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미드의 이런 말을 들은 변지현은 그의 말이 모두 틀린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변지현과 같이 소위 엘리트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많은 공부를 했지만 미국에서 오랜 시간 지내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서구 언론에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고, 서구 언론의 생각과 비슷하게 생각하고 판단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렇기에 서구 언론이 말하는 대로 다른 국가들을 판단하는 성향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다큐멘터리를 찍는 구성원들은 편향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보다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촬영하여 사람들에게 전달해야 했다. 사실 이러한 생각 때문에, 변지현은 친구들과 함께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여행을 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견문을 넓히기 위해서 많은 여행을 해왔지만, 결과적으로 그녀와 그녀의 동료들은 여전히 고착화된 사고에 머물러 있었다.시후는 변지현이 깊이 고개를 숙이는 것을 보고 미소를 지으며 하미드에게 말했다. "아무래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하겠죠. 그 부분은 저도 동의하는 바입니다.”하미드는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감탄했다. "형제여, 그렇소! 내 마음을 잘 파악했소!”시후는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아무래도 기본적인 국제 관계와 힘의 흐름 등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것이 좋을 텐데.. 아직 배워야 할 것들이 많아 보이네요.”하미드는 한숨을 쉬었다. "형제여, 나도 그렇게 생각하는 바요.”시후가 시간을 보니 한광오 일행이 도착하기까지 약 20분쯤 남은 것 같았다. 그 때 시후의 눈에 하미드가 서 있는 것이 들어왔고, 그의 다친 왼쪽 다리는 10센티미터가 넘는 돌 위에 얹어져 있는 것이 보였다. 이렇게 해서야만 그는 몸의 왼쪽과 오른쪽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었으므로 시후는 이렇게 생각했다. '이 하미드라는 사람은 그 자체로만 보면 나쁜 사람이 아니다.. 게다가 그는 나에게는 굉장히 도덕적인 태도를 보였어. 나쁘지 사람 같아 보이지는 않아.’ 그러다가 시리아처럼 전쟁이 끊이지 않는 국가에서 한쪽 다리를 절게 되어 겪게 될 많은 불편함과 제약
시후에게 회춘단은 어느 정도 비싼 값을 하지만, 치유단의 경우에는 만들기도 쉽고 가격도 저렴하다고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런 종류의 약은 그에게 별로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그가 아직도 이 약을 가지고 다니는 이유는 바로 단지 몇몇 특별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였다. 예를 들어, 지금과 같이 하미드의 왼쪽 다리는 그의 인생에서 가장 큰 결점이자 후회라고 할 수 있었다. 하미드는 더 이상 자신의 다리를 고칠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시후의 치유단을 복용하면 양쪽 다리가 절름발이더라도 한 알이면 이것을 모두 고칠 수 있을 것이었다. 그래서 시후는 먼저 하미드에게 약을 건네 주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형제여, 제 이 마법의 약은 고대 한국의 한의사라고 불리는 의사들이 만든 것입니다. 모든 질병을 치료할 수 있고, 값을 매길 수 없지요. 저 역시도 이 약을 구하는데 많은 돈을 썼습니다. "저는 긴급 상황에 대비하고 생명을 구하기 위해 이 약을 구입하여 항상 가지고 다녔죠." 그는 이렇게 말하면서 마지 못해 한숨을 쉬었다. "그러나, 아무래도 나보다 당신에게 이 마법의 약이 더 필요하므로, 내가 고통을 감수하고 오늘 당신에게 이 약을 주려고 합니다.”하미드는 이 말을 듣고 뿌듯함과 동시에 놀라며 이렇게 물었다. "형제여... 그러니까... 내 다리가 절름발이인데 이 약을 먹으면 치료 된다는 말이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매우 단호하게 말했다. "예, 먹기만 하면 그 자리에서 효과가 있을 겁니다.” 그런 다음 그는 주변 환경을 가리키며 웃으며 말했다. "이 약을 먹으면 1분 안에 토끼보다 더 민첩하게 이 산을 달려 내려갈 수 있을 거예요!"하미드는 이 말을 듣고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다리를 치료하기 위해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에너지와 돈, 자원을 썼는지 셀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기본적으로 세계 최고의 정형외과 전문가를 모두 만나 보았지만 많은 전문가를 만나면 만날수록, 그의 다리는 절대 낫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만이 더욱 커졌다. 그러나 자
