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각, 경북 청송 엘에이치 그룹 별장.소성봉은 소수도의 회신을 계속해서 기다리고 있었고, 그의 마음은 조금씩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이 정도 시간이라면, 소수도가 이토 유키히코를 만나러 간 것은 당연하고 이미 점심 시간이 지났을 것이기 때문에, 이토 유키히코와의 만남이 잘 됐든 안 됐든 아들은 자신에게 진행 상황을 보고해야 했다. 그래서 그는 참지 못하고 휴대폰을 꺼내서 소수도에게 전화를 걸었다.휴대폰 스피커에서는 다음과 같은 메시지가 들려왔다. "휴대폰이 꺼져 있어 음성 사서함으로 연결 됩니다..”메시지를 들은 소성봉의 심장이 갑자기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이런 젠장!! 이건 수도가 아마도 곤경에 처해서 일지도 모른다..!"그러자 집사 소재한은 서둘러 휴대폰을 꺼내 들고 말했다. "제가 대표님과 함께 간 부하들에게 다시 한 번 전화해보겠습니다..!” 그 말을 한 후 그는 즉시 전화를 걸었고, 곧 휴대폰이 꺼져 있다는 메시지가 다시 흘러나왔다. 집사는 표정이 바뀌며 연달아 몇 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그는 초조하게 말했다. "회장님, 모두가 전화기를 꺼 놓았습니다..."소성봉의 얼굴이 살짝 떨렸고, 그는 갑자기 소리쳤다. "젠장!! 망했군!! 수덕이처럼 수도도 놈들의 손에 넘어간 게 틀림없어!!”소재한은 초조하게 물었다. "대체.. 누가 이런 짓을 벌이는 걸까요..? 혹시 LCS 그룹이 꾸민 일일까요..?”소성봉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수도가 사라지기 전에 버킹엄 호텔을 떠났는지 확인해보게. 만약 떠나지 않았다면 당연히 LCS 그룹이 가장 유력한 용의자겠지! 그럼 은충환 회장은 이 일에 대해 나에게 설명을 해야 할 거야!”"알겠습니다!" 소재한은 즉시 다양한 방법을 통해 소수도의 이동 경로를 알아보았다. 그 결과, 소수도는 오늘 버킹엄 호텔을 떠나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이 사실로 인해 소성봉은 분노했다. 그는 LCS 그룹이 감히 그의 아들을 직접 공격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게다가
은충환은 전화를 끊고 즉시 안세진에게 전화하여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물어보는 것이 가장 먼저라고 생각했다.그러자 옆에 있던 박상철 집사가 서둘러 물었다. "회장님, 무슨 일이 있습니까..?"은충환은 한숨을 쉬었다. "소수도가 오늘 사라졌다고 하네.. 사라지기 전에 버킹엄 호텔에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 소성봉 회장이 상황 파악을 위해 나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하더군.. 일단 먼저 안세진 부장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물어봐야겠소..”박상철은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서 물었다. "예? 소수도 대표도 사라졌다는 말씀이십니까??! 며칠 전에 소수덕 대표도 사라졌다고 했는데.. 