽고, 나머지는 김치와 함께 김치찌개로 만들었다. 지글지글 구워 지는 삼겹살의 냄새는 레인지 후드로도 억제할 수 없을 만큼 강했다..! 찌개 냄비에서 맛있는 냄새가 나기 시작하자, 장옥분은 후드를 꺼버렸다. 그런 다음 장옥분은 냄새가 더 널리 퍼질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부엌 문을 열었다..!그러자 2층에 있는 김창곤과 김혜준에게 이것은 엄청난 고문이었다..! 김치찌개는 비록 고급 요리라고 할 수는 없었지만 한국인이라면 누구라도 좋아하는 맛있는 소울 푸드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이었다..! 게다가 김창곤과 김혜준은 며칠 째 굶어 배가 고프고 혼란스러웠기 때문에 배가 고프면 후각이 극도로 예민해졌고, 희미한 냄새라도 그들을 미치게 만들었다..! 두 사람은 자신들이 먹을 요리
홍라연은 이럴 때 신 회장이 야박하게 굴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녀는 큰 비닐 봉지에 있는 음식을 가리키며 안타까워하며 말했다. “어머님! 이렇게 밥을 많이 가져오셨는데, 제가 한 두 입도 못 먹게 하시는 거예요? 저도 그동안 너무 배고팠단 말이에요!”"그래서 어쩌라는 말이냐?! 먹고 싶으면 나가서 직접 돈을 벌어서 오던가!” 홍라연은 즉시 불안해하며 말했다. "오늘.. 제가 김상곤에게 속았어요! 그렇지 않았다면 계산원으로 일하고 어머님보다 더 많이 벌겠죠!!”그러자 신 회장은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네가 얼마를 벌든지 간에 나는 모르겠고, 각자 도생으로 사는 거야! 너는 네가 번 돈으로 밥 먹고, 나는 내가 번 돈으로 밥 먹고! 그러니까, 내가 가져온 음식은 먹을 생각도 말고 먹고 싶으면 나가서 직접 벌어 와!!”홍라연은 즉시 슬픔과 분노 가득 한 표정으로 신 회장을 바라보며 말했다. “어머님, 정말 이렇게 하실 거예요? 그냥 저 마음에 안 들죠?!! 자꾸 이렇게 몰아가시면 그냥 이 집에서 나가 버릴 거예요!!”그러자 신 회장은 웃으며 손뼉을 쳤다. “어이고.. 잘 됐다! 당장 나가라! 네가 집을 나가면 내 눈에 거슬리게 해서 내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 않아도 되고, 네 발로 나간 것이니 최 대표는 나를 비난하지 않을 테니, 일석이조 아니 일석삼조네 일석 삼조야!! 오호호!”홍라연은 이를 갈며 소리쳤다. "그래요!! 이 늙은이! 두고 봐!!”이때 김혜빈은 서둘러 완만하게 일을 처리하기 위해 노력했다. “할머니, 엄마가 너무 오랫동안 배가 고팠어요.. 그래서 그냥 엄마도 밥 조금만 먹게 해주세요~!”"먹게 두라고??" 신 회장은 비웃었다. “남은 밥은 바닥에 다 쏟아 버리고 개에게 줘도, 저 인간에게 줄 밥은 없어!” 말을 마친 신 회장은 다시 한 마디를 덧붙였다. “얼른 그릇이랑 수저 좀 가져와라. 우리 네 명만 여기서 밥 먹을 거야! 저 인간은 그냥 옆에서 보라고 해!”홍라연은 신 회장의 말에 즉시 울음을 터뜨리
Samson 그룹에서 점심 식사가 진행된 후, 이토 그룹 일가와 하영수가 아직도 태평양 상공을 비행 중일 때, 제이크 한의 아내와 딸, 그리고 사위는 드디어 뉴욕 JFK 공항에 도착했다. Samson 그룹의 헬기는 이미 공항에서 오랫동안 대기하고 있었고, 그룹의 조율 덕분에 원래 제트브릿지에 연결되어야 할 항공편은 임시로 외곽 주기장에 세워졌다. 세 사람이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그들은 대기하고 있던 Samson 그룹 직원들에 의해 곧장 근처에 있는 헬기로 안내되었다.한편, 제이크 한은 AB 빌딩에서 초조한 듯 계속해서 실내를 서성이며 손을 비비고 있었다. 그는 곧 가족들을 마주할 순간에 말실수를 하기라도 할까 봐 배유현이 자신에게 가르쳐준 설득 시나리오를 머릿속에서 반복해서 연습하고 있었다.그 모습을 본 배유현은 그를 안심시키듯 말했다. “제이크 한 경감님,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만약 너무 긴장해서 말이 잘 안 나오시면, 제가 대신해서 사모님께 설명드릴 수 있으니까요.”