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억 달러라니... 현장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거의 기절할 지경이었다. 사람들은 이 인물이 도대체 누구인지, 왜 이렇게 많은 돈을 낼 수 있는지 궁금해했다. 게다가, 그는 낙찰가에서 무려 10억 달러로 가격을 올리면서 오직 이 회춘단을 가져가기 위해 많은 금액을 걸었다는 사실에 모두가 충격을 받았다. 혹시, 이 사람은 이 회춘단을 다른 사람을 위해 낙찰 받으려는 것인가? 송민정도 순간적으로 이 말을 듣고 당황하고 말았다. 왜냐하면 회춘단은 반드시 현장에서 복용해야 한다는 것이 시후가 정한 규칙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금액은 그녀가 듣기에도 너무나 큰 유혹이었다. 이 추가 수익만으로도 이룸 그룹이 벌어들이는 1년의 자산을 넘는 금액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도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 이 순간, 안세진도 놀란 채 시후를 바라보며 침을 삼키고 물었다. "도.. 도련님, 이... 이건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시후는 모니터에 비친 최원정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회춘단을 가져가려는 이유는 두 가지일 수 있습니다. 하나는 다른 사람에게 주기 위해, 또 하나는 복제하려는 목적이겠죠." 그리고 그는 다시 말했다. "내 생각에는 첫 번째 가능성이 더 클 것 같군요." 그러고 나서 그는 무전기를 집어 들고 말했다. "송 회장님, 거절하십시오! 그리고 말하세요. 이 경매에서는 규칙과 공정함이 모든 것보다 우선이라고요! 그리고 그에게 두 가지 선택권을 주십시오. 하나는 규칙에 따라 즉시 달러를 지불하고 현장에서 회춘단을 복용하는 것, 아니면 낙찰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송민정은 이 말을 듣고 몸이 부르르 떨렸다. 그녀는 시후가 이렇게 단호하게 돈을 거절할 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다. 이건 한국에서 1조가 넘는 돈이었다! 하지만 그녀도 알고 있었다. 시후가 이미 결정을 내렸으니, 자신은 더 이상 설득할 자격이 없다는 것을. 그래서 그녀는 곧바로 최원정을 바라보며 냉정하게 말했다. "099번 참가자, 저희 규칙은 명확합니다. 회춘단을
‘그러니, 오늘 밤 내가 이 회춘단을 가져가지 못한다면, 절대 내가 직접 복용할 수는 없다... 하지만, 어렵게 낙찰 받았고, 심지어 배 회장님과 사이도 틀어졌는데, 이대로 허탕을 치고 가면 괴로울 텐데..!’ 그가 갈등하며 고민하던 그때, 송민정이 다시 물었다. "099번 참가자, 결제하실 겁니까?" 최원정은 잠시 망설이다가 자존심을 버리고 간청했다. "제발 한 번만 눈감아 주십시오! 16억 달러가 부족하다면, 달러를 더 올려 17억 달러를 지불하겠습니다!" 1억 달러를 더해 총 17억 달러라니..! 현장에 있던 수많은 사람들이 입을 다물지 못했다. 현장에 17억 달러를 곧바로 내놓을 수 있는 인물이 숨어 있었다니, 이 사람의 정체는 도대체 무엇인가?! 최원정은 자신의 상황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회춘단을 자신이 먹는다면, 반드시 다른 사람들의 질투와 공격을 받게 될 것이기에 그는 두 가지 선택밖에 없었다. 하나는 회춘단을 가져가는 것이고, 다른 방법은 바로 빈손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시도해보기로 했다. 만약 회춘단을 가져갈 수 있다면 모두가 만족할 것이고, 가져가지 못하더라도 자신이 최선을 다했다는 명분은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후는 금전적인 유혹에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무전기를 통해 말했다. "송 회장님, 규칙대로 처리하시죠. 그를 추방하십시오!" 이 말을 들은 송민정은 주저하지 않고 바로 말했다. "099번 참가자는 우리 규칙을 반복해서 어겼으며, 여러 차례 경고에도 불구하고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부터 우리 직원들이 그를 현장에서 추방하도록 하겠습니다!" 현장은 다시 한 번 술렁였다! 주최 측이 17억 달러의 현금을 포기하고도 자신들의 원칙을 지킨다는 것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최원정도 완전히 멍해졌다. 그는 17억 달러를 내놓아도 회춘단을 손에 넣지 못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 순간, 몇 명의 블랙 드래곤 군인들이 그의
