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레나는 올리비아와 함께 연회장으로 내려왔다. 올리비아의 위협으로 인해 헬레나는 조금 불안해졌다. 그녀는 연회장에 도착하자마자 여기저기서 시후의 그림자를 찾기 시작했다. 시후를 보고 나서야 그녀는 안도감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후는 연회장에 나타나지 않았다.올리비아의 아버지 리차드는 헬레나를 보자마자 즉시 미소를 지으며 "헬레나, 돌아왔구나!"라고 말했다.헬레나는 리차드를 바라보며 할머니를 깊은 혼수상태에 빠뜨린 일에 그가 관여했는지는 몰랐지만 마음속으로는 여전히 그를 매우 경계하며 말했다. "리차드 삼촌, 잘 지내셨어요?”리차드는 조용히 한숨을 쉬며 "할머니의 건강상태가 더 걱정되는 것 빼고는 다 괜찮은 것 같구나.."라고 말했다. 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만 라모비치가 두 사람에게로 다가왔다. 그는 먼저 헬레나를 매혹적인 눈빛으로 바라보다가 리차드에게 다가가 정중하게 말했다. "안녕하십니까, 리차드 왕자님! 저는 아만 라모비치입니다, 만나서 영광입니다!"리차드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아만 라모비치 씨의 이름을 오랫동안 들어왔지만 오늘 드디어 이렇게 만나게 되었군요." 리차드는 이렇게 덧붙였다. "그런데 나는 당신이 이번에 지원하는 영국 프리미어리그 팀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영국에 가서 라이브 경기를 보는 것도 좋겠군요!"아만 라모비치는 놀란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왕자님께서도 축구를 좋아하십니까? 그러면 다음 주에 여유 되시면 런던으로 오셔도 됩니다. 공교롭게도 다음 주에 팀이 홈 경기를 합니다!"리차드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왕실에 다른 일이 없다면 잠시 쉬기 위해 런던에 꼭 가고 싶군요." 이어 그는 한숨을 쉬며 자조적인 미소를 지었다. "하아.. 그런데 왕실은 매일 할 일이 너무 많아서요.. 나는 요즘 헤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휴식은 좀 기다려야 할 것 같네요.”아만 라모비치는 웃으며 말했다. "괜찮습니다. 곧 여름이 다가오고 있
리차드는 시후를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지만 동양인의 모습을 한 시후가 걸어 들어오는 것을 보고, 즉시 그가 LCS 그룹 출신임을 짐작하고 미소를 지었다. "이 신사가 LCS 그룹 출신인 건가..?”"네." 시후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들어왔을 때 누군가 저를 찾으시는 것 같던데..?”옆에 있던 올리비아는 즉시 "은시후 씨, 이 분은 내 아버지이자 노르웨이 왕실의 리처드 왕자입니다!"라고 말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리차드 왕자님, 저와 할 이야기가 있으신가요?"리차드는 넥타이를 조정하고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우리가 LCS 그룹과 약혼했을 때, 우리는 LCS 그룹이 실제로 블랙 드래곤과 같은 용병 조직에 연루되어 있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그리고 우리 노르웨이 왕실은 늘 성실함을 유지해 왔으며, 그러한 조직과 연루된 적도 없고요! 따라서 왕실의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당연히 LCS 그룹과의 계약을 계속할 수 없다는 것을 알리는 바이오. 당신이 돌아간 후에 LCS 그룹의 대표에게 내 말을 전해주기를 바라오." 그는 말하면서 헬레나를 쳐다본 뒤 다시 말했다. “헬레나는 귀국했기에 이번에 왕실에 남을 것이고, 당신과 함께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입니다.”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리처드 왕자님, 우리 LCS 그룹이 권력을 잃은 것을 보니 일방적으로 약혼에 대한 계약을 후회하시는 겁니까..? 만약 그렇다면 직설적으로 말씀하시면 되지, 왜 블랙 드래곤까지 끌어 들여 LCS 그룹을 짓밟으십니까..?" 시후는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만약 블랙 드래곤이 왕자님께서 이 약혼을 파기하기 위해 그들을 방패로 사용했다는 것을 알아서 그들의 리더가 기분이 상하기라도 한다면, 그는 당신을 죽여 버리겠다고 고집할 지도 모릅니다~ 그럼 어떻게 하시려고요?”리차드의 표정은 즉시 바뀌었고 그는 당황하고 말았다. 원래 그는 LCS 그룹과의 약혼을 취소할 핑계를 찾으려 한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 LCS 그룹이 권력을 잃고