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 쳤다. “그래 맞아, 긴장되면 괜히 어설프게 말을 하려고 하는 것보다 차라리 조용히 있는 게 나아. 배유현 회장님이 준비한 설명은 아주 완벽하니까 말이야. 그러니 실수만 안 하면, 오늘은 무조건 잘 넘어갈 수 있어.”제이크 한은 고개를 연달아 끄덕이며 감격에 찬 눈빛으로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럼 조금 있다가 가족들이 도착하면... 배유현 회장님, 많이 도와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10분 후, 헬기 한 대가 빌딩 옥상에 착륙했고 안충주는 직접 나가 사람들을 마중하러 나갔다.그 모습을 보자마자 박은미는 초조한 얼굴로 그에게 다가와 다급히 물었다. “충주 씨, 도대체 남편이 어디 있다는 거예요? 지금 어디에 있어요? 그에게 무슨 일 생긴 건 아니죠?”안충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제수씨, 제이크는 무사해요. 정말 아무 일도 없습니다! 자세한 건 안으로 들어가서 말씀드리겠습니다.”박은미는 안심하려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게다가 딸은 지금 임신 중이었는데도, 자신의 행방을 찾기 위해 함께 다니고 있는 듯했다.안산은 제이크 한이 눈물을 멈추지 못하는 것을 보자 재빨리 말했다. “제이크 한 이 친구야, 큰 고비를 넘기고 살아난 사람에겐 반드시 좋은 일이 따라오는 법이야. 지금은 기뻐해야 할 때지, 울 때가 아니라네!” 그렇게 말한 후 그는 곧장 배유현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배유현 회장, 조금 전 그 해결책은 정말 완벽 했어요. 수표는 배 회장이 작성했지만, 돈은 어디까지나 우리 Samson 그룹이 낼 겁니다. 이렇게 큰 도움을 주셨는데, 더는 부담을 드릴 순 없지요.”배유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네 알겠습니다, 회장님. 그럼 회장님 말씀대로 하겠습니다.”안산은 다시 제이크 한을 향해 말했다. “제이크, 그럼 충주에게 부탁해서 자네 아내와 딸을 이쪽으로 데려오도록 해. 마침 배유현 회장과 함께 점심 한 끼 하면서 기다리면, 식사 끝날 즈음엔 도착해 있을 거야. 그러면 세 식구가 다시 만날 수 있겠지!”제이크 한은 눈물을 닦으며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안산은 다시 배유현에게 말했다. “배유현 회장, 식사 후에 조금만 더 시간 괜찮겠어요? 조금 전 말한 계획은 빈틈이 전혀 없어서. 만약 제이크의 아내와 딸에게 직접 설명을 해준다면 설득력도 배가 될 것 같은데... 어떠십니까?”그러자 배유현은 한 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네 괜찮습니다, 회장님. 저도 오후에 특별한 일정이 없습니다.”“좋습니다!” 안산은 웃으며 말했다. “오늘은 정말 기쁜 날이군! 제이크 한 이 친구가 죽음을 넘기고 살아난 것도 그렇고, 우리가 직접 그의 가족들이 만나는 것을 지켜볼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야! 아주 경사가 겹겹이 겹쳤구먼! 충주야, 이건 영상으로 꼭 남겨둬야 한다. 혹시라도 내일 내가 까먹을 수도 있으니까, 다시 보여줘야 하니!”안충주는 고민할 틈도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아버지. 저희 다 같이 휴대폰을 켜놓고 동영상 촬영을 해