그 역시도 서울의 한 호텔에 묵다가 사라졌다고 했습니다..”은충환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일단 소수덕의 문제는 그렇다 치고 어차피 그는 우리가 운영하는 곳에서 사라지지는 않았기 때문에 그의 생사는 우리와 아무 관련이 없지. 하지만 소수도의 일은 조금 까다롭다고 할 수 있네. 그는 버킹엄 호텔에서 사라졌기 때문에 일단 엘에이치 그룹에서 이걸 구실로 싸우려 들면 우리는 골치 아파질 거요.”박상철은 뭔가 떠오른 듯 즉시 말했다. "회장님, 이 문제는 아마도 도련님과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시후 말인가?!?" 은충환이 물었다. "하아.. 시후가 이런 짓을 했다고 생각하는가..?”박상철은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예, 안세진 부장과 관련이 있다면 시후 도련님이 그 배후에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안세진 부장이 아무리 간이 크더라도 감히 소수도를 공격하지는 못할 것입니다."은충환은 동의한다는 듯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소수도는 명목상 엘이이치 그룹의 2인자이다. 그리고 안세진은 LCS 그룹의 부하 직원일 뿐.. 그리고 직원들 사이에서도 중간 수준의 직위에 불과한 인물이다. 그러니 소수도와 안세진의 사이에는 지위, 정체성, 힘의 큰 갭이 있는데, 안세진이 어떻게 소수도를 납치할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유일한 가능성은 시후라고 할
"그 녀석은 누군가 자신을 건드리면 바로 반격하여 엿을 먹일 그런 성격이야. 그리고 만약 바로 반격할 수 없으면,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라도 비밀리에 반격을 할 성격이지.. 어쨌든, 그 녀석은 목표가 하나 정해지면 눈에 보이는 것이 그것 하나일 뿐이네.. 게다가 그 녀석의 눈에는 제약이나 족쇄가 그리 많지 않은 모양이야.. 하나 예를 들어보자면.. 지난 번에 소리와의 일이 있지.. 그 때 소리가 그 녀석의 이모인데 어쩌라는 식으로 나오더라고..? 일단 소리가 먼저 시후를 업신여기고 그 녀석의 아내와 아내의 집안 사람들을 무시하긴 했어.. 소리가 시후의 장모인 윤우선 씨를 만나서 다투고 시후를 화나게 만들었지.. 그 때문에 소리를 몇 주 동안 가둬 두고 고통스럽게 만들었잖나..” 은충환은 이 말을 마친 뒤 고개를 저으며 웃음 짓고는 또 다시 한숨을 쉬었다. "하아.. 소리는 40년, 50년을 그 어떠한 고난도 겪지 않고 곱게 자랐어. 나도 못했던 교육을 시후가 다 한 것 같더군...." 말을 마치자마자 은충환의 표정은 다시 진지 해졌다. "그런데.. 내 생각에 이번에는 시후가 좀 충동적이었던 것 같아..! 엘에이치 그룹을 대놓고 공격하는 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말이야..! 엘에이치 그룹의 명예와 그들의 해상 운송 사업은 이미 피해를 입기 시작했다고 쳐도, 다른 분야는 여전히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그러니 시후가 벌써 소수도를 직접 공격한다면, 이건 우리 그룹이 엘에이치 그룹과 전쟁을 선포하도록 강요하는 것 아닌가?”