더욱 놀라운 점은 하미드는 더 이상 왼쪽으로 기울어지지 않고, 그 자리에서 완전히 똑바로 서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하미드는 너무 충격을 받아 입을 열 수 없었다. 그는 조심스럽게 왼쪽 다리를 오랫동안 주물러 보고 만져본 뒤에 오른쪽 다리와 비교해 보았는데, 두 다리가 완전히 똑같아 졌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두께도 전에 비해 두툼해졌고, 길이도 같아졌다..! 즉시 큰 흥분에 휩싸여 왼쪽 다리를 힘차게 들어 올렸고, 왼쪽 다리의 유연성이 부상당하기 전보다 훨씬 더 좋아진 것을 알아차렸다..! 그런 뒤 그는 그 자리에서 몇 번 뛰어보았다. 그는 자신의 몸이 새처럼 가벼워졌고, 다리도 온전할 뿐만 아니라 몸 전체에 무한한 힘이 있음을 깨달았다. 이 순간, 하미드는 자신이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았다..! 그는 허벅지를 세게 꼬집었지만 고통이 너무나 직접적이어서 분명 눈앞의 장면이 꿈이 아니라는 것을 즉시 깨달았다..! 그는 너무 신나서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다리... 다리가 정말 나았어!!! 내 다리가 정말 괜찮아졌다!!! 다리가 정말 원상태로 돌아왔어!!!" 그가 소리를 지르자, 계속해서 고개를 숙이고 어떤 반응도 하지 않던 변지현마저도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변지현은 시후가 세계 최고의 정형외과 의사들조차 치료할 수 없는 하미드의 왼쪽 다리를 치료하기 위해 겉보기에 평범한 약을 사용할 수 있다는 걸 상상도 못했다..! 하지만, 이것은 현실이었다..!시후는 흥분한 하미드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형제여, 아프지 않다면 몇 걸음 걸어 보세요!"하미드는 주저 없이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몇 걸음 가 봅시다!" 그렇게 말한 뒤 그는 산 정상에 있는 바위 더미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는 빠르고 안정적이며 쉽게 바위로 향했다. 하미드는 이제 목표를 향해 걸을 때, 전혀 변함 없이 바른 자세로 걸을 수 있게 되었다..! 하미드는 이 상황이 되자 큰 자신감을 얻었고, 갑자기 속도를 높여 왼쪽 다리로 땅을 강하게 내디
시후에게 이런 치유단은 실제로 별 것이 아니었다. 치유단을 대량생산하고 싶다면 직접 생산라인에 투입할 수 있다고 감히 쉽게 말하지는 못하지만, 하루에 180알, 심지어 200~300알까지 정제하는 것은 아주 쉬울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시후가 치유단을 그렇게 많이 만들지 않은 주된 이유는 바로 다른 사람들의 눈에 이 약이 희귀하고 가치 높은 것으로 보이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므로 하미드에게 이 약을 한 알 주는 것은 만 에이커의 과수원을 운영하는 과수원 농부가 다른 사람에게 사과 한 알을 주는 것과 같았다. 그러나, 이 한 알은 하미드의 삶에서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될 것이다.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세상에서도 한 쪽 다리가 불편한 사람은 불편함이 많을 것이고, 회복하는 것만을 인생의 가장 큰 소망으로 여길 지도 모른다. 하지만,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는 장군 하미드는 어떠하겠는가..? 시후는 오늘 그의 다리 중 하나를 치료했지만, 이것은 마치 하미드의 생명을 구한 것과 같았다. 이제 하미드는 건강한 몸으로 전투에서 군대를 더 잘 이끌 수 있을 것이며 심지어 선두에서 군인들을 복종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시후에게 이렇게 말했다. "형제여! 부모님을 제외하면 당신은 이생에서 나의 가장 큰 은인이오. 그러니 앞으로 어떤 일이든 내 도움이 필요하면 절대 잊지 말고 연락하시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알겠습니다. 이렇게 좋아하시는 걸 보니 내가 헛되게 드린 건 아니네요.”하미드는 진지하게 말했다. "내가 한 쪽 다리를 제대로 못 쓰게 된 뒤에 우리 군대의 수는 1만 명에서 2000명으로 급격하게 줄었소... 그때는 사실 나도 투지가 없었지. 버틸 수만 있다면 다행인 거라고 늘 그렇게 생각했소. 내가 살아남을 수만 있다면 미래에 우리와 함께할 믿을 만한 세력을 선택할 수 있을 거라고..." 이렇게 말한 하미드는 우울한 표정을 지었다가 갑자기 날카로운 눈빛을 보냈다. 그의 목소리는 매우 강력 해졌고, 큰 소리로 외쳤
시후는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감사합니다.”곧, 묵직한 디자인의 민간 헬기가 산 정상으로 천천히 착륙했다.헬기가 착륙하기도 전에 한광오와 안세진이 서둘러 달려와 물었다. “도련님, 괜찮으십니까?”시후는 웃으며 답했다. "내가 괜찮은 것처럼 보이지 않으면 어떻게 여기에 서 있겠습니까?” 시후는 이 말과 함께 하미드를 가리키며 두 사람에게 소개했다. "소개할게요. 반군의 하미드 사령관입니다. 예전에 한국에 대해서 조금 배웠다고 하더라고요~"두 사람은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일제히 말했다. "안녕하십니까? 하미드 사령관님!"하미드 역시도 두 사람에게 정중하게 인사했다.시후는 시간을 보며 말했다. “형제여, 시간이 늦었어요. 한국까지 비행기를 타고 돌아가야 해요. 그럼 다음에 다시 연락하시죠.”시후의 말을 듣자 하미드는 고개를 끄덕이고 인사했다. "형제여, 나에게 이렇게 친절하게 대해주어 감사하오. 서로 연락처를 교환합시다. 위성전화번호를 알려드리죠. 무슨 일 있으면 언제든지 찾아오시오.”"네 그렇게 하지요. 저도 필요한 일이 있으면 연락드리겠습니다.”두 사람이 서로의 연락처를 남긴 뒤 시후는 변지현에게 "알겠다, 변지현 씨? 우리는 이제 돌아 가야죠?"변지현은 고개를 들고 부끄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시후는 다시 하미드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말했다. "그럼 잘 지내십시오..”하미드 또한 매우 경건하게 말했다. "곧 만나도록 합시다!"시후는 한광오가 준비한 헬리콥터에 변지현을 데려갔다.하미드는 서둘러 떠나지 않고 시후의 헬리콥터가 이륙하는 것을 지켜본 후 더 이상 보이지 않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한숨을 한 번 내쉰 뒤 돌아갔다.…….레바논으로 돌아가는 헬기 안에서 한광오, 안세진, 바실리는 충격을 받은 듯한 표정으로 시후를 바라보았다. 특히 한광오는 원래 시후가 이번에 혼자서 하미드의 영향력 영역에 깊숙이 들어가면 90%의 확률로 체포될 것이고 LCS 그룹이 반드시 그를 구하기 위해 돈을 지불해야 할