“그래 알겠어.” 안충주는 흔쾌히 대답하며 제이크 한에게 물었다. “그럼 제수씨가 아직 뉴욕에 계신다고 할 때, 만약 나에게 자네 소식을 아는지 물어보면 어떻게 말해줄까? 있는 그대로 말할까, 아니면 자네가 깜짝 등장할 수 있도록 선의의 거짓말을 해줄까?”제이크 한은 잠시 생각한 뒤 말했다. “혹시 나에 대해 물어보면, 자네가 단서를 찾았다고만 말해줘. 상세한 이야기는 직접 만나서 말하고 싶다고만 전해주고, 그럼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깜짝 선물처럼 나타나는 것이 좋겠어.”“알겠어.” 안충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바로 휴대폰을 꺼내, 제이크 한의 아내 박은미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가 연결되었고, 스피커 너머에서 떨리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충주 씨, 제 남편 소식을 들은 게 있으세요?!”안충주는 잠시 멈칫했지만, 일부러 차분하게 말했다. “제수씨, 단서를 조금 찾았어요. 혹시 아직 뉴욕에 계신 겁니까? 만나서 직접 말씀드리고 싶어서요.”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박은미는 놀라움에 목소리가 떨려왔다. “정말이에요?! 어떤 단서요? 지금은 워싱턴에 있어요. 제 대학 동창 중 한 명이 여기에 인맥이 좀 있어서 도움을 청하러 왔거든요. 곧 뉴욕으로 돌아가려던 참이었어요. 비행기 출발까지는 30분 남았고, 1시간 40분 후엔 뉴욕에 도착할 거예요!”“그렇다면, 항공편 번호만 보내주세요. 제가 공항에 사람을 보내서 픽업하겠습니다. 만나서 얘기하시죠.”그러자 박은미는 살짝 불안한 듯 물었다. “충주 씨, 솔직히 말해주세요... 우리 남편...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니죠?” 안충주는 황급히 답했다. “아닙니다 제수씨! 그건 절대 아니고요, 저를 믿으세요. 제이크 한 그 친구와 관련된 좋은 소식이에요. 항공편 번호만 알려주시면, 나머지는 걱정 말고 오시면 됩니다.”박은미는 감격하여 목이 메인 듯 말했다. “아 정말 다행이네요...” 그리고 그녀는 곁에 있는 듯한 사람에게 말했다. “쥴리, 충주 삼촌이 전화를 주셨네. 네 아빠에 대한 좋은 소식이
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회장님, 저는 단 한 번도, 그때 제가 죽을 뻔했던 일이 Samson 그룹 때문이라고 생각한 적 없습니다...” 잠시 말을 멈춘 그는 다시 이어 말했다. “당시 저는 그냥 우연히 회장님과 함께 나들이 삼아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고 했을 뿐이고, 모든 건 제가 선택한 일이었으니까요. 갑작스러운 공격을 당한 것도 제 불운 탓이지, 어떻게 봐도 Samson 그룹에 제가 뭔가 공헌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그날 저는 죽을 뻔하긴 했지만, Samson 그룹을 위해 실질적으로 한 일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저 무장 괴한들 앞에서 저는 아무런 대응도 못 하고 그대로 총알을 맞고 쓰러졌을 뿐이니, 기껏해야 총알받이 정도였을까요...”사실, 제이크 한에게는 아직 말하지 않은 진심이 남아 있었다. 그는 자신이 Samson 그룹을 위해 뭔가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오히려 자신을 살려준 것은 Samson 그룹의 외손자, 시후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시후 덕분에 자신은 다시 살아날 수 있었고, 새로운 삶을 얻을 수 있었다. 이렇게 시후에게 목숨을 빚지게 된 상황에서 Samson 그룹의 돈을 받는다는 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었다.그 때 안산이 얼굴을 단호하게 말했다. “왜? 총알받이가 된 건 도움이 아닌가? 자네가 총알받이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건 우리 Samson 그룹이 맞을 총알들을 대신 맞고 쓰러진 거 아니겠나! 내가 좀 직설적으로 말해볼까? 자네 말대로라면, 예전에 우리 나라를 지키려다 적군들의 총에 맞아 돌아가신 분들은 다 헛되이 죽은 셈인가? 그게 무슨 얼토당토않은 소리야?!”“저... 그건......” 제이크 한은 할 말을 잃었다. 분명, 안산의 논리는 제이크 한 자신보다 훨씬 논리적이었기 때문이다.그때 안충주가 옆에서 덧붙였다. “이건 자네 혼자만의 일이 아니야. 집안의 혈통이 이어질 수 있는 문제고, 나아가 사회 계층을 바꾸는 문제이기도 해. 그리고 자네도