LCS 그룹은 성도민에게 죽음에 이를 정도로 호된 공격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성도민을 언급하며 자신을 비롯한 다른 사람들을 겁주는 것은 정말 쉽게 믿기지 않는 일이었다.헬레나 옆에 앉은 아만 라모비치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은시후 씨, 약혼 자체는 계약입니다. 계약을 이행할 수도 있고, 물론 계약을 이행하지 않을 수도 있지요. 만약 쌍방이 계약 위반을 하게 되는 경우, 계약을 이행하지 못한 당사자는 계약 조항 약관에 따라 보상해야 합니다. 하지만, 계약 위반 조항이 없으면 우리는 모두 자유로운 결정을 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그러니 그렇게 위협을 할 필요는 없지 않나요?"시후는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당신은 뭐야? 누가 여기서 끼어 들라고 했지..?”아만 라모비치는 어린 소년 같았던 시후가 공개적으로 자신을 모욕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시후는 이제 겨우 20대처럼 보였지만, 아만 라모비치는 이미 50세가 넘었고 시후보다 거의 20살이 더 많았다. 그러니 나이 만으로도 당연히 그는 시후에게 굴욕을 당하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그는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 테이블을 쾅 내리치며 화를 냈다. "어이! 여기는 유럽이야!? 아직도 여기가 한국인 줄 알아? 방금 나한테 무례하게 굴었던 것 만으로도 나는 널 이곳에서 죽게 만들어 버릴 수 있다고!”시후는 아만 라모비치가 이를 가는 것을 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갑자기 앞으로 나서서 그의 멱살을 잡고 그의 얼굴을 세게 갈겨 버린 후에 그를 뒤로 밀어 넘어지게 만들었다..!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충격을 받았고 말문이 막혔다. 시후가 바로 이런 일을 저지를 거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호스트로서 리차드도 당황스러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아만 라모비치 역시 시후가 감히 자신을 공격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는 맞은 자리의 극심한 통증으로 인해 눈 앞에 별이 보일 정도였다. 그리고 뒤로 넘어지면서 온 몸의 뼈가 다 부서지는 듯한
시후가 아만 라모비치를 짓누른 이유는 사실, 노르웨이 왕실 사람들에게 자신 앞에서 과시를 하거나 허세를 부리지 않도록 만들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시후는 이제 자신의 정체를 밝히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늘 이곳에 있는 사람은 10~20명 정도로, 그가 원하기만 한다면 이 사람들을 모두 바닥에 짓밟은 다음 죽어가는 노르웨이 여왕을 다시 부활시켜 헬레나를 도와 왕좌에 오르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 후 즉시 헬레나가 범죄를 저지른 그들을 모두 체포하도록 하거나, 아니면 핵심 인물들을 시후가 직접 나서 최면을 건 뒤에 미쳐버리게 만들어 두고, 그 누구도 문제의 원인을 알아차리지 못하게 만들어 버릴 수도 있다. 그러나 시후는 리차드가 브레인스토밍에 능숙하여, 즉시 블랙 드래곤이 시후의 후원자일 것을 파악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리차드의 추측은 현실과는 완전히 반대였다. 그는 블랙 드래곤이 LCS 그룹을 통합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블랙 드래곤을 통합한 것은 바로 시후였기 때문이다.이 아이디어가 떠오른 뒤 리차드는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 아만 라모비치를 일으켜 세우려 했다. 아만 라모비치가 구타를 당하고 체면을 되찾기 위해 화를 내며 소리쳤다. "어이 은시후! 감히 나를 때려? 나는 즉시 전직 KGB 장교에게 전화를 걸어 널 죽여.. 읍읍읍..!!” 아만 라모비치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리처드는 그의 입을 막아 버렸고, 그는 손에 입이 막혀 작은 소리만 낼 뿐이었다. 화가 난 아만 라모비치는 리차드의 손을 떼어내려고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리차드는 재빨리 그의 귀에 속삭였다. "아만 라모비치! 내 친구여! 당신은 절대로 은시후 씨를 자극해서는 안 됩니다. 그는 재산의 절반을 블랙 드래곤에 바치고 있어요. 그러니 결국 LCS 그룹은 블랙 드래곤을 위해 일하고 있는 겁니다! 블랙 드래곤은 LCS 그룹을 지원하고 있을 것이고요. 그럼 전직 KGB 요원이 모두 소집되어 줄을 서더라도, 블랙 드래곤과의 격차를 절대 메울 수 없을 겁니다..!”아만
시후가 더욱 강력하게 대할수록, 리차드의 판단은 더욱 확고해졌고, 시후가 분명히 블랙 드래곤의 지원을 받았다고 판단했다. 그렇기에 감히 이토록 오만하게 행동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계속해서 일이 끝나지 않을수록 그는 시후가 정말 분노하게 될 까봐 더욱 더 두려웠다. 그렇지 않으면 블랙 드래곤이 정말로 자신을 처리하러 올 것이고, 그는 절대 그들의 힘을 견딜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서둘러 말했다. "은시후 씨, 제 태도가 뭔가 잘못됐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저 역시도 그냥 상대하지 말아 주십시오..”올리비아는 아버지가 시후에게 이렇게 허리를 숙여 대할 것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아버지! 왜 저 사람에게 사과를 하시는 거예요!”라고 소리쳤다.그러자 리차드는 "닥쳐!"라고 소리쳤다.올리비아는 아버지의 태도가 이렇게 빨리 바뀔 줄은 몰랐다. 무슨 일이냐고 묻으려던 순간, 이미 리처드 옆에 있던 아만 라모비치는 자신의 뺨을 계속해서 때리기 시작했다..! 아만 라모비치는 시후를 정말 두려워했다. 그는 혹시라도 시후가 불만을 품고 블랙 드래곤을 불러 자신을 직접 처리하게 하기라도 할까 봐 두려웠다.