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후와 파이살은 그 사내를 따라 지하실로 들어갔는데, 지하실이 굉장히 깊이 파여져 있었다. 계단만 해도 깊이가 최소 5~6미터에 달하는 것 같으니 거의 건물 2층 높이에 이를 것이었다.시리아의 겨울은 장마철이고, 비가 많이 내리기 때문에 계단은 어둡고 습했으며 양쪽 벽에서는 흙냄새가 강하게 풍겨왔다.아래로 내려가고 있을 때 선두의 사내가 기분 좋은 얼굴로 말했다. "파이살 대장님, 혹시 부탁 하나만 좀 해도 됩니까?”파이살은 차갑게 물었다. "뭔가?”그 사내는 서둘러 말했다. "파이살 대장님, 제가.. 대장님이 이끄는 기갑 부대에 지원하고 싶습니다.. 기관총은 제가 조종할 수 있어서요..!”파이살은 비웃으며 그에게 물었다. "내 생각엔 네가 죽기 싫어서 기갑 부대에 들어가고 싶은 것 같은데..?”"어휴~ 아닙니다~ 아니에요!" 사내는 서둘러 말했다. "그냥 기갑 부대와 함께 훈련하고 싶을 뿐입니다~”파이살은 "생각해보고 때가 되면 알려주지."라고 웃었다.그 사내는 흥분해서 말했다. "파이살 대장님, 감사합니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눈 뒤 세 사람은 이미 지하실 바닥까지 내려왔다. 지하실 바닥에는 철문이 있고, 철문 위에는 작은 창문이 있어 내부의 빛을 볼 수 있었다.이때 앞장서던 사내가 철문을 세게 두드리며 말했다. "문을 열어줘~ 파이살 대장이 왔어!"그러자 누군가 즉시 문 걸쇠를 잡아당겼고, 곱슬머리의 사내가 고개를 내밀고 파이살에게 손을 흔들며 미소를 지었다. "파이살 대장님, 왜 여기에 계십니까?"파이살은 차갑게 말했다. "사령관이 나에게 와서 살펴보고 인질들과도 소통하라고 했다."그러자 안에 있던 사내는 서둘러 통로에서 나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파이살 대장님, 들어오십시오!"파이살은 다시 선두에 있던 사내에게 말했다. "자, 그럼 돌아가도록 해. 조금 전에 말한 건 내가 최대한 빨리 답변해주도록 하겠네.”"정말 감사합니다, 파이살 대장님! 그럼 어서 들어 가세요. 저는 올라가겠습니다! 나중에 대장
시후가 말하는 동안 시후에게서 나온 영기는 상대의 뇌로 곧바로 전달되었다. 그러자 이 사내 역시도 파이살과 마찬가지로 시후에게 최면을 당했고, 이 말을 들은 그는 서둘러 말했다. “그래, 맞는 말이야!"시후는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이며 상대방을 가리켰다. "거기 형씨도 불만이 많지?”그러자 다른 사내는 서둘러 말했다. "감히 그런 소리 하지 마! 지휘관님이 나에게 지시하는 거라면 난 무엇이든 생각하지 않고 할 거니까!”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다가가 어깨를 두드리며 미소를 지었다. "굉장히 콧대가 높군?! 앞으로 사령관에게 많은 사랑을 받겠어?!" 그렇게 말한 후, 시후는 또 다시 영기를 내뿜었고, 마찬가지로 이 사내의 의식도 통제되기 시작했다.이 때, 불길한 얼굴을 한 사내가 욕설을 퍼부었다. “지휘관님이 시간이 되면 처형을 시작하라고 했어! 시간이 거의 다 된 것 같아! 내가 시간이 되면 직접 처형하도록 하지!”시후는 이 사내를 바라보며 비웃었다. "사람 죽이는 걸 좋아하나 보지?”그러자 사내는 시후를 바라보며 경멸적인 태도로 말했다. "그렇지 뭐. 그냥 재밌어. 그런데 왜? 불만 있나? 아니면 이 미국인들을 대변하기라도 하고 싶은 거야?”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왜 그들을 대변해? 하지만, 내 생각에는 인질을 죽이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 정말 능력이 있다면 정부군이 왔을 때 그 놈들을 몇 명 더 잡아 죽이는 게 더 나을 걸?”그러자 사내는 시후에게 다가가 손을 뻗어 시후의 멱살을 잡고 욕설을 퍼부었다. "나를 조롱하는 거야?!"시후는 "하핫! 생각보다 멍청한 놈은 아닌 것 같군."이라며 웃었다.그러자 사내는 너무 화가 나서 손을 들고 시후의 얼굴을 주먹으로 내리치려 했다. 그런데 시후가 갑자기 화를 내며 소리쳤다. "이 개자식아, 감히 아버지를 때릴 생각이냐? 무릎을 꿇고 인정해! 네 실수라고 말이야!!" 시후의 목소리는 상대방을 마비시킬 정도로 겁을 주었다. 사내는 시후가 자신의
시후의 명령을 들은 누군가가 즉시 열쇠를 꺼내 안에 있는 철문을 열 준비를 했다. 시후는 사람들을 보며 지시했다. "그럼 여러분들은 잠시 동안 문 밖에서 보초를 서게 될 것이다. 누구든 오면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해.” 그러며 시후는 시간을 보며 말했다. “아무래도 지휘관이 곧 올 것 같은데.. 들어오고 싶으면 들여보내도록. 다만 자연스럽게 행동하고 단서를 눈치채지 못하도록 해.”"알겠습니다!" 다섯 사람이 일제히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즉시 문이 열렸다. 문을 열자마자 안에서는 흙냄새가 났고, 방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으며 천정에 홀로 걸려 있는 등불만이 있었다. 전구의 와트는 매우 낮았고 빛도 매우 어두웠다. 방 윗부분에는 인공적으로 보강한 흔적이 조금 남아있지만, 주변 벽은 여전히 진흙으로 되어있었다. 이런 방에서는 사람들이 자살할 가능성도 없고, 벽에 부딪혀도 죽지 않을 것이다.구석에는 검은 후드를 쓴 여덟 명이 손이 뒤로 묶인 채 벽에 기대어 나란히 앉아 있었다.시후는 그들의 얼굴을 볼 수 없었지만 옷과 체형을 통해 8명 중 3명이 여자이며 나머지는 남자일 것임을 알아차렸다.문이 열리는 소리를 듣고 여덟 사람은 모두 긴장했고, 어떤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몸을 웅크리고 몸을 떨기 시작했다.