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사장은 시후의 말을 듣고 나서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사실 그는 다른 재능은 없었지만, 상황에 따라 빠른 대처와 즉흥적인 거짓말에 상당히 노련했기 때문이다. 결국 그의 직업은 두뇌와 입으로 먹고 사는 것이다. 때로는 머리가 그리 좋지 않은 관광객을 만나면, 능력의 3할에서 5할만 발휘해도 그들의 돈을 자신의 주머니로 가져올 수 있었다. 물론 자신보다 더 똑똑한 관광객을 만나더라도, 장 사장은 그의 말솜씨로 그들을 설득하여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는 곧바로 자신만만하게 시후에게 말했다. "은 선생님, 걱정 마십시오. 제 평생의 철학... 아니, 제 모든 능력을 발휘하여 반드시 선생님을 잘 돕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에게 물었다. "그럼 내가 가져오라고 한 물건들은, 다 챙겨왔습니까?" 장 사장은 자신이 가져온 큰 가방을 가리키며 대답했다. "예, 선생님. 제가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도구들을 전부 여기에 가지고 왔습니다." 시후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좋아요, 물건들을 전부 챙겨서 나를 따라오도록 하시죠." 이 시각, 70대의 베르나르 아르노는 심기가 불편한 상태로 버킹엄 호텔의 프레지덴셜 스위트룸 소파에 앉아 있었다. 그는 한때 포브스에서 세계 최고 부자로 등재된 인물이었으나, 그는 그렇게 관대한 편은 아니었다. 버킹엄 호텔의 스위트룸에 머무르는 비용이 하루에 1천만 원이나 되었는데, 이러한 터무니없는 요금은 베르나르 아르노를 매우 분노하게 만들었다. 그는 아무리 비싸도 서울에 위치한 가장 비싼 호텔의 프레지덴셜 스위트룸도 최대 1800만 원 정도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버킹엄 호텔 수준의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은 아무리 비싸도 하루에 800만 원 정도일 것이었다. 그러나 이 며칠 동안의 숙박료가 말도 안 되게 비싸지자 어이가 없었다. 베르나르 아르노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었다. 이곳은 분명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가격대를 올린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이 될 것이라고 말이다. 이렇게
비서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미 노르웨이 왕실에서 전 여왕의 병력을 공개했다면.. 유럽의 상류층 사회가 회춘단을 얼마나 간절히 원하고 있을지 짐작이 갑니다.. 아마도 곧 열릴 회춘단 경매에서의 경쟁은 매우 치열하겠군요.."베르나르 아르노는 몇 번 기침을 하며 약간 힘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하아.. 이제 나는 더 이상 망설일 시간이 없어. 두 번의 폐 절제술로 내 몸 상태는 심각하게 악화되었으니까.. 이런 몸 상태가 계속되면 5년을 버티기도 힘들 거야.. 그래서 이번에 회춘단을 반드시 내 손에 넣고 말겠어!" 그는 이어서 말했다. "이번에 주최 측의 경매가 매우 교묘하더군.. 회춘단 한 알을 네 조각으로 나누어 현장에서 먼저 이 네 조각을 경매에 부치고, 낙찰 받은 사람은 즉석에서 그 약을 복용하게 한다고 해.. 그러면 나는 회춘단의 실제 효과를 직접 확인할 기회를 얻게 되겠지.. 만약 4분의 1 조각만으로도 분명한 효과가 있다면, 마지막으로 경매될 그 한 알 전체에 대한 경매은 더욱 안심하고 입찰할 수 있을 거야."베르나르 아르노는 몇 년 전 초기 폐암 진단을 받았고, 암을 조기 발견한 덕분에 폐엽절제술을 통해 폐엽 다섯 개 중 하나를 제거했다. 그러나 그는 그 후 2년 만에 다시 폐에 종양이 생긴 것을 발견했고, 의사의 권유에 따라 두 번째 폐엽절제술을 받았다. 현재 그의 몸속에 있는 종양은 완전히 제거되었지만, 그는 이미 두 개의 폐엽을 잃었고, 이로 인해 신체 상태는 크게 나빠졌다. 또한, 베르나르 아르노는 암세포가 다시 재발할 가능성을 걱정해야 했다. 이미 한 번 재발한 만큼, 다시 재발할 경우 더 이상 절제술로 완치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고 완화 요법만이 선택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그의 수명은 더욱 크게 단축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 그는 회춘단을 반드시 손에 넣겠다고 다짐하고 있었다.그때 방 안에서 갑자기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베르나르 아르노의 비서는 즉시 일어나 문 앞으로 가서 문을 살짝 열었다.
