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에 한국의 한 묘지 앞.검은색 양복과 검은색 선글라스를 착용한 성도민은 흰 국화 꽃다발을 들고 부모님이 함께 묻힌 묘지로 걸어갔다. 그의 뒤에는 검은 옷을 입은 십여 명이 넘는 청년들이 따르고 있었는데, 그들은 여러 국가 사람들로 구성되었고 모두가 독특해 보였다.그중 평소 흰 옷을 즐겨 입는 화이트 ‘첸’ 역시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 옷으로 갈아입었다.성도민은 묘비 앞에 천천히 서서 묘비에 적힌 글과 사진을 바라보았고, 검은 선글라스 아래로 두 줄기의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는 잠시 멍하니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선글라스를 벗고는 붉어진 두 눈으로 말했다. "아버지... 어머니... 저예요.. 도민입니다.. 이 아들이 두 분을 뵈러 왔어요..! 저는 불효자입니다... 그동안 두 분을 뵙기 위해 고국으로 오지도 못했어요.. 하늘에 계신 두 분이 저를 용서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말한 뒤 그는 묘비 앞에서 몸을 굽혀 세 번 절을 했다. 그런 다음 그는 고개를 들고 묘비를 만지며 굳은 결심을 한 듯 이렇게 말했다. "아버지, 어머니, 이 아들이 최근 해외에서 많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제가 만든 블랙 드래곤은 이제 세계 5대 용병조직이 되었고 수만 명의 병사를 거느리고 있습니다..! 이번에 제가 돌아오면 두 분의 원수를 갚을 뿐만 아니라, LCS 그룹의 조상들이 묻혀 있다는 최고의 풍수지리라는 그 산을 빼앗아 두 분을 그곳으로 옮겨 묻어드리겠습니다.. 그러니 저는 우리 가족이 두 분의 죽음으로 엄청난 대가를 치렀다는 것을 전국의 사람들이 목격하게 해야 합니다!" 이 말을 한 후 그는 눈물을 닦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아버지, 어머니. 며칠만 기다려주세요. 식목일쯤 되면 이 아들이 두 분을 위해 구름산으로 향할 겁니다!!”이때 갑자기 첸의 블루투스 헤드셋에서 알림음이 흘러나왔다. 그 목소리를 듣자마자 그의 눈썹이 순간적으로 찌푸려졌다. 그는 이 소리가 큰 긴급 상황이 발생할 때 사용하는 긴급 알림음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일반적으
성도민은 이때 뭔가를 알아차린 듯 차갑게 말했다. "할 말이 있으면 그냥 말해!"첸은 약간 겁이 났지만 빨리 진정하고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서 이렇게 속삭였다. "장로님.. 블루가 전투 보고를 보냈습니다. 그가 보낸 수천 명의 정예 부대가 낙하산을 타고 적의 기지로 침투했으나, 매복 공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군대 전체가 이미 전멸했다고 합니다..!”"뭐?!" 성도민이 갑자기 일어나 돌아서서 첸의 멱살을 잡고 화를 내며 물었다. "블랙 드래곤의 정예 부대 천 명이 제대로 훈련도 못 받은 시리아 놈들을 공격했는데, 우리 부대가 모두 몰살되었다고?? 지금 농담하는 거야!?"첸은 멱살을 잡혀 전혀 움직일 수 없었다. 그는 약간 어려움을 느끼면서 말했다. "장... 장로님... 저는... 모두... 모두 블루가 저에게 보낸 것을 알려드린 겁니다. 크흑... 못 믿겠다면 메시지를 읽어보십시오..."성도민은 휴대폰을 낚아채고 고개를 숙이고 워커 장군이 보낸 문자 메시지를 읽은 뒤 몹시 분노했다. 그는 첸의 휴대 폰을 바닥에 던져 산산조각 낸 다음 이를 악물고 소리쳤다. "어제 1,500명 이상이 죽었는데 오늘 또 천 명이 사망했어!!! 워커 이 쓸모 없는 자식!"첸은 두어 번 기침을 했지만 감히 대답하지 않았다.성도민은 극도로 냉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 두 번의 패배는 우리 블랙 드래곤의 명예를 확실히 훼손할 거야! 심지어 세계 용병 조직 순위가 단숨에 10위권 밖으로 떨어질 수도 있어! 세계 용병 집단 전체에서도, 지난 수십 년 동안 이런 비극적인 희생은 없었어!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잖아!!" 그는 즉시 휴대폰을 꺼내 전원을 켜고 워커 장군에게 전화를 걸어 큰 소리로 욕을 해댔다. “이 멍청한 자식!!! 내가 이렇게 간단한 일을 주었는데 오늘도 나를 이렇게 실망시켜?!”워커 장군은 매우 부끄러워하면서 말했다. "장로님, 제 설명을 들어보십시오..."성도민은 이를 악물고 물었다. "이렇게 참패를 당했는데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해? 블랙
늘 평정심을 가지고 있던 성도민은 극도로 화가 났지만, 식목일이 지난 후에야 한국을 떠날 수 있다는 사실은 분명했다. 그렇지 않고 무슨 일이 일어나 그의 복수가 지연되기라도 한다면 어떻게 오래 전 비극적으로 죽음을 맞이한 자신의 부모님을 볼 낯이 있겠는가..? 그러므로 그는 계속해서 워커 장군에게 희망을 걸 수밖에 없었다. 그는 워커 장군이 사상자를 줄이면서 하미드를 완전히 제거할 방법이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가 잘못된 길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해 성도민은 자신만의 해결책을 생각해 냈다. “그 하미드라는 개자식이 산 기슭에 요새를 세웠다고 하니 우리는 완전히 포위해서 대응해야겠군.. 그 자식이 아무것도 못하게 만든 다음에 앉아서 죽음만 기다리도록 해주지..!”공성전은 사실 매우 잔인한 전술이다. 