이때 박상철 집사는 은충환의 말에 이렇게 답했다. "회장님, 정말로 전쟁을 시작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딱히 나쁜 생각이 아닌 것 같아 보입니다. 어쨌든 엘에이치 그룹은 늘 우리 LCS 그룹의 가장 큰 경쟁자였지 않습니까..? 20년이라는 시간 동안 평화롭게 함께 했지만, 언젠가는 삐걱거릴 관계였습니다.”은충환은 손을 흔들며 부인했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이대로 둘 수는 없네. 우리와 엘에이치 그룹의 갈등은 직설적으로 말하면 돈, 이
은충환은 시후가 그렇게 이 상황을 쉽게 인정할 줄은 기대하지 않았다. 이 갑작스러운 긍정이 은 회장을 순간 당황하게 만들었다. 잠시 후 그는 무의식적으로 한숨을 쉬었다. "시후야, 어리석은 짓을 했다..!”시후는 눈살을 찌푸렸다. "뭐가 어리석었다는 거죠?”은충환은 한숨을 쉬었다. "네가 소수도를 직접 공격해서는 안 되지! 생각해 봐라. 소수도는 엘에이치 그룹의 장남이고, 버킹엄 호텔에서 사라졌다.. 그럼 우리 LCS 그룹과 관련이 있겠니 없겠니..?”시후가 다시 물었다. "왜 그러시죠? 혹시 소성봉 회장이 할아버지를 찾고 있나요?”"그렇다!" 은충환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소성봉 회장이 나에게 전화해서 소리를 지르며 우리 그룹과 싸울 거라고 경고를 하더구나!! 우리 두 그룹은 늘 말은 죽일 듯 날카롭게 하기는 했지만, 이렇게 직접 행동으로 뭔가를 보여주지는 않았다. 그러니 너도 이런 건 알아야 해. 이번에는 우리가 먼저 규칙을 어긴 것이나 다름 없으니, 엘에이치 그룹은 분명 미친 듯이 보복하려 들 거다.. 분쟁이 최고조에 달하면 우리도 피해를 입을 것이고, 일어서기 어렵게 될 지도 모른다.”시후는 웃으며 물었다. "하하하! 그것 때문에 저에게 전화 거신 거예요?”은충환은 시후의 비아냥 대는 말투를 듣고 심각하게 말했다. "시후야, 나는 네가 상대에게 화풀이를 하고, 종종 참을 성이 없다는 것도 잘 안다. 하지만 행동을 할 때는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해야 하지 않겠니? 지금 네가 소수도를 공격하더라도, 엘에이치 그룹에 실질적인 피해는 전혀 없을 거다.. 그 놈은 사실 제 아버지에게 완전히 무시당할 정도로 힘이 없어! 그 놈은 단지 그룹의 마스코트일 뿐이다.. 그러니 네가 소수도를 잡아 두는 게 무슨 소용이 있겠어? 너는 그저 이 일 때문에 엘에이치 그룹이 우리를 표적으로 삼을 이유를 제공한 거다!”시후는 침착하게 말했다. "저는 LCS 그룹을 위해서 그를 공격한 것이 아니라, 그 당시 반 LCS 그룹 연맹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하
은충환은 갑자기 힘이 빠지는 것 같았다. "시후야.. 이게 무슨 유치한 말 장난이냐..?”하지만 시후는 진지하게 말했다. "저는 말장난을 하려는 게 아닙니다. 실제 상황을 말씀드리는 거예요. 소수도는 버킹엄 호텔에 체크인하지 않았습니다. 체크인 정보에는 그의 이름이 포함되어 있지 않고, 그가 호텔에 들어왔다는 영상 기록도 없습니다. 호텔에 많은 CCTV가 있을 것이고 영상들이 많은데 그가 포함된 영상이 없다고요. 아시겠어요?”은충환은 서둘러 물었다. "혹시 소수도가 체크인할 때, 네가 영상을 모두 지운 거냐?”"아니요." 시후는 짧게 답했다. "처음 소수도가 호텔에 왔을 때 이토 유키히코 회장과 조용히 만남을 가지려고 했던 모양이에요. 