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후는 살짝 눈살을 찌푸리더니 하성홍을 바라보며 "어르신, 오늘 오실 때 칼을 가져오셨나요?"라고 물었다.하성홍은 정중하게 말했다. "예 가져왔습니다.” 그렇게 말한 후, 그는 허리에서 극도로 날카로운 단검을 꺼내 양손으로 시후에게 건네 주었다.시후는 단검을 집어 성도민 앞에 던지며 침착하게 말했다. "네 놈이 효자인 걸 감안해서 내가 약속하지! 네가 죽은 뒤에는 네 부모님의 유해는 내가 선으로 악을 갚아 너와 네 부모를 함께 장사하여 평안히 갈 길을 갈 수 있도록 만들어 주겠다!"이 말을 들은 성도민은 마침내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고, 시후를 바라보는 그의 표정에는 고마움이 가득했다. 그리고 그는 다시 몸을 굽혀 시후에게 크게 절을 했다. 그리고 한참을 엎드려 있다가 일어서며 말했다. “은시후 선생의 큰 은혜에 감사드리며, 악한 일을 친절로 갚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 성도민은 이번 생에 결코 선생님의 은혜를 갚을 수 없을 것입니다. 다음 생엔 당신의 은혜를 갚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성도민은 손을 뻗어 단검을 손에 쥐었다.성도민이 칼끝으로 자신의 심장을 겨누고 힘차게 찌르려는 순간, 블랙 드래곤의 군사들이 거의 쓰러질 뻔했고, 많은 사람들이 “장로님! 안 됩니다, 장로님!”이라고 외쳤다.성도민은 돌아서서 충실한 부하들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여러분, 나 성도민은 오늘 여러분 모두를 연루시켰다. 용서해라! 또한 내가 죽은 후에 블랙 드래곤은 자동으로 해체된다는 점을 기억해라. 그리고 그 누구도 LCS 그룹과 적이 될 수 없다. 아직 용병 산업에 종사하고 있다면 이번 생에는 절대 한국에 들어오지 말도록 해라. 기억할 수 있겠나?”이 말을 듣고 모두가 눈물을 흘렸다. 그들은 성도민이 죽을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이 요청은 그의 마지막 인사였다.그러자 누군가 목 멘 소리로 말했다. "장로님... 다른 건 다 합의할 수 있는데 왜 우리를 다시 한국에 들어오지 말라는 것입니까? 우리가 다시 한국에 들어올 수
성도민의 기경 팔맥은 완전히 파괴되었지만 자결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는 이 것으로 자신의 목숨을 빨리 끝내고 싶었기 때문에, 온 힘을 다해 맹렬하게 칼날을 심장으로 찔렀다..! 그가 빠르게 죽음을 맞이하고 싶었던 이유는 그가 비참하게 죽기 전에, 오랫동안 제자리에서 경련하는 모습을 많은 사람들이 보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순간에도 그는 이미 죽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그리고 블랙 드래곤의 많은 군인들도 이 모든 것이 완료된 거래이며 누구도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성도민의 손에 들린 짧은 칼날이 성도민의 상복을 꿰뚫고 성도민의 가슴 쪽 피부를 꿰뚫고 심장을 꿰뚫을 뻔한 그 순간..! 시후는 발로 칼을 가볍게 걷어찼다. 그의 몸에서 영기가 솟아나와 단검으로 뻗어 나갔다..!그러다가 성도민이 단검을 심장에 꽂았을 때, 단검은 갑자기 그의 가슴 속에서 가루로 변해 순식간에 공중으로 흩어졌다..!이 순간 모두가 깜짝 놀라고 말았고 성도민 자신도 이 상황을 믿을 수 없었다..! 