공격측은 충분한 병력을 보유하여 외부에서 내부로 들어가는 모든 길목을 차단하며, 동시에 식량과 탄약을 꾸준히 확보하여 상대가 무한정 힘과 자원을 소모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성도민은 생각한 뒤에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 하미드라는 자식이 얼마나 많은 전략적 자원을 가질 수 있는지 알 수 없지만, 내 생각에는 3~5개월 안에, 또는 짧으면 1~2개월 내에 탄약이 떨어질 것이고 식량 부족이 될 거다!” 성도민은 무표정한 표정을 지으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 때가 되면 하미드와 그 부하 놈들은 굶어 죽거나 목말라 죽거나 총탄에 맞아 죽거나 하나가 되겠지.. 한 마디로, 나는 절대 그 자식들 중 살아서 기지에서 나오는 사람이 없도록 만들 거야. 알겠나?”워커 장군은 즉시 큰 소리로 말했다. "알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하미드의 기지에서 파리 한 마리도 살아서 나오지 못하게 할 것입니다!""오케이!" 성도민이 단호하게 말했다. "지금이 바로 공을 쌓을 수 있는 기회다. 이번에도 잘 하지 못한다면 군법에 따라 처리될 거야!"워커 장군은 흐느끼며 목이 메였다. "걱정하지 마세요, 장로님. 제가 죽어도 당신의 임무를 완수할 것입니다! 블랙
그래서 시리아에 있던 수많은 사람들이 하미드의 요새로 찾아오기 시작했다. 그 직후에는 소규모 무장단체의 지도자들이 자신의 팀을 이끌고 하미드의 조직에 합류하러 오기도 했다. 이들 대부분은 자신들이 곧 전멸될 것을 걱정하고 있었기 때문에, 하미드가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 목숨을 구할 기회를 얻기 위해 잇달아 피난처를 찾으러 왔다. 따라서 단 반나절 만에 하미드의 기지에는 5천 명 이상의 사람들이 모여들었다.이틀 후, 하미드의 기지로 찾아온 사람들은 8천 명이 넘었고, 총 인원이 만 명이 넘게 되었다. 갑작스럽게 기지 전체가 갑자기 과밀해졌다.하미드는 시후의 지시를 단호하게 실행했으며, 10명으로 구성된 소규모 팀이든 천 명으로 구성된 대규모 팀이든 그와 함께 피난처를 찾으러 오는 팀들은 모두 해체되어 하미드의 부하들에게 리더십을 넘겨야 했다. 더욱이, 속내를 알고 있는 일부 옛 동료들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사람들은 무장 해제되었다. 무장 해제된 군인은 5천 명이었고, 이 5천 명은 모두 임시 공병대로 조직되어 건설 인부들과 함께 계속해서 산을 파내려갔다. 자동화된 장비로는 작업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은 망치를 사용하여 돌을 부수고 자갈을 운반할 때 수레를 사용하여 사람들이 직접 일을 해야 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함께 굴착을 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지금 인원들이 많기 때문이고, 이 사람들이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 곳을 만들기 위해서는 빠른 시간 내에 터널을 대량으로 건설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신들이 직접 지낼 방어용 터널을 파야 한다고 생각하면 사람들은 그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고, 무장해제가 된다고 해도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들은 하루 빨리 더 많은 터널을 파서 머무를 자리를 얻기를 바랄 뿐이었다. 피난 온 8천 명은 거의 모두 무기와 장비를 갖고 있었지만, 가지고 온 식량은 그리 많지 않았고, 평균 3~5일밖에 버틸 수 없을 정도였다. 다행히 하미드는 2~3천 명이 2~3년 동안 먹을 수 있는 식량을 이미 비축
하미드는 자신의 기지가 상대에게 포위되면 소수도를 외부로 내보내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소수도가 시후에게 매우 중요하다는 것과, 시후가 며칠 안에 그를 한국으로 다시 데려갈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비록 하미드는 시후가 그를 한국으로 다시 데려가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는 몰랐지만 하미드는 시후가 이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하미드의 걱정을 듣고 시후는 답했다. "당분간은 이 문제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들이 당신을 포위하고 차단했으니, 지금 소수도를 외부로 빼돌리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죠. 일단 방어를 잘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도 정말 해결될 기미가 없다면, 제가 직접 가서 소수도를 데려올 방법을 찾아보죠."이번에 시후는 LCS 그룹의 전체 제사에 참석하는 것에 두 가지 목적이 있었다. 물론 첫 번째는 LCS 그룹에게 매우 중요한 행사에 그의 부모에게 경의를 표하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두 번째는 소수도가 자신의 부모님의 무덤 앞에 무릎을 꿇고 자신이 반 LCS 그룹 연합을 맺은 사실을 고백하게 하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소수도는 그 날 구름산에 나타나야 했다.하미드는 이 말을 듣고 서둘러 이렇게 말했다. "형제여, 지금 내가 있는 곳은 매우 위험하오. 그러니 소수도를 위해 위험을 감수해서는 안 되오. 그렇지 않으면 어느 날 밤 어둠 속에서 그를 죽여버릴 암살단을 조직하겠소.""아니요. 나는 그 사람에 대해 원한을 품고 있지만, 아직 죽으면 안 됩니다." 시후가 단호하게 대답했다. 시후는 소수도의 생명을 살려주겠다고 약속했고, 소민지가 엘에이치 그룹의 회장이 된 후에 소수도를 한국으로 돌려 보내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므로 소수도를 시리아에서 죽게 할 수는 없으며, 그렇다면 그것은 약속을 어기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었다. 그래서 그는 하미드에게 말했다. "당분간은 소수도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일단 전력을 다해 기지를 방어하십시오. 3월