시후는 베르나르 아르노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아르노 씨, 저희 사장님께서는 몇 가지 한국의 고대 골동품을 추천해 드리라고 하셨습니다. 관심 있으신 것이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오. 가격은 할인을 해드릴 수 있습니다."베르나르 아르노는 자신에게 온 두 사람이 물건을 판매하려고 한다는 것을 알고는 놀라며 물었다. "그게 무슨 말이죠? 내가 묵는 객실까지 온 것이 물건을 팔러 온 건가요?”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맞습니다. 오직 대표님 한 분만을 위한 맞춤형 방문 판매죠." 말을 마친 시후는 옆에 있던 장 사장에게 손짓하며 말했다. "자, 소장하고 있는 좋은 물건들을 전부 꺼내서 아르노 씨께 보여드려요!"장 사장은 서둘러 자신이 가져온 큰 가방을 풀고 바닥에 펼쳤다. 장 사장은 평소에 장사할 때 사용하는 큰 천을 이용해 여러 가지 자질구레한 잡동사니들을 진열했다. 날씨가 좋지 않거나, 불만을 가진 고객이 찾아오면, 천의 네 귀퉁이를 잡아 어깨에 둘러메고 바로 도망칠 수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진정된 후에는 이 천을 다시 바닥에 펼쳐놓고 영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이는 말 그대로 장 사장과 같은 장사꾼에게는 필수적인 물건이었다.베르나르 아르노는 자신이 이 먼 해외까지 와서 참가한 이 고급스러운 회춘단 경매에서 이런 초라한 방문 판매를 겪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는 장 사장이 펼쳐 놓은 잡동사니를 가리키며 얼굴을 찌푸렸다. "이건 도대체 무슨 쓰레기 더미 들이죠...?"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이건 쓰레기가 아니라 모두 값진 고대 골동품입니다.""뭐라고요?!" 베르나르 아르노는 깜짝 놀라며 청동 술잔 하나를 가리키며 물었다. "이 청동 잔, 잔의 밑부분이 부서졌고, 자세히 보면 안이 전부 플라스틱이잖아요!"장 사장은 고개를 숙여 보더니 깜짝 놀라며 시후에게 조용히 말했다. "은 선생님... 이건... 물건들의 품질이 좀 좋지 않네요. 아마 조금 전 제가 짐을 급하게 싸느라 부서졌나 봅니다..." 그리고는 시후에게 물었다. "
시후는 계속해서 말했다. "자, 우리가 플라스틱을 복원품의 원재료로 사용한 이유는 바로 에너지 절약과 환경 보호를 위해서이며, 현재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탄소 중립과 탄소 피크 개념에 부응하기 위해서입니다. 플라스틱은 겉으로 보기에 별로 값어치 없어 보일지도 모르지만.. 이것들은 모두 생분해성 재료로 만들어졌으며 환경에 전혀 해를 끼치지 않기에 절대적인 친환경 공예품이죠." 시후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 "이 제품은 일반적으로 한화 30억에 판매됩니다. 그러나 지금 결함이 생겼기 때문에, 28억으로 할인해드리죠."장 사장은 이 말을 듣고 놀라서 소변을 참지 못할 뻔했다. 그는 번개에 맞은 듯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시후를 바라보았다. 순간 그는 극도로 두려워졌고,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은 선생님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시는 거야? 이 쓰레기 제품은 원가가 5000원 정도 밖에 안 되는데, 이걸 28억에 팔려고 하다니...? 이건 사람을 그냥 속이는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사람을 고문 시키려는 거야..’베르나르 아르노의 얼굴도 마치 날벼락을 맞은 듯한 표정이 되었고, 그는 짜증스럽게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 "됐어, 됐어요. 더 이상 날 모욕하지 마세요. 두 사람 모두 방을 나가 주시고, 저런 쓰레기들도 다 가지고 나가세요. 나는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습니다!""필요하지 않다는 말씀이십니까?" 그러자 시후의 표정은 갑자기 차가워졌고, 냉소적으로 말했다. "그렇다면 정말 유감이네요, 아르노 씨.. 만약 당신이 우리가 가지고 온 상품을 구매하지 않으신다면, 이번 경매에 참가할 자격을 잃게 될 겁니다.""뭐라고요?!" 베르나르 아르노는 화가 나서 물었다. "나는 이미 신청서 심사를 통과했고, 신청비도 납부했으며 이 호텔에 수천 만 원의 숙박비도 지불했어요. 그런데 당신이 대체 무슨 권리로 내 경매 참가 자격을 취소할 수 있죠?"시후는 당당하게 말했다. "당신이 '추가 구매'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죠.""추가 구매?