베르나르 아르노는 이 말을 듣고 감격해 눈물이 나올 뻔했다. 이미 두 거물들에게 철저히 밀렸던 그는 자신에게 다시 기회가 올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아르노가 지금 가장 기대하는 일은 바로 배원중이 낙찰을 포기하는 것이었다. 배원중이 포기한다면, 회춘단은 곧 자신의 것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혹은 배원중이 돈을 다 지불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그 회춘단은 결국 자신의 것이 된다. 게다가 자신은 16억 달러를 낼 필요도 없고, 심지어 10억 달러를 내지 않아도 된다. 그저 자신이 제시했던 최고가인 6억 달러만 내면 되는 것이다! 이런 생각이 들자 그는 더 이상 경매 주최 측이 부당하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오히려 이 주최 측이 인간미가 가득하다고 느꼈다. 한편 배원중은 이 상황에 점점 더 절망감을 느끼고 있었다. 앞서 10억 2천만 달러라는 가격은 최원정의 압박 아래서 조금씩 욕심을 내어 올린 금액이었다. 최원정이 끼어들지 않았다면, 가격이 그렇게 높아졌겠는가?! 그래서 재경매가 현재 그에게는 최고의 해결책이 될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주최 측이 규칙과 공정성을 그토록 중요시할 줄은 몰랐다..! 자신이 이전 금액을 지불하지 않으면, 주최 측은 베르나르 아르노에게 회춘단을 6억 달러에 넘길 것이다... 그들은 돈을 정말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모양이었다..! 현장에 있는 관객들도 주최 측의 원칙과 공정성에 경탄하며 존경을 표하고 있었다. 그들은 주최 측이 방금 최원정이 제시한 17억 달러를 거절한 것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 그리고 배원중이 입찰을 포기하면, 그들은 6억 달러에 베르나르 아르노에게 회춘단을 넘길 것이다. 10억 2천만 달러와 6억 달러... 그 차이는 무려 4억 달러나 됐다! 하지만 배원중은 마음속으로 자신은 이 회춘단을 10억 달러를 주는 것이 아니라 7억 달러 정도에 낙찰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비즈니스 맨의 본성은 배원중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조금 전 10억 2천만 달러는 이미 나의 한계였다.. 그 중 10억
송민정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035번 참가자, 10억 2천만 달러는 조금 전 참가자께서 직접 제시한 가격입니다. 이는 당신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라는 걸 증명하는 것입니다. 제 생각엔 이 가격으로 다시 거래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큰 행운일 것입니다. 만약 035번 참가자께서 여전히 만족하지 않고 재경매를 희망하신다면, 직원들을 시켜 당신을 퇴장시키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어 송민정은 덧붙였다. "만약 이 회춘단이 016번에게 6억 달러에 넘어간다고 하면, 조금 전 17억 달러에 비해 우리는 약 11억 달러를 잃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그 돈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규칙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주저 없이, 경매의 규칙과 공정성을 무너뜨리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퇴장시킬 것입니다! 그가 돈이 얼마나 많든, 지위가 얼마나 높든, 여기서는 환영받지 못합니다!" 배원중은 이 말을 듣고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아까 최원정이 쫓겨나는 모습을 떠올리며, 그는 자신이 너무 지나쳤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렇게 라도 기회가 주어진 것이 하늘의 뜻일 텐데, 무엇을 더 고민하겠는가? 그는 즉시 고민을 내려놓고 말했다. "그렇다면 10억 2천만 달러를 지불하겠습니다!”베르나르 아르노는 즉시 절망하여 외쳤다. "저 늙은이가 이렇게 쓸데없는 소리를 하고 있는데, 왜 쫓아내지 않는 거죠? 당장 그를 퇴장시켜야 합니다!" 송민정은 차갑게 말했다. "016번 참가자, 제가 퇴장을 경고한 뒤에도 다시 한 번 더 침묵하지 않으신다면, 나는 그 사람을 퇴장시킬 것입니다. 지금부터 당신과 035번 참가자는 경매와 관련 없는 이야기는 중지해 주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누구든지 퇴장시킬 것이고, 그때 이 회춘단은 네 조각으로 나누어 다시 한 번 더 현장에서 경매에 부치겠습니다!" 관중들은 즉시 흥분했고, 누군가 외쳤다. "둘 다 내보내라!" 송민정은 그 사람을 보며 차갑게 말했다. "173번 참가자, 계속 소란을 피운다면, 직원들이 당신을