LCS 그룹은 오랫동안 북유럽 왕실과의 결혼을 계획해왔었다. 어느 재벌가든 장남과 손자는 가장 중요한 얼굴이다. 그래서 은충환은 큰 손자를 위해 좋은 며느리 감을 찾고 싶었다. 하지만 한국에서 보면 은지환과 진정으로 어울릴 수 있는 여자는 단 두 명 뿐이었다. 한 명은 바로 엘에이치 그룹의 유일한 손녀인 소민지, 다른 하나는 Koreana 그룹의 외동딸인 고은서였다. 다른 집안의 딸들은 은지환과 레벨이 맞지 않다고 생각하는 은충환이었다. 그러나 은지환은 소민지와 같은 오만한 여성을 상대할 가능성은 전혀 없었다. 게다가 고은서는 더욱 불가능했다. 왜냐하면 고은서는 시후와 결혼하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있겠는가..? 게다가 며칠 전 고은서의 콘서트에서 큰 소동이 있었는데, 그것은 모두 시후 때문이라고 생각했기에 은지환은 고은서를 만날 기회도 없을 것이었다.은지환은 시후보다 두 살이 많기에 서른 한 살이 되었는데, 서른 살이 넘었기에 결혼을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판단에 지금 그의 최우선 과제는 빨리 큰 손자를 결혼시키는 것이었다. 많은 수소문 끝에 은충환은 손자에게 가장 적합한 후보자인 북유럽 노르웨이 왕실의 공주를 찾게 되었다. 우선 지금 세계 정세로 보면 왕족들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아서 상류층 사회의 왕족은 매우 드문 상황이었다. 그러니 왕족이 자신의 손자와 결혼하면 당연히 위상은 말할 것도 없이 높아질 것이다. 많은 입헌군주국의 왕족들은 실권을 상실한 지 오래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월한 지위를 갖고 있으며 높은 존경을 받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조상은 대대로 왕족이었고, 예전부터 실질적인 권력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재산도 매우 상당하고 인맥과 자원도 매우 방대하다. 그렇기에 LCS 그룹이 북유럽 왕실의 공주와 혼인을 맺을 수 있다면 그들은 체면과 위엄을 얻게 될 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 더 큰 돌파구를 마련하게 될 것이다. 결국 해당 결혼 뒤에는 자원과 자본의 혼합 및 교환이 있을 것이다.북유럽 왕실은 LCS 그룹의
노르웨이의 공주는 빠르게 여행 일정을 결정했다. 그녀는 이틀 뒤 한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며, 일정은 우선 며칠간 LCS 그룹에서 머물다가 LCS 그룹 구성원들과 함께 전체 제사에 참여하는 것이었다. 왕실 가족들이 뒤이어 한국으로 오면 공주는 가족들과 합류하게 될 것이었다. 그들은 버킹엄 호텔에 묵게 될 것이며, 그녀와 은지환의 약혼식도 버킹엄 호텔에서 열릴 예정이었다.그래서 은충환은 박상철 집사에게 전화를 걸어 말했다. "박 집사, 노르웨이 공주가 내일 모레 올 거야. 시간을 잘 잡아서 사람들을 이끌고 집안의 일들을 정리해야 해. 모든 것은 세세하게 준비해야 하고.. 어떤 식으로든 실수가 일어나서는 안 되네."박상철 집사는 서둘러 말했다. "회장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는 이미 작업 중입니다."은충환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번 제사에서 나는 LCS 그룹의 모든 직계 친척과 방계 친척 앞에서 지환이와 그녀의 결혼을 발표할 거야. 우리는 국내 최초로 유럽 왕실과 혼인을 하게 된 집안이 될 것이고 LCS 그룹은 반드시 유명해질 거야!"박상철 집사는 즉시 정중하게 말했다. "이번 노르웨이 공주와의 결혼은 LCS 그룹의 유럽 진출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는 LCS 그룹의 다음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축하드립니다 회장님!”은충환은 가볍게 웃으며 먼저 고개를 끄덕이고는 고개를 살짝 저었다. "분명 도움이 되겠지만, 아직까지 돌파구가 되지는 못할 거야.. 그들 왕족에게 정치적 권리가 없으니까.. 그들의 인기와 특별 대우로 인해 우리에게 큰 돌파구를 가져올 가능성은 희박해.." 은충환은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내가 그래도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점은 우리가 왕실의 승인을 더 많이 받았다는 거야.. 그러면 유럽 시장이 우리를 더 신뢰하고 덜 경계하게 되겠지. 미래에 지환이가 북유럽에 갈 때, 그는 그곳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테니 현지의 사위로 간주되면 우리에게 약간의 편의를 제공할 수 있을 거야.. 하지만 그게 전부