그래서 혹시라도 버킹엄 호텔 사람들이 자신의 정체를 알아챌까 봐 두려워서 부하들에게 대신해서 체크인을 하라고 부탁한 것 같더라고요. 변장을 하고 감시 카메라를 피해 조용히 들어왔으니 당연히 소수도의 체크인 정보도 없는 겁니다. 그러니 소성봉 회장이 다시 할아버지께 연락을 하면 직접 버킹엄 호텔의 체크인 정보를 다 확인했지만, 소수도는 없었다고 전해주세요. 납득을 못한다면 소수도가 버킹엄 호텔로 들어왔다는 증거를 제시하라고 하시거나, 아니면 경찰에 가서 직접 신고하라고 하시면 됩니다.” 그렇게 말한 후 시후는 다시 말했다. "그 후에 그가 지금 무엇을 원하는지 물어보시는 거죠. 혹시 의도적으로 LCS 그룹을 모함하고 LCS 그룹과 전쟁을 시작하고 싶은 거냐고요.”은충환은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언뜻 보기에는 시후가 말한 아이디어는 별로 신빙성이 없다고 느껴졌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효과가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자 은충환은 마음 속으로 설렘을 감추지 못하고 이렇게 생각했다. ‘빌어먹을 소수도가 건방지게 버킹엄 호텔에 들어왔고 버킹엄 호텔에서 사라졌다면 그건 우리 그룹의 책임이 될 수 있지.. 버킹엄 호텔은 LCS 그룹이 운영하고 있으니 말이야.. 그러니 우리가 해명을 안 한다면 정당화될 수 없다. 버킹
은충환의 걱정이 사라진 것을 보고 시후가 말했다. "그럼 이제 더 이상 하실 말씀이 없으면 끊겠습니다. 여행 내내 피곤했기 때문에 좀 쉬어야겠습니다.”은충환은 서둘러 말했다. "알겠다. 그럼 푹 쉬도록 해라. 더 이상 방해하지 않으마!"시후는 전화를 끊으려다가 문득 생각난 것이 있어 한 마디 덧붙였다. "아, 할아버지. 갑자기 생각난 것이 있어서요.. 제가 해상 운송 사업에 발을 좀 들여볼 생각입니다. 그러니 LCS 그룹이 이 사업을 두고 저랑 경쟁하는 건 안 좋겠죠..?”"뭐라고? 네가 해상 운송에 관심이 있다는 말이냐?”"네." 시후는 침착하게 말했다. "이미 준비하고 있고,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그 때 말씀드릴게요. 그 때 저는 엘에이치 그룹의 배당금을 제가 인수할 계획이에요. 그러니 LCS 그룹도 제 일에 간섭하지 않기를 바랍니다.”은충환은 잠시 머뭇거렸다가 동의했다. "알겠다. 그럼 난 네가 사업을 시작하는 걸 전폭적으로 지지하마.”"네 알겠습니다. 그럼 먼저 끊을게요.”은충환은 복잡한 감정으로 전화를 끊었다.옆에서 묵묵히 듣고 있던 박상철 집사는 은 회장이 전화를 끊는 것을 보고 물었다. “회장님, 도련님이 뭐라고 말씀하셨습니까?”은충환은 방금 시후가 전화로 했던 말을 박상철에게 간단히 설명하면서 한숨을 쉬었다. "하아.. 시후 이 녀석 정말 대단해. 혼자 시리아에 가서 반군 사령관과 호형호제하는 사이가 되었다고 하더군.. 그리고 소수도에게 달러를 내놓으라고 했다네. 그런데 이 돈은 시후가 해외의 인맥을 쌓기 위해서 필요한 돈이었어.. 소수도가 사라지면 엘에이치 그룹은 분명히 막대한 손해를 입게 되겠지.” 그리고 은충환은 약간 짜증을 내며 말했다. "그런데 시후가 갑자기 해상 운송 사업에 관심이 있다고 하는데.. 내가 자기가 하고 싶은 사업에 간섭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하는구만.. 나도 사실 이 기회를 이용하여 엘에이치 그룹이 맡고 있던 시장을 장악하려고 했는데 말이야.. 알고 보니 시후가 이 사업에 관심이 있을 줄이야.