시후는 집에 들어가 철문을 닫은 뒤 8명에게 다가가 머리에 쓴 검은 두건을 하나씩 벗겼다. 시후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7명의 모자를 벗겼는데 시후가 찾는 사람은 없어 보였다. 그리고 마지막 두건을 벗겼을 때, 시후는 귀까지 내려오는 짧은 머리에 오밀조밀하게 아름다운 외모의 동양인 여성을 찾아냈다.이 여덟 사람은 어두운 방에 갇혀 있어서 시야가 어두웠는데 갑자기 빛을 보는 바람에 눈부신 느낌이 들어서 다들 무의식적으로 눈을 가려 빛을 차단했다. 잠시 후, 모두의 시력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들을 두렵게 한 것은 그들 앞에 검은 마스크를 쓰고 일반 테러리스트 복장을 한 남자가 서 있었다는 것이다. 사내는 손에 AK47을 들고 있었는데,
시후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변지현 씨, 질문이 굉장히 많네요. 내가 반군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히 말해줄 수 있습니다. 몇 시간 전에 당신의 아버지로부터 연락을 받았기에 한국에서 여기로 급히 달려온 것일 뿐이에요."그 때, 인질 중 한 사람이 놀란 얼굴로 말했다. “그런데.. 어떻게 그게 가능합니까..? 우리가 잡힌 지 반나절도 채 안 됐는데, 이렇게 빨리 한국에서 온 건가요?”시후는 웃으며 답했다.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일이지만, 사실 따져보면 가능할 때도 있죠.” 그렇게 말한 후 그는 변지현을 바라보며 차분히 말했다. "시간이 촉박해요. 잠시 뒤에 내가 반군들이 입는 복장을 준비해 줄게요. 입고 날 따라오면 됩니다.”변지현은 시후에게 물었다. "그럼... 내 친구들은요?"시후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지금은 8명을 모두 구출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없으니 먼저 나와 함께 가죠. 내가 먼저 안전한 곳으로 보내 줄게요. 그리고 여건이 허락한다면, 다른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다시 돌아올 것을 고려할 수 있을 겁니다.”이때 중국인처럼 보이는 한 남자가 서투른 한국어로 물었다. "내 생각엔 당신은 그냥 거짓말쟁이인 것 같은데요?! 여기에는 1, 2천 명의 반군이 주둔하고 있어요. 어떻게 우리를 구출할 수 있다는 겁니까?"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당신 말이 맞아요. 그러니 내가 당신을 구할 수 없을 것 같다면 그냥 여기 있어요."중국계 미국인처럼 보이는 남자는 이 말을 듣고 차가운 목소리로 화를 내며 소리쳤다. "당신이 나를 구해줄 필요는 없어! 밖에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지키고 있다고! 내가 당신과 함께 나가면 분명 기관총에 맞아 벌집이 될 걸?! 그러니 차라리 이곳에 남아 있는 게 나아! 조국이 나를 구출할 때까지 기다리는 거지! 나는 중국인의 피도 흐르고 있으니, 아마도 중국군도 나를 구출하려 할지도 몰라!! 내가 이렇게 잡혀 있으면 중국인들의 입에 많이 오르내릴 걸?"또 다른 여성 인질도 말했다. "내가 알기로 미국
시후의 질문을 듣고 사내는 반박했다. "그런데 말이에요! 나는 우선 당신이 한국에서 왔다는 사실이 전혀 믿기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것은 단순히 비현실적이기 때문이에요!" 그는 모든 사람을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자, 다들 들어봐? 우리 모두 세계 지리를 공부했어. 한국에서 여기까지의 거리를 알고 있을 거 아니야?! 한국에서 비행기를 타서 이스탄불에 가는 것도 최소한 11시간 30분은 걸릴 거야. 그런데 이스탄불에서 이곳으로 넘어오는 것만 해도 시간이 걸리겠지? 그러니 그 먼 한국에서 지금 바로 왔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소리야!”시후는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정말 똑똑한데요?!!" 이 말을 끝으로 시후는 화제를 바꿔 농담으로 말했다. "그런데 틀렸어요. 난 한국인이 맞아요. 한국에서 시리아로 바로 날아온 것도 맞고요.”인도 사내는 눈을 크게 뜨고 자신이 들은 것을 의심했다. "정말이에요? 정말 한국에서 이곳을 왔다고요..? 어떻게 그렇게 짧은 시간에 여기로 온 거죠? 로켓을 타고 오지는 못했을 텐데..? 그리고 우리 모두 알고 있듯이, 시리아는 전쟁으로 인해 항해를 재개하지 않았어요. 그러니 한국에서 시리아로 가려면 먼저 비행기를 타고 주변 이웃 국가로 이동한 다음 육로를 이용해야 할 텐데요.. 최단 경로로 온다고 해도 내 추정으로는, 도착하는 데 최소 20시간은 걸릴 것 같은데.. 우리가 이곳에 잡혀온 지 24시간도 안 됐다고요.. 당신.. 그러니 거짓말쟁이거나 사람이 아니거나.. 둘 중 하나일 것 같은데요?”시후는 힘없이 고개를 저었다. 그는 변지현을 바라보며 물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다들 사람을 믿지 못하는 거죠? 원래 이런 성격인가요?”변지현의 표정이 갑자기 어색해졌고 그녀는 답을 바로 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녀 역시도 시후의 정체를 확신하지 못했고 시후의 말을 감히 믿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시후는 자신의 신원을 밝히지 않았고, 목소리는 처음 들은 것이기 때문에 인도계 미국인 동료가 한 추측은