"말해 보게, 그럼 시후가 평생을 그 김유나와 함께 보낼 계획이라는 건가?"박상철 집사는 재빨리 말했다. "회장님, 우리는 감정 같은 것을 통제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도련님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은충환은 손을 흔들며 진지하게 말했다. "우리 그룹의 회장으로서 나는 내 손자가 그런 덜 떨어진 배경을 가진 여자와 결혼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어!" 은충환은 말하면서 한탄했다. "나는 김유나의 배경이 좋지 않다고 말할 수 있어. 김유나 그 아이의 지위가 너무 낮을 뿐만 아니라, 김유나의 할아버지는 원래 우리 LCS 그룹 하인 출신이야! 어떤 집안이 손자를 하인의 손녀와 결혼시키겠나? 이것은 우리 조상의 얼굴에 침을 뱉는 것이 아니겠나? 그래서 시후는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여자와 이혼해야 해!"박상철 집사는 은 회장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회장님, 이 문제는 서두를 수 없습니다. 제 생각에는 도련님께 조금 더 시간을 주시고 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도록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은충환은 진지하게 말했다. "나도 원래 그렇게 생각했어. 시후와 내가 오랫동안 만나지 않았고, 정상적인 조부모와 손자 사이의 정서적 기반이 부족하다는 점을 고려한 거지. 그러니 나는 처음부터 이혼하고 우리 그룹으로 돌아오라고 강요하지 않았다고. 나는 그 녀석이 스스로 김유나를 떠날 수 있도록 그에게 엠그란드 그룹을 주었지만, 지금 보니 딱히 큰 영향이 없었군!" 원래 은충환의 이해에 따르면 두 사람 사이에 격차가 생기면 그들이 헤어지는 것은 시간 문제일 것이었다. 그러니 시후가 부유하고 강력하며 지위가 높아지면 김유나에 대한 관심을 잃을 가능성이 높으며, 그 때 은 회장은 김유나에게 돈을 넉넉하게 주고 두 사람의 결혼을 완전히 끝낼 계획이었다. 하지만 시후가 그렇게 오랫동안 시간을 지체하며 김유나와 이혼하지 않을 줄은 어떻게 알 수 있었겠는가. 게다가 그가 받은 몇몇 소식에 따르면 시후는 김유나와 이혼할 계획이 전혀 없는 것 같았다. 그리고 고은서 역시도 그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
시후가 말했다. “예전에 아버지 측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바로 이런 암살자들의 습격 때문이었다고요. 그들은 임무를 마치자마자 입 안의 독약을 깨물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사건에서 만난 자들과 방식이 동일했습니다. 비록 두 사건 모두 20년 전 일이긴 하지만, 상대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조직이라면, 같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제이크 한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시후 도련님, 그렇다면 조직이 이미 수백 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는 대답했다. “내가 한 명을 생포한 한 명에게서 죽음의 전사들이라는 암살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당시 ‘547’이라는 자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모두 제이크 한에게 이야기해 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고, 수많은 전쟁과 재난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유럽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아시아 역시 아편 전쟁, 러일 전쟁 등을 겪었고, 미국은 남북전쟁까지 겪었죠. 지난 2~300년 동안 이 세계는 혼돈 그 자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비밀 조직이 존재해 왔다니, 대체 어떻게 그들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 조직은 단지 살아남은 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세력을 키워온 것 같더군요. 말씀하신 그 모든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는 무관하게요. 난 그게 오히려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곤 시후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조직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내가 일부러 생포했던 그 한 명 외에는 모두 죽었고, 당신이 그날 현장에 나타난 것도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이었으니, 그 조직은 당신을 주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랜