"그... 그건.." 베르나르 아르노는 한동안 말문이 막혔다. 귀한 물건을 팔 때 추가 구매가 필수라는 논리라면, 회춘단에 대해 추가 구매를 요구하는 것이 당연해 보였기 때문이다. 베르나르 아르노는 더 이상 반박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 아르노가 난감해하고 있을 때, 옆에 있던 비서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이보세요! 회춘단이 더 귀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건 경매이지 않습니까?! 만약 회춘단에 고정된 가격이 있었다면, 그 가격을 기준으로 추가 구매를 요구하는 건 이해할 수 있겠지만, 경매는 최고가 입찰자가 이기는 곳인데, 왜 경매에서 추가 구매를 해야 합니까?”베르나르 아르노는 이 말을 듣고 눈이 번쩍 뜨였고, 허벅지를 탁 치면서 소리쳤다. "맞아! 이건 경매지! 경매에서 추가 구매를 요구하는 건 들어본 적이 없어!"시후는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그럼 당신이 오해하고 있군요. 난 지금 회춘단을 위한 추가 구매를 요구하는 게 아닙니다. 어차피 회춘단은 아직 당신 손에 들어가지도 않았잖아요. 내가 요구하는 것은 회춘단 경매에 참가할 자격을 위한 추가 구매입니다. 만약 당신이 우리의 추가 구매 기준을 충족시킨다면, 경매에 참여할 수 있고 그렇지 않다면..? 유감이지만, 출구로 나가서 떠나 주시기 바란다는 겁니다."베르나르 아르노의 표정이 급격히 어두워지며 그는 이렇게 소리쳤다. "이건 완전히 날강도나 다름 없잖아!”시후는 반문했다. "우리가 당신에게 강탈이라도 했나요? 우리의 자발적 협력 원칙은 당신 매장의 추가 구매 규칙과 똑같습니다. 당신이 추가 구매를 원한다면 경매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이고, 그것을 원하지 않는다면 참여하지 못할 뿐인 거죠." 시후는 다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규칙은 충분히 설명했으니, 이제 2분의 시간을 드리죠. 그동안 잘 생각해 보세요. 만약 여전히 추가 구매를 거부한다면, 바로 경호원을 불러 퇴실을 도와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공항으로 가는 차도 준비해 드리고요."베르나르 아르노는 이제서야 자신이 표
시후는 불쾌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말은 좀 마음에 들지 않네요. 우리가 사업을 할 때, 중요한 것은 서로 간의 동의죠. 당신이 직접 동의해야만 추가 구매를 허용하는 것이고, 만약 그렇지 않다면 강요하지 않을 겁니다. 그래야 당신 매장의 규칙과 똑같지 않나요?"베르나르 아르노는 낙담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내가 말을 조심하지 못했군요.. 그럼 이렇게 하죠. 얼마나 더 추가 구매를 해야 이 일이 마무리될 수 있겠습니까?"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장 사장을 바라보았다. "장 사장, 아직 어떤 좋은 물건들이 남아 있는지 이 분께 소개해 주시죠."장 사장은 평소에 사람을 속이는 일에 익숙했지만, 이번에는 시후의 계획에 완전히 당황해버려서, 우물쭈물하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랐다.시후는 그가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을 보고 실망한 듯 고개를 저으며, 네모난 흰색 물건을 하나 꺼내며 물었다. "장 사장, 이게 뭐죠?"장 사장은 어색하게 대답했다. "이... 이건... 이건..."시후는 그의 자신 없는 모습을 보고 즉각 소리쳤다. "이렇게 망설이지 말고, 자신 있게 큰 소리로 말해요. 이게 뭐죠?"장 사장은 어쩔 수 없이 말했다. "예, 이건 옥새입니다..!""대단하군!" 시후는 그를 칭찬하며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그리고 베르나르 아르노를 향해 말했다. "아르노, 들으셨죠? 이 물건은 옥새라고 불리며, 우리 한국의 역사책인 ‘삼국유사’에 따르면 천부인이라는 이 옥새를 하늘로부터 받았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이 옥새는 한국에서 가장 소중한 유물 중 하나로, 그 의미가 매우 크죠. 제가 보기에는 최소한 500억은 내셔야 할 겁니다." 시후는 그 후로도 이야기를 이어갔다. "하지만 너무 비싸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이 물건의 가치 상승 가능성은 매우 큽니다. 몇 년 안에 두 배로 오를 수도 있거든요. 그렇다면 우리는 두 배 가격으로 다시 당신에게서 이 물건을 되 살 수도 있죠." 말이 끝나자 시후는 급히 덧붙였다.