"지금 아무런 반응이 없다는 게 무슨 뜻인지 아나요? 지금 당신들과 관련된 국가에서는 당신들이 포로로 시리아에 잡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다는 뜻이라고요! 그래서 당신들을 구출하기 위해 군대를 보내는 일은 없을 겁니다. 내가 알기로 반군들은 미국 대사관에 당신들의 몸값으로 8천만 달러를 요구했지만, 거절당한 걸로 알아요. 그런데도 여전히 그들이 군대를 보낼 거라고 기대하는 거예요? 전세계에서 유명한 백만 장자의 자녀가 아니면, 그렇게 큰 사건으로 다뤄지지 않을 것 같은데요.”그러자 인도계 미국인 남성은 변지현을 바라보며 큰 소리로 말했다."지현, 이 사람을 조심해야 해! 나는 이 사람이 반군이 아닐까 정말 의심스러워!!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이렇게 빨리 도착하지는 못했을 거야! 그리고 아직 이곳을 지키고 있는 반대군이 1~2천 명이라는 것을 잊지 마! 만약 그가 그들 중 하나가 아니었다면 살아서 이곳에 들어오는 건 불가능 했을 거야! 그리고 저렇게 반군 옷을 입고 반군들의 무기를 들고 있는 저 사람을 봐! 그러니 저 사람은 반군이 틀림없어!" 그는 다시 한 번 시후를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 "이 사람은 무슨 꿍꿍이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를 혼란스럽게 만들기 위해 등장한 것일지도 몰라!! 어쩌면 우리들의 사이를 갈라 놓고 하나로 뭉칠 수 없도록 만들기 위한 속셈일지도 모르지?! 그러니 너무 깊게 믿지 말라고!"시후는 자신을 믿지 못하고 억측을 하는 변지현의 동료들에게 화가 나기 시작했고, 허탈한 마음도 들었다. "당신은 내가 반군의 일원이라고 굳게 믿고 있고, 계속해서 날 믿지 말라고 하는군요.. 그런데 과연 내가 여기에 있는 AK47을 사용해서 당신을 협박할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요?”그러자 인도계 미국인 소년은 약간 긴장했지만, 여전히 강인한 척하며 말했다. "나는 당신이 감히 나를 공격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반군들은 우리를 붙잡아 두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니까요. 조건을 협상하기 위한 거겠죠?! 그러니 만약 당신이 나를
그리고 시후는 마지막으로 자신의 이름을 밝혔다. 시후가 말한 내용을 들을 때까지 변지현은 계속해서 고민을 하고 있었지만, 시후의 이름을 듣자, 그녀는 충격에 빠진 듯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사실 지금까지 그녀는 시후를 만난 적도 없었고, 그저 카톡에서 메시지만 보냈을 뿐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후가 자신의 이름을 말하는 것을 듣고 변지현은 즉시 카톡을 보냈던 은시후 회장과 지금 자신의 눈 앞에 있는 두 사람이 일치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그 순간, 그녀는 흥분해서 소리쳤다. "은시후 회장님...?!! 왜 여기 계시는 거죠?”시후는 어깨를 으쓱하며 힘없이 한숨을 쉬었다. "내가 그 때 연락했을 때 이곳은 안전하지 않다고 말했잖아요? 그런데 당신은 그것을 믿지 않았고요. 지금 아버지가 당신을 얼마나 걱정하시는지 알고 있어요?"변지현은 이 말을 듣고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인도계 미국이 청년이 무의식적으로 말했다. "지현, 속지 마! 내가 봤을 때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중국계 미국인 청년도 그 말을 받아들이고 동의했다. "맞아, 지현. 그를 믿지 마! 내 생각에는 반드시 특수 부대가 우리를 구출하러 올 거야!! 만약 미국이 아니라도 우리 중국인들이 날 구하러 올 걸?!” 그는 이렇게 말하면서 약간 흥분된 듯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버티고 있는 한, 우리가 구출된 후에도 언론의 눈에 우리는 목숨을 걸고 살아남은 영웅이 될 거라고 믿어. 그럼 우리가 돌아가면 분명 여러 국가의 주목을 받는 대단한 인물이 될 거라고!! 지금 저 사람에게 속아서 나가면 지현, 너는 그냥 목숨을 잃을 지도 몰라!”시후는 이 청년의 생각이 너무나도 단순해서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하며 물었다. "그 쪽은 어렸을 때부터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것이 아니라 중국에서 살다가 미국으로 간 건가?”중국 청년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시후는 웃으며 "역시..."라고 말했다.“뭐가 궁금한 거야?!”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그래서 그 쪽이 그렇게
