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민지는 차갑게 말했다. "이미 죽음이 예정되어 있다면 두려워해도 무슨 소용이 있어? 두렵다면 벗어날 수 있어?!”류차남은 잠시 침묵했다. 소민지가 말한 것이 정확하다. 이런 상황에서는 탈출할 기회가 없다. 차는 지나갈 수 없고, 차에서 내리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다. 인체가 대형 트럭에 직접 부딪혀 치이게 된다면, 부스러질 것이다.소민지가 이때 말했다. "당신의 몸에 폭탄이 있잖아! 그냥 폭파시켜! 그러면 빨리 죽을 수 있을 것이고 약간의 고통을 완화할 수 있지 않겠어?”류차남은 쓴웃음을 지었다. "나는 폭탄이 없어. 모두 가짜 거든." 그는 말하면서 기폭 장치를 집어 여러 번 누른 다음 씁쓸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것 봐. 반응이 없잖아.”소민지는 류차남이 처음부터 끝까지 쓰레기 같은 존재였고 생각하지 않았고, 이 남자 때문에 그녀와 그녀의 어머니가 이 터널에 묻힐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못했다. 그러나 그 순간, 그녀는 자신과 어머니가 탈출할 기회가 전혀 없으며 자신에게 남은 인생은 기껏해야 수십 초에 불과하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이 때 그녀는 대형 트럭 두 대의 고속 주행으로 인한 강한 진동을 느끼고 있었고, 이 순간 그녀는 박혜정을 두 팔로 꼭 껴안았다.…….동시에 시후가 타고 있던 헬리콥터가 터널의 반대편에 나타났다.헬기는 이 끝에서 터널 입구를 향해 계속해서 고도를 낮추었지만, 지상에 점점 가까워질수록 조종사의 하강 속도는 점점 더 조심스러워졌다.방금 전 롤스로이스가 들어가는 것을 보고, 뒤이어 두 대의 대형 트럭이 달려오는 것을 보고 시후는 상대방의 계획을 깨달았다. 엘에이치 그룹은 심각한 교통사고를 일으키고 박혜정, 소민지, 류차남을 한꺼번에 제거하려고 했을 것이다. 터널 속에서 이 세 사람은 탈출할 기회가 전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시후는 계속해서 조종사에게 이렇게 촉구했다. "더 빨리 비행하세요! 천천히 가면 너무 늦어서 사람들을 모두 구할 수 없을 것 같아요!"조종사는 소리쳤다. "도련님! 헬기 바닥에는 동
터널에서의 충격을 기억한 순간, 시후는 잠시 마음이 가라앉을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큰 진동이라면.. 그 영향이 얼마나 강력한지 알아보려고 노력할 필요도 없었다. 이 정도 충격이라면 롤스로이스라고 할 지라도 견딜 수는 없을 것이고, 안에 있는 사람도 목숨이 위험할 수 있을 것이다..!그 순간 시후는 정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소민지와는 친분이 없지만.. 결국 그녀에 대한 원한도 없었기 때문이다. 20대 초반의 어린 소녀가 가족들에 의해 이렇게 잔혹한 죽음을 맞이하다니... 그 누구도 보기 어려울 것이다. 게다가 시후는 박혜정에게는 더욱 동정심을 가졌다. 그는 소민지와는 달리 박혜정과는 아예 아무런 접촉도 하지 않았다. 적어도 그는 일본에서 소민지와 그녀의 오빠의 생명을 구해주었지만, 박혜정은 오랜 세월동안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집착이 강했고, 이번에 살해당한 이유도 자신의 아버지를 잊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므로 시후에게는 박혜정의 이미지가 좀 더 비극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녀가 사랑한 남자는 그녀를 선택하지도 않았고, 그녀가 선택한 남자는 그녀를 오랜 세월 동안 배신했다. 그리고 그녀는 죽은 지 수년이 지난 애인을 잊지 못하고, 애인이 살던 낡은 저택을 되찾기 위해 많은 돈을 들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 모든 일이 발생한 것은 바로 그녀의 행동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그런 여자가 어찌 불쌍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시후는 마음 속으로 짜증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내가 이걸 미리 알았다면 아트센터에 있을 때 류차남을 공격했을 거다..! 그렇다면 박혜정과 소민지는 이런 재앙을 겪지 않았겠지! 하지만 엘에이치 그룹이 두 사람의 목숨을 원한다면, 분명 류차남을 죽이고 아트센터에서 구하더라도 여전히 두 사람의 목숨을 노리고 다른 방법을 찾을 것이었다.’그렇게 생각한 시후는 한숨을 쉬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두 사람은 결국 이런 재난을 당하게 되었을 거야..’ 그 순간, 시후는 자신에게 아직 회춘단이 몇 개 남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처음에 이화룡