"자... 자네 뭐라고 했나?!" 이 말을 들은 배원중은 눈앞이 캄캄해지며 거의 기절할 뻔했다. 다행히 곁에 있던 원서훈이 그를 붙잡았고, 그의 손의 맥을 세게 눌러서 배원중은 겨우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이내 그는 극도로 화가 나서 소리쳤다. "그 놈이 무슨 자격으로 이사회 최고 긴급 조치를 발동한단 말이야?!" 비서는 설명했다. "큰 도련님께서 모든 이사들을 소집해 회의를 열고, 회장님께서 그룹의 스위스 은행 계좌에서 자금을 조달한 내역을 전부 공개했습니다.. 큰 도련님은 이사회에서, 회장님이 무려 10억 달러를 준비해, 실체도 불분명한 불로장생의 약을 사려고 한다고 전달했고요.. 큰 도련님은 회장님의 현재 건강 상태로 인해 판단력이 크게 흐려졌으며, 회장님이 계속 회장직을 유지하면 그룹에 막대한 재정적 손실을 입힐 것이며, 향후 그룹에 큰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따라서 최고 긴급 조치를 발동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비서는 말을 이어갔다. "이사회에서는 저를 제외한 모든 이사회 구성원들이 큰 도련님의 의견에 찬성표를 던졌고, 그 결과 큰 도련님은 그룹의 임시 회장으로 선출되었습니다.. 큰 도련님은 현재 임시 회장으로서 첫 번째로 회장님이 스위스 은행에 준비해 두신 10억 달러의 현금을 동결시키는데 서명하셨습니다..”이 말을 들은 배원중은 완전히 멘탈이 무너졌다..! '최고 긴급 조치'는 페이셔스 그룹의 이사회가 긴급 상황에 대비해 마련한 계획이었다. 마치 미국의 부통령이 대통령이 위험에 처했을 때, 급히 대통령직을 이어받고 명령을 내리는 것과 같은 개념이었다. 이 조치는 가장 심각하고 긴급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긴급 조치를 발동하기 위해서는, 부회장이 원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매우 심각한 긴급 상황이라는 충분한 증거가 필요했고, 이사회 구성원들의 찬성이 다수 있어야 했다. 배원중은 자신의 장남이, 자신이 부재한 틈을 타 회춘단을 구매하려는 일을 빌미로 이 긴급 조치를 발동
그는 오늘 이미 몇 번이나 절망하고, 기뻐하고, 다시 절망하고, 다시 기뻐했는지 모른다. 그는 자신의 심장이 거의 망가질 것 같다고 느꼈다. 이런 일이 몇 번만 더 반복된다면, 회춘단을 먹기도 전에 그는 심장병으로 여기서 죽을 것이다. 그는 눈을 크게 뜨고 배원중을 주시하고 있었다. 배원중이 돈을 낼 수 없다고 하거나 지불하지 못한다는 말을 하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는 6억 달러에 회춘단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다!배유현은 조금 전 막 내려놓은 마음이 순식간에 불안해지는 것을 느꼈다. 비록 할아버지의 분노 섞인 한마디만 들었지만, 그녀는 금방 큰 아버지가 이 기회를 틈타 권력을 탈취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이 순간, 정 비서는 어쩔 수 없다는 듯 흐느끼며 말했다. "회장님.... 흐윽.. 죄송합니다... 지금은 제가 도와드릴 방법이 전혀 없습니다. 지금 저는 큰 도련님에게 감시되고 있습니다. 제 집 주위에 최소 수십 명의 사람들이 지키고 있고요.. 큰 도련님은 회장님께서 돌아가시기 전까지 제가 집을 나서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배원중은 분노에 차 소리쳤다. "내가 지금 당장 그 놈에게 전화하지!" 그러고 나서 그는 곧바로 전화를 끊고 다른 번호를 다시 걸었다. 전화는 빨리 연결되었다.배원중은 이를 갈며 격노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 자식아! 이 배은망덕한 놈! 왜 이런 짓을 한 거냐! 대체 왜?!"전화 저편에서 약간 나이 든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버지.... 저도 올해 벌써 70이 넘었습니다. 아버지께서도 역사책을 좋아하시니, 저 같은 70세가 넘은 왕세자도 고대에서는 거의 없다는 걸 잘 알지 않으십니까?”배원중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물었다. "네 놈의 말은 왕좌에 앉는 것을 기다릴 수 없으니, 나를 죽이겠다는 거야?! 너는 네 목숨이 내가 준 것이라는 걸 잊었어?! 네가 가진 모든 것은 내가 준 것이다! 페이셔스 그룹은 내가 일궈낸 거라고! 너는 정말로 아무런 감사함도 모르는 것이