배유현이 자신에게 1천만 달러짜리 수표를 주겠다는 말에, 제이크 한은 본능적으로 손사래를 치며 당황한 채로 급히 말했다. “배유현 회장님, 저를 이렇게까지 도와주신 것도 모자라 돈까지 주신다니, 그건 절대 안 됩니다...”그러자 옆에 있던 안산 회장은 무릎을 치며 격양된 목소리로 외쳤다. “배유현 회장의 이 방법은 정말 기가 막히는군요! 빈틈이 없어! 완벽해!” 그러고는 제이크 한을 향해 손가락을 들어 말했다. “자네, 돈 걱정은 할 필요 없어. 배유현 회장이 자네에게 이 돈을 주는 이유는, 자네가 가족들 앞에서 이번 일을 잘 설명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가 아니겠나. 그 덕분에 자네의 아내와 딸도 자네를 원망하기보다는, 자네가 얼마나 그들을 소중히 여기는지 느낄 수 있게 될 거야. 그렇게 되면 모든 갈등도 자연스럽게 풀릴 것이고!” 그는 말을 이으며 덧붙였다. “하지만 자네의 말도 일리가 있기는 하네. 배유현 회장이 자네 뿐만 아니라 우리 Samson 그룹까지 도와줬으니, 지금 이런 상황에서 배유현 회장에게 돈을 지불하라고 할 수는 없지. 그러니 이 돈은 내가 내도록 하겠네!”제이크 한은 급히 말했다. “회장님... 그건 더더욱 안 됩니다! 저는 회장님의 돈도 받을 수 없어요! 게다가, 제가 수입이 많지는 않지만, 가족 생계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제 아내와 딸도 돈을 크게 밝히지 않는 성격이라...”안산은 손을 저으며 말했다. “누가 자네 아내랑 딸이 돈을 밝힌다고 했나? 이 돈은 그저 자네가 가족들에게 마음을 전하는 상징일 뿐이야. 그러니 수표를 들고 돌아가서, 아까 배유현 회장이 말한 것처럼 하나하나 다 설명하는 걸로 하게. 그러면 자네가 걱정하던 일은 단번에 해결될 거야. 그리고 이 1천만 달러는 아이의 미래에도 든든한 자산이 될 거다! 자네는 우리를 위해 너무 많은 고통을 겪었어. 그러니 고마움을 표현할 기회를 우리한테도 줘야지.”이때 옆에 있던 시후의 외할머니가 얼른 말했다. “여보, 당신이 전에 말했었죠? 제이크 한 저 친구의 사위에
제이크 한은 난처한 듯 말했다. “사모님,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가 집에 돌아가면 아내와 아이에게 이 사실에 대해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 중이기는 합니다... 딸아이가 얼마 전에 임신 소식을 전했는데, 그 직후에 제가 갑자기 사라져 버렸거든요...” 이 말을 하면서 그는 화제를 돌리기 위해 안충주에게 물었다. “충주, 내 아내가 자네한테 연락하지 않았어? 뭐라고 말했나?”안충주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뭘 어떻게 말하겠어... 나도 그냥 모르겠다는 말 밖에 할 수 없었지... 은인은 자네가 죽었다는 말은 하지 말라고 하셨고, 실종됐거나 다른 여자와 도망쳤다고 하라고 했지만, 내가 어떻게 그런 말을 해...”제이크 한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럼 어떻게든 잘 생각해 봐야네. 집에 가서 제대로 설명을 못 한다면, 아내와 딸은 날 계속 의심할 테니까...”안충주는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 “아니면 그냥 이렇게 말해. 강제 퇴직을 당한 게 마음에 걸려서 기분 전환 겸 여행을 다녀왔다고?”그러자 제이크 한은 민망한 듯 말했다. “그건 너무 무책임한 거 아니야...? 딸아이가 임신했다고 연락한 시점인데, 그 기쁜 소식을 듣고도 내가 퇴직을 당해 기분이 나쁘다고 여행을 갔다? 그건 너무 머저리 같잖아...”안충주는 혀를 찼다. “하아... 자네가 이런 중요한 시점에 실종된 후에 아무 소식도 없었으니, 게다가 딸이 임신한 중요한 시기에 말이야... 