심한 타격으로 내부 장기가 파열되면 심한 내부 출혈이 발생한다. 그렇다면 몇 분 안에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사망에 이르게 된다면 구조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이때 박혜정은 기절했지만 소민지는 여전히 의식이 있었다. 그녀는 앞좌석과 뒷좌석이 가슴을 꽉 누르고 있어 숨이 막히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 동시에 온몸에 극심한 통증이 느껴지며 온몸이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이때 그녀의 뒤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류차남의 차량의 뒤따라 충돌한 대형 트럭 2대도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파손됐다. 하지만 이 차량은 조종석이 높기 때문에 운전자는 별다른 부상을 입지 않았다. 이때, 두 운전자는 문을 열고 조종석에서 뛰어내린 뒤 곧바로 롤스로이스 쪽으로 걸어가 상황을 조사했다.그러자 앞쪽 트럭에 있던 두 명의 운전자도 두 대의 트럭에서 뛰어내렸다. 네 사람이 롤스로이스의 옆으로 와서 살펴보던 중 그 중 한 명이 소리쳤다. "형님!! 저..!! 민지 아가씨도 있는데요..!?”"뭐?! 소민지 양이 왜 차에 있어?!" 형님이라 불리는 남자는 엘에이치 그룹에서 가장 신뢰받는 유능한 경호원 신종만이었다..! 신종만의 아버지는 당시 소성봉의 개인 경호원이었다. 나중에 그의 아버지가 늙어 개인 경호원 역할을 이어가기에 적합하지 않게 되자, 그는 아버지의 역할을 이어받아 소성봉의 개인 경호원이 됐다. 그렇게 되면서 동시에 그는 소성봉을 위해 개인적으로 더럽고 피비린내 나는 일을 많이 해냈다.그리고 이번에는 소 회장의 지시를 받아 박혜정이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하도록 계획을 실행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범죄자 류차남을 발견하고, 그에게 그런 기회를 준 다음 그를 사용할 전체적인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그는 류차남에게 박혜정을 인질로 차에 태워 터널로 데려가라고 말했을 뿐, 소민지를 차에 함께 태울 줄은 꿈도 꾸지 못했다..! 그는 충격을 받고 달려가 확인을 했고, 소민지가 뒷좌석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이때 소민지의 얼굴은 피
그 순간 류차남은 자신이 엘에이치 그룹에 의해 완전히 속아 넘어 갔다는 것을 깨달았다..! 더욱이 그는 심각한 부상으로 인해 사망하기까지 남은 시간이 몇 분 남지 않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엘에이치 그룹의 개인 경호원 신종만에 대한 분노로 가득 찼다..!신종만도 순간 충격을 받고 겁에 질리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는 소 회장의 지시에 따라 박혜정을 죽이려고 했을 뿐이었다. 지난 번 소성봉이 아들 소수덕과 나누었던 유럽 왕실의 공주는 왕실 가족들에 의해 터널에서 교통사고를 당했고, 그로 인해 약혼자와 그녀의 뱃속에 있던 아이와 함께 파리에서 사망하고 말았다. 터널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는 다른 사람들에게 살인 의도를 숨길 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 때문에, 신종만은 소 회장의 지시에 따라 이 일을 맡아줄 류차남을 희생양으로 찾았다..! 하지만 신종만이 예상하지 못한 것은 큰 아가씨 소민지가 박혜정과 같은 차에 앉아 있다는 것이었다... 신종만은 바보가 아니었다. 그는 소 회장이 그의 손녀 소민지를 가장 아끼고 사랑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엘에이치 그룹 전체가 그녀를 굉장히 아꼈지만, 이제 소민지는 곧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자신이 어떻게 설명을 하든 상관없이 성과가 나쁘다는 꼬리표를 제거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소 회장은 분노하여 자신을 어떻게 벌할지 모른다..! 하지만 자신의 마음도 모르고 이 빌어먹을 류차남은 그에게 순종적이지 않았고, 심지어 이 일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말을 할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는 것 같았다..! 신종만은 분노하여 즉시 허리춤에 차고 있던 총을 꺼내 류차남의 이마에 겨누고 히스테릭하게 소리쳤다. "이 자식.. 대체 뭐 하자는 거야? 어서 사실대로 불어!! 사실대로 말하지 않으면 지금 당장 지옥으로 보내준다!”류차남은 겁도 없이 총구를 바라보며 잔인하게 웃었다. 그의 잇몸과 이빨은 피로 붉게 물들었고, 그의 목소리는 차가웠다. "그래 한 번 쏴 봐! 내가 지금 온 몸이 아파 죽겠다..