소재한이 말했다. "혹시 그들이 의도적으로 연막 작전을 펼치는 것일지도 모르지 않습니까?”"연막작전 이라고..?" 소성봉은 더욱 놀라며 말했다. "이런 연막 작전을 사용하는 건 별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는데..? 왜 굳이 이렇게 돈을 원하는 건지..?”소성봉이 혼란스러워하고 있을 때 은충환이 전화를 걸어왔다. 소성봉은 서둘러 전화를 받고 또 다시 소리쳤다. "은충환 회장!! 내 아들은 어디에 있는 거요!!”은충환은 차갑게 말했다. "소성봉 회장!!!! 당신의 아들이 어디에 있는지 내가 어떻게 안다는 말이오?” 그러자 소성봉은 큰 소리로 욕을 해댔다. "이 늙은이가?! 너 지금 나랑 한 판 하자는 거야, 그렇지? 내 아들이 당신네들의 버킹엄 호텔에서 사라졌어! 그런데 지금 모른다는 말이 나오나!?”은충환은 소성봉의 말을 듣고 경고했다. "소성봉 회장, 말도 안 되는 소리 그만하시오! 당신의 아들이 버킹엄 호텔에서 실종됐다고 했죠? 내가 사람을 시켜 버킹엄 호텔의 모든 체크인 정보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는데, 소수도라는 이름은 없었소! 그리고 CCTV 영상도 확인했는데 소수도 대표가 버킹엄 호텔로 들어오는 장면이 전혀 없다고요! 나야말로 당신이 정말 의심스러운데.. 고의로 나에게 문제를 일으키고 싶은 겁니까? 혹시 소수도를 숨겨 놓고 연극을 하는 거 아니오? 그러다가 나를 속이고 나서 나와 전쟁을 일으킬 명분을 찾고 싶은 거지!”소성봉은 이 말을 듣고 또 다시 분노하며 욕을 했다. "개소리 그만하시오! 내가 그렇게 한가한 사람인 줄 아나?”은충환은 소 회장을 비웃었다. "누가 당신의 속을 알겠소? 일본인들도 예전에 조선을 침략할 때 명분을 찾아 침략하지 않았소? 당신도 그렇게 염치없는 짓을 하는군?!”"이런 빌어먹을!" 소성봉은 화가 나서 이를 악물었다. "은충환 회장, 계속 헛소리를 하는군!?”"내가 헛소리를 했다고?" 은충환이 차갑게 말했다. "당신의 아들은 버킹엄 호텔에 온 적도 없는데 오히려 당신은 나에게 잘못했다며 심문하고
이때 엘에이치 그룹의 집사 소재한이 옆에서 말했다. "회장님, 저는 이 일이 매우 이상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LCS 그룹과 뭔가 관련이 있을 것 같습니다.."소성봉은 한숨을 쉬었다. "맞아.. 비록 이것이 LCS 그룹의 잘못이라 할지라도, 이번에는 딱히 좋은 해결책이 없어 보이는군.. 수도는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외부인의 시선을 피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어.. 그러니 버킹엄 호텔로 갔다는 것을 증명할 증거도 없다는 게 문제야.. 그러니 어떻게 수도가 버킹엄 호텔에서 사라졌다고 주장할 수 있겠는가..? 이 문제를 부각시켜도 오히려 우리에게 불합리하게 상황이 돌아가고 있어..”소재한은 우울하게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이렇게 그저 앉아서 손해를 볼 수는 없지 않습니까..? 이제 소수도 대표님, 소수덕 대표님 모두 실종되었습니다. 우리 엘에이치 그룹이 언제 이렇게 피해를 입은 적이 있었습니까...? 만약 이 소문이 밖으로 퍼져 나간다면.. 엘에이치 그룹은 외부인들 앞에서 체면을 잃게 될 겁니다..."소성봉은 분노를 표출할 곳이 없다고 느끼며 주먹을 꽉 쥐고 부들부들 떨었다. 두 아들이 잇달아 사라졌으니 어찌 짜증이 나지 않겠는가..? 그러나 두 아들의 소식은 깊은 바다 속에서 사라진 것처럼 전혀 단서를 찾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건 아무리 봐도 기이하고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소성봉도 LCS 그룹이 이 사건과 뭔가 관련 있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여전히 이 모든 일이 차라리 LCS 그룹과 관련 없는 일이라고 믿고 싶었다. 왜냐하면 그의 이해에 따르면 LCS 그룹은 이런 능력을 가질 수 없었기 때문이다. 둘째 아들 소수덕이 실종된 상황을 떠올려보면, 당시 그는 엘에이치 그룹의 최고 무술 능력자였던 허 선생과 함께 호텔에 머물면서 소수덕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수덕은 허 선생의 눈 앞에서 조용히 사라지고 말았다. 허 선생은 자신의 부주의함을 인정하는 동시에, 소수덕을 납치한 사람이 분명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
시후가 말했다. “예전에 아버지 측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바로 이런 암살자들의 습격 때문이었다고요. 그들은 임무를 마치자마자 입 안의 독약을 깨물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사건에서 만난 자들과 방식이 동일했습니다. 비록 두 사건 모두 20년 전 일이긴 하지만, 상대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조직이라면, 같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제이크 한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시후 도련님, 그렇다면 조직이 이미 수백 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는 대답했다. “내가 한 명을 생포한 한 명에게서 죽음의 전사들이라는 암살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당시 ‘547’이라는 자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모두 제이크 한에게 이야기해 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고, 수많은 전쟁과 재난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유럽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아시아 역시 아편 전쟁, 러일 전쟁 등을 겪었고, 미국은 남북전쟁까지 겪었죠. 지난 2~300년 동안 이 세계는 혼돈 그 자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비밀 조직이 존재해 왔다니, 대체 어떻게 그들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 조직은 단지 살아남은 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세력을 키워온 것 같더군요. 말씀하신 그 모든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는 무관하게요. 난 그게 오히려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곤 시후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조직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내가 일부러 생포했던 그 한 명 외에는 모두 죽었고, 당신이 그날 현장에 나타난 것도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이었으니, 그 조직은 당신을 주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랜