베르나르 아르노는 시후가 순식간에 자신을 내보내겠다고 태도를 바꾸자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는 경매 참가 자격에 대해 감히 농담처럼 생각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아무리 셀 수 없이 많은 자산을 가진 사람이라도, 생명이 위태롭다면 그 모든 자산은 무가치한 것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르노는 곧바로 겁을 먹고, 낮은 자세로 빌며 말했다. "이봐요, 제발 화내지 마세요. 차분히 이야기합시다! 당신의 상사에게 이렇게 전해주세요, 내가 추가 구매를 하겠다고." 그 말을 하며 그는 떨리는 손으로 장 사장이 들고 있는 '옥새'를 가리키며 이를 악물고 말했다. "옥새? 내가 사겠소!"그러자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옥새 하나만 사기에는 충분하지 않을 것 같네요..."베르나르 아르노는 가슴이 조여 드는 느낌을 받으며, 주먹을 꼭 쥐고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렇다면... 또 무엇을 사야 합니까?" 그러고 나서 그는 장 사장이 들고 있는 짝퉁 물건들을 힐끔 보며 급하게 말했다. "청동 술잔도 함께 사겠소! 그 정도면 충분할까요?"시후는 고개를 저으며 자신이 낮에 상점에서 구매한 물건들의 목록을 꺼내 들며 말했다. "보세요, 우리 사장님께서 당신의 상점에서 이렇게 여러 가지 제품들을 구매하셨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지금 여기서 두 가지만 사겠다고 하니, 이건 좀 불공평하지 않겠습니까?"베르나르 아르노는 당황하여 말했다. "하지만... 하지만 당신의 목록에 있는 모든 물건을 다 합쳐도 1억 7천만 원 밖에 안 되지 않습니까?! 이 옥새 하나는 이미 그 가격을 넘어요. 금액적으로 이미 수십 배를 초과할 겁니다. 아무리 보복이라고 해도, 이렇게 심할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시후는 진지하게 말했다. "우리는 모두 사업하는 사람들입니다. 상부상조가 기본이죠. 이걸 보복이라고 생각한다면, 재미가 없죠.. 제가 아까도 말했듯이, 우리는 강매를 하지 않습니다. 당신이 원하지 않으면, 우리는 이 거래를 하지 않을 겁니다.""미안합니다.. 모두 내 잘못입니다..."
이후 시후는 장 사장에게 윙크를 했다. 그 눈짓의 의미는 ‘이런 엉터리 짝퉁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으니, 네가 알아서 하라’는 것이었다. 장 사장은 시후의 과장된 눈빛에 잠시 놀랐지만, 골동품 거리에서 오랜 경험을 쌓아온 그는 금세 상황에 적응했다. 장 사장은 웃으며 베르나르 아르노에게 말했다. "아르노 씨, 오늘 제가 소개해드릴 이 그림은 동서양의 미술계를 뒤흔들만한 작품입니다!" 그는 차분히 설명을 이어갔다. "잘 아시는 '모나리자'는 다빈치가 1500년대 초에 창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이 그림은 다빈치의 원작이 아니거든요.. 이 그림은 고려 말기에 활동한 화가 이녕이라는 분이 그린 작품입니다." 말을 마치기도 전에, 장 사장은 시후가 들고 있는 그림을 가리키며 진지하게 말했다. "바로 이 그림이 이녕 선생이 그린 원작입니다! 다빈치의 '모나리자'는 이 그림을 베껴서 수정하고 재창작한 것에 불과해요! 말하자면, 다빈치가 표절한 작품이라는 것이죠."베르나르 아르노는 이 말을 듣고 눈물을 참으며 외쳤다. "그럴 리가 없어요! 다빈치는 내가 가장 존경하는 대가이며, 그의 '모나리자'는 불후의 명작입니다. 그가 어떻게 표절을 했겠어요!"장 사장은 표정이 굳어지며 진지하게 말했다. "여기에서 당신의 지식이 부족하다는 것이 드러나네요. 제가 말씀드리죠, 이 그림은 이녕 선생이 고려 인종의 명령을 받아 창작한 것입니다. 이녕 선생은 명성이 뛰어나 중국 송 나라까지 그 이름을 떨쳤던 대단한 인물이에요! 이 작품의 창작 시기는 1125년경으로, 다빈치보다 300년 이상 앞선 것입니다. 그러니 누가 누구를 베꼈는지는 명백하지 않겠습니까?""말도 안 되는 소리!" 베르나르 아르노는 화가 나서 말했다. "그럴 리가 없어요! 게다가 이 그림을 봐요. 그림 속의 여자는 서양인의 모습이잖아요! 그 당시 한국에 서양인이 있을 리가 없잖아요! 이 엄청난 오류는 어떻게 설명할 겁니까?"장 사장은 전혀 당황하지 않고 웃으며 말했다. "그래서 제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
시후가 말했다. “예전에 아버지 측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바로 이런 암살자들의 습격 때문이었다고요. 그들은 임무를 마치자마자 입 안의 독약을 깨물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사건에서 만난 자들과 방식이 동일했습니다. 비록 두 사건 모두 20년 전 일이긴 하지만, 상대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조직이라면, 같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제이크 한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시후 도련님, 그렇다면 조직이 이미 수백 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는 대답했다. “내가 한 명을 생포한 한 명에게서 죽음의 전사들이라는 암살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당시 ‘547’이라는 자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모두 제이크 한에게 이야기해 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고, 수많은 전쟁과 재난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유럽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아시아 역시 아편 전쟁, 러일 전쟁 등을 겪었고, 미국은 남북전쟁까지 겪었죠. 지난 2~300년 동안 이 세계는 혼돈 그 자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비밀 조직이 존재해 왔다니, 대체 어떻게 그들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 조직은 단지 살아남은 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세력을 키워온 것 같더군요. 말씀하신 그 모든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는 무관하게요. 난 그게 오히려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곤 시후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조직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내가 일부러 생포했던 그 한 명 외에는 모두 죽었고, 당신이 그날 현장에 나타난 것도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이었으니, 그 조직은 당신을 주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랜