신종만은 이것을 보고 불쑥 이렇게 말했다. "빨리! 어서 빨리 아가씨를 구출할 방법을 찾아!" 그 때, 누군가 갑자기 분노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다들 가만히 있어!"신종만은 이 외침에 깜짝 놀랐다. 이 터널은 일방통행이었고, 사고차량들로 인해 입구가 막혀 있어 논리적으로 볼 때는 그 누구도 들어올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갑자기 난데없이 목소리가 들려와, 그를 갑자기 긴장하게 만들었다.나머지 세 사람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네 사람이 동시에 주위를 둘러보니, 터널 출구에서 차가운 표정의 한 사내가 안으로 걸어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남다른 기세를 지닌 이 남자는 바로 시후였다..!신종만은 시후를 바라보며 겁에 질려 물었다. "너..!! 누구야?!”시후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건 몰라도 되고.. 내가 이제 네 사람에게 목숨을 유지할 기회를 주지. 지금 당장 손에 있는 총을 내려 놓고 머리에 손을 올려! 그리고 쪼그리고 앉은 다음 누가 이런 짓을 하라고 했는지 불도록 해."신종만은 이를 악물고 시후에게 총을 겨누었고,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단호하게 말했다. "이 젊은 놈이 어디서 건방지게 구는 거야? 죽고 싶어서 그런 건가?" 신종만은 이렇게 말하고는 망설임 없이 총의 방아쇠를 당겼다..! 하지만, 총이 울리는 순간 눈 앞에 있던 사내는 이미 시야에서 사라진 뒤였다! 잠시 혼란스러워진 신종만은 잠시 고개를 흔들었고, 그 때 갑자기 눈앞에 검은 그림자가 나타난 것을 알아차렸다..! 곧, 총을 쥔 그의 손이 다른 커다란 두 손에 의해 꽉 쥐어졌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눈을 크게 떴고, 검은 그림자의 선명한 윤곽이 보이기도 전에 자신의 손목에서 날카로운 통증을 느꼈다! “빠악!!”하는 소리와 함께 그의 손목이 부러졌다..! 손목이 부러지자마자 신종만의 손아귀에 있던 총은 곧바로 땅에 떨어지고 말았다. 그는 자신의 앞에 굉장히 오만한 태도를 지닌 청년이 서 있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 그는 즉시 겁에 질려 소리
사실 시후는 자신 앞에 있는 네 사람이 엘에이치 그룹에서 보낸 사람들이 틀림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더욱이 이 네 사람은 지금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파견되었다는 사실로 미루어 보아, 엘에이치 그룹의 측근일 것임에 틀림없다는 것을 입증하기에 충분했다. 따라서 시후는 카메라에다 모든 이야기를 영상으로 녹화한 뒤 이 영상을 전 세계에 공개할 생각이었다. 만약 이것을 세상에 공개한다면 엘에이치 그룹의 명예는 완전히 나락으로 떨어진 것이었다.엘에이치 그룹이 이전에 소이연을 배신한 일로 인해 엘에이치 그룹의 명성은 크게 훼손되었고, 소 회장은 결국 그의 장남 소수도를 호주로 내쫓으면서 자신을 대신하여 이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기를 바랐다. 하지만 이 사건은 소수도의 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 엘에이치 그룹 전체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핵심적인 사건이 되었다. 이 사건이 잠잠해지기도 전에 다시 엘에이치 그룹이 자신들의 며느리를 살해하려 했다는 사실이 사람들에게 알려진다면, 그리고 심지어 엘에이치 그룹의 혈육인 소민지까지 살해하려 한다는 사실이 다시 밝혀지면, 엘에이치 그룹은 분명 동네 북의 신세가 되어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될 것이다. 아마도 이번 생애에 이미지를 회복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소 회장의 측근인 신종만과 함께 파견된 세 사람들 역시도 이 문제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대중에게 실질적인 증거가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엘에이치 그룹이 발뺌을 한다면 대중들도 직접적으로 그룹을 비판할 수 없으며 그저 심증만 있을 뿐이지만, 만약 입증할 수 있는 증거가 밝혀진다면 그들의 명예는 완전히 훼손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신종만은 속으로 이렇게 경고했다. ‘나는 지금 모든 일에 대해 진실을 말할 수 없는 상황이야.. 그렇지 않으면 회장님의 명예가 실추될 뿐만 아니라 나도 회장님에게 고개를 들 수 없는 죄인이 될 거라고.’ 신종만은 서둘러 말했다. "저.. 혹시 오늘 이 일에 무슨 오해가 있는 것 아닌가요?? 우리는 지금 사람을 구
조금 뒤, 신종만은 입 안의 이물질들을 땅으로 뱉어 냈고, 바닥에는 그의 입 안에서 부러진 수십 개의 이빨이 섞여 있었다. 이 장면으로 인해 다른 세 사람들은 기절할 것만 같았다. 그들은 왜 이 앞에 서 있는 젊은이가 갑자기 분노한 건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혹시 신종만 팀장의 말이 너무 강했던 것일까..?신종만 역시도 당황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는 자신의 이빨이 모두 부러져 땅 바닥에 떨어져 있는 것을 보고 멘탈이 거의 나가기 직전이었고, 눈물을 흘리는 것 같은 애매모호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너... 너너... 정말 죽고 싶은 거지?! 나는 창원의..”시후는 신종만의 말을 중간에 끊으면서 말했다. "지금 당신이 말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어. 당신은 창원에 있는 엘에이치 그룹에서 보낸 사람이지?”신종만의 표정은 당장 일그러졌다. "엘에이치 그룹... 엘에이치 그룹의 힘과 영향력이 얼마나 대단한 줄 알아?! 그런데 왜 두려워하지 않는 거야!?”시후는 하하 웃으며 경멸 섞인 표정을 지었다. “두려워..? 내가 하나 말해줄까? 나는 엘에이치 그룹과 엄청난 악연을 가진 사람이야.. 