이 순간, 배원중의 마음은 고통스러움으로 가득 찼다. 그는 자신의 감정과 가족 간의 유대를 중시하고, 모든 일을 자신의 뜻에 따르던 큰 아들이 이제는 자신이 오래 사는 것이 짐 같다고 생각할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자신이 지금 이 먼 길을 떠나 한국에 와서 불로장생의 약을 찾으려 한 것이 큰 아들을 분노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큰 아들은 바로 이때에 얼굴을 완전히 드러내며 본색을 드러낸 것이었다. 배원중은 속으로 몹시 억울했지만, 큰 아들이 이미 성공적으로 권력을 장악하고 거의 모든 이사진들이 찬성표를 던졌다면 이는 큰 아들이 이미 미국에서의 상황을 완전히 통제한 것을 증명하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자신은 저항할 힘이 없다. 이렇게 많은 이사진들이 아들을 지지했다는 것은, 다른 한편으로는 이사진들이 자신을 더 이상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했다. 지금 이 늙은 몸뚱이로는 이미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고, 힘도 없으니... 설령 자신에게 힘이 있다 하더라도, 지금의 상황에서 절대 미국으로 돌아갈 기회는 없을 것이다. 결국, 자신은 미국에서 수만 킬로미터 떨어져 있고, 자신의 심복들도 이미 큰 아들이 모두 제거한 상황에서, 자신이 돌아간다고 해도 무엇으로 그와 경쟁할 수 있겠는가?그래서 그는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고 말했다. "좋다! 네가 다 이미 준비했다면, 내가 죽으면 나를 한국에 묻어다오. 부모님과 함께 잠들고 싶다." 상대방은 미안하다는 듯이 말했다. "죄송해요, 아버지. 제가 미국 쪽 묘지를 이미 준비해 두어서요.. 미국에서 가장 비싼 묘지로 선택했고, 아버지의 묘 주위에는 미국의 역대 대통령과 최고 재벌들이 아버지의 이웃이 되어 드릴 겁니다. 아버지께서 이곳에 영면하신다면 틀림없이 만족하실 겁니다." 배원중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조금 전 한 말이 내가 가진 유일한 소원인데, 그것도 들어줄 수 없느냐?" 상대방은 약간 유감스러운 듯 한숨을 쉬며 말했다. "하아.. 아버지,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후에 아버지를 미국이 아
원서훈은 급히 기절한 배원중을 부축했다. 이어서 그는 배원중의 맥박을 짚어보았고, 맥박이 미약하여 거의 임종 상태임을 확인한 그는 급히 외쳤다. "회장님께서 곧 돌아가실 것 같습니다! 빨리 구급차를 불러 주십시오!" 이때 2층 객실로 통하는 문이 열리고, 배유현이 다급하게 2층 난간에 매달려 울부짖으며 말했다. "할아버지! 원 선생님, 이게 무슨 일이예요?!" 원서훈은 고개를 들어 배유현을 바라보며 비통한 마음으로 말했다. "아가씨, 회장님께서...! 걱정되는 마음에 말씀드리지만, 아마도 곧 돌아가실 것 같습니다!" 배유현은 그 순간 무너져 내리며, 절박한 목소리로 직원들에게 외쳤다. "목숨이 달린 일입니다! 어서 구급차를 불러주세요!" 원서훈은 이미 의식을 잃은 배원중을 안고 자리에서 겨우 빠져나오며, 직원들에게 외쳤다. "죄송하지만, 빨리 구급차를 불러 주십시오!" 그때 송민정은 곧바로 직원들에게 긴급 대응팀을 부르라고 지시할 준비를 했다. 그녀는 오늘 저녁 경매에서 누군가가 너무 흥분하거나 자극을 받아 쓰러질 수 있을까 걱정하고 있었기 때문에, 미리 구급팀을 배치해 두었다. 구급팀은 이미 상당히 완벽한 응급 장비를 준비해 두었고, 상황이 심각할 때는 차량과 헬리콥터까지 동원하여 가장 빠른 속도로 병원에 데려갈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송민정이 막 입을 떼려는 순간, 그녀의 이어폰에 시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송 회장님, 직원들에게 그를 VIP룸으로 데려가라고 하십시오." 송민정은 시후의 목소리를 듣고 즉시 안도했다. 그녀도 배원중이 이미 너무 고령이며, 이미 임종에 가까운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큰 충격을 받은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니 병원에 보낸다고 해도 아마 손쓸 방법이 없을 것이었다. 다행히 시후가 나서겠다고 하니, 이는 그가 직접 도움을 주기로 결심했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래서 그녀는 곧바로 지시했다. "035번 참가자를 VIP룸으로 모시세요!" 배유현은 이 말을 듣고, 절망 속에서 다시 한 줄기 희망을