콩코드 여객기 한 대가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 국제공항을 이륙했다. 비행기는 곧장 하늘로 솟아올랐고, 가장 빠른 속도로 한국을 향해 비행하고 있었다.비행기에서 변지현은 창가에 앉아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지금까지도 그녀는 지난 시간들이 모두 꿈만 같았다. 그러나 그녀는 눈을 감고 멀지 않은 곳에 앉아 있는 시후를 조용히 바라보았고, 이 모든 것이 꿈이 아닌 현실임을 분명히 느꼈다. 시후가 홀로 시리아 깊은 곳까지 들어와 죽음의 문턱에서 자신을 구한 것을 생각하면, 변지현은 시후에게 정말 감사할 뿐만 아니라 죄책감도 함께 느끼고 있었다. 그녀는 오랫동안 경제와 금융을 배우고 공부한 결과, 자신이 너무 순진해졌고, 인간의 본성을 꿰뚫어 볼 수조차 없게 되었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동료를 버린 자신이 부끄러웠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녀의 동료들 중 그 누구도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자신에게 이야기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들의 말은 혼자 살아남을 기회를 갖느니 차라리 모두 함께 죽는 것이 맞다고 했다. 사실 생각해보면, 그들에게도 살아남을 기회가 있었지만, 동료들은 무분별하게 스스로 기회를 버리고 말았다. 그 결과, 그들은 변지현 자신만 시리아를 떠날 기회가 생겼다는 사실을 듣고 극도로 분노하기 시작했다. 이런 행동을 한 동료들은 변지현으로 하여금 추악한 본성을 가진 인간들임을 완전히 깨닫게 했다. 이런 생각을 하자, 그녀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시후의 옆으로 다가가서는 그의 곁에 살며시 앉았다.눈을 감고 쉬고 있던 시후는 옆에 누군가가 앉아 있는 것을 느꼈고, 눈을 뜨자 옆에 변지현이 앉은 것을 확인하고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비행 시간이 꽤 길 텐데, 편안하게 쉬는 것이 어때요?”변지현은 약간 당황한 표정으로 말했다. "음.. 그게.. 혼란스러워서 쉽게 잠이 오지 않아서요..." 그러면서 시후를 바라보며 말했다. "저.. 회장님.. 오늘 정말 죄송했어요..”시후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친구들을 대신해서 이렇게 말하
시후는 변지현의 말에 동의하며 이렇게 말했다. "솔직히 말하면.. 변지현 씨는 너무 위험한 일에 발을 담갔어요. 어쨌든 그것은 맞고 틀렸다고 쉽게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지만, 객관적으로 바라보아야 하는 세상을 조금 편협하게 보고 있지 않았나 생각해요. 정말로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전쟁을 줄이고자 마음먹었다면 이 전쟁으로 이익을 얻게 되는 모든 국가에 이 사실을 모두 알려야 했겠죠.”변지현은 고개를 끄덕인 후 서둘러 말했다. "회장님,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리고 서양의 모든 이론들이 옳고 그들의 생각이 진리라고 생각하는 오류는 범하지 말아야죠.”“그래요. 맞는 말입니다.”변지현은 이렇게 말했다. "겉은 동양인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해외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외국인들과 같은 방식으로 사고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동양의 문화는 모두 수준이 낮거나 별로 뛰어나지 않은 문화라고 무시하기도 하고요.”시후는 큰 관심을 보이며 물었다. "그렇다면 변지현 씨는 해외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처럼 생각하지 않는다는 건가요?"변지현은 고개를 저었다. "저는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랐고, 미국 시민권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어릴 때부터 부모님께서 저의 뿌리는 늘 한국에 있다고 교육하셨어요.. 그리고 제가 어디에 있든지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라고 하셨고요.”시후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물었다. "그런데.. 아버님께서는 당신이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이 없는 것 같다고 하던데요..”변지현은 입가에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흐음.. 아버지가 그렇게 생각하시는 건.. 바로 저와 아버지 간의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어서예요.. 사실 이 문제는 우리 두 사람 사이에 항상 존재해 왔던 것인데.. 제가 어렸을 때 아버지께서는 늘 돈을 버시느라 바쁘셨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시느라 굉장히 바쁘셨어요.. 아버지는 나를 거의 보살펴 주지 않으셨고, 아버지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경험을 주지도 않으셨죠. 그래서 우리 두 사람의 관계는 상대적으로 어색하