그는 손에 쥐고 있던 단검이 사라진 것을 발견하고 고개를 숙였을 때, 손바닥에는 먼지처럼 미세한 가루만 남아 있었다..! 그의 뇌는 갑자기 반응하지 않았다. 첫째, 그는 왜 이 좋은 단검이 시후에 의해 가루가 된 것이지 알 수 없었다. 둘째, 그는 시후가 왜 갑자기 그를 구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들고 무표정의 시후를 바라보며 물었다. "은.. 은시후 선생님... 당신이 왜..?”시후는 침착하게 말했다. "어제 첸이 집에 왔을 때 할아버지가 그에게 과거에 있었던 일을 말씀해 주셨다." 이에 시후는 성도민을 바라보며 말했다. "네 아버지가 건물에서 투신했다는 소식을 듣고 우리 아버지가 뭐라고 하셨는지 아나?”성도민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고개를 살짝 저으며 말했다. "모릅니다... 선생님,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시후는 돌아서서 멀리 있는 부모님 묘소 방향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말했다. "내 아버지께서는, 네
성도민은 이 말을 듣고 고개를 깊이 숙였고 온몸이 심하게 떨리며 눈물이 계속 땅으로 떨어졌다. 그도 살고 싶었다. 그러나 그는 시후가 자신을 살려주지 않을 것이고, 그의 형제들도 살려 두지 않을 것이라는 두려움과 부모님의 존엄과 평화를 지켜야 했기 때문에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갑자기 그에게 생각이 하나 떠올랐다. ‘은시후 씨가 갑자기 내 손에 있는 짧은 칼날을 가루로 만들었다.. 그가 내 목숨을 살려주려고 했던 것은 아닐까?!’ 그러나 곧 성도민은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은시후 씨의 부모님에게 너무 무례했는데. 그가 어떻게 내 목숨을 살려줄 수 있겠어? 내가 그 입장이라면 나는 오래 전에 이미 죽었을 것이다..’이어 시후는 "성도민, 모든 사람이 죽게 된다는 건 알아야 하지만, 죽은 뒤에 네가 이 세상에 존재했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기억될 수 있도록 노력은 해야지. 현자와 영웅들은 죽은 지 수천년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기억된다.. 이것이 인간 삶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의미이지 않겠나..? 일반인들이 성인이나 영웅이 될 수는 없더라도, 적어도 후손들이 기억할 수 있도록 가계도에는 이름을 남겨야지. 우리 LCS 그룹 역시도 수백 년 동안 이어져 왔다. 이것은 조상들의 존재의 증거이며 우리 그룹이 번영하는 한 그들의 이름은 결코 잊혀지지 않을 거다..!" 시후는 성도민을 바라보며 침착하게 말했다. "하지만 오늘 죽으면 네 부모님 이름도 너와 함께 땅에 묻힐 것이다! 아마도 블랙 드래곤의 리더로서 네가 죽은 뒤에도 수십 년 후에 당신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네 부모님은 누가 기억하겠어? 그들은 역사의 기나긴 강물에 던져졌을 뿐이고 다시는 기억되지 않을 것이다. 그게 얼마나 슬픈 일이겠나?”성도민은 이 순간 매우 부끄러워졌다! 원래는 관대하게 죽을 각오가 되어 있었는데, 이렇게 죽으면 죽은 뒤 부모님과 조상들을 뵙지 못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에게 있어 시후의 말은 그야말로 가슴 아픈 말이었다..