올리비아는 깜짝 놀랐다. 그녀의 아버지와 아만 라모비치는 왜 은시후를 이토록 두려워하는지 그녀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아만 라모비치가 자신의 뺨을 수십 번 때린 뒤, 그의 뺨이 부어 올랐고 시후에게 말했다. "은시후 씨... 은시후 씨, 이제 만족하십니까..”시후는 그를 바라보며 초조하게 손을 흔들며 자신이 있는 곳에서 멀리 떨어지라고 말했다.아만 라모비치는 마치 사면이라도 받은 듯 재빠르게 의자를 옮겨 긴 테이블 끝으로 달려가 혼자 앉았다. 이제 그는 더 이상 마음 속에 복수할 생각이 없었고, 시후가 자신에게 문제를 일으키지 않기를 바라며 조용히 속으로 기도했다. 헬레나를 얻을 수 없다면 잊어버리면 그만이지만, 헬레나를 얻기 위해서 시후를 화나게 할 수는 없었다.러시아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아만 라
그의 상상 속에서 강력한 힘을 가진 시후 때문에, 리차드는 이제 시후를 마치 역병의 신으로 간주하고 있었다. 지금 리차드는 단지 현 상황을 안정시키고, 시후와 새로운 갈등을 일으키지 않기를 원할 뿐이었다. 그래서 그는 조용히 올리비아에게 경고하는 표정을 지은 후 시후에게 말했다. "은시후 씨, 그럼 본격적으로 연회를 시작할까요?”시후는 고개를 살짝 끄덕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리차드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고, 결혼식 전에 친척과 친구들을 위한 연회가 공식적으로 시작되었음을 재빨리 발표했다. 저녁 식사 중에 리차드는 소위 왕실의 지위를 내려놓고 시후에게 자주 건배를 했으며, 그의 표정과 말투는 모두 정중했다.올리비아는 정말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어서 아버지를 불러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아빠, 이게 무슨 일이죠? 왜 은시후에게 그렇게 겸손하신 거예요?”리차드는 경고했다. "아무래도 LCS 그룹과 블랙 드래곤이 긴밀히 협력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니 당분간 은시후 씨의 신경을 거슬리게 하지 말도록 해라.”올리비아는 그제서야 모든 것이 명확해졌고, 서둘러 물었다. "아빠, 헬레나의 결혼은 어떻게 되는 거예요..?”리차드는 "이 문제는 일단 제쳐두도록 하자꾸나. 아만 라모비치의 순종적인 표정을 봐. 헬레나를 데려가라고 해도 그는 감히 그녀를 데려가지 못할 거다..”올리비아는 이를 악물고 마지못해 말했다. "헬레나가 LCS 그룹과 결혼을 하게 되면 블랙 드래곤의 지원을 받게 되는 거 아니에요?”리차드는 딸을 안심시키며 말했다. "지금은 그런 생각은 하지 마. 일단 결혼식을 무사히 마치고 왕위에 오르는 데 시간을 투자하도록 해라.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어! 그러니 네가 지금 헬레나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 헬레나는 이미 심각한 병에 결린 아이야. 아무리 LCS 그룹에 시집을 가서 블랙 드래곤의 지원을 받아도 몇 년을 살 수 있겠니?"이 말을 듣자 올리비아의 표정은 비로소 조금 풀렸다. 그러나 그녀는 시후를 속이려는 약혼자 윌리엄의
눈 깜짝할 사이에 게임에 참가하겠다는 다섯 명이 손을 들었다.윌리엄은 일부러 즉시 손을 들지 않고, 이 사람들이 계속해서 손을 들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럼 나도 하도록 하죠."라고 말했다. 그렇게 말한 뒤 시후를 바라보며 어떤 말로 그를 속일지 고민하던 찰나.. 시후가 손을 들며 말했다. "나도 텍사스 홀덤을 좋아합니다. 그럼 나도 끼워주시죠."윌리엄은 너무 신나서 거의 환호할 뻔했다. ‘단지 어떻게 최대한 자연스럽게 은시후를 함정에 끌어들여야 할 지 고민했는데, 은시후가 제 발로 참가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는 걸...?’"좋아요!" 이에 그는 "은시후 씨도 텍사스 홀덤을 좋아할 줄은 몰랐습니다. 그렇다면 재미로 몇 게임 같이 하시죠."라고 예의 바르게 말했다.시후도 다정한 표정으로 말했다. "하하, 윌리엄 씨 맞습니다! 그냥 재미로 하는 거죠! 저는 평소에 별 다른 취미는 없고 카드 게임을 좋아하거든요. 실력은 형편없지만 그냥 게임 하는 걸 좋아해서..! 기본적으로 매년 카지노에서 20~30억 정도 날리고 있어요.”윌리엄은 너무 기뻐서 웃으면서 말했다. "다들 똑같죠! 저도 포커를 잘 못하지만 하는 건 좋아해요. 그래서 매년 등록금 정도 되는 많은 돈을 잃었죠."시후는 태연하게 말했다. "우리는 모두 젊으니까 당연히 즐기는 게 좋지 않겠어요? 돈을 조금 잃어도 별 것 아니잖아요?”올리비아는 웃으며 말했다. "모두가 함께 하고 싶어하니까 나도 몇 게임을 같이 할 게요! 2층으로 가죠. 그곳에는 레저 센터도 있고, 마침 카드 테이블도 있답니다."당연히 모두가 기꺼이 동의했다.올리비아의 아버지 리처드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혼자 생각했다. ‘아무래도 올리비아와 미래의 사위가 먼저 나서서 은시후와 좋은 관계를 맺으려고 하는 것 같군.. 이 두 아이가 다행히도 은시후와의 나쁜 관계를 그냥 묻어두고 이렇게 게임을 하자며 분위기를 띄우다니.. 아무래도 둘 다 남다른 비전을 가진 인재들이야..’ 이것을 생각하면서 리차드는 안도감을 느꼈고 미