시후와 변지현이 빠른 속도로 한국을 향해 날아가고 있을 때, 하미드는 그가 원래 있던 본진으로 돌아갔다.그의 부하들은 수군거리고 있었고, 사령관이 갑자기 왜 인질을 내보냈고 인질로 잡힌 여자 외에도 사람들 모두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사내가 갑자기 나타나 하미드와 함께 헬기를 타고 날아간 건지도 알 수 없었다..! 이곳은 경비가 삼엄한 군부대이기 때문에 알 수 없는 인물이 등장하는 것조차 믿기지 않는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렇게 이상한 일이 일어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래서 하미드가 떠난 후, 모든 사람들은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 빨리 알고 싶어했다. 하미드의 직속 부하는 이 일의 원인과 사람을 찾기 위해 직접 지하실로 갔지만, 시후에게 충성하게 된 파이살 일행은 지하실의 입구가 좁고 철문이 있어 공격하기 어렵다는 점을 이용하여 철문 안쪽을 지키고 그 누구도 들어오지 못하게 막고 있었다. 그 때문에 하미드의 직속 부하는 파이살이 자신의 말을 듣지 않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하미드의 직속 부하는 절박한 마음에 폭탄으로 안을 폭파시켜 버리고 싶었지만, 내부에 몸값으로 바꿀 수 있는 인질이 7명이나 있다고 생각하자 빠르게 그 생각을 단념했다. 비록 지하실은 방어하기 쉽고, 공격하기는 어렵지만 지하실 자체는 막다른 골목이기 때문에 출구를 안에서 지키고 있는 한 파이살은 머지않아 항복할 수밖에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즉시 마당에 약 100명의 부하들을 배치하고, 총구를 지하실로 향하게 한 뒤, 그곳에서 나오는 사람은 누구나 즉시 죽여 버릴 생각이었다..!그 순간, 하늘에서 헬기가 굉음을 내며 모두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모두가 이 헬기는 조금 전 하미드 사령관이 타고 있던 헬기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러나 하미드가 헬기가 착륙한 후에 내릴지 여부는 현재 아무도 모르는 것이었다. 헬기는 천천히 하강했고, 하미드의 직속 부하는 헬기가 중앙 마당에 착륙하려는 것을 보고 즉시 주변의 군인들에게 명령했다. "어서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
시후가 말했다. “예전에 아버지 측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바로 이런 암살자들의 습격 때문이었다고요. 그들은 임무를 마치자마자 입 안의 독약을 깨물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사건에서 만난 자들과 방식이 동일했습니다. 비록 두 사건 모두 20년 전 일이긴 하지만, 상대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조직이라면, 같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제이크 한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시후 도련님, 그렇다면 조직이 이미 수백 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는 대답했다. “내가 한 명을 생포한 한 명에게서 죽음의 전사들이라는 암살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당시 ‘547’이라는 자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모두 제이크 한에게 이야기해 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고, 수많은 전쟁과 재난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유럽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아시아 역시 아편 전쟁, 러일 전쟁 등을 겪었고, 미국은 남북전쟁까지 겪었죠. 지난 2~300년 동안 이 세계는 혼돈 그 자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비밀 조직이 존재해 왔다니, 대체 어떻게 그들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 조직은 단지 살아남은 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세력을 키워온 것 같더군요. 말씀하신 그 모든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는 무관하게요. 난 그게 오히려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곤 시후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조직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내가 일부러 생포했던 그 한 명 외에는 모두 죽었고, 당신이 그날 현장에 나타난 것도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이었으니, 그 조직은 당신을 주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랜