중국계 미국인 청년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지현, 네가 지금 너무 두렵다는 걸 알아!! 하지만, 이 세상 어느 누구도 감히 미국 시민이나 중국인을 마음대로 죽일 수는 없어!! 요즘 중국이 얼마나 강한데? 지현 너도 알고 있잖아? 그러니 나 때문이라도 우리는 결국 구조될 거야!"시후는 그에게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군.. 하지만, 이렇게 위험한 시리아에서 과연 쉽게 빠져나갈 수 있을까? 그리고 내가 조금 전에도 말했지만.. 중국, 미국에서는 아무런 대응이 없었고 당신들이 납치된 것에 대해서도 아무런 말이 없었는데..?”중국계 미국인 청년은 얼굴을 붉히며 반박했다. "중국은 강력한 군대를 가지고 있어! 그리고 미국 역시도 그렇지! 외부에서 나 같은 사람이 잡혔다고 하면 분명히 시리아 정부에 문제 상황을 밝힐 것이고 그렇게 되면 우리는 결국 구출될 거라니까?!”시후는 웃으며 물었다. "시리아 현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다른 나라에서 알고 있으며 모든 일에 정부가 개입할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나 보죠?”"맞아!" 중국계 미국인 청년은 즉각 동의했다.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고 변지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하아.. 이렇게 말이 안 통하는 사람들을 봤나.. 변지현 씨, 이 사람들 정말 당신 동료 맞아요?”변지현은 갑자기 매우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 역시도 자신의 친구들이 일반 친구들보다 더 똑똑하고 모두 최고의 학자이자 좋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들 모두가 고집 불통인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시후는 변지현이 정말 자신을 믿고 있는지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에, 자신의 휴대폰을 꺼내 카톡에서 자신과 변지현 사이에서 메시지를 보냈던 화면을 연 다음 그녀를 향해 보여주며 이렇게 말했다. "채팅 기록은 위조할 수 없으니.. 이제 내 말을 믿는 건가요?”변지현은 주저 없이 말했다. "아아! 전 회장님의 말을 믿어요!”변지현의 동료들 역시 이 장면을 보고 충격을 받아 말문이 막혔다..! 그들은 시후가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
시후가 말했다. “예전에 아버지 측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바로 이런 암살자들의 습격 때문이었다고요. 그들은 임무를 마치자마자 입 안의 독약을 깨물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사건에서 만난 자들과 방식이 동일했습니다. 비록 두 사건 모두 20년 전 일이긴 하지만, 상대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조직이라면, 같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제이크 한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시후 도련님, 그렇다면 조직이 이미 수백 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는 대답했다. “내가 한 명을 생포한 한 명에게서 죽음의 전사들이라는 암살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당시 ‘547’이라는 자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모두 제이크 한에게 이야기해 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고, 수많은 전쟁과 재난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유럽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아시아 역시 아편 전쟁, 러일 전쟁 등을 겪었고, 미국은 남북전쟁까지 겪었죠. 지난 2~300년 동안 이 세계는 혼돈 그 자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비밀 조직이 존재해 왔다니, 대체 어떻게 그들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 조직은 단지 살아남은 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세력을 키워온 것 같더군요. 말씀하신 그 모든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는 무관하게요. 난 그게 오히려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곤 시후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조직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내가 일부러 생포했던 그 한 명 외에는 모두 죽었고, 당신이 그날 현장에 나타난 것도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이었으니, 그 조직은 당신을 주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랜