시후가 자신을 놓아주겠다는 말을 듣고 성도민은 너무 기뻐서 거의 쓰러질 뻔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울고 싶은 충동을 참으며 주저 없이 “예 선생님, 기꺼이 하겠습니다!”라고 외쳤다.블랙 드래곤의 한 무리의 병사들이 반응하며 동시에 흥분하여 외쳤다.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순간, 산이 울리고 마치 쓰나미가 몰려오는 듯한 분위기가 느껴졌다..!현장에 있던 모두가 깜짝 놀랐다! 그 누구도 시후가 성도민의 목숨을 구하고 동시에 블랙 드래곤 전체를 그의 지휘하에 둘 줄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은 성도민이 자신의 힘을 잃기 전에 시후의 용서에 대한 대가로 시후를 위해 일할 의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시후는 마지막 순간까지 누그러지지 않다가 그가 자결을 하려고 하는 순간 마음을 바꾼 것인가..? 더욱이 시후는 관대하게 죽음을 준비하려는 성도민의 결정을 비판하기도 했다.사실 시후는 전형적인 심리 전술을 구사한 것이었다. 상대방이 배가 고프다고 할 때 밥 한 그릇을 주는 것과, 상대방이 굶어 죽기 직전일 때 주는 것은 전혀 다른 효과를 가져온다. 더욱이 시후가 성도민이 죽으려는 결정을 비판한 이유는 그의 마지막 남은 자신감과 존엄성을 파괴하기 위해서였다. 왜냐하면, 자살을 결심한 순간 성도민의 마음은 해방되었을 것이고 마음 깊은 곳에는 관대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비극적인 감정만이 남아 있었을 것이다. 만약 시후가 이러한 비극적 감정을 없애지 못한다면, 성도민은 계속해서 죽음을 일종의 명예로 여기게 될 것이었다.성도민은 어떤 면에서 일본의 사무라이와 매우 흡사했다. 진정으로 무사 정신을 옹호하는 사무라이는 그의 힘에 관계없이 자랑스럽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돈키호테와 비슷하다. 사람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으면 그를 이기기는 쉽지만 그를 복종시키는 것은 정말 쉽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런 사람들은 힘이 부족하여 패배했다고 하더라도, 그는 칼 하나로 배를 갈라 죽음을 맞이하면 된다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죽음을
다른 가족들도 잠시 동안 시후의 작은 고모 은소원을 제외하고 모두 극도로 우울한 상태였다.은정공의 경우, 그는 오히려 구름산이 블랙 드래곤에 의해 점령당하는 것을 선호했다. 은 회장이 항복하는 것보다 죽는 것이 낫다면, 차라리 성도민이 은 회장을 죽인 다음 은정공 자신이 그룹의 첫 번째 상속자로서 즉시 성도민의 모든 조건을 수락한다고 선언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는 반으로 줄어들기는 했지만, LCS 그룹의 회장은 될 수 있을 것이었다. 집안의 재산이 절반으로 줄어들더라도 여전히 전국에서 부자 순위 3위 안에는 들 수 있을 것이다. LCS 그룹은 줄어들었고 이제 자신이 권력을 잡게 되었으니 거래는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그는 시후와 같은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그룹은 오랜 세월 동안 평화로웠고, 만약 그 평화를 깨뜨릴 강력한 외부 세력이 없다면 오랫동안 가문의 회장인 은 회장의 권력에 다른 가족들이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그가 가장 보고 싶지 않은 것은 바로 이 상황이었다. 성도민이 지고 시후가 이기는 이 상황.. 더욱이 시후는 너무 강력해서 은정공을 포함한 다른 모든 사람들은 즉시 발언권을 잃게 되었다. 앞으로 그들은 시후에게 구걸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그 때, 은 회장도 조금 불편함을 느꼈다. 그는 세상 물정에 훤한 노인이니 어떻게 시후가 방금 말한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지 못하겠는가..? 시후는 LCS 그룹으로 돌아와 구름산의 블랙 드래곤을 혼자서 무너뜨렸다. 시후는 LCS 그룹의 일을 책임지고 그룹의 우두머리가 되고 싶어 한다. 하지만 감히 은 회장 자신을 포함하여 누구도 거절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시후의 단 한 마디에 은충환은 자연스럽게 약간 우울해졌다. 그는 마음속으로 '원래 권력을 포기하게 할 때는 모든 사람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며 술 자리도 마련해주는 것이 좋았을 텐데.. 시후 이 놈이 이곳에서 다른 사람과 한 마디 대화로 내 자리를 빼앗다니.. 나에게 그냥 고맙다고 한 마