제이크 한도 자신이 이렇게 물이 빠진 수조에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뭔가 창피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물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좀 있을까요...?"시후는 옆에 있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옷 좀 챙겨 주시겠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의 작업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 가져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배유현은 곧장 돌아가 작업복 한 벌을 들고 돌아왔고, 제이크 한은 옷을 걸친 후 시후와 함께 옆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에게 물 한 병을 건네자, 그는 받자마자 단숨에 물을 다 마시고는 입가를 닦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 "시... 시후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는 한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신 이상 앞으로 시후 도련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무슨 일이든 목숨 걸고 따르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갖춰 답했다. "마침 잘 됐네요. 내가 부탁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제이크 한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손가락 두 개를 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럼 내가 요청하고 싶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이 여기서 나간 이후엔,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묻는다면, 당신은 이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냥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센터에서 깨어난 뒤 나왔다고만 하세요."제이크 한은 놀라며 물었다. "시후 도련님, Samson 그룹 식구들을 구해 주셨는데 왜 아직 서로 만나려고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러자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그건 내가 곧 말하려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만약 Sams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호, 당신도 회춘단 얘기를 들은 적 있군? 내 큰 외삼촌에게 들은 거지?”“큰 외삼촌...” 제이크 한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시후가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그가 안충주의 조카라고 소개했던 걸 떠올리며,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충주가 분명 내게 얘기했었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외삼촌이 회춘단 얘기까지 꺼냈다면, 경매장에서 쫓겨난 얘기도 같이 했을 텐데?”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 말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회춘단도, 지금 얘기한 중소단도 다 내가 소유자니까. 그 경매도 내가 주최한 것이고,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외삼촌을 쫓아내기도 했거든.”제이크 한은 경악하며 물었다. “그 사람이 네 외삼촌인 걸 알면서도 쫓아낸 거라고?!”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쫓아낼 땐, 외삼촌의 정체를 내가 몰랐어. 그땐 외삼촌이 가명을 쓰셨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외삼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역시 쫓아냈을 거야. 왜냐하면 외삼촌은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기려 했기 때문이야. 경매 시작 전에 분명히 말했지. 회춘단은 누구든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즉시 복용해야 하며, 절대 외부 반출이 안 된다고. 그런데 외삼촌은 돈으로 그 규칙을 깨려고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를 내쫓은 거지.”제이크 한은 조용히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난 정말 안 죽은 거란 말인가...?”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네가 정말 안예선의 아들이라면, 자신의 출신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외가 쪽 가족들과 만나지 않은 거야?”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당신은 지금도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제이크 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의심이라기보다... 난 그냥 이 모든 게 너무 이상해 보이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