제이크 한도 자신이 이렇게 물이 빠진 수조에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뭔가 창피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물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좀 있을까요...?"시후는 옆에 있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옷 좀 챙겨 주시겠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의 작업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 가져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배유현은 곧장 돌아가 작업복 한 벌을 들고 돌아왔고, 제이크 한은 옷을 걸친 후 시후와 함께 옆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에게 물 한 병을 건네자, 그는 받자마자 단숨에 물을 다 마시고는 입가를 닦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 "시... 시후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는 한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신 이상 앞으로 시후 도련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무슨 일이든 목숨 걸고 따르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갖춰 답했다. "마침 잘 됐네요. 내가 부탁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제이크 한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손가락 두 개를 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럼 내가 요청하고 싶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이 여기서 나간 이후엔,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묻는다면, 당신은 이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냥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센터에서 깨어난 뒤 나왔다고만 하세요."제이크 한은 놀라며 물었다. "시후 도련님, Samson 그룹 식구들을 구해 주셨는데 왜 아직 서로 만나려고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러자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그건 내가 곧 말하려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만약 Sams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호, 당신도 회춘단 얘기를 들은 적 있군? 내 큰 외삼촌에게 들은 거지?”“큰 외삼촌...” 제이크 한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시후가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그가 안충주의 조카라고 소개했던 걸 떠올리며,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충주가 분명 내게 얘기했었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외삼촌이 회춘단 얘기까지 꺼냈다면, 경매장에서 쫓겨난 얘기도 같이 했을 텐데?”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 말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회춘단도, 지금 얘기한 중소단도 다 내가 소유자니까. 그 경매도 내가 주최한 것이고,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외삼촌을 쫓아내기도 했거든.”제이크 한은 경악하며 물었다. “그 사람이 네 외삼촌인 걸 알면서도 쫓아낸 거라고?!”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쫓아낼 땐, 외삼촌의 정체를 내가 몰랐어. 그땐 외삼촌이 가명을 쓰셨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외삼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역시 쫓아냈을 거야. 왜냐하면 외삼촌은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기려 했기 때문이야. 경매 시작 전에 분명히 말했지. 회춘단은 누구든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즉시 복용해야 하며, 절대 외부 반출이 안 된다고. 그런데 외삼촌은 돈으로 그 규칙을 깨려고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를 내쫓은 거지.”제이크 한은 조용히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난 정말 안 죽은 거란 말인가...?”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네가 정말 안예선의 아들이라면, 자신의 출신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외가 쪽 가족들과 만나지 않은 거야?”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당신은 지금도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제이크 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의심이라기보다... 난 그냥 이 모든 게 너무 이상해 보이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