그리고 그들과 나는 아직 못 다 정리한 빚도 있지.. 소성봉 회장은 지금 내 앞에서 너무 있는 척을 하는 중이라.. 나도 그에게 제대로 한 방 먹여 줄 생각이야. 그리고.. 당신은 엘에이치 그룹의 개이기 때문에, 당신과 같은 개를 몇 마리 죽이는 건 딱히 두렵지도 않을 뿐더러 내 증오를 조금이나마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야..!”신종만 시후의 말을 듣자마자 훨씬 더 절망에 빠졌고,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이 녀석... 이 녀석은 엘에이치 그룹에 복수하려고 하는 건가..? 나.. 나는 원래 엘에이치 그룹이라는 걸 밝히면 저 녀석의 기가 조금 죽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괜히 말해서 내 발등을 찍는 셈이 되었잖아..?’그 시점에, 시후는 조금 더 목소리를 키운 뒤 싸늘하게 말했다. “내가 다시 한 번 더 묻지.. 누가 시킨 건지 말할 건가? 안 할 건가
시후의 말이 나오자마자 신종만과 그의 부하들은 즉시 온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그들은 왜 눈 앞의 이 청년이 아프리카 들개들로 자신들을 고문하려고 하는지, 왜 이렇게 악의적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이렇게 잔인한 일을 하는 것이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 걸까..? 그래서 그들 중 한 명은 참을 수 없이 눈물 흘리며 소리쳤다. “내가 말하겠습니다! 제가 모두 불게요!!” 그러자 옆에 있던 다른 두 사람 모두 서둘러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도 말하겠습니다!"시후는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이 세 사람은 조금 뒤에 시간을 주면 정확하게 불도록 해." 이렇게 말한 후, 시후는 신종만을 보고 냉소했다. “자.. 보아하니 당신은 굉장히 심지가 굳은 것 같군.. 하지만, 들개들에게 물어 뜯길 때 과연 참을 수 있을까..?” 시후는 미소 지었다. “내 기억에.. 아프리카 들개들은 말이야.. 뼈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더군.. 그래서 먹이에게서 약점을 찾은 뒤 날카로운 이빨을 사용하여 약한 곳만 죽어라 물어 뜯는다고 하던데.. 그럼 이제 당신이 그 고통을 과연 참을 수 있으려나..?”신종만의 얼굴은 종이장만큼 창백 해졌고, 공포에 질린 채로 그는 눈물을 흘렸다. “말해!! 말할 게!! 그러니 제발 그런 무자비한 짓은 그만..!!”시후는 웃으며 휴대폰을 꺼내 들었고, 영상 녹화 버튼을 클릭한 뒤 질문을 시작했다. "오케이, 먼저 자신을 소개한 다음 누가 이런 짓을 저지르도록 지시한 건지 말해.”신종만은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제 이름은 신종만입니다... 창원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 엘에이치 그룹의 소성봉 회장 경호 팀장입니다. 이번에 소성봉 회장에 의해 새로운 임무가 부여되었습니다. 소성봉 회장의 며느리.. 지금 소수도의 아내 박혜정을 암살하는 임무입니다.”시후는 다시 물었다. "소성봉 회장 그 늙은이가, 왜 박혜정을 암살하라고 시킨 겁니까?"신종만의 눈꺼풀은 두려운 듯 한동안 떨렸다.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 녀석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
시후가 말했다. “예전에 아버지 측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바로 이런 암살자들의 습격 때문이었다고요. 그들은 임무를 마치자마자 입 안의 독약을 깨물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사건에서 만난 자들과 방식이 동일했습니다. 비록 두 사건 모두 20년 전 일이긴 하지만, 상대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조직이라면, 같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제이크 한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시후 도련님, 그렇다면 조직이 이미 수백 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는 대답했다. “내가 한 명을 생포한 한 명에게서 죽음의 전사들이라는 암살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당시 ‘547’이라는 자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모두 제이크 한에게 이야기해 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고, 수많은 전쟁과 재난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유럽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아시아 역시 아편 전쟁, 러일 전쟁 등을 겪었고, 미국은 남북전쟁까지 겪었죠. 지난 2~300년 동안 이 세계는 혼돈 그 자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비밀 조직이 존재해 왔다니, 대체 어떻게 그들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 조직은 단지 살아남은 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세력을 키워온 것 같더군요. 말씀하신 그 모든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는 무관하게요. 난 그게 오히려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곤 시후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조직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내가 일부러 생포했던 그 한 명 외에는 모두 죽었고, 당신이 그날 현장에 나타난 것도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이었으니, 그 조직은 당신을 주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랜