제이크 한도 자신이 이렇게 물이 빠진 수조에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뭔가 창피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물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좀 있을까요...?"시후는 옆에 있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옷 좀 챙겨 주시겠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의 작업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 가져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배유현은 곧장 돌아가 작업복 한 벌을 들고 돌아왔고, 제이크 한은 옷을 걸친 후 시후와 함께 옆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에게 물 한 병을 건네자, 그는 받자마자 단숨에 물을 다 마시고는 입가를 닦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 "시... 시후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는 한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신 이상 앞으로 시후 도련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무슨 일이든 목숨 걸고 따르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갖춰 답했다. "마침 잘 됐네요. 내가 부탁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제이크 한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손가락 두 개를 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럼 내가 요청하고 싶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이 여기서 나간 이후엔,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묻는다면, 당신은 이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냥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센터에서 깨어난 뒤 나왔다고만 하세요."제이크 한은 놀라며 물었다. "시후 도련님, Samson 그룹 식구들을 구해 주셨는데 왜 아직 서로 만나려고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러자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그건 내가 곧 말하려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만약 Sams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호, 당신도 회춘단 얘기를 들은 적 있군? 내 큰 외삼촌에게 들은 거지?”“큰 외삼촌...” 제이크 한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시후가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그가 안충주의 조카라고 소개했던 걸 떠올리며,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충주가 분명 내게 얘기했었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외삼촌이 회춘단 얘기까지 꺼냈다면, 경매장에서 쫓겨난 얘기도 같이 했을 텐데?”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 말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회춘단도, 지금 얘기한 중소단도 다 내가 소유자니까. 그 경매도 내가 주최한 것이고,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외삼촌을 쫓아내기도 했거든.”제이크 한은 경악하며 물었다. “그 사람이 네 외삼촌인 걸 알면서도 쫓아낸 거라고?!”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쫓아낼 땐, 외삼촌의 정체를 내가 몰랐어. 그땐 외삼촌이 가명을 쓰셨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외삼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역시 쫓아냈을 거야. 왜냐하면 외삼촌은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기려 했기 때문이야. 경매 시작 전에 분명히 말했지. 회춘단은 누구든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즉시 복용해야 하며, 절대 외부 반출이 안 된다고. 그런데 외삼촌은 돈으로 그 규칙을 깨려고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를 내쫓은 거지.”제이크 한은 조용히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난 정말 안 죽은 거란 말인가...?”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네가 정말 안예선의 아들이라면, 자신의 출신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외가 쪽 가족들과 만나지 않은 거야?”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당신은 지금도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제이크 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의심이라기보다... 난 그냥 이 모든 게 너무 이상해 보이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