진실을 말하지 않으면 변명할 방법이 거의 없을 거야...”Samson 그룹의 다른 가족들도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들도 제이크 한의 집안 사정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제이크 한은 아내와 딸과 오랜 시간 떨어져 지냈고, 관계도 원만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딸이 임신 소식을 알린 그 시기, 제이크 한이 갑자기 사라졌고 제이크 한은 실상을 밝힐 수 없으니 그야말로 처리하기에 매우 곤란한 일이었다. 따라서 제이크 한이 이번에 집에 돌아가면 아내와 딸의 원망은 피할 수 없을 것이 분명했
Samson 그룹 구성원들은 안산 회장 역시도 미스터리한 은인의 정체가 누구인지 궁금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가 이렇게 단호하게 말한 이상, 아무도 감히 그 뜻을 거스르려 하지 않았다.이에 안충주가 먼저 입을 열었다. “아버지, 걱정 마십시오. 꼭 명심하겠습니다. 절대 선을 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버지, 저도 형님 말대로 절대 선을 넘지 않겠습니다.”그러자 옆에 있던 제이크 한은 이 말을 듣고 속으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시후와의 약속대로 시후의 정체를 절대 누설하지 않겠다고 맹세했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Samson 그룹 식구들이 하루라도 빨리 시후의 정체를 알아차리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금 전 그는 안충주 앞에서 의도적으로 회춘단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안충주가 단서를 연결하여 생각하도록 유도하려 했고, 그렇게 하면 언젠가 안충주가 그의 조카 시후에 대한 정보를 알아낼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하지만 그는 정확한 힌트를 줄 수는 없었는데, 그건 시후와의 약속 때문이기도 했고 옆에 배유현이 있어 명확하게 힌트를 준다면 배유현이 그것을 알아차릴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제이크 한은 Samson 그룹과 오래 인연을 맺고 있었기에, 이들이 지난 20년간 얼마나 간절히 시후를 찾아 헤맸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이 일에 엄청난 인력과 자원을 투자하고 있었고, 전 세계를 뒤집다시피 하며 시후의 흔적을 찾으려 애썼다. 하지만 결국 인연이라는 것은 참 아이러니한 운명의 장난 같은 것이었다. Samson 그룹 일가는 그토록 많은 에너지를 들여 전 세계를 뒤졌지만, 정작 시후는 사건이 벌어졌던 한국에 그대로 머물고 있었기 때문이다.Samson 그룹은 한때 시후가 그 정체불명의 조직에 의해 납치된 것이라고 의심하기도 했고, 한편으론 기적처럼 어딘가에서 그를 찾을 수 있기를 기도했다. 하지만 그들은 시후가 이미 오래전부터 곁에 있었다는 사실은 꿈에도 몰랐
시후는 제이크 한을 살리기 위해서는 외가 식구들에게 일부 단서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제이크 한을 구한 건 본인의 선택이었고, 마침 멕시코에서 중소단의 핵심 약재를 얻은 것은 우연이었다. 그렇기에 자연스럽게 시후는 제이크 한을 살리는 방향을 택했던 것이다. 사실 시후는 단서가 드러나는 문제에 대해 그리 크게 개의치 않았다. 결국 외가 식구들은 자신의 적이 아닌 가족이고, 현재까지 드러난 단서는 퍼즐 조각 하나를 더 주는 수준일 뿐, 자신의 정체를 완전히 파악하려면 아직도 외가 식구들은 많은 것이 부족했기 때문이다.안충주의 추측은 Samson 그룹 전체의 공감을 이끌어냈다.그러자 안태풍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말했다. “형님, 이렇게 보니 그 은인은 우리와 인연이 꽤나 깊은 것 같은데! 