제이크 한도 자신이 이렇게 물이 빠진 수조에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뭔가 창피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물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좀 있을까요...?"시후는 옆에 있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옷 좀 챙겨 주시겠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의 작업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 가져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배유현은 곧장 돌아가 작업복 한 벌을 들고 돌아왔고, 제이크 한은 옷을 걸친 후 시후와 함께 옆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에게 물 한 병을 건네자, 그는 받자마자 단숨에 물을 다 마시고는 입가를 닦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 "시... 시후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는 한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신 이상 앞으로 시후 도련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무슨 일이든 목숨 걸고 따르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갖춰 답했다. "마침 잘 됐네요. 내가 부탁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제이크 한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손가락 두 개를 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럼 내가 요청하고 싶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이 여기서 나간 이후엔,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묻는다면, 당신은 이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냥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센터에서 깨어난 뒤 나왔다고만 하세요."제이크 한은 놀라며 물었다. "시후 도련님, Samson 그룹 식구들을 구해 주셨는데 왜 아직 서로 만나려고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러자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그건 내가 곧 말하려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만약 Sams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호, 당신도 회춘단 얘기를 들은 적 있군? 내 큰 외삼촌에게 들은 거지?”“큰 외삼촌...” 제이크 한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시후가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그가 안충주의 조카라고 소개했던 걸 떠올리며,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충주가 분명 내게 얘기했었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외삼촌이 회춘단 얘기까지 꺼냈다면, 경매장에서 쫓겨난 얘기도 같이 했을 텐데?”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 말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회춘단도, 지금 얘기한 중소단도 다 내가 소유자니까. 그 경매도 내가 주최한 것이고,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외삼촌을 쫓아내기도 했거든.”제이크 한은 경악하며 물었다. “그 사람이 네 외삼촌인 걸 알면서도 쫓아낸 거라고?!”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쫓아낼 땐, 외삼촌의 정체를 내가 몰랐어. 그땐 외삼촌이 가명을 쓰셨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외삼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역시 쫓아냈을 거야. 왜냐하면 외삼촌은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기려 했기 때문이야. 경매 시작 전에 분명히 말했지. 회춘단은 누구든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즉시 복용해야 하며, 절대 외부 반출이 안 된다고. 그런데 외삼촌은 돈으로 그 규칙을 깨려고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를 내쫓은 거지.”제이크 한은 조용히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난 정말 안 죽은 거란 말인가...?”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네가 정말 안예선의 아들이라면, 자신의 출신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외가 쪽 가족들과 만나지 않은 거야?”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당신은 지금도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제이크 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의심이라기보다... 난 그냥 이 모든 게 너무 이상해 보이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