은 회장이 갑자기 이런 청천벽력 같은 말을 할 줄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이 말이 나오자 모두는 조금 뒤 등 뒤에서 은 회장에게 불평하고 시후에 대해 험담을 하여 불화를 일으키려는 사람이 은정공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은 회장이 갑자기 시후에게 그룹의 회장직을 공식적으로 물려주겠다고 갑자기 발표했다는 것이다!이때 시후의 부하들과 지인들은 모두 환호할 정도로 신이 났다.그리고 대다수의 LCS 그룹은 눈물을 흘리며 애도하고 있었는데, 성도민이 첸에게 관을 가지고 이곳으로 오라고 요청한 순간보다 훨씬 더 추악한 표정이었다. 은 회장이 집권하고 있으면 가족들 각자는 그룹의 사업으로 많은 돈을 벌 수 있고, 매년 막대한 배당금과 상여금도 지급되어 모두가 매우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시후가 회장이 되면 편안한 생활은 끝날 것이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었다. 시후의 칼 같은 성격 아래에서 어떻게 돈을 벌 수 있겠는가..? 앞으로 시후는 분명 강력한 황제처럼 재정을 극도로 면밀히 관찰하고 여유를 부릴 시간 따위는 주지 않을 것이다.은정공은 더욱 비통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야? 나는 아버지께서 권력을 잃었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려고 좋은 의도로 말씀 드린 것인데.. 아버지가 내 뺨을 때리 실 줄이야. 그리고 공개적으로 직접 회장직을 은시후에게 넘기다니.. 약을 잘못 드신 거야?’은충환은 이때 은정공을 바라보았으나 마음속으로는 이렇게 생각했다. '내가 이렇게 조용히 시후에게 회장직을 빼앗겼는데, 심지어 자발적으로 물려준다는 말도 하지 못해서 어디서 시후와의 관계를 개선할 기회를 찾을 수 있을지 걱정이었는데.. 방금 네 놈이 모든 걸 도로 아미타불로 만들어 버리려 한 게 아니냐! 네가 내 친아들이라도 네 소원이 무엇인지 모른다고 생각하느냐? 네가 지환이에게 밤 사이에 상복을 사달라고 한 걸 어젯밤에 알고 있었다! 이 개자식아, 너는 나중에 내가 블랙 드래곤에 의해 도살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무릎을 꿇고 자비를 구하며
LCS 그룹 가족들 대부분은 이 말을 듣고 즉시 겁을 먹었다. 왜냐하면 그들 중 일부는 모두 아직 상복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방금 시후가 블랙 드래곤을 정복하는 과정은 너무나 충격적이어서 그들은 상복의 존재를 완전히 잊어버렸다. 시후가 말을 한 후, 그들은 자신에게 시한 폭탄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했다..! 그들은 시후가 다음에 무엇을 할 계획인지 몰라 갑자기 당황했다.이때 시후는 더 이상 LCS 그룹 가족들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블랙 드래곤의 군인들을 바라보았다. 군인들 중에는 떨고 있는 노인도 있었다. 노인은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었지만 탈출할 기회를 찾는 듯 계속 좌우를 살폈다. 이 사람은 바로 엘에이치 그룹의 회장 소성봉이었다. 이때 소성봉은 애가 타며 속으로 한탄했다. ‘성도민이 은시후 앞에서 이렇게 비참한 최후를 맞이할 줄 알았더라면, 나를 구름산으로 초대했을 때 절대 오지 않았을 텐데.... 결과적으로 나는 지금까지 그를 애도하며 따라다녔고, 불 구덩이에 뛰어들고 말았어... 이제 어떻게 끝내야 할지 모르겠군. 조용히 탈출할 기회를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어...’ 소성봉이 우울해하고 있을 때 시후는 군중 속에서도 무릎을 꿇고 상복을 입고 있는 그를 가리키며 침착하게 말했다. "소성봉, 이 늙은이! 감히 도망칠 생각하지 말고 나를 위해 무릎을 꿇어. 아직은 당신과 정산할 것들이 남아서 말이야!”