그 때 형님이 한국에서 회춘단 경매에 참여했을 때 쫓겨났지만, 그분은 그 일을 알고도 우리를 도와주신 거니까. 뉴욕에서 우리를 구해준 걸 보면 말이야.”안충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경매장에서 한국의 송민정 회장은 누가 봐도 꼭두각시와 같은 존재였어. 현장의 중요한 결정들은 누군가가 이어폰으로 지시하고 있었고, 그래서 난 은인이 바로 경매장 무대 뒤 어딘가에서 모든 걸 지켜보고 있었다고 생각 했어. 그리고 내가 회춘단을 낙찰 받기 위해 엄청난 금액을 제시했는데도 내가 경매장에서 쫓겨났다는 건, 송민정 회장 같은 인물이 절대 내릴 수 없는 결정이라고 생각 했어. 이룸 그룹의 자산 규모는 내가 제시한 금액보다 더 적을 테니까.”그러자 시후의 외할머니는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 가족은 정말 운이 좋았어. 그날 그 은인이 옆방에 안 계셨다면, 우리 모두 큰 화를 당했을 거다...”안충주는 갑자기 무언가 떠오른 듯 말했다. “어머니, 그 은인이... 혜리의 팬인 것 같은데요!”시후의 외할머니는 별일 아니라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은서는 그래도 케이팝 분야의 톱스타잖니. 은인이 동양인이라면 혜리 정도의 톱스타는
시후의 외할머니가 시후를 직접 만나고 싶다고 말하자, 배유현은 급히 말했다. “죄송합니다, 사모님... 여러분들을 살려주신 은인께서는 행방이 일정하지 않으셔요. 이번에도 저에게 약을 전달해주신 후, 아직 해야 할 중요한 일이 많다며 바로 떠나셨기 때문입니다.”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배유현이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었다. 시후는 정말 자주 이동했기 때문에 행방이 일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캐나다, 미국, 홍콩, 멕시코를 오가는 터라 시후의 구체적인 계획은 배유현도 알지 못했다. 게다가, 시후는 이미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 센터를 떠난 상태였다. 그는 지금 버킹엄 호텔로 돌아가, 이토 그룹과 하영수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배유현의 말을 듣고 매우 아쉬운 듯 말했다. “그분께서는 우리 집안 구성원들을 모두 구해주셨고, 이번엔 제이크 한 경감까지 살려주셨어요. 이처럼 큰 은혜는 우리 자손 대대로 다 갚지 못할 만큼 대단한 것인데, 그분은 단 한 번도 우리에게 보답할 기회를 주지 않으셔서...”배유현은 위로하듯 말했다. “사모님, 그건 저도 마찬가지랍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은인께 큰 은혜를 입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보답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저 그분을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며 곁에서 도울 수 밖에요.”이때 안충주가 말을 이었다. “배유현 회장, 예전에 한국의 경매장에서 당신의 할아버지인 전 회장님께서 갑작스레 몸져 누우셨고, 그 틈을 타서 당신의 큰아버지가 권력을 빼앗았죠. 그런데 전 회장님께서는 다시 건강을 회복하셨고, 당신과 함께 뉴욕으로 돌아오셔서 결국 페이셔스 그룹을 다시 맡으셨는데... 내가 짐작하는 게 맞다면, 그 당시 우리의 목숨을 살려준 은인이 당신 역시 도와주신 겁니까?”“네 맞습니다.” 배유현은 숨김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분이 아니었다면, 제 할아버지는 한국에서 목숨을 부지하셨다 해도, 저와 함께 큰아버지의 추격에서 벗어날 수 없었을 겁니다.”안충주는 눈빛이 번뜩이며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