제이크 한도 자신이 이렇게 물이 빠진 수조에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뭔가 창피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물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좀 있을까요...?"시후는 옆에 있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옷 좀 챙겨 주시겠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의 작업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 가져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배유현은 곧장 돌아가 작업복 한 벌을 들고 돌아왔고, 제이크 한은 옷을 걸친 후 시후와 함께 옆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에게 물 한 병을 건네자, 그는 받자마자 단숨에 물을 다 마시고는 입가를 닦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 "시... 시후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는 한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신 이상 앞으로 시후 도련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무슨 일이든 목숨 걸고 따르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갖춰 답했다. "마침 잘 됐네요. 내가 부탁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제이크 한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손가락 두 개를 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럼 내가 요청하고 싶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이 여기서 나간 이후엔,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묻는다면, 당신은 이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냥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센터에서 깨어난 뒤 나왔다고만 하세요."제이크 한은 놀라며 물었다. "시후 도련님, Samson 그룹 식구들을 구해 주셨는데 왜 아직 서로 만나려고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러자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그건 내가 곧 말하려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만약 Sams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호, 당신도 회춘단 얘기를 들은 적 있군? 내 큰 외삼촌에게 들은 거지?”“큰 외삼촌...” 제이크 한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시후가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그가 안충주의 조카라고 소개했던 걸 떠올리며,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충주가 분명 내게 얘기했었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외삼촌이 회춘단 얘기까지 꺼냈다면, 경매장에서 쫓겨난 얘기도 같이 했을 텐데?”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 말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회춘단도, 지금 얘기한 중소단도 다 내가 소유자니까. 그 경매도 내가 주최한 것이고,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외삼촌을 쫓아내기도 했거든.”제이크 한은 경악하며 물었다. “그 사람이 네 외삼촌인 걸 알면서도 쫓아낸 거라고?!”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쫓아낼 땐, 외삼촌의 정체를 내가 몰랐어. 그땐 외삼촌이 가명을 쓰셨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외삼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역시 쫓아냈을 거야. 왜냐하면 외삼촌은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기려 했기 때문이야. 경매 시작 전에 분명히 말했지. 회춘단은 누구든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즉시 복용해야 하며, 절대 외부 반출이 안 된다고. 그런데 외삼촌은 돈으로 그 규칙을 깨려고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를 내쫓은 거지.”제이크 한은 조용히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난 정말 안 죽은 거란 말인가...?”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네가 정말 안예선의 아들이라면, 자신의 출신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외가 쪽 가족들과 만나지 않은 거야?”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당신은 지금도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제이크 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의심이라기보다... 난 그냥 이 모든 게 너무 이상해 보이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