소성봉은 이 말을 듣고 너무 겁이 나서 재빨리 간청했다. "은시후 군... 은시후 군...! 나는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어. 나는... 성만연 대표에게 경의를 표하러 왔어. 그리고 그의 아내에게 인사하러 왔지, 나는 다른 의도가 없어!"시후는 눈살을 찌푸렸다. "자, 왜 성만연과 그의 아내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우리 LCS 그룹의 조상들이 묻혀 있는 묘에 왔는지 설명해 봐.""나.. 나는..." 소성봉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 그는 마치 파킨슨병에 걸린 것처럼 온몸이 패닉 상태에 빠졌다.시후가
시후의 말은 소성봉을 놀라게 했다. 그는 겁에 질릴수록 더 크게 소리쳤다. "왜?! 나는 오랫동안 엘에이치 그룹의 회장이었다! 왜 내가 엘에이치 그룹의 회장이 아니라고 말하는 거야? 네가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엘에이치 그룹에 대한 일들을 결정하는 거야? 나는 엘에이치 그룹의 주인이고, 엘에이치 그룹의 모든 일에 대한 최종 결정권은 나에게 있다!"시후는 경멸스럽게 말했다. "물론 나는 당신의 그룹과 관련된 일을 할 자격이 없지만, 당신은 지금 구름산에 있어. 나는 엘에이치 그룹의 일은 할 수 없지만 당신은 통제할 수 있지!”소성봉은 입술을 깨물며 "넌 나를 통제할 수 없다! 나는 자유롭게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몸이야!”라고 소리쳤다.시후는 차갑게 말했다. "당신이 오늘 상복을 입고 우리 그룹의 구름산에 왔기 때문이야! 이곳에 오지 않았다면 나는 당신을 이렇게 대하지 않았을 텐데.. 그리고 다양한 분야에서 엘에이치 그룹과 진정으로 경쟁할 기회를 가졌을 거야. 하지만 당신의 실수는 앞장서서 우리 그룹을 찾아온 것이지. 이제 당신이 여기 있으니 모든 것에 대한 최종 결정권은 나에게 있다!" 그 후 시후는 진지하게 소리치며 소민지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소성봉! 이제 두 가지 선택을 주겠다. 먼저 소민지에게 회장의 직함을 합법적으로 넘겨준 다음 몰디브로 가서 섬에서 은퇴하고, 죽으면 돌아오도록 하는 것!” 그리고 시후의 목소리가 갑자기 몇 옥타브 높아지며 비웃었다. "두 번째 선택은.. 내가 즉시 당신과 당신의 큰 아들 소수도를 시리아로 보내는 거야. 나는 그곳의 삶의 질이 몰디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뛰어나다는 걸 상기시켜 주고 싶군.. 걱정하지 마. 거기 내 인맥이 있으니 죽어도 살아서 돌아올 수는 없을 거야.”소성봉의 심장이 갑자기 뛰자 그는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너... 너는 날 납치할 생각이냐?! 내가 세계에서 유명한 엘리트라는 것을 알고 있어? 감히 나를 납치하려고 하는 거냐!”시후는 웃으며 "나쁜 노인네를 납치하기에는 너무 귀찮아
시후의 외할머니가 시후를 직접 만나고 싶다고 말하자, 배유현은 급히 말했다. “죄송합니다, 사모님... 여러분들을 살려주신 은인께서는 행방이 일정하지 않으셔요. 이번에도 저에게 약을 전달해주신 후, 아직 해야 할 중요한 일이 많다며 바로 떠나셨기 때문입니다.”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배유현이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었다. 시후는 정말 자주 이동했기 때문에 행방이 일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캐나다, 미국, 홍콩, 멕시코를 오가는 터라 시후의 구체적인 계획은 배유현도 알지 못했다. 게다가, 시후는 이미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 센터를 떠난 상태였다. 그는 지금 버킹엄 호텔로 돌아가, 이토 그룹과 하영수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배유현의 말을 듣고 매우 아쉬운 듯 말했다. “그분께서는 우리 집안 구성원들을 모두 구해주셨고, 이번엔 제이크 한 경감까지 살려주셨어요. 이처럼 큰 은혜는 우리 자손 대대로 다 갚지 못할 만큼 대단한 것인데, 그분은 단 한 번도 우리에게 보답할 기회를 주지 않으셔서...”