시후의 외할머니가 시후를 직접 만나고 싶다고 말하자, 배유현은 급히 말했다. “죄송합니다, 사모님... 여러분들을 살려주신 은인께서는 행방이 일정하지 않으셔요. 이번에도 저에게 약을 전달해주신 후, 아직 해야 할 중요한 일이 많다며 바로 떠나셨기 때문입니다.”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배유현이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었다. 시후는 정말 자주 이동했기 때문에 행방이 일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캐나다, 미국, 홍콩, 멕시코를 오가는 터라 시후의 구체적인 계획은 배유현도 알지 못했다. 게다가, 시후는 이미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 센터를 떠난 상태였다. 그는 지금 버킹엄 호텔로 돌아가, 이토 그룹과 하영수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배유현의 말을 듣고 매우 아쉬운 듯 말했다. “그분께서는 우리 집안 구성원들을 모두 구해주셨고, 이번엔 제이크 한 경감까지 살려주셨어요. 이처럼 큰 은혜는 우리 자손 대대로 다 갚지 못할 만큼 대단한 것인데, 그분은 단 한 번도 우리에게 보답할 기회를 주지 않으셔서...”배유현은 위로하듯 말했다. “사모님, 그건 저도 마찬가지랍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은인께 큰 은혜를 입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보답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저 그분을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며 곁에서 도울 수 밖에요.”이때 안충주가 말을 이었다. “배유현 회장, 예전에 한국의 경매장에서 당신의 할아버지인 전 회장님께서 갑작스레 몸져 누우셨고, 그 틈을 타서 당신의 큰아버지가 권력을 빼앗았죠. 그런데 전 회장님께서는 다시 건강을 회복하셨고, 당신과 함께 뉴욕으로 돌아오셔서 결국 페이셔스 그룹을 다시 맡으셨는데... 내가 짐작하는 게 맞다면, 그 당시 우리의 목숨을 살려준 은인이 당신 역시 도와주신 겁니까?”“네 맞습니다.” 배유현은 숨김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분이 아니었다면, 제 할아버지는 한국에서 목숨을 부지하셨다 해도, 저와 함께 큰아버지의 추격에서 벗어날 수 없었을 겁니다.”안충주는 눈빛이 번뜩이며 말
안산과 안충주는 재빨리 두 사람을 AB 빌딩 안으로 데리고 갔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층으로 올라갔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안산은 제이크 한을 이끌고 회의실로 향했다.현재 Samson 그룹의 구성원들은 안산의 뜻에 따라, 모두가 배유현에게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두 응접실에 모여 있었다. 안산이 응접실의 문을 열자, 그 안에 앉아 있던 Samson 그룹 구성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하지만 그들은 문 너머로 들어오는 사람이 배유현이 아니라, Samson 그룹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던 제이크 한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제이크 한을 본 순간, Samson 그룹 식구들은 엄청난 충격에 빠졌고, 어느 누구도 이 상황을 쉽게 믿을 수 없었다. 그들은 모두 제이크 한이 이미 세상을 떠났으며, 그것도 Samson 그룹과 관련된 일에 휘말려 그렇게 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제이크 한이 갑자기 눈앞에 나타났을 때, 현장에 있던 모든 Samson 그룹 사람들은 마치 사고 기능이 정지된 것처럼 얼어붙고 말았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앞으로 다가가 안산에게 물었다. “여보... 이... 이 사람이 정말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아요? 아니면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가요? 혹시 내 정신이 이상해진 건가요?”“맞아.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다고!” 안산은 흥분하여 말했다. “정말로 제이크 한이 맞아! 이 친구가 살아 있었어! 배유현 회장이 데려온 거요!”그제야 가족들은 뒤따라 들어온 배유현을 발견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놀람과 기쁨이 교차된 표정으로 배유현을 바라보며 물었다. “배유현 회장...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을 해줄 수 있을까요? 그날 사건이 벌어졌을 때, 우리를 살려준 분께서는 제이크 한은 이미 살릴 수 없는 상태라고 하지 않으셨나요?”배유현은 사실대로 말했다. “그때 그 분은 제이크 한 경감의 뇌가 아직 완전히 죽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셨어요. 하지만 신체의