제이크 한도 자신이 이렇게 물이 빠진 수조에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뭔가 창피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물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좀 있을까요...?"시후는 옆에 있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옷 좀 챙겨 주시겠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의 작업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 가져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배유현은 곧장 돌아가 작업복 한 벌을 들고 돌아왔고, 제이크 한은 옷을 걸친 후 시후와 함께 옆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에게 물 한 병을 건네자, 그는 받자마자 단숨에 물을 다 마시고는 입가를 닦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 "시... 시후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는 한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신 이상 앞으로 시후 도련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무슨 일이든 목숨 걸고 따르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갖춰 답했다. "마침 잘 됐네요. 내가 부탁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제이크 한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손가락 두 개를 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럼 내가 요청하고 싶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이 여기서 나간 이후엔,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묻는다면, 당신은 이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냥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센터에서 깨어난 뒤 나왔다고만 하세요."제이크 한은 놀라며 물었다. "시후 도련님, Samson 그룹 식구들을 구해 주셨는데 왜 아직 서로 만나려고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러자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그건 내가 곧 말하려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만약 Sams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호, 당신도 회춘단 얘기를 들은 적 있군? 내 큰 외삼촌에게 들은 거지?”“큰 외삼촌...” 제이크 한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시후가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그가 안충주의 조카라고 소개했던 걸 떠올리며,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충주가 분명 내게 얘기했었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외삼촌이 회춘단 얘기까지 꺼냈다면, 경매장에서 쫓겨난 얘기도 같이 했을 텐데?”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 말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회춘단도, 지금 얘기한 중소단도 다 내가 소유자니까. 그 경매도 내가 주최한 것이고,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외삼촌을 쫓아내기도 했거든.”제이크 한은 경악하며 물었다. “그 사람이 네 외삼촌인 걸 알면서도 쫓아낸 거라고?!”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쫓아낼 땐, 외삼촌의 정체를 내가 몰랐어. 그땐 외삼촌이 가명을 쓰셨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외삼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역시 쫓아냈을 거야. 왜냐하면 외삼촌은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기려 했기 때문이야. 경매 시작 전에 분명히 말했지. 회춘단은 누구든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즉시 복용해야 하며, 절대 외부 반출이 안 된다고. 그런데 외삼촌은 돈으로 그 규칙을 깨려고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를 내쫓은 거지.”제이크 한은 조용히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난 정말 안 죽은 거란 말인가...?”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네가 정말 안예선의 아들이라면, 자신의 출신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외가 쪽 가족들과 만나지 않은 거야?”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당신은 지금도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제이크 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의심이라기보다... 난 그냥 이 모든 게 너무 이상해 보이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