배유현은 위로하듯 말했다. “사모님, 그건 저도 마찬가지랍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은인께 큰 은혜를 입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보답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저 그분을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며 곁에서 도울 수 밖에요.”이때 안충주가 말을 이었다. “배유현 회장, 예전에 한국의 경매장에서 당신의 할아버지인 전 회장님께서 갑작스레 몸져 누우셨고, 그 틈을 타서 당신의 큰아버지가 권력을 빼앗았죠. 그런데 전 회장님께서는 다시 건강을 회복하셨고, 당신과 함께 뉴욕으로 돌아오셔서 결국 페이셔스 그룹을 다시 맡으셨는데... 내가 짐작하는 게 맞다면, 그 당시 우리의 목숨을 살려준 은인이 당신 역시 도와주신 겁니까?”“네 맞습니다.” 배유현은 숨김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분이 아니었다면, 제 할아버지는 한국에서 목숨을 부지하셨다 해도, 저와 함께 큰아버지의 추격에서 벗어날 수 없었을 겁니다.”안충주는 눈빛이 번뜩이며 말
안산과 안충주는 재빨리 두 사람을 AB 빌딩 안으로 데리고 갔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층으로 올라갔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안산은 제이크 한을 이끌고 회의실로 향했다.현재 Samson 그룹의 구성원들은 안산의 뜻에 따라, 모두가 배유현에게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두 응접실에 모여 있었다. 안산이 응접실의 문을 열자, 그 안에 앉아 있던 Samson 그룹 구성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하지만 그들은 문 너머로 들어오는 사람이 배유현이 아니라, Samson 그룹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던 제이크 한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제이크 한을 본 순간, Samson 그룹 식구들은 엄청난 충격에 빠졌고, 어느 누구도 이 상황을 쉽게 믿을 수 없었다. 그들은 모두 제이크 한이 이미 세상을 떠났으며, 그것도 Samson 그룹과 관련된 일에 휘말려 그렇게 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제이크 한이 갑자기 눈앞에 나타났을 때, 현장에 있던 모든 Samson 그룹 사람들은 마치 사고 기능이 정지된 것처럼 얼어붙고 말았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앞으로 다가가 안산에게 물었다. “여보... 이... 이 사람이 정말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아요? 아니면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가요? 혹시 내 정신이 이상해진 건가요?”“맞아.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다고!” 안산은 흥분하여 말했다. “정말로 제이크 한이 맞아! 이 친구가 살아 있었어! 배유현 회장이 데려온 거요!”그제야 가족들은 뒤따라 들어온 배유현을 발견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놀람과 기쁨이 교차된 표정으로 배유현을 바라보며 물었다. “배유현 회장...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을 해줄 수 있을까요? 그날 사건이 벌어졌을 때, 우리를 살려준 분께서는 제이크 한은 이미 살릴 수 없는 상태라고 하지 않으셨나요?”배유현은 사실대로 말했다. “그때 그 분은 제이크 한 경감의 뇌가 아직 완전히 죽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셨어요. 하지만 신체의