카드게임은 즉흥적으로 시작된 것이었고, 게임을 조직한 사람은 게임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직접 딜러 역할을 자청했기 때문에, 시후와 올리비아를 제외한 다른 참가자들은 전혀 이 게임에 대해 부정 행위가 있을 것이라고 의심하지 않았다. 게다가 이곳은 노르웨이 왕실의 전용 룸이고, 이곳에 있는 카드가 새 것이며 개봉되지 않은 것이니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다.사실 포커 카드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 진짜 문제는 딜러에게 있었다. 그는 도박의 달인이고, 도박을 통해 큰돈을 벌었던 전적이 있었다. 심지어 그는 프로 선수들과 카드 게임을 할 때도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게 속임수를 쓸 수 있었으니 아마추어 선수들과 함께 게임을 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었다. 그는 손이 매우 빠르고, 기억력이 뛰어나며, 손가락이 민첩했다. 그런 그가 마술사처럼 카드를 섞을 때 이미 각 카드의 위치를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 누구도 알 수 없을 것이었다. 그런 다음, 그는 이미 정해진 규칙에 따라 카드를 배열한 채 아무렇지도 않게 카드를 나누었다.이때 올리비아는 모두에게 칩 뭉치를 주면서 말했다. "모두들 각자 1억 유로의 칩을 가지고 있습니다. 먼저 칩을 다 잃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칩을 구입하고 계속 플레이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게임을 끝내고 나서, 모두가 칩을 정산한 뒤, 칩이 1억 유로 미만인 사람은 부족한 금액을 현금으로 내놓는 걸로 하죠. 그런 뒤에 승자는 각자 이긴 금액에 따라 나눠 가지고요. 어때요?”당연히 아무도 이견이 없었다. 올리비아가 머무는 궁은 실제 카지노가 아니기 때문이다. 카지노에서는 게임을 할 때 모든 사람들이 먼저 카지노에서 칩을 구입하기 위해 현금을 지불한 뒤 나중에 남은 칩을 현금으로 교환한다. 그러나 이렇게 친구들 사이에서 하는 게임은 일반적으로 칩을 구매하지 않고 먼저 칩을 배분한 뒤 가장 먼저 칩을 모두 다 잃은 사람이 먼저 돈을 내서 칩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해야 정산하기에도 더 편리하기 때문이다.그러나 다른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
시후가 말했다. “예전에 아버지 측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바로 이런 암살자들의 습격 때문이었다고요. 그들은 임무를 마치자마자 입 안의 독약을 깨물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사건에서 만난 자들과 방식이 동일했습니다. 비록 두 사건 모두 20년 전 일이긴 하지만, 상대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조직이라면, 같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제이크 한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시후 도련님, 그렇다면 조직이 이미 수백 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는 대답했다. “내가 한 명을 생포한 한 명에게서 죽음의 전사들이라는 암살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당시 ‘547’이라는 자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모두 제이크 한에게 이야기해 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고, 수많은 전쟁과 재난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유럽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아시아 역시 아편 전쟁, 러일 전쟁 등을 겪었고, 미국은 남북전쟁까지 겪었죠. 지난 2~300년 동안 이 세계는 혼돈 그 자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비밀 조직이 존재해 왔다니, 대체 어떻게 그들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 조직은 단지 살아남은 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세력을 키워온 것 같더군요. 말씀하신 그 모든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는 무관하게요. 난 그게 오히려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곤 시후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조직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내가 일부러 생포했던 그 한 명 외에는 모두 죽었고, 당신이 그날 현장에 나타난 것도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이었으니, 그 조직은 당신을 주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랜