배유현은 안산이 자신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며, 곧바로 공손하게 말했다. "회장님, 요즘 건강은 괜찮으시지요?"안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배유현 회장 덕분에 요즘 꽤 잘 지내고 있습니다."배유현은 재빨리 말했다. "안 회장님,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나이도 많이 어리고, 그런 말씀을 들을 자격이 없습니다!"그러자 안산의 곁에 있던 안충주도 이때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 "배유현 회장님, 안녕하십니까."배유현 역시 공손히 인사했다. "안충주 선생님, 안녕하세요."안충주는 걱정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님, 실례가 안 된다면... 제 친구 제이크 한은 지금 어디에 묻혀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가능하시다면 주소를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조만간 찾아가 조의를 표하고 싶어서요.”배유현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그녀의 옆에서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쓰고 있던 한 남자가 갑자기 소리쳤다. "충주! 나 제이크 한은 아직 안 죽었어!"그 말이 떨어지자, 안충주와 그 곁에 있던 안산은 모두 깜짝 놀라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들은 그 목소리가 분명 제이크 한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아차리기는 했지만, 눈앞에 서 있는 이가 제이크 한이 맞을 것이라고는 도저히 믿기 어려운 듯했다.왜냐하면 그날 체육관에서 Samson 그룹 최정예 경호원들이 암살자들에게 잔혹하게 살해당했을 때, 그들은 직접 시체를 보지는 못했지만 가장 먼저 총알에 맞은 제이크 한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들을 구해준 시후도 분명히 제이크 한이 이미 죽었으며, 신 조차도 그를 살릴 수 없을 거라고 말했었다. 그렇기에 그들이 어떻게 제이크 한이 죽은 뒤 살아 돌아왔다는 걸 믿을 수 있겠는가?제이크 한은 Samson 그룹의 두 사람이 눈을 크게 뜨고 아무 말없이 자신을 바라보고만 있자, 참지 못하고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확 벗으며 외쳤다. "나야! 나! 아직 안 죽었다고!""이런 젠장!" 안충주는 너
안충주는 서둘러 휴대폰으로 인터넷에서 배유현의 사진 몇 장을 검색해 안산에게 보여주었다.안산은 몇 번 사진을 훑어본 후 휴대폰을 돌려주었지만, 순간적으로 멍하니 한 사람의 모습이 뇌리를 스쳐 지나가는 듯하더니 갑자기 물었다. “충주야... 제이크 한, 그 친구를 배유현 회장이 데려간 거 아니었나?”안충주는 놀라며 되물었다. “아버지, 제이크 한을 기억하신 거예요?”안산은 멍하니 말했다. “조금 전 머릿속에 뭔가 스치듯 지나갔어. 그날 우리를 구해준 은인이 ‘제이크 한은 이미 죽었다’고 말했던 것 같은데...” 그러면서 재빨리 물었다. “충주야, 그날 그 은인이 그러지 않았니? 제이크 한의 시신은 자신이 사람을 보내 정중히 장례 치르겠다고?”안충주는 아버지가 그날의 일부를 기억해낸 것에 놀라면서도,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네... 그 은인은 정말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마 그 일을 배유현 회장에게 맡긴 것 같아요.”그러자 안산은 눈가가 붉어지며 자책했다. “나는 제이크 한 그 친구에게 정말 면목이 없다... 그 친구의 부친에게도, 그 친구의 아내와 딸에게도... 나는 그들에게 모두 죄인이나 마찬가지야...”안충주는 서둘러 위로했다. “아버지, 이건 아버지 혼자만의 잘못이 아니에요. 우리 집안 전체가 큰 빚을 진 거니까요.”안산은 다시 물었다. “그럼 제이크 한의 아내와 딸은 어떻게 됐냐?”안충주는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쪽은 제가 손을 쓸 수가 없었어요... 그날 은인이 분명히 당부했었으니까요. 제이크 한의 죽음을 누구에게도 알려선 안 된다고... 심지어 그의 아내에게도요. 그래서 제이크 한의 아내가 저에게 계속 전화를 걸어 남편의 행방을 묻고 있는데, 저도 어쩔 수 없이 그 부분은 모른다고 둘러댈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아마도 이미 경찰에 실종 신고까지 한 걸로 알고 있는데, 뉴욕 경찰은 아직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한 것 같습니다...”“하아...” 안산은 깊게 한숨을 쉬며 당부했다. “방법을 좀 찾아서, 그의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