배유현은 안산이 자신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며, 곧바로 공손하게 말했다. "회장님, 요즘 건강은 괜찮으시지요?"안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배유현 회장 덕분에 요즘 꽤 잘 지내고 있습니다."배유현은 재빨리 말했다. "안 회장님,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나이도 많이 어리고, 그런 말씀을 들을 자격이 없습니다!"그러자 안산의 곁에 있던 안충주도 이때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 "배유현 회장님, 안녕하십니까."배유현 역시 공손히 인사했다. "안충주 선생님, 안녕하세요."안충주는 걱정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님, 실례가 안 된다면... 제 친구 제이크 한은 지금 어디에 묻혀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가능하시다면 주소를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조만간 찾아가 조의를 표하고 싶어서요.”배유현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그녀의 옆에서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쓰고 있던 한 남자가 갑자기 소리쳤다. "충주! 나 제이크 한은 아직 안 죽었어!"그 말이 떨어지자, 안충주와 그 곁에 있던 안산은 모두 깜짝 놀라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들은 그 목소리가 분명 제이크 한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아차리기는 했지만, 눈앞에 서 있는 이가 제이크 한이 맞을 것이라고는 도저히 믿기 어려운 듯했다.왜냐하면 그날 체육관에서 Samson 그룹 최정예 경호원들이 암살자들에게 잔혹하게 살해당했을 때, 그들은 직접 시체를 보지는 못했지만 가장 먼저 총알에 맞은 제이크 한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들을 구해준 시후도 분명히 제이크 한이 이미 죽었으며, 신 조차도 그를 살릴 수 없을 거라고 말했었다. 그렇기에 그들이 어떻게 제이크 한이 죽은 뒤 살아 돌아왔다는 걸 믿을 수 있겠는가?제이크 한은 Samson 그룹의 두 사람이 눈을 크게 뜨고 아무 말없이 자신을 바라보고만 있자, 참지 못하고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확 벗으며 외쳤다. "나야! 나! 아직 안 죽었다고!""이런 젠장!" 안충주는 너
안충주는 서둘러 휴대폰으로 인터넷에서 배유현의 사진 몇 장을 검색해 안산에게 보여주었다.안산은 몇 번 사진을 훑어본 후 휴대폰을 돌려주었지만, 순간적으로 멍하니 한 사람의 모습이 뇌리를 스쳐 지나가는 듯하더니 갑자기 물었다. “충주야... 제이크 한, 그 친구를 배유현 회장이 데려간 거 아니었나?”안충주는 놀라며 되물었다. “아버지, 제이크 한을 기억하신 거예요?”안산은 멍하니 말했다. “조금 전 머릿속에 뭔가 스치듯 지나갔어. 그날 우리를 구해준 은인이 ‘제이크 한은 이미 죽었다’고 말했던 것 같은데...” 그러면서 재빨리 물었다. “충주야, 그날 그 은인이 그러지 않았니? 제이크 한의 시신은 자신이 사람을 보내 정중히 장례 치르겠다고?”안충주는 아버지가 그날의 일부를 기억해낸 것에 놀라면서도,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네... 그 은인은 정말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마 그 일을 배유현 회장에게 맡긴 것 같아요.”그러자 안산은 눈가가 붉어지며 자책했다. “나는 제이크 한 그 친구에게 정말 면목이 없다... 그 친구의 부친에게도, 그 친구의 아내와 딸에게도... 나는 그들에게 모두 죄인이나 마찬가지야...”안충주는 서둘러 위로했다. “아버지, 이건 아버지 혼자만의 잘못이 아니에요. 우리 집안 전체가 큰 빚을 진 거니까요.”안산은 다시 물었다. “그럼 제이크 한의 아내와 딸은 어떻게 됐냐?”안충주는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쪽은 제가 손을 쓸 수가 없었어요... 그날 은인이 분명히 당부했었으니까요. 제이크 한의 죽음을 누구에게도 알려선 안 된다고... 심지어 그의 아내에게도요. 그래서 제이크 한의 아내가 저에게 계속 전화를 걸어 남편의 행방을 묻고 있는데, 저도 어쩔 수 없이 그 부분은 모른다고 둘러댈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아마도 이미 경찰에 실종 신고까지 한 걸로 알고 있는데, 뉴욕 경찰은 아직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한 것 같습니다...”“하아...” 안산은 깊게 한숨을 쉬며 당부했다. “방법을 좀 찾아서, 그의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