제이크 한도 자신이 이렇게 물이 빠진 수조에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뭔가 창피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물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좀 있을까요...?"시후는 옆에 있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옷 좀 챙겨 주시겠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의 작업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 가져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배유현은 곧장 돌아가 작업복 한 벌을 들고 돌아왔고, 제이크 한은 옷을 걸친 후 시후와 함께 옆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에게 물 한 병을 건네자, 그는 받자마자 단숨에 물을 다 마시고는 입가를 닦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 "시... 시후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는 한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신 이상 앞으로 시후 도련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무슨 일이든 목숨 걸고 따르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갖춰 답했다. "마침 잘 됐네요. 내가 부탁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제이크 한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손가락 두 개를 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럼 내가 요청하고 싶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이 여기서 나간 이후엔,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묻는다면, 당신은 이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냥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센터에서 깨어난 뒤 나왔다고만 하세요."제이크 한은 놀라며 물었다. "시후 도련님, Samson 그룹 식구들을 구해 주셨는데 왜 아직 서로 만나려고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러자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그건 내가 곧 말하려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만약 Sams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호, 당신도 회춘단 얘기를 들은 적 있군? 내 큰 외삼촌에게 들은 거지?”“큰 외삼촌...” 제이크 한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시후가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그가 안충주의 조카라고 소개했던 걸 떠올리며,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충주가 분명 내게 얘기했었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외삼촌이 회춘단 얘기까지 꺼냈다면, 경매장에서 쫓겨난 얘기도 같이 했을 텐데?”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 말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회춘단도, 지금 얘기한 중소단도 다 내가 소유자니까. 그 경매도 내가 주최한 것이고,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외삼촌을 쫓아내기도 했거든.”제이크 한은 경악하며 물었다. “그 사람이 네 외삼촌인 걸 알면서도 쫓아낸 거라고?!”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쫓아낼 땐, 외삼촌의 정체를 내가 몰랐어. 그땐 외삼촌이 가명을 쓰셨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외삼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역시 쫓아냈을 거야. 왜냐하면 외삼촌은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기려 했기 때문이야. 경매 시작 전에 분명히 말했지. 회춘단은 누구든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즉시 복용해야 하며, 절대 외부 반출이 안 된다고. 그런데 외삼촌은 돈으로 그 규칙을 깨려고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를 내쫓은 거지.”제이크 한은 조용히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난 정말 안 죽은 거란 말인가...?”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네가 정말 안예선의 아들이라면, 자신의 출신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외가 쪽 가족들과 만나지 않은 거야?”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당신은 지금도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제이크 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의심이라기보다... 난 그냥 이 모든 게 너무 이상해 보이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